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797
●‘가연을이’님…무슨 말씀을…~_~; 그럼 디네스를 포기하실 것입니까? 그것은 안되지요…그리고 가연이는…가연을이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 정도의 단역이 아니랍니다…~_~;; 크라우프 녀석에게 지금 필요한 것 아니…앞으로 쭈욱 필요한 것은 클로리사 같은 떨거지나 카레나 같이 부담되는 사람이 아닌 디네스 같은 사람이랍니다…~_^;;
●‘현돌’님…비라…비 내리는 소리는 언제나…마음일 무겁네 내리안고 있습니다…가끔 비 내리는 소리가 듣고 싶어져서…디아블로를 한답니다..그리고…엑트 1에서 가만히 있으면 비가 내릴때…그 소리가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_^;;
●‘한뫼’님…쳇…알아차렸군요…쩝…하지만 이것 한 가지…저 작가넘이 물러나면…연중인데요…쿨럭…
●‘레인맨’님…저 작가넘도 요즘에 그러한 것 같습니다…이상하게 로또의 신이 저 작가넘을 외면하고 계신 것 같다는…~_~;; 자쿠라고 한다면…정말로 저 작가넘도 좋아 한다는…특히나…ZZ에서 나온 자쿠III 같은 위용은…으음…(^)0(^);
●‘soulschaos’님…어디에 살고 계시는지…쿨럭…일단 저 작가넘이 Tico를 세차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답니다…^0^; 일단 그래서 좋기는 좋더라구요…헐헐…^_^;; 그나저나 하렘당으로서의 컬렉션이라…무엇인지 엄청나게 궁금하다는…설마…이제 커플 제국군으로 전향을?? 으음…그럼 일단 축하를…쿨럭…
●‘underworld’님…뭐 크라우프 녀석은…이번에 열심히 얻어터질 것이랍니다…^__^; 물론 쥔공이기 때문에…죽지는 않을 것이지만요…크라우프 녀석…쥔공의 승리를 위해서…건배!!ㅡ.-;)ㅜ
●‘테르미도르’님…옛날에 게르하르트 바움 소령…크라우프 넘이 아나베 행성계에서 폭동 나고 민간인들 몽땅 철수 시킨 후 조루가 승진 하면서 에드라 요새로 전출 나갔답니다…뭐…베르베라에 있을 때 아세라와 에이린 후임으로 왔을 때가 소령…당시…디네스…소위…지금은…디네스…중령…쿨럭…바렌브룩 대령…쩝…~_~;;
●‘acehelp’님…에궁…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데이터가 중요하다면 그 돈 값어치 보다 더 좋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0^; 뭐…데이터 전부가 날아가 버려…그 책임을 지고…돈줄 끊어지는 것 보다는 나을지도…쿨럭…하지만 다시 보니…데이터를 전부 날려 버리신 듯…~_ㅜ; 하지만…그래도…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시면 되잖아요…acehelp님은 하실 수 있으면서…아시죠? 저 작가넘이 외칩니다…\(^0^)乃 acehelp님…화팅!!
모든 독자 분들…화팅!!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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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Mon, 26 Dec 2005 00:42:33 G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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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c4
data= 10시 세갈 마이야 하페텐은 기함 아포스의 지휘 데스크에 올라 로베르토 피르다룬이 가져온 명령서를 받아 들었다. 명령서를 읽고난 후 보여진 결연한 의지가 배어 있는 세갈 마이야의 굳게 다문 입술은 자신들이 곧 빛과 신의 그림자 작전 세 번째 단계를 실행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공격의 축선은 하얀 백작과 워너 폴크가 이끄는 함대와 에드라 요새에서 펼쳐진 에이센군의 방어선이 만나는 부분입니다. 이 지점을 집중 공격해 에이센 방어선을 완전하게 무너뜨려야 합니다.”
피르다룬이 다시 한 번 자신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세갈 마이야를 인지시키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까지 준비해 왔던대로 함대를 전진시켜 나갈 것을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각하!”
