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25
다크 크라이드는 자신의 옆에 앉은 하얀 백작을 힐끗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살짝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테르 벨키우스의 연설이 끝이 나자 박수를 치고 있었다. 테르 벨키우스가 한 연설 중에서 저 멀리 과거에서의 일은, 과거 바르디아 황가가 샤이닝 힐, 다곤, 그리고 아이크 이들 세 개의 제국의 공격을 받아 밀려나와 우주를 떠돌던 때를 말하는 것이었고, 바로 어제의 일은 현재 에이센인들의 공격을 받아 바르디아 영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부터 벌어진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사실 테르 벨키우스의 연설 중에서 까마득한 과거의 일, 즉 바르디아가 성립하기도 전에 우주를 떠돌 당시에는 에이센이라는 국가 자체도 역시 존재하도 않았었다. 그렇지만 테르 벨키우스가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과거의 일에 애써 에이센을 끼워 넣은 이유는 저 멀리 과거에서부터 바로 최근까지 에이센인들은 언제나처럼 우리들 바르디아인들의 영토를 빼앗고 우리들의 삶을 핍박했다는 것을 은연중에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어느 정도 성공은 했겠지?’
본래 이러한 연설은 다크 크라이드의 옆에 앉아있는 하얀 백작이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겠지만, 하얀 백작은 자신이 카리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함대에 직접 참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비록 그가 오랫동안 이 카리드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함대에는 참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얀 백작은 자신이 직접 나서는 대신에, 이들 모두를 지휘해야 하는 테르 벨키우스에게 대신 연설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테르 벨키우스는 하얀 백작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킬만 한 연설을 멋지게 해 내었다.
당당하게 우라베 기지의 우주항을 빠져 나가고 있는 검은 묵시록호의 함교위에서 다크 크라이드는 조용히 팔장을 낀채로 서 있었다. 그러한 그의 눈에 두툼한 서류뭉치를 들고 검은 묵시록호의 함장 테르 벨키우스의 옆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카리드가 눈에 띄었다. 테르 벨키우스가 부관으로 데리고 있기로 한 카리드는 제법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 작전의 명칭을 그의 이름을 따서 카리드 작전이라고 명명한 것에 대해서 카리드는 무척이나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니 더욱 더 열의와 성의를 다해서 이번 작전에 공헌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는 것이다.
‘훗······’
열성적으로 일을 하는 카리드의 모습을 보면서 다크는 이번 작전이 성공하든 그렇지 않든 카리드는 그것으로 끝이라는 생각을 했고,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굳이 내색하지는 않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우주가 아름답기는 하군······하지만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군.’
다크는 우라베 기지에서 오래간만에 우주 공간으로 나와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우라베 기지의 주변으로 흩어져 있는 전함의 잔해들의 모습들이 눈에 띠자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 잡혀 버렸다.
베르베라에서부터 바르디아까지 오게된 45만 척의 수송함대는 적재하고 있는 보급 물자들을 에드라 요새와 그 일대의 보급 기지에 분산 하역한 이후 일괄적으로 재정비를 받았다. 의무적으로 재정비를 받고 난 뒤 아무 것도 화물을 싣지 않고 있던가, 그렇지 않으면 에르바 행성계에서부터 베르베라로 가야 하는 전역자들을 태운 채로 베르베라로 향하고 있었다. 속속 귀환하는 수송 함대의 호위는 비슷한 시기에 재정비를 마친 수도 방어 사령부 소속의 함대가 단계적으로 철수하면서 다시 맡게 되었다. 어차피 수도 방어 사령부 소속의 함대도 베르베라로 돌아가야만 했기 때문에 수송함대의 호위를 위해서 따로 전력을 차출할 필요가 없어 바르디아 총독부는 한시름 놓는 눈치였다.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의 함대도 마찬가지로 수도 방어 사령부 소속 함대였기 때문에 베르베라로 귀환하게 되어 있는 수송함대와 더불어 베르베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그렇지만 이미 전투함들의 재정비를 마치고 대기 상태에 들어가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의 함대에게 베르베라 귀환 명령은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계속된 대기 명령 때문에 크라우프의 함대는 다소간의 지루함에 빠져 있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 소위는 차분한 성격을 가진 공중 전투대 대대장인 게르하르트 바움 소령과는 반대의 성격을 가진 신임 지휘관인 구드 바렌브룩 대위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운동을 많이 해서 근육으로 다져진 몸이며 잘생긴 얼굴 같은 것들로만 따진다면 무척이나 매력적인 사람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여자들만 유혹하려 드는 것 같은 느낌이 노골적으로 들었기 때문에 디네스는 바렌브룩 대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타인의 시선에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태도로 너무나도 자신의 장점만을 드러내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쓰고 있기만 했기 때문이었다.
