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879
여러 문제 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곳곳이 전쟁터로 변해 버리면서 수많은 시체들이 길거리에 방치되어 있게 되었고 이것들이 제때에 치워지지 않고 그 상태로 썩어 가면서 갑자기 전염병이 나돌기 시작했다.
전염병이 나돌아 다닌다고 해도 사회 기반이 제대로 움직인다면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겠지만 많은 지역에서는 상수도가 끊어진지 오래이기 일수고 전기도 끊어졌거나 길어야 하루에 4, 5시간 밖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의료 기반이 완전히 황폐해진 탓에 제대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다.
보호받지 못하고 전염병이 돌고 있는 곳은 에이센인들에게 자녀들이 징병된 바르디아인들로서 에이센 황제에게 식량을 하사 받은 소위 오염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곳과 더불어 힘없는 하층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런 전염병 문제와 더불어 이들 지역에 대한 치안 상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 치안 상태를 어지럽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예하 지상전 부대원 들이다.
이들은 치안을 유지하고 지켜야할 사람들을 상대로 물론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약탈 행위를 엄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부족으로 제대로 보급을 받지 못하게 되어 배를 곯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바르디아인들이 집안에 다량의 식량을 비축해 두고 있다고 하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당연한 듯 처음에는 나누어 달라고 하다 바르디아인들이 식량을 내놓지 않고 총을 들고 정신이 오염된 반역자들의 집으로 뛰어 들어가 에이센인들이 나누어주고 간 식량과 육류를 마음대로 빼앗아 나오기 시작했다. 지방에서는 이미 벌어진 일인데 수도인 에르바에서도 공공연하게 약탈 행위가 발생했다는 것은 그 만큼 발바이스 내부의 물자 부족 현상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물론 지상전 부대와는 달리 함대나 기타 중요도가 높은 부대는 곧 에이센 과의 결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식사가 푸짐하게 공급 되었다. 하지만 치안 유지 부대 같이 투자와 중요성이 미비한 부대는 육류가 거의 나오지 않았고, 식량의 공급도 많은 부분에서 미흡하게 이루어지고 있거나 일부에서는 아예 중단되어 매우 배고파 있는 상태다. 이것은 식량을 최대한 절약하고 주력 부대 위주로 식량을 배급해 전투력을 유지시키겠다는 뜻이기는 했다. 하지만 바로 발바이스 수뇌부의 큰 실책이다.
무엇보다도 식량이 부족한 치안 유지 부대는 의도하지 않게 부유한 바르디아 민간인들에게 약탈 행위를 시작하게 되고 치안 유지 부대의 약탈 행위는 발바이스에 대한 바르디아인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이것들은 바로 [······] 즉 데릭 오시무스와 클로리사 발라트가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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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오늘 비온다던 일기예보 한 인간들 나 나와!!
나왔어? 그럼…
들어가…ㅠ_ㅠ;
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25…^0^;
그나저나 예비군도 분열을 하고…오늘 전체적으로 무더웠습니다…Y_Y; 한가지 확실하게 느낀 것은 군대는 줄이다…줄 잘못 서면 끝까지 고생한다입니다…ㅜ_^;
●‘바보아님’님…^0^; 1타 만쉐이입니다…오늘 얼마나 더웠으면 1천원 짜리 쉐이크를 두 개나 동시에 마셔 버렸습니다…ㅠ_ㅠ; 이거 이대로 물살로 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아참참…1타 만쉐이이구요…글쿠…은근슬쩍 순결당도 만세입니다…
●‘rioter’님…오늘 너무 더운 것과 함께…한 가지 확실해 진 것은…말입니다…뱃살이 참…쯥…어쨌든…2타 축하 드리구요…뱃살은 건강의 적입니다…군대는 줄이라는 것이 1시간 30분 동안 산만 타다가 나중에 교장 3개 돌고 끝이나 버리는 예비군 훈련…Y_Y; 저 작가넘이 선 줄만 그렇게 산만 타고 끝이 났답니다…Y_Y;
●‘라이네케’님…맞습니다…금일은 햇살은 쨍쨍한데 아울러 바람이 불지 않으니…쿨럭…쿨럭…오늘 정말로 죽을 맛이었습니다…글쿠…이제…금년의 예비군 훈련을 끝이 났네요…그냥 기념으로 예비군 훈련 필증이나 받아 왔답니다..쭈압…
●‘제로ZERO’님…정말로 예비군에서 총 쏠 때 말입니다…6발 주는 데 금방 나가더라구요…글쿠 한 가지 다른 곳에서는 예비군 총으로 총을 쏘게 하는데 이곳에서는 사격용 총을 따로 빼내어 줍니다…물론 뒤에서 보니 전부 표적에는 한 발도 안맞고 그 뒷부분 땅에 가서 박히더라구요…^_^;
●‘검은묵시록’님…^0^; 넵…그리고 저 작가넘이 돌아와서…맛나게 식사를 하고 난 이후 정말로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아는 누님은…오늘 중복이라고 남자 친구하고 식사하러 나간다고 자랑질을…ㅠ-ㅠ; 제길슨…여동생이라도 소개시켜 주시지 정말로 눈물이 줄줄 쏟아져 나옵니다…그래도 외칩니다…순결당 만쉐이!
