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10
이 자리에서 지겔마이어 원수는 비밀리에 뮤틸레 족과 정전 협정을 맺었다는 것을 모두에게 확인시켰다. 정전 협정 내용을 궁금해 하는 크라우프와 두산 대장에게 그는 사무적으로 웃으며 차분히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뮤틸레 족은 본래 에이센의 영토였던 실만 베르퍼 행성계와 발바이스 쪽으로 진출하는데 중요한 요충지인 리베스텔 행성계 두 곳을 에이센에게 넘겨주었다. 이곳은 본래 에이센이 20년 전쟁 후 점령하고 오랜 시간 운영해온 곳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에이센측이 양도 받아야 할 곳이었다.
게다가 실만 베르퍼 행성계와 리베스텔 행성계를 에이센측에게 양도하고 나서도 끝은 아니었다. 뮤틸레 족은 옛 에롤드 족 자치구 중에서 지아네 행성계와 무카나 행성계, 그리고 모건 헉슬리 행성계를 에롤드 족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하지만 뮤틸레 족은 현재 그들이 점령하고 있는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전부 포기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에롤드 족의 영토에 속해 있던 아메드 사카 행성계와 바투스 행성계에 대한 영유권을 인정받아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 당장 크라우프와 두산 대장에게 알려 주지는 않았지만 지겔마이어 원수는 에이센이 뮤틸레 족과 비밀 협약을 맺어 하얀 백작의 영지인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를 뮤틸레 족이 점령한다면 이 점령 행위를 묵인하겠고 확실히 하고있는 상태였고, 에이센이 향후 뮤틸레 족이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에 대한 영유권을 가지는데 최선을 다하겠노라는 약속도 한 상태였다.
협상의 와중에서 뮤틸레 족은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를 공격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함과 동시에 나베 카투라의 영토인 나우베 행성계도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처럼 에이센이 점령을 묵인해 주고 아울러 향후 영유권을 인정해 줄 것을 바랬다. 하지만 에이센 측에서는 확실히 양측의 국경 사이 힘의 완충 지대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나우베 행성계에 대해서는 중립지대로 남겨 두고 싶어 했다.
사실 이것은 카레나가 에이센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 준 나베 카투라의 영토를 뮤틸레 족에게 넘겨 줄 수 없다는 뜻을 밝혔고, 향후 나베 카투라가 나우베 행성계에서 에이센의 비호를 받으며 뮤틸레 족과 에롤드 족에 대한 무역을 독점해 막대한 이익을 얻도록 해주기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결국 협상은 에이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 졌고 나우베 행성계는 중립 지대로 남겨 지고 뮤틸레 족은 아메드 사카 행성계와 바투스 행성계에 영유권을 확실하게 보장받음과 동시에 아울러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에 대한 잠정적인 영유권을 인정받았다.
