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15
23시 20분 다이레아는 잠깐 잠을 자두기 위해 자신의 책상을 정리한 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오늘밤은 모처럼 만에 크라우프와 티아라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 자리에 함께 끼어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지금 이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하품을 하며 밖으로 나오니 당직 근무자들 이외에는 거의 다 퇴근을 하고 시어리 준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퇴근하십니까?”
시어리 준장이 다이레아에게 퇴근을 하면 자신도 퇴근을 할 것인데 잠깐 음료수나 한 잔 하는 것이 어떻겠는지를 물었고 그녀는 그렇게 하자는 말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어리 준장이 책상을 정리하는 동안 잠시 그 옆에서 기다린 다이레아는 곧 작전부 사무실을 빠져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휴게실로 옮겨갔고 두 사람은 곧 음료수 자동 판매기 옆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음료수를 하나씩 놓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시어리 준장은 피식 웃으며 쉴 수 있을 때 쉬어 두어야 하는데 너무 고생해서 일하는 것 같다는 말로 걱정을 늘어놓았다. 다이레아는 엷게 웃으며 일을 할 수 있을 때 일을 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라고 대답하며 손에 들린 음료수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아참! 마티스 소장님. 다른 것은 아니구요. 지금 적들이 어디로 달아났다고 보시는지요?”
잠깐 동안의 대화가 오간 후 곧 바로 본론을 꺼내드는 시어리 준장을 보고 다이레아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 정신을 가다듬은 후 엷게 웃는 얼굴로 잘 모르겠다는 말로 대답을 회피했다. 그녀가 대답을 미루자 시어리 준장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확실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보기에 발바이스 쪽에서 내분이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고 하며 무엇인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의아해 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데?”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다이레아는 시어리 준장의 견해를 듣고 아연했지만 곧 정색을 하고는 그가 어떠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시어리 준장은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이 서로 갈라선 것부터 시작해 그 내막을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자신이 생각해 보건데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이 자신의 영지로 향하고 나머지는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향한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시어리 준장은 처음에는 적의 병력이 나누어진 일이 내분이라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내분일 가능성보다는 전체적인 병력 배치의 일환이 분명해 보인다는 말로 한 걸음 물러서고 있었다.
“아마도 뮤틸레 족이 반기를 들고 에롤드 족 자치구로 돌아갔으면 네슬런 행성계의 한쪽 측면이 완전히 비어있게 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결론을 낼 수는 없지만 발바이스 함대가 네슬런 행성계와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향한 것은 분명 전략적인 관점으로 볼 때 양쪽의 적을 막기 위한 작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이레아는 시어리 준장이 한정된 정보로 현재 상황을 추론해 내는 것을 보고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는 자신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전제하며 그렇다면 앞으로 자신들은 어느 쪽을 향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제 생각에는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는 최소한 뮤틸레 족에게 멸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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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이것의 2배 분량이었습니다…그.러.나…지난주에 자동차 부품 물류센터 들어갔다가 못하겠다고 나온 삽질 때문에…비축분 하나 더 늘려 봐야지 하는 식으로 2개로 나누어 분량이 1/2로 줄었습니다…ㅠㅁㅠ; 이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징징…
금일부터는 한편 씩 올려야지요…어제는..~_~;..Next-60…
에궁…
●’조각배선장’님…ㅠ0ㅠ; 맞습니다…매일 연재도 깨어지고 저 작가넘도 기분이 영…~_~;; 하지만 그래도 올려야 할 분량은 올려야 겠지요…쭈압…그나저나 햇살 참 맑고 좋네요…흠흠…ㅠㅁㅠ;
●’Arvis’님…맞습니다…어제 분량을 제대로 올리지 않았으니…연참을 해야지요…씨익…어쨌든 간에 저 작가넘…매일 연재가 깨어지지 기분이 영…그러네요…동아연필 공장에서의 일도 그렇구요…쭈압…
●’산을미는강’님…에헤헤…(슥슥)(부비부비)(조물조물)(탁탁탁)…씨익…^___^)乃 오래간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그나저나 아르방 하러 나왔는데…햇살 참 좋네요…~.)y-~ 후욱…
●’내멋대로할꼬야’님…쭈압…뭐 양심적이라고 한다면 무지하게 양심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얼마나 2, 3일 정도만 하고 그만 두는 사람들이 많으니…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쭈압…ㅠ0ㅠ; 글쿠…토닥토닥…기운 내세요…내멋대로할꼬야 님…화팅!! 저 작가넘도 기운 내지요…으음…
●’soulschaos’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도 많이 짱구를 굴리기는 했답니다…^_^;; 어쨌든 간에 독자분들의 예상에서 어긋나도록 많이 애쓰면서 보다 완성도 높은 크라우프가 되도록 하겠습니다…성원 감사하구요…soulschaos님도 화팅!! %26 만쉐이!!!
