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69
얼마나 지났을까. 보디세아는 극심한 배고픔 때문에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보디세아는 힘겹게 눈을 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들이 아직까지도 바위틈 아래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짧게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에이센군의 추격이 있었는지 어떤지는 잘 몰랐으나, 적어도 당장은 안전한 것 같았다.
잠시지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보디세아는 위가 아플 만큼 배가 고팠기 때문에 잠에서 개어났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대로 누워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 그녀는 몸을 반쯤 일으켜 자신의 옆에 누워 있는 레나를 돌아보았다. 레나는 마치 죽은 듯 누워 있었다. 갑자기 섬칫한 느낌이 든 보디세아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레나의 목덜미를 살짝 눌러 보았다. 다행히도 맥박이 뛰고 있었다.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걱정을 시킨 레나를 슬쩍 째려보던 보디세아는 레나가 이 상태로 누워 있으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뺨을 여러 번 세게 후려쳐 정신을 차리게 했다. 하지만 쉽게 정신을 차리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뺨을 후려치게 되었다.
“······고마해라······많이 묵었다 아이가······”
한참만에 레나가 겨우 정신을 차리며 힘없이 말을 내뱉자 보디세아는 순간 움직임을 멈추고는 허탈한 듯 웃기만 했다.
“······빌어먹을. 우리 살아 있기는 한 거냐?”
레나의 힘없는 목소리에 보디세아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보디세아······나······에인샤 만난 거 맞니? 나 꿈꾸고 있었던 거 맞지?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것 말이야······”
갑자기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말을 꺼내는 레나를 보고 보디세아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나가 충격 때문에 정신이 이상해 졌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레나는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레나는 자신의 팔을 들어 그것에 묻은 역한 피냄새를 맡아 보더니 나직이 투덜거렸다.
“빌어먹을······꿈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겨우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조심해서 밖으로 나왔다. 에이센군의 추격자들이 어디에 있을 지모를 일이었기 때문에 자연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었다. 보디세아는 매우 천천히 움직이며 조심해서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안심하지 않고 주변을 세세히 살펴본 후에야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는 밖으로 나왔다.
둘은 바위틈 밖으로 나와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온몸의 힘이 쭉 빠져 버려 더 이상 움직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상태로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어떻게 할래?”
한참만에 보디세아가 다시 물으니 레나는 잠시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는 굳은 표정으로 보디세라를 바라보면서 다시 마을로 돌아가겠노라고 했다.
“다시 마을로? 미쳤어? 그곳에는 에이센군인들이 있을 꺼라고!”
보디세아가 눈을 크게 뜨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레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하지만 말이야······에인샤를 찾아 묻어 주고 싶어······”
레나의 말을 듣고 있던 보디세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하늘만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런 보디세아의 모습을 보고 있던 레나는 엷게 웃으면서 자신이 혼자 가겠다고 조용히 말을 꺼냈다.
“보디세아가 나를 위해서 여기까지 와 준 것 만해도 나는 더 할 수 없이 감사할 따름이야······나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에인샤는 내 친동생이야······나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친동생이라고······적어도 무덤이라도 만들어 주고 싶어······보디세아에게 이런 것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 잘 알고 있어······그러니까 나 혼자라도 갈께······”
레나는 생각 이상의 침착한 어조로 보디세아에게 말을 건넸고, 보디세아는 그런 레나를 바라 보더니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마치 어이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는 나직이 말을 이었다.
“나도 마찬가지다······나는 내 가족들이 죽는 것을 보았어도 매장조차 해주지 못했지······씨발······같이 가자 레나야······너 마저도 나처럼 되게 할 수 없잖아······”
보디세아가 같이 가겠다는 말을 꺼내자 레나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주루륵 쏟아 버렸다.
“미안해. 보디세아. 나 때문에 너까지 짐을 짊어지게 되어서 말이야······”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진실된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서로에게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다시 마을 쪽으로 돌아갈 준비를 서둘렀다.
