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27
다이레아도 파츠 베이스군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잘되었다면서 기뻐하고 있었다.
“그래 수고들 많았어.”
크라우프는 이 소식을 지그스문트 대령에게도 전해 주라는 말을 해 주었다.
“알겠습니다. 각하!”
쉐프턴 대령이 경례를 올린 후 밖으로 나갔고 크라우프는 기뻐하는 다이레아를 끌어안고 키스를 퍼부어 댔다.
로드 다바이 시티를 포위하고 있던 에이센의 대병력은 혹시 모를 파츠 베이스군의 계략을 염려하여 잔뜩 경계한 채로 로드 다바이 시티로 진입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군은 저항 없이 무기를 버리고 에이센군에게 투항해 왔다. 이미 항복하기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다.
일요일 오후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준위는 자신의 바리스타 스부타이에 올라 시내로 진입하는 아군 병사들을 호위하고있었다. 에이센군을 환호성으로 맞이하는 파츠 베이스 시민들의 모습, 그리고 길 가운데에 무기를 반납한 채 에이센군이 정한 시 외각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파츠 베이스 잔당군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비록 전쟁에서는 졌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도로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이들 모두를 트럭에 태워 이동시킬 여유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포로들을 걷도록 한 것이다. 물론 파츠 베이스군 패잔병의 모습을 보여주어 병사들의 사기 진작과 시민들에게 에이센이 이겼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상징적인 의미도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군······”
디네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항복한 파츠 베이스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시를 빠져 나오는 파츠 베이스 병사들과는 반대로 에이센군 병사들은 자동 소총을 들고 시내로 진입하고 있었다. 일부는 자동 소총을 어깨에 둘러메고 있기까지 했다.
‘이제 끝이구나.’
디네스는 왼손으로 자신의 눈가를 매만지면서 이제는 더 이상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4시 10분 크라우프는 로드 다바이 시티의 시장 관사에서 파츠 베이스군 지휘관 부르노 엘카토르 대좌라는 남자와 몇 사람의 파츠 베이스군의 주요 지휘관들로 구성된 항복 협상 대표단을 만났다.
“부르노 엘카토르입니다. 소장.”
엘카토르 대좌는 항복을 받기 위해 찾아온 크라우프를 처음 보았을 때 너무나도 젊은 모습에 잠시 그가 에이센군 사령관이 아니라 비서관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엄연히 에이센군 사령관인 크라우프였기 때문에 엘카토르 대좌는 그에게 정식으로 항복하겠다고 밝혔다.
“알겠습니다. 대좌. 부하들의 무기를 모아 여기 있는 게리 쉐프턴 대령이 지정한 곳에 보관시키도록 하십시오.”
그는 정중하면서도 엄숙한 어조로 엘카토르 대좌의 항복을 받아 들였다. 뭐 길게 끌 것도 없이 파츠 베이스군의 정식 항복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크라우프는 자신을 따라온 게리 쉐프턴 대령과 다이레아, 에이린을 비롯한 사람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게리 쉐프턴 대령에게 파츠 베이스군의 무장 해제를 지휘하라는 명령을 내린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 협상 대표단의 모습을 살펴보던 중, 이들 사이에 끼어 있는 크림색 머리의 상위 계급장을 단 여장교에게서 시선이 멈춰 졌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그는 슬쩍 그 장교에게로 다가갔다. 그 장교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로드 다바이 시티의 시장 관사를 나서려다가 자신쪽으로 다가서는 에이센군 사령관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크라우프는 가까이 다가가 그 여장교를 보고난 후에야 자신이 프로스베인에서 보았던 그 여장교라는 확신을 가졌다. 아마도 거의 4, 5년 만에 보는 것인데 그녀의 얼굴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파일럿 슈트를 벗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억에 남아 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오래 간만입니다. 프로스베인 이후 이렇게 뵙는 군요.”
크라우프가 먼저 말을 건네자 모두의 시선이 그 여장교에게 쏘아졌다. 그녀는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에도 별다르게 거북한 기분이 들지 않는지 크라우프를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다른 동료들의 시선에 의아함이 가득해 있었기 때문에 내심 당혹스러울만도 했지만 추호도 흔들림이 없는 말투였다.
“그때 제가 조금 만 더 빨랐다면 소장님께서 이 자리에 서 계시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 제가 감사해야 겠군요.”
