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05
적들이 속속 투항하기 시작하자 작전 참모인 다이레아가 피곤에 지친 듯하면서도 크라우프 쪽으로 몸을 돌려 경례를 올려 주었고 그는 슬쩍 웃어 주기만 했다.
현재 대략 파악한 손실만 해도 10만 척이 넘었다. 제법 큰 숫자이기는 했지만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함대를 상대로 약 25만 척에서 30만 척 정도의 전과를 올린 것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위안으로 삼을 수 있었다.
17시 20분 전체적으로 승리한 에이센군의 환호성과 더불어 크라우프에게는 직접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로부터 수고했다는 전언과 더불어 현재 전선을 유지하고 전열을 정비하며 아울러 투항한 포로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무장을 해제시킨 후 신상을 파악해 후속한 함대에게 신병 처리를 넘겨주도록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크라우프는 피로함에 미쳐 있는 참모들부터 3, 4시간 씩 일단 교대로 휴식을 취하도록 지시한 후 스스로는 계속해서 함교에 남아 함대를 재정비하고 엘 로시느 로힘 소장에게 포로의 관리를 맡겼다.
4월 19일 09시 엘 로시느 로힘 소장으로부터 포로에 관한 일차적인 보고가 올라왔다. 투항한 배들은 약 28,451척이고 포로는 11,367,421명이었다. 포로들 중에서 뮤틸레 족이 7,345,123명을 차지하고 있었다. 포로들 중에서 뮤틸레 족의 숫자가 많은 이유는 후퇴하지 못하고 아군에게 포위되었던 8만 척 중에서 4만 척이 뮤틸레 족 함대였으며 아울러 바르디아인들은 투항하는 대신 끝까지 저항하는 일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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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흐흐흐…그나저나 물류센터…못해 먹겠더군요…쭈압…오늘 자세히 급료 수준에 대해서 들었는데 말이죠…90만 원을 현재 일하는 물류센터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을 파견해 준(의외로 놀란 것이 취업정보 센터 소속으로 파견직이더군요…)…회사 쪽으로 지급하면 회사에서 익월 10일에 선수금과 여러 가지 수수료를 챙겨서…파견 근로자에게 입금시켜 준답니다…~_~;; 대충 65만원에서 70만 원 수준이라네요…ㅠ0ㅠ; 이거 완전히…
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50…
에궁…
●‘rioter’님…만쉐이!!! 그나저나 오늘 허리 뽀사지겠더군요…ㅠ0ㅠ; 에궁…더욱이 다른 선임자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참으로 환장하겠더군요…쭈압…
●‘chunmyo’님…왜요??? 저 작가넘은 이 글이 SF가 아니라 판타지라고 생각합니다…판타지 말이죠…SF는 무슨 과학적일 설명이 무지하게 나오거나 하는데 크라우프가 SF면 설정 빈약한 매카닉물이죠…하지만 아닙니다…주인공들은 판타지와 같은 형태의 쥔공들이고…판타지적 요소가 너무 많답니다…SF는 아니죠…무슨…과학적인 설명은 하나도 없답니다…다들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나오는 글들뿐이죠…저 작가넘은 대충 SF의 탈을 쓴 판타지라고 생각합니다…
●‘호박의정령’님…급료 이야기를 듣고…더 짜증이 나더군요…에궁…무슨 파견 업체 소속이라니요…월급도 물류센터에서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파견 업체로 들어가서…그 업체에서 수수료 받아 가는 형식이라니 말이죠…쭈압…ㅠ0~;
●‘bsh2345’님…에궁…그냥 관둬야 겠습니다…너무…쭈압…~ㅁ~; 글쿠…지갑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좋은 시간되시길 화팅!!
