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06
“쳇!”
카레나는 그 순간 왼손으로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내의 목덜미를 잡아 재빨리 뒤로 끌어 당기며 오른손을 뻗어 집게 손가락과 중지 손가락 사이로 상대가 휘두른 검날 받았다. 상대방이 휘두른 칼날은 트레이닝복 사내의 목 바로 앞에서 저지 당했고, 그런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카레나의 동작 때문에 검을 휘두른 상대는 깜짝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는 반사적으로 검을 뒤로 잡아 당기려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가녀린 손가락 두개의 사이에 끼어있는 검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카레나는 그 순간 놀라움에 눈을 크게 치켜 뜨는 그 여성과 정확하게 눈이 마주칠 수 있었다. 그때 무슨 이유에서인지 카레나를 향해 검을 휘두른 여성이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그 여성이 몸을 잠시 움찔하는 순간 잡고 있던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내를 놓아버린 카레나의 활짝 펼쳐진 왼손이 순식간에 파고 들면서 무방비 상태로 훤히 드러나 있는 상대의 복부를 가격했다.
“앗!”
직접적으로 카레나의 왼손이 상대의 배에 명중된 것은 아니었지만, 검은 두건을 두르고 있는 여성은 마치 둔중한 망치로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을 느끼며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뒤로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완전히 나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고 잠깐 비틀거리는 정도였다. 잘 포장된 바닥에 발을 주르륵 끌며 밀려나던 그녀는 곧바로 자세를 고쳐 잡았다. 하지만 수중에 있던 검은 이미 놓친 뒤였다. 하지만 검은 두건의 여성은 전혀 위축되지 않은 채 카레나를 매섭게 노려 보았다.
“꺄아악!”
그제서야 주변을 지나고 있던 행인 중에서 처음으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워낙 창졸지간에 전개된 일이라 일반 시민이 보기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명을 지른 여자도 쓰러진 두 명의 남자가 흘리는 피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비명과 괴성을 지르며 무질서하게 달아나기 시작했지만, 카레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 여성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는 작게 웃음을 지으며 집게 손가락과 중지 손가락 사이에 끼어있는 검을 바닥에 떨구었다. 검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다소 둔탁한 소리를 내었지만 카레나와 공격을 가해온 여성 모두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때 카레나에 의해 목덜미가 잡혀 뒤로 상당히 밀려나있던 트레이닝복의 사내가 카레나의 왼쪽에서 느릿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여전히 무표정한 표정으로 소매 속에서 무엇인가 작은 막대기 같은 것을 꺼냈다. 그리고 나서 그것을 오른손에 잡더니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뒤쪽 언저리를 살짝 눌렀다. 그러자 한 15cm는 될가말까 했던 짧은 막대기는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순식간에 60cm 정도의 길다란 막대기로 변했다. 흔히 볼 수 있는 호신용 곤봉이었다. 트레이닝복의 남자는 호신용 곤봉을 손에 들고 한번 가볍게 휘둘러 보고는 입가를 살작 올렸다. 바로 그때 카레나가 나왔던 골목 안에서 칼을 빼든 사람들이 일제히 몰려 나왔다. 그러자 멀찌감치에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골목에서 몰려나온 사내들 중 일부는 부상을 당한 건장한 두 사내를 보살폈고 나머지 사람들은 재빨리 카레나를 겹겹이 감쌌다. 그때 주변에서 심상치 않은 사태를 파악하고 경계 근무를 서고 있던 에이센 병사들이 자동 소총을 들고 달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길!”
사태가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눈치 챘는지 머리 검은 두건을 뒤집어 쓴 여성은 짧게 욕설을 내뱉고는 품 안에서 처음에 휘둘렀던 검보다 짧은 검을 빼어 들었다. 그리고는 검을 고쳐 잡고는 자신을 둘러 싸려는 듯 움직이는 사내들을 향해 덤벼들었다. 그녀가 움직임과 동시에 이쪽에서도 5명의 사내들이 자세를 낮춘채 일제히 돌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그 검은 두건의 여성은 자신을 향해 거의 동시에 덤벼든 5명의 사내들을 맞아 재바른 움직임을 보이며 검을 휘둘렀고, 짧은 시간에 5명 모두를 베어 버렸다. 5명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검은 두건을 쓴 여성의 재빠른 동작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상처를 입은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그 여성을 향해서는 이미 몇정의 권총이 조준되고 있었다.
“탕! 타탕!”
