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21
이것으로 크라우프는 자신이 클로리사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음을 강하게 인식 시켰다. 자칫 개인적으로 가깝지 않은 클로리사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오해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고 만약 쓸데없는 오해를 하여 성추행으로 고소를 해 자신이 곤란한 일을 당하게 되더라도 그런 것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다행히도 지금 눈앞에 있는 클로리사는 크라우프의 이런 생각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즉시 식당에다가 연락을 해서 빈접시와 그릇을 가져갈 것을 연락해 준 후 크라우프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잠시 뒤에 사병 두 사람과 하사관 한 사람이 빈접시와 그릇을 회수하러 사령관실로 올라왔고 크라우프는 이들이 경례를 올리자 씽긋 웃으며 경례를 받아 주었다.
“미안하네요. 바쁜데 음식을 가지고 오라고 하고 맛있게 잘 먹었어요.”
크라우프로서는 상당히 쇼맨쉽적으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초임 장교 시절 상관의 쇼맨쉽적인 자그마하다면 아주 하찮게 보일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크게 받여 들여 지고, 그 말이 돌고 돌아 병사들 사이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가 크게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되도록 이러한 상황에서 쇼맨쉽적인 표현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사관은 사병 두 사람이 빈접시와 그릇을 회수하자 즉시 경례를 올린 후 물러났다.
그들이 모두 물러나자 크라우프는 클로리사가 점심 식사 시간 전부터 문밖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식사를 했냐고 물었다.
“아!”
순간 무엇이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클로리사를 보고 크라우프는 그녀가 점심 식사를 거른 상태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미안하네 중위······원래 지위가 좀 높아지면 자기 본위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마련이네 지금 당장은 별일 없을 테니 늦었지만 식사를 하고 오게나. 그리고 어지러우면 지체없이 의무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 보고 말이네!”
크라우프의 다정한 목소리로 배려를 해 주자 클로리사는 그의 호의를 받고 잠시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감사함을 나타냈다.
“아······감사합니다. 각하!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요.”
그는 살짝 클로리사에게 인사를 해 준 후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크라우프는 문을 닫고 세면대에서 칫솔을 꺼내 들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쓴웃음을 지었다. 잠깐의 해우이가 끝이 나고 난 뒤 그는 자신이 홀로 남게 되자 어딘지 모르게 자신의 현재 위치가 상당히 어중간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다는 것을 지울 수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쨌거나 크라우프의 위치에서는 전략적인 가치 판단에 개입하기에는 그 스스로 접할 수 있는 전략적인 판단의 근거로 제시하기 위한 정보가 너무나도 적었다. 카레나가 개인적으로 알려 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군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나 비공식적으로 발바이스의 무력 행동이 임박한 듯 보이니 군 경계 태세를 흐트러뜨리지 말라고 하는 것 이외의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많은 것들이 부족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부치 대장을 중심으로 한 베르베라에서 부터 150만 척의 전투 함대와 더불어 파견된 지휘관들은 대부분이 발바이스와의 일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발바이스에 대해서 오히려 그들의 공세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발바이스가 대규모로 에이센으로부터 식량 수입을 늘이고 있다든지 하는 조치들 모두가 발바이스의 대규모 군사 행동을 예상할 수 있게 하는 조치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지 공격해 오라는 식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호전성 때문만이 아닌 부치 대장을 비롯한 지휘관들의 군 내부의 주도권 다툼과 정치에 대한 지대한 관심 표명 때문에 부황 게르트 하우츠는 장차 황실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을 군 내부의 지휘관들을 발바이스 전쟁을 통해서 거세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부치 대장을 위시로한 군 내부의 과격파 지휘관들의 제거 때문에 크라우프가 부치 대장의 지휘 하로 들어가지 않게 된 것이다.
