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620
“그만! 모두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말을 하게 되어서 정말로 미안하지만 나는 죽을 생각은 조금도 없네······여기 있는 다이레아 마티스 준장을 두고 내가 죽을 것 같나? 일단 최대한 부하들을 살리고 나도 후퇴를 할 생각이네······그러니까 염려하지 말도록 하게. 부사령관님 후퇴해야 하는 부대를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각하!”
그의 결의를 알게 된 란지에르 소장은 크라우프에게 부동자세를 취한 후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동작으로 경례를 올렸다.
“······그나저나 어디에서 뵙죠?”
경례를 마친 후 갑자기 이것을 물어 보는 란지에르 소장에게 크라우프는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하핫! 일단 실만 베르퍼 행성계 쪽으로는 퇴로가 차단되었을 것이니 리베스텔 행성계 쪽으로 퇴각합시다. 그곳에서 아나베 쪽이 아닌 실만 베르퍼 행성계나 에르바 쪽으로 후퇴하는 걸로 하죠.”
부사령관 란지에르 소장이 시르피드 XII호에서 빠져 나가자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함께 란지에르 소장이 이끌게 되는 함대를 제외하고 전투력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는 3만 척 정도의 순양함과 구축함으로 이루어진 함대를 전투중에 재편성해 내었다. 그러는 와중에 에롤드 족 지휘관인 알리샤드 두두그가 함께 남기를 자청해 왔다.
(알리샤드 두두그······당신이 죽을 자리는 이곳이 아닙니다.)
자칫 죽을 것이 뻔한 곳이었지만 크라우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두두그에게 란지에르 소장과 더불어 후퇴할 것을 권유했다.
“자네도 퇴함하도록 하게!”
크라우프는 란지에르 소장이 함대를 이끌고 후퇴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시르피드 XII호는 적을 저지해 나가려고 하고 있는 이때 부관인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를 돌아보며 안전하게 살아 남을 것을 권유했다.
“각하! 저는······”
뜻밖의 말을 듣게 된 클로리사가 당황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자네는 나에게 부관으로서의 의무 이상을 할 것은 없네······”
그러자 클로리사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각하께서 살아 남으실 생각이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그 옆에 끼어 있고 싶습니다.”
“······바보 같긴!”
그는 살짝 퉁명스럽게 대답을 한 후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테르 벨키우스는 에이센 함대 중에서 순양함과 구축함들로만 구성된 3만 척 남짓한 함대가 편성되고 있는 것은 어렵사리 발견하고는 짧게 심호흡을 했다.
“제법이로군!”
그는 에이센 함대가 3만 척 남짓한 전력을 이용해 시간을 끄는 사이 6만 척 남짓한 잔여 함대가 후방에서 재정비할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선두 함대가 미끼가 되고 6만 척 정도의 함대가 후방에서 유기적으로 반응해 아군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저지해 내려는 것 같습니다.”
적 함대의 움직임에 대한 보고를 유심히 듣고 있던 카리드도 테르 벨키우스의 판단을 거들었다. 테르 벨키우스는 잠시 생각을 해 본 후 지금으로서는 자신이 정면으로 공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금 이 상태에서 물러난다고 하면······적을 완전하게 놓쳐 버리게 된다.”
“그렇습니다.”
둘은 서로의 의견을 종합한 뒤 곧 함대에게 전진해 나가도록 명령했다.
크라우프는 현재 남아 있는 9만 척이 조금 넘는 함대 전력이 자신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손상을 입었거나 공동 작전중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종종 크라우프의 지시를 어기고 저돌적인 공격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에롤드 족 함대 등 조직적인 저항에 걸림돌이 되는 함대를 덜어내 버린 것을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란지에르 소장이 이끄는 함대의 후퇴가 시작되자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바짝 접근해 들어오는 발바이스 함대를 향해 크라우프가 이끄는 에이센 함대는 빔포와 미사일을 발사해 넣기 시작했다.
“시르피드호 앞으로! 발바이스 함대를 저지해 낸다!”
