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41
에이린은 크라우프와 함께 지내면서 조금 더 깊이 알게 된 시에나와 다이레아가 마음에 걸렸다. 특히 시에나는 크라우프와 오랬동안 함께한 연인으로서 시에나 자신이 크라우프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에이린이 모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그렇지는 않아. 하지만 에이린도 함께 할 수 있으니 말이야!”
“······무슨 말씀이에요?”
에이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별다른 대답없이 빙긋 웃으면서 에이린을 끌어당기며 입술을 부비기 시작했다. 에이린은 조금 저항하는 듯 싶더니 이내 크라우프의 목에 팔을 두르며 그의 혀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23시 40분 에이린은 크라우프가 침대에서 일어서는 바람에 얕게 잠들어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넓어진 침대에서 몸을 조금 일으켰다. 그 바람에 이불이 흘러내리면서 탄력있는 가슴이 드러났고, 썰렁함을 느낀 에이린은 살짝 이불을 끌어올려 드러난 몸을 가렸다. 크라우프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지 잠시 쪼로록하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피식 웃더니 조금 깊게 숨을 몰아 내쉬었다.
자신은 크라우프에게 정식으로 함께 하자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거절한다면 아마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같이 하기 싫다고 거절하면 그 거절을 받아 줄 크라우프였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에이린은 굳이 결혼 생활이 아니라고 해도 크라우프와 함께 하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 말을 한 뒤에는 이내 후회하였었지만, 한편으로는 두근거리는 자신을 느끼면서 혼란스럽기도 했었다. 왠지 모르게 착찹한 기분 그대로 에이린은 크라우프와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1시간 정도 크라우프와 몸을 섞고 나니 이상하게 더 할 수 없이 마음이 푸근해져 버렸다. 그리고 후회라는 감정은 이미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부모님이 알면 아마도 크게 놀라실 것이 분명했다. 남자의 애인이 되어 있었고, 더욱이 그 남자는 자신 이외에도 다른 여자들과 애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
‘흥······’
크라우프가 변기를 내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에이린은 다일으켜 세웠던 몸을 눕히며 왜 그런지는 몰라도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다. 잠시 뒤에 화장실에서 나온 크라우프는 그녀의 옆자리로 들어왔다. 약간 차가운 몸의 감촉이 그녀의 날씬한 등뒤로 느껴졌다. 침대에 누운 그는 팔을 뻗어 에이린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왔다. 몸이 좀 차가운 것 같았지만 그래도 다시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있었다.
“으응!”
에이린은 다시 자신의 몸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크라우프에게 짧게 투정을 부렸다. 에이린은 잠자려 할때 누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대면 꽤 불쾌했기 때문에 보인 반응이었다. 크라우프는 그녀의 투정에 가슴을 만지작 거리던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는 에이린을 감싸 안기만 한 채 슬며시 코를 그녀의 머리카락 속에 묻었다. 에이린은 그가 자신의 작은 몸직에도 반응을 보이자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시에나는 크라우프가 하도 이런 짓을 해대어 이제는 별로 상관없어 졌다고 하는 것을 들었었는데, 에이린은 아직까지 익숙해 지지 않았는지 조금 불편해 하고 있었다.
이제 다시 큰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자신은 이렇게 크라우프와 같이 잠자리에 들어 있었다. 두 상황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에이린은 지금은 모든 것을 다 잊어 버리고 따뜻한 느낌속에 몰려오는 잠에 빠져 들고 싶었다.
파츠 베이스 제국력 10년 10월 30일 목요일 14시 20분 엘레비아는 대대장인 저비스 칼루야 상위의 호출을 받고 그의 사무실로 다른 중대장들과 함께 찾아갔다. 그녀가 속해 있는 공격 항공모함 함대는 모크엔 행성계에 도착해 다른 곳에서 도착한 함대와 더불어 명령 대기 상태에 들어가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대대장의 호출을 받게 된 것이다.
루밀은 미리 칼루야 상위의 방에 가 있었고, 엘레비아는 브리트니 파스처 중위, 아사야 트리멜 중위, 그리고 빌리에 기네머 중위들과 함께 칼루야 상위의 방으로 들어섰다.