순리대로 된다면 크라우프는 베르베라로 돌아가야 하거나 사실상 비슷하게 에르바로 파견된 부치 대장의 지휘하로 들어갔어야 옳았다. 그러나 굳이 이러한 부치 대장을 비롯한 군 내부의 과격 세력을 거세하려는 의도 때문에 크라우프는 부치 대장의 휘하로 들지 않고 에르바 행성계 근처의 행성계 방어 사령관으로 보임하게 되었다. 이것은 자칫 좌천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해 본 다면 자신의 역할을 증대시키기 위한 결정적인 배려이기 까지 한 것이었다.
‘어떻게 전쟁이 벌어지든 지간에······’
그는 칫솔로 이를 닦으며 잠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자신이 예상한 대로 적이 리베스텔이나 에리벨리 행성계를 통해서 진격해 들어오는 경우 자신의 행동 여하에 따라서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고 현재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실만 베르퍼 행성계 방어 사령관이라는 중요한 위치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생각을 마친 크라우프는 입안에 든 치약 거품을 세면대에 뱉어 낸 후 세면대의 물을 틀어 그것을 씻어 내고 입안을 헹구였다. 입안을 깨끗이 한 크라우프는 다시 손수건으로 입가와 얼굴을 씻으면서 세면대에 있는 작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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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허리야…
금일도 한 편 올립니다…Next-91…비축분이 없어 져 가네요…쿨럭…~-~;
음홧홧…어제는 순결당의 승리였습니다…음홧홧…그렇기 때문에…앗!!! 저 사람들은 누구죠???
순결당의 승리를 방해하려는…다른 당파의 당원들이…몰려오네요…우갸갸각!!…
●‘검은묵시록’님…1타 만세!!! 순결당의 승리 만쉐이…(일단 검은묵시록님 사람들이 몰려옵니다…잠깐 저 작가넘과 함께 이 자리를 피하시죠…)…장소를 이동한 후…(이곳은 안전하겠죠?)…아참…어쨌거나 저 작가넘도 에이센의 게르트 하우츠 황제 대단한 넘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황제라고 한다면…국가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최선의 일을 해야 겠지요…
●‘위풍당당’님…(주변에 아무도 없군요…)…앗하…저 작가넘의 이해력 부족…쿨럭…ㅠ-ㅠ; 저 작가넘의 난독증을 용서해 주세요…그리고 저 작가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답니다…^0^; 그것은 확실하게 대답해 드릴 수 있습니다…
●‘오멘’님…맞습니다…다소 지루하실 지라도…용서를 부탁드립니다..양쪽에서 전쟁이란 이해가 맞아야 전쟁 벌이고…전쟁 벌어지기 전에 군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어떻게 준비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싶습니다…그래서…입니다…지금은 군인들은 전쟁 준비를 어케하지 단계답니다…합전(?)은 잠만 뒤에 시작됩니다…아주 길지는 않을 것입니다….^0^;
●‘다크크라이드’님…서당개 3년이면 개도 풍월을 읇조리 지요…그리고 게르트 하우츠 황제…거시기가 머시기 하지만…현재 나이가 179세 밖에는 되지 않는 사람이랍니다…^0^; 하지만 많은 경험과 인생 역정을 겪은 사람이지요…^0~; 그러니 능구렁이 수백마리는 삶아 먹은 사람이랍니다…^0^;
●‘비울음새’님…뭐…저 작가넘이 그림만 잘 그릴 수 있다면…충분하게 할 수 있을 것이지만…그렇게 하지 못하니…안타깝습니다…그림판 실력도 무지하게 후달리고…쿨럭…하지만 좋게 보아 주시면 감사합니다…^^;
