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55
디나는 라이라를 크라우프와 만나게 해준다면 아마 일주일 이내에 라이라에세 못된 짓을 할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미 여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리고 시에나가 크라우프의 곁에 있으니 굳이 다른 사람을 만나보게 해줄 필요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아쉽네. 아니 잠깐······디나 너 혹시 귀찮아서 그러는 거야?”
의외로 쉽게 납득하는 듯 하던 라이라는 마지막에 약간 장난기를 섞어서 질문을 해 왔고, 디나는 자신의 지갑에서 자신이 가운데 서고 좌우로 시에나와 크라우프가 찍힌 사진을 보여 주었다. 크라우프가 사관학교 졸업했을 때 셋이서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비슷하게 시에나도 하사관 과정을 끝냈기 때문에 둘은 군복 차림이었고 디나는 캐주얼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디나는 사진에서 시에나를 찍으면서 그녀가 크라우프의 여자 친구라고 말해 주었다.
“옆에 이 여자가 오빠 여자 친구야······”
“우와~ 예쁜데? 그런데 네 오빠······생각 보다는 보통이다.”
솔직하게 평가를 하는 라이라의 모습에 디나는 웃는 얼굴로 음료수를 입안에 흘려 넣었다.
“오빠 여자 친구도 상당히 미인인데? 나 보다 키도 훨씬 커 보인다. 엥······”
사진을 자세히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고 있던 라이라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부러움이 섞인 불평을 해 대었다. 그런 그녀를 미소를 띈 얼굴로 바라보던 디나는 뭐라도 먹겠냐고 물었다. 그녀의 말에 고개를 든 라이라는 순간 시계를 내려 보더니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는데 늦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참 디나야. 휴대 전화 번호 좀 가르쳐 줄래?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될 것 같으니까 서로 연락하고 지내자!”
“그래!”
그 자리에서 서로 번호를 교환한 후 라이라는 바쁘다면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쁜 듯이 뛰어나가는 라이라를 배웅한 디나는 다시 자리에 앉아 남아있는 음료를 마저 마셨다. 그리고는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느끼기에 반란군들에게 아이크 행성계를 빼앗긴 것은 이곳 베르베라 시민들에게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반란군들에 대항하기 위해 예비군 소집령이 떨어지고 제대한지 12개월이 되지 않는 예비군들에게 원대 복귀 명령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아이크 행성계를 잃은 것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무덤덤한 편이었다. 오히려 아이크 행성계를 잃은 것이 큰 타격이기는 해도 하만 바이파 행성계와 이번에 반란군으로부터 탈환한 네페르 행성계 쪽에 중앙군관구 소속의 다수의 전투 함대가 집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파츠 베이스에게 빼앗긴 영토를 곧 수복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다른 대규모 전쟁 때와는 달리 반전 시위도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아이크 행성계를 빼앗기고 하만 바이파와 네페르에 대규모 군사력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곧 전쟁이 다시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는 데도 말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전쟁의 움직임이 보인다면 반전 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날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태였다.
‘오빠하고 시에나가 무사하기를······’
머리를 흔들어 잡념을 떨쳐버린 디나는 잠시 눈을 감고 두손을 모아 진심으로 두 사람의 무사함을 바랬다.
12월 10일 아이크 행성계에서 에이센군을 완전히 몰아낸 파츠 베이스군 사령관 식스톤 차수는 짧게 혀를 차면서 로드 멜비스와 아이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상전이 예상과는 달리 쉽게 제압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불쾌해 하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불쾌해 하고 있는 것은 록세비엔의 호트런에 있어야 할 로스마 황제가 굳이 아이크 행성으로 오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현재 1천 척의 호위 함대와 더불어 아이크 행성으로 오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황제가 오게 되니 국방 장관을 비롯한 종신 내각 총리 피델 아론도 아이크의 땅을 다시 밟아 보기 위해 아이크로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식스톤 차수로서는 다수의 지상전 병력을 투입해서 황제가 내려서게 될 아이크 시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완전히 장악해야 했다. 그렇지만 로드 멜비스를 비롯해서 아이크 행성 내부에서도 에이센 잔당군들의 저항이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어 그것이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궤도 포격으로 아이크 시티를 모두 날려 버리고 싶었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는 없으니 참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지상전 부대를 투입하고 있는 중이었지만 에이센 잔당군들은 실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서 어서 지상전을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폐하를 아이크로 모실 수 없다.”
