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05
음…1타를 간절히 노리시는 분이 계시군요…
…안돼~!! 참아야 해~!!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참는 아뒤쥔장이었습니다…^_^;;;
드디어 소제목을 제대로 바꾸기로 했답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8년 9월 10일 월요일 07시 30분 실만 베르퍼 행성계의 주성 디터 포슈겐의 햇살은 매우 따사롭게만 느껴졌다. 시아 지겔마이어 소령은 출근을 하는 도중 햇살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반쯤은 졸고 있는 상태로 자신의 대대 주둔지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었다. 이때 반쯤 감겨있는 그녀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큼의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하나! 둘!”
그녀는 자신의 앞쪽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함성 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그녀의 옆으로 러닝셔츠와 군용 반바지 차림으로서 구보를 하고 있는 1개 소대 정도의 병사들 옆을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이 누구인가 싶어 이제는 완전히 떠진 눈을 돌렸는데 그 병사들의 옆으로 아르민 호라이즌 상사가 함께 구보를 하다가 시아를 발견하고는 달리는 자세 그대로 경례를 올렸다. 시아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답례를 하자 아르민 호라이즌 상사는 절도 있는 동작으로 팔을 내린 후 날카롭게 구호를 넣으면서 다시금 열심히 뛰어 갔다. 시아가 보기에 호라이즌 상사는 비록 여자였지만 체력이 여느 남자 못지않게 뛰어난 것 같았다. 게다가 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는 덕분인지 전체적으로 선이 멋진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길리엄 메즈 대위와 가깝게 지내고 있었지만, 그런 것 때문에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할 사람은 아니었다.
구보를 하고 있는 병사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아는 문득 대대 병력 1,500명 중에서 소총수로 분류되어 있는 병사들의 70%가 여자애들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남녀가 동등한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에이센에서는 어느 병과든 여성이 참여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특히 보병의 경우에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
물론 보병들도 나름대로 규정되어 있는 공용 화기들을 운용해야 했고, 그런 공용 화기들은 무기의 특성상 중화기였으며 그 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것이었다. 따라서 중화기의 운용은 상대적으로 체력적이 여성보다 우세한 남성들의 차지가 되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일반 소총수의 자리에 여자들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런 부대 구성상의 특징 때문에 발바이스 지상군과 전면전을 벌인 다면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취약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자신이 도로의 한가운데에 멍하니 서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아는 도로에서 몇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주둔지의 중대 막사 앞에서 중대원들을 모아 놓고 그들에게 집총 제식 훈련을 가르치고 있는 길리엄 메즈 대위를 볼 수 있었다. 그가 병사들의 자세를 교정해 주는 것을 곁눈질로 바라보면서 시아는 총이라는 무기가 어딘지 모르게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총이라는 무기는 개인적인 체력 차이나 전투력의 차이를 아주 쉽게 극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었다. 강력하면서도 다루기 쉬운 총이라는 무기가 생겨남으로서 여자들도 충분하게 강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었다.
길리엄 메즈 대위가 집총 훈련을 하고 있는 곳을 지나친 시아는 묵묵히 대대 주둔지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 마자 가볍게 하품을 하고 있던 시아는 자신을 보고 경례를 올리는 지휘 통제실 요원들에게 그냥 자리에 앉아 있으라고 손짓했다.
그녀가 자신의 자리에 앉으니 지휘 통제실 중사 두 사람이 결재 서류를 가지고 시아를 찾아왔다. 그녀는 서류를 검토해 본 후 사인을 해 주었다. 그러고 나니 잠깐 동안 할 일이 없었다. 잠깐 한숨을 내쉬고 있던 그녀는 이대로 앉아 시간만 죽이고 있는 것보다는 TV라도 보는 것이 낫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서서 뉴스를 보기 위해서 TV를 켰다.
이내 밝아진 화면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뉴스에서는 어제 저녁 때 본 것처럼 8월 30일 벌어진 발바이스 함대의 무단 침입에 대해서 계속해서 떠들어 대고 있는 중이었다.
8월 30일에 벌어진 발바이스 함대의 무단 침입에 대해서 에이센 군부와 민회, 그리고 총독부에서는 발바이스 정부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하지만 발바이스 정부는 이를 전면 부정하고 이런 모든 상황들이 에이센 정부의 정보 조작에 의해서 기인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언론에서는 포로로 잡힌 무단 침입한 발바이스 함대의 크누트 파일럿을 공개하고 있었다. 그들은 공격행위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단지 명령을 받았을 뿐이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자신들이 발바이스 함대 소속 파일럿이라는 사실은 꾸준하게 강조하고 있는 중이었다.
