Krauff RAW novel - chapter 226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 함대가 다시 표준 궤도로 내려서는 순간을 노려 그 주변에 있던 순양함들에게 포격을 지시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서 쏟아져 나간 수많은 불꽃의 창들은 파츠 베이스 구축함들을 난타하기 시작했다. 에이센군의 혼란을 이용해 함열 사이로 쉽게 침투에 성공한 다른 곳과는 다르게 크라우프가 전선을 수습한 지역으로 돌입해 들어오던 파츠 베이스군 돌격 함대는 미처 정신을 수습할 틈도 없이 그대로 격침되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 약간 버티던 적들도 한 두 척이 빔 바리어가 소실되어 무너지기 시작하니 곧바로 그 뒤를 이어지듯 차례대로 격침 되기 시작했다. 하강하던 속력을 미처 줄이지 못해 일시적인 패닉상태에 빠져 들었던 파츠 베이스군 구축함대는 파괴적인 불꽃이 넘실대는 강물에 그대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10시 47분이 될 때까지 이어진 일방적인 학살에서 크라우프는 자신쪽으로 돌진해 들어온 파츠 베이스군 돌격 함대 3천 척 전부를 모두 격침시켜 우주 공간으로 흩어버렸다.
그렇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런 종류의 돌격을 저지해 내지 못한 곳이 많았다. 크라우프처럼 제대로 기회를 포착한 곳에서는 적을 수없이 장사 지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단단한 암석에 균열을 일으키도록 쐐기를 박듯이 곳곳에 파츠 베이스 돌격 함대의 구축함과 순양함들이 침투해 들어왔다. 그리고 이 쐐기들에게서 수분이 스며들 듯 바리스타들이 발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수분을 암석이 모두 빨아들여 암석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도록 만들기 전에, 마치 동이로 물을 쏟아붓듯 방어에 치중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 본함대가 속력을 높여 바짝 접근해 오면서 바리스타 부대를 전개시키기 시작했다.
단단한 암석은 자신의 균열을 대폭 촉진시킬 이런 수분들을 쓸어 버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했다. 곧바로 에이센군 사령부로부터 바리스타 부대의 발진 명령이 전 함대에 하달 되었다.
11시 정각 크라우프는 기함 하이젤베르크Ⅴ호의 바리스타 부대에게 출격을 지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쪽으로 공격해 들어온 적의 돌격 함대를 일단 격멸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점 정도였다.
파츠 베이스 함대는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돌파구를 확고히 하고 전과를 확대하기 위해서 에이센 함대가 무너지기 시작한 부분에다가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적잖게 당혹스러웠다. 자신 쪽에서는 침착하게 파츠 베이스군의 돌격을 저지시키기는 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미 전열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총 사령관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지시대로 바리스타부대를 출격시키고는 있었지만 바리스타 부대에게 멀리까지 가지말고 전함대 주변 경계만 하도록 지시했다. 별다른 뜨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곳에 병력을 유용하곳 싶어도 어느 곳부터 구원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가 바리스타 부대를 발진시키고 전선의 상황을 살피며 머리를 싸매고 있는 바로 그순간, 크라우프쪽의 정면에 중순양함과 순양함들로 구성된 4천 척 정도 되어 보이는 적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크라우프의 지휘하에 있는 함정들은 반파된 것까지 포함해도 2천 척이 채 되지 않는 상태였다. 게다가 상대는 상당수의 중순양함 마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자 크라우프는 낮게 신음성을 흘렸다. 그가 지휘하는 함대가 하이젤베르크 V호를 제외하고는 전함이 전무한 함대였으니 화력에서 월등히 앞서는 적함대를 맞아 싸우는 것은 누가 보아도 불리해 보였다.
