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49
19시 45분 지휘 장갑차를 타고 아나베 시티의 시가로 진입해 들어온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은 아나베 시티 중심가에 지휘 본부를 세웠다. 그는 지휘 본부가 세워지자 마자 시간이 늦었지만 병사들에게 나누어 주는 전투 식량으로 대충 저녁 식사를 마쳤다. 그는 저격의 위험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서 아무 곳에나 주저앉아 식사를 하는 일반 보병들 사이에서 전투 식량을 배식 받았고 그들과 자리에 앉아서 전투 식량을 입안에 흘려 넣었다.
병사들 모두 소장 계급장을 가진 크라우프가 자신들의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신기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소위 말하는 장군이라고 한다면 모두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고 특권의식으로 가득차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헌데 겉모습만으로는 아직 20세 전후의 젊은 모습에 소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크라우프가 자신들과 같은 전투 식량을 먹고, 자신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감격하고 있었다.
20시 시내로 외박 나갔다가 실종되었던 구드 바렌브룩 대위가 지휘 본부로 찾아왔다. 바렌브룩 대위는 바리스타 부대 배치를 지시받기 위해서 지휘 본부를 찾아온 게르하르트 바움 소령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살아 있으니 다행이군 자네······죽은 줄 알았네.”
바움 소령은 바렌브룩 대위가 살아남아 있자 무척이나 반가워 해 주었다.
“그냥 어느 건물 지하실에 들어가 숨어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죽고 죽이니······에이센의 군인으로서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바렌브룩 대위가 바움 소령에게 자신이 어떻게 있다가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말해 주며 부끄러워 하니 바움 소령은 살아남는 것이 중요했다며, 아나베 시티에 외박 나갔던 파일럿들 중 90%가 복귀하지 못했다면서 바렌브룩 대위가 살아 온 것이 잘한 일이라고 대답하며 불편해 하는 그를 위로해 주었다.
21시 15분 전투 식량으로 대충 식사를 끝낸 크라우프는 지휘 본부에서 참모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가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10만 명의 에이센 보병들과 바리스타, 전차들이 시내 곳곳으로 흩어져 버린 상황에서 무기를 가지고 그대로 사라져 버린 바르디아인들과 본격적으로 맞부딪치게 될 것이니 큰일이라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맞습니다. 이거 참······조기에 아나베 시티를 탈환한 것은 좋았지만 바르디아인들이 무기를 가지고 그대로 숨어 버렸으니 나중의 일을 생각해 볼 때 더욱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투 지휘관 게리 쉐프턴 대령이 바르디아인들이 다량의 무기와 탄약을 소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벌이게 될 시가전이 끔찍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않겠나? 다만 손쉽게 아나베 시티를 탈환한 것만 해도 다행이지. 그리고 인명 손실이 비교적 적어서 다행이네.”
크라우프로서도 본격적인 시가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가를 빠른 시간에 탈환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시가전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은근하게 걱정하고 있었다.
적들이 강한 저항 의지를 갖춘 세력이 주축이 아니라 단순한 군중 심리에 의해서 이끌려 나온 오합지졸들이라서 공포심을 안겨 주어 해산시키는 것은 가능했지만, 일단 이들이 소지하고 있는 무기와 탄약들을 압수하고 폭동의 주동자와 적극 가담한 가담자들을 색출하는 일이 무엇보다 큰일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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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삼가 고인의 명복을…m(_ _)m…쩝…그렇게 가시게 되다니 참…허허허…
…에효효…어째 쌀국 원숭이의 생각대로 일이 되어가는 듯 해서 기분이 참 거시기하군요…에효효…
음…오늘 올라간 편에서 ‘다크가 왜 저항을 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이 있을수 있겠습니다만…음…자칫하면 시민들의 화살이 자신들에게 날아올 수 있기 때문에 행동을 자제한 것 입니다…물론 시내에서 격렬히 저항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실제로 그리 하면 할수록 일반 시민들의 피해는 늘어갈 테고요…이때 에이센이 약간의 조작만 한다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자신들이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쿨럭~ 뭐, 처음에 에이센군이 겅경한 자세로 진압을 했다면 혹 모르지만…단순히 위력 행동만을 했을 뿐…예상했던 대량학살이 일어나지 않았잖습니까? 그러니 에이센에게 섣불리 명분을 줄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한 것이지요…그리고 에이센인들과 바르디아인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갈등을 표면화시켰구요…바르디아인들 사이에 반 에이센 정서를 심어넣는데 성공하였으니…작전의 소기의 목적은 성공한 것으로 생각되어지고요…
음…게릴라전이 지겹다고 하시는 분이 계신 듯 하더군요…뭐…솔직히 조금 그렇기는 하지요…
하지만 이러한 자그마하다면 자그마한 사건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전쟁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쟁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일어날 수 없는 것이고…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명분’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지요…뭐…쌀국만 봐도 석유 때문에 이락을 친 것이지만(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일단은 가장 큰 것이 석유라고 생각함), 겉으로 내세우고 있는 명분은 전혀 별개의 것이지 않습니까? 뭐…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발을 담굴 것으로 보이는 울나라야 이도저도 아니지만요…ㅡ_ㅡ;;; 아, 이제는 이유가 생겼나요?