사령관인 크라우프의 명령에 따라 3만 척의 순양함과 구축함으로 구성된 함대가 발바이스 함대를 향해 포문을 연 것이 06시 45분쯤이었다. 그렇지만 이때쯤에는 공중 전투 부대가 발바이스 함대의 수적인 압력에 차츰 밀려나오기 시작해 절대 방어 라인이 함대 쪽으로 바짝 밀려나 있는 중이었다. 아직까지는 에이스 파일럿들의 활약에 의해 함대까지 적 바리스타 부대의 돌파를 허용하지는 않고 있기는 했지만, 적이 숫적인 우세를 앞세워 워낙 강력하게 밀어 부치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 방어 라인을 유지해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지난번 실만 베르퍼 행성계에서부터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로 이동해 오는 과정에서 발바이스 함대 5만 여 척과의 교전으로 바리스타 전력의 많은 부분이 손실을 입은 상태였는데 그 손실된 부분의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발바이스 함대도 마주 나오고 있군요. 각하 이는 분명히······”
잠시 동안 말없이 발바이스 함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다이레아는 침착한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돌아보며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이 아군 함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다시 말을 꺼내려다가 목이 칼칼하게 느껴져 침을 한 번 삼킨 뒤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은 란지에르 소장의 함대가 단순하게 후퇴한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발바이스 함대가 아군 함대의 움직임이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 몇 번 더 생각하게 만들라는 것이로군!”
다이레아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짐작한 크라우프는 살짝 입가를 들어올리며 명심하겠다고 대답한 뒤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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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궁…허리가…우드득…요즘 하도 테러를 많이 당해서 그런지…차츰 몸이 골병이 들어가는 듯 하네요…헐헐…그것뿐만이 아니라…이상하게 떵배가 줄어들려나…하루에 화장실을 두 번씩 가게 된다는…헐…이게 모두 열매당과 하렘당의 저주인가…가연을이 님을 빨리 사로잡아야 하는데 말이지요…해독제가…해독제가…~-~;
●‘더락’님…1타…^_^)b 저 작가넘…어제의 로또는 완존히 환장 그 자체…~,.^; 그나저나 더락…WWE 선수 중에서 저 작가넘이 제법 좋아하는 인물인데 말이지요…요즘에는 영화 촬영이다 뭐다해서…~~~; 더락님…그러니…순결당으로 와주실 거죠?(슥슥)(부비부비)…
●‘ⓐⓖⓝⓔⓢⓔ†’님…쿠울럭…1년 동안을 잠수 타셔야 한다니…쩝…ㅠ,.ㅜ; 저 작가넘…ⓐⓖⓝⓔⓢⓔ†님의 앞날에 서광이 어리기를 바랍니다…ⓐⓖⓝⓔⓢⓔ†님…앞으로도 건강하시구요…화팅입니다…ㅠ~^)/~
●‘룬마스터’님…3타이십니다…^0^)/~ 룬마스터님을 뵈면 왠지 모르게 즐겁다는…으흐흐…에이스 파일럿은 뭐…말씀대로 안죽어야 에이스 파일럿 취급을 받는 다고 생각합니다…물론…에이스 답게 적기에 격추되는 것 보다는…불행한 사고(?)로 죽는게 더 아쉽구요…전투 중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사고는 안타까우니까 말이죠…글쿠…복상사라…코프넘은 이제 파일럿이 아니랍니다…으흐흐흐…^ㅠ^)/~
●‘한뫼’님…4타이시네요…조금 아쉽기는 하지만…자! 여기 사타를 하셨으니 사탕을…^0^); 맛있는 츄파춥스랍니다…저 작가넘이 가끔 껌이 없을 때 자주 빨아먹는 것이지요…아! 그…사탕은…저 작가넘이 입을 댄 것이 아닙니다…그 의심의 눈초리는 거둬 주시구요…아? 포장이 좀 엉성하게 한 게 이상하다구요? 아하…가지고 다니가 조금 찟어진 것인데…너무 염려 마세요…(슥슥)(부비부비)…
●‘판타로드’님…이런…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뒤 열매당과 하렘당 당사 앞에서 대대적으로 순결당원들을 모집하려던 계획이…~,.~; 아! 그 뒤에 있는 저…검은 양복…흰양복…붉은 양복의 사내들은…아! 저들이 모두 사시미를 빼 들다니!!! 허걱!!! ┗(;◎~ㅇ)┓…텨=텨=텨…잡아라!(~0~)/<-판타로드님…냉정하게 명령을 내리는 판타로드님의 뒤를 따라 수많은 사내들이 일제히 달려나간다…(~(^(@(=(-(*~0~*)-)=)@)^)~)…잡아라!!! 저기 작가넘이 튄다! 그런데…아뒤쥔장님은 어디로 튄거야! 벌써 사라지다니!!!
