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3
‘음······’
전투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수많은 상상들을 하고 있었다. 디네스도 마찬가지로 그런 상상을 해 보았다. 우주 공간에서의 전투와 지상에서의 전투 모두 시뮬레이션으로 교육받았다. 당연하게 파일럿이라고 한다면 두 가지 전투 모두를 수행할 수가 있어야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우주 공간에 나가 보았을 때 하나도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지상에서도 그렇게 될 건가?’
일어나서 허리라도 좀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한자세로 있으려니 몸이 좀 뻐근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크라우프 페트릴대위는 콕핏 밖에 나와 격납고에 서 있었다. 별로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투를 하는 것이야 군인의 기본이라고 할 것이겠지만 이번 전투는 왠지 모르게 너무나도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 같으면 이런 식으로 전쟁을 벌이지는 않아······’
입술을 조금 깨물고 있었다. 그때 그의 옆으로 직할 중대장인 다이레아가 다가왔다.
“담배라도 피우실래요?”
그녀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아니 안 피워······피우나?”
“예? 조금······괜찮죠?”
고개를 끄덕이자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몸에 좋지 않은 건데 말이야······”
누구나 하는 말이었다. 엷게 웃으면서 한모금 빨아 마셨다.
“긴장되나?”
“물론이죠. 제가 있던 중에 이렇게 대규모로 공격을 해온 적은 없었거든요······”
다이레아의 대답에 그는 그러냐고 하면서
“마음먹고 공격을 해 온다는 말인데······”
“걱정되세요?”
당연한 물음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죽을 맛이야······아참 마티스중위는······”
“다이레아라고 불러도 좋아요.”
빙긋 웃으며 그렇게 대답을 했다. 에이센의 관습상 여자에게는 가족이나 친분이 깊은 사람이 아닌 이상 이름을 부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름을 불러도 좋다고 하는 것은 친해지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나 마찬가지 였다. 보다 가까운 사람들은 이름을 줄여 애칭을 부른다.
“다이레아는 가족들 있나?”
“예? 예······”
그렇다고 대답을 하면서 담배를 한모금 빨았다. 크라우프는 파일럿슈트 차림이었기 때문에 왼쪽 허리에 있는 구급낭에서 군용 수첩을 꺼내더니 그속에서 사진을 한 장 꺼내 건네 보여 주었다. 그것을 받아 보니 세 사람이 찍혀 있었다. 가운데 크라우프가 있고 그 앞쪽으로 시에나 필드 플레인상사의 목을 감싸 안고 있었다. 그 옆으로 검은 색 머리칼의 아름다운 여성이 서 있었다. 자랑삼아 말을 하는 대위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옆에 있는 사람은 내 동생이야······”
“플레인상사하고는 오래 알던 사이 같네요.”
다시 사진을 돌려주었고 엷게 웃으면서 여동생이 참 예쁘다고 했다. 같은 형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마음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곳에서 가족들을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응······같은 부대에 있게 되니 더 좋다는 생각도 들고······”
다시 수첩을 집어넣었고 뭐라고 말을 하려 했을 때 큰 폭발음과 함께 함체가 요란하게 흔들렸다.
“뭐야?”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면서 적 항공기의 공습이 시작되었다는 방송과 함께 대공 요격반은 즉시 위치에 임하고 바리스타 부대는 즉각 출격 대기하라는 오퍼레이터의 지시가 떨어졌다.
“젠장할!”
재빨리 자신들의 바리스타 콕핏안으로 들어섰고 다시 선체가 크게 흔들렸다.
다이아몬드 광산 지대로 급파되고 있던 지상 전함에게 마주나온 것은 셰어필드기지에서부터 출발한 지상 공격기들이었다. 수 십대의 전투기들은 광산지대와 렘셰이드기지 사이를 초계하다가 증파되고 있는 전력을 확인하고 즉각적인 공격에 나섰던 것이다.
지상 전함에서 쏘아 올려지는 수많은 대공 포화를 뚫고 파츠 베이스군의 공격기들은 로켓탄과 미사일들을 발사해 넣었다. 지상 전함에도 몇 발의 명중탄이 있었다. 그렇지만 곧바로 수송기를 호휘하고 있던 전투기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대기권내 전투기들의 양측이 거의 같은 설계 사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능적인 면에서 거의 엇비슷했다. 아군 전투기가 포화에 맞는 것을 피해서 지상 전함은 진행 방향에서 우회해 움직였다.