디네스가 경험 없는 애송이였다면 바렌브룩 대위의 말솜씨와 멋진 몸매와 영화배우 같은 얼굴, 그리고 그 자신이 실컷 자랑하며 떠들어 대는 전과에 매혹되어 몸이 달아 올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디네스는 바렌브룩 대위가 현란한 말솜씨를 듣고난 이후 그에게 매혹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냉소가 터져 나왔다. 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렌브룩 대위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말솜씨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실력이었기 때문이었다.
디네스의 경험에 의해서는 전장에서 진정으로 오랫동안 실전을 겪으며 싸워왔던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전력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 하거나, 자신이 겪었던 전투에 관해서 남들에게 떠들어 대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전쟁이란 어떠한 형태를 띄고 있든지 끔찍한 것만은 변함이 없었고, 그러한 기억은 그리 좋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그 때문에 그러한 전쟁, 혹은 전투를 많이 겪은 사람들의 경우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었지만 바렌브룩 대위처럼 신이나서 떠들어 대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네스는 바렌브룩 대위가 그 자신의 빈약한 경험을 과장해서 남들에게 떠들어 대는 얼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바렌브룩 대위는 시에나에게도 많이 집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디네스 자신에게도 은근하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시에나는 애초에 아주 멋진 남성들이 전력으로 유혹한다고 해서 크라우프 한 사람만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었으니 바렌브룩 대위가 어찌 해본다고 해서 순순하게 넘어간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강제적으로 시에나의 몸을 차지하기도 힘들었다. 시에나는 가냘퍼 보이는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면 성인 남자 서너 명은 한꺼번에 상대해 쓰러뜨릴 정도로 개인적인 격투술 실력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바렌브룩 대위 같은 근육질 남자들도 자칫 잘못한다면 시에나에게 순식간에 제압당해 버릴 수도 있었다.
뭐 이런 것들이야 그렇다 쳐도 디네스가 더욱 바렌브룩 대위를 냉소적으로 여기게 만들었던 일이 있었는데, 디네스가 우연찮게 소위 말하는 잘노는 여자애들 한테서 들었던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디네스 휘하의 하사관들 중에서 마음에 맞는 남자와 잠자리를 함께 하는 것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은 여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 덕분인지 함대내에서 떠도는 온갖 소문들의 진원지기도 한 그녀들 중 바렌브룩 대위의 외모와 말솜씨에 반해 스스로 그에게 달려들어 바렌브룩 대위의 방에서 같이 밤을 보낸 사람이 있었다. 물론 새로 전입 온 바렌브룩 대위는 너무 멋진 사람이니 그와 함께 밤을 누가 먼저 보내느냐고 내기했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디네스가 귀동냥하기에는 일인당 30다르크씩 돈을 걸었다고 했던 것 같았다.
너도나도 매력적인 그와의 잠자리를 가지고 싶어했고, 내기돈도 그에 비례하여 상당히 커졌다. 그 덕분인지 여러 명의 여자들이 바렌브룩 대위와 잠자리를 하고 싶어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어찌 되었든 그녀들 중에서 한 사람이 선택되어 갔고 바렌브룩 대위와 함께 즐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나온 그 여자에게 여러명이 달려들어 바렌브룩 대위가 어땠냐고 물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나온 대답은 아주 뜻밖이었다.