일단 다른 지역은 내버려 두더라도 아이크 시티만은 제대로 확보하고 있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상전 부대를 투입해 내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워낙 아이크 시티가 거대한 도시였고, 이 행성에 거주하는 인구가 160억 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식스톤 차수의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다.
보통 이런 행성에 대해서는 지상전을 일부러 벌일 필요 없이 한 두달 정도 충분하게 고립시켜 먹을 것이 없어진 행성이 자진해서 항복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방법이 매우 유용했다. 진주한 즉시 지상전 부대를 투입한다면 적의 저항 의지만 키워줘 아군의 손실만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게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방법의 결정적인 단점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데 있었다.
본래 식스톤 차수는 시간이 많이 걸릴지라도 행성을 서서히 고사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려 했었다. 하지만 황제를 비롯한 정부의 수뇌들이 신족의 성지인 아이크 행성의 땅을 밟아 보겠다는 명목하에 빠른 시일내에 아이크를 방문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고, 이 소식에 식스톤 차수는 지상전에서의 손실을 각오하고 병력을 계속해서 강하해 내려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쉽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지만 전황은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본래 아이크 행성계는 파츠 베이스와 가까운 지역이었기 때문에 예비군 편성도 매우 잘 되어 있었고 예비군용으로 공급되어 운용되고 있는 바리스타 기종도 치라운으로 현재 에이센에서 운용하고 있는 자카운에 비해서 결코 성능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장비였다. 그것 뿐만 아니라 아이크 군관구 소속의 지상전 병력 대부분이 아이크 행성에 남아 있는것이 확인된 상태였고, 이들에게 대량의 식량과 전투 병기와 탄약이 남겨져 있다는 정보도 들려왔기 때문에 식스톤 차수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했다. 에이센이 후퇴하기 이전부터 체계적으로 지상전을 준비하고 이었던 것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었다.
‘160억 명의 아이크 거주민들 중에서······예비군으로 편성되어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 모두는 징집제를 시행하고 있었고 남녀 공통으로 징병을 하고 있으니 그 수가 어마어마한 것은 당연했다. 군인 재원을 잡아 낸다면 대충 잡아도 60억 이상은 나올 것이겠지만, 예비군들 전부가 전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므로 그 수는 현격히 줄어들 것이 분명했다. 사실 삶에 대한 욕구는 징집을 거부하여 범죄자가 된다는 사실보다 더 큰 것이었으니 말이다.
‘지상전 병력으로······1, 2억 명 정도를 상대해야 할까?’
아이크 행성의 인구 160억명 중에세 예비군으로 편성되어 있는 사람은 적어도 2, 30억 명은 될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전부가 순순히 군에 징집되어 지상전에 투입되지 않을 것은 당연했다. 그렇지만 적어도 1, 2억 명 정도는 고향을 지킨다는 명분에 부라며 지상전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빌어먹을 놈들······’
식스톤 차수는 같은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이크 행성에서 해방자인 자신들이 이렇게 적대시 되고 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바보같은 에이센의 지배 때문에 이렇게 같은 신족들끼리 서로 죽고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에이센군에도 많은 수의 신족들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신족으로서의 자긍심도 버리고 그 자신은 단순하게 에이센의 개가 되어 있을 그들을 생각하면 할 수록 식스톤 차수의 얼굴은 점점 붉어져 갔다.
‘에이센 놈들······’
가만히 앉아 화를 삭히고 있는 식스톤 차수에게 지상전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작전 참모들이 조심스레 진언해 왔다. 그런 소식들 때문인지 참모들의 표정도 별로 밝은 것은 아니었다. 우리들은 신족의 해방자로서 이곳에 왔는데 같은 신족인 아이크 거주민들은 총칼로 자신들을 환영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열렬한 환영은 아니라고 해도 같은 신족으로서의 공통된 감정은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항복 권고를 했을 때부터 아이크 행성의 예비군 사령관이라는 작자의 욕설과 함께 지상으로 강하해 내려간 파츠 베이스군 지상전 부대를 향한 에이센의 공격은 실로 이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이들 모두 신족으로서의 자긍심도 버리고 단지 에이센의 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서둘러 지상전 부대를 강화해라. 일주일 이내에 아이크 시티를 장악해야 한다. 그래야 폐하께서 기뻐하실 것이다.”
