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7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24일 22시 30분 셰어필드기지를 150킬로미터 앞에 두고 잠시 부대를 정지시켰다. 이곳까지 진출해 오면서 적을 한번도 만나지 않았고 쉴새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다들 지쳐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암호책자를 손에 들어 보았다. 이제 이것을 뜯어야 할 때가 온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보부에서 제공해준 암호책자는 파츠 베이스군의 식별 암호가 일정한 패턴에 따라서 바뀌고 있다는 것에 기초를 두어 제작된 것으로 파츠 베이스군은 식별 암호를 결정함에 있어서 미리 그것에 대한 암호문을 제작해서 배포하게 되는데 정보부에서는 이번 공격 작전에 있어서 결정적인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암호 식별신호 코드표를 크라우프에게 제공해 주었던 것이다. 이제까지 그는 이 사실을 본인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것을 사용해야 할 시간이었고 자신의 생각이 제대로 맞는지 증명해 보여야 했던 것이다. 적은 피아식별을 위해서 전파를 발산할 것인데 이것에 반응 한다면 최대한 적 기지까지 접근할 수가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이 식별 장치에 반응하면 그대로 통과 시키게 되고 마찬가지로 지금은 전투 중이었기 때문에 아군의 움직임에 대해서 지나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정보부에서 제공해준 암호표에는 오랬동안 수집되어온 파츠 베이스군의 암호체계에 관한 정보와 함께 피아 식별코드의 순환에 대한 정보가 수집되어 있었고 그것을 예상할때 앞으로 어떠 어떠한 것들이 있을 것이라는 상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원 참 너무나도 이상하군 그래······”
그는 부대를 나누어 지휘하고 있는 알리시나와 시에나 그리고 라티시드를 자신쪽으로 불러 들였다. 네 사람은 바리스타 밖으로 나와서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제 앞으로의 움직임을 논의했다.
“이곳까지 오면서 적에게 발견되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이상하군 그래······”
크라우프의 걱정에 시에나는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나도 이상하게 생각되······적들은 마치 우리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녀의 걱정에 알리시나도 마찬가지로 걱정을 했다.
“적들은 아군이 장거리를 달려왔기 때문에 지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라티시드상사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설마 이곳까지 올꺼라고 여기겠어? 하지만 뭐 어때 이왕 여기까지 온 이상 한번 쳐들어가서 모조리 죽여 버리고 닥치는 대로 부셔 버리고 오자고!”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곳까지 온 이상 해내 보이 겠다고 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각자 부대를 나누어서 지휘하고 있어 우리들은 현재 훈련과 예행 연습이 너무나도 부족하기 때문에 지휘관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반드시 앞장서서 싸우도록 해!”
그가 늘 강조하는 말이었다. 훈련과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니 지휘관이 앞장서서 싸워야 한다고 늘 강조했던 것이다. 세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장거리를 쉴새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잠깐 동안의 휴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젠장······잠시 멈추어 섰다가 다시 전진해 나선다.”
땀에 젖은 파일럿슈트의 앞을 열고 콕핏에서 나와 대소변을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준비해 가지고 있던 전투식량과 물을 먹으면서 이제 곧 전투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준비들을 단단히들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 두 지 일을 동시에 했다.
크라우프도 바리스타에서 내려서 소변을 보고 전투식량을 먹고 물을 마셨다. 모두들 피곤함에 지쳐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제 부터는 적군이 경계를 하고 있을 것이고 적이 대응을 하기 전에 최대한 기지까지 전진해 들어가서 기지를 휩쓸어 버려야 하는 것이다. 기적 처럼 이곳까지온 그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도 콕핏 밖으로 나와 땅바닥으로 내려서자 마자 파일럿슈트의 앞을 풀어 헤치면서 차가운 밤 공기를 온몸으로 받았다. 잠시 동안의 시원함도 잠시 즉시 그것을 접어 내리면서 팬티도 함께 내렸다. 뱃속이 좋지 못했다.
