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633
06시 25분 시에나는 아침 식사를 위해서 시르피드 XII호의 식당에 올라와 있었다. 모두들 지금 이곳이 전쟁터라는 것을 잘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 한 순간 만큼은 별다른 전쟁이라는 것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애써 전쟁이라는 것을 잊고 있으려는 듯 밝은 표정들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녀는 크라우프를 통해서 12월 15일에서 20일 정도면 1만 척 규모의 수송함대와 접촉해 보급 사정이 나아지고 신병들도 대거 보충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 조금만 더 버틴다면 이렇게 조마조마하게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덜덜 떨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07시 30분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 로베르토 피르다룬은 휘하 헤비호스 부대 지휘관 마다완 라시드 보이트와 함께 헤비호스 부대의 전투 준비 상황을 체크했다.
대함 공격에 관한 전투가 예상되기 때문에 초반부터 헤비호스 부대가 하이파워 빔 바주카를 장비하고 출격해 나갈 것이라는 마다완 라시드 보이트의 설명을 듣고 피르다룬은 모두의 앞에 섰다.
“모두 잘 들어라! 이번 전투에서 특히 헤비호스 부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귀관들이 얼마나 용감하게 싸우냐에 따라서 전투의 결과가 바뀌게 될 것이다. 모두들 최선을 다해 싸워 주기 바란다. 귀관들의 헌신과 감투 정신을 기대하겠다. 이상!”
피르다룬이 헤비호스 파일럿들에게 직접 잘 싸워 줄 것을 당부하자 헤비호스 파일럿들 모두는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 피르다룬에게 화답했다.
“에이센 놈들 따위는 하나도 두렵지 않다! 그 놈들 따위는 모조리 싹 쓸어버리자!”
누군가 매우 자극적인 구호를 외치기 시작하자 피르다룬과 마다완 라시드가 거의 동시에 오른팔을 높이 치켜들며 에이센놈들을 손쉽게 쓸어버릴 좋은 기회가 왔다며 사기를 드높였다.
08시 30분 다이레아는 크라우프가 주재한 아침 회의를 끝내고 잠시 함교로 올라서면서 어느 순간 두 사람만 있게 되자 슬그머니 그를 바라보았다.
“어제 카티야 하고 재미 좋았나 보네요.”
“응? 아! 뭐······”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게 되자 잠시 당황한 크라우프가 다서 멋쩍은 표정으로 다이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크라우프가 어색해 하지 않도록 조금은 환한 표정으로 웃음을 띠었다.
“괜찮아요. 저는 어제 공부 좀 하느라구요. 옛날 전쟁 기록을 둘러보는데······좀 많이 힘이 드네요.”
어딘지 모르게 힘들어 하는 듯한 다이레아의 모습을 보고 크라우프가 여유를 가지게 되면 느긋하게 같이 쉬자고 위로를 해 주었다.
“헤헷~ 그 말씀을 듣고 싶었어요.”
귀여운 표정으로 씽긋 웃음을 지어 준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와 함께 함교 안으로 들어섰다.
바로 그 순간 마치 두 사람을 기다렸다는 듯이 정보 참모인 존 마르티네즈 테즈 준장이 심각한 얼굴로 크라우프에게 보고서 하나를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 든 크라우프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테즈 준장은 곧바로 전송되어진 사진 하나를 내밀었는데 그는 그것을 받아 들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부사령관을 즉시 함교로 올려 보내도록!”
그는 뒤따라 올라온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에게 숨돌릴 틈도 없이 지시를 내린 후 곧바로 다이레아에게 발바이스 추격 함대가 포착되었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설명을 듣고 난 다이레아는 잠시 생각을 해 보더니 이내 어느 쪽에서 적이 포착되었는지를 알아 차렸다.
“발바이스 추격함대요? 바투스 행성계 쪽이겠군요.”
“맞아!”