식스톤 차수는 지상에서의 피해 보고를 애써 무시하고, 지상전 병력의 증원을 재차 명령했다.
“에이센 놈들이 꽤나 심각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참모들은 식스톤 차수의 명령대로 지상전 병력의 증원을 지시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음을 은근히 주지시켰다.
“그렇지만 하는 수 없지 않은가? 폐하께서 아이크 시티에 내려 가셨을 때 주변에서 총성이 울리는 사태는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식스톤 차수는 그런 말을 하면서도 황제 한사람 때문에 수천, 수만의 병사들이 헛되이 목숨을 잃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겨우 황제 하나 때문인가? 빌어먹을 놈의 황제······’
식스톤 차수는 독립했을 당시 황제를 세운다는 것에 대해서 반대의 입장을 표하고 있었다. 그는 공화주의자였기 때문에 황제라는 존재는 불필요 하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신족의 상징이 있어야 한다는 종신 내각 총리 피델 아론의 논리에 설득당해 어쩔 수 없이 황제를 새로 옹립하게 된 것이다.
에이센은 폭군이 지배하는 전제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독립을 위해서는 성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군주의 개념이 매우 꼭 필요하다는 것이 피델 아론의 논리였다. 물론 황제는 에이센에서처럼 신성 불가침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피델 아론은 그것으로 식스톤 차수나 백효연 대원수 같은 인물들을 설득시킨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로스마 황제는 자신이 마치 신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정치적인 권리는 주장하고 있지는 않고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성지를 탈환했다는 환상에 빠져 아이크로 오고 있는 모습은 그가 자아도취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그런 황제 하나 때문에 수많은 병사들은 헛되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생각해 보면 정말로 빌어먹을 일이었다. 하지만 식스톤 차수는 그런 것을 내색할 수도 없이 다시금 병사들에게 죽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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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퀴즈의 정답은…’하레스’님께서 맞추셨습니다…크세니아…뭐, 나중에야 나오지만…그래도…
글고…당빠…상품 없는 것…아시죠?…어엇~ 돌은 왜 던지시는지~ 텨텨텨 ┌( ㅡ_-)┘
라이라와 디나의 신에서 중요한 대목은…아래쪽의 10~15줄 정도입니다…
작가넘의 특징이 은근슬쩍, 스리슬쩍 중요한 대목을 평이한 내용들 사이에다 끼워넣는 방식을 애용한다는 것이지요…
뉴스나 생각, 독백…등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ㅡ_ㅡ;
…이미 눈치 채셨다면 다행이고요…^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02…
오늘은 정상적인 시간에 올릴 수 있을 듯…대화가 많으면 고치기도 쉽다는…ㅡ_ㅡ;
‘창세전쟁’님…1등 축하드립니다~ ^_^)/~ …헛…안그래도 벌써 할렘인디요…몇명이더라? 하나, 둘, 셋,… 쿨럭~ 부러븐 넘…
‘아이페르’님…안되셨군요…6분 차이로 2등…ㅡ_ㅡ;
‘무쏘’님…악의 씨앗…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예전에 크라우프가 디네스에게 키스했을 때…무언가를 ‘마우스 투 마우스’로 넘겼을 수도…쿨럭~…설왕설래가 키스의 기본이니…쿨럭~
‘yaiddasya’님…기분이 조금이나마 나아지셨다니…다행입니다…ㅡ_-)/~토닥토닥…아무리 슬프셔도 술과 담배는 멀리하시고요…공부나 일에 집중하시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이도저도 힘들다 싶으면 집중해서 밤새 겜하신 후 푹~ 자는 방법도 좋구요…그러시다 보면 어느 순간 ‘아~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고 정신을 차리게 된다더군요…ㅡ_ㅡ; 이상 카더라 연애통신이었습니다…
‘다크크라이드’님…엥? 그 장면은 그다지 염장이라고는..어디보자…(←다시 읽고 있다)…부들부들…이런 부러븐 넘!!! 뭐 하면서 주무른 거냣!! ㅡ.ㅡ^
