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877
아울러 라노멘 행성계를 포위하고 있는 200만 척의 함대 지휘관인 세갈 마이야 하페텐과 워너 폴크에게도 항로만 봉쇄하도록 50만 척 남짓한 전력만 라노멘 행성계에 남겨 두고 나머지는 전부 에르바 행성계 쪽으로 집중하도록 지시했다.
12월 7일 수요일 에이센의 잠수함 전단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는 가운데 엘렘 대륙 내부에 대한 발바이스 지상군의 대대적인 토벌 작전이 감행되었다. 분명 수많은 에이센군의 잔당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실제 보다 더 많은 전투 장비와 병력들이 곳곳에 은신해 있었고 이들은 여러 곳에서 발바이스군 지상전 부대에게 환영 인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리고 에이센군 기지가 자폭해 버림으로서 사라져 버린 것으로 파악된 살모어 대륙에서도 에이센군의 활동이 재개되기 시작했다.
살모어 산맥의 험준한 계곡을 고공 비행하던 물자 수송기가 갑자기 살모어 산맥의 안쪽에서 상승해 올라온 이르카 부대의 급습을 받아 전멸해 버렸고, 곳곳에 위치한 발바이스군과 뮤틸레 족 전사들을 향해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12월 8일 목요일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수뇌부에게는 매일 같이 골치 썩던 일 대신 모처럼 만에 즐거운 소식이 전해졌다.
에르바 행성계 외각 소행성 지대에서 에이센군이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된 다량의 전투 물자 컨테이너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대함 미사일과 자카운 같은 에이센군의 헤비호스 부품 같은 전투 물자들로 교묘하게 소행성들로 위장되어 상당 기간 방치되었어도 잘 포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장에 재사용이 가능했다. 최저 10만 척은 무장시킬 수 있는 양이기 때문에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보급 물자의 압박을 덜하게 되었다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모처럼 만에 아주 경사스러운 보고로군.”
이런 저런 악재들이 겹쳐 매일 같이 인상을 쓰고 지냈던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모처럼 만에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겨우 다량의 물자를 발견했다고 해서 현재 총체적으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는 발바이스의 상황이 타파될 수는 없었다.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식량 부족 현상과 에이센 게릴라 부대의 활동에 의한 지상전 부대의 보급 차단 문제 때문에 이미 여러 지역에서는 지상전 병력들이 주민들을 약탈하기 시작했고, 전체적으로 갑자기 대병력이 에르바 행성계 쪽으로 집중되기 시작하니 총체적으로 부실한 발바이스의 후방 보급 체계가 서서히 균열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에이센과는 달리 인력이 부족한 발바이스는 대부분의 우수한 장교나 병사들을 전부 전투 부대로 돌린 탓에 후방 보급 체계를 책임지는 수송 부대는 상대적으로 매우 인적 구성이 엉성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전투 부대와는 달리 부족한 그 자체였다.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연합 함대의 후방 보급 체계는 뮤틸레 족과 발바이스가 따로 운영되고 더욱이 네슬런에서의 보급선과 하얀 백작, 에네르 자드 하페텐 그리고 세갈 마이야 하페텐이 각자의 보급선을 갖고 있으니 보급 체계 자체가 중구난방 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물론 이런 보급선을 하나로 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다들 절실히 느끼고 있었고 통합 후방 지원 체계를 갖추자는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에이센 함대가 코앞에까지 1천 만 척이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가지고 진격해 나와 있기 때문에 후방 보급 체계를 정비할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기회가 왔다.
갑자기 에이센이 먼저 정전 협정을 제안해 왔다.
12월 9일 금요일 브랜다 조슬리 행성계에서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함께 다시 카롤라 섬에서 샤넬리 시티 쪽으로 돌아와 부사령관 샤파 발타자르 중장과 수뇌부 참모들 그리고 여러 주요 지휘관들을 호박의 정령 호로 불러 들여 12월 15일 목요일부터 12월 25일 일요일까지 함대 기동 훈련이 있음을 통고하고, 각자 맡은바 임무에 대한 훈련 계획에 대해 작성 보고해 줄 것을 지시했다.
“이 훈련은 단순히 함대 기동 훈련일 뿐이네, 여러 곳에서 끌어온 함대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훈련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신규 편제된 함대의 전체적인 운용 상태를 점검하고 각 함대와의 적절한 명령 전달 체계에 대한 점검이 주된, 훈련 내용이 될 것이네.”