설사를 했다. 이곳까지 오면서 잔뜩 긴장한 나머지 속이 너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금 시원하다는 느낌과 함께 온몸의 기운이 완전히 빠져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끝이 조금 따갑다는 생각과 함께 닦을 것이 없어서 허리에 차고 있는 구급낭에서 압박붕대를 뜯어 휴지 대신으로 사용했다. 오히려 휴지보다 붕대가 부드럽다는 생각을 했다.
‘젠장할······’
몸이 좋지 못했다. 빨리 돌아가서 샤워라도 하고 싶었는데 배설물을 쏟아내고 나니 다시 배가 쓰릴 정도로 배고픔이 찾아왔다. 다시 올라가서 콕핏 뒤에 놓여 있는 음료수와 전투식량을 집어 들었다.
지휘관이 된 입장에서 최대한 빨리 전투를 해결 지어야 했다. 공격할지말지를 망설하고 있었는데 사령부로 부터의 암호 통신이 수신되었다. 그것은 셰어필드기지에 수송기들이 도착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젠장할 병력 보충인가?”
머리를 손으로 쓸어 올리고 있던 그는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적에게 병력 보충이 시작되었다고 한다면 자신들이 불리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까요?”
알리시나가 무엇인가를 씹으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씹고 있는 것에서 나는 무엇인가 부서지는 것 같은 소리가 통신기를 통해서 꽤나 크게 들렸다. 그녀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가 결단을 내렸다.
“공격하자······적들은 현재 무엇인가 물자를 공급받고 있는 중일 것이다. 기지가 혼란스러울 것이니 오히려 이 틈을 노리자!”
그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모두 들어라······내가 가장 선두에 서겠다. 앞으로 2시간이 고비다. 이곳에서부터 셰어필드기지까지 최대한 들키지 않고 가야 한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가 주먹을 꼭 쥐면서 뒤따르고 있는 부하들에게 신께 기도하고 싶은 사람은 기도를 하라고 했고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다짐하라고 했다.
“우리는 반드시 살아 돌아간다! 이것 하나만은 알아둬라 너희들이 돌격할 때 가장 앞에는 이 내가 있고 가장 뒤에는 또한 이 내가 있을 것이다!”
바리스타에 올라타면서 가장 먼저 기체를 일으켜 세우면서 성큼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 기지에 돌입하면 무엇보다도 기지의 건물들을 파괴하고 될수 있으면 기지 내부로 침입해서 기지의 동력원을 파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기지의 동력원만 파괴한다면 장시간 기지가 작동 불능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먼저 자신과 시에나 라티시드상사의 기체 3대만 먼저 뒤따라오도록 했다. 그리고 그는 제발 정확한 것이기를 기원하면서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암호책자를 뜯어 이 날의 암호문에 해당되는 코드를 식별신호로 입력하도록 하면서 자신의 기체에서부터 적군의 식별 신호에 반응하도록 신호기를 조정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셰어필드기지의 지휘부에서는 가빈에서부터의 증원 병력의 선발대가 예정보다 일찍 도착을 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클레버상좌는 한시름 놓았다고 하면서 가빈 사령부의 조치에 고마움을 표한다고 하면서
“총력을 기울여서 수송기의 하역작업을 원조하도록 한다.”
전 기지 병력에 지시를 내렸다. 지금으로서는 수송기의 운용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 나가야 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셰어필드기지 주변은 구릉지대였고 주변에는 여러 군데의 감시 레이더 시설도 있었다. 대공 방어망이 매우 철저한 곳으로서 궤도상에서의 직접적인 포격이 아닌 이상은 충분하게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견뎌 낼 수가 있을 만큼 강력한 방어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다. 이런 곳에 직접 공격을 가하려고 한다면 궤도상에서 부터의 대규모의 강하 작전이라도 전개하지 않는 이상은 어려울 것이었다.