“별로야. 몸만 좋았지 금방 끝나더라고! 에휴!”
서두를 이렇게 뗀 그 여자는 바렌브룩 대위의 잠자리 실력이 어떤지 궁금해 하던 사람들에게 그와 함께 있었던 일들을 자랑스럽게 떠들어 댔던 것이다. 몸도 좋고 물건도 좋기는 한데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한심하다는 얼굴로 한창 달아오를만 하니까 어찌해볼 틈도 없이 끝이 나 버리더라는 경험담을 털어 놓았고, 그녀의 경험담을 듣고는 그와 함께 하고 싶어 몸달아 했던 여자들이 크게 실망했다는 것이었다. 디네스는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난 이후 자신에 대한 소문이 어떻게 퍼졌는지도 모른채 바렌브룩 대위가 여자들 앞에 서서 떠들어 대는 것을 보게 되자 그가 더욱 우스워지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한 소문들을 떠올리며 피식 웃고 있던 디네스의 맞은편으로 시에나와 티아라가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대체적으로 시에나는 그렇게 사교적인 편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티아라와는 마음이 잘맞는지 서로 자주 어울려 다니고 있었다.
“어라? 디네스 어디 가니?”
시에나가 디네스를 먼저 발견하고 살짝 웃으며 말을 건넸다. 디네스는 시에나가 자신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자 씽긋 웃으면서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그냥 좀 돌아다니는 중이에요.”
실제로도 디네스는 별로 할 일이 없고 숙소에서 누워 있기만 한다면 재미가 없으니 운동 삼아 함내를 돌아다니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두 분은 어디 가세요?”
“아? 같이 걸어 다니면서 운동 좀 하느라고. 그럼 잘 돌아 다녀!”
시에나와 티아라가 씽긋 웃으며 디네스의 옆을 스쳐 지나갔고 디네스는 운동 잘하라면서 그들 두 사람이 지나가도록 길을 비켜 준 후 이들과는 반대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어쨌거나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지루함의 연속일 뿐이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7년 10월 15일 카레나 스쿠비는 바르디아 해방 전선이 카리드 작전이고 이름 붙은 모종의 작전을 시행하려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첩보 보고서를 받아보고 있었다.
“카리드 작전이라······”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서류에는 카리드 작전의 입안자가 카리드라고 하는 남자라고 씌여 있었으며 그 남자에 대한 대체적인 신상 정보가 덧붙여져 있었다. 하지만 카리드라고 하는 남자의 신상 정보를 천천히 훑어 보고 있던 카레나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그 카리드라고 하는 남자의 이력이 다소 의아하게 생각 되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겠군. 그리고······무엇인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벌어지려 하고 있으니······준비를 갖춰 둬야 겠군.”
카레나는 보다 확실한 정보를 얻게 된다면 바르디아 총독부를 설득시키는 일이 손쉽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카리드 작전이라는 작전을 시행할 것이라는 보고만 올라와 있었을 뿐이었고, 그 이외에 정작 필요한 자세한 사항들이 구체적이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니 구체적이지 못한 첩보 보고서를 가지고 총독부를 이해시키는 작업이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이 카리드 작전이······’
카레나는 그 동안 바르디아 해방 전선의 활동이 중지 되고 중립 지대에서의 우주 해적들의 활동이 중단된 것과 이번에 첩보 보고가 올라온 카리드 작전의 연관성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동안 꾸준히 이 두 집단의 연관성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려 애를 썼던 그녀는 바르디아 해방 전선이 카리드 작전이라는 작전명을 가지는 모종의 작전을 시행하려 한다는 첩보 보고서를 접하자마자 생각에 잠기었다. 구체적인 내용 증명이 없으면서도 그동안 이들 두 집단의 집단행동을 우려하고 있던 카레나에게 이 카리드라는 작전명을 가지고 있는 모종의 움직임은 매우 심각한 의미로 와 닿고 있는 중이었다.