시아가 보병 전투력 차이를 걱정하고 있는 바로 이 사건 때문이었다. 만약에 발바이스와 이번 8월 30일 일로 인하여 긴장이 고조되고, 결국 전면전이 벌어지게 된다면 자신은 지상전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십중팔구 자신이 지휘하는 병력도 전투에 참가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을 발바이스 보병 부대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보병 대대가 맞부딪치게 된다면 어찌 될 것인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물론 지금은 시아가 생각했던 대로 총이라는 무기가 없던 고대의 시절과 같이 육체적인 능력만으로 전투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 보다 몇 배나 우수한 적들도 단숨에 쓰러뜨릴 수 있는 총이라는 무기를 사용해서 싸우는 시대였지만, 남녀의 신체적인 차이에서 오는 그런 전투력의 차이는 어찌 본다면 쉽게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시아는 얼마전에 칼데일의 에녹스 삼림 지대에서 벌어진 제 356 보병 사단의 전투 기록을 살펴 본 적이 있었다. 당시 바르디아인 훈련병들의 공격을 받아 거의 궤멸되다 시피한 제 356 보병 사단 병력은 사실 안전한 후방에서 사단 창설 이래 실전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지내고 있던 상태였다. 그것에다가 병력 구성도 매우 취약해서, 1개 대대 병력이 500명 안쪽으로 간편 구성되어 있는 상태였다. 더욱이 후방 사단이었기 때문에 전투에 참가하게 된 1만 3천 명의 병력들 중에서 7천 명 이상이 16에서 18세 사이의 어린 여성들이었다.
상대적으로 육체적인 힘이 떨어지는 이런 어린 여성 병사들 때문에 접근전에서는 상당한 전투력 저하가 현실로 드러났고, 에녹스 삼림 지대에서 칼데일 제 356 사단이 그 구성원 중 1만 명 이상이 전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전투후에 만들어진 분석서에서는 후방 사단이라고는 하지만 완편되어 있던 부대였던 칼데일 제 356사단은 국지적인 화력에서는 바르디아인들을 압도할 수 있었지만, 결국 그들과 근접으로 맞붙게 되면서 병사들의 개인 전투력의 차이로 인한 급격한 전투력 저하가 큰 피해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해 놓고 있었다.
이것에 따른 결론은 에이센 지상군은 적과 근접 전투에 들어가게 된다면 현저하게 약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보병 부대가 근접 전투에 나서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 칼데일에서 벌어진 에녹스 삼림 지대에서 벌어진 전투에 대한 분석이었고, 이는 시아와 같은 보병 부대 지휘관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사실 시아는 그것이 옳은 분석인지 그렇지 않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 자신도 병력을 움직여 실제 전투를 벌여 본 경험이 있었다. 아나베 행성계에서 그녀가 벌였던 시가전은 썩 마음에 드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좋은 경험을 쌓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발바이스 정규 지상전 부대와 정면으로 교전을 벌인다면 자신과 그들 중 어느 쪽이 승산이 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자신이 지휘하는 보병 부대가 다수의 전차와 장갑차, 공격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그다지 밀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에이센의 평균적인 보병 1개 대대는 1,500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 1개 보병 대대는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공격 헬기까지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단순하게 보병 부대라는 것이 소총 부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상식을 거두어 버리게 하는 조치였다.
에이센의 보병 대대가 이렇게 많은 중장비를 보유하게 된 것은 20년 전쟁 기간 동안 내내 계속 되었던 보병 부대의 화력 증대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
20년 전쟁 당시 수많은 바르디아의 유인 행성들을 차지하고 그 행성 내부에서 끝없는 지상전을 벌이게 되면서 보병 대대의 인력 확충은 물론 보병 대대가 가지게 되는 중장비의 비율을 크게 늘여 놓도록 만들어 놓았다.