클레버상좌는 래리의 헛소리를 떠올리면서 그렇게 무능한 인간이 어떻게 28세에 대좌에 오르게 될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
‘파츠 베이스가 어떻게 되려나 걱정된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 때문에 파츠 베이스가 잘못될 것을 걱정했다.
25일 02시 10분 가빈에서 출발한 헤튼형 표준 수송기 넬케이라Ⅷ은 셰어필드에 바리스타와 전투 물자를 하역하고 상승해 오르던 참이었다. 다시 가빈으로 비행해 가서 많은 물자를 실어 나르도록 예정된 시간표대로 하역작업을 마치고 서둘러 출발했던 것이다. 수송기는 전장 140미터에 전고 15미터 전폭 125미터의 크기의 수송기였다. 수송기는 8문의 소구경 레이저포와 10문의 대공포를 가지고 있으며 바리스타와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약간의 전투도 가능했다. 이런 수송기들이 계속해서 셰어필드에 내려와 물자를 하역시키고 있었다. 물자를 내리자 마자 곧바로 다시 상승해 올라가야 했다.
실어 나를 물자가 많아 남아 있었고 곧바로 다음 수송기에 자리를 내어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직 하역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인지 기지 관제실에서는 서둘러 넬케이라Ⅷ에게 출발할 것을 지시했고 기지에 비상이 걸리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고는 있었지만 수송기의 기장은 하역작업이 종료되었음을 보고 받음과 동시에 수송기를 발진시켰다. 무엇인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렇지만 아직 하역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아 싣고 온 물자들을 모두 내리지 않았지만 수송기를 발진시키라는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간에 기지의 활주로로 나와서 기체를 상승시키기 위해서 빠르게 돌진해 나가고 있는 수송기의 정면으로 무엇인가 폭발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곧 그 사이로 바리스타 1대가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저 녀석은?”
경험 많은 기장은 곧바로 그것이 에이센군의 자카운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깜짝 놀라면서도 침착하게 수송기에 장착된 소구경 레이저포를 조준했다. 하지만 곧바로 수송기의 콕핏과 엔전부분에 빔 세례를 받고 한쪽 날개가 쪼개지면서 수송기는 질주하던 속도 그대로 활주로에 뒤집혀 버렸던 것이다.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자신과 시에나 그리고 라티시드상사와 더불어서 기지에서부터 20킬로미터 까지 생각외로 허술한 경계 때문에 식별 전파 한번 받지 않고 다가올 수가 있었고 20킬로 미터에서야 처음으로 직접적인 검문을 받았다.
이들 세 사람은 소속을 묻는 통신에 그 전파의 방향을 추적해 위치를 알아내고 곧바로 빔 라이플 세례를 퍼부어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통신기를 열어 크게 외쳤다.
“붉은 달이 떴다. 붉은 달이 떴다!”
단숨에 근처에서 경계 중에 있던 적기를 격파한 그는 전력으로 적 기지를 향해서 질주해 들어갔다. 기지 주변을 수비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들은 처음에는 무슨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면서 자신들의 앞을 통과해 들어가고 있는 바리스타들에 의아해 하고 있다가 그것이 적인지를 알아차리고 사격을 가해왔다.
그렇지만 그 뒤를 이어서 100기나 되는 바리스타들이 일제히 밀고 들어오자 적지 않게 당황했던 것이다.
“모두 쓸어 버려라!”
기지는 즉각적으로 비상이 걸리고 크라우프는 방어태세를 갖추기 전에 재빨리 전진해 달려 들어가려고 했다. 시에나와 라티시드상사가 그의 뒤를 거의 비슷하게 따라 들어가고 있었다.
단숨에 기지까지 육박해 들어온 세 사람은 각기 세 방향으로 흩어져 들어가면서 당황하면서도 기지 방어에 나서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들을 닥치는 대로 격파해 냈다. 적의 최대 군사기지였지만 비교적 후방이었고 경계가 잘 되어 있다기 보다는 후방이라는 느슨함 때문에 보관되어 있는 여러 전투 병기들은 많았이 있었지만 탄약이 적재되어 있지 않은 것도 있었고 수리중인 것도 있었다.