●‘내멋대로할꼬야’님…쿨럭…쿨럭…오시무스와 클로리사 뇬은 앞으로 더 그럴싸한 장면들과 더불어 말입니다…이 전쟁 끝나면 둘이 살림까지 차릴 예정입니다…ㅠ-ㅠ; 그러니 부디…이 무더위에 열내시면 식욕을 잃습니다…우엥…
●‘스킬팝’님…저 작가넘은 1시간 30분 동안 산만 탓답니다…무거운 군화에…예비군 중대장은 그 아저씨는 지치지도 않는지 무려 1시간 30분 동안 거의 쉬지도 않고 산을 타더라구요…쿨럭…쿨럭…동시에 뒤따르는 예비군들의 몸에는 땀이 잔뜩…쿨럭…
●‘판타로드’님…한 가지 오해하고 계신 듯합니다…리하르트 황제와 시린은 전혀 피가 섞이지 않았습니다…^0^; 글쿠…유모라…~_~;; 카레나는 유모는 아닙니다…어머니와 같은 반열이지요…그리고 형식상으로도 친누님이랍니다…^0^; 글쿠…코프 넘과 카레나가 만나면…카레나의 성격상 남동생과 남편은 확연히 다르겠지요…바람펴도…남동생의 객기로 보는 것과 떡질에 미친 썩을 넘의 남편이 된다면…~-~; 글쿠…바렌브룩 녀석 말입니다…클로리사가 오시무스와 떡치기 하며 산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도 혀깨물겠지요…쭈압…
●‘소하(蘇何)’님…^0^; 뭐…투베라…으음…저 작가넘이 미처 알아보지도 않았는데…기분이 너무 좋습니다…으흐흐흐…뭐 관심이 없다고 말을 하더라도…솔직히 오르면 베실베실 웃는 것은 감출 수 없답니다…^0^)乃 그럼 순결당 화팅!
●‘아담스미스’님…일단 순결당 만쉐이입니다…므흐흐흐…글쿠 말입니다…^0^; 바렌브룩 녀석을 보면…이것이지요…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다…그리고 일찍 일어난 새가 모이를 많이 먹는다고 말이죠…^0^; 이러니 늘 바렌브룩도 알고 보면 불쌍한 넘이라고 했답니다…^0^;
●‘빨강보석’님…순결당이 정의입니다…~_~;; 글쿠…아뒤쥔장님이 얼른 고쳐 주셨답니다…그리고 이 한 말씀 해주시더라구요…이 허접아 잘 좀 해…Y_Y;
●‘룬마스터’님…만쉐이! 역시…테러는 안되는 것입니다…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도 있지만…이미 클로리사는 오시무스와 살림도 차리고 떡질에 매진해서…카레나에게 이후…귀여운 순종 기사(?)를 안겨 줘야 한답니다…물론 나오지는 않지만…이것들 모두 독자분들의 상상을 위한 자극제랍니다…^_^;
●‘내사랑천사’님…맞습니다…오시무스 녀석도 기사 능력자이기 때문에 크라우프 녀석 못지 않게 정신없이 클로리사를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고 귀찮게도 해 줄 수 있답니다…므흐흐흐흐…^_^; 결국에는 적극적으로 다가온 오시무스가 조심스러웠던 바렌브룩 녀석을 앞서는 것은 당연하답니다…^_^;
●‘데빌크로우’님…아뒤쥔장님이 고쳐 주셨답니다…Y_Y; 저 작가넘의 허접스러움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수정해 주신 아뒤쥔장님의 수정본을 보면…무려 40line가 추가되어 있답니다…저 작가넘이 더 이상 고칠 것이 없군 했던 것이 말이죠…Y_Y;
●‘우유동자’님…이사라…이사는 저 작가넘네가 지난해에 이사했던 것이 생각납니다…^0^; 무려…할아버지까지 합한다면 근 50년 이상을 살아온 집이다 보니…평수는 한 15평인가 18평인가입니다…이 집에서 나온 집기류와 불태운 것들만 해도 근 1주일을 불태웠답니다…글쿠…디네스를 다들 좋아 하시는 군요…쿨럭…