다소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크라우프에게 다이레아는 실만 베르퍼 행성계 쪽에서는 아군 함대에게 전력을 돌릴 여유가 부족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대답한 뒤 발바이스 함대의 전력 중 절반 정도는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렇겠지. 우리 함대가 리베스텔 행성계와 에르바 행성계를 잇고 있는 항로 쪽으로 진입해 들어간다면 끝까지 추격하는 것이 힘들겠군. 분명히 격멸이 목적이 될 테니 말이야.”
크라우프는 적의 목적을 격멸로 단정지은 것은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는 자신의 함대를 굳이 공격하려는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의 의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각하! 현 상황에서 전투는 무리입니다.”
그의 중얼거림을 듣고 있던 테즈 준장이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고 그는 엷게 웃으며 자신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거리나 상황으로 보아서 후방에서 추격해 오는 적 함대가 3만 척 남짓······아마도 아군의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1만 5천에서 2만 척 남짓한 기동 함대를 동원했겠지. 아니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병력을 투입했을 수도 있겠지만······물론 현 상황에서 전투는 무리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네. 테즈 준장······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맞서 싸우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지 않겠나? 그렇지만······나는 이곳에서 죽고 싶은 생각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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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겨라~
…뭐…그런 것이지요…-_-;;;
…하지만 그 ‘즐기는’ 대상이 SM이라던가 하는 것이라면 낭패…-ㅁ-;;;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96…
에궁…허리야…이력서 오늘 중으로 달라는 데가 있어서…열심히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써서 40분 넘게 헤매고는…갖다 줬더니…받아는 주더이다…곧 연락 드리지요의 압빡이란…쩝…월요일부터…다른 곳 알아보며…원서 넣으러 다녀야 겠습니다…
●‘해바라기요정’님…누…누구신지…쿠울럭…◎_◎;; 해바라기요정님이 전에도 나오셨다고 하면 대략 난감한 상황…하지만…1타 만쉐이!!! 그런데…하렘당…온건파이시겠지요? 으흐흐…해바라기요정님 화팅! 하렘당 온건파 만쉐이!!!
●‘밥따’님…무당…무당파? 설마…중국의 그…무협지의 단골손님인 정파인 무당파라…허걱…퍽…퍽…퍽…쿠울럭…#0#; 그…그뜻이 아니시라구요?…쿨럭..이런…무당 보다는…순결당이 휠씬 좋답니다…어여 순결당으로 와 주세요…음핫핫…
●‘랏츠’님…헐…누구신지…너무나도 빨리 오셨다가 가셔서 어느 분이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하지만…금일…이력서를 내고…걸어 나오는데…왠지 모르게 떨어질 것 같아서 기분이 착잡하네요…쩝…~-~;;
●‘지옹’님…죄송합니다…셤이 끝이 나고 간만에 쓰려다 보니까…저 작가넘이 보아도 많이 산만했습니다…아뒤쥔장님은 직접 일터에서 문자를 날리셔서…~-~; 저 작가넘이 보다 신중하고…몰입도 있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m(_ _)m…
●‘k~00’님…저 작가넘도 예비 실업자를 어떻게 해서든지 탈출을 하려 합니다…잘 하면…주 5일제를 하는 곳이라서…5일 일하고…2일 정도는 현재 하는 아르방을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젊어서 바짝 벌어 놓아야 하는데…OTL…
●‘가연을이’님…아뒤쥔장님도 갖고 계시답니다…^0^)/~ 하지만 하도 많은 야애니들 속에서 개인택시를 찾는 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 아닌 귀차니즘의 압빡에 의해서…쉽지가 않은 일이 되었답니다…으허허…지금 아뒤쥔장님께서…모자이크라고 말씀해 주시네요…쿨럭…
●‘룬마스터’님…으흐흐..저 작가넘은 적어도 순결당원이고 싶답니다…순결당 만쉐이이구요…순결당이여 영원하라입니다…음핫핫…~-^)/~ 글쿠…일용할 양식은…맛나게 먹도록 하겠습니다…매번 너무 감사합니다…m(_ _)m…
●‘다크크라이드’님…금일 저 작가넘이…이력서 내러가는 곳을 잘못 찾아서…한 4블럭 정도를 걸어 갔답니다…그런데…문제는…출렁이는 뱃살이 너무 힘이 들더군요…~-~; 그나저나…저 작가넘도 이제…대학생활 끝입니다…예비 실업자 신세를 빨리 면해야 할텐데 말이지요…다크크라이드님도 곧 예비 실업자를 끝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다크크라이드님 화팅!