곧바로 시원하게 군례를 올린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참모들은 이내 함대를 전진시켜 예정되어 있던 방향으로 전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참모들의 부산한 움직임과 함께 곧 공격 명령이 내려지고 세갈 마이야의 예하 함대 지휘관들이 부산하게 전투 준비에 전념하고 있을 때, 세갈 마이야 하페텐은 나직이 피르다룬에게 자신의 걱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 작전으로 에이센의 방어선이 흐트러진다면 히르슈가 투입되겠군. 그리고 곧 전쟁은 끝이 나겠지?”
잠시 간의 침묵이 이어졌지만 이내 로베르토 피르다룬은 곧 세갈 마이야 하페텐에게 의지를 버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피르다룬도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걱정이 무엇인지 모르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중의 일보다는 당장 눈앞에서 버티고 있는 에이센군을 처리하고 에르바 행성계를 탈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일이었다.
“······이미 빼어든 검입니다.”
피르다룬의 짧은 한마디에 지금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네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잠시 피르다룬의 눈을 보다가 고개를 전방으로 돌리며 곧 선두 함대는 라쉬드 사카 듀페리얼이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세갈 마이야는 예하 함대 지휘관들에게 다음과 같이 지금 자신들의 행동이 중요함을 잊지 말 것을 크게 강조했다.
“이 공격은 빛과 신의 그림자 작전에서 최고의 영광이다! 모두들 전력을 다해 지금 우리의 행동이 바르디아의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그가 철저하게 지금 자신들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모두에게 의지를 다지려는 것은 당장 자신들이 처하게 될 위기 상황에서 부하들이 동요하게 된다면 전체가 무너져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3시 25분 군사 기지 내부에 마련된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의 집무실로 다급하게 에드라 요새 사령관 프리실라 비네 대장의 통신이 연결되었다.
“전선 지휘는 잘 되어 가시오?”
지겔마이어 원수는 그녀가 어떠한 이유 때문에 이렇게 다급하게 통신을 연결했는지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여유를 부리듯 비네 대장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헛기침을 한 번 했다.
“음음!”
이것으로 처음의 주도권을 잡은 지겔마이어 원수는 에드라 요새 쪽에 묶여 있는 전력을 후방으로 배치해서 적의 공시에 대비해 깊은 종심을 편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것은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공격을 에드라 요새의 후방에 배치된 방어 병력으로 대처하라는 뜻이었다.
“예? 무슨 말씀을??”
사전에 카레나로부터 적의 빛과 신의 그림자 작전에 대해서 소상히 전달받아 모든 사항을 인지하고 있는 지겔마이어 원수는 지금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공격이 에드라 요새 정면에서의 병력 분산을 꾀하고 아군 예비 병력의 진출을 유도해 내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네 대장을 지원해 주기 위해 에드라 요새 쪽으로 지원 병력을 파견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함과 공격 항공모함을 에르바 행성 근처에 매어 둠으로서 초전에 패배를 하더라도, 아니 에르바 행성계를 적에게 넘겨주더라도 중요한 전력이 최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비네 대장은 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각하! 에르바 행성계에 위치해 있는 예비 병력을 전선으로 투입시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비네 대장은 에드라 요새 쪽에 배치된 병력을 후방으로 빼내어 발바이스 함대의 공격에 대항하라고 지시하는 지겔마이어 원수에게 아연한 듯 한 태도를 보이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히며 에드라 요새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 배치된 병력을 후방으로 전속시키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지겔마이어 원수는 비네 대장의 전략적인 판단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게르트 하우츠 황제의 의도대로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 중이기는 했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단순하게 에드라 요새 쪽에 대병력을 집결시키기만 하고 그 이외의 지역으로 병력을 내보내지 않으려 한다면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라도 쉽게 용납될 수 없는 행위였다.
물론 지금 병력을 에드라 요새 주변으로 최대한 집결시켜 두려는 비네 대장의 행동이 일신의 안위만을 위하는 판단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는 해도 단순하게 병력만 모아 두고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적의 뜻하지 않은 공격에 보다 압도적인 병력을 갖추고도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높았기에 그녀를 바라보는 지겔마이어 원수의 눈은 조금 아깝다는 듯 한 느낌을 담고 있었다.
