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603
에롤드 족 지휘관 알라샤드 두두그의 전폭적인 지원과 부사령관 스테판 란지에르 준장이 모아온 군수 물자 덕분에 나름대로 여유를 갖게 된 크라우프가 수송함 100척과 경비함 200척을 차출해 병원선과 호위 함대를 꾸며 함대에서 수용하고 있는 중상자들과 전사자들의 유품들을 실어 에르바 행성계로 출발시킨 것이 12시 30분 쯤이었다. 그리고 30분 뒤 그는 시르피드 XI호에서 참모들과 에롤드 족과의 협력에 대한 것을 주제로 회의에 들어갔다.
회의에 들어가기 전 크라우프는 참모들에게 우선 자신이 에롤드 족 함대와 연합 함대를 편성하려는 것이 단순하게 자신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했다.
“이것은 에르바 총독부의 정식 명령서다.”
크라우프는 에르바 총독부의 명령서를 꺼내 들어 보이며 참모와 주요 지휘관들 모두에게 현재 에롤드 족 함대와의 연합 함대를 편성하는 것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굳이 이것을 강조한 것은 일부 지휘관들이 에롤드 족과 연합 함대를 편성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듯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억누를 필요가 있었다.
점심 식사 후 함대의 참모나 주요 지휘관들 대부분이 시르피드 XI 호의 회의실에서 모여 한창 회의를 하고 있을 때 디네스는 낮에 자신의 방에 들어가 낮잠을 퍼질러 자는 시에나를 보고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밤새워 남자하고 뒹굴 거리고 낮에는 실컷 자두네?”
디네스는 대충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 아예 작심을 하고 침대에 쓰러져 있는 시에나를 보고 조금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을 했다. 사실 깨어 있다고 해도 별로 할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어서 몇 가지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것을 티아라가 대신 해 주니 조금은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아주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인지 디네스는 그녀를 크게 나무라지는 않았다.
“그냥 자게 둬! 내가 그냥 할 테니까 말이야.”
그러고 보면 티아라와 시에나가 무척이나 친한 사이라는 것은 이런 곳에서 드러나게 되는 것 같았다. 티아라는 상당히 시에나를 이해하는 입장에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것 때문에 디네스는 티아라 보다 시에나를 알게 된지 오래된 자신보다는 티아라와 더 친분 있게 지내자 은근하게 기분 좋지만은 않았다. 따지고 보면 둘이 비슷한 점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죽이 잘 맞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런 생각들을 던져 버리고 업무에 관련된 일을 물었다.
“아참 티아라! 티아라는 이제 제스하고 같이 부대 편성할 꺼야?”
“아마도······마음이 좀 잘 맞더라고! 디네스는 뭐 누구 마음에 드는 사람 있어? 이런 때는 쉽게 끌어 올 수 있잖아! 전체적으로 부대가 재편성 중이니 말이야.”
“에이! 뭐······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시에나는 차라리 혼자 부대 이끄는 것이 낫다고 할 텐데 말이야.”
약간은 빈정대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시에나를 오랫동안 알아온 것인지 디네스가 조금은 목소리를 내리 깔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고 티아라는 눈끝을 둥글게 만들며 가볍게 미소를 짓더니 슬쩍 말을 돌렸다.
“그럼 어딘가에 적당한 남자라도 봐 두었나 보네?”
“응? 아니······어쨌든 간에 무엇이 어떻게 되든지 빨리 이 일이 좀 끝났으면 좋겠어. 마음놓고 편히 쉬고 싶어!”