근거리에서 빔 라이플 사격을 가하고 격납고에 있던 전차들 중에서 격납고 문을 부수고 나와서 공격해 들어온 바리스타들을 향해서 포격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니콜라스 라티시드상사는 자신의 앞에서 엘윈 2대와 전차 2대가 빔 라이플 사격을 가하고 전차포 사격을 가하는 것을 보고 상대의 공격을 회피해 들어가면서 왼손으로 광선검을 뽑아 들어 마주 달려 들어온 엘윈의 허리를 베어 넘기고 오른팔로 라이플을 조준해서 전차를 파괴했다. 다시 한 대 남은 엘윈의 빔 라이플이 자신쪽으로 향해지가 방패로 쳐내 버리면서 빔 라이플을 콕핏에 정확히 대고 한방 먹였다. 그런 다음 뒤로 후진하려는 전차의 뒤로 뛰어 들어가 격투전용 기관포로 전차의 상부를 날려 버렸다.
이런 세 람의 뒤를 이어 알리시나와 함께 나머지 병력들이 기지로 끊임없이 밀고 들어오면서 닥치는 대로 건조물을 파괴하고 방어에 나선 바리스타들과 함께 도주하고 있는 기지 수비병들을 향해서 대인병기를 퍼부어 댔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도 들어와서 건물에 빔을 쏘아 댔고 달아나고 있는 기지의 수비병들을 향해서 대인병기를 발사해 넣었다. 조금 앞쪽에서 콕핏부분이 완전히 파괴된 수송기를 방패로 삼아서 사격을 가하고 있는 자카운이 보였다. 이빨을 딱딱 부딪치면서도 손과 발은 조종간과 페다을 밟아 움직이면서 자신의 발아래 있는 사람들을 짓밟아 버리고 방어에 나서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에 대해서 공격을 가했다.
…복구합니다…^_^;;;
래리는 잠자리에 들어 있다가 폭발과 비명소리 비상벨 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왔다. 그가 밖으로 달려 나오고 잠시 뒤에 자신이 잠자고 있던 숙소건물이 로켓탄에 맞아 크게 폭발이 일어났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거야 원!”
사방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지하에서부터 리프트를 타고 올라와 반격에 나서고 있던 엘윈들은 에이센군의 공격에 하나 둘씩 쓰러져 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기지의 곳곳에는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수가 있는 대형 리프트가 있었고, 이것을 타고 올라와 방어에 나서는 바리스타들은 이미 기세를 잡고 기지 내부를 종횡으로 누비고 있는 에이센군의 움직임에 당황하면서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설마 에이센군이 셰어필드기지까지 공격을 해 올 수가 있는 가능성을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막상 이렇게 일이 닥치자 모두들 자신들의 눈앞에서 펼쳐진 일이 실전 훈련이라고 여기기도 했고 기습을 받게 되자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중얼거리기만 하고 있었다.
래리도 처음에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우왕자왕했었다. 다른 사람들 보다 빨리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파츠 베이스군은 현재 조직적인 저항력을 상실해서 개몰리듯 몰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 몇 걸음 나섰을때 100여미터 정면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오고 있던 엘윈을 파괴한 자카운이 엘윈이 타고 올라온 리프트의 아래쪽으로 빔을 연사해낸 다음 그 아래로 뛰어 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젠장할 놈들······”
래리는 짧게 혀를 차면서 우왕자왕하는 병사들을 한곳으로 유도했다.
“몰려다니지 마라! 우왕좌왕하다가 모두 죽는다!”
대좌인 그는 병사들을 지휘하면서 효과적으로 대피하도록 지시했고 작업용 바리스타로 하여금 부상자들을 구출하도록 했다. 그리고 전투용 바리스타들에게 산발적으로 저항하지 말고 일정 구역을 확보한 채로 건물을 방패로 삼아 조직적으로 반격에 나서라고 지시 했다. 조직적인 지휘를 잃고 단지 기지를 방어해야 한다는 일념에 곳곳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오다가 빔에 맞아 쓰러지는 바리스타들이 대부분이었다.