●‘doctorkdy’님…역시나 제대로 설명을 해 주지 말고 내일부터 당장 출근하라고 할 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답니다…ㅠ0ㅠ; 자세히 설명을 듣고 급료 관계를 듣다 보니…황당함이…
●‘빨강보석’님…빨강보석 님의 말씀은…그만 두고 싶어 하는 일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결심 굳혔습니다…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차라리 그 시간에…다른 곳을 알아보며 다니는 것이 좋겠지요…
●‘오멘’님…무슨 말씀을? 아! 바리스타 전투가 짧아진다는 것 말이죠? 당연합니다…쥔공은 이제 대장으로…이제는 최고 지휘자들 중 한 사람인데 말이죠…^ㅁ^;
●‘룬마스터’님…에궁…그나저나 관두려 합니다…쭈압…무슨 벼룩 간빼먹을 일도 따로 있지…~_~;; 에휴…
●‘라이네케’님…오늘…어제 남은 4인 중 2명이 오지 않았답니다…ㅠ0ㅠ;
●‘아담스미스’님…디네스는 뭐…이제 디네스 이상 전투가 가능한 녀석은…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랍니다…바로…최강의 디네스 이지요…^0^;
●‘%2B내일을위한한걸음%2B’님…시드 데스티니는…최근 들어 거의 보지 못했답니다…ㅠ0ㅠ; 물론 기회만 된다면 보고 싶지요…당연히 말입니다…ㅠ0ㅠ;
●‘판타로드’님…^_^;; 글쎄요…시드는 뭐…저 작가넘이 워낙 건담 매니아 랍니다…^0^;; 그나저나 쟈무카는 나오지 않는 단 말입니다…ㅠ0ㅠ;;
●‘가연을이’님…저 작가넘은 지금 너무 피곤하네요…아침에 출근해서…담배들 한까치 필 시간 지나고…그 다음 부터는…뭐…~_~;; 그리고 점심 시간 때 들은 급여 이야기 들으니…짜증이 만땅 채워 지네요…쭈압…
●‘B612’님…하지만…~_~;; 그래도 다른 기회가 있을 수 있을 때…그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겠지요…그렇지만…좀 오늘 기운이 쭈욱 빠지네요…일단…고개가 좌우로 저어 집니다…~_~;;
●‘soulschaos’님..글쿤요…^_^;; 티아라야 뭐…이제는 노멀 타입으로서는 최강자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고 디네스는…@_@;; 지금의 상황이 끝까지 가지는 못한답니다…앞으로 디네스가 죽여야 할 적들이 너무 많지요…^_^;
●‘크림슨페더(위풍당당)’님…으음…잘 놀다 오세요…그나저나 비가 내린다고 하던데 말입니다…므흐흐흐흐흐…
●‘[유화]’님…맞습니다…길게…사는 것이 최고이지요…[유화]님…화팅!! %26 만쉐이!!
●‘현돌’님…쭈압…대부분이 알바생…일용직도 파견업체에서 내보내는 사람들이더군요…거의 그날 나오지 않거나…돌아가는 사람들…그리고…~ㅁ~; 많은 사람들이 한달 정도만 하고 그만 둔다네요…
●‘시르피드’님…만화업계요? 쿠울럭…저 작가넘은 많은 부분을 다운 받아 보고 있는데 말입니다…ㅠ0ㅠ;; 얼른 만화책을 구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bean’님…일용직…쭈압…워낙 단순 노동(?)이라서…한 달 한 알바생이 제일 고참이더군요…~_=;; 글쿠…알겠습니다…신중히 생각해서…행동하겠습니다…m(_ _)m…
●‘당근선인’님…아나베 행성계 에서의 전투와 네슬런 행성계 에서의 전투가 기다리고 있답니다…^ㅁ^; 바로 이때가…티아라와 디네스가 미친 뇬이 되어 전장을 뛰어 다녀야 할 때이지요…므흣…
●‘acehelp’님…디네스는 뭐…아나베 행성계 전투가 벌어지면…됩니다…글쿠…출산드라라…저 작가넘은 보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캐릭터였답니다…^0^;
●‘WindFlower’님…화팅!! 지금 너무 피곤해서…이렇게 밖에는 말씀 드릴 수밖에 없네요…ㅠ0ㅠ;
●‘테르미도르’님…ㅠ0ㅠ; 네…얼른 딴 직장을 구해야 겠네요…글쿠…일용직이든 아르방이든…거의 다 관둬 버리더군요…대부분이 일주일 이내…혹은 그 당일 말이죠…쭈압…
에궁…넘 피곤해서…독자분들의 대화에서 빠진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글쿠…너무 성의 없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이점 양해 부탁드리며…저 작가넘은 자러 갑니다…ㅠㅁㅠ; 모든 독자분들 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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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4월 20일 10시까지 참모들은 교대로 3, 4시간씩 잠을 자두었지만 한번도 쉬지 않은 크라우프는 그다지 피곤한 기색도 없이 차석 부관 길리엄 에스먼 중령과 더불어 혼란에 빠져 있던 예하 함대를 정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런 크라우프의 모습에 다이레아를 제외한 다른 참모들은 은근히 감탄하는 기색을 보이며 서둘러 일을 시작했다.