에이센이나 발바이스도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고 있지만…결국은 내세울 만 한 ‘명분’이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충돌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입니다…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그놈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과정 및 수단…이라고 보셔도…일단은 무방합니다…-_-;;;…젠장~!!!
음…모쪼록…고 김선일 씨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25…
▶◀ ‘검은묵시록’님…1타를 축하드려야 마땅하겠지만…쩝…뒤숭숭한 분위기…에효효…그래도 대화는 해야하니…쩝…음…강행정찰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위압감이지요…MA가 확실히 효과적이기는 합니다만…에이센에는 MA가 없으니…쿨럭~ 그건 그렇고…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도 뚫는 창과 ‘검은묵시록’님이 가지고 계시다는 어떠한 것도 막을 수 있는 방패…흐흐흐…역시 우리 순결당은 무적이여~!!…내분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_-;; 그리고 성실 코멘트 신공을 12성 대성하신 것…축하드립니다…
▶◀ ‘가연을이’님…음…어제…아니 그제는 코멘트가 많아서 ‘독자와의 대화’가 상당히 길어진 듯 합니다…저도 깜딱 놀랬다는…-_-;;; 음…그리고 ‘검은묵시록’님을 처리-_-하다니요…허허허…열혈 순결당원이신 그분을 제가 어찌…쿨럭~…음…내분을 일으키려는 것일지도…흐으음…에…그리고 1만 코멘트…직접 보니 놀랍더군요…쿨럭~
▶◀ ‘soulschaos’님…에…이전에 지상전을 벌이는 장면을 보시면 가금 등장합니다…보병들을 쓸어버리는 바리스타의 대 지상병기…공중에서 폭발하여 폭풍과 파편으로 지상을 쓸어버리는 무기이지요…하지만 여기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이번화에서도 간단하게 설명이 나왔지만…대량 학살을 했다가는…쿨럭~
▶◀ ‘toyr’님…에이~ 설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작가넘의 농담이겠지요…그러니 혹시라도 비지셔서 중립으로 돌아서신다면…번뜩~!! *-*)/~ 제가 나서겠습니다…흐흐흐…‘배신은 곧 방법이다~!’…라는 구호는 솔로부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해 드리지요…헌데 잠수를 타신다니? 어디 가십니까? 혹…신혼여행??
