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14
당황하고 있는 벤플리트 제국원수에게 그동안 별다른 발언권이 없었지만 여전히 작전 보좌관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던 래리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이전의 패전 때문에 어지간하면 발언을 자제하고 있던 래리였지만 사령관 이하 사령부 참모진이 너무 당황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각하. 적이 기습 공격을 가해왔다고는 하지만 그 숫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입니다. 침착하게 맞서 나간다면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군에게 깊숙이 침입해 들어왔으니 적을 포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래리가 조용히 충고해 주자 순간 당황하던 벤플리트 제국원수를 비롯해서 파츠 베이스 수뇌는 일시적인 당황함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벤플리트 제국원수는 즉각 슈페펜부르크 중장과 크리스토퍼 라비 소장, 로라 킬러 소장에게 명령을 내려 침입해 들어온 에이센 함대를 저지할 것을 지시했다.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 대장과 뱅상 바리에 대장이 이끄는 8만 척의 함대는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가 가르쳐 준 대로 함대를 진격시켰다. 두 사람은 각자의 휘하 함대에서 속도가 빠른 순양함과 구축함들을 주축으로 각자 4만 척씩으로 공격 함대를 편성했다. 이들은 파츠 베이스 함대의 정찰이 쉽지 않은 소행성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이리나스가 이끄는 에이센 함대의 총 공격이 전 전선에 걸쳐 개시되었을 때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 두 사람이 이끄는 함대는 파츠 베이스 함대 방어선 중 한곳을 단숨에 돌파해 낸 후 전장을 가로질러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로 단숨에 진입해 들어온 것이다. 이리나스는 마치 파츠 베이스 함대의 모든 병력 배치를 훤히 알고 있었던 듯 일목요연하게 뱅상 바리에 대장과 지엘하르트 대장에게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로 접근해 들어가는 항로를 자세히 알려 주었다. 이것으로 이들 두 사람이 이끄는 함대는 적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고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로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접근하는 도중 일부 적과 접촉할 수는 있었지만 그들 모두를 순식간에 궤멸시켰다. 그것만을 제외하고는 거의 저항을 받지 않고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로 우회해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단숨에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에 육박하게 된 지엘하르트 대장과 바리에 대장 모두 행성계 외각에 얇은 범위로 분포되어 있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사정거리 내에 포착하자 즉각 공격 명령을 내렸다.
“쏴라! 단숨에 적을 해치워 버린다!”
아세라는 휘하 바리스타 중대원들을 언제고 출격해 나갈 수 있도록 전투대기 상태로 준비를 갖춰 놓도록 지시를 내리고는 직접 각 중대의 출격 준비 상황을 체크했다.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주변으로 끊임없이 살포되고 있는 통신 방해 장치와 전파 교란 장치 사이를 뚫고 함대가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외각으로 진출한 뒤 곧 이어질 것이 바리스타 전투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소령으로 승진해 처음으로 공중전 전체 지휘관이 된 아세라는 전임자였던 쉬린 소령보다 더욱 신경 써 부대의 출격 상황이나 파일럿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전임자인 카슬 에 쉬린 소령은 중령으로 승진해서 함대의 전투 참모로 들어가게 되었기 때문에 현재 바리스타 대대는 아세라의 지휘 하에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다른 중대장들도 아세라가 대대장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크게 환영하는 눈치였다. 조종 실력도 우수하고 자신들과 오래 같이 싸워온 그녀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세라가 꼼꼼하게 모든 것을 체크하고 전투를 앞둔 파일럿들에게 위로의 말과 사기를 진작시키려 애쓰는 것을 보고는 모든 사람들이 아세라의 열성에 새삼 감탄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하들을 격려하고 있는 아세라는 이런 식의 단독 작전을 상당히 불안하게 느끼고 있었다. 장시간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의 방어 병력과 교전을 벌어야 했고, 자칫하면 적진 한가운데에서 고립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령부에서 이렇게 행동하겠다고 결정을 내렸으니 아세라 같은 군인들로서는 불안해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 대장이나 뱅상 바리에 대장 같은 지휘관들이 자신들이 죽을 것을 뻔히 알고 작전을 승낙했겠냐는 막연한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의 외각에 출현한 에이센 함대는 파츠 베이스 함대에 큰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 함대 지휘관들은 매우 신중하게 행동했다. 초반 당황하기는 했지만 재빨리 함대의 혼란을 수습한 뒤 반격에 나섰다.