현재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함대는 전부 에르바 행성계 안쪽으로 후퇴한 상태였고 200만 척 이상의 함대가 추격중에 있었지만 적 함대의 한쪽을 막아선 크라우프 함대는 격렬한 전투후에 재정비와 재보급을 받는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그가 지휘하고 있는 함대의 규모가 워낙 컸을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보급품을 잔뜩 소진한 탓에 전체적으로 재보급을 받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0시 20분 엘 로시느 로힘 소장으로부터 뮤틸레 족 장군을 포로로 잡았다는 보고가 올라왔을 때 그는 사실 유무를 떠나 최초로 뮤틸레 족 장군을 포로로 잡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 순수하게 놀랐다. 크라우프는 보고에 앞서 직접 사실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의 기함으로 뮤틸레 족 장군을 이송할 것을 지시한 후 길리엄 에스먼 중령과 더불어 경비함에 올라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의 기함으로 직접 옮겨 갔다.
13시 30분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의 기함 아드리언 모건호에 도착한 크라우프는 직접 뮤틸레 족 장군을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을 비롯해 그녀의 참모들이 모두 나와 지금 당장은 곤란하다며 크라우프를 만류했다.
“응? 무슨 일인가?”
갑자기 뮤틸레 족 장군을 만나는 것이 지금 당장 곤란하다고 말하는 엘 로시느 로힘 소장과 그녀의 참모들의 말에 의아한 생각이 든 크라우프가 고개를 갸웃 거리자 이들 모두는 당혹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가 머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갑자기 난폭하게 변한 탓에······어떻게 해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조금 전에야 간신히 제압하여 지금 취조실에 수갑을 채워 가두어 놓고 있습니다.”
뮤틸레 족이 워낙 난폭하게 날뛰어 제대로 막을 수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듣고 크라우프는 갑자기 어떻게 뮤틸레 족 장군이 사로잡힌 것을 지금에야 보고해 왔는지부터 물었다. 이제야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이 머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포로의 신상명세를 작성하는데 스스로 장군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아직 확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확실히 미리 보고를 해서 나중에 잘못된 것으로 알려져 낭패를 보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단 성급하게 일을 처리한 것 같은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을 질책하듯 미미하게 인상을 찌뿌렸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책망을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사실 인상을 찌뿌렸다는 것도 눈썹을 잠깐 모았다가 푼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지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은 어깨를 경직시켰다. 그녀가 긴장한 듯 하자 크라우프는 괜히 미안해져 이내 웃음을 지었다.
“일단 가 봅시다. 죽지만 않았으면 된 것 아니겠나?”
그는 걱정하는 사람들을 물리치고는 성큼 앞서 나가 아드리언 모건호에 있는 헌병 취조실 쪽으로 향했다. 밖에서는 완전 무장한 1개 분대 가량의 헌병과 경비병이 자동 소총을 들고 서 있었고 그 앞쪽으로 지휘관으로 보이는 장교 1명이 역시나 완전 무장한 채로 서 있었다. 이들은 크라우프가 찾아왔기 때문에 예의상 일부러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취조실 안에 있는 뮤틸레 족 전사의 무시무시한 괴력 때문에 그가 만일 이성을 잃고 날뛰게 되었을 때 제압하거나 최종적으로 사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곳에 서 있는 것이었다.
안쪽에서는 외부가 보이지 않고 복도 쪽에서는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로 되어있는 헌병 취조실의 앞에 선 크라우프는 복도 쪽에서부터 내부의 의자에 묶여 있는 뮤틸레 족 전사를 확인한 후 입구에 서서 서명을 요구하는 헌병에게 사인을 해준 후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각하! 위험합니다. 어떻게 돌변할지 모릅니다.”
그가 긴장감이 전혀 없이 성큼 들어서려 하자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이 당황해 크라우프를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가볍게 그녀를 옆으로 밀쳐 낸 후 만일의 경우 크라우프의 무기가 적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허리에 차고 있는 무기를 차석 부관 에스먼 중령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녹화 장비를 꺼 버리도록 한 후 누가 만류할 틈도 없이 곧 취조실 안으로 들어갔다.