놀림을 받았다고 생각했는지 뾰로통하게 입술을 앞으로 내미는 디네스에게 티아라는 피식 웃으면서 말없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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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 진급이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뭐…나름대로 이유를 붙이기는 했지만…음…
그나저나 날씨가 장난이 아니군요…엄청 쌀쌀합니다 그려…
이런 날에는 뜨뜻~한 아랫목에서 잠이나 자는 것이 최고인데 말입죠…음…^_^;;;
아니면 보글보글 끓는 동태찌게에 쐬주를 가볍게 한잔 걸치고 빈둥대는 것도 좋은데…
그런데…현실은…쩝…에효효…-_-;; 기껏해야 맛나는 낙지찌게 뿐이니…^_^;;;;
…염장이었수? 냐~~~하하하하하하하하핫~~!!! ┌(^0^)┘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8…
작가넘이 논문을 완성~!!…‘독자와의 대화’에 복귀합니다…아뒤쥔장은 이만~~!! 아디~오~스~ ^0^)/~
d(◎,.ㅇ
●‘지옹’님…쿨럭…1타를 하시다니…대단하시옵니다…에롤드 족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 코프 녀석이 카레나 한테 배운 것이지요…으흐흐흐…^ㅅ^; 모든 분들이 코프 녀석의 진정한 능력을 모르시는 듯…글쿠…디나한테…깐죽거리는 녀석…전에 시에나한테도 깐죽거렸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 일용할 양식 감사합니다…맛나게 먹겠습니다…^0^)/~
●‘타파’님…쿨럭…2타라…이거…운이 자꾸 없으신 것 같네요…조금만 더 거시기 하시면 반드시 1타를 하실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_____^)/~ 글쿠…20대 장군이면…좋지 못합지요…헐헐…특히 코프 넘 보다 잘나가는 넘은 좀 그러니 말이지요…에헤헤헤…그나저나…그렇군요…조용히 주변 사람 시키기…헐헐…생각보다 위험…네? 전에…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끼고 다니는 일을 하셨다굽쇼? 헐…~0^;
●‘가연을이’님…?0?;;; 네…네…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어쨌거나…그 남자 하고 잘 지내보시길…^0^)/~ 일단 내일 엄청 추워 진다는데…아르방 나갈 것이 걱정입니다…쿨럭…쿨럭…
●‘판타로드’님…네? 미녀 장군요? 헐…하지만 문제가 있답니다…장군 쯤 되려면…다이레아 처럼 줄을 잘 타든가 그렇지 않으면…좀…^^; 그나저나 라자루스 녀석…뭐 괜찮지 않습니까? 산삼보다 더 약발이 좋은 고삼을 낼름했다고 자랑할 넘이니 말입지요…^ㅠ^; 그나저나 판타로드님…그 뒤에 서 계신 분들이 누구시죠? 어? 모두 슬쩍 피해 들어가시네…~-~a…
●‘위풍당당’님…콜록…콜록…콜록…이…이거야…그래서…판타로드님하고 나왔던 사람들이 모두 그냥 돌아간 거구나…콜록…콜록-베시시
●‘룬마스터’님…(슥슥)(부비부비)…으흐흐흐…위풍당당님으로 부터 받아온 것입니다…나누어 받아 주세요….글쿠 하렘당 강경파 모든 분들게 전염을…으흐흐흐…
●‘yaiddasya’님…(슥슥)(부비부비)…으흐흐흐흐…아니 왜 yaiddasya님도 웃으시는 건지…네? 독감 주사 맞으셨다구요…OTL…아니 갑자기 품속에서 꺼내 드시는 것은 무엇? 앗! 그건…드럼식 탄창을 장착한 G36??? 아참!…AK-47은…아참 하렘당원들에게 빼앗겼지? 이런!!! 작가넘은 서둘러 몸을 숙인다…그 머리위로 G36 소총탄이 쏟아져 날아가는데!