▶◀ ‘다크크라이드’님…^_^;;; 본래 소제목을 저리 정한(??)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입니다…사실 몇몇 작품을 보면 소제목을 쭈~욱 읽는 것 만으로도 내용을 아주 쉽게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지요…더욱이 이 소설은 소제목으로 타이틀을 달기에는 무언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었고…그 덕분에 저렇게 웃기는 소제목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_-;;
▶◀ ‘마이트레야’님…딴지…아니 채찍은 잘 받았습니다…^_^;;; 언제나 문제가 될 법한 것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m(_ _)m…뭐…답변은 보내드렸지만…솔직히 만족을 시켜 드렸는지 잘 모르겠군요…쿨럭~ 근데 직업이 어찌 되시는지…으으음…아마도 군의 연구기관 관계자분이 아닐까…조심스레 추측을 해 봅니다만…^_^;; 음…그나저나 염장질…아직까지 그런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으…
▶◀ ‘시지프스’님…저런…상당히 아프시겠군요…저는 아직까지 사랑니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하루 하루를 불안한 마음으로 보내고 있답니다…이러다가 한 40이 다 되어서 나오면 어쩌지요? 쿨럭~ 저도 병원 가는 것 무지 싫어 하는데…ㅡ,.ㅡ;; 그렇다고 아니 갈 수도 없으니…
▶◀ ‘야생원숭이’님…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m(_ _)m…그런데 선작수가 정말로 1,000이 넘었군요…허허허…허허허…작년 2월달에 처음으로 연재를 시작한 후…선작이 100이 넘었을 때 얼마나 기버했던지…새삼 기억이 나네요…물론 그때 표시를 내지는 않았습니다만…^_^;; 그에 버금가는 기쁨이…음…아니지…지금 밖의 분위기가 어떤데…반성반성…ㅡ_ㅡ; 그나저나 야생원숭이…라…혹시 ‘슬램덩크’의 그…갑자기 이름이…ㅡ_ㅡa
▶◀ ‘럭셔리서연’님…리플 1만개…라고 해도 실제적으로 1만명이 다는 것이 아닌 이상…‘독자와의 대화’는 이상없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됩니다만…^_^;; 에…그리고 어제…갑작스레 비가 왔었지요…허허허…당시에는 잘 몰랐습니다만…고 김선일씨가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되는 그 시간이었다고 합니다(물론 지역마다 다르긴 했겠습니다만…)…그 일…하늘도 알고 계셨던 것이지요…허허허…ㅠ_ㅠ
▶◀ ‘피르다룬’님…다행히도 해산을 했습니다…크라우프의 입장에서는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었다는…음…사실 대규모의 학살이 있을 예정이었습니만…그리 되면 아무리 주인공이라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에 저리 바꾸었습니다…결과적으로는 대충 잘 수습이 된 듯 하네요…(저만 그리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 ‘우주인엘로힘’님…음…친목모임이라…자주보면 재미없다…분기에 한번씩만 모이자…라고 말하는 제 친구놈들이 들으면…^_^;;; 음…주동자들과 고롤교도들의 처리는 아마 조만가 나올 예정입니다…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만큼…음…-_-;;; 작가넘이 어떻게든 하겠지요 뭐…(←책임 회피 중…)
▶◀ ‘휴식시간’님…복귀하셨군요…반갑습니다…^_^;; 음…몰아읽기를 시행하셨겠군요…그럼 상당히 잘 이해를 하셨을 터인데…‘디나를 하렘에~!’ 라는 철지난 구호를 아직도 외치고 계시다니…쯔쯔쯔…오래간만에 오셔서 잘 모르시나 본데요…이제는 순결당이 대세란 말입니다…그러니 어서 우리의 품으로~!
▶◀ ‘내멋대로할꼬야’님…저기 이번 반란의 주동자들이 있다…다들 체포해~!! 저항하면 사살해도 좋다…흐흐흐…감사합니다…좋은 명분을 주셔서…*0*)/~ 이제 곧 우리 순결당의 세상이 오겠군요…고위 장교에 짜르거나 전사시키면 되고…유능한 정치인은 없으니 패스…그리고 우리 형제가 넘어갈 일이 없으니…흐흐흐…완벽한 승리겠군요…반란은 실패입니다…
▶◀ ‘마천풍’님…넵~!! 알겠습니다…열심히 쓰겠습니다…아니…제가 쓰는 것이 아니니…쿨럭~ 제 입장에서는 열심히 쓰겠다…라는 말 보다는…열심히 수정하겠다…아니면 잘 감독하겠다…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군요…
▶◀ ‘하얀백작’님…흐흐흐…물론 ‘내멋대로할꼬야’님의 전략은 탁월했습니다…하지만 여러 가지 맹점이 있었다는…‘하얀백작’님께서도 눈치채신 듯 하지만…울나라에는 ‘유능한 정치인’이라는 존재가 없지요…유능했다면 나라꼴이 이렇지 않을테고…최소한 김선일시가 그렇게 가실 일은 없었겠지요…에효효…
▶◀ ‘grifin’님…뭐…계획에는 있었습니다만…그렇게 하면 확실히 재미도 없을 뿐더러…폭동의 여파가 다른 지역에까지 퍼질 우려가 있게 되지요…통제를 한다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입이니까요…그러니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재빨리 수습하는 것이 좋지요…물론 그러는 와중에 대규모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코프가 어찌어찌 해서 잘 넘겼으니…하지만 다크들의 입장에서 보면 ‘에이센군에 의한 무고한 시민의 대량 학살’ 이 없었을 뿐…작전은 거의 성공한 것이나 진배없지요…
▶◀ ‘mewchi’님…음…-_-;;;;; 어쩐지 날카로운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저뿐인가요…일단 답변을 드리자면…나오기는 합니다만…세세한 묘사는 나오지 않습니다…건담이나 마크로스 등을 보셨다면…아마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있을 겁니다…그것을 상상하시면 간단하다는…사실…‘인간형 기동병기’라는 것은 거기서 거기라는…쿨럭~ -_-;;;
…다시 한번 더…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_ㅠ
아참! 소제목 뭐라고 바꿔야 하지??? -_-a…
