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9
다니엘 카이저대좌는 드디어 셰어필드기지 소속의 2개 바리스타대대가 적진을 돌파해 냈다고 하는 보고를 받을 수가 있었다. 05시 45분 이었다. 그렇지만 곧바로 부대의 재정비를 위한 시간을 요청하는 보고를 받는 순간 두 대대장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다. 그렇지만 전투가 한창인 상황에서 두 대대장을 나무랄 수는 없는 것이다. 병력이 2배나 많으면서도 에이센군을 상대로 고전하고 피해가 커서 재정비의 시간을 요청한다는 말에 버럭 화를 냈다.
“뭣하고 있는 건가! 에이센군에게 틈을 주지 말아야 해!”
그는 그렇게 외치면서 곧바로 예비 대대를 보내 줄 것이니 전진해 나가라고 했다.
“젠장 맞을······”
이미 반대쪽에서는 셀리더 아르코대위가 만들어 놓은 교두보를 통해서 광산지대로 병력들이 돌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대지 포격이 공격 지점에 일순간 집중되고 적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을 때 시간 차이를 두지 않고 바리스타부대가 밀고 들어갔던 것이다. 이런 기회에 멈추어 서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1천 대가 넘는 전차들의 대지포 공격으로 적진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는 것이다. 문득 다시 자신의 명령을 받고 공격을 시작하려는 2개 대대 병력이 불안했다. 대대장들이 2번이나 증원을 요청했고 더욱이 이번에는 부대 재정비를 위한 시간을 요청했을 만큼 의욕이 없다고 한다면 공격 작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지난번의 후퇴 같은 것들을 반복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직할 예비대를 투입하려는 생각에서 가장 사기가 넘치는 아르코대위의 대대를 투입해 넣기로 결정을 했다. 아르코대위라고 한다면 돌파구를 열 수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르코대위의 대대는 일시적으로 후퇴해서 보급과 재정비를 받고 곧바로 전선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야전 정비대대가 귀환한 바리스타에 달라붙어서 보급을 서두르고 있는 동안 파일럿들은 아무곳에나 주저 앉아서 군용초컬릿과 비스킷 그리고 이온음료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웠다.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그립군······”
정비대 한구석에서 중대장들과 함께 허기를 채우고 있던 아르코대위는 그렇게 투덜거리고 있었다.
“에이센놈들의 저항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교두보를 확보했으니 공격은 다른 대대가 맡아서 출격하면 될 것이다. 자신들은 예비대로서 지휘부로 일시 귀환하면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나가는 전투가 적었으면 싶은데······”
솔직하게 그렇게 말을 한 다음 이온음료수를 입안에 넣었다. 그때 아르코대위에게 호출이 왔다.
“뭐야 또······”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갔다 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엘레비아쪽을 지켜보았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묵묵히 음식만 먹고 있었다.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통신실쪽으로 향했다.
카이저대좌의 지시대로 도주하고 있는 에이센군을 추격 중에 있던 2개 바리스타 대대는 06시 20분 좌측면 쪽에 매복하고 있던 자카운들의 기습 공격을 받았다.
전장이 구릉지대였기 때문에 곳곳에서 자세를 낮추고 기다리고 있던 바리스타들이 일제히 추격해 들어오고 있던 엘윈들을 향해서 사격을 퍼부어 댔던 것이다. 그리고 도주하고 있던 바리스타들도 되돌아서서 사격을 가했다.
추격 때문에 전열이 길게 늘어서 있는 사이 좌우 측면에 대한 경계가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것은 공격 지휘관들이 방심한 탓이 컸다. 적이 두 번으로 나누어 철수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다만 적들이 광산지대로 도주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일직선으로만 따라왔던 것이다.
좌우 측면 기습 공격을 받은 엘윈들은 공격력이 분산되면서 좌우로 들어오는 사격을 받고 선두에 섰던 10여대가 순식간에 격파되었다.
“후퇴 승산이 없다. 승산이 없어!”
일선 소대장들은 그대로 앉아서 저항을 하는 대신에 에이센군의 매복 공격에 당했다고 하면서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 소대장들이 가장 뒤쪽에 남아서 철수하라고 하면서 부하들을 독려했다가 조준 사격을 당해 버렸다.
분대장들이 곧바로 지휘를 이어 받아 철수하도록 지시하면서 자카운의 조준을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3기의 바리스타가 거의 동시에 조명수류탄을 던졌다.
일시적으로 엄청난 양의 섬광이 터져 나오자 사격이 일시적으로 중지되었는데 이 틈을 타서 도주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잠시 뒤에 빔 바주카가 연이어 날아들었다.
