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0
가운데를 두고 양쪽으로 부대를 포진시켰는데 쉐프턴중위와 알리시나를 왼쪽에 오른쪽에는 크라우프와 다이레아가 포진했다. 시에나는 언제나처럼 크라우프쪽에 와 있었다.
“적이 오기를 기다린다.”
바리스타들을 매복시키고 흔적들을 지으면서 적을 기다리자고 했다.
바리스타들을 배치시키면서 다이레아 마티스중위는 조금 깊게 숨을 들어 마셨다. 이런 자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적은 광산지대의 장악이 목적일 것이기 때문에 추격해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아군이 철수할 때까지 후방을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인 것이다. 땀으로 범벅이 된 파일럿슈트를 벗고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남자도 필요 없이 잠이나 푹 자두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옆쪽으로 크라우프의 기체가 다가오더니 유선 케이블을 연결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피로함 때문에 목소리가 격앙되어 있었다.
“다이레아······많이 피곤하지?”
“예? 아닙니다.”
어쨌든 간에 상급자였기 때문에 그렇게 말을 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중대장이라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다른 소대원들에게 피로하다는 기색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만 힘내 주게······조금 더 나은 상황이었다면 바리스타에서 내려 얼굴이라도 봤을 텐 데 지금은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말이네······”
“하하······아닙니다.”
깊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비상 식량 중에 있는 생수를 따서 한모금 마셨다.
“빨리 돌아가서 샤워하고 푹 자두고 싶군요.”
“나도 마찬가지야······나도 돌아가서 시에나를 안아 보고 싶네······”
다이레아는 이런 상황에서 솔직하게 말을 해주고 있는 크라우프가 어딘지 모르게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꼭 들리라고 할께요······대위님하고 같은 방 쓰는 남자는 제 방으로 보내 주세요.”
그는 사뭇 진지하게 말을 했다.
“룸메이트 체인지할까? 할까? 하핫······기운 내게나 새 남자도 소개받았는데 말도 제대로 못해보면 억울하잖나? 돌아가면 맥주한턱 내지!”
크라우프의 말에 그녀는 엷게 웃으면서 다짐하듯 덧붙였다.
“남자는 빼먹지 마세요.”
“아~물론······그럼 기지에서 보자고······”
유선케이블이 떨어져 나가고 크라우프는 다른 사람 쪽으로 움직여 갔다. 다이레아는 우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런 사람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헬멧을 벗고 파일럿슈트의 목 부분을 조금 벌려 놓았다.
“새로운 남자라······”
지난번에 방에 끌어들인 정비반 반장은 배려할 줄도 모르고 너무나도 거칠었다. 그래도 좋다고 키스를 해준 것까지는 좋았다. 그녀는 시에나의 기체를 보조카메라로 잡아 확대해 보았다.
‘어떻게 될까?’
다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빌어주고 싶었다. 나름대로 두 사람에 대한 짐작을 했다. 이렇게 둘이 같은 부대에 있는 것은 아마도 나란히 동반 입대라도 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라 싶었다. 시에나는 참으로 아름답고 여성스러웠다. 적당한 키에 몸매도 좋았다. 18살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성숙했다. 자신도 같은 나이에 비슷했을까 싶었다. 엷게 웃으면서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서 각성제라도 투여할까 싶었다가 손을 놓았다.
15살 때 기본학교를 졸업하게 된다는 생각에 결심을 굳혔다. 이런 집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젊었을 때 모습하고 꼭 닮았다고 자신을 가지는 것이 바로 그 예전의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어머니와의 행복을 되찾는 것이라면서 친딸을 짓밟아 버리고 어머니는 자신 보다 새로온 아저씨에게 더욱 신경쓰고 밤마다 매달려 있었다. 아저씨는 이제 아버지도 만나지 못하게 했다. 이런 곳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없겠다 싶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법원 사람의 명령에 따라서 헤어지게 될 때 그리고 가끔 찾아갔을 때 준 용돈을 한푼 두 푼 모았는데 어느덧 그것이 200다르크 정도 되었다. 이 돈을 찾아 가지고 기본학교 졸업식장에 갔다. 어머니와 아저씨가 같이 오겠다고 했는데 극구 오지 말라고 말렸다. 그리고 친구들하고 약속 있으니 늦게 들어가겠다고 했다.