“어서들 오게!”
칼루야 상위는 자리에 앉은 채로 다른 중대장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모두들 자리를 차지하고 앉자 상위는 평소 그의 성격대로 말을 돌리지 않고 이제 곧 공격 명령이 떨어질 것 같다는 말을 해 주었다.
“공격 명령입니까?”
칼루야 상위의 직접적인 말에 자리에 앉아 무슨 일인지 몰라 의아해 하고 있던 중대장들의 눈이 크게 떠졌다. 상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마도 12시간 정도 후면 정식으로 공격 명령이 하달될 것 같네······”
“모크엔에 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트리멜 중위가 짧게 투덜거렸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제 다시 전쟁이 시작된다는 말에 할말을 잃고 있었다. 칼루야 상위도 대대장으로서 그런 언질을 받은 것 같았는데 그도 꽤나 걱정이 심한 것 같았다.
“어떻게 하겠나? 군인이니 나가 싸우는 수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지 않겠나?”
상위의 말에 모두들 짧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엘레비아가 병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줘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래야 겠지? 그래서 이렇게 모든 지휘관들에게 알리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아니겠나?”
그렇지만 칼루야 상위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정식으로 작전 브리핑을 할 것이니 그 전까지는 발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알겠습니다.”
모두들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칼루야 상위로부터 브리핑에 있을 구체적인 작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전체적인 것은 나도 잘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다시 아이크로 돌아간다.”
“쳇~ 그럼 왜 불러 온거야? 연료비만 아깝게!”
루밀이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불퉁거리자 칼루야 상위는 다정한 눈길을 잠시 루밀쪽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이제 다시 전쟁이 벌어질 것이니 모두 마음을 단단히 가지라는 말을 해 주었다.
“······알겠습니다.”
그 자리에 앉은 모두들 이제 다시 전쟁이라는 말에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어찌 되었든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의 일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은 당연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도박이었고, 그 도박에서 실패를 한다면 자신은 모든 것을 잃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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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약 4줄정도 ‘삭제~♡’ 했습니다…쿨럭~
어디인지 짐작은 다들 하고 계실 듯…-ㅅ-
어~어~…돌 치워 주세요…^_^; 여자분이 읽고 계시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이상…
…자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_^; …누군 자제하고 싶은 줄 아십니까아~~~~~ 쿨럭~ ㅡ_ㅡ;
음…얼마전 친구넘에게서 이멜이 왔습니다…내용은…
“냐~ 뭐하냐? 일욜에 등산이나 가자~ 나 여자친구 생겼거던? 므흣~ 내 여친이 쪼께 이뿌거덩? 소개시켜 주께…”
…크와아악~!! “솔로천국!! 커.플.지.옥!!” ㅠ_ㅠ;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7…
염장에 당하긴 했지만…쿨럭~
‘yaiddasya’님…쿨럭~ 그, 그랬지요…군대 다녀 오셨다고 하셨었지요…-ㅁ-; 근데 의외로 무지 가벼우시네요? 그런데 ‘X배’가 나오셨다니…헐…그리고…꿀꺽~ 여동생…꿀꺽~ 아, 이런 침이…쓰읍(←침 닦는 소리…;;)…근데 이뿌다라…저 이뿐 여자는 별로 안좋아 하는디…어떻한댜~…음…(←김칫국을 사발째 들이키고 있는 아뒤쥔장…)
‘피르다룬’님…보드…음…크라우프 주변에 있는 여자중 한명과 나름대로 관계가 있습니다…나중에 나오긴 합니다만…뭐, 조금 생각해 보시면 다들 짐작하실 수 있을 듯…
‘양아’님…음…세력비라…짐작하고 계신대로 입니다…경제력은 7:1.5:1,5…군사력은 5:2.5:2.5,,,에이센은 여유…파츠나 발바는…무리중 입죠…그리고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은…스토리의 유출이 우려되오니…쿨럭~ -ㅅ-
‘무쏘’님…오늘분에 그 몰두중인 ‘무엇’이…약간 묘사되어 있지요…므흣~