●‘내사랑천사’님…크라우프 넘…흐음…앞으로…30일 이내에 보급을 받을 예정이랍니다…신병들과 더불어…다수의 전투 물자들을 보충 받지요…현재 대대적인 병력 개편이 필요하니…코프넘도 무엇인가 한자리 할 수 있을 듯 보입니다…그때 되면 보다 본격적으로 사건이 전개될 것이랍니다…^^;
●‘나만의천사’님…쿠울럭…저 작가넘…도…돈 없습니다…요즘 666회를 대비해…T-95 전차를 구입하고…SAM-18…AT-14…AKS-47…등등의 무기를 구입하느라고…돈을 전부 써 버린 관계로…헐헐…꾸울꺽…대전과 청주…전부 서식지에서 가까운 곳이군요…서로 비슷하게 30분 정도 거리…~0~)/~ 특히 대전으로 학교를 다닌 탓에…헐헐…아! 그렇다고…에잇…텨=텨=텨…
●‘데스티노’님…본격적인 보급은 최저 30일 정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랍니다…그때가 되면…타파 바자이 싱아 준장을 비롯해서…크라우프넘의 부관으로 예정된 백수군 중위…채씨 자매…etc 등등입니다…^ㅅ^)/~ 기대해 주시길…
●‘시르피드’님…무쉬 말씀을…아무리 당사가 크다고 해도…저 작가넘은 결코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홍보 전단이…무엇이 초라하단 말씀이십니까? 비록…당사만 큰 열매당과 하렘당에 비해서…순결당은 매우…알찬 당이랍니다…^0^)/~ 순결당 만쉐이!!!
●‘마이트레야’님…맞습니다…최고의 지휘관이란…전력을 보전하고 질서 정연하게 퇴각시킬 수 있는 지휘관일 것입니다…그 점에서 코프는…반쯤은 되다만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적어도 말이지요…^^; 다음 주는 내내 포근하다고 하니…화팅입니다…그래도 감기 조심하시구요…건강하시길…^^
●‘acehelp’님…자! acehelp님…순결당에 오셨단…환영입니다…그런데…가식 입당이라…하지만 저 작가넘은 믿습니다…acehelp님이 곧 정의에 귀순하실 것을 말입니다…acehelp님…화팅! 순결당의 멋진 모습을 지켜보시길…^^;
●‘휴식시간’님…허걱! 아뒤쥔장님을 향해 날아가는 미슬이…~-~;; 안돼요!!! 아뒤쥔장님!!! 작가넘이 출렁이는 뱃살을 가지고 몸을 날려 보지만 미슬은 여지없이 아뒤쥔장님을 향해 날아가고…그러나…아뒤쥔장님은 묵묵히 걸어가고 있고 미슬은 그냥 그 옆을 스쳐 지나가 버린다…어…어찌된 일이지? 아! 아뒤쥔장님의 검은 오러 때문에…미슬이 목표를 놓쳐 버린 것이로구나…헐…글쿠…브로마이드라…좋기는 한데…저 작가넘은 순결당원들과 하렘당 온건파 당원들에게…모든 처자들의 누드 사진첩을 제공하고 있다는…^ㅠ^)/
●‘soulscahos'님…일단 시에나가 다치기는 힘들 듯…그나저나…뭐…직접 손댄다고 한 것은 아니고…옆에 앉아서…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조물딱 거렸다는…^ㅠ^; 크크크…이래서 저 작가넘이 ㅂㅌ가 되는 건지…쩝…
●‘우주인엘로힘’님…그렇겠지요…격렬한 전투를 여러 번 거친 다면 베테랑들만 걸러져 남을 테니 말이지요…이제 엘 로시느 로힘의 출현을 고대해 주시길….으흐흐흐흐…(왠지 모를 압빡을 마구 가하는 작가넘…^^)/~
●‘가연을이’님…~-^; 무쉰 섭한 말씀을…순결당이 곧 정의이고 대세라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순결당원들은 모두 정의를 추종해 입당한 인물들이니…저 작가넘은 승리를 확신합니다…순결당 만쉐이!
