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30
크라우프는 지휘관이니 적어도 초조해하지 말고 침착하게 있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자신에게 주의를 주듯 거듭 다짐했다. 그렇지만 자신들이 이렇게 밀리고 있고 후방에서의 별다른 지원도 보급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초조해 지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이거야······이거야······’
지금 현재 대공 전투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고 전방에 위치하고 있는 순양함들의 피해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적 바리스타 공격에 맨살이 그대로 노출될 위험이 있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니 크라우프는 방어선을 근근하게 유지하고 있던 에이린이 지휘하는 바리스타 부대들도 전투함들의 수비를 위해 불러들이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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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라디여~….쿨럭~ 늦었습니다….풀썩…m(_ _)m
전투신의 교정에는 언제난 많은 시간이 듭니다…쿨럭…작가넘의 생각과 제 생각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거던요…
야이다와 엘레비아의 전투-설마 누구랑 싸우는 장면이었는지 눈치채지 못하시지는 않으셨겠지요?- 장면에서 조금 그랬습니다…쿨럭~
음…솔직히 변명…맞습니다…퍼~억~…크헥~…<(#_ㅠ)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4…
역시나 이어지는 독자와의 대화…
'yaiddasya'님…이름이 없다고 섭섭하셨는지요…쿨럭…이번에 상당한 모습을 보여드렸으니…이걸로 어떻 게 위로가 되셨는지요…^_^
'월하독작'님…간만이신 듯…'솔로천국~!! 커플지옥~!!'
'하얀백작'님…마음은 이해합니다만…사망예고를 먼저 했다가는 돌맞아 죽을 일이 생길지도…ㅡ_ㅡ;
'버드아이스'님…아직 겨울 아닙니닷~!!…노력하시어…좋은 여자 만나십시요…아…추워…저는 거의 포기단계입니다…쩝…
'coolmage'님…우후후후…야이다의 대단한(?) 활약이 나왔으니…실력으로는 엘레비아보다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엘레비아가 신형기인데 반하여 야이다는 '구식'기체였으니까뇨…
'하레스'님…커~헉…다 죽이면 스, 스토리는 대체 누가아~ (절규중…)
'다크크라이드'님…크라우프가 '포획'될 확률 보다는 '격침'될 확률이 더 높은 듯…
'고염'님…작가넘은 오늘 하루종일 공부만 했다고 하던군요…시험이 내일이라…쿨럭~ 아, 그리고 격려 감사하다고 전해달랍니다…^_^)/~…몰살이라…글쎄요..많이 죽기는 한다고 하는데…누가누가 죽을지는 저도 잘…ㅡ_ㅡ;
'엘리미아'님…극장판 X…다 죽음…쿨럭~…어찌보면 저보다는 작가넘이 더 사악할 지도…저는 해피엔딩이 좋은데 작가넘은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아서요…가끔 '우후후후후….'라는 낮은 웃음소리를 내면서 글을 쓰는 작가넘을 볼 때마다 섬칫섬칫 해 진다는…쿨럭~
'피르다룬'님…이제부터 시작이랍니다…쩝…다음편도 고치려면 죽었습니다…우엥~ ㅜ_ㅜ
'테르미도르'님…오타지적 감사합니다…'야이다가 죽으면'이라…전 독자분을 죽이는 취미는 없습니다…그리고 누차 말하는 거지만…작가넘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크크크…
'英雄'님…엇…어쩌죠…시리나 제이나 마커스 대위(성별:여)…전사했는뎅…쿨럭~
음…이만 조용히 사라지자…쿨럭~…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크라우프가 초조한 마음에 시간을 확인해 보니 시계는 리하르트 황제력 262년 3월 18일 13시 40분을 막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은 그의 마음과는 달리 무심하게도 흘러가고 있었다. 이미 전투는 에이센쪽이 사실상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지휘하고 있는 함대도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곳곳에서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서 쉐프턴 소령이 자카운들을 이끌고 반격에 나섰지만 워낙 숫자에서 압도적으로 밀려 있으니 효과적으로 저지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양측이 전투함 근처에서 뒤엉켜 전투를 벌이다 보니 아군의 포화에 자카운들이 여러기 맞아 격추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전열이 뒤섞이다 보니 순양함들과 구축함들 중 상당수가 변변한 저항을 하지도 못하고 차례대로 격침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벌떼처럼 몰려 들어 전투함들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라우프는 휘하 함대중 벌써 700척 이상을 적 바리스타 부대의 공격으로 잃었고, 이를 막기 위해 출격했던 바리스타의 2/3정도를 잃어 버린 상태였다. 주변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여타 함대들도 엇비슷한 사정이었기 때문에 구원을 기대할 수도 없었다. 대충 집계한 손실 보고와 주변의 상황을 종합해 본 크라우프는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짧게 혀를 찼다.