‘하레스’님…엘렌이 코프에게 왜 동경을 가지느냐…음…잠시 설명…처음엔 적대→실력에 감탄→사진 발견→옆에 있는 미인 여자에게 약간의 질투(?)를 느낌→다시 만났지만 그는 자신을 못 알아 봄. 이때 약간의 서운함과 원망을 느낌→싫어하는 아담이 자꾸 추근댐→왠지 당당할 것 같은 코프와 아담을 자꾸 비교→결국 코프의 마수에 빠짐…이 아닐런지…쿨럭~ 음…약간 착각속에 빠져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지요…이제껏 남자 한번 사귀어 보지 못했으니…뭐랄까요…소녀의 동경 정도? …아니면…대략 낭패~ -ㅅ-
‘kim197911’님…질문의 내용은 스토리 유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라…답변이 어려울 듯 합니다…쿨럭~ 이해해 주세요…그리고 디네스 건은…아직 작가를 완전하게 설득하지는 못했습니다…최악의 경우…디네스가 평소 말하던 대로…그냥 제대해서 Go Home~하게 될지도…-ㅅ-
‘제로나인’님..헛뚜…진상…진상이라…음…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을 듯 하네요…작가에게 함 건의해 보죠…
‘월하독작’님…디나의 팬이신 듯…그리고, 솔로…대리만족…음…(어째 이곳이 점점 솔로군의 소굴이 되어가는 느낌이 불현 듯 스치는 이유가 뭐지…쿨럭~)
‘프리맨’님…여친과 헤어지신지 약 6개월…이라는 뜻이지요? 저런…아직까지 마음이 뒤숭숭하시겠군요…자~자~ 이리 오십시요…우리 무적의 솔로부대는 언제나 문을 열어두고 있답니다~ ^_^)/
‘창세전쟁’님…어허~ 사시미는 제발~ 쿨럭~ 차라리 짱돌을 던지세요…그거라면 요즘 피하는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그리고…우리에겐 36.5도의 생체난로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 이니까요! Sieg Solo~! _<)/ …그런데 '-부제:크라우프화 함께하는 4:1체험- 쏠로없는 세상을 위해'라는 것은 좀…^_^;;;; 글고…황산벌…나름대로 장엄하다던데…쩝…혼자 보러가기엔 돈이 아깝고…그냥…돌아다니면 다운 받아서 봐야 겠군요…;
'버드아이스'님…그, 그런가요? 하긴…한번…뿐이었으니…그렇다고 목록에서 뺐다가는 저 돌맞아 죽습니다…-ㅁ-
'제스'님…오타지적 감사합니다…다행히도 하나뿐이었군요…므흣 ^ㅅ^v 그리고…흐흐흐…디네스…거이 넘어간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제가 작가넘만 확실히 설득하면 됩니다…^_^
'테르미도르'님…제가 이런말 하기엔 좀 뭣하지만…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을 소장하시는 것이 좋습니다…게다가 완결이 날지 안날지…그것도 의문인데요…아, 물론 완결은 지을 겁니다…책으로 출간이 될지 안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군요…-ㅅ-; 그리고 싸인…영광입니다…^0^)/
'英雄'님…이 이후에 이어지는 전투에서의 모습을 보고…실망하지 말아주세요…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언제나 이기기만 하면…솔직히 재미없잖습니까? ㅡ_ㅡ;
'나만의천사'님…아, 이런…농담이었는데…^_^; 저도 그렇게 잘 본 편은 아니었습니다…180점 만점에 132점…ㅡ_ㅡ; 제가 들어간 학과의 문을 제가 닫으면 이렇게 말했었죠…"죄송합니다…저까지만 합격입니다…"라고요…그래도 졸업할 당시에는 중간은 갔다는…쿨럭~ 음…드뎌 낼 모레…군요…편안하게 마음을 다스리세요…그냥 다 잊고 편히 자는 것도 한가지 방편입니다…그러다 다 잊어버리면 대략 낭패~ -ㅁ-;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 지고 있습니다…감기 조심하시고요…특히나 고3 수험생 분들…따뜻한 우유라도 한자 하시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세요…그럼 좋은 밤 되시기를…^_^)/~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리하르트 황제력 262년 11월 1일 00시 정각. 공격 항공모함 바우터 크라이스 호의 식당에는 저비스 칼루야 상위 이하 많은 파일럿들이 집결해 있었다. 이들 모두는 각 중대의 중대장들로부터 다시 전쟁에 투입될 것이라는 것들을 들어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삼삼오오 보여 자리에 앉아 있거나 혹은 벽에 기대어 서 있으면서 서로 조금씩 말을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모두들 잔뜩 긴장하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공격 항공 모함의 작전 장교가 이들의 앞에 서서 작전 상황을 브리핑 하기 시작하자 그나마 조금씩 이어지던 대화도 끊긴 채 그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브리핑을 받는 도중 엘레비아는 아담과 브리트니가 다정하게 옆에 앉아 말을 나누고 있는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장면을 보자 쓴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엘레비아는 얼마전에 아담과 브리트니가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브리트니에게 아담하고 사귀는 것이냐고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괜찮은 남자 같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었다.