●‘soulschaos’님…^_^; 얼른 수정했습니다…글쿠…카레나라…뭐…자신의 임무와 해야 할 일에 더할 수 없이 충실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최소한 쥔공 편이니…쥔공은 행복한 것이겠지요…므흐흐흐흐…^0^;
●‘대구사과’님…맞습니다…클로리사의 능력이 여간 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본다면…막강 오시무스의 씨앗이 졸라 짱쎈 클로리사라고 하는 좋은 텃밭에서 자라난다면 얼마나 맛난 열매를 맺을까요? 므흐흐흐…
●‘등자나무색’님…아뒤쥔장님이 저 작가넘에게 한 마디 하십니다…작가넘아…너는 늘 부족하다…알겠니?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Y_Y;
●‘가연을이’님…한달간 니스칠을 하셨다라…쿨럭…쿨럭…그나저나 일을 진짜 잘 하시나 봅니다…저 작가넘의 경우는 일주일도 못되어 짤리는 경우가 많거나 그냥 정해진 날자만 채워 버리고 마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죠…글쿠…저 작가넘의 사고와 맞지 않으니…카레나는 자꾸…혼돈으로 빠져 듭니다…ㅠ-ㅠ;
●‘크림슨페더(위풍당당)’님…뭐…들고 오시면 이렇게 말하죠…[발란쉐 히카세 들어가!] 이렇게 말이죠…-먼산…
●‘지옹’님…쿨럭…쿨럭…일단 오늘은 크라우프 녀석과 다이레아의 즐거운(?) 시간입니다…코프 녀석이 컴터 할 때 그 옆에서 다이레아가 입으로 봉사를…쿨럭…
●‘bsh2345’님…저 작가넘의 옆에서는 비상 임무를 맡은 선풍기가 베실 거리고 있답니다…일단 할인 매장에 가세요…구형 선풍기의 경우는…2만원 안쪽이면 신품 구매 가능합니다…^_^;
●‘타파’님…바로 그것입니다…그래서 최강의 기사의 씨앗(?)을 얻어 내는 것이지요…므흐흐흐…클로리사와 오시무스 사이의 아이는 물론 출현할 생각은 없지만…앞으로…독자분들의 즐거운 상상에 맡길 예정이랍니다…^_^;
●‘underworld’님…설명하시면 내용 전부를 까발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일단 쭈욱 보아주시면 되다는 것 밖에는 설명 드리지 못 합니다…이러는 것 용서를 부탁드립니다…m(_ _)m…글쿠…삼계탕 대신 김치 찌개가 있더군요…^ㅠ^; 김치 찌개도 넘 맛나더군요…으음…
●‘우주인엘로힘’님…특히 오늘 비가 왔었어야 했답니다…Y_Y; 온 대지를 촉촉이 적셔 주었어야 했는데 말이죠…우에에엥…
●‘키트릿지’님…쿨럭…쿨럭…무슨 관음증이라는…으음…하지만 뭐…여자하고 계시지 않는 다고 하신다면…별로 구경하지는 않을 듯합니다…글쿠…형광등이 깜빡이나요? 그럼…오스람 전구로 바꿔 보세요…정말로 오래 간답니다…쿨럭…
더위야 좀 물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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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12월 16일 금요일 20시 마치 피와 같은 와인의 맛이 목을 타고 흐를 때 트레이닝복 바지와 위쪽에 흰색 티셔츠를 하나 걸치고 머리를 뒤쪽을 대충 동여 맨 차림의 클로리사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자동 소총과 권총을 부품별로 분리해 놓고 탄약을 탄창에 끼워 넣고 있었다.