“바리스타 부대를 전진시키고 전열을 정비하라!”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침착하게 주변 상황을 모니터하는 것을 돌아 보면서 침착하게 지시를 내렸다. 그는 조금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주변 순양함들에게서 바리스타들이 출격해 전진해 나가는 것을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다행히도 1시간 전 크라우프가 이룩해낸 침착한 지시로 파츠 베이스군 3천 척의 함대 돌격을 격멸한 것 때문에 순양함 함장들은 압도저인 적을 맞이했어도 크라우프의 지시를 나름대로 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대령님······적들의 바리스타 숫자가 생각보다 많아 보입니다. 음······아군의 거의 3배는 되어 보이는데요?”
크라우프의 옆에 앉아 있던 다이레아가 적에게서 발진한 바리스타들의 분포 범위를 파악해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적들이 숫자가 많기 때문에 당연하게 바리스타들의 수도 많을 것이지만 예상을 휠씬 상회하는 바리스타들이 출격해 나왔기 때문에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군······돌격 부대라서 바리스타를 기준보다 많이 적재하고 나온 건가?”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을 했지만 사실 이런 정도의 대규모 접전에서는 상대 바리스타의 수가 3배 이상 차이나면 시작해보기도 전에 결판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크라우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자리에서 일어선 그의 옆으로 계속해서 바리스타들이 전진해 나가기 시작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에 맞서서 출격해 나온 파츠 베이스 함대 바리스타들도 속력을 높이며 접근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에이센군과 파츠 베이스군과의 그간 전투 상황을 본다면 어느 정도는 적을 막아낼 수는 있을 것이다. 크라우프는 이 점을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의 기대를 당연한 듯 저버리는 오퍼레이터의 보고가 크라우프의 뒷통수를 치듯 곧바로 올라왔다.
“적 후방에 공격 항공모함이 관측 되었습니다!”
그순간 크라우프는 몸의 중심을 잃을 뻔 했다. 비록 그 숫자가 많지는 않은 10척 정도라고는 했지만, 이들이 전선에 투입되었다면 파츠 베이스군이 아예 작정을 하고 전투에 아섰다는 것을 의미했다. 공격 항공 모함은 6천 기에 달하는 강력한 바리스타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기동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결정적이 타격을 입히려는 시점이 아닌 이상 전선에 잘 출현하지 않는다. 입수된 정보에 의하면 30만 척의 파츠 베이스군 함대 중에 공격 항공모함은 1천 척 정도라고 파악되어 있었다. 1척의 전투력이 일반적인 함대 약 5백 척과 맞먹는다는 공격 항공모함이 10척이나 출현했다는 보고는 크라우프를 비롯한 모두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젠장!”
크라우프는 자기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공격 항공 모함 1척의 전투력을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자칫 그 자신을 비롯해서 그 주변의 전함대 전부가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위기임을 직감했다. 분명 3천 척이 일거에 격멸 되었으니 강력한 함대가 배치되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파츠 베이스군은 상대의 몇배나 되는 전력을 투입해 강력한 부분을 무너 뜨리려고 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미 다른 곳에서는 병력이 차츰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었고 자신이 있는곳 보다 위급한 지역이 많았기 때문에 쉽게 구원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쯤은 크라우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어느정도 이상의 병력이 투입되지 않은 이상은 공격 항공 모함까지 투입한 적을 저지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령님! 일단 구원을 요청하고 전투를 벌이면서 함대를 서서히 뒤로 후퇴시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다이레아가 즉시 의견을 제시했다. 상대가 워낙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그녀로서도 별다른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공격 항공 모함 1척이 통상 500척의 함대와 맞먹을 정도라고 하는데, 공격 항공 모함 10척 이면 5,000척 정도의 전투력을 발휘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것에다가 적이 중순양함과 순양함으로 이루어진 4천 척의 함대와 함께 행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눈앞에 대략 1만 척 규모의 함대가 투입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빌어먹을 일이군!”
크라우프는 이미 전방에서 바리스타 부대와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상대가 워낙 압도적이라는 생각에 욕설을 퍼부어 댔다. 그는 곧바로 다이레아의 말을 따라 사령부에 공격 항공 모함의 출현을 통보하며 구원을 요청했지만, 사령부에서는 별다른 응답이 없었다. 잠시 기다리라는 말 뿐이었다.