21시가 다 되어서야 전투 식량으로 저녁 식사를 하게 된 시아 지겔마이어 소령은 배고픔 때문에 전투 식량 1인분 을 단숨에 비우고도 배가 더 고팠다. 하지만 배급된 양이 병사들 모두가 나누어 먹기에도 빠듯했기 때문에 그녕 참기로 했다. 문득 자신의 이런 처지가 한심스럽게 생각되어 자신도 모르게 짧게 혀를 찼다. 그녀는 종군기자인 에디 레너드 소령이라는 작자가 이리아 비요크룬트 중사라는 카메라 기사와 더불어 자신의 대대 병력들을 초췌한 모습으로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 기분 내키지 않았다. 그렇지만 레너드 소령은 국방부 소속의 종군 기자였기 때문에 군 기밀 사항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그의 촬영을 거부하거나 방해할 수 없었다. 다만 무시해 버리는 것은 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아 지겔마이어 소령을 비롯해서 대대원들이 레너드 소령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귀찮아하는데도 레너드 소령은 끈질기게도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무시하는 병사들을 불러세워 고압적인 자세로 집요하게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아는 종군 기자의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종군 기자의 불쾌한 모습과 함께 잠시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된 시아는 자신의 대대가 도심으로 진입했을 때 격렬하게 저항했던 적들이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가에 본격적으로 10만 명의 보병들과 다수의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바리스타가 투입되자 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취를 감추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시내에서 숨어들어 에이센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시아의 대대원들이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시내 곳곳에서는 총성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문득 이런 총소리가 식욕을 돋워 주는 멋진 오케스트라의 연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니라 정신을 다소 몽롱하게 만드는 반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나도 참 우스운 여자로군.’
총소리가 자신을 향한 것일 수도 있고 그 총소리에 하나하나의 생명이 오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비견한 자신의 생각이 너무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를 찾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소령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대대장의 지위에 올라 있는 시아였지만 생각이 너무 어린애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소 축 늘어진 시아의 왼쪽 어깨에는 장탄된 자동소총이 매달려 있었다. 그 자동 소총의 무게가 어딘지 모르게 무겁다만 느껴지자 시아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군인으로서 총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시아가 자동 소총을 어깨에 걸쳐 본 적이 적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새벽까지 구드 바렌브룩이라는 남자와 다시 만나서 실컷 즐기다가 잠 좀 자두려던 때에 휴대 전화를 통해서 대대 일직 사령의 긴급 상황을 전달 받고 정신없이 대대로 달려간 탓에 많이 피곤했다.
저녁때부터 바렌브룩과 어울려 술을 많이 마셨고 나이트클럽과 모텔을 오가는 동안 힘을 거의 다 빼 버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젠장 나도 늙었나 많이 힘들군.’
짧게 혀를 차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시아는 뒤로 모아 묶은 자신의 머릿속이 가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긁적이면서 원했다면 베르베라에서 편안하게 군생활을 했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마도 다른 일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군인이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면 지금 쯤 결혼을 해서 애라도 한 둘 쯤 낳은 채로 있었을 수도 있었다. 이제는 슬슬 삶의 안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이번 아나베 시티에서의 모든 것이 정리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21시 55분 크라우프는 갑작스럽게 지휘본부로 들이닥친 아나베 행성계 방어 사령관 제임스 미드 소장이 다시 보병 부대에 대한 지휘권을 넘겨 달라는 공식 요청을 해오자 씁쓸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미드 소장은 아나베 행성 내부의 기타 에이센군 기지에서 증원 병력과 중장비들을 지원 받게 되자 이제는 그 자신이 직접 지휘를 맡겠다고 나선 것이다. 비록 행성의 지상전 전력의 많은 부분을 잃어 버렸지만 아나베 행성 내부에 있는 기타 에이센군 기지에서 급하게 병력들을 지원하기 시작하니 금새 다수의 병력과 장비들이 모아들여진 것이다. 이제는 다시금 충분하게 병력과 장비가 모아지니 미드 소장은 그 스스로 아나베 시티에 대한 제압에 나서겠다고 지휘권을 돌려달라고 공식 요청해 온 것이다.
