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9
“대단도 하십니다. 소령님······”
“뭘?”
“아니요······저는 소령님 만나고······여러 번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고 여러 전투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면서
“어떻게 되었든 간에 앞으로 의무 복무 기간이 3년 반이 남아 있는데 좀 우습네요.”
상대가 소령이었지만 방금 전투를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몹시 흥분되어 있었던 것이다.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면서 벽에 등을 기댔다가 옆에 앉아 있는 디네스를 돌아보았다. 아직 16살이었지만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색 머리카락에 자연스럽게 구부러져 있는 몸의 곡선은 지켜보고 있는 자신을 몹시 흥분되도록 만들었다.
지난 번 아세라와 섹스를 하고 돌아왔을 때 시에나는 무척이나 낙심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냐 싶으면서
“일단 그런 말을 돌아가서 하자 너무 피곤하니 좀 잠이라도 자두고 싶어져!”
그의 말에 디네스는 엷게 웃음만 지어 주었다.
크라우프가 옆 헬기를 타게 되니 시에나는 좀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그래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다소 긴장이 풀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 시에나의 옆으로 라티시드상사가 다가와 앉았다.
“수고했다. 이번에······”
라티시드상사는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시에나에게 다소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소령과 자네 결혼할 꺼라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복구합니다…^_^;;;
시에나는 라티시드상사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이 갔다.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니 잘못하다가는 죽는 것이 먼저겠다는 말을 하려다 만 것이다. 시계를 보니 25일 18시가 조금 못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소 우습다는 투로 라티시드상사의 말을 받았다.
“글쎄······결혼이라······나는 정식으로 아내는 되지 못할 꺼야······아마도 정부라도 된다면 몰라도······”
다소 씁쓸하다는 식으로 그렇게 말을 받은 시에나에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하는 라티시드였다. 그녀는 엷게 웃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아무일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소령이 결혼 생각 안하나? 자네는 몸도 마음도 다 주고 있는 것 같은데······”
“······코프도 나를 사랑한다고 믿어······그리고 그것을 확신할 수 있고 하지만······모르겠어······”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피곤하다고 하면서 그만 말을 하자고 했다.
“그래 그러자······”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상사는 호프런의 화물칸 벽에 등을 기댔다. 그녀가 하는 말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티시드상사는 벽에 등을 기대어 있는 시에나를 힐끗 돌아보았다. 금새 잠에 빠져들었는지 고개를 숙인 채로 있었다. 그런 모습이 정말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슬몃 크라우프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런 사람을 만날 수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깊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갑자기 크라우프가 탄 헬기가 미사일이라도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그 자신도 잘 몰랐다. 그리고 그는 이 생각을 한 것은 즉시 후회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렇게 쓴웃음을 짓고 있는 라티시드상사도 앞으로 벌어질 일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2시간 정도 헬기는 아군 점령지를 향해서 고속으로 전진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주변에서는 별 다른 조짐은 보이지 않았고 탑승하고 있는 파일럿들은 피곤함에 화물칸 좌석에 등을 기댄채로 뒤엉켜 잠들어 있었다.
호프런의 조종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이곳은 엄연하게 적지였기 때문이다.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이 탑승한 헬기의 기장은 조금 고개를 숙여 아래쪽을 내려보았다. 아래쪽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대공미사일을 꺼내는 것을 본 헬기의 기장은 흠칫 놀랐다. 그때 계기에서 조준빔이 조사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타났고 그는 즉시 통신기를 열었다.
“공격 헬기 즉각!”
바로 그때 조준 경보가 울리면서 동시에 지상에서 미사일이 날아 왔다. 호프런은 덩치가 크고 움직임이 둔하기 때문에 이런 공격에 매우 취약했다. 지상의 병사들이 기관총과 자동 소총으로 사격을 가해왔다.
지상으로부터의 공격에 공격 헬기가 즉각적으로 소총 사격이 가해지는 지점으로 이동해서 수송헬기를 몸체로 보호했다.
“공격 헬기 괜찮은가?”
기장의 다급한 외침에 공격헬기 파일럿은 견딜 수가 있다고 대답하면서 수송헬기가 즉각 이탈하도록 했다. 공격헬기의 장갑은 대공기관총 정도의 탄환은 튕겨 낼 수가 있었다. 수송헬기가 거리를 차츰 공격 범위에서 멀어지자 공격헬기는 30mm 기관포와 로켓탄으로 지상의 보병들을 공격했고 보병들은 즉각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다.