더 이상은 싸울 수가 있는 여력이 부족했다. 여러 대의 바리스타들이 파괴된 채로 내버려 두고 2개 대대는 철수를 감행했다. 더 이상 싸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크라우프는 아침해가 떠오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광산지대 중앙부분이 현재 격렬한 포격의 한가운데 있다는 생각을 했다.
“9월 1일이라는 게 참으로 우습군 그래······오래 기억에 남겠는데?”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주변이 흙먼지와 불탄연기로 뿌옇게 보인다는 생각을 했고 이런 연기를 이용해서 철수하자고 했다.
“현 위치를 지키지 않는 겁니까?”
직할 중대장인 다이레아가 자칫하다가 나중에 문책 당하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걱정이야 되지······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적을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네······”
격렬한 포격을 맞아 각 중대와의 통신이 두절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의 상황이 어찌 되는지 모르겠다 싶었다. 적들이 지금은 철수했지만 곧바로 다른 대대를 투입하거나 재정비해서 밀고 들어온다면 자신들이 불리했다.
포격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들이 관측되었고 적어도 저 포격이 계속되는 동안은 아군이 점령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중앙으로 진격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알리시나의 의견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중앙부분에서는 별 다른 전투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또한 전차들을 수비하는데 1개 대대 정도의 병력만 있다고 한다면 자신들이 크게 불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철수한다. 일단 광산지대로 철수해서 지시를 받는다.”
크라우프로서는 지휘부와의 통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적과의 교전이 벌어 졌기 때문에 자신이 취할 수가 있는 재량을 최대한으로 취해서 움직여야 했다.
광산지대에 건설되어 있는 기지는 이미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었다. 상대가 대지포 공격을 가하면서 충격파 포탄을 사용했기 때문에 기지 내부는 곳곳이 금가고 무너져 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지난번의 공격으로 많은 부분이 파괴되어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갱도 곳곳이 무너지고 금가는 가운데 병사들이 생매장당하고 쏟아지는 파편에 쓰러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가장 안쪽은 땅이 많이 흔들리는 정도였다.
외부 통신망이 격한 포격에 파손되면서 외부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와의 통신이 두절되었던 것이다. 복구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격한 포격에 통신망에 마비가 왔던 것이다.
코벨중령은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격렬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사령부에 보고했기 때문에 지원군을 보내줄 것이지만 그 시간 내에 버틸 수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젠장할!”
겨우 복구된 통신망을 통해서 파츠 베이스군들이 광산지대 안으로까지 돌입해 들어왔고 2개 대대 정도의 바리스타들이 적의 공격에 궤멸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지상 전함들로 간간이 어느 정도 버티고는 있었지만 기세를 올리며 접근해 들어오고 있는 적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적의 포격은 매우 지속적이었기 때문에 지상의 병력을 제대로 통제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즉각 철수하자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다.”
적에게 이미 기선을 빼앗겼기 때문에 더 이상 버틴다면 자멸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던 것이다. 현재도 견고하게 유지되어 있는 비상탈출로를 따라서 철수하도록 지시했고 지상부대에도 철수하도록 반복 지시했다. 이런 공격을 버텨 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시가 떨어지자 기지 내부의 병사들은 기밀 문서들을 휴대한 채로 즉각 철수 준비에 들어갔고 그녀는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 서 있다가 굳은 표정으로 되돌아섰다.
다니엘 카이저대좌는 에이센군이 철수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구릉지대에 배치되어 있던 지상 전함이 철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파악된 에이센군의 움직임은 렘셰이드기지 쪽으로의 철수 방향에 있었다.
“전함을 전진시켜라!”
대좌는 이제 끝이 났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번에는 12시간 이상 공격을 가했던 거점이 이제는 4,5시간이면 함락시킬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됐다. 됐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부대를 전개시켰다.
09시 10분 엘레비아는 아르코대위로부터 에이센군이 철수를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다. 엷게 웃으면서 에이센군들이 철수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적의 매복에 걸려서 우왕자왕 후퇴하고 있는 아군의 뒤로 에이센군이 부대를 철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부대를 정지시키게······”
아르코대위는 자신의 바리스타를 전진시켜 엘레비아의 옆으로 다가오면서
“지휘부로부터의 지시네·····부대를 광산지대로 이동시키라는 것이야!”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지휘 하에 있는 중대를 움직였다. 이제 승리를 했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자신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눈앞의 결과가 좋다고 한다면 충분한 것이다
에이센군이 광산지대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은 09시 30분이 조금 넘어서였다. 크라우프도 광산지대로 철수하던 도중에 코벨중령으로부터 철수가 지시되었음을 청취하고 렘셰이드쪽으로 부대의 방향을 잡았다.