크라우프는 부하들에게 전체적인 훈련의 목적에 대해서 통지하고 정전 협정이 진행 중에 있지만, 이 점에 대해서 고려하지 말고 군인으로서의 임무를 다해 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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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아르방 나오니…에어컨이 저 작가넘을 기다리고 있네요…^0^)乃
얼른 빠방하게 틀고…므흐흐흐…
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23…^0^;;
에궁…
●’판타로드’님…^0^)乃 1타를 해 주셨군요…므흐흐흐흐…글쿠…뭐…젊고 매력적인 다이레아를 보면…다들…뭐…^_^; 가끔 보면…실제로 모든 여자가 자기가 꼬시면 넘어 온다는 왕자병 걸린 녀석들도 제법 되거든요…음흠…글쿠 말입니다…카레나는 농간은 겨우 경제 봉쇄에 따른 자중지란 유도가 아니랍니다…^_^; 물론…그것도 포함되지만 앞으로 보시면…뭐…스스로 불안한 마음에 폭발하게 만드는 것이랍니다…-베실베실…
●’사막의고양이’님…^_^; 맞습니다…클로리사 양…용맹함(?)과 광기를 감추고…코프 넘의 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얼마나 사람 때려 죽이고 싶었겠습니까? 더욱이 본의 아니게 새침한 모습을 늘상 보여 주었으니 말이죠…므흐흐흐흐…^0^)乃 클로리사 만쉐이!!
●’아담스미스’님…순결당 만쉐이! 만쉐이! 만쉐이!! 코프 녀석 드디어 대장이랍니다…^0^; 글쿠…개념 없는 저런 남자들은 실제 생활에서 제법 많이 본답니다…^0^; 모든 여자는 자기가 작업하면 다 넘어온다는 그런 사람들 말이죠…쭈압…글쿠…호버크래프트로 알고 있었는데 말입니다…한글 2005에서는 호버크라프트가 정상이라고 나오더라구요…^_^;;
●’p부엉이’님…역시 정의의 순결당입니다…그나저나 월요일인 25일에는 예비군 훈련 때문에…새벽에 미리 올려 놓아야 할지 걱정입니다…왠지 모르게 간만에 아는 녀석들 만나면…저녁 먹고 뭐 이래야 할 것 같으니 말이죠…쿨럭…그리고 순결당 만쉐이입니다…^0^;
●’타파’님…글쎄요…디네스는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습니다…코프 넘이 무슨 발정난 수캐가 아닌 이상 말입니다…으음…~_^;; 그나저나 출장이라…저 작가넘은 얼른…철밥통 부터…쿨럭…쿨럭…
●’룬마스터’님…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순결당의 마음이 자라고 있답니다…^0^; 왜냐면 말입니다…순결당이 곧 정의이기 때문입니다…므흐흐흐…순결당 만쉐이!! 만쉐이!! 만쉐이!!
●’호박의정령’님…그렇지만 순결은 모든 남자가 본능적으로 바라고 있는 것이랍니다…그러니 바로 순결이 곧 정의랍니다…순결 만쉐이!! 그리고 순결당도 마쉐이! 만쉐이! 만쉐이!! 흐흐흐흐흐…^0^)乃
●’우유동자’님…디네스가 나왔답니다…물론 빠른 전개를 목적으로…제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만족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지금 잠시 동안은 빠른 전개가 필요한 때니 말이죠…^_^;
●’내멋대로할꼬야’님…ㅠ_~; 그나저나 빈 공간이 어느 순간 하나 씩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쿨럭…부디 이만 정상으로 돌아와 주세요…Y_Y;
●’대구사과’님…쿨럭…쿨럭…일단 전투당은 있답니다…^_^; 물론 순결당 분이 아니셔도 가입이 되니…전투당으로 온니 전투와 살육을 즐기시는 분이라고 한다면 저 작가넘도 환영이랍니다…전투당 만쉐이!
●’애니~’님…으흐흐흐…디네스와 코프 넘의 러브러브 모드…조루 넘이 관건이랍니다…^ㅠ^; 모두들 얼른 조루가 죽기를 기다려 주세요…조루넘 만쉐이!!