24시 30분 다이아몬드광산 지대로 진입하는데 성공한 아르코대위는 곳곳에 매복해 있는 적 바리스타부대와의 교전 상태에 들어갔다. 지상 포대를 제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그 다음부터는 손쉽게 밀고 들어갔지만 곧바로 적의 바리스타부대와 맞부딪치면서 격렬한 저항에 부딪쳤던 것이다.
“벌써 22일인가?”
아르코대위는 바리스타의 무릎을 숙이고 콕핏 밖으로 나와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 상황을 주시했다. 별빛만이 어스름하게 비추고 있는 가운데 빔 라이플의 불꽃과 폭발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었다. 대지 포격 때문에 전파된 기체가 30여기 정도 되었고 사망자가 18명이라고 했다.
가까이로 엘레비아의 기체가 다가왔다. 얼굴을 마주볼 수가 있을 정도로까지 다가온 다음 똑 같이 무릎을 숙여 앉으면서 콕핏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대위님 적의 저항이 산발적입니다. 그렇지만 제 5중대 쪽의 저항이 가장 강력합니다.”
“알겠네······즉시 병력을 내보내겠네······”
직할 중대에서 1개 소대를 지원했다. 에이센군은 지형적인 이점을 이용해서 1개 소대 단위로 곳곳에서 튀어 나와 한 두 대만 파괴하고 즉각 후퇴하는 식으로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정보에 의하면 광산 지대에서 상당수의 병력이 다른 지역의 지원을 위해서 출격했다고 하지만 상당한 숫자의 병력이 잔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센군의 후방에는 렘셰이드기지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강력한 증원군을 기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에이센군에게 광산지대는 포기할 수가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만 끌게 된다면 렘셰이드기지에서 다수의 증원병력이 도착할 것이다.
그렇지만 4방향에서 공격해오기 시작한 공격의 대부분이 현재 교두보를 확보했기 때문에 총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카이저대좌의 지시가 하달되었고 지상 전함도 돌입할 것이라는 명령이 하달된 것이다
파츠 베이스군에게 렘셰이드기지에서 오게 되는 증원병력은 매우 껄끄러운 존재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광산지대를 점령해야 하는 것이다. 적들은 바리스타들로 참호를 구축해서 돌진해 들어오는 엘윈들에게 빔 라이플 사격을 가하고 있었고 전차까지 끌어내서 대지 포격을 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센군이 최대 사방 30킬로미터 정도의 정삼각형 모양의 절대 방어 라인을 구축한 중심 지대까지 밀고 들어갔을 때에는 22일 03시 40분쯤이었다. 많은 병력이 다른 곳의 지원을 위해서 빠져나간 사이 적들은 작업용 바리스타까지 끌어내서 방어를 서두르고 있었다. 새벽이 밝아 오고 있었지만 이미 주위는 대낮같이 밝았다. 곳곳에서 바리스타와 전차들이 불타고 있었고 광산의 시설들이 파괴되어서 화염을 내뿜고 있었던 것이다.
“지독하군 그래······”
엘레비아는 부상자들의 후송과 함께 파괴된 바리스타들 중에서 아직 사용 가능한 무기를 집어 들었다.
지상을 울리면서 거대한 지상 전함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04시 정각이었다. 지상 전함은 길이 250미터에 전고 10미터 전폭 40미터의 거대한 몸집을 지니고 있었다. 열핵제트엔진을 사용해서 이 거대한 몸집이 지상을 호버 주행하며 최대 100킬로미터 이상 속력으로 달릴 수가 있었던 것이다. 가히 지상전에서는 이것을 따라올 수가 없어서 지상전함으로 불리우는 것이다.
지상 전함이 정지하면서 350밀리 주포 10문을 조준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단숨에 에이센군의 저항을 끝내 버리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10문의 주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전선에 위치한 모두 4대의 지상 전함들이 일제 사격을 개시한 것이다. 단숨에 에이센군의 저항을 종식시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엘레비아는 순간 불꽃놀이처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복구합니다…^_^;;;
22일 04시 30분 동안 지상 전함의 포격이 계속 되었고 그러는 사이 공격을 담당한 4개 대대는 부대를 재정비하고 전투 준비를 서둘렀다. 쏟아지는 포탄에 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나면서 자신들이 서 있는 곳까지 흙먼지가 밀려 들어왔던 것이다.