●‘하얀백작’님…쿨럭…양성애라니요? 저 작가넘은…뵨태가 아니랍니다…그 슥슥부비부는…저 작가넘이 고냥이를 워낙 좋아하는 통에…꾸울꺽…아아…그…뒤쪽에 있는 수갑은 치워 주시길…으흐흐…~0~;; 글쿠…다른 것이 아니라…앞으로 다소…극중…여타 인물들이 하얀 백작님을 욕하는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0^)/ 그렇지만…그냥 극중 설정이니…너그러이 용서를 부탁드립니다…m(_ _)m…
●‘acehelp’님…글쎄요…한 3년 열심히 공부해서 일년 다녀오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문제는 다녀와서도…나머지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두배 이상의 삶을 유지하는데…얼마나 힘이 들지 문제입니다…쩝…저 작가넘도…한 3년 열심히 해서…외국에 일년 정도 다녀 오고 싶기는 하지만…어딘지 모르게…두려워 지네요…쩝…글쿠…글쓰는 것이…덕이라…고맙습니다…저 작가넘…어떤 식으로든…매일 연재를 꾸준히 지켜 나가겠습니다…화팅!
●‘현돌’님…저 작가넘…뭐…열심히 해야겠지요…글쿠…다른 것이 아니라…일어라…많이 들으면…대충 무슨 소리인지는 알것 같기는 하더라구요…얼마 전인가요? 학교에서…일어와 영어를 자기집 사투리 마냥 구사하는 21살 짜리를 보고 나서는…쩝…~-~;
●‘bsh2345’님…으흐…내용은 언제나 똑같습니다…한글 2004로 5page나 4page+2, 30줄 정도입니다…코멘트를 많이 달아 주시면 그 만큼…독자분들과의 대화가 길어지기는 하지만요…음흠흠…^0^)/~ 예전에 무리하게 본문 늘이기를 하다가…많은 무리가 온 이후로 무리한 본문 늘이기는 최대한 자제하는 중이랍니다…용서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m(_ _)m…
●‘위풍당당’님…저 작가넘은 최근에 태극기휘날리며…DVD판을 구했답니다…물론 나귀의 궁디를 팡팡해 줘서 말이지만요…옜날 캠판의 그 구질구질함이란…쩝…글쿠…최근에 본 문화생활이란…한석규 나오는 주홍글씨 인데…-~-~;;
●‘내멋대로할꼬야’님…일단 시에나는 어떤 방식으로든 치워 버릴 것입니다…하지만 내멋대로할꼬야 님의 아뒤는…나오기가 좀…^^; 디네스는…앞으로 쭈욱 커지면서…코프넘과 많이 접촉하며 지낼 것입니다…이히히…^ㅠ^; 디네스는 코프꺼니 말이지요…으흐흐…
●‘나만의천사’님…무…무쉰 말씀을….저 작가넘과 아뒤쥔장님이 버티고 있는 정의의 순결당이 있는 이상…디나의 하렘 편입은 없습니다…하지만 크라우프 넘과 디네스 사이의 관계가 발전할 가장 큰 장애물인 시에나는 어서 치워질 것입니다…으흐흐…순결당 만쉐이!!!