크라우프가 안으로 들어서자 그 안쪽에서서 곤봉만 찬 채로 포로를 지켜보고 있던 헌병이 잔뜩 긴장을 하며 허리에 찬 곤봉의 손잡이를 굳게 집어든 채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들어서는 크라우프를 본 뮤틸레 족 남자는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고정된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다.
“우어어억!”
그냥 보기에도 성난 황소와 같은 거친 모습이었기 때문에 일순간 방안에 들어와 곤봉만 차고 있던 헌병의 움직임이 딱딱하게 경직 되었다. 하지만 갑자기 자연스럽게 뮤틸레 족 남자의 옆으로 다가간 크라우프가 왼팔을 뻗어 뮤틸레 족의 오른쪽 어깨 부분을 잡고 지그시 힘을 주었다. 그다지 힘이 들어간 것 같지 않았지만 뮤틸레 족 남자가 차츰 얌전해 졌다. 그가 진정하자 크라우프는 잠시 생각을 해 보더니 이내 뮤틸레 족의 언어를 사용했다. 물론 특유의 씩씩 거리는 말투는 따라하지 못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확실하게 바르디아어나 에롤드 족의 언어가 아닌 뮤틸레 족이 사용하는 언어였다.
물론 뮤틸레 족의 언어 또한 바르디아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에 일부 어휘의 유래가 바르디아어에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금 크라우프는 뮤틸레 족의 고유 언어를 사용해 어깨가 잡힌 뮤틸레 족 남자에게 이름과 지위를 물어 보고 있었다.
(이름이 무엇인가?)
크라우프의 물음에 뮤틸레 족 남자는 성난 황소처럼 날뛰던 기세를 누그러뜨린 채 다소 차분하다고 한다면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뮤틸레 족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니. 너는 누구냐?)
뮤틸레 족 언어를 직접 구사한 에이센인은 이제까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니 어깨를 잡힌 사내가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그것은 내가 먼저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인가?)
크라우프는 뮤틸레 족 남자에게 위압적인 자세로 이름을 물었고 상대는 씩씩 거리는 거친 숨소리와 더불어 크라우프를 올려 보았다가 이내 고개를 숙인 후 조용히 대답했다. 이것은 이미 상대가 자신에게 위축되었다는 심리적인 표현이었다. 크라우프는 예전에 카레나에게 들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지금 이렇게 일부러 뮤틸레 족 사내에게 고압적으로 대하고 있었고 지금 그 효과를 보고 있었다.
(장군 뭉크터 조나한이다.)
그가 뭉크터 조나한이라는 이름을 밝히자 크라우프는 잠시 씨익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크라우프 페트릴이다.)
이 순간 뮤틸레 족 남자의 씩씩 거리는 숨소리가 매우 거칠어졌다. 동시에 갑자기 뮤틸레 족 사내는 부들부들 몸을 떠는 것 같더니 한 소리 괴성과 뭉크터 조나한이라고 자신을 밝혔던 뮤틸레 족 사내가 차고 있던 전자식 수갑을 비틀어 뜯어낸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니 수갑을 비틀어 뜯어냈다고 하기 보다는 수갑이 고정된 의자에 걸려 있던 부분이 어떤 이유에서인가 빠진 것인지 뜯어진 것인지 이것 때문에 뒤로 모아진 양손에 전자식 수갑을 찬 채로 뮤틸레 족 사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설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어지간한 크라우프도 놀라 뒤로 물러섰고 동시에 곤봉을 차고 있던 헌병은 순간적으로 곤봉을 빼어 들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사태에 두려운 마음에 제대로 안으로 발도 들여 놓지 못했던 엘 로시느 로힘 소장과 다른 참모들, 그리고 무장 헌병들이 안으로 들어서려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악!”
이 순간 뮤틸레 족 사내는 한소리 고함 소리와 함께 크라우프를 향해 몸을 비틀어 돌진해 들어왔다. 하지만 슬쩍 자리에서 비켜선 크라우프는 뮤틸레 족 사내가 감행한 육탄 돌격을 간단히 피해낸 후 재빨리 몸을 움직여 헌병이 빼어들고 있던 곤봉을 나꿔챘다. 첫 공격이 실패하자 다시 방향을 바꾸어 돌진해 들어온 뮤틸레 족 사내의 옆으로 또다시 슬쩍 비켜선 그는 자세를 바짝 낮춰 상대의 무릎 관절의 뒷부분을 후려 쳤다. 워낙 세게 힘이 들어간 탓에 어지간해서는 구부러지지 않는 소재로 되어있는 곤봉이 그대로 구부러져 버렸다.