●‘가연을이’님…쿨럭…몸조심하시길…그러다가 일터에서 야단나면 골치 아프답니다…저도 비슷한 경우를 겪어 봐서 아는데…배째라 하다가…골치 많이 당했죠…조심하세요…^0~; 그래야 살아서 뵙죠…^~;
●‘bsh2345’님…프론트 미션 4…아뒤쥔장님이 열심히 하셔서…클리어를 몇 번씩 했답니다…음흠흠……다들 어디를 가신 건지…보이지 않네요…(다행입니다…다행이에요…쿨럭…)…슈로대라…아뒤쥔장님은 게임 하나를 잡으면 일주일 내에 클리어를 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것 같더군요…~-~; 그 덕분에 그것도 클리어…하셨답니다…그리고 순결당 가입하셔야죠? 뇌물도 드렸으니 말입죠…^0^;
●‘Ghosthunter’님…뭐…수많은 분들이 그렇다고 하는데 아니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만약에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데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을 꺼낸다면…그 사람은 왕따가 되겠죠??? ^^;
●‘판타로드’님…명장과 명참모들이라…^0^; 마치 조조의 전략 회의를 보는 듯하면 괜찮기도 하겠네요…천하의 재사들과…명장들의 집합…흠흠…하지만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은 명장과 명참모들이기는 해도…그들이 명장과 명참모가 되기 위해서는…보통 사람들이 필요한 법이니까요…(뭔소리 3? 이 작가넘…)…~-~a…아! 다른 것은 아니고…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해 드리려 합니다…^0~;
●‘마이트레야’님…맞습니다…^^; 그리고…뭐…타이밍이야…카레나가 이들의 공격에 대해서 방조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요…초반…특히 부치 대장 쪽의 손실을 유도하려 말입니다…그리고…그 다음의 질문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맞습니다…싫으신다면 다른 사람으로 바꿀까요??
●‘acehelp’님…꾸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아이스크림…쿨럭…쿨럭…저 작가넘 배탈납니다…하지만 그래도 연중은 안합니다…아니 못합니다…아뒤쥔장님의 은근한 머시기 때문입니다…^0^; 하지만 주신다면 두고두고 먹을 생각은 있습니다…
●‘soulschaos’님…크라우프 녀석…다이레아 없으면 바보가 되지요…하지만…그 녀석도 특기가 하나 있습니다…크라우프 녀석 능구렁이랍니다…상당히 말이지요…^^; 은근하게 크라우프 녀석…다른 사람들 앞에서 능구렁이 짓을 많이 하지요…쇼맨쉽적이고…뭐…그나저나 꾸준하게 느끼는 건데…크라우프 녀석…꼭 악당 같습니다…우엥…ㅠ-ㅠ;;;
●‘내멋대로할꼬야’님……흐음…~-~a…다들 어디에 간거죠? 계속 보이지 않으니 자꾸 불안하네요…흠흠…그나저나 임신이라…좋겠지요…그러고 보면 이제 269년이면 크라우프 녀석의 두 딸들이 4살이 된답니다…^0^; 크라우프 녀석…딸들이 태어나고 바르디아에 온지 근 3년이 넘어 갑니다…~-~; 오는데 1년 헛지랄하며 사는데 2년…이제는 그런 헛지랄에서…벗어 날 것입니다…확실히 말입죠…그나저나…좋으셨겠습니다…헬렐레…
●‘勇者’님…본래 계획은 1,000회 였습니다…하지만…상당히 많은 부분에서…스토리 삭제 신공이 발현되어 버렸으니…쿨럭…그렇게 못할 수도 있을 수도 있답니다…~0^; 하지만 종결까지 최선을 다해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글쿠…스토리는 최대한 길게 안늘어 뜨릴예정입니다…최근 전쟁 벌인다 벌인다 하면서 질질 끄는 것 같지만…사실 이것도 엄청나게 줄이고 줄여 필요한 것만 나오는 것이랍니다…쿨럭…어쨌거나 순결당…화이또!!!(??)