물론 대규모 전차와 장갑차등을 주로 운용하게 되는 기갑 사단과 공격 헬기 부대 등등의 중장비를 집단적으로 전문 운용하는 부대들도 물론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전문적인 중장비를 집단 운용하는 부대들 보다 당시 절실해 졌던 것이 보병 부대의 화력 증강과 인력 확충 요구였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대다수의 징병 가능 인력이 보병이 아닌 함대 근무 요원으로 투입되던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전쟁 자체가 함대 전투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곳에 인력이 집중 되면서, 정작 중요한 점령 행위를 지속시키는 데에 필요한 보병 부대에 대한 투자 및 확충은 상대적으로 거의 이루어 지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이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1개 보병 대대가 거대 도시 1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되니 공간 전투에서는 에이센군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어도 점령지의 행성 내부에서는 바르디아인 민병대와 잔류 병력들에게 에이센군이 완전히 밀리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1개 보병 대대가 가지는 화력이 너무 부족하여 공격해 들어오는 바르디아인들이 방기된 전차와 장갑차, 심지어는 공격 헬기까지 동원하여 에이센 보병 대대를 공격해 오는 경우에는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수 밖에 없게 될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 덕분에 점령지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에이센 군부는 고육책으로 지상전 병력이 대폭 강화하었고 1개 보병 대대가 가지는 중장비의 규모를 대폭 늘렸던 것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때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시아도 그녀가 지휘하는 보병 대대의 중장비 보유 규모가 매우 컸다.
물론 시아는 발바이스 정규 보병 부대와 정면으로 승부를 겨뤄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칼데일의 에녹스 삼림 지대에서 벌어졌던 전투는 상대가 제 아무리 소총으로 무장한 부대라고 해도 근접으로 맞부딪친다면 결코 유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적과 접근전을 벌여서는 안된다는 건가?’
그녀는 짧게 혀를 차면서 조금 깊게 자신의 의자에 몸을 숙여 앉았다. 어딘지 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저녁 이안 바르테즈, 그리고 하무트 싱과 함께 즐기는 바람에 좀 피곤한 느낌이 강했다. 시아는 좀 더 자두고는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렇다고 대대장이 아침부터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인다면 썩 좋은 모양새가 아니라 싶어 그냥 참기로 했다.
그나저나 다른 것 보다 행성계 방어 사령관이라는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이 8월 30일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였기 때문에 시아로서는 행성계 전체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지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젠장!”
그녀는 다시 한 번 혀를 찬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슨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가만히 자리에만 앉아 졸음과의 힘겨운 전투를 수행하는 것 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나을 듯 싶었던 것이다. 게다가 가만히 기다리는 것은 그녀의 성미에도 맞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갑자기 일어서자 흠짓 놀라는 행정병을 애써 무시한 채 조용히 창가로 다가가 차광막을 살짝 들어 밖을 바라보았다.
창문 밖으로는 근무 교대에 투입되는 병력이 자동 소총을 들고 줄지어 걸어 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아직 20세도 되지 않았을 그런 어린애들을 바라보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그들을 보게 되니 바쁘게는 살아도 좋으니 전쟁만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 졌다.
리하르트 황제력 268년 9월 14일 금요일 카레나 스쿠비는 조지 월터 부치 대장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잇었다. 이는 부치 대장이 바르디아 총독 대리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카레나 사이에 여러 가지 협의를 할 일이 많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크라우프 녀석이 공격을 받고 있으니 지원해 달라는 지원 요청을 늦추어 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지원이 늦어진 덕분에 크라우프 녀석이 탑승해 있던 전함이 직접 공격을 받게 된 위험한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기는 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것이 크라우프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게 된 상황이었다. 기함까지 잃어 가면서도 꿋꿋하게 적은 병력으로도 다수의 적을 상대로 용맹하게 맞섰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만 승진을 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인사부의 중론이었다. 사실 크라우프는 이번에 잘 하면 중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이전에 있었던 공적으로 인하여 중장 승진 1순위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때 갑자기 끼어든 것이 게르트 하우츠 황제로서, 그 녀석이 다음 번 전투에서 크게 활약을 하기 전까지 중장 승진을 하지 못하게 하고 이번에는 훈장 수여와 포상금 지급으로 마무리 하도록 갑작스레 조치를 해 버렸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이번에 중장으로 승진할 수 없게 되었고, 갑자기 훈장과 포상금이 수여되는 것으로 마무리 하게 된 것이다.
크라우프의 일이야 어지 되었건 지금 카레나의 눈앞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부치 대장은 엄연하게 총독이 아닌 총독 대리였다. 물론 본래 총독인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가 현재 요양소에 들어가 요양중에 있었기 때문에 지겔마이어 원수가 총독직으로 복귀한다면 총독 대리 지위를 내놓아야 할 처지에 있었다. 하지만 지겔마이어 원수가 올해 안에 총독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아 보였다. 그는 현재 주요 업무 현안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사후 보고를 받고 있기는 했지만 요양소에서 치료와 요양을 반복하고 있었고,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것 때문에 부치 대장이 총독 대리로서 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더욱이 그 권한이 중앙 정부로부터 정식 임명된 것이니 부치 대장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 아무도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은 없었다.