“그래?”
당시 엘레비아는 그렇게만 대답했을 뿐이었고, 아쉽다거나 안타깝다거나 하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본래 자신은 이상하게도 아담을 보면 괜히 짜증만 나고 까닭없이 기분이 나빠졌기 때문이었다.
작전 장교는 이번 작전의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전력을 집중시켜 오히려 에이센의 방어선 중 한 쪽을 무너 뜨리는 것이 골자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작전에서 엘레비아들이 수행해야 할 임무는 아이크 행성계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었다.
“이번 작전에서 아군은 에이센의 아이크 행성계에 전력으로 공격을 가해 그곳에서 적을 몰아내는 것이 임무다. 모두들 이 점을 명심하도록 한다.”
“아이크에는 얼마전 우리가 상대했던 20만 척 이상의 적이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의 외침에 작전 장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략 40만 척 가까운 에이센 함대가 그곳에 주둔 중에 있다고 대답했다.
“40만!”
그 말을 듣게 된 파일럿들 모두 크게 술렁이고 있었다. 내부가 조금 소란스러워 지자 작전 장교는 그만 하라고 신호를 보낸 다음, 우려와는 달리 아이크에 있는 에이센 함대는 장기전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보부의 조사에 따르면 에이센은 대부분의 전투 물자를 네페르 행성계로 집결 중에 있는 에이센의 중앙 군관구 소속 함대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물자와 병력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크 행성계의 함대는 단순하게 숫자만 가져다 놓은 것일 뿐 큰 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사령부의 최종적인 결론인 것이라고 말하며 좌중을 안심시켰다.
“물론 적들이 대형 전투함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그런 대형 전투함 위주의 에이센 함대가 충분한 공중전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적 함대의 절반은 지난 3월에 벌어진 전투에서 손실된 파일럿의 60%도 보충 받지 못했다고 파악되어져 있다. 전투력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있을 것은 자명한 것이다.”
작전 장교는 파일럿들이 다시 대규모 전투를 예상하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자 수뇌부에서도 충분하게 승산이 있는 작전이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모크엔에 집결한 거의 모든 전력을 아이크 행성계로 쏟아 부어서 단숨에 적을 무력화 시킨다는 것이 수뇌부의 결정 내용이라면서 웅성거림을 잠재우려 애썼다.
그의 노력으로 식당안이 조금 조용해 지자 작전 장교는 일단 에이센으로부터 아이크 행성계를 탈환하면 그 다음 부터는 휠씬 파츠 베이스가 전략적인 우위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전력으로 아이크를 함락시키는 것만이 무엇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직접 전투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은 공격 항공모함 전단의 파일럿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좌중을 둘러보았다.
“작전 개시는 앞으로 3시간 남아있다. 모두 준비를 갖추고 다시 아이크 행성계 쪽으로 이동한다.”
작전 장교가 최종 브리핑을 마치자 그 자리에 운집해 있던 파일럿들은 거의 동시에 모두 짧게 한숨들을 내쉬고 있었다. 작전 장교는 질문을 받지 않고 브리핑을 끝냈고 그가 나가자 모두는 조금씩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다시 전쟁이군요······”
아사야 트리멜 중위가 짧게 탄식하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었다. 루밀은 혀를 내밀어 입술을 몇 번 빨았다. 어지간하면 크게 떠들어댈 루밀도 이번에는 별로 말이 없었다.