그녀의 맞은 편에서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머금은 채로 탄약을 탄창에 끼워 넣고 있던 오시무스는 예전에 총과 탄약은 많았는데 탄창에 끼워진 것이 없어서 곤란을 겪었던 때를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에는 셀 수도 없이 밀고 들어오는 적을 향해 마구잡이로 총을 쏴댄 탓에 탄약이 장전된 탄창이 일찌감치 다 떨어졌었다. 물론 그때 탄약도 있었고 탄창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탄약이 탄창에 끼워져 있지 않아서 크게 곤란했었다며 오시무스는 그때를 회상했다. 그의 우스갯 소리답지 않은 말에 클로리사는 씽긋 웃은 후 두 사람 사이에 있는 테이블 가득 탄약이 가득 찬 탄창이 올려 지자 스포츠 가방에 탄창을 채워 넣었다. 그리고 방탄복의 전술 조끼에다가도 탄창을 채우고 복합 강판 소재의 방탄판을 방탄복에다가 끼워 넣었다.
탄약이 가득 찬 탄창을 스포츠 가방 2개에 가득 채우고 전술조끼에 탄창을 가득 채운 방탄복을 두 벌 완성하자 오시무스는 수고했다며 클로리사에게 칭찬을 해 주었다.
“뭘요?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빙긋 웃으며 왼손 새끼손가락으로 왼쪽 눈썹가를 문지르고 있던 클로리사는 오시무스가 분해했던 총을 조립하는 것을 바라보다가 이제 많이 죽이는 것이냐고 물으며 양손을 모아 엄지손가락으로는 턱을 받치고 집게손가락으로는 아랫입술 쪽을 슬쩍 누르며 기대에 찬 눈과 함께 오시무스를 바라보았다.
“맞는 말이야 클로리사. 죽여 버리는 거지. 하지만 우리는 되도록 잔챙이들 보다는 거물들을 보내 버려야 해. 그러기 위해서 이곳에 와 있는 것이지 않아? 일단 다크 크라이드 이 녀석을 제거해 버리자. 정보에 의하면 지난 엘렘 대륙의 외각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에르바 근처의 요양 시설에서 가료중에 있다고 하는군. 이 다크 크라이드 녀석은 과거에 대 바르디아 해방 전선을 이끌었던 게릴라 지휘관이었던 만큼 우리랑도 어느정도 악연이 있거든.”
오시무스의 말을 듣고 있던 클로리사는 다크 크라이드가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면 안전한 우주함에서 치료를 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인데, 어째서 에르바에서 가료하는지 모르겠다며 갸웃 거렸다. 오시무스는 간단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뻔하지. 이곳이 바로 다크 크라이드인가 하는 녀석의 고향이거든. 놈은 지금 자신의 옛 집에 와 있다는 말이야.”
다크 크라이드와 마찬가지로 많은 발바이스의 대귀족들의 본래 고향이 에르바 행성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에르바 행성을 점령하고 난 후 치안이 몹시 불안정하다고는 해도 자신들의 자신감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 일부러 에르바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에이센에게는 잘된 일이라고 오시무스는 확신하고 있었다.
“······어리석은 자존심이지만······그래도 함대가 궤도를 장악하고 있는 데다가 적어도 에르바 시티 주변은 많은 지상군 병력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력이 유지되고 있는 듯 해. 그런데 우습게도 치안을 유지해야 하는 지상전 병력들이 오히려 더 치안을 악화시키고 있기도 하지만 말이야. 그래서 우리가 활동하기에는 더욱 좋지.”
오시무스는 자신의 앞에 놓인 와인을 모두 마신 후 갑자기 바르디아어로 클로리사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바르디아어를 잊어버리지는 않았지? 막상 닥쳤을 때 말 한마디 못하면 곤란하다.)
오시무스가 바르디아어로 갑자기 말을 걸었왔음에도 불구하고 클로리사는 눈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로 발바이스 지역 방언이 섞인 바르디아어로 오시무스의 말을 가볍게 받아 넘겼다.