●’꿈꾸는매니아’님…^0^; 저 작가넘은 크라우프를 쓰는 중이랍니다…그리고 지금은 아르방을 나와서 에어컨 틀고 더워더워…하고 있는 중이구요…^0^;
●’underworld’님…회사를 옮기셨다라…쿨럭…저 작가넘도 얼른 철밥통을 차야 할 텐데 말입니다…쿨럭…쿨럭…그나저나 이제 코프 녀석 대장이지요…물론 좀 후회가 되기는 하지만…그래도 전투를 위해서…계속 나갑니다…전투 만쉐이^0^)/
●’가연을이’님…음흠…그나저나 삼사관학교에는 무슨 일이 있으신 겁니까? 쿨럭…쿨럭…무척이나 더운 것은 사실인 것 같네요…^0^; 어제 저 작가넘도 잠깐 나갔다 왔을 때 쏟아지는 땀방울에 미치는 줄 알았거든요…헐헐…~_^;;
●’soulschaos’님…흐음…그럼 일단…조금만 손보면 될 것이구요…그나저나…권총탄에 맞으면 말입니다…총알이 팍 하고 깨지는 것을 CSI에서 묘사했어서 말이죠…^0^; 물론 대부분이 일그러진 채로 나오기는 하지만 말이죠…^0^; 글쿠…글쿠…콜트가 위력이 좋긴 좋군요…으음…역시나…스티븐 시걸 형님께서 애용하시는 콜트…위력이 좋은 것인가 봅니다…얼른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화팅! 근데 갑자기 스티븐 하니 스티붕이 생각나는 것은…쿨럭…~_~;
●’빨강보석’님…쿨럭…쿨럭…글쿤요…^0^;; 뭐…조알에서 상이나 공로패라…헐헐…하지만 그런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뭐…일단 저 작가넘이 재미있으라고 한 것이니 말입니다…^0^;
●’지옹’님…디네스 팬이 많기는 많으신가 봅니다…쿨럭…쿨럭…어쨌든 간에 그럼…디네스 뇬…파일럿으로 그리고 전투 지휘관으로서 최고가 되도록 하겠습니다…화팅!! 저 작가넘 또한 디네스를 넘 좋아하니 말이죠…^0^;
●’bsh2345’님…전쟁과 협정 그리고…암살은 계속 이어질 것이랍니다…왜냐면…계속해서 죽이고 싶거든요…므흐흐흐흐…전쟁 만쉐이! 만쉐이!! 만쉐이!!
●’블래스터’님…부탁 드립니다…m(_ _)m…사하라는 받아 보기는 했고…우주 전쟁은 영화관을 찾아가 2번…쿨럭…보았답니다…글쿠…스타워즈라…당나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인데 말이죠…ㅠ_ㅠ; 그럼 염치 불구하고…트리플엑스2와 스타워즈(2005)를 부탁드립니다…그럼 저 작가넘은 야동으로 보답을…쿨럭…
●’크림슨페더(위풍당당)’님…뭐 본래 계획된 만큼 죽일 예정이랍니다…^0^; 왜냐면…이제는 좀 캐릭터를 너무 많이 남겨 두어서 곤란을 겪을 생각이 없으니 말이죠…므흐흐흐…^0^;
●’라이네케’님…하지만…지금 순결의 태양은 환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답니다…^0^; 순결당 만쉐이!
●’스킬팝’님…쿨럭…디…디네스…나왔답니다…그리고 티아라도 이름은…∼~∼;; 쿨럭…쿨럭…쿨럭…
●’키트릿지’님…흐음…그나저나 클로리사가 그렇게 변태로 보이신단 말입니까? 긁적…뭐…강화인간이기 때문에 전투에 돌입하면 마구 흥분해서 상대를 죽이는 것은 좀 이해가 되지만 적어도 막 몸 굴리지 않고 오시무스 즉 츄리닝 하고만 뒹구는데…변태까지는 좀…~_^;; 뭐…코프 녀석 이외는 H 신이 안나올 것이니 그럼 둘의 침실에…몰래 카메라라도…츄릅…^ㅠ^;;
●’내사랑천사’님…(슥슥)(부비부비)…오래간만입니다…므흐흐흐…(^)_(^); 그나저나 왜? 이렇게 금방 또 바쁘시다고 가시는지…=_=;; 어쨌든 간에 더운 날씨에 몸 조심 하시구요…므흣…^0^)乃 저 작가넘이 늘…화팅을 기원합니다…내사랑천사님 만쉐이!!