엘레비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에이센 녀석들은 지금 자신들의 이런 움직임을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들이 공격한다는 것을 지금부터 알아 버린다면 이런 작전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아마 작전대로 되지 않는다면 충분하게 대비를 하고 있는 적들에게 적잖게 손실을 입을 것임이 분명했다.
‘걱정이로군!’
칼루야 상위는 각 중대장들에게 각자가 맡은 중대원들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보고를 빠른 시간 내에 완료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브리트니가 아담과 가볍게 키스를 한 후 이쪽으로 오는 것을 보면서 엘레비아는 조금 머쓱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수습하고는 중대원들과 함께 파일럿 숙소로 되돌아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같은 시각 크라우프는 시에나와 함께 잠자리에 들어 있었다. 그들은 30일 22시부터 01시까지 거의 3시간을 침대 위에서 서로의 몸을 맞대며 보냈었다.
열락의 흔적으로 가슴이며 얼굴이 지저분해진 시에나가 대충 티슈로 닦아낸 뒤 샤워를 하러 들어가고, 크라우프는 침대 위에 등을 대고 누워 있었다. 크라우프는 시에나가 샤워기를 작동 시키는 소리가 들으며 가만히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겼다. 그는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좀전의 일이 꽤 재미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와는 달리 시에나도 이번에는 꽤나 열정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였던 것 같았다. 다이레아에게서 느끼는 기교적인 느낌이나 에이린에게서 받는 열정적인 느낌과는 달리 시에나는 자신에게 순종적이면서도 반항적인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그녀 자신이 무척이나 자신을 바라고 있었던 것 같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조금 변한 듯 한 시에나의 태도에 무언가 잠시 생각을 하던 크라우프는 고개를 젓고는 재미있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했다.
10여분 만에 시에나가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촉촉하게 젖은 머리카락을 털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크라우프가 빙긋 웃어 보이자 마주 웃던 시에나는 냉장고 쪽으로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뭣 좀 마셔도 되지?”
냉장고 문을 열면서 하는 시에나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그렇게 하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시에나는 그 속에서 오렌지 쥬스를 꺼내더니 입을 대고 한참을 마셨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 갑자기 목이 말라온 크라우프가 자신도 달라고 하자 시에나는 병의 마개를 막더니 몸을 돌렸다. 크라우프도 목이 탔는지 시에나처럼 병에 입을 대고 마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머리카락을 마른 타월로 말리고 있었다.
“매일 여자 셋이 들락 거리니 타월을 많이 쓰겠네?”
시에나는 마른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빨아 들이면서 침대에 누워 있는 크라우프를 돌아 보며 물었다. 그는 비어버린 병을 침대 아래로 내려 놓더니 쓴웃음을 지으면서 시에나가 머리카락을 말리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은 몸이 좀 젖었어도 상관 없었는데 시에나는 그녀 자신이 불쾌하다면서 몸을 꼭 말리고 잤다.
지난 밤에 크라우프에게 시달린 것 때문에 조금 피곤했는지, 이날은 20여분 정도 대충 몸을 말린 뒤 크라우프의 옆 자리에 쏙 들어와 버렸다. 그가 다시 시에나의 몸을 자연스레 끌어안자 그녀는 히죽 웃으면서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댔다.
크라우프는 그 자세 그대로 시에나가 잠들 때까지 그녀의 몸을 살며시 쓸어 만져 주었다. 시에나는 잠시 몸을 뒤척이더니 이내 잠에 빠져 들었다. 크라우프는 살짝 그녀가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침대에 등을 대고 눕게 한 뒤 조용히 시에나가 잠자는 모습을 내려보았다.
가늘게 숨을 쉬고 있는 가슴이 조금씩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크라우프는 엷게 웃음을 지었다. 그런 다음 담요를 끌어와 시에나를 덮어준 후 조용히 잠에 빠져 들었다.
11월 1일 08시 30분 크라우프가 아침 상황 회의를 소집하여 막 회의를 시작하려 했을 때, 그는 함대 사령부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았다.