(뭐······요로코롬 말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훗······그래 고맙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살짝 입맛을 다시는 클로리사에게 오시무스는 곧 일어서자고 청했고 그녀는 시계를 보더니 이제 곧 물이 나올 시간이니까 물을 받아 놓겠다고 말했다. 당장 시민들에게 분배할 자원이 부족한 발바이스는 물과 전기, 식량을 어느정도 통제하고 있었고, 이 덕분에 그때그때 챙겨놓지 않으면 자칫 귀찮아 질 수도 있었다. 클로리사는 일을 하고 돌아오면 땀이 흠뻑 할 것이니 샤워할 물부터 받아 놓겠노라며 냉큼 일어선 후 샤워룸 쪽으로 종종 걸음으로 움직였다.
12월 17일 00시 크라우프는 자신의 기함 호박의 정령호에 있는 사무실에서 크라우프는 브랜디를 한모금 마시면서 간만에 찾아 온 여유를 누리고 있었다. 차석 부관 길버트 에스먼 중령이 결재 서류를 모두 치워가자 잠시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카티야가 죽은 이후 대장이 되고 대장이라는 지위에 걸맞게 다시 당번병이 배속되기는 했지만, 그는 당번병을 부르지 않고 직접 사무실에 딸려있는 작은 주방으로 들어가 냉장고에 있는 브랜디를 꺼내왔고, 크라우프는 먼저 부어놓았던 잔이 어느새 비어있자 브랜디 병을 들어 반쯤 따랐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지루하다는 생각을 했다.
“썩을······일만 죽어라고 쏟아지는 군.”
말이 좋아 크라우프가 기존에 지휘하고 있던 함대에 병력을 보충해 준 것이었지 결과적으로 본다면 신규 함대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주요 지휘관들을 그대로 유임시키고 내부적으로 승진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자리를 잡기에는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이 부족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각자가 맡은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현재의 위치에 충실해 준다고 한다면 함대는 다시 강건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왠지 우습군.’
브랜디를 한모금 마시며 피로한 자신을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나도 참······왜 이러는 거야? 겨우 이정도 술에 취한건가······’
이제 곧 공격 진형이 갖추어진 대로 너무나도 간단하게 대규모 전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번 전쟁에 동원된 514억 명이라는 병력은 이제까지 이어온 크라우프의 짧은 생애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 뭐, 카레나와 부황, 그리고 어머니들이면 이것의 3배 쯤 되는 인원이 동원된 전쟁에 참가 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크라우프나 그와 같은 세대는 겪어보지 못했던 것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도 생각해 보면 정말로 우스운 일이었다. 부황 때, 아니 부황이 아직 황위에 있지 않았을 때 벌어졌던 내전이나 리하르트 황제 때의 전쟁, 윌리엄 황제 말기의 내전 같은 대규모 전쟁이 그 장소만 바꾸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 버리고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변화하는 세상이라······’
자신이 교육받기로는 과거 초거대 제국이 멸망했던 원인은 외부의 적이 없어지게 되고 내부의 적도 없어져 버리게 되자 사람들은 너무나도 안일하게 자신이 곧 정의라고 믿게 되었고, 결국 잘못된 길을 바로 잡아 줄 누군가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현재의 에이센은 그때의 초거대 제국과 무엇이 다를까?’
크라우프는 꾸준히 과거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멸망시킬 수 있었지만 파츠 베이스의 반란군들을 그대로 남겨 두었고 이번의 군사 작전의 궁극적인 목적도 발바이스의 멸망이기는 하지만 카레나는 꾸준히 다음 세계를 남겨 두고 있었다.
‘······정체되어 있으면 그대로 끝장이다.’
우스운 일이지만 사람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게 된다면 처음에 가졌던 총명함도 모두 잃어버리고 현재에 만족해 버리게 된다. 그러면서 서서히 멸망의 길을 걷게 된다.
부황인 게르트 하우츠가 두려워했고 현재에도 가장 경계하고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황궁에서만 살다가 처음으로 엘 페린과의 일로 좌절을 맛본 게르트 하우츠가 우연찮게 평민들의 삶이라고 하는 것을 경험해 본 것이 바로 에이센을 이렇게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고 크라우프는 생각하고 있었다. 높은 곳에만 있게 된다면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것들, 그리고 그것을 이루며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문득 크라우프는 자신도 이제는 높은 곳에만 있지 않고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되었는지 궁금해 졌다. 생각해 보면 과거 어느 순간부터는 고급스러운 음식과 편안한 생활에 안주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냥 마음에 드는 계집이나 마음대로 하려고 했고, 꾸준히 새로운 여자들만 찾았다. 그것은 어린애들이나 하는 짓이다. 이것을 자신의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리고 시에나가 자신의 아이를 낳고 기뻐해 줄 때 확실하게 깨달았다.