검은 두건의 여성을 노리고 거의 동시에 세 발 권총이 발사 되었다. 물론 권총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보고있던 그녀는 총구의 방향을 피해 재빨리 몸을 틀었고, 처음의 두 발을 간발의 차이로 피해 냈다. 하지만 세 발째의 권총탄은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미리 손에 든 검을 이용하여 총탄의 진행방향을 미리 막았고 운이 좋았는지 실력이 좋았는지 권총의 탄환은 그녀의 의도대로 검날에 맞고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막아 내었다고는 하지만 권총탄의 충격을 모두 상쇄할 수는 없었는지 그녀는 인상을 쓰며 뒤로 몇걸음 물러났다. 그런 검은 두건을 쓴 여성의 동작을 보고 기회라 여겼는지 칼을 든 사내들이 덤벼들려 하고 있을 때, 자동 소총을 든 에이센 경비병들이 달려와 허공에다가 자동 소총을 발사해 댔다.
“타타탕! 타탕!”
“모두 꼼짝마!”
뒤늦게 도착한 에이센군 병사들이 총을 겨누며 위협하자 모두의 동작이 아주 잠깐 머뭇거려 졌고, 아주 작은 그 틈을 이용하여 검은 두건을 쓴 여성은 몸을 뒤로 빼었다. 물론 가까이에 있넌 사내들 몇몇이 덤벼들었으나 착용하고 있던 검은색 두건만을 베어 넘겼을 뿐이었다. 그리고 무사히 몸을 빼내는 데 성공한 그 여성은 순식간에 건물위로 몸을 날렸다.
“추격해!”
카레나의 옆에 서 있던 트레이닝복의 사내가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카레나는 팔을 들며 그만두라고 소리 쳤다.
“그만 둬! 뒤따라 가봐야 너희들만 죽는다.”
건물의 위에서 경계를 하고 있던 그 여성은 화려한 금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카레나는 건물위로 올라선 여성을 천천히 올려 보았다. 일견하기에도 아름다워 보이는 그 여성의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우, 움직이지마! 발포하겠다!”
바로 그때 이들의 귀에 두려움이 어느정도 섞여 있는 듯 한 에이센군 병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레나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 보았다.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는 시민들이 두려움이 가득 담긴 시선을 순기지 않은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근처에서는 에이센군 경비병들이 두려움을 애써 참는 듯 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카레나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눈짓을 하자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사내들은 들고 있던 칼을 바닥에 천천히 내려 놓고는 머리에 손을 올렸다.
에이센 리하르트 황제력으로 266년 10월 11일은 수요일이었다. 물론 그것을 바르디아식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레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것을 잊어 버렸다. 어머니하고 에인샤하고 함께 살 때에는 적어도 바르디아식으로 날짜를 계산한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에이센식으로 맞추어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보디세아와 함께 검은 묵시록 호에서 같은 방을 배정 받았다. 에이센과는 달리 배안에 여자가 딸랑 그들 두 사람뿐이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벌어진 일이었다. 다만 테르 벨키우스 함장이 엄격한 사람인지 보디세아는 전처럼 다비토의 방에서 매일처럼 살지는 않고 있었고, 다소 기운이 빠진 듯 한 모습으로 레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가 다소 시무룩해진 이유는 물론 다비토와 자주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벨키우스 함장은 연인 사이라고 하는 보디세아와 다비토에게 두 사람이 검은 묵시록호 내에서 연애를 한다면 여타 다른 사람들간의 균형이 깨진다면서 공식적으로는 두 사람의 섹스를 금지시켜 버렸던 것이다. 그 덕분에 적어도 취침 시간에 보디세아는 레나의 방에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돌아오면 곧바로 무슨 일인가를 하면서 흘린 땀을 닦아내기 위하여 샤워를 하거나, 아니면 이미 샤워를 한 채로 돌아왔기 때문에 레나의 표정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보디세아가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다비토와 재미 보러 갔을 때 별로 할 일이 없자 검은 묵시록 호의 격납고 쪽으로 내려왔다. 어쨌든 지금 검은 묵시록 호는 테르 벨키우스 함장의 지휘아래 모종의 장소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었고, 대외적으로는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 보디세아처럼 연인이 없는 레나는 지루하게 검은 묵시록호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지루함을 달래 주는 것이 바로 격납고에 내려와서 정비 기술을 배우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다크 크라이드는 요즘 매일같이 바쁜 일 때문에 자주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있었고, 하얀 백작도 어느 순간 검은 묵시록호에서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이래저래 지루한 일의 연속이니 어떻게든 그 지루함을 풀어 버려야 했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몸의 긴장이 완전히 풀려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레나가 탄 엘리베이터가 정지하고 그녀는 몇 걸음 앞으로 들어서면서 무중력 블록쪽으로 들어섰다. 레나는 격납고만 무중력을 유지하고 나머지 부분은 인공의 중력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굉장히 신기하기만 했다. 물론 일반적인 여객선이나 화물선도 그리하기는 했지만, 그간 여행을 다닌다거나 하면서 격납고에 가볼 일이 없었던 그녀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신기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들어선 검은 묵시록 호의 격납고에는 밝은 조명등 아래 똑같은 모양의 헤비호스들이 1백기 이상 죽 늘어서서 정비반원들의 정비를 받고 있었다. 레나는 잠시 캣워크에 기대서서 헤비호스들을 내려보고 있다가 정비반원들이 정비를 하고 있는 쪽으로 몸을 날려 내려갔다.