●‘우주인엘로힘’님…바르디아가 에이센이 눈치채고 있다는 전제라…하지만…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카레나도 무엇인가 뻘짓(?)을 하고 있기는 하답니다…^0^; 발바이스의 정보력도 상당한 수준에 있구요…그 눈치를 못채게 하려고 금발 머리 공작원도 잡아 죽인 것이지요…^^;
●‘징고로’님…크라우프 녀석은 다이레아 없음 돌머리가 되겠지요…쿨럭…다이레아가 있음으로 해서 크라우프 녀석이 위기를 극복해 나올 수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다이레아…래리 만큼 되려면 아직은 좀 멀은 듯 합니다…^0~;
●‘나만의천사’님…무슨 뜻이신지…^0^a…
●’태양은가득히‘님…여행을…떠나신다구요…몇달간 접속을 못하신다구요…몇달간 여행을 떠나실 정도면…외국으로…쿨럭…쿨럭…부럽습니다…저 작가넘은 외국 한번 못나가 봤는데 말입니다…ㅠ-ㅠ; 여행 잘 다녀 오시길…몸조심하시고 말입니다…
●‘시르피드’님…이런…매복하고 있었군요…다들 어디로 갔는지…모르고 있었는데…저 작가넘을 잡아 족치기 위해서…이제 곧 600회입니다…전력으로 질주를…┗(;;@.@)┓…텨텨텨텨….시르피드님->…(~.~)a…응?? 왜 저러지? 작가넘??? 혼자서 그냥 도망치고…???
●‘ⓐⓖⓝⓔⓢⓔ’님…2주나 걸리셔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대단히 고통스러우시겠습니다…그나저나 다치신 손가락이 엄지손가락이었죠? 하지만 저 작가넘은 타자를 칠때 엄지손가락을 전혀 쓰지 않는 독수리 타법을 사용한답니다…그 덕분에…왼손은 중지…오른손은 집게(스페이스바 칠 때)…타자는 중지와 약지(쉬프트키 질때)만 사용한답니다…그래도 평균 500타 이상..나오기는 하지만요…~-^;
●‘mainz’님…엣헷헷…맞습니다…질과 양히 하나로 합쳐진다면 상당히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조금 지루 하시죠?? 아뒤쥔장님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ㅡ.ㅡ^;(지루하다 작가넘아…)…최대한 빨리 진행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m(_ _)m…
에궁…허리야…이넘의 허리는 무지하게 아파 오네요…컴터앞에서 몇 시간씩 앉아 타지를 쳐햐 하니까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일단 모두들 내일 로또의 신이 강림하세요…꼭이요~
드디어 소제목을 제대로 바꾸기로 했답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8년 12월 6일 수요일 평온함으로 가득찬 시간이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 8월 30일 이후 발바이스의 무력 도발은 공식적으로는 거의 이루어 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뉴스에서는 짤막하게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적 정찰 부대의 전진을 발견해 일부 교전이 발생해 발바이스 측 전투함 20척을 격침 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고, 니멜 행성계와 바셰드 행성계 쪽으로 발바이스 측의 강행 정찰이 계속됨으로 인해서 10척에서 2, 30척 내외의 전과가 있던 교전만이 10여차례 벌어졌다는 내용만이 짥막하게 보도되고 있을 뿐이었다. 교전을 벌인 함대의 단위 숫자는 100척 미만이었고 교전 시간도 2시간 안쪽에서 모든 것이 끝장날 정도로 짧았던 데다가 양측 모두 의도적으로 전투가 확대되는 것을 피했던 관계로 단순한 국경충돌 이상의 사건은 아니었다. 그러니 공식적으로는 별다른 일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었다.
10시 30분 에르바 행성계에 있는 바르디아 총독부의 지하에 있는 카레나의 사무실의 소파에 키트릿지와 마주 앉아 나베 카투라로부터 전해지는 추가적인 정보 문건들을 분석해 보고 있었다.