“후욱······”
완전 밀폐 식이었고 공기 정화 시스템에 의해서 숨쉬는 것에는 별 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숨이 탁탁 막혀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케이저에서는 주포를 연이어 쏘아 대고 있었다. 대포를 쏠 때마다 지표면이 흔들리고 있었다. 에이센군은 현재 4대의 케이저의 포격을 받고 있었다.
소나기처럼 쏟아질 것 같은 포격은 35분에서 40분 사이의 5분간의 격렬한 포격으로 마무리 되었다. 30분 사이 공격 준비를 완전하게 갖추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들은 전진 탄막을 펴면서 전진해 나갔다.
흙먼지 사이를 뚫고 바리스타들이 차례대로 돌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적의 절대 방위라인 가까이에 이를 때까지 별 다른 반격이 없었다. 대부분이 포격으로 파괴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쏟아지는 포격 속에서도 살아 남은 기체들이 있고 끈질기게 반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곳곳에서 땅속에 파묻혀 있던 바리스타들이 몸을 일으키면서 빔 라이플을 발사해 댔다. 더욱이 땅속에서 전차들도 뛰어 나와 150밀리 활강포를 쏘아댔다.
파츠 베이스군에게서 지원용으로 공격 헬기 투크가 발진해 올랐다. 로켓탄들을 연사해 내면서 적의 저항을 무너뜨리려고 했지만 곧바로 바리스타의 빔라이플 사격에 격추되어 공중 폭발해 버렸다.
“전진해라 전진해!”
지휘관이 된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부하들을 후퇴시킬 수가 없었다. 엘레비아는 중대공격 대기 상태에 있는 부하들에게 전진을 지시했고 자신이 앞장서서 달려나갔다.
04시 50분 공격 중지 명령이 갑자기 떨어졌다.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렇지만 이유는 곧바로 알 수가 있었다. 렘셰이드에서부터 에이센군의 증원군이 도착했다고 하는 것이다.
“젠장할!”
아르코대위는 공격을 지휘하고 있는 엘레비아에게 현재 위치를 지킬 것을 지시한 다음 사령부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의했다.
에이센군의 증원은 수송기 40여대에 걸쳐 있는 것이었다. 급하게 출격을 하느라고 그런 것인지 수송기 아래쪽에 바리스타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것도 있었고 위치에 다다르자 즉각적으로 바리스타들을 모두 아래로 떨어 뜨렸다. 거대한 사람들이 낙하산도 없이 그대로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처음에 파츠 베이스군들은 저공비행하는 수송기를 쏘지 않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빔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다. 몇 대의 수송기들이 격추되었지만 그 자리에서 100기 이상의 바리스타들이 강하했던 것이다.
“부대를 재편성하라!”
100기의 바리스타는 그렇게 대단한 전력이 못될 수도 있지만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전력을 분산시켜야 하고 지상 전함이 직접적인 공격을 받게 된다면 엄청난 타격이었기 때문에 공격 행동을 중지시키고 일단 적의 증원부대부터 해치워 버리기로 결정을 냈던 것이다.
크라우프는 시계를 내려보았다. 다이레아처럼 담배라도 피운다면 긴장감이 좀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쯤 1차로 수송기들이 도착을 했을 것이다. 게리 쉐프턴중위와 니콜라스 라티시드상사가 120기를 이끌고 도착했을 것이다.
지상 전함 헬케이저는 전속력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몇 발 명중 당했지만 지상 전함의 승무원들은 전력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하고 시속 100킬로미터의 속력으로 광산지대를 향해서 돌진해 들어가고 있었다.
전투기들이 주변을 초계하는 가운데 다시 지상 전함을 저지하려던 파츠 베이스군의 전투기들과 정면으로 마주쳐 공중전이 벌어졌던 것이다.
“상황이 참 짜증스럽군 그래······”
거의 6시간 동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고 다른 지역에서도 파츠 베이스군을 상대로 엇비슷하게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적들은 급격하게 전투를 회피하는 듯 하면서도 다시금 격렬하게 반격을 가해왔던 것이다. 사령부에서는 다른 전선에 현위치를 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가장 많은 전력을 광산지대로 투입했다.