협상이 진행되었을 때 카레나는 에롤드 족의 반발을 우려해 에롤드 족의 잔당들에게 협상 진행 상황을 비밀리에 통고해 주었다. 당연히 에롤드 족 잔당의 대표격인 알리샤드 두두그가 뮤틸레 족에게 아메드 사카 행성계와 바투스 행성계를 넘겨주게 된 것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하지만 카레나는 뮤틸레 족이 워낙 강력해 쉽게 맞설 수 없음을 알리샤드 두두그에게 수차례에 걸쳐 이야기 함으로서 그를 설득하는데 성공했고, 결국 아메드 사카 행성계와 바투스 행성계를 뮤틸레 족에게 넘겨주게 된 것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사실 이 합의에도 나름대로 비밀협정이 있었다. 에롤드 족 자치구의 다른 망명 정부나 기존 자치 정부의 수반들을 인정하지 않고 에이센과 연합 작전도 펼친 적이 있던 알리샤드 두두그를 자치 정부의 수반으로 앉혀 주고 막대한 양의 지원금과 뮤틸레 족에게 맞설 수 있는 충분한 전투함과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카레나가 확답을 주니 알리샤드 두두그도 에이센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5월 6일 00시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은 완전히 고립된 처지에 있는 약 400만 척 규모의 발바이스 함대 단독으로는 앞뒤로 죄어 오는 에이센 함대를 당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에 발바이스 함대가 할 일은 포위망 쪽으로 무작정 전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전함의 무덤이라고 하는 니베 케나 행성계를 통해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신속하게 후퇴해 전열을 재정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나베 행성계 쪽에 형성되어 있을 포위망을 우회해 네슬런 행성계로 돌아가는 길 밖에는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이때 카리드가 하얀 백작에게 한 가지 걱정스러운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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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진행이 갑작스레 빨리 되는군요…흐흐음…-_-;;;
당췌…뭔소린지…쿨럭~ -0-;;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5…
에궁…무덥군요…쭈압…하지만 내일부터 다시 비가 내린다네요…헐헐…~ㅁ~;
에궁…무덥군요…쭈압…하지만 내일부터 다시 비가 내린다네요…헐헐…~ㅁ~;
●‘바보아님’님…쭈압…철밥통…ㅠㅁㅠ 일단 다시 한 번 기운을 내 봅니다…저 작가넘이 다시 보다 확실한 철밥통을 손에 넣어야 할 때이니 말이죠…므흐흐…철밥통 만쉐이! 글쿠…1타 만쉐이!!
●‘아담스미스’님…맞습니다…^ㅁ^; 순결당 만쉐이 랍니다…씨익…그나저나 클로리사의 귀환과 언론 플레이…속이 들여다보이는 수작이지만 그래도 효과는 좋답니다…씨익…저 작가넘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지요…순결당 만쉐이!!
●‘가연을이’님…200대라…시간만 잘 맞추신다면…자리는 충분합니다…글쿠…사람들의 주차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세상에 저런 좁은 곳에 저렇게 정확하게 주차도 가능 할까 한답니다…그나저나…자동차로 저당잡힌 돈요?? ~ㅁ~; 그거 조심하세요…자칫하면 골치 아파질 수 있답니다…쿠울럭…
●‘룬마스터’님…뭐…저 작가넘도 누누이 말씀 드린 것이 바로 클로리사와 바렌브룩이 이렇게 깨어 질 것 때문이기도 했답니다…그리고 뭐…클로리사는 이제…결정적인 일 한 번 하고…오시무스와 함께 사라진답니다…씨익…이제는 물러날 때가 되었으니 말이죠…^ㅁ^;
