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8
엘윈이 균형을 잃고 쓰러지자 그 등을 밟고 서서 다른 발로 두부를 밟아 눌러 버렸다. 금속이 갈라지면서 깨지는 소리가 났고 곧이어 폭발이 일어났다. 그 바리스타는 덜덜 떨면서 서 있는 클레버상좌에게 천천히 빔 라이플을 겨냥했다.
상좌는 자신의 앞으로 거대한 바리스타의 라이플이 겨누어 지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억·······억·······”
너무나도 놀라 몸도 정신도 굳어져 버려 외마디 소리만 지르면서 그대로 굳은듯 서 있었던 것이다. 곧바로 엄청난 빛이 상좌를 뒤덮어 버렸다. 그리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25일 05시 20분 에이센군은 철수를 시작했다. 이들은 이번 공격으로 기지 내부에서 기지 전체의 주동력원이 되는 전함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지휘통제실을 날려 버렸다고 하는 보고가 래리에게 들어왔다.
현재 기지에 남아 있는 좌관급 중에서는 래리가 가장 상급자였다. 그는 대좌계급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혼란에 빠져 있는 기지를 수습해야 했다. 목적을 달성하고 철수하고 있는 에이센군을 지켜보고 있는 아쉬움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렇지만 그는 낙심하지 말고 해야 할 일들이 많아 있었다.
기지는 4시간이 채 안되는 공격에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불길에 휩싸이고 있는 건물들과 함께 래리는 기지의 잔류병들을 수습하고 아직 파괴되지 않은 바리스타들에게 화재를 진압하고 부상자를 구조하는데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적이 다시 오지는 않을 것이다.”
에이센군이 철수를 시작한 이상 더 이상의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한 래리는 다른 지휘관들 모두가 위관급들이라는 점에 임시로 전체 지휘권을 완전하게 인수받았다. 지휘통제실이 날아가면서 좌관급 참모진들이 모두 실종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기지의 수습을 지시하면서 한편으로는 통신시설을 복구하는데 주력하도록 했다. 다른 기지에서 셰어필드가 공격받아 파괴됨으로서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어서 통신을 회복시켜!”
그렇지만 비상발전기가 작동되려면 시간이 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기지의 장거리 통신시설이 타격을 입어 복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렇지만 기지 외부에 설치되어 있는 시설 중 일부는 전력만 복구되면 사용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상관없다. 최우선적으로 복구하도록 한다!”
생존해 있는 공병대원들에게 그렇게 지시를 내리면서 통신이 확보되는 대로 남부고원지대에서 병력을 출격시켜 퇴각하는 에이센군의 도주로를 차단하도록 지시를 내리도록 했다.
같은 시각 셰어필드가 공격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군에 퍼져 나감과 동시에 광산지대에 배치되어 있는 수비대들은 이 소식을 듣게 되고 무척이나 동요했다. 그것과 때를 맞추어서 에이센군은 전면 공세를 취해 나왔던 것이다.
지상포 공격으로 광산지대를 향해 어머어머한 포격을 개시했는데 파츠 베이스군도 또한 이에 맞추어 격렬하게 응사했다.
양측은 약 1시간에 걸쳐서 격한 포격을 주고받았는데 에이센군은 하늘을 가득 메울듯 대형 폭격기를 수백대나 출격시켜 광산지대 전체에 대한 대규모의 공중 폭격을 감행했다. 전장 250미터의 거대한 폭격기 편대들이 지상포 공격이 개시되는 와중에서 지상에 대한 재래식 폭격을 시작했다. 빔 라이플 사격이 가해 져 수십대가 격추 되었지만 대부분 안전하게 지상에 폭탄을 쏟아 부었다.
기동 방어를 선정하고 광산지대 후방에서 전투 대기하고 있는 카이저대좌의 부하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이 저곳에 있었다고 한다면 완전하게 초토화되어 버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폭격기들은 광산지대를 아예 케네페온에서 날려 버리려는 듯이 어머어마한 양의 폭탄들을 퍼부어 댔던 것이다.