“겨우 4시간 남짓한 시간에 이 정도의 손실을 입다니······”
낮게 한숨을 내쉬던 크라우프는 고개를 약간 옆으로 숙이면서 다이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현재 계속해서 들어오는 전황 보고를 받으면서 적절하게 그것에 대한 적절한 지시를 쉴 새 없이 하고 있었다.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던 크라우프는 시선을 다시 스크린으로 돌렸다.
크라우프가 생각하기에도 아군은 크게 걱정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지금은 그나마 근근하게 적의 공격을 버티고 있었지만, 적 함대는 바리스타들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자신들을 향해 집요하게 포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전멸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14시가 될 때까지의 20여분 남짓한 시간동안 크라우프는 추가로 100척 가량의 함정을 일어 버렸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자 크라우프는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가 지휘하는 함대는 본래 긁어 모은 함대였기 때문에 그렇게 지휘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모두들 자신의 지시에 나름대로 충실하게 따라준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정도의 손실을 계속해서 입는다면 전멸할 것이 분명했다.
“후퇴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 정도 손실율이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대신해 다이레아가 가장 먼저 크라우프에게 조심해서 말을 꺼냈다. 그녀가 말을 꺼내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크라우프에게 은근하게 퇴각하자고 청했다. 사실 크라우프도 더이상 버틸 수 없음을 알고 후퇴하려 마음먹었던 것이 한참전의 일이었지만 마음을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다이레아를 비롯한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그렇게 요청해 오니 크라우프도 이내 결심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후퇴하자고 말했다.
14시 25분 크라우프는 자신의 휘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던 함대에게 후퇴 신호를 보냈다. 사령부에서 공식적으로 지시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한 손실율을 별도로 하더라도, 5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이미 1천 척 가까운 함정이 격침되어 버려 전체 병력의 1/3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그로서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중요 전력인 바리스타들의 70%를 잃게 된 크라우프로서는 더이상의 전투를 수행한다면 1, 2시간 이내로 전멸해 버리고 말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퇴도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었다. 아군의 후퇴를 눈치 챈 적들은 놓아 보내지 않으려는 듯 집요하게 따라붙어 왔다. 이에 쉐프턴 소령과 넥스 대위, 에이린 크라이튼 중위가 잔여 바리스타 병력들 중 전투력이 남아있는 300여기를 이끌고 출격해, 자신들을 추격해 오는 파츠 베이스의 전함들과 바리스타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전력 출격한 틈을 타서 크라우프는 하이젤베르크 V호의 주변 곳곳에서 저항을 벌이고 있던 전투함들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15시 10분 아담 조슈아 디제 대위는 자신의 모함인 바우터 크라이스 호에서 보급을 받지않고 구축함 아울비렌 XII호에서 재보급을 받고 다시 최전선으로 출격해 나와 있었다. 그가 지휘하고 있던 500기의 바리스타들 중 200기가 에이센군과의 교전중 격추 되었지만, 아담이 지휘하는 바리스타 대대는 70척에 달하는 적 순양함과 구축함들을 격침시킬 수 있었다.
그는 잔여 300기의 바리스타들과 더불어 최전선으로 출격해 나와, 보급 문제 때문에 도주하려는 에이센군을 추격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대대들을 대신해 이들의 추격에 나섰다. 그렇지만 이들을 맞은 것은 비슷한 숫자로 맞서 나온 에이센의 바리스타 부대들이었다.