크라우프는 자신에게 비참해 지지 않으려고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대답하는 여장교를 보고는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기도 했다. 당당하려 애쓰는 그녀의 모습과 그때 자신을 경멸에 가득 찬 눈으로 보던 파일럿 슈트를 입은 여장교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러고 보면 이런 우연이 다 있군요. 아참! 나는 크라우프 페트릴이라고 합니다.”
“엘레비아 타르고입니다. 각하.”
엘레비아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여장교는 자세를 고쳐 경례를 올렸고 크라우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그녀의 경례를 받았다. 경례를 마친 엘레비아가 뒤돌아서서 다른 동료들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크라우프는 슬쩍 웃음을 지었다.
‘대단한데······’
다시금 짧은 만남이었지만 엘레비아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여성은 크라우프의 기억속에 깊이 남아 있었다.
“누구입니까?”
다이레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크라우프의 곁에 다가와 조심스레 물었다.
“전에 내가 아직 파일럿이었을 때 전장에서 마주쳤었는데······한 번 본적이 있어.”
“예?”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이레아를 보고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며 차분히 대답했다.
“전에 나를 밀어 붙였던 파일럿이야.”
“각하. 방금의 저 파일럿 파츠 베이스의 방송에도 나왔던 에이스 파일럿입니다.”
곁에 있던 에이린과 쉐프턴 대령이 목소리를 크라우프를 일깨워 주었다.
“그런가? 그럼 전범 재판 때 사형 판결을 받겠군······”
크라우프는 대수롭지 않게 그렇게 대답했다. 듣고 있던 다이레아와 에이린의 표정이 일순간 움찔했지만 크라우프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쉐프턴 대령에게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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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 휘우우우우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90…
…저어기 날아 오는 것인 다 돌이란 말인가…ㅡ_ㅡ;
‘나이아가라’님…1타를 축하드립니다…^_^; 그런데 무어라 말씀을 하셔야…답변을 해 드릴터인데…쿨럭~ ㅡ_ㅡ; 암튼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_^)/~
‘창세전쟁’님…음…요즘 작가넘에게는 압박이 잘 먹혀들지 않더군요..이제는 면역이 되어버린 듯…요즘에는 먹을 것으로 꼬시는 중입니다….(애냐…-ㅅ-;;;) 그러니…저주는 제발…
‘검은묵시록’님…궁금한 점은 풀리셨을 듯…더불어 한바탕 전투를 기대하셨다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_^;; 죄송합니다…m(_ _)m
‘마알’님…쿨럭~ 주인공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계시는 듯 하군요…맞습니다…약사빠른 놈이지요…하지만 무모하지도 않지요…나름대로 잘 판단해서 내리는 결론이 잘 맞아 덜어지는 것이니…쩝…^_^;
‘horizon’님…뭐…한바탕 전투를 치룰 수도 있었겠으나…타이밍이 좀…모크엔의 함락이 며칠만 뒤로 미뤄졌더라도 분명히 한바탕 했을 겁니다…견디지 못한 파츠 베이스 잔당군이 뛰쳐 나왔을 테니까요…음…다행이라면 다행이지요…
‘자다가쿵해쪄’님…저랑 천적…이시군요…저는 저격총 하나 달랑 들고 짱박혀 있다가 하나하나 쏘아 잡는 스타일이라서뤼…예전에 메달할 때…최고 전적이 27:1이었다는…물론 킬수가 27입죠…^_^)v
‘판타로드’님…우려하신 대로…싱겁게 끝이 나 버렸습니다…드디어 만나기도 했구요…하지만 재판받아 죽을 가능성이 높다는…ㅡ_ㅡ; 흐흐흐…(또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아뒤쥔장의 검은 오러…)
‘바람의속삭임’님…음…대민방송이라…크라우프놈의 계획에 들어 있을지도 몰르겠지만…어쩝니까? 쓰기도 전에 전쟁이 끝나버렸는데…^_^;;;…뭐…나름대로 무지하게 아쉽습니다…한참 전투중에 갑작스레 찾아오는 정적…이라는 것을 묘사해 보고 싶었으나…쿨럭~ 작가넘의 농간에…ㅡ_ㅡ;
‘英雄’님…서…성인폰팅…쿨럭~ ㅡ_ㅡ; 참 엽기발랄하신 생각을 하셨군요…뭐…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 생각되긴 합니다만…그나저나…예상하신 것이 어긋났군요…^_^;
‘하레스’님…다행히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_^; 음..어쩌면 긴박한 전투씬(…언제 그런게 있었냐고 하신다면 낭패…)을 기대하셨다면 나쁜 소식일 수도 있겠군요…^_^;;;
그럼…슈로대를 끝냈으니…이제 무얼 한단 말이냐…PS2겜 중에서 할만한 것을 추천해 BoA요…^^;
…소제목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0^)/~
엘레비아는 항복하러 간 상태에서 크라우프를 직접 보게 되었을 때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었다. 자신에게 치욕을 안겨준 사내였고 그간 수없이 그를 생각하며 원한을 불태우기도 헸었지만, 막상 직접 얼굴을 보게되니 아무런 감정도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자 먼저 말을 건네는 것 자체도 어색해 그냥 조용히 서 있었다. 그리고 크라우프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것 같아 그냥 지나가 버리려고 했었다.
