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28
격려를 받은 크라우프는 자신의 기함 록시나 XI호로 되돌아 왔다. 지엘하르트 대장 함대의 후미에 따르도록 지시를 받은 크라우프는 기꺼이 지엘하르트 대장의 명령에 따랐다.
이런 재빠른 함대 철수는 후속 점령 부대가 재빨리 진주한 영향이 컸다. 점령부대의 대부분은 다곤 지역 총독이 황제의 칙명으로 집결시켜 후속 지원한 함대 병력들이었다. 이들의 신속한 진주 때문에 에이센군 수뇌부는 2년 가까이 전쟁에 종군하게 된 함대 병력들을 신속히 귀환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후속 점령 부대에 점령한 행성들을 넘겨주고 하만 바이파로 귀환을 서두르고 있는 에이센군 함대 장병들의 사기는 드높아져 있었다. 이제 전선에서 귀환하는 장병들은 신년은 가족들과 보낼 것이라면서 잔뜩 기대들을 하고 있었다.
5월 28일 디네스는 이제 하만 바이파로 귀환하는 배안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소대원들을 잃지 않아도 되었고, 자신과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디네스는 하만 바이파에 도착하면 휴가를 받아 귀향할 예정이었다. 일단 지난 시간 동안 제대로 휴가라는 것을 받아보지 못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같은 소대의 야이다는 알리시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고, 정비반장 발레리는 결혼을 약속한 쉐프턴 대령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 졌다. 그러고 보면 알리시나도 야이다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것 같았고 정비반장 발레리는 쉐프턴 대령과 결혼 약속을 잡아 놓은 상태였다.
‘나만 혼자인가?’
디네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당당하게 같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부러웠는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디네스는 애써 그런 기분을 지우며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더 기뻐하도록 노력했다.
5월 30일 15시 30분 디네스는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의 호출을 받아 그의 방으로 들어섰다. 예전에 그가 소대장이었을 때에는 같은 방에서 있었지만, 이제 크라우프는 준위인 디네스로서는 감히 올려보기도 힘든 상대가 되어 버렸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준위, 부르심 받고 왔습니다.”
디네스가 경례를 올리고 크라우프의 앞에 섰을 때 크라우프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서류에 사인들을 해주고 있었다. 그는 디네스를 바라본 후 슬쩍 웃어 주었다. 그리고는 왼손을 뻗어 자신의 책상 앞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잠깐 앉아 있으라는 말을 했다.
“잠깐만. 이것만 사인하면 끝나니까.”
그는 씽긋 웃으면서 다시 서류에 시선을 돌려 펜으로 열심히 사인을 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는 미안한 듯한 어투로 변명을 했다.
“사령관이 되면 이렇게 서류에 사인해 주는 일이 더 많아져서 귀찮아.”
“신경쓰지 말고 편안히 해 주십시오.”
디네스는 그냥 기다리라고만 해도 될 것을 애써 배려해 주는 크리우프가 고맙게 느껴졌다. 그녀는 살포시 자리에 앉아 크라우프가 서류에 시선을 묻고 그것을 검토해 보며 사인을 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곧 그가 말한 대로 서류에 사인해 주는 일이 끝이 났고, 크라우프는 씽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디네스도 일어서려 했지만 그는 그냥 앉아 있으라고 말 한 뒤 디네스의 앞자리에 앉았다.
“무슨 일이신지······”
디네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고 그는 엷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른 것이 아니고 이제 디네스는 하만 바이파에서 프로스베인에 있는 고향집에 돌아갈 생각이지?”
“그렇습니다. 휴가 신청도 냈습니다.”
디네스가 자세를 똑바로 하며 대답을 했다. 사실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며 갑자기 자신과 함께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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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조아라가 또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는 군요…어허…
음…이제 슬슬…디네스에게 본격적인 작업을 거는 크라우프…
…디네스~ 넘어가면 안돼~ 그놈 선수야~ ㅡ_ㅡ;
…파츠 베이스가 너무 싱겁게 끝났다고 하실 분들이 많을 텐데요…사실…우리가 끝까지 결사적으로 저항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된 것은 단무지국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 나라의 만화나 소설을 보면…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는 것이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그들이 그것을 자꾸 강조하는 이유가…과거 2차대전에서 항복하지 않고 본토결전을 벌이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그때 싸웠다면 지지 않았을 텐데…하면서 말이죠…
음…너무 주관적인가요…^_^; 하지만 걔네덜이 최근(뭐, 옛날부터 그랬지만) 하는 짓거리를 보면…쿨럭~ 그래서 이번에 파츠 베이스의 결말을 약간은 허무하게 했습니다…뭐…돌을 던지시겠다면…재빨리 피하지요 뭐…^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91..