양측은 서로의 기세를 높여 가면서 접근전을 벌였다. 에이센군은 후퇴하는 아군 함대에게 시간을 벌어주어야 했고, 파츠 베이스군은 적함을 한척이라도 더 격침시키려 했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서는 말그대로 불꽃튀는 공방전이 벌어졌다. 양측의 숫자도 서로 비슷했기 때문에 초반에는 거의 엇비슷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차츰 아담이 지휘하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가 에이센군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수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비슷한 상대였기 때문에 기체가 우수한 파츠 베이스군들이 우세해야겠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에이센군 파일럿들 중에서 한 번에 3, 4기 정도의 세우터를 상대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세우터들 사이로 뛰어들어 성능이 떨어지는 자카운을 가지고도 파츠 베이스군 파일럿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 전투의 와중에 아담은 적기를 몇 기 격추시켰지만, 아군이 당함에도 굴하지 않고 너무나도 집요하게 따라 붙는 적들에게 적잖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대단하군······대단해!’
아담은 접근과 사격을 교묘하게 배합해서 벌써 에이센 바리스타 8기 정도를 장사 지낸 상태였지만, 근처 곳곳에서 격추되고 있는 아군기들을 좌시한 채 개인적인 전과에만 매달릴 수 없었다. 아군의 전체적인 지휘를 위해 조금 전선에서 물러서던 그의 눈에 라디아 파드 중위가 자카운과 접근전을 벌이는 것이 보여졌다. 두 기체의 움직임은 꽤 좋았다. 라디아도 베테랑 파일럿으로 실력이 매우 우수했지만 그녀를 상대하는 자카운도 대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어느정도 대등한 전투를 벌이던 두 기체였지만 차츰 라디아가 열세를 보이더니, 이내 상대의 빔에 맞아 격추되어 버렸다. 라디아가 탑승한 세우터는 상대의 빔에 맞자마자 잠깐의 틈도 없이 곧바로 화염에 휩싸이며 폭발해 버렸다.
“라디아! 젠장할!”
아담은 라디아의 기체가 격추되어 버리자 순간 고함을 지르면서 그 에이센의 바리스타를 향해서 속력을 높이며 전진해 들어갔다. 그렇지만 그 적기는 방향을 다른 곳으로 바꾼 후 멀어져 갔고, 그의 주변으로 10여기의 자카운들이 들어서 버렸다.
“네놈들을 비켜섯!”
그는 눈앞에서 라디아를 격추시킨 자카운을 제외한 10여기의 자카운들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은 듯 기체를 전진해 나갔다. 마치 신들린 듯한 그의 조종술과 사격에 10여기의 자카운들은 눈깜짝 할 사이에 모두 격추되어 버렸다.
시에나는 집요하게 움직이던 파츠 베이스군 신형기를 격추시키고 난 뒤 탄약이 거의 다 떨어져서 모함쪽으로 되돌아 가려고 했다. 그런데 적의 바리스타 중에서 1기가 똑바로 자신 쪽으로 날아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시에나는 그 적기의 앞을 10기 정도의 자카운들이 막아섰기 때문에 그들에게 저지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눈을 몇 번 깜빡거리는 사이 10기의 자카운들이 모조리 그 1기에 격추되어 버리자 시에나는 눈을 크게 뜰 수 밖에 없었다. 아군 10기를 단숨에 장사지낸 적기가 똑바로 자신을 향해서 전진해 들어오자 어지간한 시에나로서도 기가찰 수 밖에 없었다.
가만히 따져본 결과 자신이 전력으로 도주해도 적과 맞설 수 없겠다 생각되자 시에나는 싸워야 겠다는 생각을 굳히고는 기체를 되돌려 상대를 향해 맞서 나갔다. 장비하고 있는 미사일과 실체탄이 거의 다 떨어졌지만, 빔 라이플은 다른 것으로 바꿔 가지고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던 것이다.