●‘내멋대로할꼬야’님…저…저 좀 숨겨 주세요…yaiddasya님이 불법 무기를 가지고…ㅠ-ㅠ; 그나저나 왠 CD세요? 그것도 정품…쿨럭…저 작가넘은 대부분이 불법 CD인데 말이죠…헐헐…~-^;; 앗! 잠깐 누구를 부르시는 겁니까? 네? 666회가 다다르면 기념 파티를 벌여 주신다굽쇼? 그때 yaiddasya 님을 비롯해서 총 궐기 대회를 하신다구요? yaiddasya님의 G36 공격이 그냥 맛보기였다니…윽…┏(ㅠ0ㅠ)┛…우에엥…
●‘B612’님…저 작가넘은 이번에…아뒤쥔장님하고…과일을 안주 삼아…모처럼 만에 아뒤쥔장님이 사신…1만원 짜리 1.5리터 와인이나 마셔야 겠습니다…쿨럭…쿨럭…빼빼로 데이는 상술이다…물러가라! 솔로천국!!! 커플지옥!!! ~\(~0~)/~
●‘무쏘’님…쿨럭…싱아…싱아x100…싱하가 되어 가네요…쿨럭…그러면…그냥 존내! 맞기 전에 다들 순결당으로 다들 집합!!! 이 되려는 건지…쿨럭…허걱…저 작가넘도 잠시 묵념을…쿨럭…
●‘다크크라이드’님…디나 녀석…뭐 급하다면 급하지요…으흐흐흐…수많은 열매당과 하렘당 강경파를 해체시켜 버리기 위해서는 말이지요…에헤헤헤…그나저나…다행입니다…저 작가넘…학교에서 제법 본 탓에…쩝…~-~;; 솔로 천국…커플지옥!!(ㅜ-ㅠ;)/~
●‘블래스터’님…글쎄요…뭐…디나도 뭐…^^; 그나저나…yaiddasya님…부러워 죽겠네요…쩝…글쿠…저 작가넘 고교시절 바로 담장 하나를 가로 질러 여고와 여중이었는데 말이죠…헐헐…밤에 담넘어가서…여고생 방석 훔쳐오기…^^;
●‘하얀백작’님…쿨럭…그냥 버리기 아까우니 줘 버린 듯…~-^; 하지만…조금은 황당하셨겠습니다…헐헐…하지만…마눌님의 반응…이해합니다…어찌 하셨는지는 몰라도…갑자기 빼빼로는 한바구니 받아 들고 와서 자랑하시면…의심이 날 수도…하지만…하지만…하지만…하얀 백작님을 위해서…크라우프에서 어덜트적인 면을 빼 버리는 것도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서두…일단 요즘…스토리가 막히는 것이 없으니…헐헐…^0^;;
●‘시르피드’님…쿨럭…다행입니다…커플들의 염장 공세에…짜증이 만땅…차라리 모르는 것이 다행이지요…헐…
●‘제로나인’님…크라우프 녀석이 중장 되면…뭐…그 만큼…승진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사령부 직할의 뭐…공중 전투대 지휘관들…뭐 이런 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이지요…^^; 타파 바자이 싱아…뭐…꼭 필요한 캐릭이니…코프 넘 휘하로 오게 된답니다…코프 넘 휘하에 마땅히 정국을 지휘할 인물이 없으니 말이지요…으흐흐흐…
●‘싱아’님…아하하하…일단 코프 넘 휘하로 오게 된다면 놀 물이 좀 넓어 지지 않을까 합니다…시에나와 티아라는 그렇다 쳐도…디네스를 비롯해…많은 좋은 물고기들이 놀고 있으니 말이지요…헐헐…글쿠…타파 바자이 싱아…마음에 드시는지요…^^; 제법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 좋기는 합니다…으흐흐흐…
●‘acehelp’님…내일은 더 춥다고 하는데…acehelp님…감기 조심하시고…자당께서 작고하신 친구분께도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m(_ _)m…
●‘나만의천사’님…하지만 디나가 불쾌하게 생각해 일어나 피했죠…그리고…앞으로 더 즐거운 물이 라자루스의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듯…으흐흐흐흐…
●‘테르미도르’님…저 작가넘은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ㅠ-ㅠ;;
●‘애니~’님…그간 어디 계셨어요…ㅠ-ㅠ…(슥슥)(부비부비)…못보신 사이…디네스가 이제 소령 승진할려고 작정하고 있어요…으흐흐흐흐…디네스 많이 사랑해 주시길…
●‘soulschas’님…햇살이 좋으면 야외에 있는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의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헐헐…그나저나 타파 바자이 싱아 대령의 말이 많은 공감을 얻는 듯 합니다…^^;
●‘지호아빠’님…저 작가넘…감기 걸릴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답니다…하지만 그래도…연중을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지호아빠님도 감기 걸리지 마시구요…특히 ‘지호’의 아빠이신 것 같은데…지호도 감기 안걸리기를 빕니다…지호아빠님 화팅!