“타르고대좌 당신에게는 지휘권이 없소!”
방어를 위해서 출격했던 기지 소속의 장교들 중에서는 그가 이래라 저래라 지휘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런 것에 연연해서는 완전히 에이센군에 당하게 되는 것일 뿐이다.
“이런 때 그런게 무슨 소용이요? 일단 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니 내 지시를 따라 주시오!”
이런 호소에 장교들은 지휘통제실로 부터의 지시가 없게 된 상황에서 어쩔수 없이 래리의 지휘에 따랐다. 서둘러 자신의 휘하 부대들을 움직여 비전투원들의 탈출을 도우며 격납고등의 건물들을 방패로 삼아 저항을 시도했다.
갑작스러운 일에 재빨리 지휘통제실로 들어와 정위치 하기는 했지만 기지 사령관 레오폴트 클레버상좌로서는 이번 에이센군의 기습이 너무나도 뜻밖의 일이었다.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자 적지 않게 당황한 것이다. 사방에서 구원요청과 출격 허가 요청등이 한꺼번에 올라오면서 지휘통제실을 회선을 아예 마비시킬 정도였다.
잠깐 잠을 자다가 기습을 받았다는 말에 깜짝 놀라 달려온 그는 기지의 30%정도가 잠깐 사이에 적에 의해서 파괴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적지 않게 당황했다. 아직 파괴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부대를 제대로 장악해서 반격에 나섰다면 숫적으로 엘세인 에이센군이 자기집 앞마당인 마냥 설쳐대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는 현재 상황이 어떻게 일어 났는지도 제대로 파악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렇게나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적의 공격이 극렬해 지면서 일부 병력이 기지의 지하 시설로 침입했다는 보고와 함께 침입한 적의 일부가 기지의 동력원이 되고 있는 구축함 넥시온으로 직진하는 통로에 접근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이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동력원이 파괴되는 것은 막아내라고 엄명을 내렸다. 동력원이 파괴되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
기지의 리프트를 파괴하고 기지 내부로 들어오게 된 크라우프는 시에나와 함께 셰어필드기지의 내부를 따라 내려갔다. 라티시드상사와 알리시나가 기지 외부를 휩쓸고 있는 사이 일부 바리스타들이 기지의 내부 공간으로 밀고 들어왔던 것이다.
기지 내부는 매우 그 공간이 넓었는데 바리스타들도 움직여 작업을 할 수가 있을 만큼 넓은 공간과 통로를 가지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기지 내부는 전투를 벌이기에도 딱 좋은 곳이었다. 렘셰이드기지와 마찬가지로 셰어필드기지도 내부에서 바리스타가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견고하게 구축된 거대한 기지였던 것이다.
셰어필드기지에서 파괴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기지의 동력원이 되는 전함의 파괴였던 것이다. 통상 이런 기지를 건설할 때 그 중심에 기지에 동력원을 제공해 주는 전함을 위치시키고 그 위에 건조물을 얹는 방식으로 건설되는 것이 기본이고 이 기지도 그런 방식으로 건조되었기 때문에 기지의 동력원이 되는 전함이 있었다.
X-ray 카메라로 내부 구조를 확인한 크라우프는 약 200미터 앞쪽에 거대한 통로가 있고 그 통로의 끝에 거대한 공간과 전함 크기의 물체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뒤따라 들어오고 있던 시에나에게
“내가 앞장설께······뒤에 서 있다가 혹시 모를 매복이 나오면 지원 사격을 해줘!”
뒤에 서 있도록 했지만 그녀의 대답은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니야 코프······내가 앞에 설게·····”
시에나가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이 앞서겠다고 하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시에나로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무슨 일이든지 앞장을 서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지마 코프 너는 지휘관이야 그리고 너는 이런 곳에서 위험에 처할 수는 없어!”