‘······단순하게 일개 전선 지휘관으로서 만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무언가 계속 입을 열려하는 비네 대장을 왼손을 살짝 드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제지한 지겔마이어 원수는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는 비네 대장을 배신한 채 명령대로 따르라고 엄명을 내린 후 에드라 요새라고 하는 강력한 위력을 갖춘 요새를 가운데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후방에 대기하고 있는 병력을 보다 더 후방으로 내보내 방어진형을 구축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알겠습니다. 각하!”
비네 대장과 길게 토론한 것도 없이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운 지겔마이어 원수는 통신이 끊어지게 되자 깊게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살짝 고개를 위쪽으로 들었다. 어느 순간 지겔마이어 원수의 앞쪽에 있는 의자에는 카레나가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로 앉아 있었다.
“잘 하셨습니다. 길게 논쟁을 해 볼 필요가 없었으니 말이죠.”
카레나가 좋은 말로 지겔마이어 원수를 다독여 주니 그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에드라 요새 정도 따위는 얼마든지 다시 건조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내친김에 한 400km 짜리로 다시 만들어 볼 수도 있지요. 그리고 각하의 지시대로 병력이 후방으로 돌려 진다면 조금이라도 살아 남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끝까지 에드라 요새 근처에 남아 있는 전력들은 어찌 될는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니 말이죠.”
신랄하게 현실을 설명하는 카레나에게 지겔마이어 원수는 쓴웃음을 보탰다. 그리고는 살아 남은 사람들은 부치 대장이 있지 않으냐는 말로 씁쓸해 하다가 갑자기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의 결전 병기 히르슈의 출현을 걱정했다. 카레나는 빙긋 웃으며 히르슈에 대해서 너무 염려하지 말 것을 이해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대응이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요새 공격에 대한 대응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하나가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두번째 방법을, 그것도 막히면 세 번째 방법을 통해서 상대를 무력화 시켜 버리면 그만입니다.”
요새를 공략하는 방법이 단순하게 한 가지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카레나의 설명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던 지겔마이어 원수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20년 전쟁 당시 그 자신도 스트링턴 요새 전투를 비롯한 여러 전투, 특히 데카우 요새의 공략전에서 자신이 활약했던 것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맞는 말이네. 손실을 각오한다면 걱정할 것은 아무 것도 없지.”
그는 쓴웃음을 지은 후 지금 자신들의 대화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비네 대장에게는 오히려 다행일지 모르겠다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맞습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좋겠지요. 그것은 부치 대장도 마찬가지이지만 말이죠.”
카레나가 머쓱한 표정으로 맞장구 쳐주자 지겔마이어 원수는 옳다고 이해하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에르바 행성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의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이때, 19시 30분 크라우프 페트릴 중장의 방에서 대충 훑어보듯 서류들을 넘겨보고 있던 티아라는 카레나로 부터 제공된 정보 관계 서류들을 훑어보며 그것이 뜻하고 있는 바를 깨닫고는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왼손으로 자신의 콧잔등을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모든 정보가 일목 요연한데? 그런데 정말로 무섭다.”
잠시 짧은 휘파람을 불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티아라에게 그녀 앞으로 비타민 음료를 하나 내민 크라우프는 마음대로 보라고 권했다.
“단 함부로 발설하지는 말고. 티아라만 알고 있어. 알겠지?”
크라우프의 배려에 티아라는 고맙다면서 그가 건네 준 서류들을 하나씩 훑어보고 있었다. 사실 크라우프는 군인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있는 카티야를 제외한 자신의 애인들에게 한 두 번씩 이렇게 중요한 정보 관계 서류를 보여주고는 했다. 물론 중요하다 못해 하나라도 유출될 시에는 에이센 전체가 뒤집힐만 한 내용을 포함하고있는 서류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은 그만큼 크라우프가 티아라를 비롯한 애인들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정보 서류를 모두 훑어 본 티아라는 잠시 소파에 등을 기대앉으며 오른손으로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가 그의 서류를 모두 정리해 주었다. 보관된 서류들을 모두 머리속에만 담아 두고 쓰레기통에 넣고 곧바로 소각해 버린 크라우프는 그것이 모두 탈 때까지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자신이 읽어 본 서류들이 모두 소각되어 버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티아라는 갑자기 아랫입술을 조금 앞으로 내밀더니 볼멘 소리를 한 마디 했다.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비밀들을 많이 알고 있다니······어째 좀 무서워지네요.”