내일 몹시 춥다네요…모두들 건강하시구요…순결당 만쉐이입니다…그리고…666회 테러를 위해서…모든 분들이 힘을 비축하시는 것 같네요…저 작가넘도…새로운 무기를 구입해야 겠습니다…흠…그런데 돈이 없네요…ㅠ-ㅜ;
..생각해 보니 굳이 소제목을 바꿀 필요는…-_-;
에롤드 족 주요 지휘관들이 시르피드 XI호에 도착한 것이 10월 20일 22시 30분 쯤 이었다. 에롤드 족 지휘관들 모두 그 자신들이 사용하는 전함을 타고 시르피드 XI호 근처로 모여 든 후 소형 셔틀을 이용해 차례대로 시르피드 XI호 내부로 들어왔다.
“꽤 많네?”
주변에 몰려든 전함은 에이센군에서 제공한 구식 전함이었기 때문에 굳이 놀라울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종족에 대한 호기심은어쩔 수 없을것이 분명했고, 이 때문에 함내로 들어오는 에롤드 족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크라우프는 시르피드 XI호의 승무원들에게 에롤드 족 지휘관들이 불쾌해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 금지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렇지만 에롤드 족이라는 것을 처음 보게는 수병들 중 일부는 몰래 에롤드 족들을 구경하기 위해 이들이 지나갈 만한 곳 근처에 나와 있었다.
크라우프의 엄명이 내려졌지만 디네스도 에롤드 족이라는 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그들이 회의실로 이동하는 통로 쪽에 나와 전기 자동차에 탑승해 스쳐 지나가는 에롤드 족의 모습을 구경했다.
디네스는 2m는 가뿐히 넘는 거구에 얼굴에 털이 덥수룩하게 나와 있어 무슨 원숭이 같이 생긴 족속들이 연이어 사령관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조금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들도 에이센어를 구사할 줄 알고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드는 이질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 디네스의 옆으로 하버마스 중위가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어깨를 살짝 툭 치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
“그나저나 털복숭이들이 덩치들이 굉장히 큰데요? 저도 처음 보는데 말이에요. 할아버지는 옛날에 에롤드 족하고 많이 싸우러 다니셨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이렇게 같은 배에 있는 에롤드 족은 죽은 시체들 밖에는 없다고 했거든요.”
갑자기 옆으로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건네는 하버마스 중위 때문에 디네스는 별 것 아닌 일로도 깜짝 놀랐다.
“놀래라……아참! 그러고 보니까 제스는 사르메스 안쪽 지역 출신이지?”
“네! 대위님의 고향이 프로스베인이라고 하셨죠? 그곳은 아이크 쪽이니까 에롤드 족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하셨을 것 같네요.”
“맞아……그래도 듣기는 했는데 말이지……그나저나 저런 털복숭이들하고 같이 연합 작전을 펼쳐야 한다는 거야? 왠지 좀 기분 나빠! 어디에서 저런 것들하고 쯧……”
불쾌하다는 듯이 대답하는 디네스를 보고 듣고 있던 하버마스 중위도 같은 생각이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아마도 그렇겠지요. 기분이 좀 좋지 못해요. 할아버지 말로는 저 털원숭이들 예전에 변경 지역을 떠도는 상선들을 많이 공격했다고 들었는데 말이에요. 아참! 할아버지는 옛날에 행성간 경비대 소속이었어요. 그때는 에롤드 족과 같이 변경에서 자주 출몰하는 저런 우주 해적들을 상대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었다고 했는데 말이에요.”
하버마스 중위도 해적들과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기분 좋지 않다며 은근하게 투덜거렸다.
“맞는 말이야. 사령관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녀석들하고 힘을 합치려는 건지 에휴……그래도 병사들 앞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없으니……”
그녀와 같은 기분이 들어 살짝 목소리를 낮춘 디네스도 은근하게 투덜거리니 하버마스 중위가 오히려 사령관도 명령을 받는 입장일 테니 좋게 이해하자며 디네스를 다독였다.
“하기야 우리 함대가 아니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이 와서 연합 작전을 편다고 했을 테니 말이야.”
“그렇겠죠. 어쨌든! 만약에 저 털복숭이 원숭이 놈들이 우리를 배신한다든지 하면 다 죽여 버릴 꺼에요.”
디네스는 에롤드 족을 야만족처럼 보고는 있지만 그들에 대해서 막연한 선입견만을 가지고 있을 뿐 적대감 같은 것은 거의 가지고있지 않았다. 단지 그들의 이질적인 생김새에서 오는 막연한 불쾌감을 가지고 있는 정도일 뿐이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하버마스는 강한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고, 그 이유가 굼긍해 진 디네스는 그녀를 보고 은근한 표정으로 물었다.