다행히도 보디세아가 자동 소총 두 정을 이곳까지 들고 와 주었기 때문에 그나마 약간은 안심이 되었다. 그렇지만 예비 탄창이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총에 남아 있는 총탄은 보디세아가 11발, 레나가 9발 뿐이었다. 만약 전투라도 벌어진다면 순식간에 쏘아 버릴 정도의 분량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가겠다는 뜻이 꺾이일 정도는 아니었다. 보디세아는 자신의 탄창에서 1발을 빼내 레나의 탄창이 끼워 주면서 돌아가자고 말했다. 공평하게 실탄을 나눈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작게 웃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무작정 달려 왔던 곳을 되짚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지표면이 조금씩 울리기 시작하자, 그 충격 때문에 길리엄 메즈 중위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늦잠을 잘 자지 않던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어딘지 모르게 졸음이 쏟아져 해가 높이 뜰 때까지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폭음과 진동에 깜짝 놀란 메즈 중위가 침낭에서 나와 주변을 살피니 그의 중대원들도 모두 밖으로 나와 지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진인가?”
누군가 당황한 듯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메즈 중위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소리가 땅이 아니라 하늘에서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즈 중위는 그 소리가 왠지 귀에 익다는 생각을 했다. 그 소리는 언젠가 들어 보았던 오커스 표준형 수송기의 엔진 소리였다. 메즈 중위는 근처 어딘가에서 오커스 수송기가 낮게 비행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그가 미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갑자기 주위가 어둑해 졌다. 깜짝 놀라 하늘을 올려다보니 태양을 온통 가리며 표준형 수송기가 자신들의 머리 위 낮은 고도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기 때문에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메즈 중위도 놀라 입을 벌린 채로 하늘을 올려보고 있었다. 그때 수송기의 뒤쪽 부분에서 거인들이 지상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보였다.
“아?”
그 생소한 광경에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메즈 중위는 거인들이 자신의 중대 머리 위로 떨어지려는 것 같아 순간적으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바리스타는 메즈 중위의 중대가 주둔한 지역으로 뛰어 내리지 않고 마을에서 다소간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차례대로 착지하기 시작했다.
묵직한 소리를 내며 수송기에서부터 낙하한 바리스타는 모두 8기로, 1개 소대 병력이었다. 이들이 착지하면서 일으킨 엄청난 흙먼지 때문에 보병들은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바리스타가 이곳에 투입되었다는 것 때문인지 모두 나와서 바리스타들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중대원들은 바리스타들이 자신들의 대대에 보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환호하고 있었지만 메즈 중위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몇 번의 전투로 인한 사상자 발생 때문에 바리스타들 까지 이곳에 투입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30여분 뒤 바리스타 파일럿들이 마중나간 지프 두 대에 분승한 채로 메즈 중위가 수비하는 지역 근처를 지나갔다. 메즈 중위는 은근한 생각에 파일럿들을 구경해 보고 있었다. 하지만 파일럿들은 한결같은 파일럿 슈트 차림을 하고 있었고, 흙먼지 같은 것들이 짜증스럽다는 표정 밖에는 묻어 있지 않은 얼굴을 하고서는 메즈 중위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자세히는 보지 못했지만 파일럿들 8명 중에서 여성이 4명 남성이 4명인 것 같았다. 아마도 한 사람이 위관급이고 나머지는 모두 하사관급들인 것이 분명했다.
‘뭐······’
저들도 이곳 안나펠까지 고생하며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들자 메즈 중위는 자신도 모르게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비케르트 소령이 며칠 동안 사령부와 장거리 통화를 하더니 결국에는 바리스타 1개 소대를 얻어 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멀리에서 바르디아인 아이들이 지붕위에 올라 황야에 서 있는 거인들을 보고 탄성을 지르거나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부 아이들은 거인들을 보고 달려가 보려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철없는 아이들은 보다 큰 아이나 어른들의 제지로 인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용행히 바리스타의 근처까지 접근한다 하여도 에이센군 병사들의 제지를 받을 것이 뻔했지만 말이다.
파일럿을 태우 지프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메즈 중위는 바리스타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마치 황제 폐하에게 절을 하듯 무릎을 숙인 채로 앉아 있는 그 이상한 자세을 바라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어린 아이들은 저기에 있는 자카운들이 단지 신기하고 거대해 보여 탄성을 지르고 환호성을 지르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저 바리스타들이 얼마나 위험한 살인 병기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파괴만을 위해 만들어진 저 바리스타라는 병기의 위력이라는 것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바리스타 파일럿 크리스틴 제스 하버마스 소위는 안나펠 행성의 바타크 대륙 남부 고원 지대에 주둔중에 있는 보병 대대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고 수송기로 이동해 현지에 막 도착한 상태였다. 하버마스 소위는 올해 20세로서 사관학교를 작년 12월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뒤 바르디아로 배치를 받았다. 그녀가 졸업한 사관생도들 대부분 바르디아로 배치 받았기 때문에 그녀 또한 바르디아로 오게 된 것에 대해서는 큰 불만 같은 것은 가지지 않았다.