‘창세전쟁’님…1타를 축하드립니다…음…여러가지 뒷정리를 하려면 시간을 좀 잡아먹을테니…아마 조금 있다가 원하시는 장면이 나올 것 같습니다…^_^; 느긋하게 기다려 주세요…
‘하레스’님…크라우프는 사실을 이야기한 것 뿐입니다…재판을 열어 죄과에 따라 판결이 다르겠지만, 엘레비아는 에이센의 군인들을 수없이 학살한 사실이 ‘TV에 방영될 정도로 유명한’ 파일럿이기 때문에 결과는 뻔하지요…사형…쿨럭~ 음…그냥 죽여버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horizon’님…레벨이나 숙련도에는 상관하지 않고 승리조건만 만족시키는 전투를 계속하면 위외로 짧더군요…57화밖에 되지 않는데다가…상당히 쉽더라는…그래서 한번 더 깰까…생각중입니다…MX는 너무 비싸더군요…9만원의 압박…쿨럭~ 중고나 사야겠군…
‘BMarie’님…솔직히 저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저 바람둥이 녀석이 저리 담담하게 말을 하다니…하지만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주변에도 꽃이 많은데 굳이….음…하지만 역시 아깝다는…요즘 숫처녀 구경하기가 얼마나 힘든데…쿨럭~ ㅡ_ㅡ;
‘버드아이스’님…음…아마도 둘 중 하나는 확실하겠지요…작가넘의 특성상…새 여자가 생겼는데 그냥 넘어갈리는 없으니…쿨럭~
‘나만의천사’님…어허허…이 소설은 전쟁소설이지…19推 소설이 아닙니다…쿨럭~ 뭐…H신이야 양념같은 것이고…주는 전쟁이나 정치얘기이니…다 정리가 되어야 가능할 듯…쿨럭~ 그러니 짱돌은 나중에…
‘파란만장’님…드릴 말씀이 없군요…단 한마디…”뜨끔!!!” 헉…-ㅁ-;;;;
‘판타로드’님…크라우프의 평소 모습(잔머리 굴리기, 기회 보아서 대쉬하기, 약점 잡아 협박(?)하기, 나만 믿으라고 회유하기, 때때로 약한 모습을 보이며 모성애 자극하기…등등)을 생각해 보신다면…아마도 작전이 대충 나오지 않을까..싶습니다…
‘제스’님…음…적법한 절차라…사형수를 석방시키는 데에는 그가 죽을 죄를 짓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와야 하는데 엘레비아의 경우에는 그 증거가 워낙에 확실하니…쿨럭~ 자…과연 어찌될 것인가~!!!
‘히로스’님…크라우프의 작업실력은 그리 대단한게 아니지 않습니까? 진자 대단한 녀석은…가만히 있는데도 여자측에서 먼저 다가오는 경우이지요…쿨럭~ 제 건너건너 사람 중에 한명…그런 분이 있는데…쿨럭~ 매번 볼 때마다 팔짱끼고 있는 여자가 다르다는…쿨럭~ 아…씨앙…그런 X들이 다 차지하고 있으니 나한테까지 차례가 안오지…ㅠ_ㅠ
‘자다가쿵해쪄’님…음…뭐랄까요…주인공이 뭐든지 다 하는 것도 좋지만…저랑 작가넘은 그런 종류(소위 먼치킨)를 무척 싫어해서요…주인공이 다 하려면 파츠 베이스를 크라우프 혼자 멸망시켜야 하지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시간적 공간적으로 말이죠)하니…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지요…음…^_^;; 그리고 엘레비아의 동료들 중에…크라우프와 만났을 당시부터 싸웠던 동료들은 하나도 없습니다…다 죽었지요…ㅡ_ㅡ;
‘검정하늘’님…아~ 게임을 추천해 주셔서감사합니다~ ^_^)/~ 음…추천해 주신 게임을 사기전에 일단 정보를 모아야 할 듯…잘 모르는 게임들이라…쿨럭~ ㅡ_ㅡ; 테일즈는 압니다만…PS1용 1탄도 아직까지 봉인중인지라…RPG는 시간이 쿨럭~ ㅠ_ㅠ;
‘soulschaos’님…핫~ -ㅅ-; 오타 지적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m(_ _)m 음…아무리 노력해도 이놈의 오타병은 고쳐지지 않는구요…역시 나에게는 불치병이었던 것이야…( ‘_’)> 음…그리고 개인적으로 전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제일 좋지 않겠습니까? ^_^;
‘바람의속삭임’님…음…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갱생이라…음…좋아요~ 좋아요~ ^0^)/~ 하지만 작가넘이 그냥 죽여버리면 끝이라는…어이~ 작가야…회계의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겠냐…
‘다크크라이드’님…쿨럭~ 어쩐지…끝도없이 날아온다 했습니다…별 수 없군요…참호를 파고 들어 앉아야 겠다는…그러나 대포를 끌고 오신다면 대략 낭패…ㅡ_ㅡ;
‘무쏘’님…음…실미도를 보지 않은 관계로…무슨 말씀을 하시는지…^_^;; 음…실미도를 보지 않은 이유는 쿨럭~ 혼자 청승맞게 극장 가기 뭐해서라는…ㅠ_ㅠ 크흑~ 솔로의 설움이여…
‘검은묵시록’님…극적인 반전이라…가장 극적인 것은 크라우프가 저격수의 총에 사살당하여 이대로 소설이 끝나는 것 이상이 없다는…쿨럭~ ^_^;;;