‘나만의천사’님…쿨럭~ 그럼 그때 살포시 날아와 제 뒤통수에 혹을 만든 짱돌이…’나만의천사’님 휘하 짱돌 투척부대 였단 말슴이군요…쿨럭~ <(#_ㅜ) 아팠습니다…^_^
'K.S.Ahuelion'님…음…겨우 그정도 유출된 것에서 그정도의 추론을 해 내시다니…대단하십니다…하지만! 맞는다는 보장이 없으니…흐흐흐…
'하레스'님…정답을 맞추셨군요…저도 처음에는 누군인가 했었답니다…워낙에 출현빈도가 적었던 캐릭이라…나름대로의 비중이 상당한데도 말이죠…쿨럭~ 아~ 위에서도 밝혔듯이…상품은 없습네다…
'테르미도르'님…음…굳이 말씀을 드리자면…원래 계획은 전자…이제는 후자…입니다…쿨럭~ 그러나 생각대로 되려나…래리가 있으니…
'제로나인'님…원래 여심이라는 것이 워낙에 예측불가라…물론 작가넘의 마음도 그렇습니다…여자도 아닌넘이…왜 그리 왔다갔다 하는지…ㅡ_ㅡ; 그리고…레나짱의 스토리는…쿨럭~ 죄송합니다…인터넷으로는 연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m(_ _)m
'양아'님…크라우프의 애정행각은…전 벌써 옛날부터 포기한 상태입니다…그리고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 답변해 드릴 수 없는 점…이해하시죠? ^_^; 아니면 대략 낭패~
'피르다룬'님…음…뭐 일단은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찌 되었든…첫 키스…의 상대니까요…게다가 나름대로 터프하고…자상하고…그럭저럭 잘 생겼고…정력도 좋은 것 같고…쿨럭~ 젠장…
'soulschaos'님…쿨럭~ 질문(? 아니 의견이었나? 암튼…)에 대한 답변은 불가 하옵니다…이유는 스토리 유출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작가넘의 시선이 등짝을 후벼파고 있거던요…앗 따거! ㅜ_ㅜ; 이해해 주세요~ 제에발~ ㅠ_ㅠ
'제스'님…언제나 해 주시는 오타지적에 다시 한번더 감사드립니다…m(_ _)m…그나저나…해부학적…쿨럭~ 원츄이옵니이다…
음…상처받은 그대의 영혼에…빛과 신의 가호가…by 카이엔…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12월 11일 수요일 22시 10분 크라우프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이레아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다이레아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조금 소극적인 시에나나 적극적인 에이린과는 달리 다이레아는 남자가 잠자리에서 요구하는 것을 잘 따라주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전의 다소 소극적인 모습에서 많이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려오고 있었고, 크라우프와 함께 즐거움을 찾고 싶어했다. 예전에 다이레아는 여러 남자들을 수시로 만나고는 했었는데, 지금은 자신을 만나기 전 여러 명의 남자를 상대했던 경험만을 살린 채 크라우프 한 사람에게만 애정을 쏟아주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잠자리에서 보여주는 행동이 다분히 기교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주는 이런 즐거움을 한껏 즐기고 싶어했다.
크라우프는 막 샤워를 마쳐 촉촉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다이레아의 등을 한손으로 천천히 쓸어 내렸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손가락 사이로 전해져 오는 부드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다이레아는 자신을 어루만지고 있는 크라우프의 손길을 잠시 음미하는 듯 하더니 팔을 들어 크라우프의 목을 감싼 뒤 키스를 해 왔다. 크라우프도 다이레아의 허리와 목을 끌어 당기며 입술과 혀의 감촉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술이 떨어지자 그와 그녀의 사이에는 가느다란 은색의 실이 잠시 생겨났다가 없어져 버렸다. 크라우프는 그 모습을 보고 빙긋 웃더니 혀를 내밀어 다이레아의 입가에 묻어 있는 타액에 가져갔다. 그리고는 잠시 입술 주변을 애무하더니 곧 귓볼을 입술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다이레아가 간지러운 소리를 내자 크라우프는 귀를 입안 가득 넣고 잠시 간지럽힌 후 목덜미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이레아는 자신의 목과 쇄골을 거쳐 가슴으로 다가가는 크라우프의 뒷머리를 자신의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다이레아의 가슴의 부드러움을 만끽하고 있던 크라우프는 군살이 거의 없는 탄력있는 배를 지나 그녀의 중심부로 향했다.