“제스……에롤드 족 하고……원수진 일 있어?”
“네? 네, 뭐 할아버지 큰누나면 고모할머니 뻘이죠? 고모할머니하고 작은할아버지가 에롤드 족과의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해요. 사르메스 지역 출신들 중에서 할아버지 나이를 가지신 분들은 거의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분들 중에서 에롤드 족과의 전쟁에서 어떻게든 전사자가 한 둘 씩은 있으니까 사르메스 지역 출신들은 에롤드 족에 대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죠. 쩝, 그나저나 같이 야식 먹고 잘래요? 어쨌거나 저 털복숭이들을 보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네요. 그리고 이렇게 에롤드 족이 몰려들어 온다는 것은 전쟁이 오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쉴 수 있을 때 쉬는 것이 에롤드 족을 구경하는 것 보다 휠씬 중요할 것 같아요.”
첫마디는 약간 목소리를 더듬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제법 똑바르게 대답하는 하버마스 중위를 보고 디네스는 묵묵히 같이 가서 야식을 먹자고 대답했다.
크라우프는 에롤드 족 소함대 지휘관들이 들어와 앉아 있는 전략 회의실에 들어서니 어딘지 모르게 회의실 안이 빈틈없이 들어찬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에롤드 족 남성들은 보통 인간보다 체격이 크고 신장도 평균 2미터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가 에이센군 지휘관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입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부사령관 작전 참모, 그리고 부관과 함께 회의실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크라우프가 먼저 렘테어로 에롤드 족 소함대 지휘관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대단하군요 렘테어의 발음이 상당히 좋으시군요.)
에롤드 족 지휘관들은 크라우프가 자신들의 언어로 인사를 건네자 상당히 기분이 좋다는 표현을 했다. 그리고 에롤드 족 지휘관들 중에서 다소 나이가 많은 듯한 회색의 털을 가진 인물이 조금은 굵직한 목소리를 내며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나는 알드다 케드다 라고하네. 생각 보다 젊군!)
알드다 케드다 라고 자신을 밝힌 에롤드 족 지휘관에게 시선을 돌린 크라우프는 이내 공손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하지만 에이센 황제께서는 에롤드 족 여러분들을 결코 무시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렘테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저를 보내 주신 것입니다.)
크라우프는 에이센 수뇌부가 본래는 에롤드 족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사실을 쏙 빼고 자신이 렘테어를 사용하는 것을 내세워 에롤드 족의 마음에 들려 애썼다. 그리고는 그들이 무어라 입을 열기 전에 재빨리 현재의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공동 작전을 펼치게 되면 발바이스 함대의 군사 작전을 견제할 수 있으며, 특히 아나베 행성계의 한 축을 방어해 낼 수 있다며 방어 작전의 당위성과 연합 작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크라우프의 설명을 듣고 있던 케드다가 갑자기 바르디아어로 크라우프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일단 지아네 행성계는 이미 발바이스 함대 수백만 척에 둘러 싸여 있습니다. 발바이스는 분명 지아네 행성계를 점령하고 나면 그 병력을 남아 있는 이곳으로 돌릴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병력을 규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발바이스 함대에게 대항해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약간 당황하는 듯 했지만 원칙을 반복했다. 잠시 뒤 크라우프의 설명을 듣고 있던 케드다가 짧은 한숨과 함께 자신의 질문 의도를 명확하게 했다.
(우리는 에이센으로부터 확실한 군사적인 지원을 약속 받지 못했네. 우리가 전장에서 죽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싸우려고 한다면 무기와 보급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할 것이네. 지금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무기는 전부 에이센 황제께서 제공해 주신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지금 가까이에 까지 발바이스 함대가 몰려들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에이센은 자네 이외에는 별다른 병력 지원도 물자 지원도 하지 않고 있네! 듣자 하니 정규 함대 30만 척이 에르바 행성계를 출발해서 실만 베르퍼 쪽으로 향해 나오고 있다고는 하더군. 하지만 그것은 지금은 발바이스의 손에 떨어진 에이센의 실만 베르퍼 행성계에서부터 에르바 행성계까지 겨우 20일 정도 거리 밖에는 되지 않으니 그것을 저지하려는 것이지, 에롤드 족을 지원하려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에이센과 협력해 전투를 벌이려면 이에 대한 충분한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보네!)