에드라 요새의 외각에서 다른 수도 방어 사령부 함대와 함께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은 자신과 함께 에르바에 도착한 수도 방어 사령부 함대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지휘하는 함대가 별다른 말이 없이 지루한 대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자 다소간 따분하다는 생각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가 되든 자신들이 귀환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크라우프 함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함대들은 차례대로 귀환하고 있는 수송함대의 호위를 맡아서 베르베라로 귀환하는 항로에 오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크라우프의 함대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루하군······’
언제라도 베르베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어 놓고 있었지만 하는 일 없이 이렇게 대기만 하고 있다는 것은 썩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수도 방어 사령부 예하 함대들 중에서 재정비를 마치지 못하고 있는 함대도 있었고, 수송함대들 중에서도 아직까지 짐을 하역하지 못하거나 재정비를 받지 못한 함대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는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그들과 함께 베르베라로 귀환할 수 있는 차례가 올 것이라는 확신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언제가 될지 아직까지 확실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지루함을 쉽게 풀어낼 수 없었다. 지금은 단순하게 무작정 기다리기만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7년 10월 29일 레나는 다른 전투함들과 더불어 우주 공간을 조용히 항해해 나가고 있는 검은 묵시록호의 격납고 속에 나와 있었다.
헤비호스 격납고 속에서는 매일처럼 헤비호스들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지를 체크하고 있는 작업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레나는 그 동안 어깨 너머로 배워 왔던 정비 솜씨이기는 했지만 여느 정비 스텝 못지않은 정비 실력으로 정비반원들의 일을 돕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것 때문인지 레나는 정비일을 하지 않는 보디세아 보다도 정비반원들에게 인정받고 있었고 인기도 많았다. 그런 이유 때문에서 인지 레나는 정비반원들에게 같은 기체로 보다 큰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체의 튜닝 방법 같은 것에 대해서 전해들을 수 있었다.
검은 묵시록호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비반원들 중에서는 나이도 많고 전투 참가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들은 앞으로의 전투를 걱정하고 있는 레나에게 공간 전투에 관한 은근한 조언 같은 것을 해주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에이센 정규 함대는 결코 얕잡아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비반원들의 일관된 설명이었다. 정비반원들은 설명도 레나도 지오콘 다비토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 왔던 이야기와 거의 비슷했다. 에이센 파일럿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실전 경험이 매우 부족한 편이기는 하지만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꾸준히 쌓고 있어서 결코 쉽고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에이센 놈들은 기사도 아니면서도 기사만큼 기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들이 가끔 있다고 하더군. 그 점을 명심해 둬!”
정비반원들은 레나가 기사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자만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했다. 에이센인들 중에서 기사의 힘을 가진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정비반원들의 설명이었지만, 에이센인들 중에서 실전에 들어가면 기사가 헤비호스를 기동하는 것과 겅의 같은 정도로 헤비호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이것은 에이센인들이 평소에 강도 높은 훈련을 계속해서 쌓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에이센의 에이스 파일럿에 관한 몇가지 듣기 힘든 일들도 레나에게 설명해 주었다.
“에이센의 군대는 지상군보다는 우주군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니······지상에서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우리들의 공격에 마구잡이로 쓰러지던 에이센군은 아닐 것이야.”
정비반원들은 결코 방심하지 말라며 레나를 다시 한 번 겁주었고 레나는 조금 샐쭉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주눅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에이센 우주군의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다는 자신감 비슷한 감정이 일어났을 뿐이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7년 11월 7일 토요일 에르바 행성계의 외각에서 지루하게 대기하고 있던 수도 방어 사령부 함대 소속의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에게 에르바 요새로 11월 9일 08시 까지 출두하라고 하는 정식 명령이 하달되었다. 갑작스러운 호출 명령을 받고 난 크라우프는 무슨 일인지 몰라 의아함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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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조금 짧은 듯 하군요…별로 수정할 거리가 없었다는…^_^;;;
그니저나…저 느끼남 바렌브룩 대위…쿨럭~…불쌍한 넘…-_-;;; (←아시는 분은 다 아실 듯…)
에…저 느끼남의 에피소드…‘보기보단 밤일이 별로더라’…는 얼마전에 인터넷 상에서 떠돌던 모 몸짱 남자배우의 일화에서 모티브를 다 왔습니다…^_^;;; 설마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요?