●‘판타로드’님…^ㅁ^; 예전에도 저 작가넘이 조루 넘 알고 보면 불쌍하다고 말씀 드렸는데요…ㅠ0ㅠ; 뭐…어쨌든 간에…트리플 H 라…씨익..다른 것은 아니고…H 신은 조만 간 쬐끔은 나올 예정입니다…물론…그때는 사정 상…H 신이 들어가도…2배 연재가 아닙니다…본래 2배 연재 였는데…저 작가넘이 물류센터 가면서…피곤해서…2배 분량을 잘라 내어서 비축 분을 2개로 만들었거든요…이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m(_ _)m…
●‘호박의정령’님…하렘이야 영원합니다…^0^; 물론 순결당은 정의구요…베실베실…그나저나 말입니다…음흠…^-^; 좋으시겠습니다…부럽…
●‘라이네케’님…맞습니다…슬슬 끝이 나가는 중이지요…끝이 나가면서도 서비스로 수많은 전투 장면들이 계속해서 나올 예정이랍니다…물론…많은 사람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엮여 죽어 나가기도 할 것이구요…씨익…글쿠…외전이라…흠흠…^0^;
●‘구프’님…정답입니다…특히 바렌브룩은 클로리사 에게 만큼은 진심이었는데 적극적이지 못해서 버림 받았답니다…쿠울럭…뭐…서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해도 바렌브룩이 바람 피우면…아마 클로리사에게 죽었을 테니 말입니다…쭈압…
●‘스킬팝’님…^ㅁ^; 그…그렇군요…저 작가넘도 대항해 시대를 너무나도 좋아 하고 있답니다…^ㅁ^; 물론 온라인이…상용화 되고…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다면 해볼 요량입니다…음흠흠…^ㅁ^;
●‘soulschaos’님…바렌브룩은 전사 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크라우프와 디네스를 결정적인 순간에 이어주기 위해서 이렇게 출현했답니다…~ㅁ~; 이제까지 누누이 저 작가넘이 강조한 것도 바로 코프와 디네스의 결정적인 러브러브 계기 만들기 였듯…이제 곧…(약 30일 안쪽으로)…바렌브룩은 죽습니다…반드시 본연의 임무를 다 하고 말이죠…^0^;
●‘underworld’님…^ㅁ^; (슥슥)(부비부비)…므흐흐흐…코프 녀석은 계속 활약합니다…글쿠…디네스는 코프 녀석과 이어집니다…그러기 위해서 바렌브룩도 살아 있고 클로리사도 귀환을 했으니 말이죠…^ㅁ^; 글쿠…티아라는 별달기가 좀…지금 겨우 중령이니 말입니다…음흠…^0^;; 저 작가넘도 전투를 너무 좋아한답니다…쓰다 보면 스스로 흥분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말이죠…물론…다시 수정하려면 힘들지만요…^ㅂ^;
●‘bsh2345’님…맞습니다…특히 비오고 난 다음…땅이 축축 할 때…정말로 짜증입니다…습도가 높아서 땀이 제대로 마르지 않고…군화와 군복이 모두 흙이나 물기에 젖어 버리고…그러면 올라가는 짜증…쭈압…~_~;; 부디…큰 일 없으셨기를 빕니다…화팅!
●‘벤쟈민’님…쿠울럭…디네스는 노처녀로 늙을 이유가 없답니다…~ㅁ~; 왜냐면 그 모습 그대로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이랍니다…씨익…
●‘시르피드’님…뭐…츄리닝의 본명은 계속해서 나오지 않을 예정이랍니다…어딘지 모르게 너무나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ㅁ@;;
●‘빨강보석’님…음흠…이제 슬슬 전쟁이…막판(?)으로 간답니다…디네스와의 러브러브 모드도 이제…그 결정적인 계기로 달려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구요….씨이익…
●‘우주인엘로힘’님…@ㅁ@;;; 아니!! 이게 얼마 만입니까? (슥슥)(부비부비)…므흐흐흐…이제 슬슬 추위를 탄답니다…하지만 아뒤쥔장님은 날씨가 선선해 져서 오히려 더 좋다는 말씀을…~0~;;
●’니르바‘님…디네스는 본래…파츠 베이스 전쟁 이후…귀향해서 끝낼 캐릭터였습니다…하지만 코프 넘과 이어주기 위해서 영원한 생명과 기사 능력 뉴타입 능력까지 부여 받은 설정이 완전히 바뀐 캐릭터랍니다…씨익…글쿠…변태당이라니요…쿠울럭…~_~;;
●‘크림슨페더(위풍당당)’님…^___^); 그나저나 대항해 시대 3를 까는 법 좀 갈켜 주세요…ㅠ0ㅠ; 깔아서 하려고 하면 자꾸 팅겨 버리는 바람에…이잉…저 작가넘은 대항해 시대 4는 해 보았지만…3는…너무 아쉽거든요…징징…ㅠ0ㅠ;
●‘[M.I.F]강도헌터’님…감사합니다…다른 것이 아니라 리메를 자주 하시는 듯 보입니다…물론 열정도 좋고…갈수록…좋아 지니…저 작가넘은 보는 눈이 즐겁답니다…씨익…=_=)乃 화팅!