미드 소장의 요청이 정당한 것이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는 사실 거부할 수 없는 입장에 있었다. 현재 아나베 시티를 장악하고 있는 에이센군들 중에서 크라우프가 지원한 것은 바리스타 뿐이었고 미드 소장은 공식적으로 아나베 행성의 방어 사령관이었기 때문이었다. 방어 사령관으로서 본래 그의 관할 지역인 아나베 시티의 치안을 책임지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치안 회복을 그 스스로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크라우프가 지휘권을 넘겨주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수고 많으셨네. 자네 덕분에 가장 큰 고비를 넘길 수 있게 되었어.”
미드 소장이 직접 지휘부로 찾아와 크라우프에 대해서 그의 노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자 크라우프는 속으로는 무척이나 고까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애써 내색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얼마 동안 아나베 행성계에 체류하게 될지는 몰라도 적어도 체류하는 기간 동안에 그에게 빚을 지워 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감당해 내야 할지 모르는 시가전에 대한 부담 덜게 되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가에서 무장 세력들을 색출하고 무기를 압수하는 일을 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아나베 시티 거주민들과 마찰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자칫 대규모 시가전이 벌어질 공산이 컸다. 그런 위험 부담을 서둘러 지휘권을 돌려 달라고 요청한 미드 소장이 대신 짊어져 버린 것이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는 오히려 잘 된 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기꺼이 미드 소장에게 지휘권을 넘겨주었다. 본래 주인에게 그 권한을 넘겨 주는 것이니 오히려 마땅한 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알겠습니다. 사령관 각하. 제가 데리고 온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
“거듭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수고 많았네.”
미드 소장은 크라우프가 잠깐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불편한 기색 같은 것을 드러내지 않고 그 즉시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자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사실 미드 소장이 갑자기 크라우프에게 지휘권을 넘겨 달라고 요청한 것은 미드 소장의 참모들이 그에게 한 끈질긴 충고가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아나베 행성계의 방어 사령관으로서 위기 상황에서도 그 책임을 다하지 않고 아나베 행성계 방어 사령부 소속도 아닌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에게 부대의 지휘권을 넘겨 준 것은 심각한 권한 포기와 함께 사령관으로서의 권한 남용이 될 수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미드 소장이 스스로 행성계 방어 사령관으로서의 지위에 올라 앉아 있기에는 그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공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미드 소장으로서는 그 자신이 너무나도 서둘러 아나베 행성계의 지휘권을 크라우프에게 넘겨 준 것에 대해서 크게 후회했다.
이런 실수뿐만이 아니라 크라우프가 아나베 시티의 혼란을 신속하게 제압하게 되자 미드 소장은 자신의 책임 구역 하에 있는 행성 내부 도시의 치안을 책임져야 하는 방어 사령관으로서 아무런 공적도 세우지 못한 무능한 자로 윗선에 낙인찍힐 수가 있었다.
이런 것 때문에 아나베 행성계 방어 사령부의 참모들은 계속해서 제임스 미드 소장에게 그 자신이 금일 벌어진 사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이제는 방어 사령관 그 자리를 제대로 보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에게 강하게 주지시켰다. 그러나 당장에 표변할 수 없어서 주저하고 있던 미드 소장이 크라우프가 시내 제압을 완료하가 기다렸다는 듯이 크라우프를 찾아와 지휘권을 넘겨 달라고 직접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미드 소장의 참모와 그의 지휘부 병사들이 상황을 인수인계 받고 있는 사이 크라우프는 전투 지휘관 게리 쉐프턴 대령에게 제임스 미드 소장이 보낸 일선 지휘관에게 지휘권을 넘겨주고 함대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바리스타 부대 지휘관 게르하르트 바움 소령에게도 제임스 미드 소장의 지휘하에 있는 바리스타 부대에게 현재 위치를 넘기고 26일 01시까지는 함대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로서 크라우프는 자신의 지휘하에 있던 본래 병력을 철수시킨 것이다.