카레나는 발바이스가 에이센군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세갈 마이야와 에네르 자드를 제외하고 주요한 지휘관들 대부분이 뮤틸레족과 더불어 발바이스의 황도 네슬런 행성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한 전략 회의의 최종 단계가 진행 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실시한 전략 회의의 최종 단계는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모의로 전략적인 기동에 대한 승세를 점쳐 보는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었다.
카레나는 이 전략 회의에서 발바이스는 하얀 백작이라고 불리우는 데오도릭 파쿠스가 제안한 카리드 작전이 발바이스 통합 참모회의 의장 야드 카스터 로스텔이 제안한 작전안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논란끝에 결국에는 카리드 작전이 채택 되었다는 사실을 나베 카투라가 건네준 정보 문건을 통해서 재확인할 수 있었다.
키트릿지는 조용히 카레나와 함께 서류를 넘겨보고 있었다. 카레나는 잠시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서류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발바이스의 데오도릭 파쿠스가 선택한 작전 안에 대해서 총총히 분석해 보고 있는 중이었다.
상당한 시간동안 작전안을 분석해 보고 있던 카레나는 소파에 깊숙이 몸을 숙여 기대고 있다가 마치 튕기듯 앞으로 상체를 일으키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상당해······데오도릭 파쿠스가 원하는 대로 한다면 굉장한 일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카레나는 키트릿지와 자신 사이에 놓여 있는 테이블에 서류들을 내려놓으면서 오른손으로 자신의 검은색 머리카락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은 후 몇 번 긁적였다. 그런 뒤 손으로 약간 엉켜있는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최근의 상황 전부가 저희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소파에 앉아 있는 키트릿지가 카레나를 보고 조용히 말을 꺼냈다. 그러자 카레나는 맞는 말이라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아군 함대 대략 200만 척을 뻔하게 보이는 위기로 몰아넣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평소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기만 하던 카레나가 마음 약한 소리를 하자 키트릿지는 조용히 그녀의 마음을 다잡아 주려는 듯 강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그러나 그 200만 척을 잃는다고 해서 우리 에이센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200만 척의 함대가 전부 발바이스 함대의 손에 궤멸되어 버리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러니 카레나님······마음을 굳게 하시길······그 희생으로 에이센은 다시 한 번 반석에 올라서게 되는 것입니다.”
키트릿지가 카레나를 위로하니 그녀는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조용히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토로했다.
“그래······네 말이 맞다. 지금은 침묵할 때니 말이다. 최대한 나의 감성을 억제하려 하지만······하지만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해야 하니······”
다시 마음이 약해지려는 카레나를 두고 키트릿지가 조금 강한 어조를 사용해 그녀의 마음을 다잡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것들이 전부 에이센 황실을 위한 것이라고······그리고 그런 이유에서 크라우프님을 실만 베르퍼 행성계 방어 사령관에 임명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키트릿지가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 카레나에게 크라우프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카레나는 복잡한 감정이 역력한 자신의 얼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엷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래. 맞는 말이다.”
오른손으로 자신의 목 뒷부분을 몇 번 툭툭 두드리고 있던 카레나는 스스로의 행위에 자조했다. 어쨌거나 자신이 하는 일 모두가 에이센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12월 10일 일요일 11시 30분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중위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알베르트 시티에 나와 있었다. 디네스는 상당히 오랫동안 군대에서 근무를 해 왔었기 때문에 군대 내에서 지급되는 보급품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물품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사실 군용 지급품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물품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은 보통의 중위 계급으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정상적으로 사관학교를 거쳐서 중위로 승진한 장교라고 하더라도 중위 정도의 계급에서는 보급품 이외의 물품을 개인 구입해 사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한 물품의 개인 구입과 사용에 대한 디네스의 자유로움은 그녀의 경력이 이제는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디네스는 11시에 여는 대형 쇼핑센터에서 개인적으로 속옷이나 트레이닝복 등등, 지난번에 록시나 XI호 발바이스 실험기의 공격으로 인하여 궤멸되면서 잃어버리게 된 물품들을 다시 구입했다. 디네스는 자신이 필요한 것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한 30분 정도 필요한 것들을 매장을 돌아 다니며 집중 구입하고 난 뒤 잠시 커피숍에 자리하고 앉아 지친 다리를 풀었다.