●‘키트릿지’님…쿠울럭…아…하지만…카레나가 목욕재개하고…몸 바치는 일은…좀…긁적…긁적…
●‘英雄’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이 부디 英雄님의 무난한 군생활과 더불어…휴가 나오셨을 때 즐거우시라도…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英雄님 만쉐이! 英雄님은 英雄이십니다…%2B_%2B)乃
●‘당근선인’님…바렌브룩 녀석…바람둥이로 돌아오기 전에 죽을 텐데요…씨익…^0^;; 글쿠…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네요…헐헐…디카는 겨우 장만 했는데…어디 나가서 사진 찍을 곳이 없네요…쭈압…
쭈압…~.)y-~ 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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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 각하! 만약 뮤틸레 족이 에이센에게 투항했다면 에이센은 분명 이들을 자극하지 않고 동맹을 맺어 향후 오랜 시간 지속적인 평화를 유지시키기 위해 최소한의 체면치레로 에롤드 족 영토 일부를 나누어 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뿐만이 아니더라도······. 병사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고향이 이민족의 손에 짓밟히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뒤에 덧붙인 말은 뮤틸레 족이나 에이센에게 현재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가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고 현재 하얀 백작이 지휘하고 있는 함대 장병들 전부가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에 가족이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나타내는 말이다.
하얀 백작이 카리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막힌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영토와 휘하 함대의 장병들의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는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버려야 한다는데 동의하기는 했지만 한 가지 크게 걸리는 명분 때문에 근거지로 돌아가는 문제를 결행에 옮기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바로 네슬런 행성계에 있는 대귀족들이 하얀 백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관한 일이다. 물론 이런 것 따위는 무시해 버릴 수 있지만 자칫 이적 행위로 간주 된다면 자신이 가지는 권력의 정통성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리드는 다시 한 번 그 전에 자신이 모셨던 테르 벨키우스가 어떻게 의혹이 가득한 죽음을 맞이했는지를 들어 하얀 백작을 설득해 왔다.
물론 지금 이 순간 카리드가 길게 말할 것도 없이 하얀 백작은 현재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떠나 근거지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다만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명분을 찾아야 하는데 그 명분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 순간 카리드는 계속해서 결정적으로 세갈 마이야 하페텐이 에이센이 아닌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손에 쓰러 진 것이 확실하다고 쑤석이고 있다. 피로넬리우스 황제나 국가에 대한 충성심 보다는 하얀 백작이나 테르 벨키우스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똘똘 뭉쳐 있는 카리드로서는 현재 발바이스의 위기 따위는 고려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세갈 마이야 하페텐이 구축해 놓은 정예 함대 전부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손아귀에서 전부 소진되고 말았습니다. 각하! 각하만이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에 가족들이 있는 모두를 구할 수 있습니다. 각하 지금 이 순간 어서 속히 결단을 서둘러 내려 주셔야 합니다.”
카리드가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하얀 백작을 설득했고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은 한참을 생각한 끝에 일단은 후퇴하는 일에 대해 승낙했다. 곧 하얀 백작은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게서 벗어나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좋아! 하지만 뮤틸레 족이 철수하게 되었으니 우리도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나를 의심하고 있을 것인데 쉽게 놓아 줄지 걱정이다.”
계속해서 하얀 백작은 임의로 자칫 자신의 근거지로 돌아가 버리는 행위가 반역 행위로 비추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제 아무리 하페텐의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해도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비롯한 대귀족들이 자신을 처형할 구실을 줄 수 있게 될 것이 걱정된다는 뜻을 내비치고 은연중에 카리드의 의견을 물어 보고 있었다.
바로 네슬런 행성계의 대귀족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하얀 백작은 대귀족들이 자신을 공격할 구실을 주지 않아야 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떠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로 돌아가는 문제로 하얀 백작을 설득하고 있는 카리드는 하얀 백작이 아주 손쉬운 방법으로 자신이 임의로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로 이동해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생각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아울러 하얀 백작이 완전히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떠나겠다는 의지가 확고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자 갑자기 은근한 목소리로 자신의 머리를 빌려 주었다.
이것 하나로 카리드는 이미 하얀 백작이 네슬런 행성계의 피로넬리우스 황제와 대귀족들에게서 빠져 나올 구실까지 생각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시기 적절한 때에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각하! 이렇게 해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은근한 목소리로 허리를 숙여 계책을 권유하는 카리드에게 하얀 백작은 솔깃해 카리드의 제안에 귀를 기울였다.