전투 대기상태에 있던 엘레비아는 뜻밖에도 지휘부로부터 전진하라는 지시를 받을 수가 있었다. 한창 폭격이 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대를 전면으로 전진시키라고 하는 사령부의 지시에 전체 병사들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전진하라고 저 폭염 속을?”
누군가 완전히 미쳤다고 소리지르면서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소리지르자 엘레비아는 에이센군의 공격이 개시되었고 다음 포격의 목표는 이곳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적의 공격을 피하려면 저 속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자신이 가장 먼저 앞장 서서 전진해 나갔다.
“적과 최대한 근접해야만 해!”
당황하는 중대원들을 진정시키면서 폭격에 완전히 불바다가 되어 있는 광산지대쪽으로 바리스타들을 움직여 나갔다.
폭격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지상 폭격기 부대가 폭격을 마치고 곧바로 돌아갔고 초토화된 대지위로 에이센군의 바리스타부대가 전진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엄청난 폭염과 흙먼지 속에서 공격해 들어오고 있는 에이센군의 바리스타들의 메인 카메라의 불빛들은 실로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역시 오는 군······”
적들은 멀리에서부터 자신들을 발견하자 빔을 발사해 넣으면서 전진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이 좌우로 스쳐 지나갔다. 견제 사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곳에서부터?”
제대로 조준을 해도 맞을까 말까한 거리였는데 빔을 쏘아댄다고 하는 것은 상대가 그 만큼 숙련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신병들이니 적을 발견하자 마자 빔 라이플을 쏘아대고 있는 것이다.
“전진하라 전진해!”
엘레비아는 바리스타로 돌진해 들어오고 있는 적들을 향해서 마주 서 나갔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큰 걱정이 들었다. 불길한 생각이 그녀를 감싸왔다.
“젠장할······”
이제 다시금 큰 규모의 전투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에이센군이 작정을 하고 공격해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옆으로 들어오는 빔을 피해 내면서 거리가 가까워 지자 라이플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복구합니다…^_^;;;
셰어필드기지에 대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친 크라우프는 도주로에 올라 있었다. 최단거리로 아군의 점령지까지 탈출해야 했다. 그렇지만 날이 밝아져 있었기 때문에 쉬운 길은 결코 아닐 것이다.
예정 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많은 걱정과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공격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었다는 생각을 했다. 적의 본거지에 대해서 직접적인 공격을 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알리시나가 중요한 보고를 해왔다.
“소령님! 광산지대에서 파츠 베이스군이 철수했다는 것 같습니다.”
에이센군 암호 통신이 발령되고 있었고 현재의 전황을 전지역에 전달하고 있었다. 이것을 잡아 분석한 알리시나는 기쁜 마음으로 보고를 했다. 자신들이 목적으로 했던 일들이 이제 성공을 했다는 것이다. 도주하고 있던 와중이었지만 따르고 있던 파일럿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렀다. 이것은 렘셰이드에서 발령된 것으로 파츠 베이스군이 약 30분 전 광산지대에서 전면적인 철수에 들어갔다고 하는 것이다. 이에 각 부대는 적의 추가적인 도발이 있을지 모르고 적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가 없으니 주의를 기울이라고 하는 내용이었다.
“일단 우리가 살아 남는 것이 중요하겠군 그래!”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바리스타부대는 자신들의 탈출을 위해서 아군 점령 지역쪽으로 빠르게 움직여 나갔다.
카이저대좌는 미처 제대로 통신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방에서 대규모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통신과 함께 셰어필드와의 통신이 완전히 두절되자 적지 않게 당황한 나머지 에이센군의 전면 공세가 개시되자 어느 정도 반격하는 듯 하다가 후퇴 명령을 내렸다.
다니엘 카이저대좌로서는 후방인 셰어필드기지가 직접적인 공격을 받게 된다면 자칫 자신들은 만드레일대륙의 내부에서 갇혀 버리고 마는 것이기 때문에, 퇴로가 차단되어 보급과 통신의 경로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현 위치를 고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것도 아니고 부하들의 사기를 유지할 수가 없었다. 탄약과 물자도 충분해도 병사들은 고립된 상황에서는 쉽게 사기가 저하되고 자포자기해 버리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에 만일 자신들이 그렇게 된다면 큰일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런 상황에다가 에이센군이 대규모의 화력을 총동원해서 공세를 취해 전진해 들어오니 자신으로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더 이상 방어를 하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광산지대를 포기한다!”