리하르트 황제력 266년 11월 1일 화요일 바르디아 총독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는 바르디아 해적들을 단속하기 위해서 발바이스와의 사이에 설정된 중립 지대에 정규 순찰 함대를 파견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것은 바로 치타 호의 사건이 발단이 된 것으로서, 공식적으로 에이센의 독립 상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바르디아 중립 지대에 대한 함대 진입을 천명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전까지 비공식적으로 자행된 군사행동에 비하면 그 의미부터가 다른 것이었다. 사실 양측은 그간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하여 해적을 토벌한다는 핑계로 경비함대를 투입하거나, 민간인 보호를 명목으로 협정에 아슬아슬하게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병력을 투입해 오고 있었다. 물론 서로 조심하였고 부득이하게 군대를 움직이더라도 사전에 상대에게 통보를 하였으며, 차후 항의가 들어오더라도 변명 거리를 만들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을 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그 동안에는 공식적으로 휴전 조약과 중립지대 형성에 대한 양측의 기본 조약에 대한 존중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었고, 공식적인 협상에 의하여 중립지대에 민간인 보호 차원으로 들어간 군대라고 해도 조약에 의거해 중립지대에서 개인 보호 차원의 개인 화기 정도만 휴대할 수 있었고 공식적으로 중장비는 보유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함대의 투입도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제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가 에이센의 화물선들에 대한 해적 행위 단속을 빌미로 이런 조약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던 군사 행동에 대한 공식화를 선언했던 것이었다.
물론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는 담화의 마지막 부분에 발바이스에 대해서 중립지대 내에서의 우주 해적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라고 하는 공식적인 요구도 덧붙임으로서 자신들이 중립지대 내로 함대를 진입시키는 것에 대한 명분을 쌓기에 들어갔다. 그는 이런 에이센의 행동에 대해서 발바이스도 자국의 함대를 중립지대 내로 진입시킬 수 있다는 길을 열어 놓음으로서, 휴전 조약과 중립지대 형성에 대한 발바이스와 맺은 조약에서의 피난처를 찾았던 것이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의 11월 1일 발표는 에이센이 발바이스와 맺은 휴전 조약을 거의 유명무실화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11월로 접어든 바르디아의 상황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안정되어 있는 듯 보이기는 했지만 곳곳에서 에이센인들을 향한 테러가 벌어지고 있었다. 바르디아 게릴라 조직들은 시내 곳곳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에이센군들 중에서 경계가 흐트러져 있는 자들은 곧바로 죽음의 길로 안내하고 있었다.
바르디아 총독인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는 원활한 사태 수습을 위해서 엄격하게 병사들을 단속하는 정책을 펴 나갔지만 그것도 생각외로 쉽지 않았다. 직접 일선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들 대부분이 자신들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언제 공격 받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심에 휩싸여 무엇인가 품속에서 무기 같은 것으로 의심되는 것을 꺼낸다면 반사적으로 총으로 쏴 버리는 경향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긴장되는 생활이 지속되는 동안 병사들의 자기 방어 본능이 매우 커졌고, 이 때문에 오인 사격을 받아 모고한 시민들이 사살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런 사건으로 인해서 10월 중에 민간인 27명이 사살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11월 7일에 있었던 에이센 방송사 카메라맨에 대한 총격사건은 에이센 병사들이 얼마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었다. 에르바 시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방송사 카메라맨과 리포터가 별다른 이유 없이 근처에서 경비중에 있던 에이센군 기관총 진지에서의 총격을 받았다. 이 공격을 받고 카메라맨과 리포터가 현장에서 사망하고 근처에 있던 3명의 바르디인 여성도 기관총에 맞아 목숨이 끊어졌다. 더욱이 그 장소에 근처에 있던 에이센 보병이 유탄을 발사함으로서 10여명의 중상자를 만들어 내었다. 카메라맨을 공격한 기관총 진지에 있던 병사들은 이들이 로켓 추진식 수류탄 발사기로 자신들을 조준하는 줄 알았다고 증언함으로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했지만, 이미 일은 벌어진 후 였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에르바 시티에서는 저항세력들이 대규모 무장 봉기를 일으키기 위해서 다량의 무기가 반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고, 에이센 병사들이 경계 근무 도중 살해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게 되자 에이센군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려 한다는 휴험한 소문이 계속해서 퍼져나가고 있었다.