홀스트 슈페펜부르크 중장과 크리스토퍼 라비 소장, 로라 킬러 소장이 함대를 수습해 에이센 함대의 정면과 좌우로 각각 반격에 나섰다. 일단 에이센 함대가 은밀하게 근접해 왔기는 하지만 그렇게 숫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금새 알아 차렸기 때문이었다. 에이센 함대는 어림잡아 8만 척 전후였다. 많은 숫자이기는 했지만 단시간에 10만 척 이상의 함대가 반격에 나선다면 최소한 적을 격퇴한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적의 공세 기도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파츠 베이스군 지휘관들은 상황을 상당히 낙관하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이 함대를 수습해 반격에 나서자 곧바로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로 진입하려 하고 있던 에이센 함대와 파츠 베이스 함대 사이에서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격렬한 포격전이 전개 되었다.
양측 모두 잔뜩 기세를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에이센이 전함이 없이 순양함과 구축함들만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파츠 베이스도 마찬가지로 순양함과 구축함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가지고 있는 화력은 엇비슷했다.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 대장과 뱅상 바리에 대장 모두 여러 함대 전투를 경험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전투에 능숙한 면을 보이고 있었다. 그들은 순양함들을 정면에 배치하여 바리어를 최대로 전개시켜 적의 함포 사격을 최대한 저지했다. 그리고 그 뒤쪽에 순양함들을 배치시켜 미사일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파츠 베이스 함대도 그들과 똑같은 전법을 사용하였고, 곧바로 양측의 함대 사이에는 치열한 포격전이 전개되었다. 계속 이런 식의 전투가 계속 이어질 것 같았지만 어느새 양측은 거리를 바짝 좁히고 있었고, 곧바로 적 전투함대를 직접 공격하기 위해 바리스타 부대의 출격이 명령되었다.
출격 명령을 받은 아세라는 짧게 몇 번에 걸쳐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무척이나 긴장되었기 때문이었다.
“모두 준비 되었나! 아군의 포화에 맞지 마라!”
아세라는 설사 죽더라도 적의 총탄에 죽는다면 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휘하 바리스타 파일럿들이 전부 듣도록 이렇게 출격에 앞서 격려사 아닌 격려사를 읊었다.
대대장인 아세라가 가장 먼저 출격의 선두에 선 것은 그녀가 아직 젊고 계속해서 전투를 치러온 지휘관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직까지도 아세라는 앞장서서 싸우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아세라는 격납고의 리프트를 타고 우주 공간으로 발진해 올라오면서 짧게 혀를 찼다. 전방에 선 순양함들 쪽에서 크고 작은 불꽃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숨을 들이 마시고 있던 아세라는 신호에 따라 기체를 발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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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롤벤슨 상장…어디에선가 나온적이 있지요…흐흐흐…
이리나스가 적의 배치를 꿰뚫고 있는 듯한 작전을 세운 이유가…^_^;;;
연휴가 끝났군요…연휴동안 늘어난 것으로는 피로와…뱃살뿐이라는…ㅡ_ㅡ;
…쿨럭~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5…
…설마 아직까지도 도로에 계신분은 안 계시겠지요? 모두 집에 무사히 오셨기를…
…그건 그렇고…조아라…빨리 정상화가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horizon’님…1타를 축하드립니다…쿨럭~ 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저라고 쉬고 싶었겠습니까?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인데요…응? 그런데 그 귀찮아 하는 표정은 무엇이야고요? 더헙~ -ㅁ-; 쓰사사사삭~ ^_^;;;; 제가 언제…보세요 이렇게 웃고 ^_^;; 있잖습니까? 방긋방긋…