●‘머라캐쌌노’님…순결당으로 오세요…순결당원에 들어오시면…저 작가넘이 모든 여성들의 누드가 담긴 사진첩을 제공한다는…물론 입당하시면 공짜입니다…^ㅠ^)/~
●‘타파’님…무섭군요…헐헐…시에나…죽이지 않는 쪽으로 해야 겠네요…그런데…조루 녀석…몇 편 더 지난 뒤 보시면…아주 즐거운 기분이실듯…으흐흐흐흥(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아뒤쥔장님의 검은 오러…그리고 그 옆에서 음흉한 ㅂㅌ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작가넘…)
●‘내멋대로할꼬야’님…오늘이 지나면 6일 남은 것인가 보군요…헐…~0~; 그런데 아직 러샤에서 무기가 다 도착을 하지 않았으니…따르릉…네? 에잇 러샤에서 온 국제 전화네…으윽…러샤어의 압빡은…대충…번역기 돌리고…뭐! 사실이야! 진짜야!! 아직 대금이 입금되지 않아서 무기를 안보내 준다고! 뭐야! 이 자식들아! 안돼! 안돼! 으악…지금와서 이 말을 하면 어쩌라고!!!
●‘니콜라이’님…시에나…불쌍하다면 엄청나게 불쌍한 여자랍니다…인생이 영…어찌 본다면 크라우프 넘 때문에…자신의 모든 것이 다 끌려 다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크라우프 넘을 만나지 않았다면…뭐…죽었겠지만요…^^;
●‘珊瑚礁 ’님…으윽…그…그러신지…^^; 하지만 기다리시는 만큼 저 작가넘이 매일 같이 글을 올려 珊瑚礁 님께서 다시 찾아 오셨을 때는 결코…실망하시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저 작가넘도 매일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구 말이지요…珊瑚礁 님 화팅!
●‘드래곤의가디언’님…요즘에…저 작가넘이 매일 같이 뱃속에 있는 묵은 떵들을 몸밖으로 쏟아 내는 것이…어째 출렁이는 뱃살의 문제를 해결하려는…열매당과 하렘당의 계략이 아닌지…헐…~-~; 전에는 묵은 떵이 좍좍 쏟아져…변기가 한 번에 빠지지 않더라는…~-^;; 물론 설사나…이상 징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왠지 두려워 지네요…~-^;
●‘다크크라이드’님…자! 여기 같이 봐요…저 작가넘이 몰래 촬영(?)한 것도 있고…그냥 순결당원과 하렘당 온건파들을 위해 촬영에 협조한 처자들의 사진입니다…아! 이 뒷부분은…뚱뚱한넘 님께 드려서…하렘당 강경파와 금단의 열매당 당원들의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입히려는 작가넘의 세미 누드 사진이라는…물론 팬티는 입었답니다…^0^)/~ 슬그머니 그 부분을 찟어 버리는 작가넘…이런…출판물 제작의 실수네요…헐…^0~; 그리고…코프 넘…하는 수 없지요…계속해서 파일럿만 하면…거의 10년째 그 자리에서 맴도는 녀석이 되어 버리니 말이죠…^^;에궁…허리가…우드득…요즘 하도 테러를 많이 당해서 그런지…차츰 몸이 골병이 들어가는 듯 하네요…헐헐…그것뿐만이 아니라…이상하게 떵배가 줄어들려나…하루에 화장실을 두 번씩 가게 된다는…헐…이게 모두 열매당과 하렘당의 저주인가…가연을이 님을 빨리 사로잡아야 하는데 말이지요…해독제가…해독제가…~-~;
…^^;
독대가 두번나왔던 것을 수정…-_-;;;
아…쪽팔려…┌(;;ㅡ_-)┘
…아아악~ 사람살려~ ┌(ㅠ0ㅠ)┘ 순결당 만세~!