현지 적응 훈련과 이동 기간을 제외하고 하버마스 소위에게는 지금 이곳 안나펠 행성 남반구의 고원 지대의 보병 대대 지원이 첫 임무였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신경써서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표준형 오커스 수송기에서부터 지상으로 강하하라는 명령도 배운대로 착실히 수행했고, 마을 주변에 보병 부대가 배치되어 있으니 그들을 밟아 버리지 않도록 착지 지점도 제대로 신경서서 정했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한가지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콕핏을 열고 밖으로 나왔을 때 그녀를 맞이한 흙먼지가 바로 그것이었다. 정말로 이런 황무지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척박한 환경이 눈앞에 펼쳐져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보병 대대 지휘관 에르빈 비케르트 소령은 파일럿 슈트를 입고 줄지어 전입 보고를 하고 있는 크리스틴 하버마스 소위와 그녀의 소대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일장 연설을 늘어 놓았는데, 그의 말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곳에서 잘 싸우라는 아주 간단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내용을 비케르트 소령은 이들 앞에서 한참 동안을 같은 말을 반복하였고, 종국에는 잔뜩 말라 칼칼해진 목을 음료수를 마셔가면서 까지 훈시를 했다.
소령이 음료수를 마 모습을 보면서 하버마스 소위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갑자기 목이 말라왔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보병 소령이었지만 어쨌든 간에 신임 소위인 자신으로서는 감히 올려보기도 힘들 정도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하버마스 소위 이하 그녀의 소대원들은 잔뜩 긴장해 있었기 때문인지 목이 금방 마른 것 같았다.
결국 비케르트 소령은 임무가 주어질 때까지 숙소를 정해 줄 것이고, 그동안 충분히 쉬고 있으라고 하는 말을 길게 늘여서 한 것에 불과했다. 겨우 비케르트 소령의 훈시가 끝이 나고 이들을 바라보자 하버마스 소위는 살짝 고개를 숙인 후 경례를 올렸다. 겨우 밖으로 나온 하버마스 소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칼칼해진 목을 붙잡고 같이 따라 나온 소대원들을 돌아보았다. 소대원들도 하사관들로서 소령이 훈시를 하는데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던 중이었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괴로운 표정들이었다. 그때 대대 참모들이 다가오자 당장 짜증스러운 표정에서부터 더워 죽겠다는 모습들로 나뉘며 인상을 써대기 시작했다. 물론 참모들이 자기들보다 높은 계급이었기 티가나지 않게 인상을 쓰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대대 참모들은 그들의 표정에서 상황을 대강 눈치챘는지 작게 미소를 짓고는 하버마스 소위에게 파일럿들의 숙소는 바리스타 근처에 지어질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2개 소대 병력 120명이 함께 주둔하면서 바리스타와 함께 파일럿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감사합니다.”
하버마스 소위는 몸둘바를 모르며 이들의 호의에 감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참모들은 파일럿들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받아야 하는 대우라고 하면서 하버마스 소위 일행을 최대한 편안하게 지내도록 하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크리스틴 제스 하버마스 소위는 소대원들과 더불어 다시 지프로 자신들의 바리스타들 쪽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이미 장갑차 3량과 여러대의 수송 트럭들이 도착해 있었고, 보병 120명이 한창 주둔지를 건설하는데 애쓰고 있었다. 바리스타들에게 위장막을 씌우고 그 주변에 다시금 주둔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버마스 소위는 이들을 지휘하고 있는 금발 머리카락의 흑인 중위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병사들과 함께 막사의 기둥을 쌓기도 하고 천막을 그 위에 덮는 것을 함께 하고 있는 중이었다.
모든 것이 정리되는 데에는 그리 오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변 정리 작업과 같은 자잘한 작업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대부분의 보병들은 일을 마치고 자신들의 군장을 다시 옮겨오고 있었다.