그런데 항복에 대한 모든 절차가 끝나고 그가 자신을 알아보고 다가와 오래간만이라는 말을 건넸을 때에는 하도 놀라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잘 대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사진에서처럼 환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다가왔지만 정작 자신은 굳은 표정을 지었던 것 같았다. 워낙에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경황이 없는 와중에 만난 것이었으니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던 일이기는 했다.
“적 사령관하고 아는 사이야?”
뜻밖에도 에이센 사령관이 그녀를 보고 아는 체를 한 것 때문에 같이 간 장교들이 놀란 표정으로 엘레비아를 보며 물었다.
“전장에서 만났어요. 바리스타 전투 도중에······말이죠.”
그녀는 자신이 겪었던 사실 그대로 말하려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도중에 말을 바꾸었다. 교전중 에이센 사령관이 탑승한 바리스타와 교전을 벌였었는데 상대 바리스타와 맞찔린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때 동시에 탈출했는데 상대 파일럿이 바로 저 사령관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군.”
듣고 있던 장교들은 그럴수도 있겠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모두들 엘레비아가 파일럿이고 파일럿은 전투중 여러번 기체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다들 그 말을 믿는 눈치였다. 그러나 엘레비아의 경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고개를 갸웃했을 것이다. 왜냫면 그녀는 아이크 행성계의 로드 멜비스에서 벌어졌던 전투에서 1번 기체를 상실했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기체를 상실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엘레비아는 프로스베인에서 상대 파일럿이었던 적 사령관과 콕핏속까지 들어와 격투를 벌였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다. 아니 사실 말한다고 해도 뭐 어떻게 될 일은 아니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나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장교들도 그냥 궁금했기 때문이었는지 더 이상 캐묻거나 하지 않았다. 사실 다 끝난 마당에 그런 일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에이센군이 지정해 준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장교들 모두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동중에 아담 조슈아 디제 상위는 오히려 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렇지만 엘레비아를 비롯해 다른 장교들 모두 착잡한 기분이었다. 특히 부르노 엘카토르 대좌는 항복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자결해 버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듯 했다. 항복하리라 결심했던 당시에는 책임을 져야 하는 고위 장교가 필요할 것이라는 말을 하며 자결하지 않았다. 자신이 책임지면 하다못해 병사들은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 아니겠냐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켰다. 사실 맞는 말이기는 했다. 하지만 부르노 엘카토르 대좌는 지금 허망한 눈빛을 숙인채 묵묵히 걷고 있을 따름이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4년 5월 3일 06시 정각. 록세비엔의 파츠 베이스 정부가 무조건 항복했다. 모크엔 행성계가 함락되고 에이센의 대병력이 록세비엔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하니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항복 협상은 파츠 베이스군 프리드리히 프라우 식스톤 차수와 에드워드 롤벤슨 상장이 맡았다. 사실 협상이라는 것은 그들이 내세운 마지막 자존심이나 마찬가지 였고, 실상 파츠 베이스군은 에이센군에게 무조건 항복한 것이었다.
오래간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숙면을 취했던 크라우프는 당직 근무를 섰던 다이레아에게 록세비엔의 파츠 베이스군이 항복해 왔다는 정식 보고를 받았다.