졸업식장을 나서서 향한 곳은 우주항이었다. 무작정 아무 곳이나 가는 표를 사서 그 배에 올랐다. 그리고 도착을 한 곳이 로이드라고 하는 곳이다. 사실 환승 지역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다시 다른 환승 지역으로 향하는 배를 갈아타야 하는 것이다. 그녀는 무작정 로이드에 도착해서 자신이 무엇을 했을까 싶었다.
우주항을 나와 순환버스를 타고 로이드시티에 내려 처음 눈에 띈 택시를 탔을 때 운전기사는 그녀가 무작정 시내로 가 달라는 말을 하자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사정을 설명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고 하자 물끄러미 훑어보더니 좋은 곳을 안다고 하면서 안내해 준 곳이 있었다.
처음 들어서자 마자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들이 방안에 앉아 있었는데 어께와 가슴이 휜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자신의 큰누님이 일하는 가게라고 하면서 택시비를 2배나 받고 소개비까지 10다르크나 받아 갔다.
그녀가 안으로 들어서고 잠시 앉자 나이든 40대 정도의 짙은 화장의 여주인이 나왔다. 다이레아는 택시기사와 그 여주인이 한참 말을 나누고 여주인이 엷은 웃음을 띄며 다가오면서 다이레아에게 이것저것 물었는데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늘게 대답했다. 간단하게 집이 싫어서 뛰쳐나온 가출녀라는 것을 알아 차리고
“이곳에서 일을 하면 밥 먹고 잠자는데 문제는 없다. 월급도 주지 한달에 못 벌어도 300다르크 이상은 벌 수가 있다. 네가 잘 하기 나름이지!”
그때 안에서 반쯤 웃통을 벗은 거구의 남자가 땀에 젖은 채로 걸어 나오면서 헤벌쭉하게 웃으면서 여주인에게 말한 것을 잊을 수가 없었다.
“새로 들어온 계집을 아주 녹여 줬지 그년 구멍이 작아서 힘들었는데? 응 이것은 왠 물건이지?”
“아? 이번에 새로 들어올 아이인데 네가 맡아볼래? 기술만 제대로 익히면 아주 쓸만할 것 같은데 말이야.”
두 사람이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다이레아는 그 자리에 없었다.
무작정 거리로 뛰쳐나와 걸었다. 그들이 뒤쫓아 올 것 같아서 몇 블록이고 숨이 닿는 데 까지 달렸던 것이다.
그때 크라우프로 부터의 지향성 통신이 들어왔다. 전방을 주시하라고 하는 것이다. 다이레아도 메인카메라를 작동시켜 장거리를 촬영했다. 희뿌옇게 흙먼지가 일면서 바리스타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
“오는군······”
조종간을 잡고 있는 손에 가늘게 떨려옴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녀는 신을 믿지 않았다. 집에 있을 때에는 독실한 지고신교의 신도였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차피 신의 사제들이 일으켰다는 기적 같은 것들을 믿지 않았다. 직접 눈으로 본적도 없었고 방송프로그램에서 사제들이 일으킨 기적들이라고 방영한 것들은 모두 조작된 것이고 신기한 마술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이 시대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종교적인 문제보다는 바로 앞에 있는 파츠 베이스군을 어떻게 맞아 싸워야 한다는 것이 중요했다. 손을 한번 쥐었다 폈다 반복해 보면서 깊게 숨을 들어 마셨다. 눈에 피로가 조금 쌓였지만 그래도 견딜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반드시 살아 돌아가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관측되고 있는 적들은 앞에 3대를 세우고 그 다음에 부대를 전개해 오고 있었다. 아군의 기습에 대해서 대비를 하고 전진해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적이 최대한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절대로 사격하지 마라!”