지상 전함과 함께 많은 패전병들은 광산지대에서 렘셰이드쪽으로 50km나 후퇴를 했다. 파츠 베이스군의 목적이 광산지대의 점령인 이상 길게 추격을 해올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흩어졌던 부대들을 집결시켰다.
12시 20분 집결 지점에 도착한 크라우프는 각 중대장들에게 부대를 재정비하도록 지시했고 그는 바리스타에서 내려 코벨중령을 찾아갔다.
그녀는 지휘 차량 속에 있었다. 집결해 있는 부대들을 재편성하면서 부상자들의 치료와 적의 내습에 대비하도록 했다. 위기 상황이었지만 무척이나 침착해 있었다.
“죄송합니다. 코벨중령님······제 위치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47대의 바리스타를 잃었는데 이들 중에는 부상자도 있는데 미처 구하지 못해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코벨중령은 씁쓸히 웃으면서
“아닐세 지금은 다시 부대를 정비해서 적의 공격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네······ 이런 상황만 아니라고 한다면 잘 싸웠다고 해주고 싶지만 자네의 노력도 헛되이 되어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때일수록 부대를 정비해서 적의 공격에 대비하도록 하세!”
기지를 잃은 지휘관으로서의 책임감이 그녀를 짓눌러 올 것이겠지만 지금은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오히려 크라우프를 다독여 주면서
“이런 때 또 다시 자네를 고생시켜 미안하지만 손상을 입은 채로 철수하고 있는 아군이 있 을 것이네 이들을 엄호했으면 하네······1개 중대 정도 차출해 주게나······”
“제가 직접 가도록 하겠습니다.”
크라우프의 말에 부탁한다고 했다.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 이외에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고 자신이 직접 이런 일을 맡아서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밖으로 나온 그는 넥스중위에게 대대를 정비하도록 지시하고 지원자를 뽑았다. 철수하고 있는 아군을 엄호하기 위해서 1개 중대 정도의 부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나 갈께요.”
시에나가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지원도 보급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험한 임무를 맡아야 했던 것이다. 몇 몇 사람들이 손을 들었고 머뭇거리던 디네스도 손을 들었다. 중대장급에서는 쉐프턴중위와 다이레아가 자원했다. 나머지는 크라우프가 오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다. 이들 1개 중대에 탄약과 연료를 집중시킨 다음 곧바로 도주해왔던 방향으로 전진했다.
…복구합니다…^_^;;;
13시 40분 광산 지대를 장악한 파츠 베이스군들은 점령 지역의 곳곳에서 아직까지도 저항하고 있는 에이센군을 제압하고 살아 남은 포로들을 한곳으로 끌어 모으고 있었다.
전에 한번 포로가 될 뻔했던 엘레비아는 입술을 한번 지긋이 깨물면서 자신의 바리스타에서 밖으로 나왔다. 파일럿슈트가 땀에 범벅이 되어 빨리 벗어 버리고 싶었다.
전차에 의한 지상 포 공격으로 대부분의 지표면이 크게 파괴되어 있었지만 이곳에서도 살아 남은 포로들이 있었다. 바리스타에서 내려 밖으로 나온 엘레비아는 주변의 탁한 공기에 숨이 탁탁 막혀온다는 생각을 했다. 포탄으로 완전히 이 주변이 폐허로 돌변해 버렸던 것이다. 충격파 포탄으로 지표면이 크게 파괴되었고 대부분이 폭풍으로 날아가 버렸던 것이다.
곳곳에서 끌려 나오는 포로들의 상당수는 코와 귀에 피를 흘리고 멍한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다들 제정신들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원 참······”
보병들은 자신들이 확보한 지역으로 들어와서 잔류하고 있는 적들을 수색했다. 09시 30분 적이 완전 철수했다고는 하지만 경황 중에 있어서 많은 부상자와 매몰자들을 방기한 채로 떠나 버렸던 것이다.
점심 식사를 나누어주고 있는 병사들이 쪽으로 가서 진공포장된 샌드위치 2개와 이온음료수를 하나 받아 들었다.
“맛이 하나도 없군 그래······”
실제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 떨어져 있는 곳이었지만 음식은 잘도 입을 타고 넘어갔다. 시체들을 수습하고 목이 맺혀오면 이온음료수를 마셨다.
“젠장······”
한 개째 먹고 두 개째 포장을 뜯고 있을 때 그녀를 부르면서 아르코대위가 다가왔다.
“대대장님!”