‘英雄’님…쿨럭~ 영화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이 느껴지는…음…한말씀 드리자면…영화는 사ㅣㄹ을 바탕으로 한 것이든아니든…’저어낸’ 이야기 이며 ‘과장돤’ 이야기라는 것입니다…음…영화를 국가 이미지 홍보에 이용하는 쌀국의 경우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듯…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보면 미군이 가장 열심히 싸운 것 같지만…실제로 2차 대전은 독일과 소련의 유럽전선과…미국, 영국과 일본의 태평양 전선으로 나뉘지요…격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제일 겨렬했던 것은 아니지요…^_^; 그러나 우리가 알기로는 미군이 다 싸워 이겼다라고 안다는…역시 영화의 힘이지요…진실을 왜곡하는…ㅡ_ㅡ; 다 돈이 웬수죠…
‘파란강아지’님…음…혹시 모르지요…만행을 저지를 지…┌(^_^)┘
…벌써 1년…하아~
…소제목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0^)/~
디네스는 갑작스러운 크라우프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다른 것이 아니고······이번에 수도에 돌아가면 수도 방어 사령부 함대 지휘관 자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
“네?”
뜻밖의 말을 듣고난 디네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은 디네스도 그 함대에 함께 와 주었으면 해서 말이야.”
크라우프가 다정하게 말을 건네자 디네스는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마구 뛰었다. 에이센 군인으로서 수도 방어 사령부에 들어간다는 것은 곧 큰 영광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크라우프의 미소를 보고나니 예전에 그가 갑작스레 키스를 건네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각하 제가······”
디네스가 말끝을 흐리고 있자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며 디네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런 크라우프의 말과 표정에 마치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네스에게는 충분히 자격이 있어. 그 동안 쌓은 전투 경험도 이대로 제대를 해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뭐 당연하게 디네스는 소위가 될 테고······우리가 그 동안 함께한 시간이 너무 안타깝지 않겠어?”
디네스는 크라우프의 부드러운 말투에서 그가 자신을 무척 아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왠지 더할 수 없이 기뻤다.
“감사합니다. 저 같은 것도 필요 있으시다면······”
디네스가 약간 말을 아끼며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사실 디네스는 군대를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잇었지만, 만약 군대를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사회에 나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도 많았었다. 그런데 크라우프가 자신을 수도 방어 사령부로 끌어 들이고 싶어 한다는 말을 하자 군에 잔류하는 쪽으로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좋습니다. 각하 하지만 프로스베인에 있는 가족들을······”
“물론이지······신년은 가족들과 함께 맞도록 해······디네스는 그 동안 수고 많았으니까 말이야.”
“감사합니다. 각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크라우프가 말해준 대로라면 디네스는 16세에 하사로 임관해 21세에 소위가 되는 것이다. 정식 사관학교를 거치지 않고 소위가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그렇지만 디네스는 지금 자신의 출세를 약속 받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유혹은 쉽게 떨쳐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디네스로서는 무엇보다도 크라우프가 자신을 이렇게 배려해 주고 아껴 준다는 생각이 들자 더할 수 없이 기뻤다.