바리스타 부대 지휘관 쉐프턴 소령의 방어 지휘가 워낙 용맹했기 때문에 적들을 일시적으로 저지해 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워낙 적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쉐프턴 소령이 전개한 방어선의 곳곳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전선을 축소시켜!”
크라우프는 자칫 바리스타 부대가 일순간 전멸해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그렇게 된다면 전함대가 전멸해 버릴 것이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전함대의 주변에서 방어전을 전개하도록 병령을 내렸다. 각 함정의 대공포와 연계하여 전투를 벌인다면 어느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다이레아도 별다른 반대없이 그의 의견대로 통신을 내보냈다. 워낙 상대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무너지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궤멸되어 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리스타 부대! 즉시 돌아오십시오!”
다이레아가 막 통신을 보내고 있을 때 선두함에서부터 마치 분수대가 작동을 하듯 차례대로 대공포가 발사되기 시작했다.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는 압도적인 숫자를 이용해 에이센 함대의 포격 범위 위쪽과 아래쪽으로 갈라져서 동시에 공격을 감행해 왔다.
“각함! 방어하라!”
대공포화가 사방으로 발사되고 있었고 그 사이 각 순양함에서 발진한 바리스타들이 사방에서 공중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적의 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방어선 곳곳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처음 잠시동안은 소나기처럼 퍼부어 대는 대공포 사격에 상당수의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가 격추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선두에 선 순양함 10척이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의 집중 공격에 일순간에 격침되어 버렸다.
“순양함 네델 파이퍼, 순양함 그렐 비스터, 순양함 어티 그렉하우스······이상 10척 굉침!”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대로 빠르게 격침된 전함들의 함명을 불러주고 있는 오퍼레이터였다. 하지만 크라우프로서도 굉침되어 버린 배들을 어떻게 해줄 도리가 없었다. 잠시 전사해 버린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 줄 수 있는 그런 시간조차 없었다.
선두에 있던 순양함 10척의 격침과 동시에 파츠 베이스 중순양함대의 돌격이 개시되었다. 아군의 혼란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타격을 가함과 동시에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들의 지원을 위한 목적으로 함대를 전진해 들어오는 것이다.
“망할!”
바로 그순간 크라우프가 탑승하고 있는 전함 하이젤베르크Ⅴ호의 주변으로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 수십기가 밀려 들어왔다. 크라우프는 즉시 대공 사격과 미사일로 탄막을 펼 것을 지시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요격미사일과 대공포 사격이 소나기처럼 가해졌다. 그 사격에 몇기는 격추 되었지만 나머지 적들은 대공 사격을 교묘히 회피해 내면서 안쪽으로 파고들어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함체의 곳곳이 적의 빔 공격에 피격되어 폭발을 일으켰다.
“젠장! 각부, 피해상황을 보고하라!”
거함이 진동하는 것을 느낄 사이도 없이 곧바로 피해 보고가 정신없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크라우프는 즉시 소화할 것을 지시하면서 손상이 심한 블록을 격벽으로 폐쇄해 선체를 보호할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는 가까운 바리스타 부대에게 기함을 보호할 것을 명령했다. 주변의 함정들도 적 바리스타를 맞아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불러들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차례차례 지시를 내리고 있는 와중에도 함체가 여러번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크라우프는 인상을 찌뿌리면서 속사포같은 지시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다이레아는 그가 침착하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힐끔 보면서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엷은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도 곧바로 에이린이 자신의 바리스타 중대를 이끌고 하이젤베르크Ⅴ호를 보호하기 위해서 되돌아 왔다. 그녀는 곧바로 전함 주변에서 적의 바리스타를 내쫏기 위해 난투전에 들어갔다.
“전함들을 서서히 후퇴시켜라!”