하버마스 소위는 금발의 흑인 중위를 찾아가 자신들을 위해서 막사를 세워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한창 병사들과 함께 줄을 잡아당기고 기둥을 세우고 하느라고 그 흑인 중위는 무척이나 지친 기색이 역력 했지만,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을 꺼내는 하버마스 소위를 보고는 흰 이를 드러내며 웃어 주었다.
“우리가 이렇게 고생해 주는 만큼 긴급할 때 애써 주기 바라네. 알겠나?”
흑인 중위는 자신을 길리엄 메즈라고 밝히면서 먼저 손을 내밀었다.
“크리스틴 제스 하버마스 소위입니다. 중위님.”
하버마스 소위는 파일럿들이 이런식의 특별대우를 당연하다고 여겨 자칫 보병들이나 다른 병과의 사람들에게 거만하게 대하는 것을 조심하라는 것을 여러번에 들어왔고, 게다가 자신은 아직 신참 소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잇었기 때문에 군대 경력이 앞서는 고참 보병 장교들에게 상당히 겸손하게 대했다. 어쨌든 거의 대부분이 자신보다 군대 선배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덥지 않나? 그렇게 파일럿 슈트를 입고 있다니 말이네.”
메즈 중위는 씽긋 웃으며 갑자기 이 말을 꺼냈고 하버마스 소위는 잠시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덥다고 대답했다.
자동 소총을 잃어버리지 않게 어깨에 멘 레나와 보디세아는 얼마 동안을 이렇게 달렸는지 생각해 볼 기력이 없었다. 두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물을 따라서 이동을 했는데 생각보다 정신없이 도망친 거리가 멀었는지 다시 산간 마을로 돌아가기 까지는 거의 하루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간 먹은 것이 없어 거의 탈진한 채였지만 그래도 다시 마을로 돌아가서 에인샤와 마을 사람들의 시체를 매장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녀들은 에이센군이 달아난 자신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근처를 수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겼지만 이곳까지 오면서 에이센군의 움직임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거의 마을에 도착했을 때 즈음 해서는 결국 에이센군들이 자신들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철수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주의해서 나쁠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녀들은 발걸음을 빨리하는 와중에도 주변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레나와 보디세아는 겨우 자신들이 정착하려 했던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다다랐다.
레나가 정신을 못 차리고 그대로 마을로 달려 나가려 하는 것을 보디세아가 가로 막은 뒤 잠시 마을 입구에서 몸을 숨기고 마을 안을 살피도록 했다. 레나는 의외로 순순하게 보디세아의 말을 따랐다. 보디세아와 레나는 한 두어 시간 동안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숨어 아래를 내려 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마을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고 둘은 조심해서 마을로 내려 왔다.
마을 근처는 온통 에이센군 수송 차량의 바퀴 자국으로 파헤쳐져 있었고 마을의 집들도 완전히 불타고 주저앉아 있었다. 보디세아가 자동 소총을 들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자 레나는 성큼성큼 시체들이 수북이 쌓여 있던 마을 뒤쪽의 커다란 구덩이 쪽으로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레나가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버리는 것을 보고 보디세아는 깜짝 놀라 그쪽으로 달려갔다. 다음 순간 보디세아의 눈에 완전히 숯덩이로 변해 버린 시체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아마 차량 연료를 붓고 불을 붙여 버린 듯 했다. 모든 것이 새까맣게 변해 있었고 형체도 알아 볼 수 없는 숯덩이들만이 그 가운데 수북이 쌓여 있었다. 에이센 놈들이 분명히 시체들 마저도 불태워 버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개새끼들······”