손에 들린, 브랜디가 남아 있는 잔에 시선이 쏠린 크라우프는 문득 이제까지 자신이 헛되이 보낸 시간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나는 왜······이렇게 헛되이 시간을 보냈나······’
01시 정각 오시무스는 클로리사와 함께 어느 창고에서 발바이스군 정규군의 복장을 한 10명의 강화인간과 기사들 앞에 서서 전체적인 작전을 브리핑해 주었다.
“모두 들어라! 다크 크라이드는 너희들이 미리 알고 있듯이 이제 곧 대귀족의 반열에 올라설 녀석이다. 이것 때문이라도 녀석은 제거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녀석이 기사라는 점이다. 게다가 실전 경험도 매우 풍부하고 전체적인 능력도 매우 강한 녀석이다. 따라서 여기 이 자리에서 나와 클로리사 이외에는 결코 일대 일로 총 없이 맨손으로 상대할 생각을 버려라.”
말을 마친 오시무스가 모여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찬찬히 둘러보니 별다른 동요는 없는 듯 했다. 하긴 확실히 훈련을 받은 인재들이었으니 작전에 들어가기 전에 동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작전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번 파피아노 대륙의 해군 기지 전투 후 다크 크라이드가 부하들을 수십 명 베어 죽인 적이 있다. 그 일에 불만을 품은 내통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내통자가 지금 다크 크라이드가 특히 신임하는 경호원들의 대부분을 다른 병력으로 교체해 놓고 그 숫자도 최소한으로 줄여 놓았다. 우리는 의약품을 실은 차량으로 위장해 내부로 잠입해 차량을 폭파시켜 혼란을 유발한 후 신속하게 진입, 다크 크라이드를 사살한다.”
곧 오시무스는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다크 크라이드가 가료중에 있는 곳은 옛 발바이스 대귀족의 저택을 개조한 병원으로서, 입구에 초소가 있었으며 조금 안쪽에 외따로 떨어진 건물에 전체적인 보안 시스템의 통제 센터가 위치해 있으니 우선 보안 센터를 최우선적으로 제거한 후 내부로 돌입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내부로 진입해 들어간다면 10명의 강화인간과 기사 능력자들이 외부의 경비 병력을 제거하는 사이 오시무스와 클로리사가 내부로 돌입해 들어가 직접 다크 크라이드를 제거해 버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만약에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내부에 시한 폭탄을 설치해 병원을 아예 날려 버리겠다는 계획을 차선책으로 가지고 있었다.
작전이 끝이 나면 병원 남쪽과 북쪽에 다른 대원들이 미리 도주 차량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이들 두 곳으로 나뉘어 도주를 하고, 오시무스와 클로리사는 지원 나온 발바이스군의 주의를 최대로 끌다가 병원 남쪽의 숲으로 도주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적의 시선을 단 둘이서······괜찮으시겠습니까?”
강화인간 중 한 사람이 가장 끝까지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오시무스와 클로리사를 걱정하자 그는 숲 안쪽에 이미 탈출할 준비를 해 놓았다며 모두를 안심시키고는 작전의 성공을 빌었다.
“아참! 다크 크라이드가 가료중인 장소가 병원이라고 한다면 이곳에 경비병력과 다크 크라이드만 있는 것입니까?”
이것은 작전에 차가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의문 중의 하나일 것이다. 듣고 있던 클로리사가 피식 웃었다.
“겨우 몇백 명으로 수천만 명 아니 수억 명을 구할 수 있으면······싼 거야!”
너무나도 간단한 클로리사의 대답을 듣게 된 강화인간과 기사들 모두 별 다른 말이 없었다. 사실 그것이 맞는 말이기도 했던 것이다. 더 이상 말이 없자 곧 다시 살아남아 다시 보자고 하는 오시무스에게 강화인간들과 기사들은 경례를 올린 후 각자의 무기들을 집어 들었다.