크라우프는 에이린이 적들을 격퇴시켜 줄 것이라 믿으며 함대를 서서히 후퇴시킬 것을 명령했다. 이미 손실율이 급격하게 증가해서 단시간에 굉침된 전함들이 300척에 육박해 있었기 때문에 자칫 이 상태로라면 손실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결국에는 2천 척 전부가 전멸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미 다른 곳에서는 전선이 붕괴되어 버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도 이 한곳에 집착 할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 함대의 전진 공세로 적과의 거리가 매우 좁아져 있었기 때문에 서로간의 거리를 띄우기 위해서도 후퇴하는 것이 필요했다.
“적의 추격을 어떻게 격퇴하죠?”
다이레아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적이 추격해 오면 선두 부분에 집중 포격을 개시하도록 지시하면서 출격해 있는 바리스타들을 수용하면서 뒤로 빠지자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일단 대답을 한 다이레아였지만 적이 쉽게 자신들을 놓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쯤은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녀는 입술을 지긋이 깨물며 전방을 주시했다.
파츠 베이스 함대는 에이센 함대를 그대로 놓아 보내지 않겠다는 듯 전력을 집중시키며 전진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크라우프의 함대도 지지않고 포격을 가하며 교묘히 항로를 바꿔 적의 추격선을 조금씩 흐뜨러 뜨리고 있었다. 바리스타부대에게 귀환 명령이 내려져 있었기 때문에 다수의 바리스타들이 전함에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철수해 들어왔다. 하지만 이들을 따라서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도 끈질기게 따라 붙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이미 손실이 500척에 육박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자 짧게 혀를 차고 있었다. 적과 너무 근접해 있던 50여척은 미처 후퇴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파츠 베이스 함대의 먹이가 되었다. 이들의 희생 덕분에 후속해 있던 함대는 약간의 시간과 거리를 벌 수 있었다. 오도가도 못하던 50여 척을 모조리 격침시킨 파츠 베이스 함대는 곧바로 탐욕스러운 손길을 뻗으며 전진 공세를 가해왔다.
바로 그순간을 노려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 함대의 선두 부분을 향해서 집중 사격을 개시할 것을 지시했다. 일순간 수많은 포격이 집중되기 시작하자 파츠 베이스 공격의 선두에 섰던 중순양함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었다. 개중 몇 척이 쏟아지는 포격을 견디지 못하고 굉침되어 버리자 이에 놀란 적의 함대의 전진이 잠시 정체되었다. 잠시 후 다시 기세를 올리고자 수십 척의 순양함들이 밀고 나왔지만 이들을 향해서도 집요한 함포 사격이 가해졌다.
일제 포격으로 인해 적의 전진이 조금둔해지자, 그 덕분에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도 전진을 잠시 멈추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이 틈에 자신들의 바리스타 부대를 수습해서 함대를 뒤로 빼내기 시작했다.
이미 에이센 함대는 파츠 베이스 함대의 수를 앞세운 공격에 여러 곳에서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최전선은 붕괴되었으며, 병력 교체를 위해 후속해 들어오고 있던 에이센함대 대부분은 자신들의 앞에서 전진해 나오고 있는 수많은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와 전함들의 노도에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용감하게 맞서는 함대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승산이 없다 판단해서 휘하 함대에 후퇴를 명령해 내리는 지휘관도 있었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상부에서의 명령조차 이리저리 혼선을 빗자 함열은 흐트러지고 혼란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런 혼란이 점점 가중되는 데다가 전선이 붕괴되면서 차츰 밀리기 시작하니 에이센 함대의 붕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뜻밖이라고 한다면 뜻밖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휘하 함대의 부족한 부분을 차례대로 메워 주고 병력들을 재빨리 교체해 줌으로서 전 병력이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렇지만 적들이 워낙 거세게 공격해 오기 때문에 쉽지 않은 전투가 계속되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파츠 베이스군은 에이센군의 평균 2, 3배 이상의 바리스타들을 투입해 내고 있었고, 그것도 상당수가 신형기로 판명된 상태였다. 이렇게 되니 공중전에서 만만찮은 숫자의 자카운을 투입해 내면서도 파츠 베이스군에 차츰 눌려 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곳에서 물러설 수는 없는데······’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손실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문득 시계를 보니 262년 3월 15일 15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숫자가 모두 15인 절묘한 타이밍에 시간을 보게 된 것이었지만 프라우저 대장에게는 그것이 마치 자신의 장례식 시간을 보는 것 같이 생각되어 불길하게 느껴졌다.