그러면서 말릴 틈도 없이 자신이 성큼 앞으로 나섰다. 약 200미터 정도 통로를 따라 나서니 오른쪽으로 꺾여진 통로가 있고 약 500미터 정도의 직선으로 쭉 뻗은 넓은 회랑 같은 통로가 나왔다. 이 끝에 거대한 공간이 있고 전함 같은 물체가 들어 있는 공간이 나온다. 분명히 적이 수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물러설 수는 없었다.
“내가 먼저 돌진해 들어가겠어 통로의 끝을 확보하면 코프가 따라와!”
그녀는 잠시 숨을 들어 마신 다음 통로의 입구에 섰고 로켓추진기를 가동시키면서 고속으로 전진해 들어갔다. 그때 복도 끝에서 갑자기 좌우에서 2대의 엘윈이 뛰쳐 나왔다. 두부의 메인카메라를 작동시킴과 동시에 빔 라이플을 연사해 대기 시작했다. 좌우로 피할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정면으로 무사한 빔이 쏟아져 들어왔고 이에 방패에 장착된 미사일을 발사해 넣었지만 상대는 날아 들어오는 미사일을 방패로 막아내면서 반격을 가했다.
여러 발을 피해 냈지만 그중 한발이 무릎에 명중하면서 크게 폭발이 일어났다. 곧바로 기체가 밸런스를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나뒹굴어 지면서 바닥을 긁으면서 앞으로 쓸려 나갔다. 정지시키려 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꺄아!”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그녀는 죽었다 생각했다. 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뒤를 따라 들어온 크라우프의 기체가 통로의 끝으로 육박해 들어가 2대의 엘윈을 단숨에 격파해 냈다.
“시에나 괜찮아?”
그의 물음에 시에나는 겨우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기체를 일으켜 세우려 했는데 왼쪽 다리가 날아가 버려 설 수가 없었다.
“기체를 버려!”
크라우프의 말에 주저없이 데이터디스크와 데이터와 시동디스크를 빼내고 콕핏을 열었다. 주위는 온통 폭발로 인해서 검은 연기로 가득해서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였다. 헬멧을 써서 밀폐시켰다.
그렇지만 바닥에 떨어진 충격에 몸에 말이 아니었다. 비틀거리고 있는데 크라우프가 타고 있는 기체의 손이 자신쪽으로 내려왔다. 겨우 그 손에 올라타자 어께 높이까지 올리고 자카운의 두부가 조금 앞으로 밀리고 백팩이 뒤로 젖혀지면서 크라우프가 타고 있는 기체의 콕핏에 열렸다. 재빨리 그곳으로 뛰어 들어갔다.
“내 뒤에서 꼭 붙잡고 있어······”
좁은 콕핏이었기 때문에 겨우 몸을 기대어 몸을 추스릴 수 있었다. 불편했지만 그래도 그가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통로 끝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리프트가 있었고 그 리프트의 아래쪽에는 예상했던 대로 이곳의 앞은 넓은 공간이 있었다 아래쪽에는 기지의 동력원이 되는 구축함급의 우주 전함이 계류되어 있었다. 구축함은 사방에 동력 파이프들을 매달고 있었다. 그것으로 기지에 동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그가 빔을 쏘려 하자 아래쪽에서부터 수비하고 있던 엘윈들이 곳곳에서 튀어 나와 자신을 향해서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방패로 바디를 보호하면서 뒤쪽으로 물러섰다. 그리고 기지 안으로 들어온 부하들에게 통신기를 열어 적의 전함을 발견했다고 전달했다.
니콜라스 라티시드상사는 방어선을 펴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쪽으로 뛰어 들었다. 덤벼 들어온 엘윈 3대를 단숨에 격파해낸 그는 자신을 향해서 빔을 발사해 넣고 있는 다른 적기를 향해서 라이플 사격을 가했다.