5월 7일 01시 카리드와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로 돌아가기로 결심을 굳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였기 때문에 하얀 백작은 약 24시간 동안 두문불출하고 고심했다.
결국 카리드의 의견대로 한다면 자신만의 병력을 전선에서 빼내 근거지인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로 돌아가기로 결정해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아울러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 대한 황제의 의혹을 심어 줄 수 있다고 확신한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은 최종적으로 후퇴할 의지를 확실히 했다.
하얀 백작은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전 장병들이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출신들이고 그곳에 가족들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고향이 뮤틸레 족에게 짓밟혀 가족들이 학살 된다면 장병들 모두 크게 동요하게 될 것이다.
물론 강제적으로 병사들을 전선에 묶어 두어 이들의 종군을 강요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된다면 불을 보듯 뻔하게 병사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될 것이고 결국에는 아무리 하얀 백작 자신이 만들어 낸 군대라고 해도 안에서부터 군대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모두 한 행성계 출신의 장병들로 구성된 함대를 이끌고 있는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은 정치적인 상황으로 보더라도 이제까지 감행된 의혹 가득한 암살 사건 즉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암살과 테르 벨키우스의 사망 그리고 다크 크라이드의 암살이 모두 다크 크라이드가 고스틸이 되는데 온갖 방해 공작을 펼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소행으로 믿었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하얀 백작 자신이 끝까지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곁을 지킨다고 해서 그가 자신을 인정해 줄 것인지 의문시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우여 곡절 끝에 알고 지낸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약속을 하찮게 여기며 사욕에 눈이 먼 탐욕스러운 사람이었다. 당장 눈앞의 일만 보아도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이제 고스틸이 된 다크 크라이드에게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함대를 되돌려 준다고 공언 했음에도 불구하고 라쉬드 사카를 위시로 한 옛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주요 지휘관들을 흡수하고 옛 세갈 마이야 하페텐이 육성해 놓은 최정예 함대를 쓸데없이 전선으로 내몰아 거의 전부를 무의미하게 소진시켜 버린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의 일만 보아도 하얀 백작도 언제든 필요에 의해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게 죽음을 당하고 함대를 빼앗겨 아끼는 장병들 전부 총알받이로 내몰릴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었다.
오랜 시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힘들여 키워낸 함대 전부와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는 장병들 전부를 쓸데없이 내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하얀 백작은 카리드가 알려준 대로 행동하기로 결심하고 지금 당장은 어찌해야 할 줄 몰라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찾아갔다.
04시 30분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기함 알퐁소 레소토에 도착한 하얀 백작은 즉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찾아가 현재 상태로는 에이센에게 앞뒤로 포위되어 전멸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방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독할 술에 절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나름대로 정신이 제대로 돌아왔는지 현재 앞뒤로 에이센 함대가 공격해 들어오고 있고 뮤틸레 족 또한 갑작스레 이유 없이 배신했는데 지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다시 한 번 독한 술을 마셨다. 그리고는 약한 모습과 더불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하지만 지금 전체적인 상황을 거의 모르고 있는데 어찌 할 수 있소?”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전에 없이 몹시 약한 소리를 하기 시작하자 하얀 백작은 한심하다거나 가엾다는 생각 대신 이내 자신이 이대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곁에 있게 된다면 꼼짝 없이 죽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하얀 백작은 전에 없이 괴로운 모습을 보이던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모습을 보고 잠시 약해지려 했던 마음을 다잡고는 미리 카리드가 가르쳐 준 대로 준비해 왔던 계획대로 상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들은 적을 맞아 싸울만한 여건이 되지 못합니다. 정찰 함대의 보고에 의하면 약 200만 척의 에이센 함대가 정면을 가로막고 있고 뒤쪽으로는 못해도 300만 척의 에이센 함대가 추격해 나오고 있는데 뮤틸레 족도 없는 이때 우리는 고작해야 400만 척 남짓한 전력을 보유 중에 있습니다. 정면을 막고 있는 에이센 함대를 제대로 돌파해 내지 못한다면 이내 후방으로 300만 척의 함대가 밀고 들어오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앞뒤로 적을 맞아 꼼짝 할 수도 없게 될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설명하는 하얀 백작에게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한 가닥 기대를 걸었는지 기대에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에네르 자드 하페텐 때문에 하얀 백작은 다소 마음이 약해졌지만 세갈 마이야 하페텐이나 테르 벨키우스가 비명에 간 사실을 기억해 내며 함대의 진행 방향을 자신의 근거지인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잡자고 권했다. 이 순간 갑자기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목소리를 크게 높여 소리를 질렀다.