서로의 거리가 급속하게 좁아지기 시작했고 시에나는 고속으로 돌진해 들어오는 상대를 향해서 빔을 정확하게 발사해 넣었다. 그렇지만 상대는 엄청난 속도에 따르는 강한 G를 가볍게 무시하며 자신의 공격을 회피해낸 뒤 곧바로 반격탄을 날려왔다. 시에나는 재빨리 기체를 움직여 파츠 베이스 신형기의 공격을 회피해 낸 후 재차 반격을 가했다.
근거리에서 쏘아낸 빔이었지만 상대는 가볍게 회피해 냈다. 시에나는 순간 조금전에 자신을 살려 보낸 그녀석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지만 상대의 움직임이 어딘가 그 녀석과는 달라 보였다. 에이스 파일럿이라고 하면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기동 패턴이 있기 때문에 상대와 전력으로 전투를 벌인다면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방식으로 기체를 조종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아까의 그녀석과는 달리 이번의 녀석은 자신의 조준선을 흐트러 뜨리지 않으면서도 기체를 조금씩 좌우로 움직여 가면서 시에나의 조준을 교묘하게 흐트러 뜨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파일럿들도 이 기체와 거의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는 하지만 상대는 좌우로 움직이는 정도가 조금 심해 보였다. 이 특이한 움직임에 시에나는 아까의 녀석과는 다른 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시에나는 눈매를 날카롭게 굳히며 파츠 베이스에도 에이스 파일럿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쉽지 않겠는데?’
몇 번 사격을 교차했지만 상대가 자신의 공격을 너무나도 간단하게 받아 넘기자 시에나는 내심 당황하면서도 기체를 움직여 파츠 베이스군 신형기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대등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시에나의 마음이 상당히 다급해져 있는 상태였다. 이미 함대가 퇴각 신호를 보내고 있었고 쉐프턴 소령과 에이린도 휘하 바리스타 부대에게 철수하라고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탑승하고 있는 자카운의 무기 및 추진제의 잔량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녀석 하나만 상대 하다가 이대로 적진에 남겨지겠다는 생각이 들자 시에나의 정신이 점점 또렸해져 갔다. 예전에 크라우프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에나는 전에 크라우프에게 혹시 자신이 이렇게 바리스타를 타고나가 적진에 남겨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자 그는 죽지 말라고 하면서 아군이 퇴각하면 주저없이 같이 퇴각해 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에게 괜히 무리하여 결코 그런 위험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를 했었다. 그의 걱정과 사랑이 듬뿍 담긴 눈길을 받으면서 그녀는 결코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시에나는 어차피 자신이 죽어봐야 크라우프는 한참 슬퍼 하다가 자신을 잊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와 자신은 무언가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살아 남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시에나는 지금 눈앞에 있는 강력한 적과의 결판도 중요하지만, 일단 살아야 겠다는 욕망이 훨씬 더 강했다. 하지만 상대의 실력이 그것이 그리 쉽지않게 만들고 있었다. 적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고 있던 시에나는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한참동안 엄청난 공격을 퍼붓던 상대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자, 시에나는 일순간 빔을 상대에게 쏟아낸 뒤 그 자리에 증가 탱크를 떨어뜨리고는 곧장 기수를 되돌렸다. 곧바로 시에나가 분리해낸 증가탱크에 빔이 날아아 명중했고, 폭발광을 등지고 전력으로 아군쪽으로 도주하는 시에나 쪽으로도 몇 발 빔이 날아왔다. 그렇지만 시에나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상대는 더이상 추격해 오지는 않았다.
‘다행이다.’
시에나는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기체를 움직여 나갔다. 아찔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가슴이 다 주저 앉았던 것이다.
아담은 끝내 적기를 놓쳐버린 분함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다가 빔 라이플에 충전된 에너지가 바닥이 날 때까지 빔을 발사해 댔다.
“제기라알~!”
그는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자신의 실력 부족으로 라디아의 원수도 갚아주지 못한 것을 비통해 했다.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었다. 에이센의 수많은 파일럿들 중에서 라디아를 죽인 저 녀석을 이곳에서 한번 놓쳤으니 아마 영원히 다시 찾을 수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늦게 저비스 칼루야 상위가 대대를 이끌고 아담의 지원에 나섰지만 이미 에이센군은 멀리 철수한 뒤였다.