현재 에롤드 족이 처한 입장을 대변하는 듯 케드다는 에롤드 족 지휘관들이 하고 싶어하는 말들을 전부 크라우프에게 털어놓았다. 이것 모두 현재 에롤드 족이 에이센에게 가지고 있는 불만임과 동시에 전쟁을 수행하고 연합 작전을 결성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상대가 자신에게 내뱉는 말을 심각하게 받아 들였다.
[일단 보급에 관해서는 흠, (사령부에서 직접 지원을 해 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크라우프는 당황한 나머지 갑자기 첫 단어가 바르디아어가 튀어 나왔지만 그 다음 말은 렘테어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그렇겠군. 하지만 아직 에이센 수뇌부에서 보급 문제에 관한한 확실한 대답이 없네!]케드다가 은근히 노기 서린 목소리로 모든 것을 확실히 하라는 요구를 해 왔다. 난감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던 크라우프는 그의 요구가 에롤드 족으로서는 당연한 요구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까지 에롤드 족이 에이센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에르바 총독부의 무관심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에이센 주력 함대의 대부분이 네슬런 행성계로 향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이쪽으로 돌려지는 물자와 보충되어지는 병력이 적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충분한 보급을 해 주기로 에르바 총독부에서 약속해 주었습니다.)
어쩔 수가 없이 막연한 약속을 해 주게 되는 크라우프에게 케드다가 다소 분노한 목소리를 내면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지금 코앞에까지 발바이스 함대가 15만에서 18만 척이 밀고 들어와 있네! 적은 병력이지만 당장에 그들을 어떻게 상대하라는 건가? 지금 자네와 우리가 이끌고 있는 전력을 모두 규합한다고 해도, 에롤드 족 자치구 4개 행성계를 전부 긁어모아도 최대 25만 척이 되지 못할 것이네! 그런데 어떻게 이곳을 지켜낼 수 있다는 건가? 자칫하다가 지금 우리들은 터전을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네! 그럼 우리 에롤드 족은 멸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야!)
절박한 심정을 직접적으로 토로한 케드다 때문에 크라우프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이내 그들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현재 네슬런 행성계 쪽으로 에이센 주력 함대가 집중되고 있는 중이니 생각외로 이곳 에롤드 족 자치구 쪽으로 발바이스 함대의 병력이 모아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크라우프의 설명이었다. 에롤드 족이 두려워 하는 것은 이미 함락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함락 직전이라고 믿어지고 있는 지아네 행성계에서부터 발바이스 주력 함대 200만 척 이상이 몰려드는 일이었다. 확실한 에이센의 군사적인 지원이 없다고 한다면 전멸은 기정사실이었다. 이에 크라우프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에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된다면 함께 에르바 행성계 쪽으로 퇴각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겨우 내놓은 것이 맞서 보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후퇴하자는 의견을 내놓자 케드다는 묵묵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리고는 뜻밖에도 에이센어로 크라우프의 의견에 반대했다.
“우리들이 이곳에서 물러난다면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것이오?”
크라우프는 뜻밖에도 에이센어를 구사하는 케드다를 보고 잠시 놀랐지만 침착하게 렘테어로 대답했다.
(다시 돌아오실 수 있습니다. 만약에 여의치 않은 경우에 잠시 물러서는 것뿐입니다.)
처음부터 가장 최악의 상황을 논의하게 되는 것이지만 일단은 최악의 상황에서 행동해야 할 것을 미리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케드다의 대답을 기다리기 전 살짝 고개를 숙여 도움을 청하듯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란지에르 준장과 다이레아, 그리고 클로리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들 모두는 렘테어와 바르디아어, 그리고 에이센어서 마구 뒤섞여 대화가 진행되는 바람에 그 세부적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큰 고역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이 입장이니 만큼 따분해 한다거나 하는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케드다는 짧은 한숨과 함께 차분한 어투로 자신들의 현재를 설명해 주었다.