“뭐라구요? 지금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길게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방향을 잡다는 말을 듣고 버럭 소리부터 질러 대는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모습을 보고 하얀 백작은 갑자기 이제까지의 측은한 모습은 사라져 버리고 몹시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매우 침착한 목소리로 그를 설득하려 최선을 다했다.
물론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하얀 백작이 전선에서 적과 싸우는 대신 혼자만 살겠다는 것과 같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고 사령관으로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다른 전략적인 사고 없이 단순히 하얀 백작이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방향을 잡자는 말만 듣고 무조건 하얀 백작 혼자만 살겠다는 것부터 떠올린 것이다.
수백만 척의 함대를 이끄는 최고 사령관으로서 앞뒤로 적을 맞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껀 생각한다는 것이 하얀 백작이 혼자만 살겠다고 나서는 것 정도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 하얀 백작은 더욱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게 실망했다.
지금 실망하고 자리에서 일어선다며 일껀 이곳에 오게 된 일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하얀 백작은 실망하는 마음을 억누르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본래 자신이 의도하고 있던 바를 설명해 주었다.
“아군 함대가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직진하는 행동을 버리고 갑자기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면 에이센군은 놀라 에르바 행성계에 몰려 있는 함대 중 많은 부분을 실만 베르퍼 행성계와 리베스텔 행성계 쪽으로 이동시킬 것입니다. 물론 에이센의 의도는 아군의 선두를 차단하고 배후와 측면에서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후퇴하는 아군을 저지해 내려 들 것이겠지요. 이때 아군은 리베스텔 행성계와 아나베 행성계 사이에 있는 전함의 무덤 즉 니케 케나 행성계 쪽에서 갑자기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적들이 의도하지 않는 쪽으로 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만 항해한다면 앞뒤로 적을 맞아 크게 낭패를 볼 것이니 어서 행동해야 합니다.”
하얀 백작의 의도는 지금처럼 단순하게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향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 적의 전력이 자신들의 선두와 측면 그리고 배후를 타격하기 위해 전력을 분산하는 틈을 타서 뜻하지 않은 방향에서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급격하게 전력을 이동시키자는 말이다.
“아나베 행성계를 장악한다면 아군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얀 백작이 호기 있게 다소 우회하더라도 적이 예상하고 있는 방향으로 진격해 나가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 것을 당부하니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이제야 모든 것이 휜 하게 보이는 것 같은지 눈을 크게 뜨며 무엇인가 알았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조금 전 자신이 앞뒤 가릴 것 없이 소리를 질렀던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이내 하얀 백작이 가르쳐준 대로 함대를 움직이겠다고 약속한 후 억센 손으로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의 손을 잡고 함께 발바이스를 구해 보자며 결의에 찬 목소리로 함께 최선을 다해 볼 것을 결의했다.
에네르 자드 하페텐을 설득하고 자신의 기함 아루스 펠케이저호로 돌아오기 위해 경비함에 탑승해 있는 하얀 백작은 갑자기 다시 한 번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게 자신을 걸어 보고 그를 도와 발바이스를 구해보고 싶다는 뜻을 카리드에게 넌지시 털어 놓았다.
