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2
“다시 광산지대를 되찾을 것이네 그러기 위해서는 자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네······”
“제가 할 일이라고 한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코벨중령이 자네를 꼭 휘하에 두고 싶다고 했네······”
“당연히 제가 힘이 닿는데 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것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에이센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도리안준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런 뜻에서 이번에 자네를 소령으로 승진시키려 하네······”
“저를 말입니까?”
뜻밖의 말에 깜짝 놀랐다.
“대대장이라면 정식으로 소령으로 승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고 또한 자네를 부장으로 전속시키도록 코벨중령이 요구했네······”
자신이 소령이 된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저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1년 사이에 대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1년이 가기도 전에······”
“영관급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 자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주었으면 하네······”
입이 귀밑까지 올라올 일이었지만 일선 지휘관이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했다. 하지만 허버크대령은 부대를 적절히 통솔하고 위기 상황에서 예하 대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아군에게 희망을 안겨준 그야 말로 적임자라고 했고 이것은 곧 결제가 날 것이라고 했다.
…복구합니다…^_^;;;
10시 30분 크라우프는 가장 처음 시에나에게 이 사실을 말해 주었다. 듣고 있던 그녀는 깜짝 놀라면서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축하해 코프······이제 정식으로 대대장에 오르게 되는 건가?”
대위급으로서 대대장이 된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소령이 된다면 대대장의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무리 없이 가능한 것이다.
“사관학교 졸업하고 1년 만에 소령까지인가? 대단한데······”
오랜 전쟁 기간 동안 전공을 세워 20대에 영관급이 된 예는 허다했지만 20세에 영관급이 된 것은 파츠 베이스와의 내전 때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가 20세에 중령까지 승진했던 이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다.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는 19세에 사관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그 해 전투에 참가해서 적기 15대를 격추시켜 중위로 승진했고 20세가 되던 해에 카디나 크렐의 예하로 들어가 6개월 동안 무려 108대의 바리스타를 격추시키고 전함 11척을 격침시켰다. 이런 전공으로 그는 20세에 중령으로까지 승진했던 것이다.
현재도 군문에 들어 있는 그는 41세에 대장으로서 우주 공격군 함대 지휘관을 역임하고 있는 중이다. 현역 파일럿시절 무려 210대의 바리스타를 격파하고 대령이 되면서 함대 지휘관으로 변신해서 매우 용맹한 지휘관으로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었다.
어쨌든 간에 크라우프가 승진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시에나는 무척이나 좋아라 했다.
“아참 그러고 보면 코프가 승진을 하고 나면 또 광산지대 탈환 명령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지난번에 라시드대령의 명령을 위반함으로서 큰 책임을 져야 했는데 이번의 이런 행동으로 소령승진이 좀 이상하다 싶어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물었고 크라우프는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치겠군 그래······”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는 시에나였다. 짐작했던 것이 정확하게 들어맞으니 묘한 기분과 함께 씁쓸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원 참······또 전투에 나가야 하는 건가?”
한숨을 내쉬는 그녀에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면서 키스를 해 주었다.
“너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아······”
“뭐 아무렴 어때······”
쾌활하게 웃으면서
“코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게······”
마치 어린애 같이 천진한 모습에 크라우프는 다시 한번 그녀를 꼭 안아 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시에나가 먼저 그의 목을 다시 한번 끌어안아 주었다.
“정말 잘됐다.”
서로 떨어져서 웃기만 했다.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중위는 또 다시 중대원의 상당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이 정말로 가슴 아팠다. 광산지대를 점령하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할 수가 있게 되었는데 비어 있는 자리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중대원 명부를 확인해 보았는데 처음 자신에게 배속되었던 중대원들이 2번의 대규모 전투를 치르면서 반수가 사라져 있었다. 전사하거나 부상이 심각해 후송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마지막에 벌어졌던 기습 공격은 너무나도 어이없이 당해 버렸던 것이다.
적기들이 시간 벌기를 하고 있었고 지휘부에서 자신에게 기다리라고 했다. 다만 경계하고 있을 때 한 대가 일어서더니 고속으로 돌진해 왔고 모두 의아해 하면 조준하고 있을 때 섬광탄이 터져 잠시 동안 시야가 완전히 마비 되었다. 그리고 그 바리스타를 필두로 적기들이 일제히 돌진해 들어와 빔을 난사해 댔던 것이다.