호프런은 어느 정도 안정된 지역으로 이동했지만 다시 조준 빔이 감지 되었다. 깜짝 놀람과 동시에 지상에서 다시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이어지듯 다수의 대공 미사일이 호프런을 향해 날아들었다.
방해 물질들을 산포해 내면서 여러 발을 피해 냈지만 지상에서 발사한 미사일 중 한 발이 호프런의 뒷부분에 명중되었다. 기체가 크게 흔들렸고 균형을 잃었다.
“젠장할 뭐야?”
무장이 빈약한 호프런이었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공격에 매우 취약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파츠 베이스의 보병 부대에서 반격을 가해온 것 같은데 이렇게 속절없이 당하게 된 것이다.
다시 미사일이 명중되었다. 이제는 어쩔 수가 없이 헬기를 비상 착륙시켜야 할 상황인 것이다.
곤하게 곯아 떨어져 있던 파일럿들이 깜짝 놀라 깨어나서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알아 차리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이런 곳에 파츠 베이스군 보병부대가 있다는 정보가 없었는데 어떻게 이곳에 적이 있는지 도무지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헬기는 덩치가 큰 만큼 어느 정도 피해를 입어도 견딜 수가 있지만 곳곳에 기관총탄과 소총탄으로 구멍이 뚫린 호프런은 심하게 회전을 하면서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위는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 그는 화물칸에서 잠들어 있다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미사일을 맞았을 때의 충격에서 놀라 깨어났는데 헬기가 균형을 잃고 심하게 회전하다가 지상으로 추락했을 때 잠시 정신을 잃었다.
“젠장할······”
주위는 곳곳에서 쓰러진 사람들과 함께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다. 무엇인가 불타고 있는 냄새와 흙먼지에 온통 정신이 없었지만 즉시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해 몸을 일으켰다. 떨어질 때의 충격 때문인지 균형을 잡기 힘들었고 정신이 좀 나간 것 같았지만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부축했지만 대부분이 정신을 잃고 있었다. 자신의 옆에 있던 디네스가 겨우 정신을 정신을 차려 가장 먼저 몸을 일으켰다.
“아? 소령님?”
깜짝 놀라는 디네스에 정신을 차리라고 하면서 정신을 잃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일으켜 세웠다.
“어서 일어나! 무기를 집어!”
겨우 겨우 정신을 차린 파일럿들에게 크라우프는 무기를 집어 들라고 지시했다. 다행히도 수송헬기이지만 적진에 침투하는 임무 때문에 몇가지 무기들을 적재하고 있었다. 그는 정신을 차린 부하들에게 무기를 집어 들도록 하면서 몇 사람을 조종석으로 보내 부상한 헬기 파일럿들을 확인해서 화물실로 데려 오도록 했다.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몇 사람은 그 충격에 사망한 것 같았다. 그는 디네스와 함께 권총을 손에 쥐고 밖으로 나왔다. 주위의 상황을 제대로 살펴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주위는 온통 뽀얗게 흙먼지가 일어나 제대로 앞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따라 나온 디네스는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몸을 많이 비틀거리고 있었다. 크라우프도 밖에서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기운이 빠져 버려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그 흙먼지 사이로 십여명의 사람의 모습들이 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뭐지?”
마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의 위에서 사람들이 걸어올 때 흐느적거리는 것 처럼 다가오고 있었지만 매우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람들의 모습이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정신이 나가 있던 그는 멍한 눈으로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가 순간 정신이 들면서 깜짝 놀란 손에 들고 있던 세테홀스권총을 치켜들었다.
몇 발 사격을 가하니 상대쪽에서 즉각 대답을 해 왔다. 에너지 캡슐과 유질량탄을 발사하고 있었는데 헬기에 여러 발이 명중되었다.
“젠장 이쪽으로!”
크라우프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디네스의 팔을 잡고 쏟아지는 사격을 피해 흙먼지 속으로 달려 나갔다. 즉시 헬기쪽에서도 잔류하고 있던 파일럿들이 무기를 집어 들고 반격을 가했다.
“어서 이쪽으로 가자!”