이미 달아오를대로 달아올라 있던 다이레아를 약올리듯, 크라우프는 열심히 다이레아의 온 몸을 애무해 주었고 그녀는 한참 동안이나 교성을 내지르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크라우프를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는 빙긋 웃음을 지은 뒤 그를 목에서부터 서서히 자극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크라우프는 자신의 크고 단단해진 물건을 입으로 자극하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있었다. 크라우프는 시에나나 에이린에게도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기는 했지만, 시에나는 처음부터 이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에이린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듯 보였다. 시에나에게 처음 이 일을 하라고 했을 때 죽어도 못하겠다고 울먹이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지금은 시에나도 크라우프와 함께 잠자리에 들면 여러가지 재미를 찾고 싶어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 두 사람 모두 움직임이 단순한 편이어서 단순한 자극만을 주고 있는데 비하여 다이레아는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크라우프가 조금 더 환희에 빠지도록 해주고 있었다. 지난번에 어떻게 이렇게 잘하냐고 물었을 때 다이레아는 예전에 매춘 일을 할 때 이런 기술을 가르치는 남자한테 배웠다고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었다.
하지만 그때와는 달리 이제 다이레아는 크라우프만 상대해 주고 있었다. 그런 것 때문인지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이런 식으로 자신을 위해서 봉사해 줄 때마다 참으로 야릇한 기쁨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좋아요?”
한참을 입으로 봉사해 주고 있던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의 것에서 입을 떼내고는 손으로 문지르면서 장난스레 물었다.
“후우······기분 좋은데?”
길게 숨을 내쉬면서 크라우프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히죽 웃으면서 크라우프를 침대로 밀어 쓰러뜨렸다. 그의 허벅지 위에 올라탄 그녀는 서서히 그의 분신을 감싼채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
크라우프가 다이레아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이제는 이런 일에 익숙해질 때도 되었지만 시에나는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기분이 나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했다. 그녀는 잠이 오지않자 잠자리에 들었던 차림 그대로 러닝셔츠에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채로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휴게실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속해 있는 함대는 계속해서 네페르 행성계 쪽으로 후퇴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파일럿들을 비롯한 전투원들은 할 일이 없었다. 운항요원들만이 열심히 자신들의 일에 매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더욱이 바쁘게 도주하고 있을 중이었으니 우주 공간에 나가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일이군······”
시에나는 자기도 모르게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휴게실 쪽으로 들어섰다.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휴게실에 몇 사람만이 음료수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도 근무 교대를 했거나 투입되기 전에 잠시 긴장을 풀려는 사람들로 보였다.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시에나는 야이다가 자동판매기 앞에 있는 테이블에 고개를 숙인 채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에나는 그의 앞쪽에 아무것도 놓여져 있지 않는 것을 보고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카드를 찾았으나 불행히도 동전 몇 개만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음료수를 딱 두개 뽑을 만큼은 되었고 그녀는 동전을 한손에 든 채 그를 향해 다가갔다.
“윙게이트 중사? 뭐 마실래?”
시에나가 자연스럽게 자동 판매기 앞에 서면서 물었다. 하지만 야이다는 듣지 못한 듯 계속 그 자세로 앉아 있었다. 시에나는 야이다가 듣지 못한 것 같아 재차 물었고 야이다는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다가 시에나를 보고 왜 그러냐는 듯 빤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뭐 마시겠냐고?”
시에나는 야이다가 무엇인가 깊이 생각을 하느라고 자신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싶어 다시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야이다는 사주시는 것이라면 아무것이라도 좋다고 대답했다.
“그래!”
그녀는 음료수 캔 두 개를 빼서 야이다에게 하나를 건네 주었다.
“감사합니다. 플레인 준위님.”
야이다의 대답에 시에나는 그의 앞자리에 앉으면서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 옆에서 불러도 못알아 듣네?”
그녀의 말에 야이다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시에나를 바라보았다.
“아니요. 뭐 별로 생각한 것 없어요.”
“왜? 아하! 야이다. 디네스하고 단 둘이서만 자게 되니까 흥분되어서 그러냐?”