“무슨 일이지?”
긴급하게 함대 사령부로 오라는 지시에 그는 지그스문트 중령에게 상황 회의를 맡기고 단거리 워프 능력이 있는 셔틀에 올라 다이레아와 함께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기함으로 향했다.
09시 33분 크라우프가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기함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다른 준장급 이상의 함대 지휘관들이 전원 소집되어 있는 중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의아해 하는 크라우프에게 다이레아는 슬쩍 귀엣말을 건넸다.
“아마도······적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전쟁?”
이내 크라우프는 의아함을 접고는 현재의 상황이라면 충분하게 이해 되는 일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될 수 있겠군!”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이레아의 어깨를 슬쩍 두드려 주었다.
잠시 뒤 중장급과 소장급 지휘관들이 앞장서서 걸어가기 시작했고 크라우프도 이들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크라우프는 함대 사령부 직할의 지휘관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직속 상관으로 소장급 지휘관이 없었다.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3천 5백 척의 함대는 독립 전투 함대처럼 편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크라우프를 비롯한 준장급 이상의 계급을 가진 자들과 지휘관의 자격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기함의 작전 회의실로 들어섰다. 중장급 지휘관들이 안쪽에 착석하고 그 뒤로 소장급들이 앉았고 가장 뒷자리는 준장급 지휘관들과 함대 직할의 독립 색적 공격함대 소속의 대령급 지휘관들이 함께 배석했다.
이들 대부분은 3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 사이였는데 크라우프만 유독 20대 초반으로 준장 계급장을 달고 그 자리에 참석해 있었다. 같이 따라온 다이레아는 이 자리에 들어올 자격이 되지 않으니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무슨 일인가 싶어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때 문이 열리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들의 사이로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모두들 앉게!”
그녀는 대장은 회의실을 가득 메운 지휘관들에게 앉으라고 말한 뒤 곧바로 그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시작했다. 굳이 말을 질질 끌지않고 해야 할 말을 시작하는 프라우저 대장의 스타일에 모두들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이전까지는 니콜 프라우저 대장에 대해 잘 몰르고 있었지만, 언뜻 듣기로 올해 55세이며 2살 짜리 손녀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는 무척이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지 않는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손녀까지 둔 할머니라니 참으로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감상 같은 것을 느낄 여유는 없었다.
긴장한 채 모여있는 사람들을 한번 쓱 둘러본 프라우저 대장은 파츠 베이스가 행동에 들어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파츠 베이스가 행동에?”
뜻밖의 말에 지휘관들 모두 깜짝 놀라고 있었다. 지휘관들이 순간 술렁이자 프라우저 대장은 조용히 하라며 언성을 조금 높였다.
“여러분들도 파츠 베이스 함대가 록세비엔 근처의 모크엔에 집결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네. 그런데 바로 금일 03시 30분 쯤 파츠 베이스 함대가 다시 이곳 아이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정보가 입수 되었네!”
프라우저 대장은 긴장하고 있는 것이 역력한 사람들을 다시 둘러본 뒤 말을 이었다.
“현재 군관구 사령부에서는 아마도 이들이 먼저 실력 행사에 나온 것 같다는 판단이 내려졌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귀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네! 이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자네들을 굳이 이곳에 모이라고 한 것이네!”
강하게 굳어 있는 프라우저 대장의 목소리에 모두들 긴장한 상태로 그녀가 현재까지 입수된 파츠 베이스군의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적들은 현재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로 전력의 대부분을 이동중에 있다고 했다. 무력 시위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선제 공격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수뇌부를 비롯한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분석이었다. 이에 다른 지휘관들 모두 같은 의견을 보이며 동조하기 시작했다.
뒤쪽에 앉아있던 크라우프도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브리핑 화면에 나타나 있는 적의 움직임을 바라 보았다. 엄청난 대함대가 동원되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지만, 그 모습은 사람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빌어먹을······’
크라우프는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던 대로 파츠 베이스 녀석들은 에이센 함대가 공격하려는 것을 알고 뻔하게 당하지는 않을 녀석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치고 있는 에이센 사령부의 모습은 호들갑스러운 브리핑 내용과는 달리 의외로 평온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