…‘마른 장작’ 파이팅~!!! ^0^)/~…뭐…살이 찌는 바람에 저는 더 이상 ‘마른 장작’이라 부를 수 없게 되어 버렸지만요…-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01…
● ‘판타로드’님…1타를 축하드립니다…^0^)/~
● ‘勇者’님…맞습니다…현제이지요…얼핏 보면 별로 닮아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형제가 맞습니다…자세히 보면 넓은 이마라던가…코의 형태라던가 턱의 모양, 눈썹의 형태가 아주 흡사하지요…단지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가가 달라서 처음보면 사촌지간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는…쿨럭~ -ㅅ-;;
● ‘마이트레야’님…음…뭐, 구애를 받는다는 것이라기 보다는…가끔 생각지도 못했거나…혹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라는 것을 지적해 주시니…^_^;;;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많은 가능성 중에서 가장 그럴 듯 해 보이는 것을 채택하기는 합니다만…빈틈이 없을 수는 없으니…그러한 점을 지적해 주시거나 한다면 큰 도움이 되지요…^_^)/
● ‘검은묵시록’님…뭐…별다른 협박과 회유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작가넘이 잊어 버리거나 혹은 제가 자르지 않는 이상 나중에 나오기야 할테니 그때를 기다려 주심이…^_^;; 그리고 테르와 다크들이 에이센군을 어찌 골탕 먹일지는…스토리 유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밝혀드릴 수 없음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 ‘toyr’님…일단 그다지 피와 살이 튈 것 같지는 않습니다…단지 약간의 ‘접촉’ 정도만 있을지도 모르지요…음…그리고 다비토의 지위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그러니 하얀 백작이나 테르, 다크 등이 참가하는 회의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지요…그리고 하얀 백작의 경우는…쿨럭~ 비밀이 많은 인물이라는 것을 제외하면…-_-;
● ‘chise’님…^_^;;; 여자의 피부가 건조해지면 큰일이지요…남자가 다 떨어져 나갈테니…촉촉하면서도 부드러운 피부가 미용의 관건!!!…응? 근데 갑자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군요…쿨럭~ -ㅅ-;;;;
● ‘피르다룬’님…어허~ 토요일인데도 정신이 없을 정도 바쁘시다니…흠…고생하십니다 그려…-ㅅ-;; 허나…아니되는 일은 아니되는 것!!!…디나의 하렘 편입을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쿨럭~ -ㅅ-;;;
● ‘제로나인’님…뭐…말씀하셨듯이 그러한 방식의 인재등용은 고래로부터 많은 작품들에서 볼 수 있지요…물론 딱히 생각나는 것은 없습니다만…쿨럭~ -ㅅ-;;; 헌데 레나가 순종적이라니요? 흐흐흐…그거 헛소문입니다…그렇게 보일 뿐이지요…아마 레나가 코프를 본다면…“이 에이센의 수괴!! 죽어랏!!”…이라는 소리와 함께 칼을 휘두르지 않을까…합니다만…쿨럭~ -ㅅ-;;;;
● ‘내멋대로할꼬야’님…응? 위문공연? 응? 도대체 직업이 무엇이시길래…쿨럭~ 방송 관계자 분은 아닐 듯 하고…음…이벤트 회사? 그것도 아니면 혹시 유명 연예인이시라던가…쿨럭~ -ㅁ-;;; (←난무하는 억측에 머리가 아파오는 아뒤쥔장…) 음…혹시…‘내멋대로할꼬야’님은 여자???…정체를 밝히세욧~!!!