에르바 시티에서의 대규모 무장 봉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과 다량의 무기 반입 시도에 관한 소문은, 11월 9일에 있었던 에이센 정보대의 지휘아래 벌어진 수색 작전에서 실체가 어느정도 드러남으로서 그것이 단순한 소문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에르바 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수백정의 자동소총과 로켓추진식 수류탄, 그리고 대전차 빔 발사기와 30만 발 이상의 소총 탄약과 2백발이 넘는 각종 유탄들이 발견됨으로서 무장 봉기에 관한 소문이 현실성 있게 그 근거를 갖추어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세상에나······”
카레나 스쿠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첩보를 받고 급습한 아파트에 나와 있었다. 이곳 저곳에 널려있는 전투의 흔적 사이에서 정보 부대원들이 감식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그녀는 잘 포장되어 보관되어 있다가 조사를 위해서 포장이 진열되고 있는 자동 소총들 중에서 하나를 집어 들었다.
카레나가 집어든 자동소총은 옛 바르디아군이 사용하던 제식 소총으로서 마치 공장에서 갓 나온 새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노리쇠를 잡아당겨 약실의 내부를 살펴보았다. 그 안에 있는 기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는 살짝 웃으면서 총번을 살폈지만 그것은 아예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자동 소총을 집어 들었던 자리에 내려놓았다.
“총이 방금 나온 것처럼 아주 깨끗하군······다른 총에도 일련번호가 없나?”
그녀의 물음에 정보 부대원들은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쳇······역시 그렇군. 어쨌든 시내의 아파트 안으로 이정도의 무기를 반입해 들어오다니 대단하군.”
카레나는 씁쓸히 웃으면서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가 제안한 바르디아인으로 구성된 경비대 창설이 꽤 힘들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것이 필요 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카레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리하르트 황제력 266년 11월 16일 19시 45분 에르바 시티의 교외에 위치한 도시가스 공급 집적소의 정문을 향해 2대의 랜드카가 고속으로 돌진해 들어왔다. 도시가스 공급소를 지키던 에이센 경비대는 고속으로 돌진해 들어오는 두 대의 랜드카를 향해서 정지 신호를 보냈다. 그렇지만 두 대의 차량이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자 당장 비상을 걸고 랜드카를 향해 규정대로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집중되는 사격을 받아 첫 번째 랜드카가 정지했지만, 그 뒤를 따라오던 다른 한 대의 랜드카는 사격을 받으면서도 더욱 속력을 높여 돌진해 들어왔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에이센 병사들의 사격이 더욱 집중되었고 두 번째 차량이 가까스로 도시가스 공급 직접소로 접근해 들어오는 것을 정문 바로 앞에서 막았지만, 곧이어 차량이 크게 폭발하면서 정문의 위병소와 함께 바로 근처에서 총격을 가하던 에이센 병사들을 날려 버렸다. 이것을 기회로 어디에서 숨어 있었던지 50명 이상의 무장 세력들이 뛰어 나와 도시가스 공급 직접소를 향해 돌진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장 세력들이 뛰어나와 공격을 가하고 있을 때에는 한창 비상 대기중에 있던 5분 대기조가 방어를 위해서 뛰어 나오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무장세력들이 좋은 위치를 잡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위병소를 향해서 내닫고 있던 에이센 병사들을 향해서 무장 세력이 가지고 있던 분대지원용 기관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에이센 병사 두 명이 기관총 사격을 받고 그대로 쓰러져 버렸지만 그 뒤를 따라서 달려 나오던 에이센 병사들은 즉시 엎드리며 사격을 피했다. 하지만 곧바로 쏟아지는 총탄 세례에 에이센 병사들은 제대로 고개도 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19시 55분 에르바 시티의 중앙 방송국을 향한 최초의 총격이 있었다. 정확히 언제 어디에서 발사된 것인지는 몰라도 19시 55분 총격을 받고 에르바 시티 중앙 방송국 정문 위병이 총에 맞아 쓰러진 사건이 상부에 접수되었다.
곧이어 19시 58분에 로켓 추진식 수류탄이 에르바 시티의 중앙 방송국 건물을 향해 발사됨과 거의 동시에 백 여 명 이상의 무장 세력들이 뛰어 나와 중앙 방송국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시 10분부터 방송국에 근접해 들어온 무장 세력들이 자동 소총을 난사하면서 본격적인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방송국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하며 건물 내부로 진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에르바 시티의 중앙 방송국에는 약 5백 명 가량의 경비병력이 상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갑작스러운 기습 공격을 받고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무장 세력들은 정확하게 에이센군의 숙소를 향해서 집중 공격을 퍼부음으로서 에이센군이 제대로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20시 10분에는 에르바 시티를 잇는 통신 케이블에 대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5, 6명 정도의 테러용의자들이 중앙 통신 케이블에 폭탄을 장착하다가 근처를 경비중에 있던 에이센 경비병들에 의해 발견되었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짧은시간동안 벌어진 총격전에서 에이센 경비병들은 5명의 테러 용의자들을 사살하는데 성공했지만 1명을 사살하는데 실패했고, 결국에는 폭탄 테러를 막지 못해 폭탄이 터져 중앙 통신 케이블이 절단되는 손상을 입게 되었다.
