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69
이제 그가 원하는 것을 알았으니 크라우프에게도 몸을 바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되니 자신도 모르게 한숨부터 터져 나왔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용했는데 결국에는 이렇게 된다 싶었다. 자신도 모르게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일단 가요!”
시에나가 다이레아의 팔을 잡아 끌었다.
그날 저녁 다이레아와 시에나, 크라우프가 한 모텔에 투숙했다. 침대가 두개 있는 것으로 방을 잡았는데, 모텔의 주인은 남자 하나에 젊은 여자 둘이 방 하나를 잡자 능력 좋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열쇠를 내 주었다.
다이레아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크라우프는 별다른 표정없이 방에 들어와서 뭐 먹고 싶은 것 있냐고 물었다.
“아무거나 치킨종류가 좋겠는데······”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메뉴판을 보고 몇 가지 주문을 했다. 시에나는 잠시 TV를 보려고 하는데 동전을 넣어야 하는 것을 알고 투덜거리면서 TV를 몇 번 주먹으로 친 다음에 동전을 집어 넣었다.
뉴스에선 13시에 벌어진 파츠 베이스군에 의한 민간 셔틀 납치 사건이 제법 굵직하게 다루어지고 있었다.
“민간 셔틀을 납치했네?”
시에나는 대단한 놈들이라고 하면서
“코프, 나 먼저 샤워 할께. 괜찮겠지?”
그러고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금새 옷을 벗고 샤워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이레아는 침대에 걸터 앉으면서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남아 있는 두 사람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다만 뉴스에서는 이번 사태 때문에 파츠 베이스에 엄중 항의한다는 내용과 함께 한편으로는 탑승자명단이 공개되었는데 이 중에서는 유명한 영화배우인 파티시아가 들어 있었다.
“영화 배우라······”
크라우프의 우수한 두되는 금새 하만 바이파에 있을때 군 홍보영화 촬영차 잠시 보게 되었던 그 파티시아라고 했던 여배우를 떠올렸다.
‘그사람인가?’
그러고 보니 여자에 대해선 남자와는 달리 쉽게 기억이 나는 자신이 갑자기 우습게 느껴졌다.
다이레아는 그대로 침대에 벌렁 등을 대고 누워 버렸다. 그녀의 옆쪽으로 크라우프가 다가가 앉았다.
“걱정되?”
그녀는 그를 한번 올려 보면서
“소령······ 당신 참 대단해요······”
다이레아는 빈정 거림 반 진정 반으로 그렇게 대답을 하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나가면 너는 분명히 어딘가에서 칼 맞아 죽지 않을까?”
그의 대답에 다이레아는 우습다는 표정을 지었다.
“죽는 다는 것에 큰 두려움 같은거 없었어요······”
“그래?”
옆으로 고개를 돌려 크라우프를 바라보면서 짧은 탄식을 섞어 가면서 말을 이었다.
“내가 누구하고 놀아나든 아무도 상관 안하죠······남자들이라는게 다 그래요······은혜를 베풀고 원하는 것이야 뻔하죠 뭐. 내 몸을 달라고 하고······사랑한다고 그렇게 말을 해놓고·····믿으라 해놓고 ······날 믿으라고 하는 말이 가장 짜증스러워요!”
그녀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짧게 웃음을 지었다.
“그런가? 다이레아의 인생은 어떤지 모르겠다······이제까지 20년간 살아 오면서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으니까 말이야······”
다이레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마약을 한다는 것을 상부에 보고한다면 군법으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자칫하면 처형될 수도 있었다. 그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껏 자신의 삶이 가치 있다고 여겨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집 나오고 나서 나 뻔하죠? 처음에 찾아간 곳이 매춘굴이었는데······그곳에서 도망치고·····거리를 걷다가 우연인지 아니면 누군가 만나게 해준 것인지 한 남자를 만났어요 ······그 사람한테 도움을 받았었죠······정말로 감사했구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날 내 짐을 찾아 주고 우리는 당연히 한 호텔에 투숙했죠······그리고 뭐 한 2달인가 같이 살았는데 그때는 정말로 행복했어요······”
그러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은 사업을 한다고 그랬던가······그런데 어떻게 알게 된 것이 그 사람은 술집에 여자를 공급해 주는 포주더군요······보통 그런 식으로 자신에게 헌신적인 여자를 만들어 놓고 돈을 받고 팔든지 하더군요······부끄러운 일이죠······”
한번 비틀어진 삶을 다시 바로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에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서 도망쳤는데 어려움이 닥치면 몸으로만 해결하려고 하고······”
다시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마약하던 버릇은 고치기 힘들고······”
듣고 있던 크라우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이레아를 내려 보면서
“나는 모르겠다······어릴 적부터 친구라고는 여동생인 디나 밖에는 없었는데······지금 나는 나의 삶을 살고 있지 않아······언제 부터인가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또 다른 나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지만 나는 그 진정한 나를 버리고 이런 내가 아닌 나를 살고 있는 것은 보다 가치있는 나를 찾기 위함이라고 생각해······다이레아······네 인생이 불행하다 생각하지만 너는 너의 인생을 살고 있어······세상 어디에도 너의 인생이 가치 없다고 하지 않아······”
다이레아는 하핫 웃으면서 나직히 뇌까렸다.