함대로 돌아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크라우프에게 다이레아가 미드 소장에게 불쾌해 하지 말라면서 은근하게 걱정을 해 주었다. 그렇지만 크라우프는 그녀의 걱정에 괜찮다 대답하면서 오히려 자신을 따라서 이렇게 애써준 다이레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이레아가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도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을 꺼야.”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제안한 바리스타들로 아나베 시티를 가로지르자는 작전이 제대로 먹혀 단시간에 아나베 시티를 장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고마울 따름이지요. 제 말을 잘 들어 주시니까요.”
다이레아가 크라우프에게 자신의 진심을 섞어 대답해 주니 크라우프는 피식 웃어 주기만 했다. 크라우프는 다른 사람들이 서류를 정리해서 모두 밖으로 나갔을 때 살짝 허리를 기울여 다이레아에게 키스를 해 주었다. 갑작스러운 키스를 받은 순간 다이레아가 깜짝 놀랐다. 크라우프가 이내 떨어져서 이내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었다. 하지만 다이레아의 얼굴은 무척이나 붉어 졌다. 곧바로 병사들이 들어와 서류들을 챙겨 나갔다. 그들은 아무런 표정 없이 서둘러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다이레아가 살짝 거칠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려 천장 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크라우프는 그녀를 보고 슬쩍 웃어 준 뒤 병사들에게 서류를 잘 챙겨 갈 것을 지시했다.
디나는 아나베 시티에서 탈출한 사람들과 더불어 아나베 우주항 근처에 있는 물류 저장소 근처로 이송되어졌다.
디나를 비롯한 피난민들이 도착해 있는 아나베의 우주항도 지대지 미사일 공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항에서는 아직까지도 불타고 있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화재 때문인지 우주항에 정박되어 있는 우주함들 중 일부가 아나베 행성의 궤도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아마도 화재를 피하기 위해서 우주로 피함하는 것 같았다.
우주항 주변 도로에도 후송되어 온 부상자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야전 침대에 올라가 있거나 그냥 모포 한 장만 깔고 바닥에 누운 채로 팔다리가 날아간 병사들이 도로 양옆에 가득차 있었다. 이들 사이로 비롯해서 우주항의 근무 요원들로 보이는 작업원들이 모아들인 시체들을 대형 덤프트럭에다가 대충 옮겨 싣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피난민들을 태운 수송 차량들이 지나가는 옆으로 수많은 병사들이 도로 양편으로 누워서 신음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지옥을 구경하는 것만 같았다. 의무병들은 부상자들의 옆으로 다가와 모르핀 계열의 진통제만 놓아주고 있을 뿐이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부상자들이 몰리다 보니까 의사도 약품도 턱없이 부족한 것만 같았다.
디나는 애써 이런 모습을 외면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디나의 마음을 잘 알았는지 매리언 메넌 부장이 디나의 왼손을 꼭 잡아 주고 등을 토닥여 주고 있었다. 디나는 이런 광경을 처음 보기 때문이었다.
피난민들을 받아들인 군대는 시민들을 한군데 모아서 관리하기 위해서인지 우주항 옆에 있는 거대한 물류창고 몇 군데를 비워서 시민들을 그 안에다 수용하고 있었다. 수송 차량에서 내리는 시민들에게 일괄적으로 군용 모포 1장과 전투 식량 1개 그리고 군납품인 500ml짜리 생수병 하나를 박스를 뜯어 내어주고 있었다.
디나도 다른 피난민들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창고 안으로 들어서는 피난민들에게 일괄적으로 나누어 주는 군용 모포를 받아 목에 두르고 전투식량 1개와 생수병 하나를 받아들었다. 살아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어딘지 모를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창고 입구에서는 수용자들의 신상 명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난리통에 신분증이고 뭐고 잃어버린 사람들이 태반이었기 때문에 일단 수용자 신상 파악이라는 명목 하에 개인이 불러주는 것으로 그대로 받아 적고 있었다. 디나도 자신의 신상 명세를 불러 준 후 일행과 더불어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창고 안에 들어차 있었지만 그래도 비어 있는 한쪽 구석을 발견하고 일행과 함께 자리를 펴고 둘러앉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카메라맨은 계속해서 카메라를 돌리고 있었다. 돌아가면 특종은 맡아 놓았다는 말과 함께 계속해서 카메라를 돌리고 있었다. 촬영에 열중한 카메라맨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군용 모포를 몸에 두르고 전투 식량을 뜯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에이센인이라고 한다면 거의 대부분이 군대 경험자였기 때문에 전투 식량을 뜯어서 입안에 넣는 것은 별로 어려워하지는 않았다. 군대 생활 도중에 적어도 한 두 번은 먹어 본 것이기 때문이었다. 디나도 전투 식량을 뜯어 입안에 넣었다. 전에 보병으로 군대에서 근무했을 때에는 맛도 없던 것이지만 지금은 무척이나 달고 맛있었다.