07시 정각 디네스는 이미 많은 수의 바리스타 파일럿들이 전사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절대 방어 라인이 견고히 유지되고 있는 것은 베테랑 파일럿들과 에이스 파일럿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머리까지 다 지끈거리는 군.”
나름대로 자신이 오랜 전쟁을 통해 단련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디네스는 자신이 정신적, 체력적으로 장시간의 전투를 충분하게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차츰 집중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것은 디네스에게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아 있는 파일럿들, 아니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함대 소속 장병들 전원이 느끼고 있는 피로함이었다. 특히 이런 극심한 피로함은 파일럿들 일부가 자발적으로 각성제를 투여하게 만들고 있었다. 각성제의 투여는 병사 개개의 판단에 의거해 견딜 수 없을 때 각성제를 투여해도 된다는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각자의 판단에 의거한 각성제의 투여까지 허용된 지금, 그것이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 디네스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나의 삶의 마지막은 이곳일까?’
어쨌든 간에 묵묵히 부대를 이끌고 절대 방어 라인의 유지를 위해 전선으로 이동 중에 있던 디네스는 전선에서 타격을 입고 후퇴해 오는 바리스타 부대의 초췌한 모습과 함께 전선으로 향하는 바리스타 부대 중에서 기체의 일부가 파손된 상태에서도 전선으로 향해 나가고 있는 바리스타들과 엇갈려 지나갈 수 있었다. 기체의 일부가 파손되어 아예 그 부분을 떼어내 버린다면 전체 적인 기체의 밸런스가 제대로 맞지 않아 조종 실수가 발생될 확률이 높아 자칫 전투중에 목숨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그러나 그런 것 따위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듯 간단한 정비만을 받고 다시 전선으로 향하는 다른 바리스타 파일럿들의 기체를 보게 되니 어딘지 모르게 한계에 다다랐다고 낙심하고 있던 디네스는 자기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그때 전선에서부터 저지선의 일부분이 돌파되고 그 사이로 발바이스의 헤비호스 부대가 돌입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통신이 디네스에게 전달되었다.
‘이제······’
경험상 절대 방어 라인의 일부가 돌파되었다고 한다면 자칫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디네스는 지긋이 어금니를 깨물었다. 지금과 같이 적의 병력이 매우 많은 상황에서는 한 곳이 무너지게 된다 쉽게 그 틈을 메우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넢았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병력이 적은 아군이 한 쪽을 메우기 위해서 다른 쪽에서 병력을 빼내어 이동하게 되면, 이동한 쪽의 부분이 약해지게 되고 그렇다고 병력을 이동시켜 무너진 부분을 메우지 못한다면 더욱 크게 전열이 흐트러지게 되기 때문이다.
디네스는 평소 자신이 죽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부모든지 아니면 그 누구라도 되었더라도 마음속으로 유언이라도 남겨야 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절대 방어 라인이 돌파되었다는 통신을 전달받게 되자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기분이 먼저 드는 것을 깨닫고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잠시 뒤 디네스는 구드 바렌브룩 중령으로부터 니콜라스 라티시드 소령이 담당하고 있는 쪽으로 휘하 부대를 이끌고 지원해 나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명령을 받은 디네스는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과는 달리 명랑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대답했다.
08시 발바이스 함대의 선두는 에이센 함대와 단거리 포격전을 전개하면서 많은 수의 헤비호스 부대를 에이센 함대쪽에 바짝 접근시켜 놓고 있었다.
