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623
시르피드호의 상갑판 쪽에 바리스타에서 발사한 빔이 세발 모두 적중했다. 크고 작은 폭발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자 함장인 봄멜 준장은 즉각 화재 진압과 격벽 폐쇄를 명령했다.
“소화기로 선체를 보호해! 적을 접근시키지 마!”
필요한 지시를 내린 봄멜 준장은 대공포화의 범위 안에서 아군과 적군들 사이에 공중전이 벌어지게 되자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는 대공 요격팀에게 상관말고 사격을 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알았다. 쏴!”
냉정하게 지시를 내린 준장은 힐끗 지휘데스크에 앉은 크라우프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는 별다르게 신경 쓰지 않고 곁에 선 작전참모인 다이레아 마티스 준장과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헛기침을 몇 번 한 봄멜 준장은 격벽 폐쇄를 완료했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화재 진압을 서두르도록 지시했다.
일단의 발바이스 바리스타 부대가 공격을 실패하고 후퇴해 간 이후 1시간 남짓한 전투의 와중에서 크라우프는 에르빈 비케르트 대령이 시간을 끄는 사이 상당수의 전력을 후퇴시켜 전투의 와중에서도 나름대로 전력을 재편성해 낼 시간을 벌었다. 그렇지만 5천척의 발바이스 함대는 집요하게 추격해와 결국에는 시르피드 XII호도 발바이스 함대와의 유효 포격 범위 안에 들어와 직접 적 함대를 향해 함포 사격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포격!”
봄멜 준장이 다시 함포 사격을 명령하는 것을 내려 본 크라우프는 적 함대의 선두 집단에서 특이한 형태의 전함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뭐야? 저건?”
전투 중이라서 정확한 관측은 어려웠지만 발바이스의 표준 전함의 형태를 가지고는 있지만 무엇인가는 다른 전함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광학 촬영된 영상 정보를 재처리해서 내보여 지자 완전히 검은색으로 칠해진 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석인가?”
시르피드 XII호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는 선체가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배와 조우했던 적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크라우프도 검은색 배를 기억하고 있었다.
“······게릴라 함대에서 보았던 것이었군!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영광인데?”
크라우프는 함대를 전력으로 후퇴시킬 준비를 서두르면서도 뜻밖의 옛 친구를 만나게 되자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느긋하게 발바이스 전투함을 구경할 수는 없었다. 자칫하다가는 발바이스 함대 15만 척 이상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이센 함대의 전격적인 후퇴는 구축함 함대를 이끈 에르빈 비케르트 대령이 발바이스 바리스타 부대의 공격을 최대한 저지해 낸 틈을 타서 순양함 함대를 재편성해 낸 크라우프가 순양함 함대 6천 척의 일제 포격으로 에르빈 비케르트 대령의 후퇴를 지원하며 약 30분 정도 발바이스 함대와의 거리를 유지해 냄으로서 겨우 성공할 수 있었다. 일단은 잠깐의 여유를 찾게 되자 크라우프는 전력을 다해서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로 먼저 도주한 스테판 란지에르 소장의 뒤를 따라 후퇴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일단 전투로 인해서 마구 뒤엉킨 전력을 재정비하라는 명령을 내린 테르 벨키우스는 검은 묵시록호에서부터 하선해 타함으로 옮겨 간 다크 크라이드에게 구축함과 경비함 그리고 미사일함으로 이루어진 5만 척의 함대를 나누어 줄 테니 에이센 함대를 추격해 궤멸 시켜 버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힘든 것은 알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이네!”
테르 벨키우스는 에이센 함대가 보여준 끈질긴 위력 때문에 이 함대가 현재 최대한 약해져 있을 때를 노려 궤멸시키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발바이스 함대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골치 아프군! 크라우프 페트릴이라는 녀석······기록상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대단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인 것 같군!”