카레나는 부치 대장이 함께 저녁 식사 도중 발바이스의 침공 의도가 명확해 졌으니 자신들이 먼저 공격에 나서자고 주장하고 나서자 살짝 웃음을 지었다.
“지금 상황에서 선제공격은 좋지 못합니다.”
그녀는 나직이 부치 대장을 이해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카레나의 앞에 앉아 있는 부치 대장은 단순한 군인으로서 군사 작전 자체만을 생각할 뿐이지 그 군사 작전 자체가 수단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군사 작전이 곧 목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치 대장에게 조금 더 기회를 만들어 발바이스 녀석들이 먼저 공격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해시키려 하니 카레나로서는 많은 노력과 언변이 필요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간에 강건한 군인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부치 대장이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왜 선제공격이 좋지 못합니까? 우리들은 현재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소이다. 그리고 본관은 폐하께서 굳이 본관을 이곳 바르디아에 보낸 것은 다 그 뜻이 있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고 있소이다. 언제라도 본관은 폐하와 에이센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오!”
부치 대장은 여러 가지 말로 선제공격을 말리는 카레나에게 자신있게 언제든지 죽을 마음이 있다고 호기를 부리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병력만 모아 놓는 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단지 몇몇 사람들이 전쟁하자고 결론 내리고 앞뒤 두고 볼 것 없이 무조건 적지에 쳐들어가서 우당탕 맞싸움을 벌이는 것도 결코 아니었다. 이런 것들은 현실이라는 것을 무시한 상상의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전쟁을 벌이려면 보급 문제를 떼어 두고 생각할 수 없었다. 단지 병력만 많다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보급이라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사령관이 특히 걱정해야 할 것은 적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병력에게 어떻게 끊어지지 않고 보급 물자가 충분하게 공급되느냐 하는 것에 있었다. 어차피 상대와 자신의 전쟁의 기술이 대동소이하게 되었고 선택할 수 있는 전술이 한정되어 있는 이때, 전쟁의 승패란 지속적인 보급의 유무에서 결정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부치 대장처럼 전쟁 자체를 목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썩 좋은 일이 아니었다.
전쟁이라는 것은 하나의 수단이지 결코 그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전쟁 자체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수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만 하는, 있지 않아야 하는 비경제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인력과 자원이 단순하게 부딪쳐 무엇인가를 재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소비되어 흩어져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전쟁 자체는 결코 목적이 될 수 없었고 단지 하나의 수단으로 밖에는 사용 될 수 없는 것이었다. 전쟁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수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서 재창출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전쟁의 목적보다 휠씬 더 중요한 이익을 얻어내는 것에 대한 한가지 방편에 불과한 것이었다.
하지만 보통 부치 대장처럼 전쟁 자체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반드시 무력으로만 해결하려 들고 있었고, 그런 전쟁을 통한 성과보다는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수단인 전쟁 그 자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런 부치 대장과는 달리 카레나는 전쟁이라는 것을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부치 대장과의 언쟁이 자연스럽게 길어지게 되었다. 다른 것 보다 부치 대장은 군사력 지상주의자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문제를 군사 작전에 빗대어 생각하고 있었고, 카레나는 전쟁을 일으킴으로서 얻어지는 효과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카레나의 목적은 전쟁을 통해서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부치 대장과 같은 군내 과격파를 거세해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녀로서는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부치 대장을 이끌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아야할 입장에 있는 것이었다.