복귀 신호에 따라 아담은 살아남은 자신의 대대를 이끌고 지원나온 칼루야 상위에게 현재의 위치를 넘기고는 기체를 되돌렸다.
‘젠장······젠장······젠장~!’
돌아서는 아담의 어깨는 무겁기만 했다. 그는 고개를 조금 앞으로 숙였다. 헬멧을 벗고 잠시 눈을 깊숙이 감고 있었다.
라디아가 그렇게 전사해 버렸다. 그리고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라디아에게 평소에 자신이 얼마나 그녀를 위해서 애써주고 위험할 때 지켜 주겠다고 호언했던가 싶었다. 그때마다 라디아는 그렇게 위험하게 행동은 안할 것이라면서 남자의 호기를 웃으면서 받아 주었었다.
‘······나는······나는······얼마나 이렇게 한심한 녀석인가······’
그런 맹세 하나 지키지 못한 아담은 스스로가 무척이나 한심하게 느껴졌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는 아담의 눈 앞에는, 작은 물방울들이 공중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19시 44분 크라우프는 휘하 함대를 에이센 함대의 후방으로 배치 이동 시켰다. 그가 지휘하는 함대가 보유한 대부분의 탄약이 소진된 상태였고, 그 피해도 막심했으며, 바리스타들도 대부분 잃어버린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23시가 되자 전투는 어느새 소강 상태에 이르고 있었다. 에이센으로서는 시간을 끌어 후방인 로드 멜비스에 위치한 로델 대장의 함대 전력을 규합해 반격에 나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전투가 될 수 있었다. 이때 파츠 베이스 함대의 절반은 장시간의 전투로 매우 지쳐 있었고 보급선도 길었기 때문에 로델 대장보다 회복이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전투 시간도 파츠 베이스 1차와 2차 공격 함대에 비해 짧았고, 보급선도 짧은 이점을 가지고 있는 로델 대장의 함대는 이때쯤 한창 재보급을 완료하고 있던 중이었다. 만약 이때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면 에이센이 충분히 승세를 잡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 함대의 강력한 바리스타 전력에 어지간히 질려버린 에이센군으로서는 섣불리 함대를 전진 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전진을 주저하고 있는 로델 대장과 마찬가지로, 니콜 프라우저 대장도 초반 얼마동안 비슷하게 전선의 균형을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급격하게 전력 손실이 증가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자, 감히 파츠 베이스 함대에 재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휘하 함대들 중에서 손상이 심한 함정들을 로드 멜비스로 되돌려 보낸 후, 응급수리 등으로 나름대로 전투력이 유지되는 배들을 규합해 보니 1천 8백 척 정도밖에 되지 않자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무려 1천 2백 척을 이번 전투에서 손실한 것이었다. 손실된 함정 중에서 1천 척 가까는 격침된 것이었고, 나머지는 그가 수리를 위해 후방으로 돌려 보낸 것이었다.
예상외로 손실이 막대하자 크라우프는 함대 사령부에 병력의 증원 및 보급 요청을 하면서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함대의 재편성이 어느정도 끝나고 부상자들의 후송이 계속되고 있는 이때,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내무실에서 정신이 들었다. 귀환하고 나서 몸을 씻고 내무실에 들어와 침대에 쓰러져 정신없이 잠에 빠져 버렸던 것이다. 시간을 보니 19일 05시가 다되어 있었다. 아직 자신이 죽거나 잠자던 중간에 깨어나지 않았으니 현재 전투는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몸을 일으켜 내무실을 돌아보니 소대장인 알리시나와 자신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윙게이트는 죽은 건가?”
그녀는 잠시 미간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야이다가 침대에 없자 혹시 전사해 버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지만 이내 그가 끝까지 살아 남았다는 것이 떠오르자 어디 나갔나하는 생각을 했다.