은근한 목소리로 투덜거리고 있는 테르 벨키우스에게 카리드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래야 겠지······자네는 피해 상황을 산출해 보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에이센 함대를 추격해 나가기 위해서 함대를 구성하고 있는 다크 크라이드는 기함으로 미사일함 알폰 메크 호를 정하고 그 지휘데스크에 올라 있었다. 그는 예상외로 무질서하게 변한 발바이스 함대 때문에 적잖게 당황했다. 이번 에이센과 에롤드 족 연합 함대와의 교전으로 약 1만 3천 척에 가까운 전투함이 격침되었다는 보고를 받게 되자 아연한 기분이 들었다. 정보에 의하면 제대로 연합 훈련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에이센과 에롤드 족 함대 모두 전쟁이 벌어진 이후거나 벌어지기 직전 급하게 긁어모은 함대였기 때문이다.
“어떤 녀석인지 직접 얼굴 한 번 보고 싶군!”
짧게 투덜거리고 있던 다크 크라이드는 즉시 병력을 수습한 후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 내부로 에이센 함대가 퇴각할 틈을 주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잠깐의 여유 아닌 여유를 갖게 된 크라우프는 시르피드 XII호의 파손된 부분에 대한 수리를 서두르라고 지시한 후 300척의 구축함과 경비함을 후방에 남겨 발바이스 함대의 움직임에 대한 관측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전투에서 저희 함대만 1만 척 가까이 손실을 입었습니다. 특히 적 바리스타 부대와 직접 접촉하게 된 것이 큰 타격입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2만 척 정도의 손실을 입으로 추정됩니다. 격침된 숫자는 저희 함대와 란지에르 소장의 함대를 합쳐 8천 척 남짓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이레아가 올린 보고를 받은 크라우프를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도 나름대로 손실된 함정의 양이 적은 것 같다고 안위했다.
“생각보다는 적은 것 같습니다.”
애써 다이레아가 위로의 말을 건네자 크라우프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잠시 동안은 여유가 있을 것이니 휴식과 식사를 해 두라고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일단 몇 시간 정도의 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전투병들은 속히 휴식을 취해 두도록! 앞으로 더 여유가 있을 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다이레아가 조금 더 쉬어 둬 알겠지?”
갑자기 다이레아 보고 휴식을 취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그녀는 자신도 함께 크라우프의 곁에 있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렇지만 이내 설득을 받고 식당 쪽으로 내려갔다.
다이레아가 식당쪽으로 내려자가 크라우프도 피곤함에 몇 번 눈을 깜빡였다. 잠시 뒤에 증기로 따뜻하게 데운 물수건과 위장에 부담이 되지 않는 부드러운 빵과 팩에 담긴 우유를 건네 오는 카티야 클로에 때문에 그는 기쁜 마음이 들었다.
“고맙다.”
크라우프는 씽긋 웃으며 카티야가 건네 준 물수건으로 얼굴과 목을 닦고 가져온 빵과 우유를 맛있게 먹었다.
“미안들 하네! 나만 이렇게 먹어서 말이네!”
그는 오퍼레이션 룸에 아직까지도 근무 중에 있는 승무원들에게도 똑같이 빵과 우유를 내려 줄 것을 지시한 후 살짝 허리를 숙여 카티야의 귀에다가 나직이 고맙다는 말을 해 주었다.
다소 어색하지만 크라우프를 향해 경례를 올리는 카티야에게 그는 살짝 웃음을 지어 주기만 했다. 그때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가 슬며시 곁으로 다가와 몇 가지 서류를 내밀었다.
“뭔가? 이건?”
피로한 와중이었지만 클로리사가 내민 서류에 관심을 보이는 크라우프에게 그녀는 조용히 웃으면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에르빈 비케르트 대령과 구드 바렌브룩 중령 그리고 니콜라스 라티시드 소령의 문제를 전투 중에 긴급 명령서로 만들어 두어야 한다고 조언을 해 주었다. 보통 사람 나중에 해도 될 것이라며 마구 짜증을 냈을 것이지만 크라우프는 말없이 클로리사가 내민 서류에 사인을 해 주었다.