잠시 자리에 앉아 있잖으니 그녀는 저절로 주변에 시선이 돌아갔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그룹을 이루어 다니고 있었고, 얼굴 표정과 옷차림은 모두 화사하게 빛나고 있는 듯 했다. 그런 민간인들의 모습을 다소 부러운 듯이 보고 있던 디네스는 문득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주변에서 디네스를 보란 듯이 대부분이 남녀가 어울려 쇼핑센터를 걸어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정하게 팔장을 낀 채 매장을 돌아다니는 연인들이나, 아이를 동반한 채 물건을 고르는 젊은 부부의 모습은 디네스에게 어딘지 모르게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리고 군대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까 패션 감각이라는 것이 떨어진 것인지 주변을 걸어 다니는 여자들에 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이 비교되는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디네스는 자신의 앞에 놓여진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면서 짧게 혀를 찼다.
“치······”
은근하게 디네스는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이 짜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군인이었지만 자신의 주변에 있는 시에나는 예전부터 크라우프와 애인 사이였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이 접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티아라도 깊이 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있다고 늘상 자랑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했다.
디네스는 겉으로는 굳이 군대에 있을 때 남자 친구 같은 것 사귀지 않겠다고 공언하고는 다녔지만, 말과는 달리 그녀가 느끼는 실상은 그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도 굳이 남들에 비해서 크게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신은 어느 순간부터 완전하게 뒷전으로 밀려나가 버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젠장······’
바로 그때 디네스는 누군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지 몰라 고개를 들어 보니 처음 보는 곱상한 얼굴의 젊은 여성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도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기 때문에 디네스는 왜 쳐다보냐고 화를 내려다가 오히려 그녀의 시선에 완전하게 위압당해 버렸다.
“누······누구?”
디네스가 눈을 크게 뜨면서 말을 더듬으며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곱상한 얼굴의 젊은 여성을 바라보고 있자 그녀는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누구시죠? 왜 내 얼굴을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에요?”
오히려 디네스를 빤히 바라보고 있던 그녀가 약간 불쾌하다는 투로 말을 꺼냈다. 디네스는 약간 미간을 좁히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상대 여성의 아담한 모습이 상당히 곱상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제법 커 보이는 눈을 가지고 있지만 얼굴 전체의 균형에 정확하게 들어맞아 보이는, 그렇게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마의 넓이도 너무 넓지 않고 적당했고 코선도 매끈하게 이어졌다. 입술도 도톰한 편이기는 해도 두껍거나 너무 얇지 않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상당히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길게 길렀을 것으로 생각되는 검은색 머리카락을 머리핀을 이용해서 머리 뒤로 모아 묶고 있어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잠깐 동안이지만 디네스는 상대의 얼굴에 어딘지 모르게 현혹되어 버렸다.
멍하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디네스는 상대가 어느새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와 얼굴을 바싹 들이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자 몸을 크게 움찔거리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덩달아 디네스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도 덩달아 크게 놀라 버렸다.
“아!”
디네스가 깜짝 놀라는 듯 하자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디네스의 얼굴 앞에 바짝 기울이고 있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아참! 이거 죄송하네요······아마 저를 잘 모르실텐데 말이에요. 음~ 제가 먼저 물어볼께요. 혹시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중위······맞죠?”
갑자기 자신을 알아보는 상대를 보고 디네스는 순간적으로 크리스틴 제스 하버마스 중위가 화장을 해서 자신을 속이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다.
‘아니야······설마 그렇다고 해도 저렇게 바뀔리 없어!!!’