‘로이드’님…음…아담은 가능성이 조금 낮습니다…엘레비아가 워낙에 싫어하다보니…하지만 ‘0’는 아니지요…흐흐흐…음…저도 트리멜을 트레멜이라고 적어 놓은 곳이 있을 겁니다…-ㅅ-; 의외로 헷갈리는 이름이더군요…^_^;
‘하얀백작’님…더헙~ -ㅁ-;;;; 언제 바리스타가 유출되었단 말이더냐~ 어쩌냐 작가야~ 우리의 전술적인 우세도 이것으로 종말을 고한 것 같구나~ 하지만 다행히도 ‘구형’인 자카운이라닌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지만…음…이렇게 되면 스부타이를 빨랑 구해야 하는 것인가…ㅡ_ㅡ;…그리고 술 별로 안 마셨습니다…워낙 추워서인지 잘 안넘어 가더라고요…흑…실상은 술집에 들어섰는데…우리가 제일 연장자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술맛이 다 달아났다는 슬픈 전설이…ㅠ_ㅠ;;;
‘창세전쟁’님…음…진짜 잔인한 것은…’어이없는 죽음’이 아닐런지요…실감이 나지 않는 것…나중에 후유증이 그만큼 크게되니…오히려 더 잔인하지 않을런지…음…ㅡ_ㅡ; 무, 물론 아뒤쥔장의 말도 안되는 변명이긴 합니다만…-ㅅ-;;
‘검은묵시록’님…저도 요즘 조아라가 계속 팅기는 바람에 죽겠습니다…한편 올리려면 한 5~6번은 시도해야 하니…낭패입죠…빨리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말입니다…
‘마알’님…뭐…작가나 저나 남자이다 보니…^_^;;; 아, 그리고 칼루야의 경우는 제가 살리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작가넘이 과감하게 보내버리더군요…쩝…응? 하나도 아쉽지 않다고요?…아,네에…-ㅁ-;
‘soulschaos’님…음…하지만 전체적인 지휘능력은 크라우프가 뛰어나지요….예? 이제껏 그런 장면이 없었다구요? 어디어디…(분석중)…더헙~! -ㅁ-;;; 냐하하하핫~ 저도 조조를 가장 좋아한답니다…^_^)/~
‘자다가쿵해쪄’님…음…엘레비아의 포획(…)에 대한 내용은 스토리 유출 방지의 차원에서 작가넘이 함구령을 내린 상태인지라 발설하기는 힘들 듯 하네요…죄송합니다…음…한가지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조금 더 걸려야 가능할 것 같다는 것 정도 입니다…쿨럭~ -ㅅ-;
‘판타로드’님…아쉽게도 캐릭의 대량학살은 제가 어느정도 막았습니다…따라서 많이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_^;; 그리고…’판타로드’님이 예상하셨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는 스토리를 기대한다는 것은 작가넘에는 무리였나 봅니다…아~ 멀고도 먼 작가의 길이여~ 먼산…( ‘.’)>
‘나만의천사’님…오~ 무사히 돌아오셨군요…그나마 귀성보다는 귀경이 상당히 쉬웠다고 하던데요…^_^; 헌데…연참은 무리입니다…설 연휴동안 작가넘이 비축분을 하나도 마련해 놓지 않은 관계로…ㅡ_ㅡ;;; 정말로 비축분이 없습니다…죄송합니다…m(_ _)m
으…술이 안 깨요…ㅡ_ㅡ)/~
…소제목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0^)/~
“어서와라.”
아세라는 앞에서 빔 라이플을 연사해 대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를 포착했다. 그녀가 탑승하고 있는 스부타이는 에이센의 최신형기였고 파츠 베이스군의 세우터에 결코 뒤지는 성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세라는 세우터를 상대할 때도 결코 주눅들거나 하지 않았고 공격적으로 맞서 나갔다. 지금은 지휘관의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선두에 서지는 않았지만 그녀도 아군의 저지선을 돌파해 밀고 들어오는 세우터와 엘원을 차례로 격추시키고 있었다.
파일럿들을 독려하며 전장을 누비고 있던 아세라를 향해 세우터 한 무리가 동시에 덤벼들어 왔다. 아무래도 몇몇 부하들을 이끌고 다니는 아세라가 지휘관인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호위기들이 돌입해 들어온 적과 뒤엉키면서 혼전이 벌어지자 아세라는 순식간에 혼자가 되어 버렸고, 그런 아세라를 노리고 7기의 세우터가 동시에 공격해 왔다. 아세라는 7기나 되는 적 신형기가 자신만을 노리고 공격해 오자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최대한 재빠르게 바리스타를 기동해 적의 첫번째 공격을 회피해 냈다. 그리고 단연히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두 번째 다음번 공격마저 회피해 냈다. 거기에 한술 더 떠 아세라는 빔이 날아온 곳에다가 정확하게 반격을 가했다.