테르 벨키우스는 적 함대의 후방에서 전열을 정비하던 6만 척의 에이센 함대가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 접전을 벌이고 있는 3만 척의 함대를 남겨둔 채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 쪽으로 전력으로 후퇴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는 눈앞에 있는 3만 척의 함대가 단지 시간 끌기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다. 그는 곧 판단 실수를 인정하고 에이센 함대를 돌파해 내기 위해 스스로 지휘하고 있던 함대 중에서 5천 척 규모의 미사일함과 구축함으로 이루어진 돌격 함대를 편성해 내었다. 그가 이런 판단을 내린 배경에는 테르 벨키우스 스스로가 돌격 부대를 이끌어 에이센 함대의 발목을 잡아 가장 어려운 부분의 공격을 맡는다면 나머지 함대가 쉽게 에이센 함대를 에워쌓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08시 40분 발바이스 함대 5천척이 돌격대형을 취한 채 전진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혀를 끌끌 찼다. 그는 발바이스 함대 일부가 돌격 대형을 취하는 것이 란지에르 소장이 이끈 6만 척의 함대가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 쪽으로 서둘러 퇴각을 하고 있것을 보고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이 크라우프가 이끌고 있는 3만 척의 함대가 단순하게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내렸다고 생각했다. 적 함대의 돌격이 시작되자 다이레아가 약간 차분한 목소리로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니 후퇴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 왔다.
“함대를 서서히 후퇴시킨 다음에 일정 거리가 되면 전력으로 후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란지에르 소장의 함대도 충분한 거리를 유지시켰다고 봅니다.”
굳이 다이레아의 권유가 아니라고 해도 탄약도 병력도 이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아무리 자신이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나름대로 발바이스 함대에게 단숨에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버텨낸 것으로도 위안을 삼아도 충분했다.
“그래야지······모두들 최선을 다해 주어 감사하다. 우리 모두 끝까지 살아남도록 하자! 일단 리베스텔 행성계 쪽으로 퇴각 방향을 잡도록 하자고! 그 이후는 적의 행동을 보아서 결정하도록 하고 말이다.”
그는 전체에게 통신기를 열어 자신과 함께 전선에 남아 준 3만 척의 함대 장병들에게 간단한 격려의 연설과 함께 후퇴 명령을 내렸다.
“본관은 크라우프 페트릴 중장이다. 모두들 지금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 조금만 더 본관의 명령에 따라 이제까지 처럼 철저하게 행동해 준다면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다. 점심은 살아남은 기념으로 푸짐하게 먹도록 하자!”
독려의 내용으로 일장 연설을 늘 놓는 것이 아닌 짧디 짧은 연설을 끝맺은 크라우프는 갑자기 전투 지휘관인 에르빈 비케르트 대령을 불렀다.
“비케르트 대령! 자네가 본래 보병과 출신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네······하지만 유능하기 때문에 승진이 어렵다고 하는 보병과에서 30대 중반에 중령이 된 것 또한 잘 알고 있네······그렇기 때문에 지금 자네에게 구축함 5천척을 지휘하도록 조치하겠네. 구축함 5천척을 이끌고 아군 함대의 후방으로 이동해 본관이 적의 돌격 함대를 아군 함열의 안쪽으로 끌어들인다면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적의 움직임이 둔화되면 정면으로 공격해 나와 발바이스의 돌격 함대를 향해 집중 사격을 가해 적을 저지시키도록 하게! 그래야만 아군이 후퇴가 가능할 것이네. 할 수 있겠나? 할 수 없으면 지금 말하도록 하게!”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맡고 있는 전투 지휘관의 일도 중요합니다.”
갑자기 함대 지휘관의 책임을 떠넘기는 크라우프에게 비케르트 대령은 잠시 주저하는 것 없이 해보겠다고 승낙한 뒤 곧 자신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누군가는 전투 지휘관이 될 것인지를 물었다. 크라우프는 미리 생각을 해 둔 듯 머뭇거리는 것 없이 대답했다.
“구드 바렌브룩 중령이면 어떤가? 그 친구는 최전선에서 파일럿으로 활약을 하는 것보다는 전투 지휘관처럼 후방에서 전체적인 병력의 투입을 조율하는 것이 더 알맞은 친구라고 생각되던데?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바렌브룩 중령이면 저도 안심입니다. 그럼 즉시 하선해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부탁하네!”
크라우프의 지시를 받은 비케르트 대령이 경례를 올렸고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인 후 부관인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에게 지시를 내렸다. 바렌브룩 중령을 전투 지휘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을 알리고 그를 함교로 불러올릴 것을 지시했다.