시시각각 들어오는 보고는 절망적이었다. 초반 몇 시간은 지상 부대만으로 저지시키는 듯 했지만 지상 전함까지 동원해서 공격해 들어오는 중에 완전히 밀려 나 절대 방어 라인을 구축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렇지만 적들은 우리가 도착하면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싸운 다음이라 탄약이 부족해 있을 것이다. 어려운 상대겠지만······’
몇 몇 사람은 그래도 믿음직하다고 할 수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신병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자신과 지휘관과 그리고 병사들을 믿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되새기기 시작했다.
에이센군은 100기 남짓한 전력으로 공격을 가해왔고 300기가 넘는 바리스타부대가 즉각적으로 반격에 나서자 꼼짝없이 밀려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적들은 격렬하게 전투에 나서는 대신에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차례차례 반격에 나섰고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지휘관은 적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거야······”
빔 라이플을 연속해서 발사해 넣고 수류탄을 던지고 로켓탄을 발사하면서 전투를 계속했는데 에이센군은 공격자의 하반신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행동 불능에 빠지는 바리스타들이 한 두 대씩 늘어나고 있는 사이에 04시 15분 에이센군의 지상 증원 부대가 탑승하고 있는 헬케이저가 시야에 까지 포착되었다.
지상 전함들이 함체를 되돌리기 시작했다. 급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행동 불능에 있던 몇 대의 바리스타는 그대로 밀려 넘어져 버렸고 전함의 아래쪽에 쓸려 들어가 버렸다.
잠시 자세를 잡은 다음 곧바로 주포를 발사해 넣기 시작했고 에이센쪽에서도 즉각적인 반격이 가해졌다. 지상 전함들 사이에서 격렬한 포격전이 전개되었다.
구조나 설계상으로 볼 때도 양측의 지상 전함의 규모나 성능은 거의 비슷했다. 4척의 전함이 일제히 지상포격을 가하고 있었고 공격해 들어오던 에이센군의 헬케이저의 한 대가 집중 포격을 받아서 그대로 움직임이 멈춰 버렸다. 그렇지만 곧바로 그 사이에서 바리스타들이 뛰어 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거야 엄청나군!”
전투를 지휘하고 있던 다니엘 카이저대좌는 밀려들어오기 시작하는 수백대의 바리스타들을 보고 짧게 혀를 찼다. 그렇지만 자신들에게도 비슷한 숫자의 바리스타들이 있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반격에 나서도록 했다.
지상 전함이 피격되면서 멈추어 섬과 동시에 크라우프는 바리스타부대에 하선할 것을 지시했고 즉각적으로 부대를 재정비하면서 반격에 나서도록 했다.
연속해서 빔들이 쏟아지고 있었고 엄폐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차례대로 저격되고 있는 부하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물러설 수가 없는 것이다. 몇 대 피격되었지만 그는 기체를 움직여 자신을 향해 발사되는 공격을 피해낸 다음 전진해 들어오고 있는 적기를 향해서 공격을 가했다.
“전진해 나가라!”
머뭇거리는 신병들을 앞으로 밀어 세우면서 부하들에게 전진할 것을 지시했다.
“넥스중위! 자네가 공격 지휘해!”
크라우프의 지시에 넥스중위의 중대가 전진해 나갔고 그는 우왕자왕하고 있는 부하들을 정리하면서 조직적인 반격에 나섰다.
“대대장님! 적의 병력은 적어도 3개 대대 이상은 될 것 같습니다.”
알리시나가 다급하게 다가와 보고했다. 밀고 들어오는 적의 숫자가 무척 많았기 때문이다. 광산 지대를 둘러 싼 지역은 수백대의 바리스타들이 뒤엉켜 버렸다. 양측은 사격전을 전개하면서 서로 거리를 좁혀 나가고 있었다.
“적들은 12시간 가까운 전투로 많이 지쳐 있을 것이다. 밀고 나가라!”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1개 대대는 그렇게 우수한 전력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숫자도 적었고 신병들이 많았지만 전투 의욕만큼은 이상하리 만큼 높았다. 적들은 숫자가 많았지만 장시간의 전투로 지쳐 있었고 보급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탄약이 적었다. 그것과 함께 혹사된 파일럿들의 피로도가 높았던 것이다.
“넥스중위 멈추지 말고 움직여 나가! 최대한 빨리 움직여!”
먼저 도착해 있던 쉐프턴중위와 라티시드상사가 80여기 남짓 잔여 병력을 이끌고 합류했고 마찬가지로 이들도 전투에 참가했다.