프라우저 대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 자칫 이상태로 간다면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함대 전부가 끝장나는 것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그녀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참모들도 은근하게 후퇴 명령이 내려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잠시 물러서기로 결정을 내렸다.
“후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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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수정 시작은 19:45부터 였는데…이제서야 끝나는 군요…ㅡ_ㅡ;;
음…고치다 보니 쥔공에게 별다른 위기는 없었군요…어제 ‘구프’님께서 지적해 주신 방어의 측면은 그리 부각되지 않은 듯…;;;
에…이번에 파츠 베이스군이 쓴 전술은…음…검은 삼연성의 ‘제트 스트림 어택’에서 모티브를…쿨럭~!
…흠…어째 요번에도 코멘트가 무지하게 늘어날 듯한 예감이….(…아…무서버…-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0…
시간관계상 독자와의 대화는 쉬려 했으나…기왕 늦어진 것 아무렴 어떠냐…하는 생각에 하기로 했습니다…ㅡ_ㅡ)/~
‘창세전쟁’님…그건 작가넘만이 알고 있습니다…쿨럭…전 진짜 몰라요…믿어주세요…;;
‘yaiddasya’님…누가 붙더라도 원망(?)은 마세요…그리고 현실에서도 빨리 좋은 사람 만시기를 바랍니다…그리고 2표라…축하드립니다…^_^)/
‘양아’님…솔직히 비슷하기는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당연히 찔리지요…-_-;;
‘게딱지’님…농담이었습니다…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마세요…^^;
‘하레스’님…작가가 18금을 써도 수정을 제가 하는 관계로…후후후…그리고 총에 맞아 죽는 이유…찔리는 것이 많기 때문에…;;;
‘구프’님…음…음…음…뭐라 설명을 드리기가 좀…단지…배경이 지구가 아니라 우주이며…시대가 훨씬 후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시면서 읽어주신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아…오늘도 무언가 이상한 점을 찾아 주시려나…심히 두렵다는…ㅡ_ㅡ;;;
‘다크크라이드’님…스토리가 미리 밝혀진다면 재미는 반의 반감…쿨럭~
‘제스’님…앤이나 함 사귀어볼까 하는 심정에…여성심리라는 책을 읽어봤습니다만…읽으면 읽을수록…더 모르겠더라는…ㅡ_ㅡ;;; 그리고 오타지적 감사합니다…주말에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테르미도르’님…역시나 오타지적에 감사드립니다…^_^)/ 그리고 100번째 코멘트에 당첨(?)되신 것도 축하드립니다…물론 상품은 없습니다…설마 뭔가 바라신 것은 아니겠지요?
‘英雄’님…조만간에…쿨럭~
….으에엑…너무 늦어졌다…이를 어쩐다냐~!!! 뒷수습~ 뒷수습~ (– ;)(; –)(– ;)(–;)…
…뭐, 이미 할 수 없지…
…배째…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만일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7만 4천 척의 전함대가 이 자리에서 모조리 전멸하든지 아니면 심각한 손실을 입게되면, 이후의 전투가 크게 위험해 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결단을 내려 전함대에 후퇴할 것을 지시했다.
18시 40분 전투가 계속되는 와중에서도 전력의 재편성을 위해 일시적으로 후방으로 빠질 수 있게 된 크라우프는 대부분의 바리스타 부대를 귀환시키자 서둘러 바리스타들에 대한 정비를 서두르도록 지시를 내렸다.