“그나저나······재미난 수류탄 6발이군요.”
강화인간들 중 한 사람이 자신의 방탄복 가슴에 매달린 연막탄 크기만 한 수류탄 6개를 보며 의약품 차량의 짐칸 안쪽에 함께 올라타는 클로리사에게 즐거워했다. 발바이스에게는 여병사가 없는 관계로 클로리사는 그들과 함께 짐칸에 신세를 지고 있었다.
“그거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엄청나게 비싼 수류탄이야. 일반인들은 존재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녀석이지. 이런 특수 작전에서 특히 우리와 같은 중요한 강화인간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야. 단가는 생각하지 않고 만드는 것이니 제대로 잘 사용하도록 해!”
클로리사도 자신의 가슴에 매달려 있는 6발의 연막탄 크기만 한 수류탄을 만지작거리며 빙긋 웃었다.
02시 20분 크라우프는 묵묵히 자신의 옆에서 곤하게 잠에 빠져 들어 있는 티아라의 모습을 내려 보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돌아누워 담요에 반쯤 뒤덮여 드러나 있는 아름다운 티아라의 몸은 어스름한 취침 등의 불빛을 머금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가 생각났다. 우습게도 자신이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그리고 결국 너무나도 몹쓸 짓을 해 버렸다. 만약에 티아라, 아니 엘레비아가 자신을 원망하고 저주해도 크라우프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은 원래 쓰레기 같은 녀석이었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어서, 아니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결국에는 엘레비아에게 다가간 방법이 그렇게 하찮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어찌 되었든 엘레비아에게 너무나도 많은 괴로움을 준 것이 사실이었다. 그녀가 보고 싶은 가족들도 보지 못하고 친오빠는 에이센에게 저항하고 있는데, 엘레비아 그녀 자신은 우습게도 에이센 황실의 황자의 애인이 되어 잠자리 상대가 되어 주고 있었다. 그는 엘레비아가 자신에게 붙어 있는 것이 그녀의 가족이 인질이 되어 있기 때문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라······’
옛 리하르트 황제는 마음에 드는 여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차지했다.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의 애첩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어도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참으로 몹쓸 짓도 많이 저질렀다. 한번은 리하르트 황제는 어느 남편이 있는 절세가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했다. 리하르트 황제에게 불려온 그녀는 듣던대로 실로 엄청난 미인이었다. 하지만 여느 여자와는 달리 정조 관념이 너무 투철해 이미 결혼한 몸이라는 핑계로 리하르트 황제의 요구를 끝까지 거절했다.
리하르트 황제는 결국 끝까지 반항하는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가 그렇게 사랑하는 남편을 잡아 죽여 그 심장을 빼내 거위 요리라고 속여 먹였다. 그리고 사실을 알게된 후 미쳐 버린 여자를 수십차례에 걸쳐 강간해 에이센의 제 9대 황제 미하엘을 낳았다. 참 우스운 일이다. 크라우프는 자신도 엘레비아에게 그렇게 못된 짓을 해 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크라우프가 그녀의 처지를 안쓰러워 해 놓아주려 해도 지금의 엘레비아는 자유의 몸이 될 수 없었다. 워낙 너무 많은 에이센 황실의 이야기와 비밀공작에 관해서 들어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붙잡아 두어야 했다. 하지만 억지로 붙잡아 두는 것이 엘레비아에게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결코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었다.
‘사랑해·······’
만약에 티아라가 자신을 떠난다면 크라우프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카티야가 죽은 것 따위는 비교할 수도 없이 말이다. 자신도 모르게 미안함과 사랑하는 마음이 교차해 후회를 남겨 버리자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나왔다.
03시 발바이스 방언이 섞인 바르디아어가 들려오자 의약품을 실은 것으로 되어 있는 차량의 짐칸 안쪽에 있는 클로리사를 비롯한 사람들 모두 아드레날린 수치를 최대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곧 의약품을 실은 차량의 짐칸이 열리고 바르디아어로 말하는 오시무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 외에 귀에 익지 않은 몇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자 구석에 숨죽여 대기하고 있던 모두는 마른 침을 삼켰다. 하지만 다시 문이 닫혀 지고 차량은 시동을 걸더니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