아세라는 정확한 반격을 가해 순식간에 3기의 세우터를 격추시켰다. 아세라가 예상외의 실력으로 자신들의 공격을 피함은 물론 반격까지 가해 3기의 동료를 격추시키자,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듯 나머지 4기의 세우터가 아세라를 향해 빔 라이플을 마구 발사해 대었다. 하지만 그렇게 허둥지둥하며 공격하는 적의 공격에 맞아줄 정도로 아세라의 실력은 낮지 않았다. 그녀는 침착하게 적의 공격을 회피해 낸 후 차례대로 반격을 가해 7기 모두를 격추시켰다.
“죽을 뻔 했네······”
짧게 혀를 차고 있던 아세라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다시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엘윈의 공격을 회피해 낸 후 반격을 가해 엘윈의 바디에 빔을 명중시켜 주었다. 고속으로 기동해 오던 엘윈은 아세라가 발사한 빔에 맞고도 그 자리에서 폭발하지 않고 그녀의 옆으로 스쳐 지나 한참 뒤쪽에서 폭발해 버렸다.
바로 그때 아세라의 눈에 적 2기에게 추격당하고 있는 스부타이의 모습이 보였다. 적에게 추격당하는 아군기를 발견하자 아세라는 곧바로 그 뒤를 따라 들어가 스부타이를 노리던 적기 중 1기를 격추시켰다. 나머지 1기가 놀라 추격을 멈추고 기체의 방향을 바꿔 도주하려 했지만 추격하는 입장에서 추격을 당하는 입장으로 바뀐 적기는 곧이어 날아든 아세라의 빔 공격을 맞고 격추되어 버렸다. 아세라의 구함을 받은 스부타이는 기체를 몇 번 좌우로 흔들어 준 뒤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꾸어 나갔다.
잠깐 숨을 돌릴 틈도 없이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 엘윈과 치라운이 밀고 들어왔다. 순간 치라운이 센서에 반응하자 아세라는 흠칫 놀랐다. 치라운이라고 한다면 예비군 바리스타로 돌려진 것이었다. 일단 식별 신호에 반응하지 않으니 그녀는 상대가 발사해낸 공격을 차례대로 회피해 내고 그 사이로 정확하게 반격을 가해 엘윈과 치라운을 격추시켜 버렸다.
‘치라운이라······’
아세라는 파츠 베이스군에게도 상당수의 치라운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다시 공격해 들어오는 세우터와 엘윈의 반격을 회피해 냈다. 상대가 근거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냈고 아세라는 재빨리 방해 물질을 살포해 낸 후 고속으로 그 자리에서 이탈했다. 그런 그녀의 기체를 따라 사격이 집중 되었지만 아세라는 그 공격을 모두 회피해 버렸고 연속해서 사격을 가해 적기를 격추시켰다. 적기는 아세라를 공격하는 것에만 정신이 팔렸었는지 그녀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격추당했다.
‘의외로 손쉬운데?’
자신쪽으로 덤벼들고 있는 적기를 상대하고 있던 그녀는 짧게 혀를 차며 방심만 하지 않으면 당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적을 끌어 들여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에서 일단 적을 소진시킬 수 있을 만큼 소진시키자는 에드워드 롤벤슨 상장이 제안한 작전은 처음부터 난관을 보이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에이센 함대가 출현한 것도 모자라 각 전선에서부터 후퇴해 오기 시작하고 있는 함대 사이에서의 통신도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에이센이 펼친 강력한 재밍 때뭉이었다. 이 때문에 파츠 베이스군은 이런 식의 작전에 가장 중요시 되는 각 함대와 사령부 사이에서의 유기적인 통신 확보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었고, 방어선에 나가 있던 함대가 현재 어느 정도 선까지 후퇴해 있고 어떤 상태에 빠져 있는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고 있었다.
토리만 벤플리트 제국원수는 처음부터 별다른 대안이 없이 실행하게 된 이 작전이 삐걱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로서는 자칫 방어선에 늘어놓았던 20만 척의 전투 함대만 잃어버릴 수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각 단위 함대 사이와의 통신을 확보하려 애쓰는 동시에 어디에서 적이 출현할지 모르니 전투 준비를 서둘러 갖추도록 지시를 내렸다.