20시 25분 에르바 시티 교외의 도시가스 공급 집적소를 공격하고 있던 무장 세력은 에이센군 경비대들의 대대적인 반격을 받았다. 에이센 경비대의 대대적인 반격을 받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것을 깨달은 무장 세력들은 20시 30분 공격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급전을 받고 출동한 에이센 기동 타격대에게 퇴로가 차단되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투항하지 않고 끝까지 항전했다. 10여분간의 교전 끝에 20시 44분 도시가스 공급 집적소를 공격하던 50명 가량의 무장 세력들 중에서 2명의 중상자를 제외하고 나머지들은 모두 사살되었다.
20시 34분 에르바 시티의 중앙 방송국을 공격하던 1백여 명의 무장 세력들은 급하게 시내를 뚫고 달려온 에이센 장갑차 부대의 출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무장 세력들의 로켓 추진식 수류탄 공격과 대전차 빔 공격을 받고 장갑차량 5량이 도로 위에서 불길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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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을 피하는 장면은 메트릭스를 생각하지 마시고요…총구의 방향을 보고 피하거나 막았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요…그리고 권총의 탄속이 소총보다 다소 느리니…^_^;;; 보고 피했을 수도…-ㅅ-;;
…기사나 마법사의 설정 자체가 FSS와 유사…하니…대충 넘어가 주세요…싫다고 하시면 낭패…쿨럭~ -ㅁ-;;; 하지만 FSS와는 다르게 눈에 보이는 총알은 피하겠지만, 뒤쪽에서나 멀리서 날아오는 총알, 그리고 눈먼 총알을 막지는 못합니다…
음…그리고…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장 세력의 준동…물론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현재 쌀국과 이라크와의 그것이 모티브입니다…흐흐흐…TV만 켰다 하면 소재가 쏟아지니…이걸 기뻐해야 하는지 아니면 쌀국의 행패에 대해 기분나빠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ㅅ-;;
어쨌거나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9…
쩝…쿨럭~ 카레나의 보디가드들이 꺼낸 30~60cm짜리 칼…사시미…흐흐흐…맞습니다…그들의 정체는 바로 언젠가 회유했던 ‘사시미 부대’ 랍니다…후후후…
● ‘다크크라이드’님…1타를 축하드립니다…^_^)/~ 음…트레이닝복의 사내…대장격이지요…아직까지 이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상당한 위치에 있으며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무언가 대단해 보일지도…음…어이…원하는 대로 말해 주었으니 등에 있는 총좀 치워 주…쿨럭~ (←은근슬쩍 총을 치우는 트레이닝복의 사내…)
● ‘검은묵시록’님…오늘 상당히 많이 출연하셨군요…한 7번 정도…^_^; 음…그리고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가 추구하는 것은 아주 장기간의 시간을 두고 하는 것 입니다…지금 당장이야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습니다만…한 천년 후에는…쿨럭~ 그때까지도 싸우고 있으면 낭패…
● ‘마이트레야’님…보내주신 자료(?)는 잘 받아 보았습니다…그것을 읽고 느낀점…역시 대단…^_^)乃…혹시 소설을 써 보실 의향은 없으신지요…만약에 쓰신다면 대단한 작품이 나올 듯 한데요…^_^;;; 보내주신 자료는 충분히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피르다룬’님…으음…늦게 오시길래 조아라~했건만…그런 사연이 있으실 줄은…-ㅅ-;;; 비겁하지만 새벽으로 출몰시간을 변경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겠군요…비겁하다고요? 후후후…일단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그리고 어제 케익을 먹을 줄 어떻게 알고 계셨는지? 설마 제가 말했었나요?…쿨럭~ 앗~!!! 갑자기 아랫배가 싸르르…한 것이…쿨럭~ 하지만 독에 대한 내성 덕분인지 화장실 한번으로 끝…후후후…역시 만독불침은 좋은 것이여~ ^_^;
● ‘chise’님…음…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반드시 지식이라는 법은 없지요…친구들과의 교우관계…정도라면 시간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고 생각지않으십니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토록 진정한 친구를 기껏해야 하나 둘 사귀는데 말입니다…물론 왕따…시라면 낭패…-_-;;;; 음…헌데 소설을 좋아한다거나 쓰는 것을 즐기신다면 친구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니…^_^;; 학교는 싫어도 학교친구들은 좋아 하시지요? 그럼 된겁니다…^_^)/