비명을 지르면서 죽어간 수많은 중대원들을 생각하면 자신이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정말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너무 기운 빠져 있군 그래······”
엘레비아쪽으로 아르코대위가 다가오면서 그렇게 말했다.
“예? 아닙니다.”
중대원 명부를 내려놓으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기분이 착잡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의 기분을 잘 알고 있던 그는 온화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지휘관이 된 입장에서 살아 남아 있는 중대원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아 사기에 영향을 끼친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사기를 극도로 저하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지휘관들은 겉으로 그런 것들을 드러낼 수 없었던 것이다.
“네 제 잘못이 큽니다.”
“아니 적이 먼저 움직였던 거야······”
대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한 두 번의 실패에 연연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지만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냐고 되물었다. 그는 씁쓸히 웃으며
“그렇지만 자네를 살아 남아 있지 않은가? 자네를 그렇게 만든 녀석들에게 다음번에는 더 크게 복수해 주면 될 것 아니겠나?”
엘레비아는 엷게 웃기만 했다.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것인지 어떻게 보면 이렇게 천진해 보이는 듯 했다.
“누가 그렇게 했을까요?”
한숨을 내쉬면서 에이센인들 전체를 적으로 삼을 수는 없지 않겠냐고 했다. 그렇지만 대위는 너무나도 손쉽게 대답했다.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이지······”
“예?”
뜻밖의 말에 말끝을 높이는 그녀에 대대장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조용히 대답했다.
“자네만 모르고 있었나? 지금 에이센의 뉴스에 그 사람이 나오고 있네······같이 가서 보겠나?”
말없이 성큼 일어섰다. 그런 힘이 어디에서 났는지 성큼 걷고 있는 엘레비아 자신도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무엇인가에 이끌리듯이 막사의 한편에 설치 되어 있는 방송 뉴스를 보여주고 있는 쪽으로 걸어갔고 그곳에서는 에이센의 민수용 통신파가 잡혀 상영되고 있었다.
이번 파츠 베이스의 무력 도발로 만드레일대륙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지대를 잃었는데 비록 에이센군이 패하기는 했지만 크라우프 페트릴대위의 선전으로 많은 병사들을 구했고 또한 가장 최후까지 남아서 추격해온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부대의 반수를 물리쳐 버렸다고 했다. 그의 침착한 지휘 덕분에 에이센의 많은 병사들에게 다시 승리를 보여 줄 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이번 전투에서 세운 수훈으로 크라우프는 소령으로 특진하게 된다고 했다.
지켜보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 파일럿들은 우습다면서 한마디씩 했다. 패전하고서도 큰소리 친다는 등 저 녀석을 다음 전투에 만나서 반드시 조각 내 버리겠다고 하는 등 에이센인들이 하는 짓거리들이 너무나도 짜증스럽다고 했다.
예복을 갖춰 입은 크라우프를 지켜보고 있던 엘레비아는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프로스베인에서 자신을 놓아 보냈던 그 녀석이었다.
그날 권총을 빼앗기고 완전히 사로잡혀 버리게 될 뻔했었다. 투항해서 이런 식으로 포로가 되느니 차리라 죽음을 택하고 싶었다. 여자가 사로잡히면 어떤 대우를 받는지 뻔했다. 여러 군데 돌면서 온갖 수모를 당할 것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죽는게 좋겠다 싶었고 죽이라고 했다.
첫발 발사한 권총은 헬멧의 유리에 맞아 완전히 금이가 버렸다. 그 녀석은 득의 양양하게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아직까지도 지워지지 않았다. 어딘가의 고깃덩이 보는 것 같이 보고 있었다.