뜯던 것을 멈추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이번에 지휘부에서 지시가 떨어졌네 우리 대대에서 1개 중대 정도를 렘셰이드기지쪽으로 배치키라고 하네 자네가 가주었으면 하는데 해주겠나?”
그냥 가라고 하는 것 보다 더 지독한 말이라는 생각을 했다.
“알겠습니다.”
다른 느낌 없이 대답을 했다. 어쨌든 간에 자신이 그런 명령을 거부하거나 불평을 늘어놓을 입장이 못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르코대위에게는 믿음직스러운 것이 엘레비아 뿐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밖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자신이 괴롭힌다고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싶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틈이 없었다.
곧바로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의 포장을 뜯어 한입 베어 물었다.
“여분의 탄약을 적재하고 연료를 보충해야 합니다.”
그녀의 대답에 대위는 곧바로 실행시키겠다고 하면서
“빨리 먹고 준비하도록 하게! 곧바로 교체될 수가 있도록 해주겠네·····”
“알겠습니다.”
음료수캔을 든 왼손으로 어색하게 경례를 했고 아르코대위는 핏 웃으면서 되돌아섰다.
엘레비아는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역한 냄새가 폐로 깊게 밀려 들어왔지만 코는 이미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비대원들이 달려들어서 다시 연료 보급을 하고 파손된 것 같은 부위들을 손질했다. 그녀는 소대장들을 불러 들여서 대대장으로부터 받은 지시를 전달했다.
“지휘부로부터의 명령이다. 적의 길목에 배치된다.”
즉시 출발하도록 하라고 했다. 지휘부로서는 적을 추격할 여력이 되지 않고 이곳 점령지역의 정리도 아직 끝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에이센군의 반격을 가장 두려워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적의 공격루트에 1개 중대 정도의 병력을 배치시켜서 먼저 적을 발견해 대비할 수가 있는 시간을 벌겠다고 하는 것이다.
“······쥐덫에 놓는 미끼라도 되라는 건가?”
이온음료수를 들어 마신 엘레비아는 정비가 완료되었다는 말에 바리스타쪽으로 올라섰다. 몸이 많이 피곤했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했기 때문이다.
크라우프 페트릴대위는 챙길 수 있을 만큼의 음료수와 식량을 가지고 전선으로 나왔다. 파츠 베이스군의 추격을 방지하고 퇴각하는 아군을 엄호하기 위한 일이었다. 적이 추격에 나선다면 자신들이 일차적으로 공격을 가해 발을 묶어 놓음으로서 아군이 도주할 수가 있는 시간을 벌 수가 있는 것이다.
“위험한 일이군요.”
쉐프턴중위의 기체가 다가오고 잠시 뒤에 유선으로 두 기체가 직접 통신이 이어졌다. 걱정을 하는 중위에 크라우프는 하는 수 없지 않겠냐고 했다. 만드레일대륙의 북단에 위치한 셰어필드기지는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고 있었고 남쪽의 파츠 베이스군 기지는 건조 기후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변에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는데 그 중간의 광산지대를 포함한 지역은 구릉지대가 많으면서도 대부분이 사막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젠장할 일이군요. 대대장님 그나저나 우리 대대만 언제나처럼 선두에 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위험한 일만 도맡아 처리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했다. 지난 번 우주에서의 작전 때도 자신들은 급작스럽게 입수된 정보를 토대로 해서 파츠 베이스의 영내로 진입해서 적의 총참모장을 암살하려던 계획에도 참가했고 도주하다가 지휘관이 바리스타부대원들을 내버리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광산지대 밖으로 나와 있다가 두 배나 되는 적과 싸웠던 것이다.
“걱정인가?”
자신 보다 나이 어린 대대장이었다. 자신이 크라우프의 나이에 있었을 때 사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세 말입니다.”
쉐프턴중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걱정이네·····시에나를 두고 죽을 까봐 말이야······”
“어쨌든 간에 살아 돌아갈 겁니다. 돌아간다면 꼭 안아 주면 되시겠습니다.”
중위의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같이 잠자리 해 본적도 한참 된 것 같군 그래······”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내뱉는 말에 하핫 웃음을 지었다.
“이곳이 좋겠군 그래!”
크라우프는 단거리 통신망을 켜면서 전 중대에 정지를 지시했다. 14시 10분이었다.
주변에 작은 산과 언덕들이 있고 앞이 탁트인 곳이었다. 광산지대에서부터 집결지점까지 지나려고 한다면 언덕과 산 사이에 있는 약 1,200m정도의 탁트인 마른 수로를 통과해야 했다. 매복하기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부대를 둘로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