벤플리트 제국원수가 계속해서 전선 부대와 통신을 재개하려 노력한 결과 각 지역에서 에이센 함대의 적극적인 공세를 받아 많은 함대가 고립되어 각개 격파를 당하고 있었고, 에이센 함대가 생각보다 깊숙이 침투해 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리나스는 처음에는 전 지역에서 대해서 공세를 취한 뒤 곳곳에서 집중 돌파를 시도해 파츠 베이스 함대를 토막내 각개 격파하기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 때문에 방어선에서부터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쪽으로 후퇴해 오고 있던 함대 상당수가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되어 버린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겠나?”
현재 사태가 심각함을 깨달은 벤플리트 제국원수가 참모장으로 종군하게 된 에드워드 롤벤슨 상장에게 물었다.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질문 받은 롤벤슨 상장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일단 후퇴해 오는 아군 병력을 수습해 본래 계획대로 반격을 가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만일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에서 철수한다면 전선에 남겨진 함대에게 제대로 소식이 전달되지 못해 더욱 많은 함대가 손실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대답했다.
“현재 일부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지만 그것 때문에 전체 계획을 무너뜨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롤벤슨 상장은 힘을 주어 본래의 계획대로 밀고 나갈 것을 주장했다. 그의 말을 듣고 난 벤플리트 제국원수는 자신이 너무 당황해 있음을 깨닫고는 다시한번 결의를 다졌다. 그런데 그 결의도 잠시 아이크 방면 쪽에서 에이센의 함대 10만여 척 가량이 출현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29일 22시 30분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와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사이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던 파츠 베이스 함대와 에이센 함대는, 어느사이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근처까지 밀려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리나스 휘하의 니콜 아몬드 대장과 조지 월터 부치 대장이 이끄는 함대가 전면에서 전투를 수행하고 있었고, 이들의 뒤쪽으로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식으로 전투를 계속하며 파츠 베이스 함대를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쪽까지 밀어 붙이고 있었다.
이때까지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 대장과 뱅상 바리에 대장이 이끄는 함대는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내부로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적의 병력 중 1/4가량을 붙잡아 두는데 성공한 상태였다.
3월 30일 00시 10분 후방에서 전투를 지휘하고 있던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에게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에 포진한 파츠 베이스 함대가 대략 40만 척에 육박하는 것으로 정찰 결과 파악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40만?”
그 보고를 들은 이리나스의 참모들은 정보보다 20만 척 이상 많다며 모두 깜짝 놀라며 당황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리나스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전체 함대에게 공격해 나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실제로 그정도 숫자는 없을 것이다. 기죽지 말고 전진해 나가라!”
참모들이 불안해하자 이리나스는 적들에게 전투 함대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임을 단정짓고는 그대로 함대를 전진시키도록 지시를 내렸다.
01시 40분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외각으로 진입해 들어온 에이센 함대를 향해 파츠 베이스 함대의 포격이 쏟아졌다. 파츠 베이스 함대의 공격의 선두를 지휘하고 있던 로베르트 피로넨 중장과 레이스 아바스 대장은 공격해 들어오는 에이센 함대를 향해 침착하게 포격을 개시할 것을 지시했다. 이것은 방어선 쪽에서부터 후퇴해 들어오고 있던 아군 함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에이센 함대의 돌격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02시 에이센 함대는 전함과 순양함들을 앞세워 빔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에이센 함대는 자신들이 적보다 숫자가 월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잇었고, 이 우세한 숫자를 앞세워 포격으로 충분히 파츠 베이스 함대의 전력을 소진시킨 뒤 함대 돌격을 개시할 요량임이 분명했다.