“나의 인생이 가치 있다구요?”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은 몇 번이나 되었나 싶었다.
“고맙네요······”
그녀는 웃음을 띈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샤워룸의 문이 열리고 시에나가 타월을 두른채로 걸어 나왔다.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기분이 한껏 달아올라 보였다.
다이레아는 샤워 먼저 하고 싶다고 했고 크라우프가 그러라고 하자 샤워룸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시에나는 머리를 한번 추스르면서 안에서 물을 틀는 소리를 들으면서 대단하다고 말을 해 주었다.
“대단해?”
비아냥 거리는 듯한 말에 씁쓸히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 응······대단해 코프는······조금 있으면 디네스도······아! 이미 했을까?”
“아직은 아니야······원 참 기회가 있었는데······파츠 베이스놈들이 방해 하더군. 하루 정도만 더 창고에 갇혀 있었으면······혹시 모르지만 말이야!”
할말을 잃었다고 하면서 시에나는 머리를 타월로 감쌌다.
한참이 지나서야 다이레아가 샤워룸에서 나왔고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까 주문한 치킨과 몇가지 먹을 것인가 싶었다. 크라우프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문쪽으로 걸어 나갔다.
“누구세요?”
문 밖에서는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예 룸서비스입니다!”
다소 귀찮은 듯 하면서도 낭랑한 대답에 시간이 좀 늦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을 열었다.
‘좀 늦었군······’
문을 조금 여는 순간 밖에서 밀려 오는 강한 힘에 문이 젖혀 지면서 안쪽으로 밀려 넘어져 버렸다. 그리고 잠시 뒤에 건장한 사내 여러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한 녀석이 크라우프를 짓밟아 버리면서 다른 녀석들이 안으로 들어와 시에나와 다이레아쪽으로 다가왔다.
“뭐야 당신들?”
깜짝 놀라는 다이레아를 보고 남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냅다 그녀의 얼굴을 후려쳐 버렸다. 짧은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나뒹굴어 버리는 다이레아와 함께 시에나에게도 한 녀석이 덤벼 들었는데, 그녀는 상대가 내지른 칼을 피하고 하복부로 파고 들면서 그대로 찍어 버렸다. 한 녀석이 비틀거리면서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뭐야 네놈들은?”
크라우프가 놀라 소리 지르자 들어온 건장한 사내들 중 한 녀석이 그를 돌아 보면서
“다치고 싶지 않으면 당신은 가만히 있어! 나는 이 계집들한테 볼일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한 녀석과 대치를 하고 있는 시에나에게 다시 한 놈이 덤벼 들는 것을 보면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다이레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망한 년들! 어디에서 감히 아랫도리를 들이대고 있어! 여기는 내 구역이란 말이야!”
순간 이 근처를 장악한 포주 녀석이 같이 투숙한 여자들을 보고 다른 곳에서 흘러온 창녀들로 착각하고, 버릇을 고쳐주겠다면서 무작정 들어온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젠장할!’
다이레아는 무슨 말이냐고 하면서
“뭐하는 거야! 우리는!”
“닥쳐 버릇을 고쳐 주겠다!”
대답도 듣지 않고 덤벼 들었는데 다이레아도 전투훈련을 받은 군인이었다. 한녀석이 내지른 칼을 발차기로 쳐내버린 다음 달려들어온 녀석의 옆으로 몸을 돌려 피하고선 상대의 오른쪽 무릎 뒤 관절을 발로 찍어 버렸다.
짧은 비명과 함께 한 녀석이 쓰러졌고 크라우프는 순간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던 녀석이 그녀들이 싸우는 장면에 눈이 가 있자 몸을 젖히면서 왼발을 위로 끌어 올려 왼쪽 무릎으로 상대의 오른쪽 옆구리를 그대로 찍어 버렸다.
비명소리와 함께 그 녀석이 나가 떨어졌고 크라우프는 다시 한 녀석을 업어쳐 버린 시에나와 함께 다이레아를 때리고 있는 녀석에게 다가가 그의 목덜미를 잡고 내던져 버렸다.
“망할 자식들 안꺼져!”
쓰러져 있던 녀석이 칼을 집으려 하자 그는 발로 그의 손을 밟아 비틀었다.
고함을 지르면서 다시 몇 놈 덤벼드는 것을 발로 걷어차 버렸고 다시 몇 대 얻어 터지자 그 녀석들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그대로 달아나 버렸다.