● ‘휴식시간’님…정답!…되겠습니다…TV만 켰다…하면 여러 사건이 쏟아지니…따로 자료를 모을 필요가 없을 정도라는…-ㅅ-;;; 쩝…지금 쌀국이 하는 짓거리를 보고 있자면…‘아…일제시대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런 고생을 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그리고 쌀국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아양을 떨어대는 단무지국이나 울나라 정치 쓰레기들을 보면…‘…하나도 변하지 않았군…’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쿨럭~ -ㅅ-;;
● ‘현돌’님…음…무언가 불만이 있으신 겝니까…ㅜ_ㅜ…무섭잖습니까~ T^T)/ 불만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말씀해 주세요…비록 제가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죽각 대령할 수는 없겠습니다만…독자분을 위해서라면 그깟 담배 한 갑이 아쉽겠습니까?…뭐…한 갑에 5천 원으로 오른다면 다시 생각해 보겠지만…^_^;;;
● ‘우주인엘로힘’님…음…카레나가 바르디아 지역에 가 있는 목적은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모종의 공작을 위해서 입니다…뭐 아무리 중요하다고는 해도 실제로 그녀가 직접 갈 이유는 없었지만…곧 크라우프도 갈 예정이고…디나도 갈 예정이니…한번 가서 기반(?)을 다져 놓는 것도 좋을테니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_^;;; 또한 신임 바르디아 총독인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에 대한 감시망(??)의 확보…라던가…발바이스 제국이나 에롤드 족이나 뮤틸레 족에 대한 공작 등등…쩝…그러고 보니 갈 이유가 넘쳐나는 군요…-ㅅ-;;
● ‘내멋대로할꼬야’님…음…아쉽게도 카레나의 보디가드(?)들은 몽땅 다 남자였다는…-ㅅ-;; 음…제가 파견한 사시미 부대…입죠…^_^;;; 아니 이제는 에이센 방첩부 혹은 정보부 소속인가? 흐흐흐…조만간 하렘당과 열매당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흐흐흐…긴장하시길…냐하하하하~!!! (←광소를 터트리며 까맣다 못해 태양빛을 가릴 정도의 오러를 품어내는 아뒤쥔장…)
● ‘勇者’님…뭐…‘신간’으로 본다면 제가 질 겁니다…제가 마지막으로 만화책을 산 것이 아마 3년인가 4년인가 전이니까요…^_^;;; 덕분에 절판되어 구할래야 구할 수 없는 책이 대부분이라는…쩝…어둠의 루트에도 없고…에고고…큰일입니다…그렇다고 저 많은 것을 다 처분해 버릴 수도 없고…ㅠ_ㅠ;;;
● ‘soulschaos’님…음…사실 작가넘이랑 저랑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 바로 FSS라는…건담도 좋아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건담의 야리꾸리한 스토리를 이해하기엔 너무 나이가 든 관계로…ㅠ_ㅠ;;; 크라우프도 아마 기함을 바꿀 것 같습니다…아쉽게도 함명이 이미 정해져 버렸다는…^_^;;; 아, 기함을 바꾸는 것은 상당히 뒤의 이야기이니 그리 기대는 하지 말아 주세요…^_^;; 그리고 ‘Star Wars’의 ‘Super Star Destroyer’라는 물건이…음…아마 졸라리 큰 점함..이었던가요? ‘A-Wing’이라는 쬐끄마한 전투기에 파괴당한…하도 오래전에 봤던 것이라 기억이…쿨럭~ -ㅅ-;;
● ‘데달루스’님…뭐…그 유전자 자체를 비스하게 조작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글구 의사 한명 매수하면 간단한 일이기도 하구요…^_^;; 음…실제로는 의학 등이 무지하게 발달했다고 설정을 해 놓았지만…이제까지의 스토리가 그런 것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서리 언급이 거의 없었던 것 입니다…그리고 낙태는…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선택’이죠…국가에서 감나라 대추나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뭐, 우리나라와 같이 태어나는 신생아에 비해 낙태를 하여 죽어 나가는 태아의 비율이 5배 쯤이 된다면 국가가 개입해야 하겠지만…기본적으로는 피임과 마찬가지로 낙태도 개개인의 ‘선택’이 아닐까요? 그러니 말슴하신 것은 좀…쿨럭~ 그렇다고 본문에 이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 테지만요…^_^;;;;
● ‘kingsnowman’님…오오~ 일본~!!!…음…초여름에 일본을 가신다면 아마도 ‘찌는 듯 한 더위’라는 것을 실감하실 수 있을 듯…^_^;;; 습도가 높아서 사우나가 따로 없다더군요…흠…어느 쪽으로 가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아마도 교토나 도쿄…정도겠지요? 아님 설마 오키나와??…크흑…부럽~ T^T)/~…기념품 등을 사실 때의 주의점…가격표에 적힌 가격에…‘0’을 하나 더 붙이시고…우리나라에서 파는 비슷한 물건의 가격을 생각해 보라더군요…^_^;;; 그러면 식은 땀이 흐른다는 믿지 못할 정보도 있답니다…흐흐흐…