디네스는 크라우프에게 경례를 하고 나오면서도 쉽게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소장이 된 크라우프가 자신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되었고 그것이 더할 수 없이 기뻤기 때문이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4년 6월 16일 록세비엔에 주둔하고 있던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행성의 점령을 후속 점령 부대에게 넘기고 전선에 참가한 함대 병력들과 더불어 베르베라로의 귀환길에 올랐다. 황제 게르트 하우츠의 칙명으로 263년의 5월 3일 작전에 참가한 에이센 함대의 전 장병들을 전선에서 귀환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준비기간까지 합치면 2년 가까이 전선에서 활약한 장병들을 귀환시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게르트 하우츠 황제의 칙명이었다. 이런 조치 때문에 이제 파츠 베이스의 항복으로 전쟁이 끝나기는 했지만 언제 집에 갈지 몰라 불안해하던 병사들은 크게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록세비엔에서 게르트 하우츠 황제 폐하 만세를 외치는 병사들의 환호성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을 때 우주함대 사령장관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후임 지휘관에게 록세비엔 방어 임무를 공식적으로 넘겼다. 이로서 이리나스는 전쟁이 끝난후 자신과 함께 록세비엔에 남아 있던 함대 전 장병들과 더불어 수도로의 귀환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일단 록세비엔을 출발한 함대가 하만 바이파에 도착 것이 8월 중순 쯤이 될 것이고, 하만 바이파에서부터 로이드를 거쳐 베르베라에 도착한다면 10월 중순이나 11월 초순쯤이 될 것이었다. 전쟁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베르베라로 귀환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되었다.
크라우프는 베르베라로 장거리 전화를 걸어 카레나와 오랫동안 통화를 했다. 전화가 연결 되고 카레나는 반갑게 크라우프를 바라보면서 우선 그의 안부를 물었다.
“저야 뭐······잘 지냅니다.”
“그래 이제 귀환하게 되었지? 후속 병력이 들어갔으니 전선 병력은 늦어도 6월 20일 까지는 모두 전선에서 빼내 베르베라로 집결 시킨다고 하더라.”
카레나는 뉴스에서 전승 소식으로 온통 난리라고 하면서
“너는 한 9월 말이나 10월 초순쯤이면 베르베라에 오겠다. 대대적으로 퍼레이드 하고 전승 기념행사 할 것이라고 하던데······크게 파티도 열릴 것 같은데 너 좋겠다. 연예인들도 많이 불러올 것 같던데 말이야.”
“하핫······예······그때 뵙죠. 카레나 누님. 아! 누님은 드레스 입으시면 참 멋지실 것 같아요.”
크라우프는 초장거리 통신상으로 약간 얼굴이 뿌옇게 보이는 화면이었지만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카레나는 어떻게 보아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짓궂게 말을 하는 크라우프를 보고 카레나는 히죽 웃어 주기만 했다.
“그래. 아참! 아버님과 어머님들께서 네 여자들도 좀 보고 싶어 하시더라.”
“알고 계시죠?”
“응 내가 말씀 드렸지. 뭐 상관없잖아? 시에나도 원래 그러라고 곁에 있도록 해준 것 아니야?”
카레나는 당연하든 듯 크라우프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는 씁쓸히 웃으며 자신이 궁금해 하던 것을 물었다.
“그나저나 포로들은 왜 데려간답니까? 이곳에서 이야기는 무슨 퍼레이드 할 때 길거리를 걷게 하고 죄가를 따져 재판을 열 것이라고 하던데요.”
크라우프의 질문을 듣고 있던 카레나는 목소리가 모두 전달되자 맞는 말이라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요즘 한창 재판 준비를 하고 있어······고위 장성들 중에서 누구더라?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아마 무기 징역이나 아니면······사형 판결을 받게 될 것 같아. 그리고 전공 많은 군인들도 비슷하게 판결 받겠지.”
카레나가 대답을 해 주자 크라우프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슬쩍 웃으며 부탁조로 말을 이었다.
“역시 그렇군요. 그나저나 카레나 누님 제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
“뭔데? 내가 들어 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들어줄께······네가 부탁하는데 내가 거절하지 않는다는 것 잘 알고 있잖아?”
크라우프는 가능할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잠시 크라우프의 부탁을 듣고 난 카레나는 갑자기 크라우프가 민망할 정도로 크게 웃어 버렸다. 한참을 웃고 난 카레나는 겨우 진정을 하고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뭐야 너······그래 알겠다. 겨우 그런 것쯤이야. 이 카레나 스쿠비의 능력을 너무 낮게 보지 말라구······그나저나 너 대단하다. 듣기로 너 카디나 크렐 대장의 큰 딸도 욕심냈다면서?”