디네스도 그제서야 자신들이 처한 위치를 깨닫고 크라우프와 함께 달려나갔다. 그는 적의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서 적을 교란시키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즉시 실행에 옮겼다.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다행히 헬기가 추락하면서 흙먼지가 크게 일어나 있어 적의 시야를 피할 수가 있었고 공격해 들어오는 적의 병력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추락현장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조금 여유가 생겼을 때 주위를 배회하던 공격 헬기 중 1대가 미사일에 맞아 격추되어 추락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 총탄을 퍼부어 대다가 대공 미사일에 맞은 것이다. 이렇게 되니 나머지 공격 헬기 1대와 수송 헬기 1대는 기수를 돌려 전력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젠장할!”
디네스가 자신들을 버리고 도주하는 아군에 무엇인가 알 수가 없는 목소리로 절규했는데 크라우프는 그런 그녀를 진정시키면서
“일단 이곳을 방어하자! 우리는 적의 적의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서 교란하면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야!”
어쨌든 간에 디네스 자신도 군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라우프는 주변을 살펴 그렇게 파츠 베이스 병사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조심하면서도 재빠르게 움직여 나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도 앞뒤 사정을 모르지만 아마도 매복해 있던 파츠 베이스군 보병부대에 공격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보에 없는 적이었기 때문에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다. 바리스타라도 있었다면 헬기째 날아가 버렸을 것인데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바리스타가 있었다면 자신들이 셰어필드기지까지 가지 못했을 것이고 결론적으로 본다면 적들은 단글자 그대로 완전한 보병일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버틴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라우프가 탄 헬기가 격추 되었다는 말에 시에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렇게 큰 체구가 아니었지만 말리는 사람들을 모두 밀어내 버린 다음에 헬기 조종석으로 뛰어 들어 기장에게 헬기를 돌리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럴 수는 없네! 더욱이 호위 헬기도 한대 격추 되었어!”
자신들의 위치가 노출된 이상 전력으로 달아나는 것이 헬기 기장의 임무였지만 시에나는 이런 것따위는 상관 없다며 막무가내로 덤볐다.
“못돌리겠다는 거야?”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더니 허리에 찬 권총을 빼서 기장의 머리에 겨누었다.
“이래도 못해! 당신 죽이고 내가 조종해 가면 돼! 아군을 버리고 갈 수는 없어!”
“젠장할 제발 좀 진정해! 우리가 가서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기장은 몹시 흥분한 시에나가 자신을 쏘지나 않을까 무척이나 당황했다. 부기장이 허리에 찬 권총을 빼서 옆에선 시에나에게 겨누었다. 그렇지만 부기장을 제외하고 다들 시에나의 이런 기세에 어떻게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라티시드상사가 나서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만둬······지금 우리가 가서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만약에 소령이 살아 남았다고 한다면······포로가 되었을 것이고 잘 하면 포로 교환으로 살 수도 있을 것이고 일단 돌아가서 다시 구조대를 보내도록 하자! 그럼 될 꺼야······”
시에나가 조금 진정을 하자 그녀의 손에서 권총을 빼앗았다. 의외로 쉽게 권총을 넘겨 주었다. 라티시드상사는 헬기 기장에게 다짐하듯 물었다.
“이번 일은 뭐 없었던거요······아시겠소?”
“무슨 일 있었소?”
아무렇지도 않다는 기장의 말에 상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에나를 데리고 화물칸으로 내려갔다.
상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진정하라고 하고 시에나를 바닥에 앉힌 다음 진정시켰다.다.
“소령은 죽지 않았어······일단 우리가 할 일은 안전 지역으로 빨리 돌아가서 이 사실을 알리고 구조대를 편성해서 보내도록 하는 거야······지금은 통신도 안돼······만약 적들이 듣게 되면 페트릴소령이 그 헬기에 탔다는 것을 알고 보다 많은 병력들을 보낼 꺼고 위치를 알아 차릴꺼야 알겠지? 일단 돌아가자 돌아가서 구조대를 편성해서 보내고 여러 가지로 알아보면 될 꺼야······그때까지는 이 권총을 내가 맡아 두겠어 괜찮지?”
라티시드상사는 시에나가 어느 정도 흥분을 멈추자 어께를 두드려 주었다. 하지만 갑자기 시에나가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가만히 시에나를 끌어 안아 주면서 등을 두드려 주었다. 감정을 제대로 조절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적들이 공격을 가했다는 것이 예상외의 일이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공격헬기 한대가 집요한 대공 사격에 격추 된 것이 큰 손실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께를 들썩이면서 울고 있는 시에나를 달래주는 것이 먼저였다. 시에나가 이렇게 몹시 흥분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아무리 조용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도 흥분하면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라티시드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진정시키기 위해서 매우 애를 썼다.