“고맙네!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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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87…
금일 참 춥네요…콜록…콜록…저 작가넘은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것이 어째…콜록..콜록…
●‘가연을이’님…⊙o0)/~ 1타…이게 도대체 얼마만이신지…헐헐…이런…이런…세상에…이런 일이 가능하다니요…헐헐…어쨌거나 당파를 뛰어 넘어 가연을이님의 1타를 축하드립니다…너무 간만이시라서 말이지요…그리고…acehelp님을 확실하게 순결당에 붙잡아 둘 방법도 고려해 두었답니다…으흐흐흐…^0^)/~ 순결당 만쉐이! 가연을이 님도 화팅!
●‘치우강’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옵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666회 테러에 대한 불안감에…쿠울럭…그리고…저 작가넘…이제는 양 보다는 질에 의지하려 합니다…보다 좋은 글로서 보답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치우강님 화팅!
●‘acehelp’님…으흐흐흐…괜찮으시면…계속해서 순결당에 남아 주세요…acehelp께서 즐거워 해주실 일이 있을 테니 말이지요…음홧홧…글쿠…디네스와의 미팅요…꼭 지키겠습니다…그럼 언제 쯤 약속을 잡을 까요? ^0^)/~ 앗! 저기 디네스가 다가오네요…아니…갑자기 디네스가 acehelp님의 목을 끌어안고 볼에다가 입술을 쪼옥…으윽…저뇬이 나 한테는 안해주고…ㅜ0ㅜ; 처음 만난 acehelp님을 상대로…으윽…~0~;
●‘지옹’님..하지만 지오콘 다비토 녀석…이제는 시에나한테 확실히 밀린다는 것이 증명되었답니다…그러니 조금 더 시간을 주고…여유있게 보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보다 허망하게 말입지요…^0^)/~ 조금은 더 기다려 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타파’님…맞습니다…병력만 비등했다면…크라우프 넘이 거의 압도적일 텐데…이전에 다크 크라이드에게 호되게 당한 이후…병력이 크게 감소한 탓에 현재는 이렇게 밀리는 중이랍니다…그리고…야이다…그 사람 이제는 행복하게 잘 산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때 그 정도의 강력한 파일럿이 필요한데 말입니다…글쿠…이제 30일 정도만 있으면 타파님이 크라우프 넘과 합류하게 될 것이랍니다…조금만 기둘려 주시길..
●‘판타로드’님…이런…지옹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다비토의 사망을 원하고 계시네요…헐헐…하지만 이제 확실하게 지오콘 다비토가 시에나에게 밀립니다…그리고 앞으로 보다 즐거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그때 보내 버리지요…보다 비참하게 말입니다…으흐흐흐…
●‘다크크라이드’님…맞습니다…시에나와 디네스가 서로 협력한 시간도 오래되고 솜씨도 더 좋답니다…여기에다가 티아라까지 낀다면 무적의 3자매(?)가 완성이지요…음홧홧…그러나 지오콘 다비토와 레나가 죽으면…나중에 발바이스 쪽 파일럿들이 없어 지니…지금 당장은 아니랍니다…순결당 만쉐이구요…금일…날씨 추우니 커플들이 꼭 껴안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답니다…남자는 고릴라…여자는…어딘지 모르게…갸날퍼 보이는…~-~; 으윽…얼마나 부럽던지..~-ㅜ; 커플 지옥 솔로 천국!!! 순결당 만쉐이!!!