● ‘아이페르’님…음? 도장이 엉뚱한데 찍혀 있군요…다시 찍으세요…-_-;;; 출근부가 잘못되면 자칫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되는 수가…응? 이건 아니었던가? 쿨럭~ ^_^;;; 음…그건 그렇고 균이 상당히 머리를 쓰더군요…아니…‘아이페르;님게서 머리를 쓰시는 것인가? 흐흐흐…부디 스트레스성 탈모가 생기지 않기를 빌어 드리겠습니다…^_^;;
● ‘soulschaos’님…음…최근 전투신이 없다보니…조금 욕구불만이 되신 듯 한데…쿨럭~ 사실 저도 조금은 그렇다는…역시 남자의 로망은 누드 에이프런….이 아니고!!! -_-;;; 피와 살이 튀고 비명과 고함이 난무하는 전쟁!!…이 아니겠습니까…^_^;;; 조금 전에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은 실수…일 겁니다…아마도…쿨럭~ ㅡ,.ㅡ;;
● ‘현돌’님…예?? 저는 맛이 가지 않았습니다만…^_^;;; 단순히 발작(?)을 일으킨 것 뿐입니다…응? 왜 다가오십니까? 응? 갑자기 팔은 왜 잡으시는 것입니까? 응? 어~어~어~?? 저를 어디로 데려가시려고…질질질…(←묵묵히 아뒤쥔장의 팔을 잡고 ‘언덕위의 하얀 집’으로 향하시는 ‘현돌’님…)
● ‘다크크라이드’님…술이라…흠…어째 저도 한잔하고 싶군요…날씨도 쪼까 꿀꿀한 것이…은근히 기분을 가라앉히네요…-_-;;; 이럴 때는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떠나간 여자를 생각하며 한탄을 늘어놓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최고인데…뭐…저야 이제껏 여자가 없었으니 늘어놓을 한탄거리가 없다는…쿨럭~ 이게 더 비참한 것이던가….ㅠ_ㅠ
● ‘키트릿지’님…어허~ 특수부대 친우가 계셨군요…음…하는 수 없지…절지중의 절지인 순결당사에서 짱박혀 있는 수 밖에…^_^;;; 뭐…디나와 카레나는 절대로 하렘에 넣을 수 없습니다만…음..그러고 보니 시아도 너무 나이가 많군…쿨럭~ 레나는 아직 얼굴도 모르고…디네스야 뭐….저야 그녀-디네스-가 코프에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작가넘은 별로 내키지 않는 듯 하더군요…^_^;;; (←은근히 화살을 작가에게 돌리는 아뒤쥔장…)
● ‘가연을이’님…아마 다음번에 벌어질 전투는…이제껏 나온 중요 캐릭의 각축장이 될 듯한 분위기가…쿨럭~ 음…아니다…아직은 각자 따로 놀게 하는 것이…하지만 이들도 언젠가는 마주쳐야…아니야 아직은 시기상조야…하지만 그러면 앞으로 스토리를 전개시키기가…음…아아아악~!!! 뚜~~~~우~~~~~~삐비빅~…(←과부하로 멈춰버린 아뒤쥔장의 사고…)
● ‘나만의천사’님…어허~ 숙취라…그리운 단어로군요…저는 숙취를 겪어본지 상당히 오래되어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는…-_-;;; 음…그건 그렇고…디네스는 ‘1화’부터 나왔고…‘처녀’인 것 같고…디네스를 하렘에 편입시키지 않는 이유는…작가넘이 반대를 하기 때문입니다…^_^;;; 그러니 항의는 작가에게…쿨럭~
에…아마 내일은 작가넘이 수정작업 및 ‘독자와의 대화’를 할 것 같습니다…^_^;;;
모레 뵙겠습니다…^_^)/~
…아차차…소제목을 바꿨어야 했는데…^_^;;
“무슨 일일까?”