“아세라요? 알고 계시네요.”
“그래. 허참 대단하다.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니까······애를 하나씩만 낳게 해도 괜찮겠는데?”
카레나는 약간 빈정대듯 말을 했지만 크라우프는 부끄러운 듯 웃고만 있었다. 그런 크라우프의 마음을 이해했다는 듯 카레나는 다시 한동안 웃더니 그럼 부탁한 대로 해 주겠다고 대답하며 베르베라에서 보자고 말했다.
“예.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누님.”
“나야 언제나 건강하지. 아! 마지막으로 요즘 디나에게 남자 친구 생긴 것 같더라.”
카레나는 씽긋 웃으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네?”
뜻밖의 말을 듣고 난 크라우프가 말끝을 높이자 카레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조금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너는 디나가 언제까지 처녀로 살기만 바란 것 아니겠지?”
“아니요. 전혀요. 어떤 사람인지는 누님께서 알아서 잘 해 주실 테니까요.”
“맞아······언제 우리들 끼리 만나 보자꾸나. 요즘 전화만 하고 가끔 저녁 식사만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수녀원 출신인 디나 치고는 아주 큰 발전 아니겠니?”
“예.”
“그래 그럼 건강하고 시에나하고 네 여자들 한테 잘 대해줘라. 알겠지?”
크라우프는 카레나가 자신을 어린애 다루듯하며 충고를 해주고 걱정을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카레나는 크라우프가 어릴 적부터 보모처럼 많이 놀아주고 같이 지냈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누님.”
그들은 서로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다. 잠시 뒤 모니터가 완전히 꺼지고 카레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크라우프는 씁쓸히 웃기만 했다. 디나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면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카레나의 말대로 디나가 영원히 처녀로 살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디나도 성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포로가 되어 에이센의 수도 베르베라로 끌려가고 있는 엘레비아는 여성들만 탑승한 포로 수송함에서 할 일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신들의 최종 목적지가 베르베라가 될 것이라는 것은 모르는 사람들은 이미 하나도 없었다. 중사 이하 징집병들과 예비군 소집자들은 6개월치 급여를 일시불로 지급받고 귀향 조치되었다. 병사들과 예비군들이 수표를 받아 들고 귀향 조치 될 때 자신들도 이내 풀려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렇지만 자신들은 그렇게 되지 못하고 모두 수송함에 옮겨 태워 졌다. 남·녀 구별해서 나누어 태웠기 때문에 엘레비아가 탑승한 수송함은 모두 여성이 탑승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포로들 상호간에 별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에이센군은 특이하게 식사도 12시간 간격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사실 별로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있으니 12시간 동안 식사를 제공하든 무엇을 하고 있든지 별 상관은 없는 일이기는 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냥 자포자기 상태에 있었고 엘레비아도 마찬가지였지만 몸이 너무 나른해 지는 것 같아 나름대로 여유 시간 동안 운동을 계속하기고 있었다.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 같은 것들을 계속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실 그런 것 이외에는 달리 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포로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있었다. 베르베라에서 모두 죽을 것이라고 하는 말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에이센 병사들을 통해 알아낸 사실은 에이센이 전승 기념 축하 퍼레이드에 자신들을 내보내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것 때문이라도 일단 당장은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는 했다. 그나마 이런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포로가 된 사병들이 쉽게 풀려났기 때문이었고, 더욱이 이들에게는 6개월분의 급여까지 일시불로 지급된 사실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포로로 베르베라로 끌려가는 사람들도 자신들도 결국에는 풀려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엘레비아는 그런 기대감을 조금 낮춰 가지고 있었다.
자신은 국영 방송에도 나왔던 에이스 파일럿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정식 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에이센 입장으로 본다면 자국에 큰 피해를 준 범죄자이기 때문이었다.
‘총살이라도 당하려나?’
소문에는 저 멀리 발바이스 쪽에는 노예 제도 같은 것들이 있다고 했다. 듣기로는 전쟁 포로 같은 경우나 특히 여성의 경우는 매춘부로 잘 팔린다고 했다. 그런 쪽에 가본 경험이 없으니 엘레비아로서는 딱히 뭐라고 할 말은 없었다. 갑자기 발바이스 쪽 생각이 났지만 엘레비아는 에이센에서 그런 경우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 기간 구금되었다가 석방되거나 아니면 재판을 받고 총살이라도 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어느 쪽이든 엘레비아는 자신의 운명이 그것이라면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죽든 말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