●‘블래스터’님…하지만 뭐…여자들 옆에 있으면 코프 넘도 정신 연령이 자꾸 여자들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뭐…코프 넘은…쩝…블래스터님도…하루 하루 화팅! 할 수 있는 날이 많으시길…
●‘이루려는자’님…쿠울럭…하…하지만…그래도 우리는 지금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사람의 삶이란…언제나 처럼 현재만을 살고 있는데…사람들은 과거에 집착하고 과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그것이 바로 사람이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러니…저 작가넘은 현재의 가치관에 맞게…디나의 하렘 편입은 안된다고 봅니다…음흠흠…(뭔소리인지…~-~a…)…
●‘soulschaos’님…설마…저 작가넘이 soulschaos님의…코멘을 씹어 버렸다는??? 그…그렇지는 않은데 말입니다…으흐흐…글쿠…여자들 끼리…서로 이야기 할 때…그 대화 내용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기겁할 일이 많답니다…~0~; 남자들이 이자식…저새끼 하는 식으로…이뇬 저뇬 하고…음란물 단체 관람한 이야기는 물론…남자를 쌈싼 이야기 까지…~0~; 여자에 대해서 홀딱 깬 적이 있어서…전혀 이상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물론 남자 앞에서는…이미지 관리를 철저히들 하지만 말이죠…으흠…
●‘타파’님…헉…타파님이 계셨는데…저 작가넘이 왜 이렇게 모르고 지나쳐 버렸다니…저 작가넘에게 돌을 던져 주시기…슈웅…퍽…#0ㅜ; 아야…그렇다고 진짜로 던지시…턱턱…누…누구야? 당신들은…헉…검은 양복의 사내들??? 우갸갸갸…살려주세요…타파님! 살려주세요….(돼지멱따는 소리를 하며…검은 양복의 사내들에게 끌려가는 작가넘…)
●‘내사랑천사’님…으흐흐…코프 넘은…완전히 소진된 상태…이에 비해서…피르다룬은 보급 만땅…음핫핫…결과야 너무 뻔하지만…크라우프 넘은 쥔공이랍니다…^^;
●‘테르미도르’님…그렇군요…하하…저 작가넘…크라우프라는 광장이 실제로 있는 줄 알았을 때 정말로 크게 놀랐답니다…쩝…^0^)/ 그렇지만…언젠가는 한 번 가보고 싶네요…한 3년 빡쎄게 벌어야 할런지…금일…이력서 내려고…하는데…벌써부터 몇 군데에서…물먹었거든요…쩝…-먼산…
●‘디네스코프꺼’님…디네스는 젤루 맛난 음식에다가…설정이 완전하게 바뀐 탓에…하지만…앞으로 디네스 코프꺼에 방해가 될 시에나가 치워지면…둘 사이가 급속하게 가까워 질 것입니다…기대해 주시길…으흐흐…
어쨌거나 월요일에는 이력서 내려 다녀야 겠군요…낼은 아르방을 하러…음흠…아르방 하루 일당 3만원…일주일 Tico 기름값은 되겠네요…^^;
…아아악~ 사람살려~ ┌(ㅠ0ㅠ)┘ 순결당 만세~!
로베르토 피르다룬은 중순양함 라우제호의 지휘 데스크에서 에이센 정찰함대로 추정되는 소형 선박들이 도주하고 있는 궤적을 지켜보고 있었다. 포착된 에이센 정찰 함대 지휘관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아군 함대 쪽으로 일직선으로 항해하지 않고 궤적을 돌고 있지만 충분하게 에이센 정찰 함대가 향하는 예상 좌표를 산출해 낼 수 있었고 에이센 함대를 발견해 낼 수 있었다.
“정보에 의하면 적은 6만 척 남짓이다. 그렇지만 거듭된 전투로 탄약이 부족하고 많이 피폐해져 있을 것이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라! 전력을 다해 공격해서 에이센놈들을 이곳 우주에서 한 놈도 남겨두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하게 적을 따라 잡았다고 생각한 피르다룬은 예하 함대에게 정면으로 전진해 나갈 것을 명령했다.