“······이제 완전히 끝이군······”
파츠 베이스가 완전히 항복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크라우프가 허탈한 듯 내뱉은 말이었다. 파츠 베이스가 이제 완전히 항복했으니 이제 오래 끌어왔던 전쟁이 완전히 끝나 버린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허탈함이 가득한 말을 내뱉은 크라우프는 07시 정각 직접 전 장병들에게 파츠 베이스의 록세비엔 행성계가 완전 항복했음을 알렸다.
“모두 잘 들어라······금일 06시 록세비엔은 우리 에이센에게 완전 항복했다. 이제 전쟁은 끝났다.”
크라우프는 간단한 말로 하게 병사들에게 전쟁이 끝났음을 선언했다.
크라우프가 한 전쟁 중단 선언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로드 다바이 시내는 에이센 병사들이 허공에다가 쏘아대는 총소리와 환호성 때문에 떠들썩해 졌다.
엘레비아는 임시로 지어진 포로 수용 시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여러 사람이 들어가 있어 잠을 잘 못잘 것 같았는데, 이제는 다끝났다는 생각에 편안한 기분이 들었는지 정신없이 잠을 잤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숙면은 밖에서 나는 요란한 총소리와 함성 소리 때문에 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야?”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엘레비아를 보고 근처에 있던 다른 누군가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이제 완전히 끝났어······”
엘레비아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언뜻 이해할 수 없어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그 말뜻을 이해하고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엘레비아가 밖으로 나왔을 때 에이센 경비병들은 허공에다가 총을 쏘아대며 서로 끌어안으며 기뻐하고 있었다. 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집에 돌아갈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기뻐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너희들도 집에 갈 수 있을 꺼야!”
경비병들은 갑자기 경비병들이 허공에다 총을 쏴대며 소리를 질러대는 것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던 포로들을 향해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위협이나 적대적인 목소리가 아니라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외침이었다.
5월 3일 월요일 13시. 크라우프는 로드 다비이 시티에 200기의 바리스타와 8천 명의 보병, 그리고 2천 명의 강습해병대원들을 남겨 두고 잔여 병력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시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 재개도 선언했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에게 포로들을 수송함과 수송기에 옮겨 태워 모두 시스 시티 교외로 이송시키도록 지시를 내렸다. 아직까지 상부에서 포로들을 어떻게 처리하라는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는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일단 보고서를 작성해 사령부에 올리기는 했지만 별다른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에게서 넘겨받은 무기에 대해서도 임의로 처분할 수 없었다. 파츠 베이스 잔당들이 넘겨준 무기도 엄연하게 전리품으로서 국가의 재산이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하는 수 없이 이 모든 것들을 수송함에 싣고 시스 시티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5월 5일 수요일 크라우프는 시스 시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그스문트 대령은 먼저 옮겨진 포로들을 시스 시티 남쪽 황야에 임시 포로수용소를 만들어 그들을 수용하게 했다.
5월 13일 목요일 에이센 함대가 파츠 베이스의 수도 록세비엔이 입성했다. 록세비엔은 이미 항복한 뒤였기 때문에 에이센군은 별다른 저항 없이 록세비엔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14일 08시 파츠 베이스의 수도성인 호트런의 황궁에 들어선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피델 아론 종신 내각 총리와 파츠 베이스 국방장관 토리만 벤플리트 제국원수를 위시로한 파츠 베이스군 지휘부의 정식 항복을 받았다. 수많은 종군 기자들이 몰려들어 이 사실을 취재하는데 열을 올렸다. 수많은 종군 기자들을 통해 상황이 생중계 되는 가운데 이리나스는 파츠 베이스의 대표자들의 항복을 정식으로 받아 들였다.