더운 날씨에 다들 몸 조심 하세요…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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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12월 10일 토요일 19시 30분 디네스 펜터 호리스 대령은 티아라 고메스 중령과 함께 호박의 정령호에 있는 공중전 부대 지휘관 실에서 물을 컵에 따라 마시며 12월 15일부터 25일까지 있게 될 함대 기동 훈련의 일환으로 예정되어 있는 바리스타 부대의 훈련 계획을 짜고 있었다.
일상적인 훈련이 될 것이기는 해도 부대 전체에 생각 이상으로 신병들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보다 전술적인 문제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 디네스와 티아라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이때 두 사람이 있는 방안으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뜻밖에도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구드 바렌브룩 준장이었다.
직속상관이었기 때문에 디네스와 티아라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는 한껏 뒷짐을 지고 턱을 치켜 든 자세로 거드름을 피우며 훈련 계획은 잘 되어 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 왔다며 다소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의 태도에서 그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이 아닌가 불안해 진 두 사람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자 바렌브룩 준장은 환하게 웃으며 갑자기 등 뒤 쪽에서 음료수 세 개를 꺼냈다.
“토요일인데도 퇴근 못하고 일하고 있다고 해서 말이지. 음료수 한 개씩으로 어떻게 자네들한테 점수 좀 딸까 해서 찾아 왔네만······괜찮겠나?”
곧 환하게 웃으며 솔직하게 방문목적을 털어놓는 바렌브룩 준장이 내미는 음료수를 두 사람은 고맙게 받아 들었다. 바렌브룩 준장이 내민 손은 굳은 살과 자잘한 흉터가 듬성듬성 있는 데다가 손이 꽤나 컸기 때문에 상당히 억세보였지만, 쉬지도 못하고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부하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티아라과 디네스, 그리고 바렌브룩 준장은 자리에 앉았고 곧 세 사람 모두 각자의 손에 음료수를 따 들었다.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곧 티아라가 어색함 같은 것은 떨쳐 버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준장님께서는 퇴근하시지 않았습니까? 모처럼 맞은 휴일인데, 젊고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준장님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숫기가 부족한 디네스는 자신이 잘 하지 못하는 일, 즉 남의 기분을 맞추어 준다던가 하는 일을 티아라가 대신 해 주자 내심 안도를 하며 바렌부룩 준장을 바라 보았다. 티아라는 그의 기분을 맞추어 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어디 얻어걸린 여자가 없어 씁쓸한 마음을 달래러 온 것인지 모를 바렌브룩 준장에게 능청맞게도 말도 잘 걸었다.
“젊고 아리따운 여자들이라······뭐 좋은 말이지. 출격 전에 한 달쯤 같이 살 여자를 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더군.”
이상하게도 바렌브룩 준장은 티아라에게 친한 친구 사이 마냥 편하게 말을 하곤 했다. 그러자 티아라는 또 한 술 더 떠서 원한다면 창녀들한테 돈을 줘서 한 달쯤 같이 살자고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알려 주기까지 했다.
“글쎄······예전이라면 몰라도 이제는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님의 함대 전투 지휘관이라는 직책에 있는 사람이 창녀와 동거를 한다면 썩 그렇게 좋게 볼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군 헌병대에 끌려가서 괜히 곤혹을 치르고 싶지는 않다. 뭐······어쩌다 하룻밤이면 몰아도 말이지.”
자신의 지위에서 공식적으로 창녀와 동거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꺼려하는 바렌브룩 준장에게 티아라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보이자 머쓱해 진 표정으로 슬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를 긁적이기만 했다. 그러자 바렌브룩 준장은 피식 웃은 후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자네들 혹시······클로리사 발라트 대위가 어떻게 되었는지 말이야. 들어 본 적 있나?”
지난 전투에서 크라우프의 전속 부관이었던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가 갑자기 실종되었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처럼, 아니 마치 환상 속에서나 존재했던 사람처럼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가 에르바에서 후퇴 할 때 어떻게 되었는지 알 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지금 함대에서는 바렌브룩 준장이 본격적으로 행방을 찾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근히 많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 중이었다.
발라트 대위는 시르피드 XII호가 폭발할 때 탈출하지 못하고 전사 해 버렸다는 소문도 있었고, 탈출은 했지만 탈출한 배가 적 함대의 포격에 맞아 격침되었다는 가능성, 그리고 발바이스군에게 포로가 되었다든지 아니면 부상을 입고 이미 후송되어 버렸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어느 것 하나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실하게 말해 주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디네스와 티아라는 바렌브룩 준장이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를 어떻게 해보기 위해서 그간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실종된 그녀에 대해서 물어보고 있는 바렌브룩 준장이 안쓰럽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바렌브룩의 힘으로는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실하게 찾아낼 수 없었다.