하이젤베르크 V호의 정비반장 발레리 미구엘 대위는 하이젤베르크Ⅴ호로 귀환해온 바리스타들의 재정비에 정신이 없었다. 출격한 바리스타 중 많은 수가 격추되어 미귀환기로 처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발레리는 자신의 남자 친구인 게리 쉐프턴 소령이 중대장들을 소집해서 지시를 내리는 것을 힐끗 돌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엷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내 고개를 돌린 발레리는 바리스타의 정비를 서두르도록 정비반원들을 재촉했다. 긴급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리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손상 정도가 심각한 부분은 파츠채 떼어져 버려졌다. 그리고 다른 파츠를 가져와 떼낸 파츠와 교체했다. 그런 뒤 재빠른 파츠 조정작업과 테스트 작업이 진행 되었다.
정비반원들이 바리스타들에 매달려 서둘러 재정비를 시작하고 있을 때 그제서야 귀환한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콕핏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소대장인 알리시나를 따라서 밖으로 몸을 빠져 나온 그녀는 상사로서 그녀가 속해 있는 소대의 손실을 파악하고 하사들을 다독여 줘야했다. 소대장과 그녀를 제외한 6기의 자카운들 중에서 4기가 격추되어 버렸다. 굉장한 난전이었지만 야이다는 기체에 거의 손상없이 살아남아 있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정비반원들에게 자신의 기체의 조정을 부탁하고 있었다. 강습해병대원이라고 했는데 바리스타 조종도 제법인 것 같았다.
‘······’
디네스는 자신이 뭐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의 일만을 끝마치고는 불쑥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야이다를 밉살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동안 그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던 디네스는 한 사람 겨우 살아 남아 온몸을 덜덜 떨고 있는 올해 17살이라고 했던 남자 하사의 등을 두드려 주면서 잘 살아 남았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래도 베테랑 파일럿들이 많이 속해 있었기 때문에 전사자가 많지는 않은 것이었다. 이런 난전 속에서 예전 이었다면 소대가 전멸하든지 아니면 한 두 사람 살아 남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이다. 알리시나와 디네스, 그리고 야이다 덕분에 손실율이 50%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던 것이다.
‘페트릴 대령님!’
디네스는 울먹이는 하사를 품속에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 주면서 열심히 위로해 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꽤나 힘든 상황인 것 같은 데 크라우프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궁금해 졌다. 그의 판단에 모두의 생명이 걸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같은 시각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함께 하이젤베르크Ⅴ호와 함께 퇴각한 순양함들을 재편성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자신의 기함 하이젤베르크Ⅴ호도 여러군데 피격당했지만 요행히도 아직까지는 무리없이 운항할 수 있었다. 크라우프는 바리스타들을 내보내서 파손된 부분을 응급 수리하도록 조치했다. 그런 뒤 그는 전투력이 현격이 저하된 손상 정도가 심한 순양함들은 모두 후방으로 내보냈다. 재편성 작업이 끝나자 약 1,200척 정도의 순양함들이 그의 지휘하에 남아 있게 되었다.
작게 한숨을 내쉬던 크라우프는 함대 사령부에 보급을 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전선의 상황을 시시각각 모니터화하고 있었다. 분석해 보나마나 아군은 바리스타 전에서 압도적으로 눌려 있었다. 적들은 신형기와 엘윈들을 포함해 아군보다 3배 이상의 바리스타 전력을 투입해 내고 있었다. 신형기는 대략 아군의 자카운보다 총합 성능에서 30%의 우위를 보인다고 분석 되었다. 이것으로 볼 때 현재 양측 바리스타의 부대간의 전력 차이는 3대 1이 아니라 9대 1이나 10대 1 정도의 비율이 나올 것으로 예상 되었다.
“어려운 전투로군!”
크라우프의 옆에서 다이레아는 주변에서 그대로 후퇴하려는 구축함대에게 하이젤베르크Ⅴ호의 지휘하로 들어오도록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물론 약간의 불평이 있기는 했다. 그렇지만 대위의 계급을 가지는 것이 고작인 구축함대 최고 지휘자는 어쩔 수 없이 상급자인 크라우프 함대의 지휘하로 들어가게 되었다.