“4시간 정도의 거리로군. 계속해서 대략 3만 척 수준의 함대라고 보고해 주고 있군······”
크라우프는 정찰 함대로부터 4시간 정도의 거리에 발바이스 함대가 위치해 있다는 보고를 받으며 짧게 혀를 차고 있었다. 그는 부사령관 스테판 란지에르 소장에게 발바이스 함대가 아군을 그대로 보내 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어지간한 부사령관도 크라우프에게 전투를 수행하지 말고 후퇴할 것을 권유했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전투가 불가능합니다. 물론 숫자가 적 보다 2배수가 많기는 하지만······아군은 거듭된 전투로 모든 것이 소진되어 있습니다.”
“어쨌거나 현재 시간이 리하르트 황제력 269년 12월 5일 09시 20분이군요.”
대답 대신에 문득 현재 시간을 확인하듯 바라본 크라우프는 왼손으로 자신의 코를 문지르며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하는 대신 퇴로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군도 전력으로 도주할 것이지만 따라 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칫 함대 자체가 붕괴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으니······처음 대단찮은 적의 공격을 받고 함대가 흩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일단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도주를 하겠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하는 크라우프에게 부사령관은 이내 그의 말뜻을 정확하게 이해했다. 그런 뒤 곧 휘하 함대 지휘관들에 대한 완전한 장악에 들어갔다. 부사령관이 자신의 일을 해 주자 크라우프는 직접 알리샤드 두두그에게 통신을 보내 현재 상황을 알리고 지금 당장은 이곳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 없으니 일단은 최대한의 속력으로 아군 지역으로 도주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투도 없이 도주하는 일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일단 지휘관으로서 자신의 명예 보다는 한 사람의 병사들이라고 더 많이 살아 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시간의 불명예를 안겨 드린 점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만약에 최악의 경우 발바이스 함대와 교전이 벌어지게 된다고 하면 다시 한 번 저 크라우프 페트릴의 지시에 따라 주셨으면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크라우프가 직접 고개 숙여 간곡히 부탁을 하자 두두그는 그의 의견을 충분하게 이해를 한다며 이제까지 대로 크라우프의 따를 것임을 다짐했다.
“젠장! 전투라니!”
디네스 펜터 호리스 소령은 회의실로 모이라는 라티시드 소령의 호출을 받은 즉시 회의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후 아무도 없는 가운데 마구 소리를 질러 댔다.
“요 며칠 동안 우리들을 그냥 내버려 둘 것 같더니만!”
아무도 없는 회의장 안에다가 화를 내는 디네스의 뒤쪽으로 두 번째로 회의실에 들어온 크리스틴 제스 하버마스 대위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가 이내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어차피 전쟁터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들은 적진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었고 말이지요.”
그렇지만 디네스는 평소와는 다르게 매우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멈추지 않았다. 더 크게 히스테리를 부리려는 디네스에게 갑자기 누군가의 억센 손이 그녀의 어깨를 덥썩 붙잡았다.
“아?”
깜짝 진정을 해서 뒤돌아보니 니콜라스 라티시드 소령의 손이 디네스의 어깨에 얹혀져 있었다. 라티시드 소령이 약간 힘을 주자 디네스가 얼굴을 찌푸리며 몸을 비틀었다.
“아야!”
디네스가 고통스러워하자 라티시드 소령은 이내 손을 뗀 후 장교면 조금 더 침착하게 있으라며 은근히 화가 난 목소리로 디네스를 질책했다.
“너도 이제는 소령이다. 고급 지휘관이란 말이야.”
“네!”
짤막하게 대답한 뒤 불만이 가득한 눈으로 붙잡힌 어깨를 손으로 문지르며 입술을 삐죽 내미는 디네스에게 라티시드 소령은 더 이상 지적이나 문제를 부각시키지는 않았다.
“그래 병사들 앞에서는 그렇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마라!”
곧바로 티아라와 시에나를 비롯한 다른 중간 지휘관들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자 라티시드 소령은 잠시 디네스의 어깨를 두드려 준 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결연한 의지가 가득한 목소리로 지휘관들이 자리에 앉자 나약하게 마음을 가지지 말 것을 질타했다.