그가 철수 명령을 내린 것이 05시 40분이었다.
전방에 적을 저지하기 위해서 투입된 바리스타부대에 철수명령이 떨어졌고 에이센군도 굳이 자신들을 끈질기게 추격하지 않고 광산지대의 확보와 함께 전투 정면의 확보에 주력함으로서 카이저대좌의 휘하 부대가 철수하는 것을 방조했다.
06시 10분 전방에 투입된 바리스타부대들이 전면적인 철수를 시작했을때 셰어필드기지로부터 통신이 들어왔다.
“어서 연결해!”
후방으로부터의 통신에 카이저대좌는 즉시 기지를 연결하도록 지시 했다.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알 수가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니터에 나온 사람은 뜻밖에도 클레버상좌가 아니라 래리였다.
“아니······자네가 무슨 일인가?”
기지에는 다른 참모들도 많아 있었는데 굳이 래리가 나온 것에 크게 의아해 물었다. 래리는 착실하게 대답했다.
“현재 기지가 공격을 받아 기지사령관 이하 좌관급 참모진 전원이 전사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좌관인 소관이 기지사령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설마······”
카이저대좌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을 했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입니다. 현재 셰어필드는 기지로서의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래서 어려우시겠지만 부사령관께서 현재의 위치를 고수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에이센군은 전 병력의 1/3정도를 별동대로 투입한 듯 싶으니 현재의 병력은 부사령관께서 지휘하는 숫자와 엇비슷할 것 같습니다. 관측에 의해서 파악된 숫자가 적의 가용 가능한 거의 전 병력이기는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상당한 속임수였던 같습니다.”
카이저대좌는 비해서 경험이 풍부한 지휘관이었지만 기지가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는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듯 했다.
“아니······기지가 파괴되다니······기지가 어떻게 그런 일이 사실일 수가 있나?”
계속해서 그 말을 되새기기만 하고 있자 래리는 목소리를 높여 그를 일깨워 주려 했다.
“부사령관! 대좌께서는 현재의 위치를 고수하셔야 합니다. 적은 현재 소수의 특수전부대를 이용해서 급습한 것뿐이고 우리는 운이 나빴을 뿐입니다. 대좌께서 현위치를 고수해 주신다면······에이센군이 의도한 것의 90%는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후방이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나?”
대좌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모니터상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던 래리는 거듭 목소리를 높이며
“현위치를 고수하세요! 적과 대좌께서 지휘하시는 병력은 엇비슷합니다. 방어하신다면 충분히 방어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는 젊은 래리가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 같이 목소리를 높이자 오히려 버럭 화를 냈다. 그는 래리가 지휘권이 없음을 일깨워 주변서
“귀관에게는 지휘권이 없네······우주 함대 소속이고 더욱이 유케울 소속이 아닌가?”
어지간하면 부딪치지 않고 넘어 가려던 래리도 상황이 이렇게 되니 지지 않고 맞받아 쳤다.
“잔소리말고 현재 위치를 고수하시오! 본관은 현재 기지 사령관의 유고로 사령부의 지휘권을 맡고 있소! 귀관은 전선에 나가 있으니 현재는 본관의 지시를 따라 현 위치를 고수하시오!”
상급자에 대해서 경어를 사용하는 것도 없이 명령조로 지시를 내리고 그대로 통신을 끊어 버렸다.
“저! 저!”
대좌는 그의 무례함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가 어떻게 하겠냐는 참모들의 물음에 래리의 욕설을 퍼부어 대면서
“잔소리 말고 내 지시대로 행하라! 부대를 철수 시켜!”
참모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의 지시에 따랐다.
카이저대좌가 휘하 병력으로 광산지대를 결사적으로 수비한다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서 겨우 지휘권 때문에 논쟁을 벌여야 했던 래리로서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카이저대좌가 그렇게 나오니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이런 행위가 월권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잘못하다가는 에이센군에게 철저하게 농락 당하게 될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결코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겨우 회복된 통신으로 카이저대좌에게 후퇴 불가를 전달한 그는 다시 남부고원지대에 배치되어 있는 병력들 중에서 약 100기의 바리스타를 차출해서 도주하고 있는 에이센군의 예상 경로를 추정해서 적들에 대한 추격을 지시했다.