(우리들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 된다오. 에이센인인 자네는 잘 모르는 일이겠지만, 셀 수도 없이 오래 전 우리들은 어느 자그마한 행성의 표면에서만 살고 있었다고 하오. 그러다가 우주에서 신들이 찾아 왔는데 그들과 우리 선조들이 결합하여 지금의 에롤드 족이 태어났다고 하오. 그 덕분에 유리 에롤드 족들은 신들의 지도를 받아 자그마한 행성의 표면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우주 공간으로 나오게 되었소. 그러다가 우주에서 뮤틸레 족이라는 신의 또 다른 자손들과 함께 신을 도와 우주에 넓은 대 제국을 건설했소이다. 그렇지만 어디에선가 흘러 들어온 바르디아인들이 차츰 세력을 키워 간악한 술수로 우리와 뮤틸레 족을 원수지간으로 만들더니 우리 에롤드 족을 이용해 뮤틸레 족을 공격해 뮤틸레 족을 멸망케 했소. 이후 바르디아인들은 우리들도 배신을 해서 우리 에롤드 족을 정처 없이 떠돌게 만들었다오. 그러다가 겨우 다시 얻게 된 우리의 영토란 말이오! 우리가 이곳에서 떠난 다면 다시 이 우주를 떠돌게 될 것이 분명한데 어찌 우리의 영토를 버리고 떠날 수 있겠소? 우리는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싸울 것이오.])
강한 어조로 자신들이 결코 이곳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피력하는 케드다를 보고 크라우프는 묵묵히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상대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에롤드 족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다시 에롤드 족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러설 수 있을 때 물러설 수 있는 것이 바로 에롤드 족의 생존을 위해서 중요합니다. 케드다 장군! 어렵게 얻은 지금의 이 영토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에이센의 군대는 반드시 발바이스 함대를 물리쳐 승리를 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물러설 수 있을 때 물러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케드다와 크라우프는 지아네 행성계가 발바이스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면 그 군사력이 전부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를 포함한 에롤드 족 자치구의 잔여 지역 내부로 돌려질 것이 분명한 절박한 상황에서 당장 눈앞에도 15만 척이 넘는 발바이스 함대가 근접해 있었기 때문에 결사 항전을 벌이거나 전력을 온전히 유지한 채 후퇴해야 한다는 것까지 의견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크라우프는 지금 에롤드 족이 현재 영토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집착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과도하게 집착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었는지 다소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사실 에롤드 족에 대한 사전 정보 부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크라우프의 거의 준비를 하지 않고 에롤드 족과의 협상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무능함과 무지함을 절식히 깨들은 크라우프는 조용히 케드다에게 에롤드 족이 지난 수 천 년 동안 일정한 영토를 획득하지 못하고 유랑하며 지냈지만 끝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 물러설 때 물러설 줄 아는 것이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영토야 어떻게든 다시 얻으면 그만이지만 에롤드 족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면 에롤드 족들은 아예 우주에서 사라져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만일의 경우 물러서는 것을 포기하셔서는 안됩니다. 알고 계시다 시피 에이센인들이 과거 바르디아인들의 공격을 받아 수많은 영토를 포기하고 심지어는 수도성까지 내어주고 후퇴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결국에는 바르디아인들을 다시 몰아내게 되었습니다. 저를 믿고 최선을 다해 싸운다면 지금 당장은 발바이스 함대에 밀려 나간다고 해도 결국에는 승리를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번역기를 통하지 않았으면 솔직히 말씀 드리면 한 마디도 못 알아들었을 것입니다.”
23일 06시나 되어서야 모든 상황이 끝이 난 탓에 크라우프와 같이 밖으로 나오게 된 스테판 란지에르 준장은 어떻게 바르디아어와 렘테어를 잘 구사할 수 있냐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크라우프는 부끄럽다는 듯이 웃음을 지었다. 그런 뒤 에롤드 족과의 회의에서 결정난 사항을 반복 설명했다.
“일단 맞 싸우는 쪽으로 모든 것이 결정 났으니 전투 준비를 진행시켜 두도록 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바투스 행성계를 위시로 해서 발바이스 쪽으로 아메드 사카 행성계와 모건 헉슬리 행성계 쪽 자체의 경비는 에롤드 족이 맡도록 하고, 우리들은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와 무카나 행성계 쪽에서 발바이스 함대의 전진을 견제하기로 했습니다.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