남부고원지대에서부터 추격에 나섰던 파츠 베이스군들과 기지에서부터 추격에 나선 25대의 엘윈들은 에이센군의 뒤를 추격하고 있던 도중에 뜻밖의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기지에서 도주한 에이센군들은 자신들이 타고온 100대에 가까운 바리스타들을 모두 황야에 내버리고 도주해 버렸던 것이다. 모두들 무질서하게 내버려져 있었는데 가장 먼저 발견한 셰어필드기지에서 추격에 나선 부대원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지 못했던 것이고 허탈한 마음에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이 사실을 임시 사령관인 타르고대좌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래리도 처음에는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가 짧게 웃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원 참 대단하군 그래······”
보내용 영상으로 볼때 에이센군은 도주를 위해서 자신들이 타고온 것들을 모두 내버린 것이다. 이 바리스타들을 가지고 안전 지역으로 도주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인데 이렇게 하고 비행기를 타고 달아난다면 많은 시간을 벌 수가 있었던 것이다.
“놓쳤군 그래······”
이때까지도 래리는 카이저대좌가 다이아몬드광산지대에서 전면 철수를 감행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다만 기지의 피해를 복구하고 가장 먼저 통신 시설을 재가동시키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아 복구에 주력하도록 했다.
26일 03시 40분이 되어서야 래리는 야전 보병 부대들에게서 붉은 강 지역으로 향해 진행하고 있던 에이센군의 대형 수송헬기 2대와 공격 헬기 2대를 발견해서 수송헬기 1대를 격추시키고 공격 헬기 1대를 격추시켰다는 보고를 받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5분뒤에 카이저대좌가 광산지대를 포기하고 엠더 광산지대로 전면 철수했다는 보고도 함께 받았다.
“뭐야?”
래리는 크게 놀라면서 카이저대좌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다. 충분하게 광산지대를 방어할 수가 있는 병력과 물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광산지대에서 전면 철수한 것이다. 이미 철수가 완전 진행되었다는 소식에 그는 짧게 탄식을 했다. 그리고 헬기 격추에 관해서 물었다.
20시 15분 경에 미처 철수하지 못하고 황야에 남아 있던 일부 경보병부대에서 에이센군 헬기를 발견하고 선제 공격을 가했다고 했다. 대공 미사일등을 사용해서 헬기를 격추시켰는데 헬기를 제압하지 못해 헬기를 방패로 삼고 있던 에이센 잔류병들과 격렬한 교전이 벌어었졌고 1시간 40분 만에 다시 나타난 에이센군의 공격 헬기에 어쩔 수가 없이 철수했다고 했다. 그리고 추락한 헬기의 잔류병들은 구조헬기들로 탈출했다고 보고 했다. 보병부대는 공격 헬기의 공격에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를 올렸다. 그렇지만 미처 적들이 수습하지 못한 에이센군 10여구의 시체를 확보했다는 보고를 해 왔다. 보고를 받은 래리는 무릎을 치면서 안타까워 하면서도 통신 시설이 제대로 복구 되었다면 저들을 모두 잡을 수가 있었을 것인데 라면서 매우 안타까워 했다.
“이 녀석들이었구나!”
그는 그래도 이번에는 당했지만 다음번에는 기회가 있다는 말을 하면서
“헬기를 보내 줄테니 부상병들과 함께 그 시체들을 모두 셰어필드로 올려 보내라고 해!”
그리고 추가적으로 헬기로 탈출하지 못하고 일부 도주한 에이센군이 있다는 것과 함께 현재 이들에 대한 추격 작업이 시작되어 있다는 보고가 첨부되어 있었다. 그는 이것에 대해서는 보병부대 지휘관의 재량에 맡긴다고 답신을 내렸다.
통신 장애 때문에 이렇게 보고가 오랬동안 지연되었다. 일찍 통신이 회복 되었다면 병력을 파견해서 기지를 공격하고 달아나던 적들을 모두 잡거나 죽일 수가 있었을 것인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신이 매우 지쳐 있던 래리는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피로함과 긴장감 때문에 지쳐 있는 자신의 눈가를 문질러 주었다. 피곤했지만 정확하게 판단을 내려야 했다.