“공중 전투대 전체 지휘관은 누가 좋겠습니까?”
곁에 있던 다이레아가 바렌브룩 중령이 전투 지휘관이 된다면 공중 전투대 지휘관이 누가 되는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해 주었다. 공중 전투대 지휘관은 실제적으로 병사들과 함께 전투에 나서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시에나 아니면 티아라가 좋지 않을까?”
대뜸 크라우프는 주저할 것 없이 두 사람을 거명 했다. 그러자 다이레아는 묵묵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두 사람은 실전 지휘관으로서도 적격이고 지휘관으로서도 최고이지만 니콜라스 라티시드 소령이 두 사람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고, 더욱이 군번이 두 사람에 비해 휠씬 더 빠릅니다. 게다가 두 사람도 라티시드 소령을 지휘관으로서 인정해 주고 있으니 시에나와 티아라 보다는 니콜라스 라티시드 소령이 공중 전투대 지휘관에 적합하다고 봅니다.”
다이레아의 설명을 들은 크라우프는 맞는 말이라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의견대로 하겠다.”
크라우프는 그녀의 의견이 옳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길게 생각해 볼 것 없이 에르빈 비케르트 대령을 함대 지휘관으로 내보내고 바렌브룩 중령을 전투 지휘관으로 불러들이며 라티시드 소령을 공중 전투대 전체지휘관으로 임명하는 것에 동의했다.
“무기와 추진제 보급만 서둘러! 상황이 다급하니까 기체 정비는 나중으로 미루라고!”
일시적으로 재보급을 받기 위해서 귀환한 디네스는 재보급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기체 정비를 하지 말라고 정비반원들과 파일럿들에게 당부한 뒤 안전으로 구역으로 들어왔다. 들어서자마자 입구 쪽에 박스의 겉이 뜯겨진 채로 놓여져 있는 군납용 500ml 짜리 생수병을 들어 단숨에 꿀꺽거리며 마시기 시작했다. 목을 축인 그녀가 잠시 다리를 쭉 펴며 앉아 있자니 몇몇 소대장들이 다가와 구드 바렌브룩 중령의 직할 부대가 자신과 티아라의 부대 쪽으로 나누어 편입되었다는 것을 알여 주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바렌브룩 중령님이 전사라도 하신 거야?”
대뜸 편입 신고를 하러 온 바렌브룩 중령의 휘하 소대장들에게 눈을 크게 뜬 채로 말을 건네는 디네스에게 바렌브룩 중령의 직할 부대 지휘관들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바렌브룩 중령이 전투중에 전격적으로 전투 지휘관으로 임명되어 함교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응? 지휘부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타함대에서 전출 온 사람들은 종종 자신들이 있던 함대에서 전투 지휘관이 전투중에 사령관과의 갈등으로 전투 지휘관이 그 자리에서 보직 해임되고 새로운 인물이 임명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거 참······한창 전투에 집중해야 하는데······”
지휘부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불안해하며 은근하게 걱정을 하고 있는 디네스의 어깨위로 누군가의 억센 손이 만져졌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니콜라스 라티시드 소령이 서 있었다.
“쓸데없는 상상을 하지 마라! 전임자인 비케르트 대령이 지휘관이 없어진 함대의 지휘관으로 긴급하게 가게 되었다. 그것 때문에 바렌브룩 중령이 전투 지휘관이 되고 내가 전체 공중 전투대 지휘관을 맡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맡게 된 것이 좀 아쉽지만 말이야.”
“네? 정말? 사실이에요?”
라티시드 소령으로부터 뜻밖의 말을 듣게 된 디네스는 은근히 이번에 전투 지휘관으로 승진한 바렌브룩 중령을 비아냥 거렸다.
“맨 날 뒤쪽에만 서 있더니 이제는 아예 전함으로 옮겨 타게 되네요.”
디네스가 투덜거리자 부대 전체의 사기를 생각한 라티시드 소령은 그런 소리 말라며 주의를 주었다.
“그런 소리 마라! 지휘관이란 자고로 뒤쪽에서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