이 점을 안타까워하는 바렌브룩에게 두 사람은 남자가 괴로워 할 때, 아니 상관이 괴로워 할 때 이것에 맞추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어딘지 어리석어 보이는 남자의 집착이 가엾게 느껴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
“분명 살아 있을 것입니다. 바렌브룩 준장님을 생각하며 말이죠.”
디네스는 예언을 하듯 바렌브룩 준장을 격려했다. 그가 지금 어떤 식으로든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 받고 싶어하고 있었고, 그들이 바로 자신들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12월 11일 일요일 22시 10분 에이센과 발바이스 사이에서 정전 협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이때 에르바 시티 안쪽의 한 아파트에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데릭 오시무스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고 곧 침대 옆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팬티와 바지를 걸쳐 입었다.
세련된 스타일로 꾸며진 아파트 안쪽을 한번 둘러 본 오시무스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반쯤 마시다 만 브랜디 병을 들어 근처에 놓인 컵을 하나 집어들고는 브랜디를 절반 정도 채웠다. 병르 다시 내려놓고 브랜디를 한 모금 마신 오시무스는 등 뒤쪽의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킨 후 팬티를 걸치고 그 위에 옷을 걸쳐 입는 클로리사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매만진 후 불과 얼마전까지 두사람 사이에서 불고 있던 열풍 때문에 달구어져 붉어진 얼굴을 살짝 매만졌다. 오시무스가 다시 두어 모금 정도 브랜디를 마셨을 때 옷을 다 입은 클로리사는 자신도 한 잔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오시무스는 잔을 따라 건네주며 웃음을 머금었다.
“이제 우리가 이곳에 돌아왔으니······우리가 예전에 에이스 하프너가 우리에게 했던 그대로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녀석들에게 되돌려 줄 차례이지.”
오시무스의 옆으로 다가온 클로리사는 오른 손에 들린 잔을 턱 높이까지 들고 왼손으로는 오른 손의 팔꿈치 부분을 감싸 잡으며 한 모금 브랜디의 향을 음미하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흠······무언가 계획이 있으신 건가요?”
클로리사가 질문을 던지자 오시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다크 크라이드를 제거하지는 못했지만······듣기로는 그를 비롯해 테르 벨키우스 라고 하는 녀석과 기타 발바이스 최고의 지휘관들이 에르바 시티에 모여들 것이라고 한다. 알고 있다시피 다크 크라이드와 테르 벨키우스 같은 녀석들은 훗날 두고두고 에이센의 우환이 될 것이다. 이 기회에 반드시 죽여 없애 버려야 해! 그러기 위해서 내가 직접 이곳에 남게 된 것이기도 하지. 지난번에는 아쉽게도 다크 크라이드를 죽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다크 크라이드와 테르 벨키우스를 죽여 없애 버려야 한다.”
다크 크라이드와 테르 벨키우스 같은 인물들을 죽여야 한다는 사실에 동감하면서 클로리사는 문득 발바이스의 하페텐들에 대해서는 손쓰지 않을 것인지를 물어왔다.
“데오도릭 파쿠스나 에네르 자드, 그리고 세갈 마이야 같은 인물들을 죽인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클로리사가 의문을 표시하자 갑자기 오시무스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클로리사가 영문을 몰라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않자 그는 그들 하페텐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세 사람 중 누구를 죽여야 할 것인지 짚어 보라고 권했다.
잠시 생각해 보던 클로리사는 작게 웃으면서 그들 셋 모두를 죽였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오시무스는 대답 대신 왼손을 뻗어 클로리사의 어깨를 감싸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며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해 주었다.
“물론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지······하지만 셋 모두를 죽일 수는 없다. 너한테 설명해 주기는 좀 애매하지만 말이야······세갈 마이야 하페텐만을 죽여 버릴 것이다. 왜 그런 줄 알겠니?”
질문을 건네는 오시무스에게 클로리사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좌우로 저어 버리자 그는 어렵지 않게 그 이유에 대해서 너무나도 쉽게 설명해 주었다.
“그가 군사 지휘관으로서 가장 유능하기 때문이야.”