말로는 걱정이 된다고 하면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되어 웃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간 크라우프는 살며시 티아라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 주었다.
“내가 사랑하는 티아라한테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야. 알겠어?”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는 크라우프에게 티아라는 웃는 얼굴로 고맙다고 대답을 한 뒤 곧 서류들을 모두 태워 버릴 때까지 조용히 하나 하나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는 휴지통을 내려보았다. 그때 인터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크라우프가 받아 보니 화재 경보가 감지되었는데 무슨 일이냐는 질문이었다. 사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스프링 쿨러가 작동하게 되어 있었지만 크라우프가 사전에 정지시켜 놓은 상태였다.
“1급 보안 서류를 직접 소각하고 있다.”
그는 당당하게 대답을 한 후 인터폰을 끊었다. 그 모습을 보고 티아라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멋진데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의 얼굴 자체는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이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놀리지 말라고 하면서 서류를 하나 하나 휴지통에 넣고 그 모든 것이 완전히 타 버릴 때까지 묵묵히 내려보고 있었다.
서류가 모두 타 버리자 그는 휴지통을 들고 화장실로 가서 그것을 직접 손으로 잘게 분쇄한 뒤 물에 섞은 뒤 변기에 쏟아 버렸다. 아직까지 뜨거운 기운이 남아있었고 손이 더러워 지는 일이었지만 크라우프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와아~ 철저하네요?”
티아라가 그를 옆에서 도와주면서 보안 관계 서류를 직접 소각해 버리는 크라우프에게 철저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했다.
“그런가?”
크라우프는 멋쩍게 웃은 후 티아라가 변기를 다시 닦아주는 동안 휴지통을 깨끗하게 닦아 내었다. 굳이 이렇게 서류를 직접 소각해 재로 만들어 물에 타서 변기에 쏟아 버리는 것은 그 만큼 지금 소각한 서류가 어떤 식으로든 남에게 보여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미안하네. 이거 화장실 청소도 시키고 말이야.”
그가 멋쩍게 웃고 있자 티아라는 괜찮다고 대답하며 자신의 앞에 놓인 것들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다.
에르바 시티 교외에 있는 군사 기지로 정보부를 옮겨 온 카레나는 20시 15분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시 밖으로 나와 후덥지근한 공기를 폐속에 불어넣었다. 기지 주변으로 잔뜩 긴장한 병사들이 장전된 자동 소총을 들고 이곳 저곳을 걸어 다니고 있었고, 기지에서 물자와 무기를 반출해 산악 지역이나 해양 지역 속에 비밀리에 건설된 기지 쪽으로 옮기려고 하는 수송기와 수송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들 바쁘군.”
이때 카레나의 앞쪽으로 체구가 제 각각인 병사들이 군장을 잔뜩 짊어진 채로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만일의 경우 기지가 궤도 포격을 당할 것을 우려해 주력 부대가 옮겨갈 준비들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었기에 별로이상해 보이는 풍경은 아니었다. 폭동을 우려해 파츠 베이스 지역 출신의 부대를 전부 후방 지역으로 빼내 버리고 지금 저렇게 군장을 메고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르메스나 바르디아 지역 출신의 에이센인들이었다. 얼굴 한 구석에 고생스러움과 괴로움이 가득 묻어나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다가왔다.
‘힘들겠군. 저들도······’
카레나의 눈앞으로 자기 몸집만 한 군장을 등에 떠메고 손에는 자동 소총을 들고 앞사람의 뒤를 따라가는 작고 가녀린 모습의 여병사가 눈에 들어오자 카레나는 어딘지 모르게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에휴······뭐라고 해야 할까? 디나와 크세니아같은 애들도 원래는 이곳에 남겨 두는 것이 옳은 일이겠지만·······그 애들이 남고 싶다고 해도 결코 이곳에 남겨 둘 수는 없지······절대로 말이야.’