대대장인 크라우프는 대기하고 있는 부하들에게 적을 최대한 끌어들일 것을 당부했다. 장거리에서 사격을 가한다면 적들이 대응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전투가 어렵게 된다.
크라우프 페트릴대위는 공격을 해야할지 그렇지 않아야 할지 심각하게 갈등되었다. 적의 숫자가 아군 보다 많다고 한다면 자칫하다가 자신은 물론 부하들의 생명도 모두 보장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지원도 기대할 수 없고 보급도 생각할 수 없다.’
적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신중한 녀석이 지휘를 하는 것 같았다. 움직이면서도 공격을 받는 거세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적들의 목적이 무엇일까?’
입술에 침이 바짝 말라왔다. 파츠 베이스군의 목적이 아군에 대한 추격이라고 한다면 병력이 상당할 것이다. 지금 판단을 내려야 하지만 너무나도 정보가 부족했다. 그렇지만 자신은 지금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겨야 했다.
바로 그때 다른 것을 생각할 틈도 없이 누군가 다가오는 적을 향해서 빔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다.
“누구야?”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죄송해요!”
통신기를 통해서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긴장하고 있던 신병들 중 하나가 라이플을 발사해 버린 것이다. 공격을 받자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들은 순식간에 산개하면서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려고 했다.
“젠장 사격!”
기습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최대로 사격을 가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전체에 사격 명령을 내렸다.
파츠 베이스군을 향해서 빔들이 쏟아져 들어갔고 상대도지지 않고 응사 해 왔다. 그렇지만 명중탄이 발생하지는 않고 주변에 맞고 위로 스쳐 지나갔다. 이렇게 된 이상 하는 수 없었다. 매복하고 있던 중대원들에게 멈추지 말고 사격하라고 했다.
…복구합니다…^_^;;;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중위는 에이센군의 매복 공격을 받고 중대를 산개 시키면서 응사하도록 지시했다.
“에이센놈들이!”
잘 훈련되어 있는 중대원들은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적의 사격을 피해내고 거듭 응사했다.
“이 놈들이 이곳에 매복하고 있었던 건가? 젠장 할!”
짧게 혀를 차면서 보조카메라를 통해서 에이센군이 사격을 가하는 것을 관측했다.
“이 녀석들이 도대체 어떤 녀석들일까?”
의아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입술을 깨물면서 빔이 발사되는 광원의 숫자를 확인해 보았다. 1개 중대 정도의 병력이 매복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닌데······’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병력도 1개 중대 정도 되었다. 신병들도 많지만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반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하게 전투를 벌일 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지만 적이 어떤 의미에서 이곳에 병력을 배치해 두었을까 싶은 것이다. 그리고 장거리에서 자신들에게 사격을 가한 것이 어떤 의도에서 인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적 지휘관이라고 한다면······’
엘레비아는 주먹을 조금 쥐었다 폈다 하면서 머리 위로 빔이 스쳐 지나가고 주변에 맞아 폭발하는 것에 적의 사격이 무질서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아군의 발목을 잡기 위한 것인가?’
광산지대를 빼앗기고 중간 중간에 철수하고 있는 적의 부대들 중에서 시간 벌기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장거리에서 사격을 가해 조금이라도 후퇴하는 아군들을 위해서 시간을 벌려는 것이겠다 싶었다.
‘쉽게 공격을 해올 여력이 없을 것인데······’
지휘부에 적과의 교전 사실을 보고했고 답신을 구했지만 지휘부에서는 곧 증원 병력을 보내 줄 테니 적을 상대로 시간을 끌라고 했다.
“망할! 이런 상황을 알기나 하고 있는 거야!”