그렇게 입을 연 오시무스는 먼저 하얀 백작과 발바이스의 대 귀족들에 얽힌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는 별 이름이 없던 상인에서 하페텐의 지위를 돈으로 사들여 거의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던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를 발바이스에서 제일가는 발달된 지역으로 개발해 내 최강의 군사력을 키워낸 인물이었다.
사실 낙후된 지역인 나드 렐 프랭크 행성계를 개발하여 경제적, 군사적인 측면에서 하얀 백작이 거둔 성공은 겨우 발바이스의 하페텐으로서 머물기에는 너무나도 큰 것이었다. 하지만 하얀 백작은 오히려 이러한 유능함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곤란을 겪고 있었다.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는 본래 하급 귀족이기는 해도 거의 내세울 것이 없는 미천한 상인 출신으로 개인적인 재부을 통해 여러 차례 귀족으로서의 편입을 시도했다가 씁쓸하게 좌절했던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집착이 크며, 아울러 천민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귀족들에 대한 남모를 적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귀족에 대한 남모를 적의 때문에 특히 귀족과 천민의 문제가 부딪치게 된다면 천민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를 개발해 내며 보여준 하얀 백작이 갖고 있는 행정가로서의 지도력과 그가 원대한 야망은 그의 그러한 태도와 맞물려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에 언제고 발바이스 황실에게 반역하겠다는 뜻으로 보여 지기 쉬웠고, 실제로 많은 대귀족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출신신분은 낮지만 지지기반이 넓은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에 대한 두려움은 지금도 대귀족들은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하얀 백작의 힘을 제거하고 싶어하고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얀 백작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고, 에이센이라고 하는 강한 외적과 싸우기 위해서는 하얀 백작이 필요하다는 것을 귀족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그를 제거할 수는 없었다.
물론 발바이스에게 하얀 백작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했다. 중앙의 대귀족들이 보기에 그는 하층 계급의 국민들에게 인기가 좋았고, 무엇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돈이 굉장히 많았던 것이다. 이 점을 제외하면 하얀 백작은 군사적인 측면, 특히 함대 지휘에 대해서는 지극히 평범한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데오도릭 파쿠스의 예하에서 대부분의 실전적인 전투는 테르 벨키우스와 다크 크라이드가 이끌고 있는 중이고, 하얀 백작이 의욕을 갖고 이끈 바르디아 해방 전선 같은 게릴라 전술도 다크 크라이드의 작품이었다. 물론 이것으로 하얀 백작의 군사적인 재능이 폄하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도 단점은 있었다. 에이센처럼 필요한 물자의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이 만들고, 그것을 이용하기만 하는 입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하얀 백작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고, 없는 것을 직접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할 때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하얀 백작은 지나치게 신중한 경향이 컸다. 이러한 하얀 백작의 지나친 신중함은 에이센으로 본다면 더할 수 없는 다행이었고, 발바이스의 입장에서 본다면 더욱 하얀 백작을 의심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가 의심을 사는 이유 중 하나는 전투중에 그가 보여준 행위 때문이기도 했는데, 직접 전선에서 적과 마주쳤을 때 하얀 백작의 신중함은 번번이 에이센 함대에게 기회를 주게 되어 결정적인 기회를 자주 잃어버리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가 세운 공적이 워낙에 커서 문제가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선에서의 사정보다는 결과만을 원하는 대귀족들은 하얀 백작의 뜻이 에네르 자드 하페텐과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군사력이 소진된다면 그 기회를 노려 자신이 직접 전권을 장악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그 점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 생각해 보면 주변에 적이 많은 그가 지금까지 무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습게도 평민 출신인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노력 때문이었다. 대외적으로 돈으로 하페텐의 지위를 산 것으로 알려진 하얀 백작과는 달리 세갈 마이야 하페텐은 그 자신의 노력, 아니 그가 세운 전공으로 하페텐의 지위에 오른 인물로서 발바이스의 대귀족들도 그의 실력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만큼은 인정해 주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세갈 마이야 하페텐은 뛰어나고 안목이 우수하기는 해도 하얀 백작과 같은 행정 능력이나 전쟁으로 황폐해져 아무것도 없는 행성을 다시 일으켜 세워 활성화시킬 만큼의 능력은 갖고 있지 않았다. 물론 세갈 마이야 하페텐은 자신의 이런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알았다. 그래도 그는 본래 바닥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대귀족들 보다는 비슷한 부류에서 출발한 하얀 백작을 인정하고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 애쓰고 있었다.