크라우프는 드디어 베르베라로 돌아가는 명령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르베라로 돌아가 어린 두 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적지 않게 흥분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베르베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 굳이 에드라 요새로 출두하라는 명령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의아함이 일어났다.
11월 8일은 일요일이었지만 카레나 스쿠비는 바르디아 해방 전선이 카리드 작전이라고 하는 명칭의 작전을 시행 중에 있다는 첩보 때문에 잠시도 쉴 수 없었다. 작전을 입안한 카리드라고 하는 남자에 대해서는 대체적인 정보가 입수 되어 있기는 해도 그 작전 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휘하 정보 분석관에게 더불어서 계속해서 현재까지 입수된 있는 카리드 작전에 대한 내용들을 토론하게 했다.
“바르디아 해방 전선에서 아군에게 흘리는 역정보가 아닐까 싶은데······.”
이제까지 수집된 정보들을 토대로 정보분석을 맡은 정보 분석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카리드 작전에 대해서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견해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카리드 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이 제대로 증명된 것 없이 다만 카리드라고 하는 대체적인 신상 명세가 입수된 남성에 의해 카리드 작전이 제안되었고 현재 바르디아 해방 전선이 카리드 작전을 시행 중에 있다는 정보만 계속해서 입수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체적으로 정보 분석관들은 무엇인가 바르디아 해방 전선이 모종의 작전을 펼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리고는 있었다. 그리고 일부 정보 분석 전문가들은 이번 카리드 작전이라는 정보가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것이 그 모종의 작전을 기만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것이 의견도 내놓았다.
“모종의 작전이 있을 것이라······”
정보 분석관들의 정보 분석 회의를 모니터하고 있던 카레나는 그들의 논의가 대체적으로 무의미하게 흐르고 있자 이제까지 자신의 정보망을 통해서 입수된 카리드 작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었다.
“만약에 카리드 작전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직감적으로 무엇인가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던 카레나는 정보분석관들의 정보 분석 회의에서 나온 결론을 보며 아쉬움에 살짝 말끝을 흐리고 있었다. 카리드 작전에 대한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최선을 다해서 정보를 입수해서 카리드 작전의 실체에 대해서 조사해야 겠군.”
카레나는 조용히 말을 받은 후 일단의 정보 분석 회의 모니터링을 끝마쳤다. 그녀는 굳이 분석가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고 그들의 회의 내용을 모니터를 통해서 지켜보는 일을 반복했다. 굳이 총 책임자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ㅏ 굳이 분석 회의에 앉아 있으면 정보 분석관들은 카레나의 눈치를 살피느라 제대로 자신의 소신대로 입수된 정보를 분석하지 않고 그녀가 바라는 대로 정보 분석을 은근하게 도출해 내려고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보분석관들의 회의가 끝이 나고 카레나는 카리드 작전에 대한 정보가 입수된 것이 지난 달 20일인데 아직까지도 카리드 작전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있는 현재의 빈약한 정보들을 확인하며 다시 한 번 길게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카리드 작전이 무엇인가 모종의 작전을 기만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의견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 모종의 작전으로 의심되는 작전에 대한 정보를 전혀 입수하지도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카리드 작전이라는 것이 진행되고 있다는 정보들이 끊임없이 입수도고 있고 그 작전을 제안한 카리드라는 남성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만 계속해서 입수되고 있는 중이었다. 적들의 역정보에 놀아나고 있는 것인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런 정보 분석에서의 혼란은 일선에서 제대로된 정보가 수집되지 못한다는 것에 있었다.