“남부고원지대에서는 적의 교란 공격이 매우 심각할 것이다. 이에 휘말려 들지 않도록 절대로 함부로 나서지 않도록 한다.”
래리는 그리고 에이센군이 셰어필드기지를 공격할 때 도보로 은밀하게 이동해 왔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해보면서 에이센군은 분명하게 이번 공격을 위해서 바리스타들 만으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기회가 찾아오자 셰어필드로 재빨리 진출해 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철수는 그렇지가 않을 것이다. 분명히 단숨에 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으로 퇴각하려 들 것이 분명했다.
“수송기를 이용하려 들겠군······”
그는 주먹을 한번 쥐었다 펴보면서 현재 셰어필드기지에서 출격 가능한 바리스타를 알아 보았다. 25기 정도가 당장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이 보고를 듣고 난 래리는 즉시 만드레일대륙의 지도를 확인해서 에이센군이 육로로 도주하려 한다면 선택할 수가 있는 도주로와 함께 항공수송으로 단숨에 달아나 버리려 한다면 택하게 될 장소를 물색해 보았는데 그는 남부고원지대와 붉은 강 유역의 중간 지점에 있는 다소 넓은 황야 지대를 적지로 꼽았다. 이 지점이라고 한다면 셰어필드에서 도주한 에이센군이 수송기에 탑승해서 재빨리 도주하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대규모로 수송기를 사용해야 할 것인데 이곳까지 들어와 있는 에이센군이 수송기를 사용한 경우와 시간을 살펴 볼 때 이곳이 최적지였던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하게 이곳에 수송기가 투입될 가능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만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가 부족했다. 그런 이유에서 추측만으로 섣부르게 단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지만 그는 잠시 생각을 해보고 나서 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25대의 엘윈을 자신이 생각했던 곳으로 파견했는데 자신의 이런 생각을 밝히지는 않고 남부고원지대와 셰어필드기지와의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명목을 붙여 이들에게 출격 지시를 내렸다.
그 중간에 다른 경비병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보급선을 수비하기 위함이라는 지시에 출격해 나갔고 래리는 조금 깊게 숨을 들어 마셨다.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다 취해 놓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광산지대를 수비하고 있는 카이저대좌가 마음에 걸렸다. 위성로 확인해 볼 수가 있겠지만 현재는 이 시설이 사용 불능에 빠졌기 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25일 08시 20분 엘레비아는 뒤를 한번 돌아보았다. 광산지대에서 전면 철수가 결행되었고 바리스타들은 많은 장비와 물자들을 방기해 버린 채로 남쪽으로 향해 철수를 위한 행로에 올라 있었다.
“이거야 원 참······”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던 그녀였다. 에이센군의 공세에 병력을 어느 정도 온존해야 한다는 카이저대좌의 지시는 합당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일반 사병들에게는 후방의 셰어필드기지가 에이센군의 공격을 받아 궤멸되었다고 소문이 퍼져 나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대륙안에서 갇혀 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다행하게도 대좌가 부대를 철수시켰던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후퇴가 별로 기분 좋은게 아닌데······”
엘레비아의 옆으로 아르코대위의 기체가 다가오면서 직진통신을 연결하고 내뱉은 첫마디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조금 있으면 익숙해 질 것입니다.”
그녀의 대답에 아르코대위는 엷게 웃으면서 짧게 탄식했다.
“이거 아군의 사정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나 한심스럽군 그래!”
일단 목표는 엠더광산으로 잡았는데 혹시 엠더도 적의 수중에 떨어지지 않았나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일단 자신들이 출격한 엠더광산으로 귀환해서 전황을 살핀다고 하는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카이저대좌가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들을 빼내 줄 것이라고 지휘부의 참모들은 계속해서 부하들을 진정시키면서 동요하지 말도록 했다.