어쨌든 간에 지금 카레나와 마주 앉아 있는 부치 대장으로서는 겉모습만으로 따지다면 자신의 막내딸이나 손녀딸 정도 밖에는 되어 보이지 않는 카레나를 설득시켜야 하는 것이 굉장히 기분이 좋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카레나가 그 자신의 의견에 제대로 동조해 주지 않으니 그녀를 편치 않은 상대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부치 대장은 지금 자신이 카레나를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그 스스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그녀의 요구를 수용해 주고 그 자신도 나름의 의도대로 정국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라도 그녀와 쓸데없는 불화를 일으키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지금 부치 대장과 카레나의 언쟁이 길어지는 것은 부치 대장은 피츌레 족이 발바이스와 협력한 다는 증거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었고 발바이스가 직접적인 무력 도발을 감행한 지금 여론의 협력까지 얻고 있으니 당연하게 발바이스를 공격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치 대장은 그것 때문에 지난번 실만 베르퍼 행성계 방어 사령관인 크라우프가 공격을 받았을 때 함대 출격을 늦춰 주어 피해를 늘이도록 함으로서 언론의 주목을 받도록 하지 않았냐면서, 카레나에게 비로소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니 즉각 발바이스에게 선전 포고를 하고 함대에게 출격 명령을 내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주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레나는 부치 대장에게 지금 당장 선제공격을 가하는 일은 에이센 전체에게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에이센이 먼저 선제공격을 가한다고 한다면 이제까지 발바이스가 도발한 수많은 공작들의 책임을 모두 에이센에서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물론 발바이스는 이제까지 벌어졌던 그들이 일으킨 수많은 공작 사건들에 대해서 그것에 대한 연관성을 강경한 태도로 부인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명분이 없이 에이센이 발바이스를 선제공격 한다면 그것은 곧 이제까지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 모두 에이센의 공작으로 치부될 수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꾸준하게 인식시켰다. 사실 이것들 중에서 카레나가 발바이스측의 소행으로 꾸민 공작들도 있기는 했지만 자신들이 먼저 공격해 나간다면 겉보기에 매우 좋지 못한 상황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에이센으로서는 오히려 얻는 것보다는 잃어버리는 것이 많아지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부치 대장은 이런 카레나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모두 속속 발바이스의 공작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굳이 따지고 자시고 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는 거듭 카레나의 선제공격 불가 강조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카레나의 쓸데없는 걱정 때문에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군사 작전이 방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발바이스는 우리와 부딪친다면······아마 6개월 이내로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선제공격을 가하지 않는다면 저들이 계속해서 벌이는 공작에 의한 테러 위협과 지금과 같은 게릴라 공격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카레나에게 발바이스의 우주 함대 부사령장관인 세갈 마이야 하페텐와 에게르 자드 하페텐이 이끄는 대규모 병력이 중립지대 쪽으로 바짝 접근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런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이블 것이 뻔한 그들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면서 자신들은 즉각 공격해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음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부치 대장은 적들이 언제고 쳐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면 큰 피해만 입게 될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레나는 이런 부치 대장에게 현재 상황에 대한 상황을 다시 설명해 줌과 동시에 발바이스에 대한 선제공격 유도가 중요함을 재차 강한 어조로 설득하려 애썼다.
시간이 흘러 카레나는 겨우 부치 대장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그가 전체 함대 장병들의 경계 태세 강화를 명령하는 선에서 현재 상태를 유지하도록 합의를 보았다. 그녀는 부치 대장에게 현재 상태 유지를 설득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바람에 군사 전략적인 문제까지는 협의를 하지 못했다.
현재 군내부에서, 특히 에드라 요새 사령관인 올가 프룬제 대장을 중심으로 하여 이번 발바이스 함대의 침입에 관한 사건을 분석해 실만 베르퍼 행성계 쪽으로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었다.
사실 카레나가 나베 카투라를 통해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바르디아 인들은 이민족인 뮤틸레 족과 손을 잡아 대규모 에이센 침공 작전을 준비중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정보를 공유한다면 분명 부치 대장은 독단으로 발바이스에게 선제 공격을 가할 지도 몰랐다. 그는 상대가 공격 태세를 갖추기 전에 공격해서 사전에 위험 요인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야 말로 자신이 이곳에 와 있는 이유라고 단단히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카레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부치 대장을 설득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가 단순하게 군사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에 대해서 깊은 혐오감을 가졌다. 현재의 심각성을 그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기나 한 것이니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는 아마도 부치 대장이 지금의 정세를 단순한 군사적인 침공 위협 정도로 여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좌우로 저어 버렸다. 하지만 그의 성격이 단순하니 생각보다 쉽게 목적한 바를 쉽게 이룰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지는 않았다.
리하르트 황제력 268년 9월 17일 월요일 10시 20분 크라우프는 실만 베르퍼 행성계로 귀환할 수 있었다. 그는 디터 포슈겐에 귀환하고 난 이후 가장 먼저 8월 30일 전투에 참가했던 장병들에게 전원 24시간의 포상 휴가를 내렸다. 이 조치에 격렬한 전투로 지쳐있던 병사들 모두가 큰 환호성을 질렀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각하!”