“괜찮아요?”
시에나가 다이레아쪽으로 다가 왔고 그녀는 괜찮다고 하면서
“대단하네요······저런 녀석들······자네들 구역이라고······”
짧게 한숨을 내쉬는 얼굴에 황당함이 엿보였다. 웃음밖에는 나오지 않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맞은데가 아팠지만 이런 경험을 해본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도 또 그런 시절로 돌아가 버린 것이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었다.
서둘러 두 사람은 옷을 차려 입었다. 시에나는 나가면서 모텔 주인을 찾았지만 주인은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망할!”
투덜거리면서 세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다른 조금 더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다이레아는 갑자기 크게 웃었다.
“왜 그래?”
크라우프는 일이 우습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시에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도 그리고 셋이 좀 차분하게 있게 되는 것도 다 망치고 이렇게 우스운 일만 생겨버렸다.
“우스워요······”
세 사람 모두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맞는 말이라고 했다. 이렇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밤하늘을 올려보니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도 밝게 빛이 나는 별들이 보였다.
“참 밝다······”
시에나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가 하늘을 올려보면서 그렇게 말했고, 크라우프와 다이레아도 마찬가지로 하늘을 올려 보았다.
“대단하군 그래······”
그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잠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따르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시에나는 물론 다이레아도 조금 상기되긴 했지만 천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런 것일까?’
씁쓸한 표정이 들었다. 문득 자신이 시에나에게 너무나도 많은 잘못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시에나가 없었다고 한다면이라는 생각을 했을때 문득 자신이 너무나도 우스워 졌다.
‘완전히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맞은데부터 치료하자고 했다.
10월 7일 10시 20분 파츠 베이스와 에이센 사이에서는 민간셔틀 납치문제로 대화채널을 열고 서로간의 오해를 풀고자하는 노력들이 있었다.
에이센에서는 민간의 셔틀을 납치한 파츠 베이스군이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 그리고 또한 민간 셔틀과 탑승자들의 전원 송환해 줄것을 요구했고, 만일 이 요구를 하나라도 받아 들이지 않는다면 결코 파츠 베이스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에이센측은 파츠 베이스가 특수부대를 내보내 정상항해를 하고있던 셔틀에 공격을 가해 이들을 납치했다고 보고 있었다. 구난신호를 보내도록 한 것은 이들이 구난을 당한 것처럼 꾸미려고 자작했다고 비난을 퍼부어 대었다.
어째서 파츠 베이스가 민간셔틀을 납치했을것이냐는 의문에는 이들이 변경의 민간항로에 대한 테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서, 에이센군에게 자신들의 실력을 보이고 변경의 물자유통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만들어 그 지역의 경제에 타격을 입히려는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측은 에이센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단순히 기관고장을 일으킨 셔틀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회수했을 뿐이었다고 반박했다.
뉴스보도 중의 일각에서는 민간 셔틀이 파츠 베이스출신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 되어 항로를 바꾸었다는 가능성도 제기해 놓고 있었는데, 에이센군부에서는 파츠 베이스군쪽에서의 납치에 무게를 두고 그 방향으로 사실을 몰아가고 있었다.
7일 월요일 11시 20분 점심식사 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파츠 베이스군 파일럿 아담 조슈아 디제중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뉴스에서 시선을 떼지않고 있었다.
“이거 참······에이센 놈들이 다시 전쟁이라도 일으키려는 걸까?”
아담으로서는 참으로 한심한 일에 말려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그 셔틀을 구해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인데 하는 후회도 들었다.
“참 대단도 하다······”
라디아 파드중위가 빈정대듯 말을 했고 아담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내가 바보였지. 다음부터는 에이센에서 누가 도와달라고 해도 도와주나 봐라······”
후회섞인 말을 연이어 털어 놓았고 라디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빈정댔다.
“뭐 어떻게 하겠어······아담이 민간셔틀 하나 구해준 덕분에 수만명이 죽게 되는 거지······”
“그만 해라~”
그는 반쯤 짜증섞인 투정을 해 대면서 파츠 베이스군 당국이 에이센군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하면서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다시 전쟁이 벌어지려나?”
군인이라는 입장에서 전쟁이 벌어지기를 기대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담은 결코 전쟁이 벌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현재 유케울에 위치한 파츠 베이스의 전력과 하만 바이파 일대에 배치되어 있는 에이센군의 전력을 비교하는 방송도 나왔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혹여 전쟁이라도 벌어지게 된다면 지난번의 10만척의 침공 때 이상으로 대규모 전쟁이 될 것은 확실했다.
“채 1년도 못되는 사이에 대규모 전쟁이 또 벌어 지려는 건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한심스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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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형이 또…몰래…ㅠ.ㅠ 비축분도 얼마 없는데…쩝
아, 그리고 요번에는 짤려진 부분 없습니다…뭐 바라시진 않으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