에이센 함대는 02시 30분부터 07시까지 쉴 새 없이 파츠 베이스 함대를 향해 빔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댔다. 에이센 함대의 탄약 재고량은 넘쳐날 정도였기 때문에 순양함대는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을 전탄 발사하고 난 뒤 곧바로 후방으로 빠져 재보급을 받은 다음 다시 미사일을 짧은 시간에 전력 사격하는 식으로 공격을 퍼부어 대고 있었다. 게다가 워낙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쉴 새 없이 파츠 베이스 방어선을 향해 포격과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이런 식의 공격이 이어지다 보니 일견 견고해 보였던 파츠 베이스 함대의 방어선이 차츰 무너지기 시작했다. 공격의 초반에 파츠 베이스 함대는 무너진 전선의 균열을 금새 메워 나가고는 했지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에이센 함대의 포격을 받고 있는 지금은 흐트러진 전열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 대장과 뱅상 바리에 대장이 이끄는 8만 척의 전투 함대와 아이크 방면에서부터 진격해 들어온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12만 함대는 파츠 베이스 함대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07시 38분이 되어 가장 먼저 파츠 베이스 함대를 향해 돌진해 들어간 에이센 함대는 조지 월터 부치 대장이었다. 부치 대장은 평소의 다혈질적인 성격답게 자신이 직접 휘하 함대 지휘관들을 이끌고 선두에 서서 휘하 지휘관들을 이끌었다.
“진격하라! 파츠 베이스 함대의 방어선을 단숨에 무너뜨려 버린!.”
부치 대장의 독려와 함께 그의 함대는 먕렬한 속도로 포화를 마구 쏘아대면서 파츠 베이스 함대 방어선을 향해 돌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에이센 함대의 공격을 맞아 파츠 베이스 함대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계속된 미사일 공격과 포격으로 인해 방어선의 전력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이었다.
09시 20분 크라우프는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뒤를 따라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 안쪽으로 진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스크린에는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함대 선두와 파츠 베이스 방어 함대 사이에서 계속해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후방에 위치해 있는 크라우프의 함대는 아직까지 적과 직접적으로 포화를 주고받고 있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전투가 쉽게 진행되고 있는데?”
크라우프는 자신의 옆에서 전황을 주시하고 있던 다이레아를 보며 슬쩍 웃었다. 그의 말을 들은 다이레아는 슬쩍 쑥쓰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크라우프와 다이레아는서로 마주보며 작게 미소를 교환한 뒤 다시 시선을 스크린을 향해 돌렷다. 처음에 그녀는 이번 전투를 꽤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에이센 함대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손쉽게 밀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약간의 농을 섞어 다이레아에게 말을 걸었던 것이다. 물론 크라우프는 다이레아를 책망하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어쨌거나 전투가 쉽게 끝난 다면 그 만큼 기쁜 일도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에이센 함대의 진격은 15시 30분 까지 계속 되었다. 마치 거칠 것이 없을 것 같던 에이센 함대를 향해 파츠 베이스 함대의 반격이 개시된 것은 16시가 다 되어서였다. 그때까지 거칠 것이 없이 진격하고 있던 부치 대장을 향해 파츠 베이스 함대가 맹렬히 반격해 나온 것이다. 갑작스럽다면 갑작스러울 수 있 반격은 어지간한 부치 대장도 질리지 않을 수 없는 맹공격이었다.
파츠 베이스 함대 3만 척이 기습적으로 부치 대장의 함대 측면을 돌파해 들어와 에이센 함대의 선두와 교전을 벌이면서 사방으로 바리스타들을 내보내면서 반격을 가해왔다. 그들은 사방팔방으로 빔과 미사일을 쏘아대고 심지어는 전함들 전진시켜 에이센 전함의 측면을 들이 받아 버리기까지 했다.
이런 맹렬한 공격을 받은 부치 대장은 제대로 함대를 전진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가 함대를 지원해 준 덕분에 에이센 함대는 부치 대장의 함대 안쪽으로 들어와 좌충우돌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완전 포위하며 전선을 계속해서 확대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파츠 베이스 함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서 에이센군은 생각보다 전과를 확대할 수 었었다.
22시 40분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 함대 사이에서 난전이 계속되며 좀처럼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자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자신의 직속 함대인 공격 항공모함 1만 척을 전선에 투입시켰다. 이것으로 단숨에 승패를 결정지어 버릴 작정이었다. 이곳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에 포진해 있는 파츠 베이스 함대만 격파한다면 록세비엔이 주둔하고 있는 얼마간의 병력쯤은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4월 1일 01시 10분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이 지휘하는 함대도 전투에 투입되었다. 최전선에서 계속해서 전투를 수행하고 있던 함대를 대신에 전선에 투입된 것이었다.