그가 디터 포슈겐의 우주항에 도착하자 부사령관 스테판 란지에르 준장이 우주항에까지 나와서 크라우프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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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은 너무 덥습니다…쿨럭…더워서 땀띠가…그나저나 비온다는데…비가 오더라도 더울 것은 여전할 듯…쿨럭…
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77…
후훗…금일…검은 양복의 사내들이 작가넘의 아지트 근처에 매복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작가넘은 황급히 아지트를 옮겨 버렸답니다…후후후…지금 검은 양복의 사내들이 저 작가넘을 찾아 다니느라 무척이나 애쓰고 있다는데…^-~;
●‘yaiddasya’님…검은 양복의 사내들을 피해 겨우 1타로 만나게 되었군요…^0^)/~. 만쉐이…얼마 만의 1타이신지…쿨럭…저 작가넘도 기쁘답니다…(정말?) 그나저나 555회…큰일이네요…이거 참…자꾸 두려워 집니다…^-~;
●‘6號戰車Tiger’님…2타를 축하…퍼억…#-ㅠ;; 죄송합니다…^; 검은묵시록님…
●‘검은묵시록님’ 헛헛…3타이십니다…예? 작가넘은 빼야 하니까 2타라굽쇼?? ^-^;;; 핫핫…그리고 가니메데 게이트 아뒤쥔장님은 알고 계시던데요…빔이 위력 좋고…자주 나오는 것은 순전히 저 작가넘의 취향 때문이랍니다…^^;그리고 코프가 잘 나가면…좋지만은 않으실 텐데요
●‘가연을이’님…쩝…하는 수 없지요…일터에서 크라우프 보다가 상사에게 욕얻어 먹는 것 보다는 나은 일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디네스 코프와 만난다…흐음…이제 곧 만나기는 해야 할 테지만…새로운 기함이 와야 할 때이지 않겠습니까? 글쿠…추천 잘먹겠습니다…^^;
●‘kein’님…음모와 전략…^-~; 그럼 카레나가…다 부서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모든 음모의 원흉…카레나…~-^;
●‘시르피드’님…이제 곧…출현하시게 될 것이랍니다…프레슬린 중령…그리고 뭐 거의 자살이지요…쿨럭…괜한 자존심에…쩌업…~-~; 아무리 뭐라고 해도 목숨 보다 소중한 것은 없는데 말입니다…^^;
●‘toyr’님…수다쟁이는 저 작가넘이 더 심하답니다…마구 떠들어 대기…쿨럭…기분 좋아서 떠들기 시작하면…만나는 시간이 몇 시간이 되더라도 계속해서 떠들어서 사람 골빠지게 만들기…쿨럭…다만 어지간하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그렇게 안떠든답니다…
●‘버려진아이’님…쿨럭…이미 시르피드 XII호로 예정되어져 버렸답니다…^^; 타이런트라…쿨럭…다른 사람의 기함 이름으로 아주 좋을 듯 보입니다…^^; 어감이 멋지군요…사용해도 될런지 여쭙고 싶습니다…^^;
●‘심심맨’님…쿨럭…마르세유라…뭐…비슷하게 서부 전선에서 싸웠던 에곤 마이어와 야간 격추에서 17분 동안 7기를 격추 시킨 하인츠 볼프강 슈나우퍼 같은 인물들도 따지고 본다면 300기 이상은 격추 시킨 파일럿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그런데 마르세유…대부분이 적기에 격추되거나 했는데…그렇지 않고 안타깝게 죽어 버렸으니…쿨럭…아깝긴 아깝습니다…그리고…말씀대로 했는데…한참 동안 일어나질 못할 정도가 되어 버렸답니다…우우…
●‘내멋대로할꼬야’님…에이센의 신무기라…쿨럭…좋기는 하지만…발바이스와는 사정이 다르니 전선에 직접 출현하지는 않을 듯싶습니다…실전 배치되는 기체들이라고 해도…이미 테스트가 끝이 나고 대량 생산이 시작된 기체들이지 싶습니다…그리고 지오 녀석…샤아라…그 녀석의 착각이랑께요…
●‘위풍당당’님…^^; 뭐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당연하게 죽어야 할 넘이지 않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새로운 넘이 출현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죽지 않은 것이랍니다…하지만 지오콘 다비토도 제법 잘 하는 넘이지요…다만 지 죽을지 몰르고 날뛰는 넘이기는 해두 말이죠…