물론 엘레비아는 동성애자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녀 자신은 그런 식의 남자를 지극히 혐오했다. 지난번에 자신에게 접근했던 아담도 괜찮아 보이는 남자이기는 했지만 단지 자신과의 사이에서 원하는 것은 섹스뿐이었다. 그것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을 이해하고 필요로 할 수가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가치관이 확고했던 그녀에게 마치 고깃덩이 보는 듯던 그 에이센 파일럿이 정말로 짜증스러웠다. 남자와 사귀면서 키스를 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그 녀석에게 총을 들이댄 상태로 강제로 얼굴을 끌어 당겨 키스했을 때만큼 기분 더러웠던 적은 없었다. 더욱이 자신을 살려 보내 주었다. 친절하게 바리스타까지 빼내 주면서 사라지라고 했다.
정말로 그런 수모는 없었다. 살아 남는 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자신도 이렇게 오랬 동안 군인만 할 생각은 없었다. 언젠가는 제대를 해서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싶었고 아이도 낳아서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자존심이 그런 에이센 남자를 그대로 살려 두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찾아내서 죽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겪었던 치욕을 다시 돌려보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 남자를 찾아 낼 수가 없었다.
지난번에 나포한 에이센 함정을 돌아보았을 때 우연치 않게도 그 남자의 사진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것도 검은머리의 여성과 함께 웃고 있었다.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도대체······’
그 남자가 도대체 무엇일까 싶었다. 그 남자도 이렇게 자신과는 다른 곳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여자도 있고 아마도 두 사람은 그 사진을 찍었을 때 더 할 수가 없이 행복할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잠시 동안 그 사람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 남자는 자신의 적이라는 확신을 했다.
‘적······적이다······’
누가 어찌 되었든 그 남자를 자신의 손으로 잡아 죽여 버리고 싶었다. 수많은 자신의 부하들을 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으로 저 크라우프 페트릴이라는 남자를 잡아 죽여야만 이런 많은 죽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중대장이 된 나 자신이 죽은 사람들게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 페트릴이라고 했나? 반드시 내가 죽여주마! 내가 반드시!!!”
뜻밖에 중대장이 그렇게 말을 하자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되었다. 전에 없이 결연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그녀에 모두 놀라 했다. 아르코대위는 두툼한 손을 엘레비아의 어께에 얹었다.
“일단 서두르지 말게 저렇게 유명인사가 되어 놓으면 어떻게든 다음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니까 말이야!”
대위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수가 있다고 했다. 엘레비아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선을 에이센의 방송에서 떼지 않았는데 조금이라도 크라우프의 모습을 눈에 담아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9월 8일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멜리사 코벨중령과 더불어서 다이아몬드 광산지대의 재탈환을 위한 단계적인 작전 수립에 들어갔다. 병력을 충분히 지원 받고 물자와 장비를 지원 받는 다면 파츠 베이스군에 대해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직접 부대를 이끌게 되는 실전 지휘관으로서 이번 작전을 총체적으로 책임지게 되는 안드레이 도리안준장에게 작전을 세울 권한을 위임받아 있었다. 한번 실패한 지휘관인 코벨중령이었지만 도리안준장은 그녀가 실패한 것을 만회할 수가 있는 기회를 주고 또한 적과 직접적인 전투를 해본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녀에게 작전 수립의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작전 참모인 다니엘 허버크대령은 코벨중령이 만들어 올린 계획안을 검토했다. 일단 절대 방위 라인을 견고히 유지하도록 하면서 광산지대에 대한 병력 투입을 최대화 할 수가 있어야 했다.
코벨중령은 적이 다이아몬드 광산 지대를 탈환하면서 렘셰이드 기지에 대한 전면적인 압박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광산 지대를 탈환하지 못한다면 만드레일대륙에서 전면적인 부대의 재편성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했다.
“전면적인 부대 재편성이라······”
만일 이번 탈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며 절대 방위 라인을 축소시켜야 하는 것이고 파츠 베이스에 대해서 수세적인 입장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파츠 베이스군은 현재 광산지대에 대해서 대규모의 병력 지원과 함께 요새화 작업에 들어 가 있네······이곳을 재탈환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야!”
항공 사진등과 관측등을 통해서 파악되고 있는 광산 지대는 파츠 베이스군 전력이 몰려 있는 규모가 나날이 증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칫하다가는 렘셰이드기지의 목줄을 누르고 있는 형세가 되어 그곳 자체가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위협은 신속하게 제거되어야 했다.