마치 멧돼지가 지르는 비명처럼 무릎 관절 뒷부분을 곤봉으로 얻어맞은 뭉크터 조나한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버렸다. 이제야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 들어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뮤틸레족 사내를 에워싸고 일부는 권총과 자동 소총을 얼굴에 겨누기도 했다.
“물러서라!”
대장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있는 장군이 호통을 쳐대며 다가서자 모두 놀라 깜짝 놀라 물러선 사이 크라우프는 잔뜩 거만한 표정으로 그 사내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발로 상대의 가슴을 밟은 채로 싸늘한 표정으로 내려 보았다.
(무슨 일인데 그렇게 흥분하나? 나를 죽이고 싶어서 그런 건가?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그는 바닥에 부딪쳤는지 코와 입으로 암갈색 혈액을 내뿜으며 씩씩대고 있는 뭉크터 조나한에게 이렇게 흥분한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뮤틸레족 사내는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다가 크라우프가 되돌아서자 쓴 웃음 소리와 더불어 뜻밖의 말을 꺼냈다.
(수많은 뮤틸레 족과 바르디아인을 학살한 학살자를 죽이지 못해 안타깝다. 수많은 생명들을 죽이고 네가 원하는 것이 대체 무엇이냐?)
이 순간 크라우프의 발걸음이 그대로 멈추었다. 하지만 되돌아섰을 때 그는 이죽거리듯 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얼굴에 표정 하나 띄우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다.)
크라우프의 대답도 너무나도 뜻밖이었고 황당했기 때문에 뭉크터 조나한도 놀란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내 크라우프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아니면 나의 전부를 걸 수 있는 것·······그것 때문이겠지.)
슬쩍 양손의 주먹을 쥐어 보인 크라우프는 밖에서 놀란 표정으로 서 있는 엘 로시느 로힘 소장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뒷처리는 맡긴다고 대답했다.
“저 녀석의 이름은 뭉크터 조나한이고 장군이라는 호칭을 앞에다 붙이는 것으로 보아 최초의 보고대로 장군이 맞는 것 같다. 상황은 내가 직접 상부에 보고하겠다. 죽이지 말고 상처를 잘 치료해 주도록 해.”
그는 엘 로시느 로힘 소장에게 따라 나오지 말라고 말한 후 길리엄 에스먼 중령과 자신을 따라온 사람들과 더불어 곧 호박의 정령호로 귀환하기 위해 아드리언 모건호로 옮겨 오는데 타고 온 경비함으로 돌아갔다.
18시 30분 일찍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면서도 전투 피로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인지 몸이 많이 무겁다는 것을 느낀 티아라는 갑자기 따스하게 채워진 욕조에 몸을 푸욱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떠오르자 피식 웃음을 지었다.
문득 언젠가 오랜 시간이라고 한다면 오랜 시간 동안 최전선에서 이래저래 부딪치며 살다가 휴가를 받아 고향에 돌아가 모든 것을 잊고 욕조에 몸을 담갔던 때를 떠올렸다. 물론 그 이후에도 욕조에 몸을 담근 일은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남자와 함께 발가벗고 몸을 씻는 때가 휠씬 많아졌기 때문에 그때의 그 기분은 다시 느낄 수 없을 것 같았다.
갑자기 베르베라에서 크라우프와 동거하며 함께 지내는 동안 그가 여러 가지를 요구하고, 자신은 그의 욕구를 채워 주고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느라 매일 고달팠던 때가 떠올랐다. 크라우프는 거의 지치지도 않고 매일 이것저것 요구하며 티아라의 몸을 만지고 성관계를 요구해 왔었다. 당시 그녀는 그것이 그렇게 짜증스러웠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크라우프와 자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 있으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훗······나도 너무 변했다.’