●‘내사랑천사’님…맞습니다…acehelp님을 순결당으로 끌어 들이려고 저렇게 노력도 해주니…얼마나 부러운지 말입니다…acehelp님께서 확실하게 원하신다면…크라우프 내에서의 출현도 할 수 있더군요…음홧홧…
●‘룬마스터’님…다른 것은 그렇다 치고 커플들은 지옥에나 떨어져야지 말입니다…윽흑흑…날씨가 춥다고 서로 꼭 붙어 다니는 꼴들을 보니…옆구리가 더 시리더군요…ㅠ0ㅠ; 영어 수업 듣는데…커플이라고 저 작가넘의 뒤에서 손을 꼭 잡고 조잘대며 수업을 듣는데…둘의 닭살 대화 때문에…더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으윽…오늘은 너무 정신적인 트라우마가…쿨럭…
●‘내멋대로할꼬야’님…허걱…어떻게 알았지? 설마…내멋대로할꼬야 님…러샤 선박에서 밀수한 순결당의 무기들이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 지를 아고 있는 것 아니십니까? 이런…경비를 더욱 더 강화해서…하렘당과 열매당의 테러 공격을 막아야 겠습니다…헐헐…
●‘bsh2345’님…^0^)/~ 그런데…bsh2345님…요즘에도 반팔 입고 다니시는 지요…저 작가넘은 추워 죽는 줄 알았답니다…~,,^; 감기에 걸리려는지 머리도 지끈 거리는게…쩝…감기 걸리지 말고 건강하시길…bsh2345님 화팅!
●‘미래’님…쿠울럭…다비토를 싫어하시는 분이 제법 많으신 것 같네요…바렌브룩 보다 더 싫어 하시면 저 작가넘이 섭섭한데요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남자 캐릭터들의 상당수는…기회가 닿으면 쓰읍해 버릴 것이랍니다…으흐흐흐…
●‘검은묵시록’님…ㅠ0ㅠ; 역시나…순결당의 정신적인 지주이십니다…아뒤쥔장님이 검은묵시록님을 뵙고 얼마나 기뻐하시는지요…저 작가넘도 검은묵시록님의 건강과 안녕 빕니다…즐거운 날이 함께 하시길…검은묵시록님 화팅입니다…그리고 만쉐이이구요…
●‘위풍당당’님…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할 수 없었답니다…경상 계열에서 컴퓨터 과학과로 가다 보니…수업 시간에 들어가면…전혀 모르는 상황이 벌어져 버렸답니다…쩝…그러나 지금은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에휴…어쨌거나 졸업장을 딸 수 있으니 다행이지요…^0^)/~
●‘잠보맨’님…에이스 vs 에이스의 전투는 쉽게 결판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왜냐면 주변에 다른 적기들도 있을 뿐만 아니라…작가넘의 농간으로…어느 한쪽이 작가넘이 내키지 않으면 죽지 않을 것이니 말입지요…으흐흐흐..다비토는 조금 더 기둘려 주셔야 합니다…에헤헤헤…
●‘kooki’님…제…제가 무슨 짓을 했다고…아!…그것은 저 작가넘이 워낙 고냥이를 좋아하다 보니까…^0~; 그나저나 하렘당 강경파는…크라우프 넘에게…카레나와 디나 몽땅…하렘에 넣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계시고…금단의 열매당은 이것에 아울러…로리콘과 동성애 등등(특히 뇨자들 끼리.)도 넣도록 압력을 넣고 계신답니다…다만…하렘당 온건파 분들은…크라우프 넘의 친동생(비록 어머니는 다르지만)…디나만을 제외하자는 주의랍니다…kooki님…순결당으로 와주시길…
●‘애니~’님…저 작가넘도 디네스를 좋아라 한답니다…가장 처음에 생각했고…가장 처음부터 지금까지 쭈욱 장수하며 살아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무엇보다도 성장을 하는 과정에 있으니…더욱 애착이 가지요…음홧홧…
●‘나만의천사’님…쿠울럭…하지만 좋습니다…666회 때에만 제대로 활용할 수 있으면 충분하니까요…(서둘러서 부품을 확보해 둘 것을 전화하는 작가넘…그런데…어찌된 영문인지…대부분…전화를 돌려 버리는데…)…쿨럭…
●‘soulschaos’님…부디 살아 남으시길….적어도 저 작가넘 처럼 점수는 낮게 나와도…합격 했다는 인정을 받으시길…soulschaos님…화팅!