뿌옇게 흙먼지가 일어나고 바리스타들이 피격되면서 폭발과 함께 불타 오르면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들로 마치 주변은 암흑 천지가 되어 버리는 것 같았다.
직할 중대 소속이었기 때문에 전투 대기상태에 있던 디네스 펜터 호리스중사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가늘게 이빨을 부딪치고 있었다. 적의 숫자는 무척이나 많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전진하라!”
05시 33분 크라우프는 직할 중대마저도 돌격에 가담시켰다. 파츠 베이스군 지상 전함의 포격을 피하려면 그 방법 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양군이 뒤엉켜 있는 상황에서는 지상 포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전투장은 실로 엄청난 열기와 폭발에 휩쌓여 있었다. 난전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뒤엉켜 움직이면서 광선검을 빼들고 상대를 후려치고 있었고 파츠 베이스군들은 집요하게 돌격을 가해왔던 것이다.
주변에 빔을 난사해 대고 로켓탄을 발사해 넣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신호탄을 공중에 여러발 발사해 넣으면서 광산 지대 잔여 병력들이 호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적들이 숫자는 많지만 지쳐 있고 이런 공격에 당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시리나 제이나 마커스중위의 중대가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직할 중대를 이끌고 전선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1개 중대를 사용해서 적의 한가지 공격 지점에 집중 적인 공격을 가해서 돌파구를 만들고 그곳을 통해서 전과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06시 18분 크라우프는 직할 중대장인 다이레아와 레너드 페러타인중위를 자신의 바리스타쪽으로 불렀다. 3기 모두 콕핏을 열고 서로 마주 보고 있었고 그는 두 사람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파츠 베이스군은 이렇게 4척의 전함을 위시로 해서 배치되어 있다. 지금 광산 지대에서 아군이 호응하고 있으니 적은 양쪽에 공격력을 나누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커스중 위가 돌파구를 만들고 있으니 돌파구가 열리면 즉각 좌우로 밀고 들어가서 적을 양분해 낸 다. 자네들이 앞장을 서고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게!”
크라우프의 지시에 다이레아와 페러타인중위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라우프 휘하에는 시에나와 디네스등이 있는 1개 소대 정도만이 위치하고 있으며 나머지들은 모두 공격에 가담했다.
06시 29분 시리나의 중대가 40여기가 전파되는 피해를 입으면서도 적의 방어선을 돌파해 내는데 성공했다. 그것과 함께 증원 병력이 투입되기 전에 다이레아와 페러타인중위가 이끄는 중대가 각각 좌우로 밀고 들어갔다.
다이레아는 부하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무너진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적의 증원 병력이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즉시 지휘하고 있는 부하들과 일제히 사격을 가해서 증파되어 온 1개 소대 가량의 바리스타를 모조리 격파했고 그 사이로 돌파해 들어갔다.
“전진하라 전진해!”
파츠 베이스군의 사기는 말이 아니었다. 숫자는 많았지만 전선 곳곳이 뚫리면서 차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아르코대위는 즉각 자신의 지휘하에 있는 대대를 재정비했고 조직적인 반격에 나서기 위해서 병력을 모아 들였다. 엘레비아가 이끄는 중대가 철수하면서 재반격에 나선 광산지대 수비대들은 생각 외로 남아 있는 바리스타들의 숫자가 많았다. 지원이 왔다는 말에 뛰쳐나오면서 격렬하게 반격을 가했던 것이다.
“젠장할 놈들!”
짧게 혀를 차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지휘를 하지 못하고 우왕자왕하고 있는 카이저대좌를 향해서 욕설을 퍼부어 댔다.
엘레비아는 현재 에이센군과 정면으로 마주 하는 것보다는 일단 병력을 후퇴시키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하겠다 싶었다. 곳곳에서 저격을 받아 쓰러지고 기세를 올리면서 밀고 들어오는 에이센군에게 어떻게 당해내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06시 50분 카이저대좌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로서는 에이센군을 상대할 수가 없고 장시간의 전투로 아군이 지극히 불리한 상황이니 철수를 지시했다. 계속 에이센군에게 이길 수 있다고 참모들을 몰아 세우다가 지상 전함 중 한 척이 집중 공격을 받아 행동 불능에 빠지고 나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후퇴를 지시했던 것이다. 잔뜩 기세가 올라 있는 에이센군들을 상대로 자칫하다가 손실이 막대해질 것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