그 말을 듣고 카리드는 정색을 하며 오히려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지금 당장은 하얀 백작을 필요로 하지만 만약에 그가 하얀 백작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을 때 어떻게 될지 모르겠냐고 반문했다. 그리고는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 대한 험담을 마구 늘어놓았다.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야심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어떤 기회를 보아서 파쿠스 하페텐 각하를 제거해 버리고 함대를 장악해 모든 권력을 오로지 자신에게 독점되도록 할 위인입니다. 각하! 부디 멀리 보시고 생각해 보셔야 할 것입니다.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카리드가 다시 한 번 하얀 백작에게 지금의 행동이 그 자신의 생명은 물론 수많은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출신의 장병들 모두를 살리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확신시키려 노력했고 하얀 백작인 이내 슬며시 약해졌던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았다.
“그래! 맞는 말이다. 어차피 죽을 것인 줄 알면서도 그대로 남아 있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싶지 않구나.”
결국 하얀 백작 자신과 그가 특히 믿고 아끼는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출신의 장병들을 쓸데없는 죽음으로 몰아넣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는 잠시 동안의 불편함을 억눌러 버리겠노라고 다짐했다.
5월 8일 02시 30분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은 자신의 기함 호박의 정령 호에 있는 지휘 데스크에서 발바이스 함대 400만 척이 위장 함대만을 남겨 두고 간발의 차이로 현재 위치에서 빠져 나와 리베스텔 행성계 쪽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알아 차렸다.
“이 녀석들이!”
크라우프는 적을 간발의 차이로 놓쳐 버리자 어쩔 줄 몰라 하는 수뇌부를 진정시키며 통신기를 열어 정찰 함대 지휘관들을 크게 질타했다.
“도대체 뭘 보고 있었던 거야? 어떻게 적의 대 함대가 위장 함대를 이곳에 두고 도망칠 때 까지 몰랐단 말이야!”
당장 발바이스의 위장 함대를 제대로 파악해 내지 못해 적을 놓쳐 버리게 되어 책임 소재가 확실해 지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진 정찰 함대 지휘관들은 크라우프가 크게 화를 내자 자라처럼 목을 움츠리며 어찌 해야 할지를 몰라 했다.
물론 곧바로 적의 주력 함대가 리베스텔 행성계 쪽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포착해 내기는 했지만 위장 함대를 적의 주력 함대로 파악하고 있던 정찰 함대의 실수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03시 10분 갑자기 변한 상황 때문에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은 크라우프에게 앞으로 어찌 해야 할지를 물었고 이번에는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도 전체적인 논의에 참가시켰다.
크라우프가 비록 올해 서른한 살이었지만 어깨에는 두산 대장과 같은 대장 계급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논의 대부분은 두 사람이 협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었고 로즈위드 중장은 전체적인 논의에서 배제되는 분위기였다.
현재 중장의 지위에 있기는 해도 로즈위드 중장 또한 90만 척이나 되는 함대를 도맡아 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로즈위드 중장도 중요한 회의에 참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다.
세 사람 모두 의견이 분분하기는 했지만 크라우프와 로즈위드 중장은 일단 적의 뒤를 추격하는 것이 순서라고 입을 모았다.
“어쨌든 간에 발바이스 함대의 뒤를 추격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에르바 행성계에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명령이 내려올 때 까지 저희들은 적이 리베스텔 행성계로 향했다고 한다면 그 뒤를 주저할 것 없이 추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라우프가 계급과 나이 그리고 경력에서 월등하게 앞서는 두산 대장에게 적을 추격할 것을 권유했고 로즈위드 중장도 적을 추격해야 한다고 결정하니 곧 그녀는 발바이스 함대의 뒤를 추격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럽게 발바이스 함대가 리베스텔 행성계 쪽으로 이동해 버린 탓에 곧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크게 긴장하고 있던 에이센 함대 장병들은 다소간에 마음을 놓기는 했다. 하지만 운명의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진 것 밖에는 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디네스 펜터 호리스 대령은 07시 20분 식당에 나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던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와 마주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