통신기를 벗어버리면서 짧게 혀를 찼다. 콕핏 바닥에는 파일럿슈트의 헬멧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지상에서도 이 무더운 슈트를 입어야 하니 땀이 나고 가려워서 미칠 것 같았다. 이런 전투 상황에서 샤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증원군이 도착할 것이다. 각 소대는 현 위치를 지킨다.”
지휘부의 지시가 그러했으니 어떻게 에이센군과 전면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것은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휘부의 의도는 다른 것이 아니라 광산지대의 확보일 뿐이니 더 이상의 전과 확대는 생각하지 않는다 싶었다.
‘쳇!’
다시 몇 발 에이센군을 향해서 빔을 발사해 넣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잠시 수그러 들었던 사격적이 다시 치열하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얼마 가지 않고 지휘관들의 지시로 사격을 멈추게 되었다.
구릉과 언덕의 뒤에 바리스타들을 숨기고 상대가 움직이기만을 기다렸다. 에이센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먼저 일어서는 쪽이 진다는 건가?’
침을 한번 삼켰는데 목이 너무나도 아파왔다. 너무나 긴장한 것이다. 수통을 찾아서 마개를 열고 담겨져 있는 물을 마셨다. 차가운 생수나 맥주라도 마셨으면 소원이 없겠지만 미지근한 물은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다.
‘젠장할······’
갑작스럽게 졸음 비슷한 것들이 몰려왔다. 고개를 조금 뒤로 젖히자 눈이 스스르 감겨왔던 것이다. 정말로 이상한 일이었다. 한번도 이런 적은 없었다.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안전 벨트를 풀고 파일럿슈트를 가슴부분까지 열었다. 이런 때는 콕핏이라도 열고 밖으로 나갔으면 싶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크라우프 페트릴대위는 너무나도 조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파츠 베이스군도 자신들도 서로를 노리기만 하고 있었다.
바리스타를 일으켜서 조용히 적진을 살폈다. 적들도 별 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 같았다. 병력만 충분하다면 공격을 가해서 결판을 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제길할······”
짧은 머리카락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고개를 조금 뒤로 젖혔다 피로함이 온몸을 감싸왔다. 적이 추격해 왔고 교전 상태에 들어갔다고 보고했고 코벨중령은 자체적으로 판단을 내려 철수하라고 했다.
부대 운용에 재량권을 넘겨준 것이다.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지금 후퇴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최대한 시간을 벌고 후퇴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 적이 격렬하게 공격해 오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파츠 베이스군 지휘관이라고 한다면 증원군을 기다렸다가 다수의 병력을 이용해서 공세를 취하려 할 것이다.
‘다수의 병력······’
생수병에 담겨져 있는 물을 다시 마셨다. 목이 아플정도로 갈증이 심했다. 긴장상태에서는 오히려 모른다 싶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물을 원했다. 땀을 너무 흘려서 수분이 너무나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을 내려도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한번 보조 카메라를 이용해서 적의 움직임을 살펴보았다. 너무나도 조용하면서도 조금씩 바리스타들을 배치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공격 준비를 하려는 건가?’
분명히 적 지휘관이라고 한다면 아군의 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적들이 지금 자신이 건 매복이 주된 병력의 도주를 위한 시간 벌기 작전일 것이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공세로 나오지 않은 것은 분명히 적의 병력이 1개 중대 이상은 되지 않는 다는 것인데······’
정확한 정보가 아닌 이상은 확신할 수 없지만 도박을 걸어 본다면 충분하게 승산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마티스중위 쉐프턴중위! 즉시 내 옆으로 오도록!”
지시를 받은 두 지휘관이 자신 쪽으로 이동해왔다. 멀리 떨어져 있는 쉐프턴중위는 기체를 낮추고 매우 조심해서 크라우프쪽으로 다가왔다. 가까이에 있는 알리시나의 기체도 자신 쪽으로 다가왔다.