●‘mainz’님…워쪄죠? 그것 이후는…쿨럭…뭐 프레슬린 중령 죽어 버렸으니…그대로 끝이지요…무엇이 어찌 되었든 지간에 살아남는 것만 해도 상당한 것이기 때문입니다…살지 못한다면…아무 소용 없지요…^-~;
●‘ⓐⓖⓝⓔⓢⓔ†’님…감사합니다…하지만 더운 날씨에 미치기 일보 직전입니다…그냥 앉아만 있어도 땀이 주르륵…쿨럭…그리고 일용할 양식을 주시니 더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ㅅ^..더운데 몸 건강하세요…
●‘피르다룬’님…쿨럭…괜찮습니다…괜찮습니다…뭐…그 동안의 밀린 출연료만 해도 상당한데 말이죠…조금 있으면 많이 고생하실 텐데요…^^; 그런 것 정도는 뭐…^^; 안주셔도 무방하답니다…^^;
●‘판타로드’님…크라우프 녀석…뭐…중장 승진…보다 확실하게 할 생각이기는 합니다…그리고 소장 계급장이라고 해도…그렇게 크게 지내기에는 불편함도 없답니다…물론 명령을 받는 입장에 있기는 하지만…그래도 그 녀석 1만 척 이상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도 생기고 말입니다…그런데…실만 베르퍼 행성계의 중요성을 인식 시켜야 하지만…오히려…카레나가 방해 놓고 있으니 말이죠…
●‘다크크라이드’님…다른 것이 아니라…미성년자는 좀…^^; 미성년자는 조금 쬐까 마음에 걸려서 잠깐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이랍니다…아무 것도 모르는 풋풋함도 좋지만 과실은 잘 익은 거 먹을 수 있을 때 따먹는 것이 맛있답니다…^^;
●‘acehelp’님…허접한 글이지만 재미있다고 해주시니 정말로 고맙습니다…그런데…지금은 승진을 하지 않을 것이랍니다…지금은 말이지요…^^;
●‘Gosthunter’님…두 마디만 하지요…암살 당할리 없습니다…쿨럭…
●‘현돌’님…아주 대단한 일 중 하나…중국집에서 시킨 자장면…탕수육…그리고 서비스로 군만두…그리고 그 군만두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바퀴벌레…쿨럭…김치 먹는데…나온 아구뼈…김치찌개 시켜 먹으니…누가 베어 먹은 것을 그냥 끓인 김치쪼가리…쿨럭…휘유우…무쟈게 많답니다…글쿠…다른 사람들이 먹다 남은 깍두기를 그대로 쏟아 부은 곳에서 다시 퍼주는 사람도 있죠…
●‘메두’님…하핫…티알이 코프에게 포옹이라…쿨럭…오랜 연인인 시에나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코프와 따로 자리를 앉는 답니다…^^; 빽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그것 때문에 오히려 더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그나저나…저희집 방문하셔도…좋습니다…집에…군용나이프…서바이벌나이프…던지는 나이프…접는 칼…찌르는 칼…등등 각종 흉기들이 많구요…목검도 있고…가스 권총도 있답니다…^^;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soulschaos’님…뭐…^^; 그리고 티알…본래 억지로 끌어온 값을 하는 것이랍니다…제 아무리 가만히 있으려고 해도 송곳이 주머니 속에 들어가면 그 끝이 삐죽이 나올 수 밖에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신형함의 함명은 시르피드 XII호가 될 것입니다…^^;
●‘잠보맨’님…뭐…지오 아찌…어찌 본다면 뒈질려고 환장한 놈이기도 하답니다…^^; 자칭 샤아로 착각을 하게 된다면…문제겠지요…^^;
날씨가 무척이나 덥습니다…쿨럭…더워요…땀나 쓰러질 지경에 이르렀답니다…잠깐 밖에 나갔다 왔는데도…저녁때는 조금 시원하기는 해도…비오려다가 마니…더 환장하게 후덥지근 하네요…빨리 샤워를 해야 겠습니다…열 좀 식히게 말이죠…
드디어 소제목을 제대로 바꾸기로 했답니다…^^;
요란스럽다면 요란스럽다 할 수 있는 환대에 크라우프는 슬쩍 웃으면서 란지에르 준장의 인사를 받았다.
“저도 살아서 다시 준장을 뵙게 되니 무척이나 기쁘군요.”
란지에르 준장과 인사를 나눈 크라우프는 곧바로 사령부로 귀환해 그 동안의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전사상자에 대한 처리 문제에 들어갔다.