크라우프와 다이레아는 열성적으로 효과적인 지휘체계를 잃고 무질서하게 후퇴하는 함대를 자신의 휘하로 끌어 들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현재 프라우저 대장이 지휘하는 함대가 완전하게 재편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휘 계통이 완전히 확립되어 있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중간 지휘관들이 제대로 예하 함대를 장악하지 못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했다. 이 혼란을 틈타 크라우프는 주변에서 제대로된 지휘를 받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함대를 자신의 지휘하로 끌어 들일 수 있었다. 일단 이 근처에서 크라우프가 가장 계급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사령부에서도 크라우프가 함대를 끌어 모으는 것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어쨌든 지휘체계가 확실히 잡힌다면 여러모로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는않았기 때문이다.
크라우프는 함대를 끌어모으는 작업을 계속하면서 아군의 도주로의 왼쪽 측면으로 슬그머니 함대를 이동시켜 갔다. 그 움직임은 매우 은밀해서 아군도 적군도, 심지어는 재편성되고 있는 크라우프 휘하의 함대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이 움직임으로 인해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지휘하는 에이센군 본대와 크라우프 페트릴 대령이 지휘하는 소규모 함대의 거리가 미묘하게 멀리 떨어지게 되었지만,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20시 10분이 되자 크라우프의 휘하 함대수는 어림잡아 약 3천 3백 척 정도가 되었다. 다이레아와 함께 대강 함대의 편성을 어느정도 마친 크라우프는 전방에서 아군이 무질서하게 후퇴하고 있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꼴불견이군······”
크라우프의 가차없는 평가에 다이레아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보기에도 아군의 무질서한 후퇴는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20시 40분이 되자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함대의 앞쪽으로 구축함과 순양함으로 구성된 약 2천 척 남짓한 파츠 베이스군 함대가 나타났다. 이들은 후퇴하는 아군의 뒤를 쫏기 위해서 추격에 나서고 있는 중이었다. 이들은 에이센군이 워낙 무질서하게 후퇴하는 바람에 크게 방심한 상태였다.
게다가 전과를 올리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다보니 자연히 함열이 흐트러진 채 에이센군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다이레아는 자신들의 정면에 나타난 적함대가 무질서하게 퇴각하는 아군을 바짝 추격해 오는 것을 약간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본대와의 거리를 조금씩 벌려, 이제는 상당한 거리를 두게 된 크라우프 휘하의 함대의 사정거리 내로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 뿐만 아니라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함대의 모든 개원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파츠 베이스군 함대는 후퇴하는 에이센군의 뒤꽁무니를 잡아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다이레아는 파츠 베이스군 함대가 자신들의 사정거리내로 들어오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크라우프를 돌아 보았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인후 휘하 함대에게 공격 준비를 지시했다.
잠시 후 적 함대가 포격 범위 안으로 완전히 들어오자 크라우프의 오른손이 서서히 치켜 올려졌다.
“발사!”
그의 손이 빠르게 내려옴과 동시에 수천 가닥의 빔이 무질서한 추격을 행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의 오른쪽 측면을 강타했다.
갑자기 날아들어온 강력한 일격에 미처 바리어를 전개시킬 틈을 잡지 못했던 파츠 베이스군 함대는 종이장처럼 부서져 나갔다. 이후로는 바리스타를 굳이 출격시킬 필요도 없는 일방적인 전투가 전개 되었다. 에이센군 포수들은 그간 쌓여있던 동료들의 원한을 마음껏 설욕할 수 있었다.
21시 20분이 되자 순양함과 구축함으로 이루어져 있던 파츠 베이스군의 추격 함대 2천 척은, 전투 초반에 재빠르게 함수를 돌려 달아난 3백 여 척의 함정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격침되어 버렸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전과를 확인할 틈도 없이 아군의 도주로쪽으로 함대를 재빨리 이동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대령님······이것으로 대령님은 오늘 하루동안 적함을 대략 3천 척 가량을 격침시키셨군요.”
옆에 앉아 있던 다이레아가 통계를 냈는지 갑자기 이렇게 말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