● ‘아이페르’님…흠…그런 꽁수(!!!!)도 있군요…허허허…역시 잔머리 대마왕(…) 균의 창조자 답습니다…^_^; (←…칭찬일까요…아니면 욕일까요? ^_^;;) 음…그나마 제 아이디는 전함의 이름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따르니…다행이라는…휴…하지만 ‘타이거’ 혹은 ‘티거’ 라는이름의 배가 나올수도 있으니 안심은 금물…ㅠ_ㅠ;;; 에~이~이~잇~!!! 그렇게 되면 이쪽에서도 ‘아이페르’ 라는 이름을 출연시키는 거닷~!!! 그리고 처참한 결과를…흐흐흐…(←검은 오러에 둘러싸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아뒤쥔장…)
● ‘테르미도르’님…응? 음…어째 별로 기쁘지 아니하신 듯??? 기껏 출연시켜 드렸건만…ㅠ_ㅠ…검은 묵시록 호 함장 ‘테르 벨키우스’…설마 눈치채지 못하신 것인가…?? 음…그리고 결국 외인을 마시지는 않았습니다…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한마디로 배가 불렀다는??? 이야기…음…뉘앙스가 좀 이상하군요…-ㅅ-;) 그리고 솔로 생활이 길다보니 그런 사소한 것에 감동받는 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_^;;;
● ‘가연을이’님…바쁘신가 보네요…^_^;;; 주말마다 보신다면…음…로또 번호를 맞추어 보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_^;;; 저는 일주일 내내 로또 1등이 되면 무엇을 할까…라는 공상으로 보낸다는…쿨럭~ -ㅅ-;;; 이것도 병이라면 병일까나…암튼 읽을 거리가 많아서 좋지요? 그럼 되었습니다…^_^)/~
음…이따가 후식으로 어제 먹다 남은 케이크를 먹어야 하는데…쿨럭~ 음…‘피르다룬’님게서 살포한 독이 남아 있을지 걱정이 된다는…사실은 그것이 아니라 살이 찔가봐 무섭…쿨럭~ -ㅅ-;;
…아차차…소제목을 바꿨어야 했는데…^_^;;
하지만 그 뒤를 이어 출현한 3량의 장갑차는 로켓 추진식 수류탄과 대전차 빔 발사기가 발사된 곳을 향해서 100mm 머신건을 쏘아 붙여 적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더 이상 적의 중화기에 의한 반격이 없자 장갑차는 재발리 포구를 돌렸고, 방송국을 공격하고 있던 게릴라들을 향해서 로켓탄과 100mm 머신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물론 이 3량의 장갑차들은 또 다른 곳에서 발사된 로켓 추진식 수류탄과 대전차 빔에 맞아 잠시 뒤에 폭발해 버렸지만, 이들의 공격은 뒤를 따라 달려 들어온 기동 타격대의 장갑차량과 1백 명 가량의 보병들이 안전하게 하차하는데 일조하게 되었다. 그리고 곧이어 자리를 잡은 1백 명의 기동 타격대원들은 방송국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무장 세력들의 공격을 분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증원을 받은 에이센군과 장갑차들에게 퇴로가 차단된 게릴라들은 돌파를 시도하는 대신 도주 방향을 방송국으로 잡고는 안으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때 방송국을 수비하던 5백 명의 경비대도 제대로 정신을 수습하고 방송국 내부로 진입해 들어간 게릴라들을 향해 본격적으로 공격을 가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19시 45분에 도시가스 공급 직접소를 향해 고속으로 돌진해 들어가던 차량의 공격을 시작으로 시작된 에르바 시티의 무장 세력들의 공격은 21시 15분이 되자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보병이 이번 공격 사건 때문에 벌어진 혼란 상황의 수습을 위해서 에르바 시내로 진입하고 있었다. 시내에 배치되고 있는 모든 병력의 얼굴에는 무장 세력들의 동시 다발적이고 강력한 공격 때문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늦은 저녁 시간인 데다가 시내 곳곳에서의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거리에서 바르디아 시민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덕분에 에이센군의 배치는 신속하게 이루어 질 수 있었다. 하지만 병사들이 치안 유지를 위해서 시내 곳곳에 재배치되고 있을 때 에르바 시티 주택가의 여러 장소에서 동시 다발적인 폭발이 일어났다. 아파트 지하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아파트 건물이 완전히 붕괴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벌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듯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때문에 에르바 시티는 극도로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되었다.
21시 30분 바르디아 총독인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가 즉각 에르바 시내에 대한 치안의 확보를 강력히 지시했다. 더 이상의 폭탄 테러를 막고 에르바 시티의 혼란 상황을 진정시키라는 것이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의 요구였다.
22시 44분 완전히 제압된 것으로 생각된 에르바 시티의 도시가스 공급 집적소에 무장 세력들의 재공격이 가해졌다. 격퇴당한 첫 번째 공격에서는 단순한 차량과 보병 공격 밖에는 없었지만, 이번에는 SUV에 기관총과 대전차 로켓까지 장착한 것을 여러대 동원한 대규모 공격이 감행된 것이다.