함대 내에서는 귀찮음 탓에 하버마스 중위는 화장을 자주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시내에서 사복 차림으로 마주쳤을 때 하버마스 중위가 화장술을 발휘한다면 자신이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하버마스 중위였다고 한다면 지금처럼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지? 설마 밑에 있는 애들인가?’
디네스는 시르피드 XII호에 있는 수많은 파일럿들 중 한 사람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정작 자신도 모르게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의 질문을 받고는 무의식 중에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는 반사적으로 상대를 물어보고 있었다.
“나를 아는 당신은 누구시죠?”
평소 같으면 앙칼지게 물어보기라도 했을 것인데 지금의 디네스의 상대의 기세에 눌려 이상하게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다행히도 상대는 금방 디네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아! 저를 모르시죠? 저는 클로리사 발라트 중위입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중위님을 사진으로만 뵙다가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니 정말로 놀랍네요.”
갑자기 자신을 밝히는 클로리사 발라트라는 여성을 듣고 디네스는 누구인가 싶었다. 혹시 어디 내부 감찰반이라도 뜬 것인지, 아니면 정보부에서 자신을 지목해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싶었다. 그러다가 순간 뇌리를 스치며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아! 난 또 누구인가 했네······페트릴 소장님 부관이시지?”
디네스가 확인을 해 보듯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클로리사는 이내 디네스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해 주었다.
“자리에 앉아도 될까요? 호리스 중위님을 사진으로만 보았었는데, 그때 굉장히 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 번 꼭 만나 뵙고 싶었는데 우연하게도 이렇게 시내에서 사복차림으로 보게 되네요.”
씽긋 웃어 주면서 자리에 앉아도 되기를 청하는 클로리사를 보고 디네스는 당황하고 있다가 앉으라고 손짓을 해 주었다.
“고마와요.”
클로리사는 환하게 웃으며 디네스의 앞에 앉았다. 디네스는 사령관의 부관이라고 한다면 꽤나 사무적이고 딱딱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눈앞에 앉아 있는 크라우프의 부관이라 자칭하는 클로리사는 정말로 본인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발랄하다 싶어 어딘지 좀 모자라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사실 클로리사 발라트는 대부분 남들과 길게 대화를 하지 않고 식당에 살짝 모습을 드러내어 서둘러 식사를 하고 사라지거나, 아니면 저녁 시간 때 체육관에서 홀로 몸매 만들기에 열중하고만 있었다.
이런 그녀의 행동 같은 것 말고 클로리사 발라트 중위는 부임하고 난 이후 곧바로 함대 내에서 크라우프와 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한 것 같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보통 정식 사관학교에서 부관 양성 과정을 거진 엘리트라고 해도 일부가 자신의 직속상관과 업무상이 아닌 개인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지위가 높은 상관과 그 아래에 있는 미모가 출중한 비서와의 관계는 보통 3류 통속 드라마를 통해서 왜곡되어 전달되기 십상이었고, 그러한 드라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러하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도록 만들도록 은근하게 강요된 의식을 심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크라우프의 부관인 클로리사 발라트 중위가 자신을 기록에서 보았다는 것에 신경이 쓰였다. 자신이 알고 있는 한 크라우프는 부하들의 개인 신상명세를 함부로 공개하거나 할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의 허가가 없이는 함부로 자신의 개인 기록을 열람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디네스는 개인 기록 열람은 월권행위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말은 이내 디네스 자신의 목에 걸려 버렸다. 그녀는 크라우프를 아주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부관이었고, 그 직위상 어쩔 수 없이 개인 기록을 열람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에······”
약간의 생각끝에 디네스는 겨우 자신이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의 단어를 찾아냈다.
“하지만 나는 발라트 중위 당신을 모르는데······그렇기 때문에 지금 좀 황당하네요. 물론 나를 알아주다니 영광이기는 하지만요.”
디네스가 머쓱한 표정을 짓고 있자 클로리사는 엷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마치 미리 자신에게 앞으로 있을 일을 전달해 주듯 말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