‘이거야 원······부끄럽군 무슨 일이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될지도 모르겠어······’
카레나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조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때 일수록 자신이 최대한 침착하게 행동하고 섣부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되새기면서 다시 한 번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침착해 지려 노력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이곳 총독부의 지하 자료 보관실 옆에 마련된 정보부의 자신의 방에 앉아 있는 자신이 더욱 답답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11월 9일 월요일 08시 정각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함께 에드라 요새의 인사부에 출두해 있었다. 그는 무슨 일인지 몰라 의아해 하고는 있었지만 크게 불안하거나 하지는 않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이번 출두 명령이 베르베라로 귀환하라는 정식 명령장 발부의 형식 적인 절차 정도로 치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08시 30분 다른 수도 방어 사령부 함대와 똑 같이 크라우프 함대도 수송함대 호위 명령을 받았다. 이 명령은 이제까지의 여타 수도 방어 사령부 소속의 함대가 받았던 명령과 동일했다. 그렇지만 그 명령의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다소간에 차이가 있었다. 이제까지의 수도 방어 사령부 함대는 베르베라에서부터 호위해온 통수본부 예하의 45만 척 수송 함대의 호위를 에르바에서 다시 맡아 귀환했지만 크라우프 함대는 이들 45만 척 수송 함대의 호위를 맡지 않은 것이다.
이들 통수본부 예하의 함대를 호위해 가는 대신에 중립지대에 인접해 있는 아나베 행성계를 위시로 크레냐드 행성계 바셰드 행성계 나멜 행성계 그리고 파트레드 행성계에서 징집되어 3주간의 훈련을 마친 징집병들을 규정대로 사르메스로 이동시키기 위해서 이들 5개 행성계에서 동원된 수송함 1만 척을 사르메스까지 호위하라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일단 이들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이들 5개 행성계에서 수송함대가 출발하고 나서 거의 일정한 거리를 항해하면 되는 중간 공역 이었다. 어느 한곳의 행성계로 수송함대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 5개 행성계에서 출발하면 거의 비슷한 거리를 항해하면 곳에서 만나게 되는 중간 공역을 집결 지점으로 정한 것으로서 무엇인가 그 5개 행성계 방어 사령부 사이에서의 알력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크라우프는 에르바에서 직접 베르베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20여일 정도를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항해해 나간 후 다시 그곳에서부터 베르베라로 돌아가야 하는 입장에 있었다.
‘40일 쯤이야······’
그는 대충 계산을 해 본 후 그 정도면 감내할 수 있겠다 싶어 흔쾌히 그 명령을 받아 들였다.
“알겠습니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명령을 받든 크라우프는 수송함 1만 척이라고 한다면 상당히 많은 숫자의 바르디아 젊은이들이 탑승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어차피 조금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겠지만 예정대로 베르베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니 굳이 어렵게 생각말자고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말을 하며 크라우프는 정식 명령서를 수령했다.
굳이 크라우프 함대에게 이 수송함 1만 척의 호위 명령이 내려진 것은 크라우프 함대가 수도 방어 사령부 소속이기 때문에 곧 베르베라로 귀환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변경의 5개 행성계에서 모아들인 징집병들을 태운 1만 척의 수송함대도 사르메스로 이동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수송함 1만 척에게 의무적으로 호위 함대를 동행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려면 최대 3천 척의 전투함대를 차출해야 했다. 하지만 수도 방어 사령부 함대는 전투 함대들로서 어차피 베르베라로 귀환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니 굳이 에르바 행성계에서 호위 함대 병력을 따로 차출할 필요 없이 베르베라로 귀환하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크라우프 함대에게 사르메스 까지 징집병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수송함 1만 척의 호위를 맡기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굳이 에르바에서 전력을 차출할 필요가 없었고 호위 함대를 차출해서 사르메스 까지 이동시키고 이들이 다시 에르바로 되돌아 오는 동안에 들어가야 할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명령서를 전달 받은 크라우프는 11월 30일까지 예정된 지점으로 이동해서 수송함대와 합류해서 사르메스 까지 수송함대의 호위를 마치고 사르메스 행성계 도착 이후부터는 자체적으로 베르베라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다이레아와 함께 확인했다.
“시간이 좀 촉박합니다. 서둘러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이레아가 명령서를 확인해 이곳에서 시일을 허비하지 말고 서둘러 이동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크라우프도 예정된 지점 까지의 거리를 대충 추산해 본 후 11월 30일까지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는 다이레아의 의견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