●‘시르피드’님…저 작가넘이 앞으로 레나 많이 때치해 줄께요…시르피드님의 몸에 빔을 세발이나 먹인 나쁜 뇬이니 말입니다…*^0^*
콜록…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길…~\(^0^
그나저나 666회가…쩝…
…아아악~ 사람살려~ ┌(ㅠ0ㅠ)┘ 순결당 만세~!
리하르트 황제력 269년 11월 16일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 쪽으로 향하는 보급 함대에 소속된 타파 바자이 싱아 준장은 크라우프 페트릴 중장이 지휘하는 함대가 발바이스 함대와 대규모 교전을 벌여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현재도 발바이스 함대와 계속해서 교전중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썩 기분이 좋지가 못했다. 자신이 도착해서 부임해야 할 함대가 계속해서 교전중에 있다는 말은 그만큼 위험한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뜻이었고, 그것은 그만큼 죽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거 잘못하면 부임하기도 전에 함대가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타파 바자이 싱아 준장은 은근하게 걱정이 되면서도 전투가 지속되는 부대로 부임하는 것에 대해서 썩 좋은 기분이 들지가 않았기 때문인지 자꾸만 인상을 썼다.
“뭐······어쨌든 간에······전멸했으면 다시 다른 부대로 가면 그만이겠지 뭐······만약에 살아 남은 부대라고 한다면 한동안 재편성을 할테고 말이야.”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우선적으로 지루한 우주 여행이 빨리 끝이 나기를 간절하게 원했다.
“언니는 맨날 카드 게임이냐! 지루하지도 않아?”
채가연은 수송함의 함상에서 매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카드 게임을 벌이고 있는 채미유를 보고 은근하게 투덜거리고 있었다. 채미유는 가연이가 투덜거리자 살짝 입술을 삐죽이며 동생의 투덜거림을 받아 넘겼다.
“뭐! 너처럼 그냥 침상에 엎어져서 책이나 보는 것 보다는 보다 생산적이지 않겠냐? 적어도 돈은 버니까 말이다.”
“책이 얼마나 좋은 건데······그나저나 카드라도 잘 하면 몰라! 백수군 중위님이 그냥 잃어 줄 때만 따잖아.”
“그래? 그럼 그런가 보지 뭐······그럼 남자라도 사귀면서 가연이 너한테 성교육이라도 시켜 주면 좋겠냐? 남자는 이러면 즐거워한다······뭐 이런거라도 해 줄까?”
투덜거림이 늘어나는 가연에게 미유가 빈정거리자 가연은 입술을 잔뜩 앞으로 내밀었다.
“으이그! 됐네요······언니! 매형이 누가 될지 되게 궁금하다.”
가연이 화를 내자 곁에서 듣고 있던 백수군이 화를 냈다.
“언니나 동생이나! 하는 짓거리들 하고는······”
백수군은 짧은 기간 동안 함께 항해를 하면서 두 사람이 은근하게 다투는 일이 많자 자매들 끼리 그만 좀 싸우라고 소리를 질렀다.
“뭐! 이년아! 가연이 이 년은 옛날부터 이랬다니까······그래서 아버지의 뒤를 잇는 건 가연이가 딱 알맞은 일이라는 것이지!”
“거기서 왜? 그 얘기가 나오는 거야?”
가연이 화를 내자 미유는 피식 웃으면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너는 그래도 공부 좋아하고 노는 것 별로 안좋아 하지만, 나는 너 하고는 정반대라 이거지! 그러니까 아버지 따라 다니면서 장사하는 건 네가 더 알맞다 이거야! 알겠어?”