레나는 한참 동안을 그 상태로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보디세아도 허탈한 기분에 한참 동안을 서성였다. 하지만 그녀는 친동생을 잃은 레나 만큼의 고통은 없었기 때문에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마을에 남아 있는 식량 같은 것을 구하려고 했다. 큰 마을에서 구해온 통조림 식품 같은 것들을 집집마다 많이 비축해 두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그것이라도 남아 있지 않나 해서 였다. 보디세아는 자신이 나림이라는 남자와 함께 살기로 했던 집이 완전히 무너져 있음을 보고 잠깐 동안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폐허 속에서 캔 같은 것들을 찾아내려고 애섰다. 무엇이라도 먹어야 했기 때문이었고 이곳에서라면 그 먹을 것을 조금이라도 찾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보디세아는 레나가 계속해서 그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를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대로 두고 보디세아는 열심히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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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쿨럭~ ^_^;;;
에…뉴 페이스 여자 소위 등장…크리스틴이라…헤에~ 이쁠까나…( ‘.’)> 아, 그녀는 뉴 페이스일 뿐…하렘 멤버는 아닙니다…쿨럭~
음…그리고 혹시나…궁금해 하실지 몰라서 말씀드리는 것인데요…이 소설에 나오는 이름 중 대부분은 실존인물의 그것을 빌린 것 입니다…
TV나 신문, 잡지, 영화…등에서 작가넘이 하나 둘씩 모은 것이지요…^_^;;;
…뭐 저딴 이름을 쓰는 사람이 있다냐…하시면 낭패…ㅡ_ㅡ;
오늘도 여전히 한편만 올립니다…Next-35…
‘무적동방불패’님…1타를 축하드립니다…^_^)/ 음…그런데요…‘디나 하렘 편입당’이 불법단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지요…하지만 우리의 ‘디나 순결당’은 결단코 불법단체가 아니랍니다…비록 그 수가 적어 ‘디나 하렘 편입당’에게 밀리고 있지만…‘정통성’의 측면에서 보면 감히 따라올 수 없지요…흐흐흐…음…그러니 제게로 오시지요…흐흐흐
‘흑호’님…음…4타가 아니라 2타신데요…^_^; 음…그건 그렇고…신문 볼 여유도 없으시면서 매일들리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려 했는데…쩝…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겠지요? 흐흐흐…하지만 그러면 더 하고 싶어지니…쿨럭~ 이놈의 청개구리 근성은…쿨럭~ -ㅅ-;
‘다크크라이드’님…제가 요즘에 올리는 시간이 일정치 않아서 피해를 보셨군요…쩝…죄송합니다…-ㅅ-; 아마 오늘은 정상적인 시간에 올라갈 듯 하네요…그러니 1타를 노리실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만…뭐…운이 다라야 가능하겠지요…ㅡ_ㅡ; 으음…전개를 조금 빨리 하라는 지적…일리 있군요…헌데…감자기 “몇 개월 후”…라고 하면…쿨럭~ 그 중간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어찌 처리하라는 말씀이신지…개인적으로 그렇게 때우는 소설을 무척 싫어하는 편인지라…^_^;;
‘검은묵시록’님…으으음…뭐, 그렇게 기뻐하실 것 까지야…혹시 압니까? 첫 출전에서 된통 당한 후 수리하던 중에 종전을 맞이하게 되어서 불침함이라는 칭호를 받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흐흐흐…음…그건 그렇고…비스마르크나 티르피츠, 야마토, 무사시 등의 유명한 전함들이 활약했다는 말은 들어본적이 없는데요…명성에 비해 허접한 전과를 세우지 않았던가요? 비스마르크 정도가 프린스 오브 웨일즈(…아니면 KGV였던가?…기억이…)를 격침시켜 유명해지긴 했지만 나머지들은…쿨럭~ 오히려 샤른호르스트나 그라프 쉬페와 같은 배들이 더 전과가 좋았더라는…쿨럭~ 그리고…흐흐흐…저를 잡으려 하시다니…백년은 이릅니닷!!! 냐하하하~ ┌(^0^)┘
‘horizon’님…으음…결코 전향하실 의사가 없으신 모양이군요…흐~응~ 그렇다면 한가지 방법이 있지요…조금 악독한 방법인데요…예전에 제가 깜빡하고 ‘horizon’님의 코멘트에 답변하지 못했던 사건을 기억하시지요? 흐흐흐…전향하지 않으신다면…흐흐흐…이번에는 실수가 아니라 고의로 저지르겠습니다…흐흐흐…
‘휴식시간’님…허허허…요즘 추진하고 계시는 연애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시는 모양이군요…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그리고…고민하지 마시고 전향하십시요…‘디나 하렘 편입당’과 같은 불법단체에 계석 몸담고 계시면…쿨럭~ 여자들이 실허한 답니다…흐흐흐…
‘하얀백작’님…으윽…-_-;;; 오늘도 여전히 염장을…ㅠ_ㅠ…물론 문맥이 이상한 부분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하기는 합니다만…으득…염장탄이 왠말이란 말씀입니까아~!! 게다가 ‘하얀백작’님만이 아니라 사모님까지~ 우에엥~ 나 삐질텨~~…에고고…믿지는 않으시겠지만…저도 소싯적에는 인기가 많았단 말입니다…근데 지금은 왜 솔로냐구요? 제가 평소에 Cool~하게 사는 관계로 저를 연모하던 몇 몇(그렇습니다! 한명이 아니었더라는…ㅜ.ㅡ) 여자애들이 말도 못 붙여 보았다고 하더군요…쩝…저는 단지 쑥쓰러워서 조용히 있었을 뿐이데…ㅠ_ㅠ…이상하게도 여자랑은 말을 잘 못하겠더군요…물론 지금도 그렇고요…ㅡ_ㅡ;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 결혼전에 ‘선수’였다고 스스로 자백(즉, 무덤을 파신 것이지요…)하신 ‘하얀백작’님? ^_^;;; 엇~ 뒤에 사모님!!!