“모두들 이 자리에 왜 모였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적이 추격해 올 때 함대는 전력으로 아군 지역으로 도주를 시도할 것이다. 그렇지만 끝까지 적을 뿌리 칠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지휘관이란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 그것에 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듯이 아군 함대는 지난 전투에서 많은 피해를 입어 정상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특히 우리 바리스타 파일럿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바리스타 부대의 활약에 따라 적 함대의 공격력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고 아울러 아군 함대의 공격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은 모두가 굳어진 표정을 풀지 못하자 라티시드 소령은 억지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다소 차분한 목소리로 다음을 이었다.
“······보급 함대가 약 20일 정도 거리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으면······가족들의 편지도 받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말을 끊은 라티시드 소령은 조금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것은 엄연한 부탁이었다.
“흐음······다들 이런 곳에서 죽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들의 목숨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우리들만 바라보고 있는 다른 수많은 전우들의 목숨까지도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병사들과는 달리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이다. 자네들 모두 한 번 정도는 은연중이라도 다른 병과에 종사는 전우들이 우리들을 보고 특별대우를 받는 다고 말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우리들을 쓸모 없는 존재라고 멸시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여러분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모두들 최선을 다하자! 우리들의 목숨은 나 자신만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다른 함대 장병들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다. 모두 최선을 다하도록!”
라티시드 소령이 주재하는 회의가 끝이 나고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섰다.
“역시나 도망치고 있군! 하지만 이대로 쉽게 보내 주지는 않는다.”
중순양함 라우제호의 함교에서 로베르토 피르다룬은 에이센 함대가 전력으로 도주하고 있는 것 같다는 보고를 받자 더욱 힘을 냈다.
“단숨에 밀어 붙여 버린다. 적들은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있는 상황이다. 거리만 좁힌다면 마음껏 에이센놈들을 쓸어버릴 수 있다. 이 좋은 기회를 이대로 놓쳐 버리겠다는 것인가!”
피르다룬이 제대로 속력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들을 질타하며 최대 속력으로 에이센 함대를 향해 돌진해 나갈 것을 독려했다.
“추격해 오는 군!”
시르피드 XII호의 지휘데스크에 올라 있는 크라우프는 발바이스 함대 3만 척이 최대 속력을 내어 추격해 오는 것을 알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적과의 거리가 차츰 좁혀지기 시작하자 참모들이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자 크라우프는 모두에게 진정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저 정도의 적에 뭘 그렇게 쩔쩔 매는 건가? 아무리 우리가 소모되었다고는 하더라도 싸우지 못할 병사가 한 사람도 없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가 불쾌하다는 듯이 전투가 벌어지면 어떻게 하냐며 불안해하는 참모들에게 혀를 끌끌 차고 있을 때 다이레아가 발바이스 함대가 전력을 다해 추격해 오면 분명히 함대의 전열이 흐트러질 것이니 그 틈을 노려 반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크라우프는 이런 때 일수록 무척이나 냉정해 지고 있는 다이레아를 보고 반격의 포인트를 찾도록 하자고 대답한 뒤 통신 장교를 불러 재차 에르바 행성계에 현재 상황을 송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5일 14시 정각 에르바 행성계의 총독부 건물에서 크라우프의 함대가 발바이스 추격 함대에게 바짝 몰리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카레나는 항로상에 위치한 독립색적 공격 함대를 모아 크라우프 함대를 구원하라는 재촉을 내리도록 총독부에게 압력을 넣었다.
크라우프에 대한 함대 지원을 끝낸 카레나는 키트릿지와 함께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면서 지원 사항을 체크해 보도록 지시했다.
“가지가지로 속 썩이는 군! 그리고 디나에 대한 경호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도록 어떻게 디나가 있는 아파트까지 무장 세력들이 총을 들고 들어올 수 있단 말이야! 폐하께서 크게 걱정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