엘레비아는 조금 깊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에이센군의 추격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적들의 목적이 단순하게 광산지대의 확보인 것 같은데 아군이 너무 쉽게 퇴각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녀가 할 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는 올해 19살의 중위였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멜리사 코벨중령과 다니엘 허버크대령은 파츠 베이스군이 광산지대에서 완전 철수했다는 것에 환호성을 질렀다.
“성공이로군······”
만일 후방인 셰어필드가 기습을 받았다고 한다면 분명하게 불안해진 파츠 베이스군들이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정확하게 들어 맞았기 때문이었다.
“엠더광산을 철수할 것 같습니다.”
코벨중령의 말에 허버크대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세한 상황을 모르니 일단 전력을 온존하기 위해서 부대를 철수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 네!”
그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다시 자신들이 다이아몬드광산지대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코벨중령은 크라우프를 걱정했다. 부대를 이끌고 셰어필드기지까지 밀고 들어갔는데 무사히 빠져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무사해야 하지 않겠나?”
허버크대령은 일단 기지사령관인 도리안준장에게 광산지대를 다시 점령했다는 보고를 했다. 파츠 베이스군이 다급하게 철수하면서 많은 파손된 전차들과 부상자들을 남기고 갔기 때문에 만일 크라우프를 비롯해서 작전에 참가한 장병들이 포로가 된다면 이들과 맞교환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포로들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정리작업에 들어간 휘하부대에 특히 이 점을 지시한 대령은 어느 정도 피해를 각오하면서도 재래식 폭격을 감행한 것이 진정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광산지대에 융단 폭격을 가해 적의 저항 의지를 손쉽게 꺾어 버렸다는 판단이 들었다.
파츠 베이스군은 100대의 바리스타 부대를 남부고원지대에서부터 출격시켜 도주하고 있을 에이센군을 추격하기 위해서 셰어필드와 붉은 강 지역 사이의 도주로가 될 만한 곳에 병력을 진출시켰다. 25일 13시 20분 쯤 되어서는 주요 도주로의 일부를 차단했다.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적이 자신들의 탈출로를 차단 당할 것 정도는 이미 예상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바리스타들을 전부 내버리기로 결정 했다. 100대나 되는 바리스타들을 모두 버려야 하는 것이지만 일단 살아 남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처음 부터 계획된 대로 목표 지점에는 은밀히 들어와 있던 2대의 TY-DH-88-호프런 대형 수송 헬기가와 디메 공격헬기 2기가 착륙해 있었다. 바리스타 파일럿들은 지휘관인 크라우프의 지시에 따라서 각자 바리스타에서 내려 데이터 디스크와 시동키만 챙겨들고 호프런에 올랐다.
“빨리 빨리 서둘러!”
전투 지역을 뒤따라 들어와 잔뜩 긴장한 채로 대기하고 있던 4대의 헬기들은 드디어 임무를 수행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가 없었다. 적어도 아군 점령지역까지 구조한 파일럿들을 수송해야 하야 임무가 완수되는 것이다.
시에나는 크라우프와 함께 들어가 있던 콕핏에서 나와 지면에 내려서서 먼저 호프런에 올랐다. 그는 바리스타에서 적의 추격이나 주변의 경계했고 부하들이 바리스타를 정지시키고 탈출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마지막에는 크라우프 자신도 바리스타에서 내려 호프런에 올랐고 호프런은 디메 2기와 함께 상승해 올랐다.
“좀 아깝군요······”
크라우프와 같은 헬기에 타게 된 알리시나가 그대로 버리고 만 바리스타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한다는 말을 했다. 그렇지만 살아 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호프런 2대에 분승한 파일럿들은 이제 전력으로 비행해서 아군 점령지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하는 말에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오히려 대형 수송기 보다 헬기가 이런 소규모 침투에 및 회수에 매우 유리했기 때문에 헬기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아직 완전하게 살아 남은 것은 아니지만 파일럿들은 안도하는 듯이 헬기의 화물칸의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내쉬고 있고 살아 남았다고 서로 키스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크라우프는 시에나와는 다른 헬기를 타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라도 있었으면 이런 자리에서 키스라도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알리시나는 벽에 등을 기댄 채로 잠이 들었는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참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알리시나는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을 때 디네스가 슬며시 크라우프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