4기 모두 콕핏을 열고 밖으로 나와서 직접 대화를 했다. 콕핏 안은 너무나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십니까?”
쉐프턴중위가 짧게 숨을 내쉬며 물었다.
“적이 분명 증원을 기다리는 것 같네······”
그의 말에 중위는 무슨 말이냐고 했다.
“적이 아군에 대한 추격 부대였다고 한다면 분명 적극적인 공세로 나왔을 것이네 아군은 현재 패주하고 있는 상태니 매복을 남겨 둔다고 해도 대 병력이 아닐 것이라 여기고 전력 으로 공격을 가해 올 것이지 그런데 적들이 지금 공격을 해오지 않는 것은 분명······병력이 부족해서일 것이네 아마도 정찰을 위해서 출격했을 가능성이 높네······아군의 반격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그 숫자를 알 수가 없으니 사령부에 지원을 요청했을 것이네 이런 때 전력으로 공세를 취한다면 오히려 역으로 쳐부술 수가 있을 것이네!”
쉐프턴중위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적 또한 대 병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복에 대응하고 있을 것인데 어찌 하시려는 겁니까?”
“내가 선두에 서겠네······적과의 거리는 1,500정도네 전력으로 돌진한다면 단숨에 뛰어 들어 갈 수가 있을 정도니 그 뒤를 따라서 자네들이 공격해 들어오게나!”
크라우프의 말에 다이레아는 너무 위험하다고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하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정지었다. 이 상태에서 가만히 있기만 한다면 분명하게 적이 증원을 받아 전멸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지만 해보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 적이 증원을 받고 아군이 병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좌우로 포위해 들어 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갇히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먼저 공격을 가해서 적의 기세를 꺾어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미친거 아니야?’
다이레아는 이런 상황에서 공세를 생각해 내는 대대장이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지금 그렇게 움직인다면 죽을 위험이 높았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즉각적으로 연이어 지시를 내렸다.
“쉐프턴과 다이레아가 각 각 24대씩 이끌고 내 뒤를 따라서 돌진해 들어가고 그 뒤를 따라서 알리시나가 나머지를 이끌고 밀고 들어간다. 단숨에 결판을 내고 우리도 철수한다.”
크라우프는 자신의 기체가 신호로 섬광 수류탄을 던질 것이니 그것에 대비해 놓고 있도록 하라고 했다.
“해 보죠······”
“돌아가면 대대장님께 맥주 사드리죠!”
다이레아가 불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지금 그의 지시를 어긴다면 중대원들의 단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중대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니 이런 때 대대장의 지시에 절대 복종하는 것을 보여 주어야 했다.
“저는 키스도 해드리죠!”
듣고 있던 알리시나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고맙다고 대답해 주었다.
“명령을 철저히 지키게 결코 먼저 나서지 말게 내가 가장 앞에 서겠네······”
다이레아는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사람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쉐프턴중위는 머리를 한번 손으로 쓸어 만졌다. 땀에 젖었던 머리가 조금은 마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대장도 최후의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적이 조금이라도 대비하고 있는 다면 중대원 전체가 집중 사격을 받고 그대로 전멸해 버릴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젠장 할 하지만······’
새벽에 보여준 젊은 대대장의 용기와 승리에 도박을 걸어 보기로 했다. 자신도 모르게 경례를 했고 다시 콕핏안으로 들어갔다
크라우프는 쉐프턴중위의 기체가 배치에 임했음을 확인하고 섬광수류탄을 왼손에 들었다. 바로 옆에 있는 시에나의 기체는 묵묵히 정면만 응시하고 있었다.
‘젠장 할 이런 위기 상황인가?’
자신이 사관학교를 지원하게 된 것은 다분하게 부모님들 덕분이었다. 남자라고 한다면 위기에 빠졌을 때 그것도 목숨이 달려 있는 상황에서도 침착할 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더욱이 자신은 더욱 그러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