만일 파츠 베이스군이 렘셰이드기지에 대해서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게 되고 이 기지가 적의 수중에 넘어 가게 된다면 만드레일대륙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다시 이 만드레일대륙은 에이센의 영토가 되지 못할 것이야!”
상급 사령부에서 재탈환 작전에 대해서 지원을 꺼리는 것을 기지 사령관 도리안준장이 강력히 요청하는 바람에 재탈환 작전이 즉각 결정되고 다른 대륙에서 많은 물자와 병력이 지원되도록 해 주었다. 이미 외교적으로 파츠 베이스에 이번 사태를 엄중 항의했지만 현재로서는 적들이 물러서지 않는 이상 무력을 사용해서 재탈환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허버크대령은 예정된 병력의 규모를 설명하면서 작전안을 검토해 보았다.
“13일까지 지원이 약속된 병력이 도착하면 바리스타 3,300대 전차 및 장갑차량 1,690대 보병 8만 명 각종 지원 비행기 1,600대 정도가 집결하게 되네······”
이들이 사용하게 될 물자는 렘셰이드에서 공급해 주기로 했는데 전용 가능한 비축 물량을 환산해 본다면 10일 정도 작전이 가능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지원을 받으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작전 수행 능력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코벨중령은 적의 다이아몬드 광산지대가 아군 쪽으로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정면을 공격하는 척 하면서 적의 후방을 차단해 적을 광산지대 안으로 가둬 버리자고 했다. 이것은 파츠 베이스군이 1차 공세 때 사용했던 방법으로 이 공세 때 에이센군은 크게 당했다. 두 번째는 첫 번째 공격 때 무자비하게 파괴된 다음 기습 공격을 가해 중앙 부분에 막대한 포격을 가하고 좌우로 대규모의 병력을 밀어 붙여 완전히 포위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적의 공격은 포위 섬멸전입니다.”
아군의 정면을 공격하는 척 하면서 발목을 잡고 좌우로 공세를 취해서 후방에서부터 에워싸면서 보급과 탈출 경로를 막는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지휘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이런 거점을 공격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적이 사용했던 방법이지만 이 방법을 사용함으로서 적군을 고립시킬 수가 있을 것입니다.”
중령으로서는 파츠 베이스군이 사용했던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허버크대령이 보아도 이 작전은 매우 효과적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있던 크라우프가 이 작전에 대해서 반대했다.
“적이 사용했던 작전을 다시 사용한다면 적들도 충분하게 대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만일 적이 좌우로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아군에 강력히 종심 방어진을 구성한채로 아군의 발목을 잡고 적의 후방으로부터 매복된 병력을 투입한다면 침투해 들어간 부대는 완전 포위되어 오히려 피해가 커질 것입니다.”
적도 이 작전에 대해서 충분하게 대비가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작전을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정찰과 정보가 수집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흐음······”
듣고 있던 두 사람은 위험을 지적하자 그럴 수도 있겠다고 하면서도 의구심을 내보였다.
“그렇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적이 그 정도의 충분한 병력이 있겠냐는 것이네······”
“만일 저라고 한다면 이 광산지대 안에는 지상 포 공격이 가능한 포대와 1,2개 정도의 바리스타 대대만 배치시켜 놓고 나머지 병력으로는 후방에 대규모의 기동예비대를 갖출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지난 번 작전때처럼 아군이 대지 포격이 중앙 부대가 발목이 잡히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강력한 대지 포격에 부대 기동이 어려울 정도가 된다면 후방에 기동예비대를 구성해서 전략기동을 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광산지대에는 포대과 관측 부대만 배치해서 에이센군의 이동 상황을 모니터하고 이에 따라서 신속하게 병력을 투입하고 제어 할 수가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일 적이 기동 예비대로 방어 작전을 편다면 아군은 크게 불리해 질 것입니다.”
항공 제압능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적이 이런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렇다고 한다면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나?”
파츠 베이스군의 방어선이 그렇게 구성될 가능성이 높았다. 적도 자신들이 공격하게 된다면 이 작전 이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게 될 것이라고 여길 것이기 때문이다.