“예? 아! 아닙니다. 누가 그런 솜털도 안빠진 애를 건드리겠습니까?”
순간 당황하면서 손을 내젓는 야이다를 보면서 시에나는 음료수캔을 따서 입안에 흘려 넣었다. 그러고 보면 평소에 험악해 보이는 야이다도 당황하는 모습은 꽤나 귀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더욱 야이다를 놀려 주기 위해서 한마디 덧붙였다.
“그래? 샤워할 때 보니까 솜털은 빠졌던데? 피부도 아주 매끄럽고 몸매도 그 정도면 어디가서 빠지지는 않을 껄? 더욱이 나이도 어리잖아?”
놀리는 것이 확실한 듯한 시에나의 얼굴을 보면서 야이다는 순간 시에나도 이런 식으로 농담을 할 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플레인 준위님도 농담을 다 하실줄 아는 군요?”
“내가? 나도 조금은 할 줄 알지······”
시에나는 히죽 웃음을 지으면서 야이다를 바라보았다. 빙긋 미소를 짓던 그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나직히 탄식했다.
“전사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부상자들도 그러하구요.”
“뭐 그렇지······”
씁쓸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시에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야이다는 음료수캔을 따지 않고 만지작 거리기만 하고 있었다.
“빌어먹을······알리시나 말이에요. 어디로 후송되어 버렸는지 알지도 못하게 되어 버렸어요.”
“아마 무사할 꺼야!”
시에나는 알리시나가 소대장이었기 때문에 야이다가 걱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의례적인 대답을 해 주었다. 야이다도 그것을 눈치 챘는지 더이상 그녀를 화제에 올리지 않았고,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빌어먹을······이 놈의 전쟁 말이에요. 대체 우리가 왜 싸우는 거죠?”
갑자기 그가 그렇게 물어오자 시에나는 순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시에나는 얼굴을 조금 굳히며 야이다를 똑바로 바라보았는데,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애써 부정하거나 철회할 뜻이 없어 보였다. 자칫 시에나가 지금 야이다가 한 말을 잘못 해석해서 헌병대에 고발한다면 그는 패배주의자로 낙인 찍혀버려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 너무나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왜 싸우냐고?”
야이다의 물음에 대해서 시에나는 얼굴에 띄고 있던 웃음기를 거두고 정색을 하며 대답해 주었다.
“우리들은 병사들이다. 병사들이 꼭 내가 왜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들 모두는 각자가 맡은 대로 동료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전쟁에 나서는 것이다. 알겠나? 이유야 위에서 알아서 해준다. 우리들은 동료들을 위해서 싸우는 거다. 알겠나?”
그녀의 말에 야이다는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웃고 있었다. 시에나는 그가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 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말을 이었다.
“뭐······이것이야 지겹게도 들어본 것 아닌가? 표면상이야 물론 이렇지만 나는 코프를 위해서 싸우고 있는 거야. 나 한테는 그것 만으로도 충분해!”
의외의 대답이 들려오자 약간 비웃음을 머금고 있던 야이다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환하게 웃음을 터트리면서 자신의 손에 들려져 있던 음료수캔을 따더니 단숨에 비워 버렸다. 그리고는 잠시 목이 막혔는지 가슴을 두어번 두드리면서 기침을 해댔다.
“괜찮아?”
갑자기 웃던 그가 탈이 난 듯 하자 시에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야이다는 한손을 들어 괜찮다는 표시를 했다.
“아! 크흠! 흠! 음······괜찮습니다. 저는 준위님을 사령관에게 꼬리나 치는 여자로 보았었는데······지금 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군요. 아? 오해는 마십시오.”
“뭐 상관 없다. 내가 코프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
별다른 표정의 변화없이 씽긋 웃고 있는 시에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야이다는 갑자기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의미야? 방금의 그것은?”
“예? 아닙니다. 준위님이 왠지 부럽군요.”
그렇게 말하던 야이다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자주 웃으니 시에나는 그가 평소에 보이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감정의 변화가 매우 심한 상태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 야이다와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않던 시에나는 무엇이 그의 감정을 급격하게 변하게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는 없었다.
“······무슨 힘든 일 있나?”
시에나가 조금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대답을 할 것 같지 않았았지만 혹시나 하고 물어봤던 것이었고, 예상대로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