그 둘과 함께 발바이스를 떠받치는 세 명의 하페텐 중의 한 사람인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본래부터 대귀족으로서 에이센과의 전쟁 경험이 많은 호탕한 성격의 맹장 중의 한 사람이다. 물론 대귀족이기 때문에 은근히 같은 지위인 하얀 백작이나 세갈 마이야 하페텐보다는 윗선에 앉아 있었고, 다른 두 사람보다 확실한 태도로 귀족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하얀 백작을 경멸했다.
이는 하얀 백작이 에이센과 싸울 때 거듭 패전한 것이며 그가 제대로 도움을 주지 않아 여러 가지 곤란을 겪은 일을 돌이켜 본다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하얀 백작과 오랫동안 악연의 끈으로 이어져 지내던 사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드 하페텐이 에르바에서 귀족의 자제로서 지내고 있을 때 하얀 백작은 자드 하페텐의 저택에 식재료, 특히 닭을 공급하던 상인의 아들이었다.
지금은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는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과거 하얀 백작은 젊은 시절 일찍부터 여자와 술, 그리고 신변잡기에 능했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신분 상승에의 욕구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금전에 대한 과시욕이 었는지, 그는 대귀족들이 이용하는 고급 요정에 자주 드나들었고 대귀족들이나 살 수 있는 최고급 매춘부들을 돈으로 즐겼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돈을 아낌없이 풀던 방탕아였다.
주머니에 가득한 돈 앞에서 대귀족이든 무엇이든 거칠 것이 없던 하얀 백작이 처음으로 굴욕을 맛보았던 것이 바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었다. 자세히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하얀 백작이 많은 돈으로 고급 매춘부를 샀을 때 그 매춘부를 점찍어 두었던 자드 하페텐이 그를 모욕하고 특히 여러 사람들 앞에서 심히 듣기 힘든 욕설을 내뱉으며 뺨을 후려쳤다고 했다.
그리고 고급 매춘부, 아니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가 진심으로 사랑했을지 모를 그 여인은 결국 자드가 차지해 버렸다. 이 정도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여기에서 더욱 문제가 커지게 된 것은 자드에게 갔던 여자가 다음날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사고사로 처리되었지만 결국 자드에게 강제고 능욕을 당하고 난 뒤 자살했다고 판명이 났고 이것 때문에 앙심을 품은 데오도릭 파쿠스는 권총을 가지고 자드를 향해 총격을 가했었다. 그러나 데오도릭 파쿠스는 기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드를 저격하는데 실패하고 체포되었다. 아마 젊은 날의 방자한 혈기가 부른 오만함이었을 것이다.
꼼짝없이 사형 판결을 받아 죽음을 기다리던 데오도릭 파쿠스는 간신히 생명을 건지게 되었다. 그의 부친이 때마침 정부가 에이센과의 전쟁으로 막대한 전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이용해 어마어마한 재산을 귀족들에게 풀고 황제에게도 재산의 많은 부분을 전비로 내놓음으로서 결국 하얀 백작은 자드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의 발에 입맞춤을 함으로서 목숨을 구했던 것이다.
다만 데오도릭 파쿠스의 부친과 그의 일족 모두 에르바를 떠나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일족은 에르바를 떠나 리베스텔 행성계 쯤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나 언제 하얀 백작의 부친이 사망한 것인지는 몰라도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가 다시 전면에 나온 것은 발바이스가 성립된 후 에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재정 적자에 전전긍긍하고 있던 현재 발바이스의 총리 구트 틸트의 보좌관으로서 였다.
이때의 그는 에르바에서 보였던 방탕아로서의 모습을 완전히 던져 버리고 하나의 높은 정치적 수완을 가진 대귀족으로서 열심히 활동을 하였고, 결국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를 지배하는 하페텐이 되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에네르 자드 하페텐과 하얀 백작은 서로를 모르는 사이가 되어 있었고 두 사람 모두 같은 위치에 있는 하페텐으로 세갈 마이야 하페텐과 더불어 에이센과의 전쟁에 발바이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렇지만 은근하게 자드 하페텐은 하얀 백작을 멸시하고 있었고, 하얀 백작 또한 은연중에 자드 하페텐의 실패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이에서 이들 두 사람과 동격에 있으며, 아울러 두 사람의 앙금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못하도록 중재해 주는 사람이 바로 세갈 마이야 하페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