‘파란만장’님…호오라~! 게르트 황제가있었군요~!!! 그의 힘을 빌리는 데에만 성공한다면 유일하게 ‘디나 하렘 편입당’에게 밀리고 있는 병력의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되는 군요…우오오옷~!! 그렇다면~!!…이보시오 게르트 황제…참한 처자 하나 붙여줄 터이니 함대 좀 빌려주시구려…응? 왜 그리 떠시는 것이오?…아앗~! 다, 당신들은!!!…(뒤늦게 게르트 황제의 뒤에서 눈을 빛내고 있는 기엽란, 기자란 자매를 발견한 아뒤쥔장…눈이 공포로 물들자…) 그, 그렇구료…게르트 황제…당신 공처가였구료…쿨럭~
‘yaiddasya’님…음…온 의석을 다 차지하시고 계시다구요…흐흐흐…번뜩~!! *_*)/~ 그럼 이번 총선을 맞이하야…모모 정당들과 함께 물갈이 되어버리겠군요…흐흐흐…걱정할 필요가 없군요…자연적으로 정화가 될 터이니…^_^)/ 잘가요~ Good bye~ 사요나라~ ‘디나 하렘 편입당’ 여러분~ 캬캬캬…
에…최근에 꿈자리가 뒤숭숭~ 한 것이…또다시 누군가가 프레셔를 걸고 계시는 듯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부탁드리건데…훌쩍~ 잠 좀 잡시닷~!!! (←실제로는 무언가가 벽을 긁는 듯한 소리를 계속 내는 바람에 잠을 설치는 중 입니다…^_^;;;)
…고민끝에 변경치 않기로 한 소제목…<(-_ㅡ*
함참의 시간을 소모해 보디세아는 완전히 무너져 버린 마을 속에서 저장을 위해 땅속에 묻어 둔 몇 개의 캔을 간신히 찾아 낼 수 있었다. 비록 에이센이 제공하는 구호 식품인 옥수수 통조림과 캔에 든 스팸이 전부였지만 그녀의 눈에는 그것이 천상의 음식과같이 보였다.
이것들을 손에 넣게 된 보디세아는 앞뒤 가릴 것도 없이 그것을 들로 아직가지 멍하니 앉아있는 레나에게 다가갔다.
“먹어라······”
보디세아는 멍한 표정으로 검게 탄 숯덩이를 바라보고만 있던 레나가 의외로 순순히 음식을 받아 먹자 잘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 겨우 몸을 추스린 둘은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완전히 불타 버린 시체 구덩이 속에서 에인샤의 시체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제는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아 막막했던 것이다. 레나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있자 보디세아도 길게 한 숨만 내쉬고 있을 뿐이었다.
보디세아는 자신의 가족들을 에이센인들에게 잃어 버렸고 그것은 레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둘은 에인샤와 자신들이 정착하려 했던 마을의 모든 사람들을 몰살시킨 에이센인이 제공하는 음식으로 허기를 채웠다. 생각해 보면 지금 자신들이 잠시나마 자신들의 생명을 다시금 연장시키게 된 것도 에이센인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빌어먹을······’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레나는 그대로 주저앉아만 있었다. 아니 무엇을 해야하는지 조차 생각할 여유 따위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배고픔과 피로함, 그리고 허탈함 같은 것으로 점철되어 그대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들 쪽으로 일단의 그림자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 자동 소총과 원통형의 무기인 대전차 빔 발사기, 로켓 추진식 수류탄 같은 무기들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마치 죽은 듯 누워 있는 레나와 보디세아 쪽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 가고 있었다.