이름 모를 보병들이 끝도 없이 완전 군장을 꾸린 채로 어딘 가로 질게 줄을 지어 걸어가고 있고 그녀는 잠시 마음을 다독인 후 다시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으로 들어서니 키트릿지와 트레이닝복의 사내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거의 다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카레나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가 차를 한 잔 따라 입안으로 흘려 넣은 뒤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공격 이후의 작전 단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나저나 이제 다음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고 한다면 히르슈인가 하는 녀석이 출현을 하겠군.”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카레나가 키트릿지와 트레이닝복의 사내에게 무심한 듯 한 마디를 하자 모두들 길게 한숨을 덧붙였다.
“뭐······이번 전쟁은 의외로 시작은 길었지만 일찍 끝이 날 것 같습니다.”
키트릿지가 한 마디 하니 카레나는 차로 목을 축인 뒤 일단 위기 상황에서 주요 인물들을 빼낼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을 비롯한 요원들이 거의 동시에 대답하자 카레나는 잠시 왼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한 번 긁적인 후 모두들 몸을 빼낼 준비를 서둘러 주고 게르트 하우츠 황제가 내려보낸 강화인간들에 대한 관리에 보다 신경 써 줄 것을 지시했다.
“강화인간들이라······”
갑자기 트레이닝복의 사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지난 번 에이스 하프너를 제거 할 때 투입된 강화인간들 전부가 강하게 단련된 기사에게 쓰러져 버렸다는 것을 듣고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심이 스럽다고 한심스러워 했다.
“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강화인간들은 쓸모가 많습니다. 전투에 대량 투입된다면 당해낼 장사가 없을 것이니 말이지요.”
키트릿지가 쓴웃음을 지으며 트레이닝복의 사내에게 한마디를 보태자 그는 맞는 말이라고 대답한 뒤 잠시 아쉬워했다.
“그 계집애를 놓쳐서 안타깝습니다. 그 여자애랑 또 한 여자는 시살에서도 눈에 확 띄는 편이었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그 둘을 거기에 배속시킨 것은 황제 폐하의 명령이었으니 하는 수 없지요.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 쪽에서 둘을 데리고 있었다면 최고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트레이닝복의 사내가 얼마전에 타부서에 빼앗기다시피 한 두 명의 인재에 대해 아쉬워 하는 키트릿지의 푸념아닌 푸념을 들으며 한숨을 곁들이자, 카레나는 이들 옆에 앉으며 아무리 그래도 폐하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며 아쉬우면 아쉬운 그대로 활용할 강화인간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강화인간들이라······좋지요. 아기때부터 개조를 해서 전투능력을 키워나가 적절한 때에 서 먹는다······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바르디아인들처럼 아니······과거 초거대 제국의 과학력 처럼 카레나님과 같은 존재를 다시 만들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순간적으로 안쪽의 분위기가 굳어졌지만 카레나는 웃는 얼굴로 트레이닝복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나직이 한마디를 보탰다.
“뭐······그렇다면 나는 그 모습을 볼 수 있겠지.”
무한한 시간을 가지는 존재의 짧은 한 마디였지만 이것으로 모든 것은 끝이 났다. 아니 이 이상 지금의 트레이닝복의 사내와 카레나의 차이를 구분 짓는 한 마디는 없을 것일지도 몰랐다.
“하하핫! 그렇군요. 이거 제가 괜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하지만 카레나님······지금의 이 전쟁이나 고생스러움·······그리고 무엇보다 나중에 저희들을 기억해 주실 수 있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잠시간의 웃음을 짓던 모두는 지금의 편안함과 무료함을 어떤 식으로든 극복해 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8월 21일 05시 44분 세갈 마이야 하페텐은 자신의 기함 아포스의 지휘 데스크에서 에이센 함대가 차츰 그 출현하는 규모를 늘여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짧게 헛기침을 한 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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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무한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쩝…생각해 보면 얼마나 따분할까요…결국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 끈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메는 존재…가 되겠지요…-_-;;
하지만 생각해 봅니다…과연 내 자신이 무한한 존재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부족한 잠이나 자 둬야 겠다는…ㅡ,.ㅡ;;;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