5월 15일 09시 파츠 베이스의 수도 호트런에 들어선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전후 처리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리나스는 공식적으로 파츠 베이스의 멸망을 선언했다. 그리고 옛 파츠 베이스 지역을 모두 황제에게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파츠 베이스 지역의 모든 행성이며 자산이 황실로 귀속됨을 선언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파츠 베이스 시민들에게 주민 등록을 다시 실시함을 밝혔다. 주민 등록을 한다면 에이센 시민권을 재부여함과 동시에 에이센 시민으로서 마땅히 받아야할 권리를 부여해 주겠다는 것을 선언했다. 이것은 에이센 시민으로서 군대의 보호와 구호 식량을 받을 권리를 부여 받은 것을 의미했다. 아울러 이리나스는 파츠 베이스군 포로들에 대한 처분도 결정했다. 일단 징집된 병사들 중 중사 이하의 병사들에 대해서는 전원 귀향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징집된 예비군 병력들에게 대해서도 전원 귀향 조치를 하도로 지시를 내렸다. 그렇지만 석방하도록 명령된 포로들은 중사 이하의 계급을 가진 병사들에게 해당 되었고 나머지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5월 18일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에 하만 바이파에서부터 출발한 후속 점령 부대가 도착했다. 이들은 다수의 식량과 육상 전투 부대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의 함대보다는 룸네의 행성 점령 유지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5월 20일 크라우프는 우주 공격군 함대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 대장 함대로의 임시 편입을 명령 받았다. 그리고 5월 25일 까지 후속 점령 부대에게 모든 상황을 인계하고 현재 위치하고 있는 룸네에서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와 합류해 하만 바이파로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만 바이파?”
본래 아이크 군관구 소속이었던 크라우프의 함대는 뜻밖에도 하만 바이파로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 것이다. 뜻밖의 명령이었지만 사령부의 정식 명령이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의 명령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억류하고 있는 포로들에 대해서도 지시가 있었는데, 그 명령은 크라우프 함대가 이들을 모두 이끌고 하만 바이파로 귀환하라는 것이었다. 이런 일련의 조치에 크라우프는 후속 함대에 현재 점령 지역을 넘겨주고 후방으로 빠지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고 했지만 포로들까지 함께 하만 바이파로 이송시키라는 명령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에이센군 수뇌부가 반란군 토벌에 대한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반란자들에 대해 정식 재판을 준비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사령부는 억지로 끌려온 병사들에 대해서는 모두 귀향 조치시킨다 하더라도 반란 주동자들에 대해서는 정식 재판을 열 생각이었던 것이다.
크라우프는 주모자인 고위 장성들 일부만 처벌하고 나머지는 석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에이센군 수뇌부의 생각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이 사령부의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하만 바이파로 귀환한다는 병사들의 환호성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누가 퍼트렸는지 하만 바이파에서 아이크와 하만 바이파 등지에서 징집되어 종군한 복무 기간이 만료된 병사들을 제대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나갔다. 지엘하르트 대장의 우주 공격군 함대가 더불어 베르베라로 귀환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나돈 이런 소문들은 나름대로 타당해 보이는 근거까지 갖추어 병사들 사이에서 하나의 확실한 사실로 굳어져 버리고 있었다. 크라우프의 함대와 5년 가까이 베르베라의 크라펠 주류기지에서 이곳 파츠 베이스군을 토벌하기 위해 출격해 있는 지엘하르트 대장의 우주 공격군 함대를 베르베라로 귀환시키는 까닭은 그것밖에는 없다는 그럴싸한 이유를 동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견하기에도 신빙성이 있는 소문이었다. 크라우프가 받은 명령은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와 더불어 하만 바이파로 이동하라는 것이었는데 병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 이후의 일까지 예정된 것처럼 인식되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5월 25일 크라우프는 남아 있는 남·녀 포로들을 구분해서 포로들을 수송함에 옮겨 태운 뒤 룸네의 점령을 후속 부대 사령관에게 넘겨주었다.
“잘 부탁합니다.”
서로 간단한 이임식을 마치고 난 뒤 후속 부대 사령관이 크라우프를 보고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제 고향인 베르베라에 가보렵니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병사들이 가족들 얼굴도 보지 못한지 5년 이상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크라우프는 그렇게 말을 해 주며 자신이 이끄는 함대와 더불어 궤도로 올라가 이미 철수 준비를 마친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와 합류할 수 있었다.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 이하 5,838척. 임시로 지엘하르트 대장님 휘하로 편입을 명받았습니다.”
크라우프는 통신상으로 인사를 하지 않고 직접 지엘하르트 대장을 찾아가 임시 편입 신고를 했고 지엘하르트 대장은 잘 해보자며 그의 편입을 받아 들였다.
“그래 잘 부탁하네. 소장”
서로 여러 전장에서 함께 싸운 사이였지만 크라우프는 지엘하르트 대장과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며 직접 대화를 나누어 본 것이었다. 지엘하르트 대장은 푸근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먼저 악수까지 건네기도 했다. 그리고는 그간 고생이 많았다며 어깨를 두드려 주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