이들 중 한 사람이 자동 소총을 손에 들고 레나와 보디세아의 옆으로 다가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총끝으로 보디세아의 가슴 부분을 쿡 찔러 보았다. 그 순간 보디세아의 눈이 번쩍 떠지더니 왼팔로 자신의 가슴을 찌른 남자의 총을 잡아채면서 자신의 옆구리 쪽으로 끌어 당겼다. 그 순간 상대도 놀라 총을 잡아당기려 했는데 그 잡아당기는 힘을 이용하여 보디세아는 번쩍 몸을 일으키더니 순식간에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었던 남성의 뒤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그 남성의 팔을 뒤로 꺾고 목덜미를 잡아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당황한 표정들이 역력했다. 보디세아는 그 남성의 목을 움켜잡고는 거친 눈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보디세아로 향해 졌을 때 레나도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가지고 있던 자동 소총을 근처에 있던 한 남성의 목에다가 겨누었다. 순식간에 인질의 입장이 되어버린 두 사람은 무엇이라고 소리를 지르려 하는 것 같았지만 목에 겨눠진 총 때문인지 입만을 뻐끔거릴 뿐이었다.
잠시간의 대치 상황이 이어졌을 때 남자들 중에서 한 사람이 무엇인가를 에이센어로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에이센어를 할 줄 모르는 보디세아와 레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레나가 겨우 목소리를 짜내 소리를 질렀다.
“이 빌어먹을 에이센 놈들아!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레나가 바르디아어로 소리를 질러 대자 상대는 눈을 크게 뜨더니 다시 바르디아어로 대답했다.
“우리는 바르디아인들이네. 진정하게······”
상대가 정확한 바르디아어 발음으로 말을 꺼냈다. 그 소리를 듣게 된 레나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순간적으로 살짝 총구가 내려 졌다. 하지만 이내 에이센인들 중에서도 바르디아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다시금 총구를 바짝 겨누었다.
“총 버려! 총 버리란 말이야!”
레나가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니 상대는 진정하라고 말을 꺼내면서 들고 있던 자동 소총을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우리는 바르디아 해방 전선의 전사들이야······같은 바르디아인들에게는 총을 쏘지 않는다.”
상대는 자신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인지 주변을 둘러싸고 긴장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다른 남자들에게도 총을 내려 놓으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다른 남자들이 약간 주저하기는 했지만 모두 순순히 총을 바닥에 내려 놓기 시작했다. 모두 그런 사실을 확인이라도 시켜주 듯 총을 내려놓은 것이다. 레나는 이들의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어떻게 다가 왔는지 레나와 보디세아의 뒤쪽으로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순식간에 보디세아의 목을 오른손으로 움켜잡고 왼손으로는 권총을 들어 레나의 머리통에다가 겨누었다. 보디세아는 갑작스레 자신의 목을 움켜잡는 우악스러운 손길에 놀라 인질로 잡고 있던 남자의 목에 두르고 있던 팔을 풀었다. 레나가 깜작놀라 총구를 보디세아를 잡고 있는 남자쪽으로 돌렸지만, 그 남자는 재빨리 보디세아의 뒤로 움직이며 그녀를 방패로 삼았다.
“움직이지 마라······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오른손에 힘을 줄 것이야······그리고 까딱하면 머리가 날아갈 것이니까 너도 무기를 버리는 것이 좋을 꺼야······”
상대는 정확한 바르디아어로 두 사람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목이 잡혀 있는 보디세아는 물론 자동소총을 들고있던 레나도 그대로 몸이 굳어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나머지 남자들이 다가와 레나에게서 총을 빼앗고 아직까지 보디세아에게 팔을 붙잡혀 있던 남성도 구해 냈다.
“젠장······”
레나와 보디세아는 이대로 완전히 끝나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는 보디세아를 풀어 주고 레나의 머리에서도 총구를 치웠다.
“네놈들이 에이센인이 아니니까······살려 주겠다. 그런데 네놈들은 이 마을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냐!”
그제서야 레나와 보디세아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질문을 건네는 상대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는 건장한 체구를 가진 남성으로서 구릿빛 피부에 검은색 곱슬머리에 검은색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