04시 10분 크라우프와 디네스는 정신없이 서북쪽을 향해서 달려 나가고 있었다. 이제 한창 어두운 때였다. 밤하늘에 떠 있는 달빛과 함께 정신없이 달려 가고 있던 중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디네스가 잔기침을 쿨럭거리면서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헬기가 추락할때의 충격으로 몸을 움직이기가 무척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추격자를 따돌리고 다시 헬기 있는 쪽으로 왔을때 구조헬기가 도착한 뒤였다. 헬기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철수시키고 난 다음 공격 헬기는 로켓탄으로 추락한 헬기를 파괴해 버렸다. 소리쳐 불렀지만 구조헬기와 수송헬기는 재빨리 아군 점령 지역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렇게 되니 두 사람은 회수 되지 못했고 이렇게 걸어 가는 수 밖에 없었다.
“어서 일어나! 빨리 움직여야 해!”
크라우프는 쓰러진 디네스를 부축해 일으키면서 다시 걸음을 재촉 했다. 돌멩이들만 잔뜩한 언덕을 겨우 기어 올랐을때 갑자기 그는 디네스의 어께를 잡고 아래로 찍어 눌렀다.
“뭐에요?”
깜짝 놀라 물었지만 크라우프의 손이 디네스의 입을 틀어 막았다. 바로 앞쪽으로 화톳불 같은 작은 불빛이 여러개 보였고 10여명의 무장한 병사들이 그 주위에 둘러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억센 손으로 입을 틀어 막혀 겨우 숨을 참으면서 눈만 크게 뜨고 앞을 살펴 보았는데 앞쪽으로 보이는 것은 위장막이 씌워져 있는 군인들의 야전 막사들이었다. 적어도 100명 이상의 병력이 야영을 하는 곳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황야의 추위 때문에 어쩔 수가 없이 불을 피워 둘러 앉아 있었을 것이다.
나직하게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는 크라우프의 말과 함께 두 사람은 조용하게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중간 중간에 파츠 베이스군의 소규모 부대들이 잔류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으니 이들은 중장비를 보유하지 못한 글자 그대로 완전한 보병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장비들은 모두 철수했지만 미처 회수 못한 보병들은 기동력이 없으니 이런 곳에서 은신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셰어필드를 공격할 때 이들에게 움직임이 발각되지 않은 것은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용히 언덕을 내려와서 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만히 이들에게서 멀어지려고 하고 있을때 갑자기 앞쪽에서 누군가 낮고 날카롭게 외쳤다.
“정지!”
어둠 속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사람들에게 발각된 것이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굳은 듯 멈추어 설 수 밖에 없었다. 크라우프는 가만히 디네스에게 자신의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도록 했다. 소리가 앞에서 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것을 양손으로 받아 쥐었다. 상대는 암구호를 물었는데 크라우프는 대답없이 양손을 번쩍 들었다. 다시 못들었다고 여겼는지 다시 한번 암구호를 물었다. 대답이 없자 다시 조금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
“누구냐?”
“이런때는 나와서 검문하는거 아닌가?”
크라우프가 한걸음 나서더니 그렇게 말을 했다. 가만히 소총의 노리쇠를 잡아 당기를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금속 부딪치는 소리가 2개가 났다.
“너희들은 누구야?”
어둠속에서 사람의 모양을 한 물체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서서 두 사람쪽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젠장할······’
…복구합니다…^_^;;;
크라우프의 뒤에 서 있던 디네스는 속으로 계속해서 일이 잘못되었다고 이빨을 부딪치기 시작했다. 상대는 앞으로 다가와서 크라우프에게 소총을 겨누었다.
“손 머리위로 들어!”
배운대로 착실하게 하려고는 하지만 목소리가 떨린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마도 지금 앞에 나온 병사도 이런 상황이 처음일 것이다.
크라우프는 상대가 다가오자 손을 머리위로 들었다. 상대는 이런 일에 경험이 없어 보였다. 신병일 것이고 모든 것이 많이 모자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 자신이 소총을 가지고 있고 탄약이 장전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우월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다른 한 녀석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었다고 한다면 이렇게 모습을 들어내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해서 대부분 보초를 설때 소총을 장전된 상태로 해 놓지 않는다. 탄창만 삽입해 놓고 의심스러울때 장전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지금 이곳은 전장터였지만 병사들은 그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위치를 숨긴 채로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고 자신의 동료들을 불러 들였을 것인데 이 사람은 모습을 들어내 똑바로 다가온 것이다.
“너희들은 뭐야?”
“에이센군 파일럿이다. 지금 격추되어서 도주하고 있던 도중이다. 젠장할!”
크라우프는 상대방에게 패배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