공격이 있자마자 기동 타격대와 함께 시설 경비를 위해서 출동한 5량의 장갑차가 SUV를 향해서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SUV에서도 대전차 로켓과 로켓 추진식 수류탄을 연속해 발사해 넣음으로서 장갑차량 5량을 전파시켜 버렸다.
장갑차량이 모두 격파되어 버리고 공격을 감행한 SUV도 대부분이 파괴되었지만 이 뒤를 따라서 무장 세력 수백 명이 뛰어 나와 도시가스 공급 직접소를 향해서 격렬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에이센군은 23시 10분까지 효과적으로 방어를 했지만 무장 세력들에 의해서 측면이 돌파당하자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끈질기게 공격해 오는 무장 세력들 때문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기 시작했다.
23시 15분에는 지원 병력이 도시가스 공급 집적소를 지원하기 위해서 출동했지만 길 좌우에 매복해 있던 무장 세력들의 공격을 받아 대부분이 제대로 진입도 해보지 못하고 길에서 저지되어 버렸다.
23시 30분 결국에는 도시가스 공급 집적소에 위치해 있는 도시 가스 저장 탱크 중 1곳이 폭발을 일으켰다. 무장 세력이 발사한 로켓 추진식 수류탄에 저장 탱크가 직격당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미 시설 관리 요원들이 파이프를 차단함으로서 집적소가 일제히 유폭되는 것을 막아 시설 전체가 날아가 버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커다란 폭발과 함께 근처가 완전히 불바다가 되었다.
23시 35분 에이센군이 약 1천 명 이상의 보병과 46량 이상의 장갑차량을 동원해 도시가스 공급 직접소를 구원하기 위해서 달려오고 있었다. 이것을 본 바르디아 무장 세력들은 썰물 빠지듯 도시가스 공급 집적소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11월 17일 00시 04분 에르바 시티의 에르바 우주항 주변에 몰려 있던 에이센 경비대들은 시내 제압을 위해 에르바 시티로 들어가기 위한 도로 위에 있었다. 도로 위에는 에이센 경비대원들이 탑승한 차량들이 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위낙 다급한 사태인지라 에르바 행성 사령관이 거의 대부분의 부대에 시내로 진입할 것을 명령한 것이다. 이것은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는 데다가 에르바 행성 사령관 그 스스로도 다급함을 느낀 탓이었다. 그 덕분에 에르바 시티 우주항 주변에 주둔하고 있던 에이센군 병사들도 명령을 받고 긴급 출동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대가 일제히 시내로 진입해 들어오기 위해서 수송 차량에 올라 이동을 시작하자 도로는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었다. 너도나도 일단 시내로 진입해서 치안 유지 활동에 병력을 투입하라는 에르바 행성 경비 사령관의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움직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같은 시각 에르바 시티의 교외의 대규모 시설 채소 농장의 저온 저장 창고의 문이 열렸고 농장의 창고 안에서 트레일러가 밖으로 나왔다. 트레일러는 밖으로 나온 후 적당한 위치를 잡았다. 그리고 운전자의 간단한 조작으로 트레일러의 컨테이너를 벗겨 내었다. 컨테이너가 좌우로 분리되자 그 안에서 드러난 것은 상당한 크기의 지대지 미사일이었다.
운전자는 미리 입력되어 있는 데이터를 지대지 미사일에 입력한 뒤 주저없이 발사 버튼을 눌렀다. 잠시 뒤 점화된 미사일이 곧바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운전자는 미사일이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는 즉시 트레일러에서 뛰어내려 근처에 대기하고 있든 자신이 타고 온 승용차에 올랐다.
대규모 시설 채소 농장의 저온 저장 창고에서 지대지 미사일을 실은 트레일러가 밖으로 나오고 있을 무렵, 에르바 시티 교외에 위치한 물류 유통 센터에서 지방으로 실어 나를 물품을 싣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던 트레일러 중 컨테이너를 적재한 채 주차되어 있는 5대의 차량에게 5명의 남자들이 접근하고 있었다. 그들은 능숙한 솜씨로 각자 5대의 트레일러에 올라탄 뒤 간단한 조작으로 트레일러의 뒤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를 열어 지대지 미사일이 드러나게 했다. 그들은 일제히 간단한 데이터를 입력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끝나자 마자 동시에 점화 스위치를 눌렀다. 5대의 트레일러에 실린 5기의 지대지 미사일이 점화되어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고, 이들도 또한 트레일러에서 내린 후 재빨리 근처에 주차되어 있던 승용차에 올랐다. 이들이 미사일을 발사한 시간은 에르바 시티의 교외의 대규모 시설 채소 농장의 저온 저장 창고 앞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시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 시각 에르바 우주항의 관제센터에서는 6기의 지대지 미사일 이 우주항을 향해 발사되었음을 즉각 감지해 냈다.
“미사일 접근! 거리 1,200!”
우주항의 관제요원들은 에르바 시티의 교외에서 우주항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었음을 발견하고 즉각 보고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