11시 정각 디터 포슈겐의 우주항에 에르바에서부터 출발한 민간 여객선이 도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객선이 도착하고 난 후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속에는 크세니아 티파니 루바인 페디올이 섞여 있었다. 크세니아는 여러번 하품을 하고 눈가를 문지르면서 아직 피로가 잘 풀리지 않아서 피곤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크세니아는 주머니를 뒤져서 자신이 이곳 실만 베르퍼의 행정관소에 행정관 보조로 임명되었음을 알리는 신임장을 확인했다. 물론 에이센의 국민임을 증명해 주는 신분증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임명장이 없다면 상당기간 낭패스러운 일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잃어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크세니아는 짧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곧이어 간단한 출입 심사가 끝이 났다. 대부분이 형식적인 것으로서 공식적인 신분증과 탑승한 배표를 제시하고 행성 방문 목적 등만 명확히 밝힌다면 순조롭게 끝이 나는 일이었다. 에이센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면 에이센 내부의 마음먹은 곳 어디라도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마약이나 허가 받지 않은 무기류, 또는 무기로 쓰일 수 있는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즉석에서 일견 살벌해 보이기까지 한 검문 검색이 이루어졌다. 물론 합벅적으로 무기류의 소지가 가능한 에이센에서는 각 행성간을 이동할 때 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무기도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아무리 소지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그런 위험한 물건을 객실에 가지고 들어간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고, 부득이하게 가지고 가야할 무기들은 사전에 정식 절차를 밟아 화물칸의 특별 관리 구역에 밀봉 보관되어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이 특별 관리 구역은 우주선의 내부를 통해서는 절대 접근할 수 없었고, 하이잭킹과 같은 위험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밀봉된 무기들은 여객선 조종사의 아주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우주선에서 분리되어 내장되어 있는 로켓의 힘으로 멀리 날아가 버리게끔 되어 있었다. 그리고 현지에 도착을 했을 경우에는 그 무기에 대한 가장 처음의 소지 허가 증명서의 제출과 현지에서 새로운 소지 허가를 받아 그것이 허가되어야만 무기의 소지가 가능했기 때문에 절차가 매우 귀찮고 복잡하게 이어지는 편이었다.
크세니아는 호신용 무기 같은 것은 현지에서 구입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덕분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 그녀는 매우 빠르게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크세니아 자신도 보병으로서 군대를 제대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총기에 대한 지식은 갖추고 있었고 어지간한 소총과 권총같은 무기는 다룰 수 있었다. 그녀는 치안상태가 좋은 베르베라에 있을 때에는 자그마한 호신용 권총을 가지고 다녔고 바르디아에 있을 때에는 약간 무거운 호신용 권총을 가지고 다녔었다. 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행성과 행성 사이를 이동하지는 않았다. 절차가 무척이나 귀찮기 때문이었고 확신한 신분 증명만 있다면 에이센의 어디서건 권총 정도는 쉽게 구입하고 팔 수 있기 때문이었다.
크세니아는 굳이 권총의 소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고 있었지만, 그래도 남들이 다 가지고 다니니 권총을 가지고 다니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렇다고 군용의 커다란 권총은 아니었고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소형 권총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그녀는 알베르트 시티에서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면 권총이나 한 정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출입국 심사대를 지나쳐 자신의 가방을 찾으러 가는 도중 수많은 군인들이 무리를 지어 우주항 밖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에? 어디 훈련이라도 다녀오는 건가?”
그들의 모습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던 크세니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의 가방을 찾았다. 군인들이 훈련을 다녀오든지 그렇지 않으면 전쟁이라도 하고 오든지 지금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18시 30분 크라우프와 다이레아가 실만 베르퍼 행성계 방어 사령부로 밀린 업무를 하러 가자 티아라와 시에나는 모처럼만에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크라우프가 밀린 일처리와 전사상자 처리 문제 때문에 금방 집에 돌아오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시에나가 크라우프에게 휴대 전화로 시내로 나가서 술 마시고 돌아오겠다고 밝혔고, 크라우프는 잘 놀다 오라는 말로 두 사람이 시내로 나갔다 오는 것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받아 들였다. 다만 몇 가지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그런 것 정도는 크라우프로서는 당연한 걱정이었다.
신이 난 두 사람이 시내로 나왔을 때가 19시 15분 정도였다. 그때는 이미 알베르트 시티 중심가는 지난 8월 30일 전투에 참가했다가 귀환한 장병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시내의 한 유흥 주점에서 가지게 된 이번 술자리는 구드 바렌브룩 소령이 직접 마련한 자리로서 대부분이 옛 록시나 XI호 파일럿들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이제는 록시나 XI호가 파괴되어 그 배 소속이 아니라 임시로 순양함 웨버랜호 소속이 되어 있었지만, 사령관 직할의 공중 전투대 파일럿들이라는 자부심만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이미 처음 크라우프와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은 죽거나 흩어지고, 일부는 무사히 제대를 해서 크라우프가 처음 대대장까지 맡았을 때의 사람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디네스도 남아 있고 시에나와 라티시드 대위가 남아 있는 한 자신들이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의 오랜 직할 부대라는 자부심만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