둘이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마땅치 않은 표정을 한 채 지켜보던 백수군은 못말리는 자매들이라고 작게 중얼거리면서 어깨를 으쓱한 후 패를 한 번 들어 보다가 살짝 인상을 쓰고는 가연에게 무슨 책을 그렇게 골똘히 보냐고 물었다.
“네? 아! 이거 전쟁 역사하고 전술학 같은 겁니다.”
“그런 거 봐서 뭐하게? 너 중사 제대 할 거라며? 그럼 그런 거는 별로 필요 없지 않을까?”
쓸데없는 수고를 하는 것 같다고 백수군이 의아하게 생각하자 가연은 멋쩍게 웃었다.
“그래도······보아 두는 것이 좋아 보여서 말이에요.”
곁에서 듣고 있던 미유가 백수군과 가연이 사이로 끼어들었다.
“뭐 공부 한다는데 그냥 하라고 해! 쟤는 보고 싶은 책 못 보면 못사는 애니까 말이야.”
“성적 괜찮으면 언니처럼 사관학교 가지 그랬냐? 공부 꽤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의아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 거리는 수군에게 미유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가 반대했거든······사관이 되면 대부분 최전선으로 배치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말이지. 가연이 저건 아버지가 좀 특별하게 키운 건지 아니면 기회가 잘 된 건지 유학이라고 하기는 좀 그래도 기본 학교를 좋은데 나왔거든······아버지는 최소한 저년만은 전방에서 위험에 빠지게 하지 않도록 하시고 싶어 하셨는데 저 등신이 하사관 파일럿 후보생을 지원한거 아니겠어! 이제 알겠냐? 저 년이 얼마나 생각 없는 년인지 말이야.”
“그 이년 저년 소리 좀 하지 마라! 언니는 여자로 태어난게 아니라 꼭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어. 그럼 막 동생한테 이런 저런 잔소리꾼 오빠가 되었을 텐데 말이지!”
듣고 있던 가연이 화를 내니 듣고 있던 수군은 미유가 있는 곳이 다 그런 곳이니 이해하라고 가연을 다독였다.
“그냥 패 돌린다. 준비들이나 해!”
“그래 어서 돌려!”
잠깐 동안의 소란이 일어났지만 채미유와 백수군은 다시 카드 게임을 시작했고 채가연은 침상에 엎드려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11월 17일 크라우프는 발바이스 함대 5만 척 정도가 추격해 옴을 감지하고는 민간인들을 태운 선단과 함께 한다면 군사 작전에 크게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그는 에롤드 족을 태운 민간인 선단에게는 잠시 리베스텔 행성계 쪽으로 우회한 뒤 에르바 행성계 쪽으로 후퇴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또한 크라우프는 민간 선단에 대한 호위로 알리샤드 두두그에게 에롤드 족 함대 5천 척을 차출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도 직접 거스 드로이 소장에게 5천 척을 나누어 주어 1만 척의 호위함대를 편성하도록 지시했다. 당장에 크라우프가 사용할 병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1만 척이나 되는 귀중한 전력을 차출해 에르바로 철수시킨다는 명령을 내리자 알리샤드 두두그를 비롯해 많은 참모들이 반대를 했다. 그러자 크라우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참모들이나 알리샤드 두두그의 의견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것은 민간인 들이지 우리 자신이 아닐세! 더욱이 우리가 치료할 수 없는 부상병들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너무 부족하네!”
발바이스 함대 5만 척이 추격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크라우프는 내심 민간인들을 모두 떨쳐 버리고 전력으로 도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걸려 있는 의무라는 것이 크라우프에게 결단이라는 멍에를 지우게 만들었다. 그는 모두의 의견을 물리친 후 거스 드로이 소장과 에롤드 족 함대 지휘관에게 민간인들을 보호해서 약간 항로를 우회해 에르바 행성계 쪽으로 도주하라고 단단히 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