이때부터는 사실 전투라고 부르기도 힘든 전투가 계속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학살하는 입장에 있었다. 사방에 흩어져 고립되어 조직적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 함대는 에이센 함대의 일방적인 공격을 받고 차례대로 격침되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함대도 1척에서부터 수십 척에 이르는 소규모 함대를 향해 빔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댔고 항복하기를 거부하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향해 가차없는 공격을 계속했다. 그리고 바리스타 부대를 전력 출격시켜 주변에서 저항을 벌이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를 격추시키는 일을 지휘하고 있었다. 기함 록시나 XI호의 주변으로 파츠 베이스 함대 구축함과 순양함들이 차례대로 침몰하기 시작하고 있었고 크라우프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록시나 XI호의 주변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하는 파츠 베이스 바리스타들은 에이린의 지휘 아래 제대로 접근도 해보지 못한 채 격퇴되어지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전선에서 느긋하게 앉아 있지는 못했지만, 별다른 큰 걱정없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를 감상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불꽃들 하나씩 적게는 한 사람에서부터 많게는 수 백 명씩 집어 삼키고 있는 것이었지만 크라우프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새 크라우프의 함대 주변으로 보이는 파츠 베이스 함대는 정규군 전투함인 순양함과 구축함, 경비함이 아닌 수송함이나 혹은 민간선으로 추정되는 배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거의 일방적으로 파츠 베이스 바리스타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에이린의 기체가 록시나 XI호의 근처로 접근해 왔다. 접근 허가를 요청하는 에이린에게 함장 워크홀 대령이 허가를 내려 주었다. 에이린이 접근해와 근거리 통신을 연결했다.
“무슨 일인가?”
모니터가 열리고 전투 지휘관 쉐프턴 대령이 보고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연결해 주었다. 곧바로 데이터가 전송되어 모니터에 드러났다. 스크린에 비춰지기 시작한는 것은 에이린이 직접 격추시킨 적 바리스타들에 대한 정보였다. 대부분이 아이바쿠 중장형이나 아이바쿠 개량형, 혹은 초기형 아이바쿠 같은 20년 전쟁 초반 모델들이 대부분이었다. 여러가지 개수를 거친 듯 보이기는 했지만 아이바쿠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에이린이 보여준 데이터 중에서 일부는 우주 작업용 포트의 위쪽에 캐논을 장착한 것도 있었다.
“각하! 적 바리스타 부대의 대부분이 구형 아이바쿠나 그렇지 않으면 우주 작업용 포트 같습니다.”
“무엇이라고?”
크라우프는 순간 에이린이 전해주는 데이터를 받고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바쿠 중장형이나 아이바쿠 개량형, 혹은 초기형 아이바쿠 같은 기체들은 20년 전쟁 초반 3, 4년 정도만 사용하던 기체들이었다. 바르디아의 고성능 바리스타에 비한다면 워낙 성능이 뒤떨어졌기 때문이었다. 20년 전쟁의 전쟁 초반 잠깐동안에는 에이센의 주력기었지만 그 이후 계속된 신형기 개발과 바르디아의 고성능 바리스타를 능가하는 바리스타들의 출현으로 후방 경비대에서 조차 사용되지 못하고 전량 민간 시장에 불하되었던 것들이었다. 대부분이 전투용 장비를 제거하고 지상에서의 토목 공사용이나 콜로니 등지에서의 작업용으로 사용되던 것들이었다.
“알겠다. 수고했다. 크라이튼 소령. 공격 지휘를 계속하도록!”
잠시 크라우프가 생각에 빠져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있자 부사령관 지그스문트 대령이 크라우프를 대신해 지시를 내렸다.
에이린은 경례를 올린 후 통신을 끊고 전선으로 돌아갔고, 크라우프는 그녀의 기체가 돌아선 후 추진제를 분사하며 상승해 올라가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원참 아이바쿠라니······그런 구식으로 상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나?”
크라우프는 낮게 중얼거리며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그스문트 대령은 말없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 내용은 방금전에 에이린이 보여 주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가 보기에도 파츠 베이스가 최후의 힘을 짜내고 있었고 이제 자신들은 일방적인 학살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이바쿠와 스부타이라고 한다면 성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방적인 학살이 될 것은 뻔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이 학살만 끝난다면 전쟁이 끝이 날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다. 지그스문트 대령은 크라우프에게 들리지 않도록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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