…복구합니다…^_^;;;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파츠 베이스의 시야가 광산지대 만으로 좁혀져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했다. 대규모의 전면전은 양측이 모두 두려워하는 것이지만 지난 파츠 베이스군의 1차 공세 때 보았듯이 전 지역에 대한 공세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단정 했다.
“적이 예상하고 있는 곳에 공격을 가한다면 아군이 승리를 하더라도 그 피해가 엄청날 것입니다.”
그는 파츠 베이스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공격을 가해서 적을 혼란시켜야 한다고 했다. 광산지대에 대해서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는 대신에 우회 공격을 택하자고 했다.
“우회하자고 말인가?”
허버크대령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투를 너무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렇지만 적이 집중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는 이때 정면 승부는 매우 위험합니다.”
파츠 베이스군과 에이센군은 전체적으로 볼 때 광산지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병력이 서로 감시와 견제를 위해서 소규모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런 틈을 노리자고 했다.
“동원 가능한 전체 병력의 1/3정도로 별동대를 구성해서 이들이 조공을 가해 적 병력의 분산을 노려야 합니다. 적의 절대 방위라인에 고루 배치되어 있는 병력들은 비록 그 숫자가 많지만 분산되어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움직이면서 이들을 혼란에 빠뜨려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어쩔 수가 없이 광산지대에서도 많은 병력을 차출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이때 적들은 자신들의 병력 이동을 숨기기 위해서 활발하게 활동을 할 것인즉 이때 측면으로 집중 돌파해 들어간다면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허버크대령과 코벨중령은 한참 동안이나 크라우프의 의견을 검토해 보았다. 간단하게 시뮬레이션을 꾸며서 적의 병력 움직임 등을 예상해 보았다.
“흐음······”
잘만 한다면 적의 대규모 병력에 큰 타격을 입힐 수가 있고 많은 토지를 얻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지난번의 실패를 만회할 수가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셰어필드기지로 부터의 대규모 반격이네······”
가장 먼저 광산지대 정면에 적을 견제 할 수가 있는 병력을 배치시켜 놓고 절대 방위라인을 우회해서 적의 후방으로 침투한다. 그리고 나서 중요 거점에서 병력이 움직이게 된다면 이 틈을 노려 적이 보이는 간격으로 침투해 들어간다는 것이다.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작전 소요 시간이 매우 촉박하겠군 그래······”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잘 단련된 병사들과 함께 대량의 보급물자를 신속 정확하게 수송할 수가 있어야 했다.
“속전 속결과 단기 결전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절대로 멈추지 말고 움직여서 적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있던 허버크대령은 크라우프의 작전의 세부 사항들과 함께 보급이 완료되고 재정비가 가능한 13일부터 병력 재배치에 들어가자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 자리에서 코벨중령의 제안을 받아서 위장부대를 광산지대 전면으로 배치시키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에 그것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일단 적의 병력 집중을 높이기 위해서 기지의 병력중 상당수를 광산지대 정면으로 재배치시켜 적을 위협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서 파츠 베이스군이 오히려 광산지대에 대해서 병력을 증강시키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공격 전에는 더미로 대체해서 부대의 움직임을 숨기자고 했다.
“좋은 방법일세······”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회 부대가 침투할 장소를 선정하는 문제와 함께 야전 보급 문제 때문에 대규모의 보급 물자를 비밀리에 이동시키는 등의 문제 등을 검토해 보았다. 단기적으로도 많은 수의 보급 물자가 필요하게 될 것이고 물자 없이 전쟁을 수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령은 이 자리에서 광산지대 정면에 배치되어 있는 견제 병력의 부대 후방에 대규모의 모의 물자 집적소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것을 관측하게 되는 적들은 이것에도 충분히 당황할 것이고 대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비슷한 수준의 병력을 집중시키게 될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보다 아군이 활동하게 되는데 유리한 조건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기지의 수비대까지 모두 끌어내서 총력전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대령은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보다 많은 병력을 지원 받고 물자 공급을 약속 받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적들도 열심히 우리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 생각할 것인데 말이야!”
대령은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일단 지금부터 할 수가 있는 일을 해보자고 했다. 크라우프가 제안한 작전에 가장 먼저 자신들이 했던 작전들을 결합한다면 적을 당황하게 만들고 병력의 분산을 유도할 수가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