어차피 사람은 현실에 적응해 가는 법이고 현실에 맞추어 사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티아라는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들이 어려움 없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느새 전쟁이라는 분위기에 익숙해져 평소와 다름없이 웃고 떠들고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들 속에서 티아라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고독함을 느끼며 조금이라도 빨리 크라우프와 조금 더 오랜시간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빌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71년 4월 21일 03시 30분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일순간에 히르슈를 잃어버리고 에이센 함대가 에르바 행성계 외각으로 진출해 나와 굳건하게 공격해 나올 준비를 갖추는 것을 확인한 후, 하얀 백작과 우나베 바스타란, 그리고 워너 폴크와 더불어 향후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
“본관은 라쉬드 사카에게 170만 척의 함대를 나누어 주어 적을 최대한 저지시키고 난다면 이후는 히르슈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적을 궤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에이센인들의 잔꾀에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면목이 없습니다.”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먼저 다른 세 사람에게 일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사죄하니 워너 폴크가 좋은 말로 자드의 불편한 마음을 달래 주며 아직 에이센인들은 에르바 행성계 입구 밖에는 장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다시 함대를 재정비해 에이센인들에게 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의 시선이 다시금 함대를 정비해 결전을 준비하자고 하는 워너 폴크에게 모아졌을 때 갑자기 하얀 백작이 에이센 함대의 병력이 많고 많은 병력에 대한 운용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으니 우선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 자신들이 병력을 재정비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지금에 와서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겠지만 대사를 파견해 에이센 측에게 정전 협정을 깨트리고 에르바 행성계까지 진격해 나온 일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도록 하시죠. 그리고 우리는 이 틈에 전열을 정비한 후 적과 일전을 치를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비록 대사를 보내 시간을 벌자는 의견을 내놓기는 했지만 하얀 백작도 결전을 주장하고 나섰고 듣고 있던 우나베 바스타란과 뮤틸레 족 전사들은 이곳 에르바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의지를 북돋워 주었다. 모두의 의견이 싸우는 쪽으로 모아지자 하얀 백작이 마지막으로 덧붙여 자드 하페텐이 의기소침해 하지 말고 전투 의지를 갖도록 다시 한 번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에르바 행성계에는 충분히 물자도 갖추어져 있고 에이센이 버리고 간 전략 시설을 통해 꾸준히 물자를 생산해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결코 우리가 불리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뜻하지 않은 공격으로 히르슈가 파괴되었지만······아직 아군에게는 800만 척이나 되는 함대가 남아 있습니다.”
다시 한번 하얀 백작이 격려의 말을 해 주자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은 후 전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좋소! 다시 한번 해 봅시다. 에이센인들은 지금 에르바 행성계 외각을 장악하고 난 후 함대를 정비하고 있는 듯 하오. 그들이 교두보만을 확보한 후 곧바로 함대를 움직여 진격해 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들도 현재 보급이나 그 외의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확신이 드는 군요.”
잠시 약해지려는 모습을 보였던 자드 하페텐이 다시 굳은 의지를 가지며 전투에 대해 확신을 하자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수뇌부는 곧 전투와 승리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찼다.
4월 22일 11시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는 기함 판타로드호에서 작전 주임 참모인 알리시아 데이모스 대장으로부터 전열을 정비하고 발바이스 함대에 대한 공격을 권유 받았다.
데이모스 대장은 지겔마이어 원수에게 지금 이 순간 발바이스 함대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적에게 방비할 시간을 주게 될 뿐이라고 걱정했다. 그리고는 곧 정비된 함대부터 전력을 투입해 적을 공격해야 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겔마이어 원수는 묵묵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현재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함대가 대사를 보내 이번 전쟁의 책임을 에이센 쪽으로 돌리려 할 것으로 예측되어지고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은 스스로 에르바 행성계에서 물러서게 될 것이니 그때 추격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승리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각하! 무슨 다른 의도가······있으신 것입니까?”
느긋해 보이는 지겔마이어 원수의 태도에서 그가 지난번 네므 주류기지 외부 요새포를 갑자기 전선에 출현시킨 것처럼 이번에도 무엇인가 계획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데이모스 대장이 지겔마이어 원수에게 그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묵묵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미안한 일이지만 지금은 귀관에게 말해 줄 수 없네. 하지만 분명히 적은 곧 후퇴하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된다면 귀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네.”
총사령관이 엄숙하게 무엇인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려 하자 데이모스 대장이 다소 볼멘 목소리로 물었다.
“각하! 저는 작전 주임 참모입니다. 저를 믿지 못하시겠다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