이때 자발적으로 부상자들을 응급 처치하고 후송하는 작업을 돕고 있던 시에나는 야이다가 귀환한 후 파일럿 슈트도 벗지 않고 부상자들을 돌보는 것을 보고 적잖게 놀라고 있었다. 그 자신도 전투로 피로했을 것인데 지친 기색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고 시에나는 새삼 감동을 받았다. 야이다는 피로에 의해 충혈된 벌건 눈으로 의무병 못지않은 능숙한 솜씨로 여러가지 부상을 입은 부상자들의 상처를 돌보고 있었다. 그는 능숙함 솜씨로 상처 부위에 지혈대를 대고 간단한 처치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족한 군의관과 의무병, 의약품 때문에 미처 진통제를 맞지 못한 부상자들이 고통에 마구 소리를 지르자 야이다는 망설임 없이 달려가서 그들을 잡아주었고, 미처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에 몸부림 치면서 조금씩 죽어가는 가망없는 부상자들의 손을 굳건히 잡고 있었다.
정훈 장교들은 후송되어 온다면 모두 살아 남는다고 말하고는 하지만, 이렇게 넘쳐나는 부상자들 속에서 자신이 치료 받을 때를 기다리다가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는 의외로 상당히 많았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선 사람들 속에서 야이다는 그들의 손을 잡아 그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해 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시에나가 보기에 기도를 올리고 있는 야이다는 지고신 교도로 생각되었다. 그는 죽음을 앞둔 병사의 손을 잡아 주면서 마치 지고신 교도처럼 무엇인가 기도문같은 것을 외워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기도를 마치자 그 병사는 눈을 감은 채 편안한 모습으로 숨을 천천히 거두었다. 야이다는 잠시 눈을 감아 그의 명복을 빌어준 후 조용히 담요를 머리끝까지 덮어주고는 다른 부상병을 향해 다가갔다.
살아남은 부상병들이 대충 모두 병원선으로 실려 갔을 때 야이다는 겨우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야이다는 파일럿 슈트를 온통 피로 적신 채 잠시 벽에 기대 앉아 있었다. 그런 야이다의 옆으로 시에나가 시원한 음료수를 한캔 가지고 갔다.
“받아라!”
시에나의 말에 야이다는 말없이 음료수를 받았다.
“수고했어. 중사······”
수척한 기색이 역력한 야이다의 모습에 시에나는 그렇게 말해 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좋은 말도 많았지만 그것 이외에는 그 어떤 단어도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야이다는 씁쓸히 웃으면서 음료수를 받아 마실 뿐이었다. 그리고는 말없이 고개를 조금 앞으로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허탈한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
“······준위님은 함대 사령관의 여자라던데······전투 병과에 계시네요.”
“······뭐?”
자신과 크라우프가 연인 사이라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시에나 자신도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야이다의 뒷말이 귀에 좀 거슬렸다. 시에나가 미묘하게 인상을 찌뿌리자 야이다는 슬쩍 고개를 들면서
“아니요······보통 여자들 중에서 사령관한테 스스로 몸을 바쳐서 전투 병과에서 몸을 빼려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뭐라고 할까······”
“나는 군대오기 전부터 코프하고 지냈는데 뭐······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굳이 명령조로 시에나가 불쾌한 듯 대답하자 야이다는 굳이 나쁜 말로 시에나의 화를 돋우지는 않았다. 시에나는 야이다가 말없이 앉아 있자 자신을 창녀 같은 부류로 취급하려는 듯 생각되어져 꽤 불쾌해 졌다.
“오해는 마시죠. 준위······당신 같은 여자를 만난 사령관이 부럽네요.”
갑작스러운 그의 칭찬에 시에나는 순간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중사, 자네도 좋은 여자 만날 것일세······”
“그럴까요?······음······”
“······뭔가?”
야이다는 무엇인가 말을 하려는 것 같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러면서 이만 돌아가서 잠이나 좀 자둬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시에나에게 경례를 했다. 시에나는 자세를 고쳐 경례를 받았고 야이다는 씁쓸한 미소만을 남긴 채 반대쪽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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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캐릭이 세상을 떴군요…이로써 이름이 있었던 캐릭 중 사망자가 무려 셋!!
…그중에 여자가 둘~!…쿨럭…으…감기가 안 떨어져요…우에엥…ㅠ_ㅠ;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빠를 듯…헛…본래 이 시간이 정상이던가? ㅡㅡㅋ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