“어디를 도망가냐!”
각종 차량들이나 떼를 지어서 도망치는 파츠 베이스군 병사들을 향해서 대인병기를 쏘아대고 마구 짓밟아 버렸다. 거인이 개미떼를 밟아 죽이는 식이었다.
마찬가지로 기지의 위쪽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긴장감 때문에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이 따끔거렸다. 침을 삼킬 때마다 얼굴이 완전히 찌푸려지면서도 도망치는 적들을 향해서 대인 병기를 쏘아대고 그들을 짓밟아 버리고 있었다.
보병들 중에서는 대전차 미사일을 쏘아대는 녀석들도 있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반파된 격납고의 측면에 서서 잠시 몸을 숙이고 있다가 다시 앞으로 나섰을 때 뜻밖에도 자신이 나서려던 방향의 정면으로 마주오던 엘윈과 마주쳤다.
“아?”
뜻밖의 상황에 즉시 빔 라이플을 겨냥했는데 상대는 왼팔의 방패로 자신의 라이플을 밀쳐냈다. 하지만 그녀는 기체를 비틀면서 왼쪽 어께와 방패로 엘윈을 밀어 쳤다. 순간 강한 충격이 밀려 왔지만 상대가 비틀거리자 다시 기체를 바로 세우면서 방패의 아래쪽 끝으로 상대의 콕핏 부분을 그대로 찍어 버렸다.
콕핏이 완전히 찍혀 들어갔다. 잠시 그대로 서있는 듯 하더니 폭발해 버렸다. 그녀는 눈을 몇 번 크게 깜빡이면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었다.
레오폴트 클레버상좌는 지하에 위치한 지휘통제실에서 현재의 상황을 주시했다. 지상에서도 밀리고 있고 착륙해 있던 수송기들 5대가 파괴되었고 기지의 윗부분에서는 연이어 바리스타들이 밀리고 있는 것이 보였고 통신과 영상이 회복되지 않은 곳들도 속출했다.
“젠장할!”
짧게 혀를 차면서 기지 내부에서도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어 지휘통제실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퍼레이터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 최대한 현재의 상황을 모니터하고 보고를 받는 것을 지휘관인 클레버상좌에게 보고해 주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밀리고 있었다. 바리스타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탑승도 하기 전에 파일럿들이 죽든지 아니면 격납고에 접근하기도 전에 바리스타가 파괴되든지 하는 식으로 밀려 나가고 있었고 곳곳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지상에서는 에이센군들이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쉽지 않은 전투였던 것이다. 더욱이 적이 너무나도 단시간 내에 기지의 동력원인 넥시온으로 향하는 통로를 찾아냈기 때문에 이 통로를 수비해야 했고 또한 기지 내부를 수비하기 위해서도 많은 병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뭐하고 있는 건가! 적들을 막아내야 한다!”
에이센군들이 지휘통제실 부근까지 밀고 들어왔다는 보고에 클레버상좌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자칫 셰어필드기지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그때 지휘통제실의 한쪽 벽면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더니 에이센의 바리스타 자카운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들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지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오퍼레이터들은 자카운이 자신들쪽으로 돌아서서 메인카메라를 번쩍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지르면서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 했다. 자신이 뚫고 들어온 것이 어디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인지 자카운은 잠시 주위를 살펴보고 있다가 금새 이곳이 어느 곳인지 알아 차렸는지 곧바로 그 자리에 굳은 듯이 서 있는 클레버상좌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성큼 다가왔다.
“상좌님 피하십시오!”
주위의 참모들이 그렇게 외치면서 소리를 질렀지만 그는 질려 버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자카운의 왼쪽 측면 벽면에서 다시 폭발이 일어나더니 엘윈 한 대가 밀고 들어 왔다. 엘윈은 지휘통제실을 뚫고 들어온 자카운을 보고 급하게 달려들었는데 자카운이 옆으로 슬쩍 비켜서면서 방패로 엘윈의 다리 관절 부분을 찍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