제임스 미드 소장에게 지휘권을 넘기고 우주항 쪽으로 빠져 나오면서 크라우프는 생각 외로 도심이 파괴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창 폭동이 일어났을 때 시내 곳곳에서 불길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뛰어 나와 있었다. 그런데 시민들이 시가를 가로지르는 바리스타를 보고 사라져 버린 것은 그 시민들이 군중 심리에 의해서 길거리로 뛰어 나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도시 전체가 불길에 휩싸인 것이 아니라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폭력 행위가 계속되었을 뿐 도심 전체에 폭동이 만발했다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크라우프는 초반에 자신이 파악했던 대로 아나베 시티 전체가 폭도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다이레아의 말대로 위력 행동을 벌이지 않고 아나베 시티 전체가 폭도들에게 장악된 것으로 생각해서 무력 진압을 했다고 한다면 시민들의 사상자가 막대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만약 그렇게 되다면 엄청난 비난이 자신에게 쏟아져 들어올 것은 뻔한 일이었다. 이들이 비록 바르디아인이라고는 해도 공식적으로는 군인들이 보호해야 할 에이센 시민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큰 실수를 할 뻔 했군.’
도심 전체에 폭동이 번져 나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이 도심으로 진입했을 때 우주항 쪽으로 탈출하는 에이센인들이 생각 외로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자신이 다이레아의 말을 들어 대량 학살을 벌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제임스 미드 소장이 걱정되었다. 어딘지 모르게 미드 소장이 공적을 서두르고 있다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주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크라우프는 아나베 시티에서 탈출한 에이센인들을 태운 군용 수송 차량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피난민들 수송 차량의 짐칸에 태워져 초췌한 모습들이 역력했다. 피난민들과 눈이 마주치게 된 크라우프는 그들의 고통이 자신 때문에 벌어진 것 처럼 생각 되어 썩 좋은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아나베 시티에서 탈출한 초췌한 모습의 피난민들의 행렬을 본 탓인지 23시 크라우프가 자신의 기함 록시나 XI호에 돌아온 후 그는 귀환한 자신에게 지휘권을 인수하겠다는 후안 마티니 준장에게 잠시 동안 함대의 지휘권을 더 맡아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무슨 말씀을?”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하자 크라우프는 아나베 시티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네?”
모두 의아하게 여기고 몇 사람이 동행할 준비를 하자 크라우프는 괜한 수고로움을 가질 필요 없다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모두들 따라올 필요는 없네. 내 개인적인 일 때문이니까 말이야.”
크라우프는 자신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애써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마티니 준장으로부터 피난민들이 우주항 근처의 물류 저장소의 창고에 수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굳이 따라 나서겠다는 다이레아와 더불어 우주항 근처에 있는 피난민들을 수용한 창고를 찾아갔다.
피난민들이 들어가 있는 물류 창고는 피난민들에게 전투 식량과 군용 모포 그리고 군납품 생수를 지급해 주기 위해서 애쓰는 수송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지치고 초췌한 모습으로 군인들이 나누어 주는 모포와 전투 식량 생수를 배급받기 위해서 줄지어 서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자신들이 수용한 에이센인들의 신상 명세를 기록하고 있는 사람들이서 있었다. 그렇지만 크라우프는 이들에게 다가가서 무엇이라고 말을 건네지는 못했다. 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싶었지만 막상 이들을 보고 나서 자신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이들에게 해준 것은 아무 것도 없어.”
크라우프는 문득 자조 섞인 말로 스스로를 자답한 후 쓴웃음을 지어 버렸다. 그리고는 처음의 목적과는 반대로 피난민들을 만나보지 않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피곤한데 이래저래 오가라고 해서 미안하네. 이만 돌아가세.”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자신의 경호 때문에 따라오게 된 10명의 강습해병대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 준 후 록시나 XI호로 되돌아갔다. 이들 앞에서 크라우프 자신이 무엇이라고 해줄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