●’라이네케’님…네…맞습니다…저 작가넘도 참…살다 보니 그런 분들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쭈압…~_~;; 뭐 하는 수 없지요…이제 부터는 헬쓰입니다…씨익…
●’빨강보석’님…힘든 것은 별 것 아니지만…기분이 참…이상하게 햇살이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 것이…참으로 착잡한 마음으로 다가오더라구요…쭈압…글쿠…더 좋은 일이 생기기를 빌어야지요…ㅠ0ㅠ;;
●’시르피드’님…ㅠ0ㅠ; 저 작가넘도 뭐…쭈압…어쨌든 간에 기운을 내어서 다시 한 번 일어서 보아야 겠습니다…저 작가넘도 만쉐이!! 시르피드 님도 만쉐이!!!
●’B612’님…으음…무슨 뜻인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하지만 그 전날…조알에서 업글이 되지 않는 통에…매일 연재가 무너져 내렸거든요…ㅠ0ㅠ; 그래서 연참을 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징징…
●’판타로드’님…H 신은 나왔습니다…비록 크라우프와 티아라의 단순한 놀이이기는 하지만요…쭈압…글쿠…크세니아와 디나는…~_^;; 뭐…어쨌든 간에…저 작가넘도 기본 적인 패턴을 따라 가기는 하지만…뭐…쥔공이 다른 곳에서 보다는 좀 평범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적들이 워낙 유능한 것인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ㅠ0ㅠ; 솔직히 많은 소설을 보면 쥔공을 돋보이기 위해 적을 상대적으로 약하게 하는데…저 작가넘은 적도 강해야 쥔공의 승리도 더 값져 보이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음흠…^_^;
●’키트릿지’님…쿠울럭…뭐…^__^;; 카레나가 탐이 나시기야 하기겠지만…긁적…카레나가 키트릿지 님에게…넘어갈 계기가 있을지 말입니다…긁적…카레나 정도면 게르트 황제는 되어야 눈에 찰 것인데 말입니다…잉잉…
●’오멘’님…으음…맞습니다…실력은 그렇다 쳐도 불안한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글쿠…하얀 백작님…배반 때렸지만…보아주시면…저렇게도 무마가 되는 군…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이랍니다…씨익…
●’블래스터’님…1,300회라…거기까지는 불가능합니다…음흠흠…~_^;; 어쨌든 간에 저 작가넘은 1,000회를 목표로 하고 있구요…글쿠…블래스터님 화팅!! ^0^)乃
●’떼던’님…default.htm에 대해서 저 작가넘이 공지를 보고 냉큼 수정을 했습니다…갑자기 조알 서버가 이상하네요…쭈압…쭈압…~_~;;
●’bsh2345’님…쭈압…다른 것이 아니라…조알에서 아예 업글이 되지 않았답니다…09시가 조금 넘어 섰을 때부터 회복이 되어서…다시 또 default.htm이 마구 남발되는 현상까지 오게 되었었지요…매일 연재가 깨어지게 되어서 괴롭습니다…ㅠ0ㅠ;
●’당근선인’님…운동…저 작가넘은 이제 단백질 보충제까지…물론…많이는 아니지만 적은 분량이지만 타서 마시며 운동에 전념할 것이랍니다…그래서 몸보고 부실하다는 말까지는 듣지 않아야 겠지요…쭈압…글쿠…카레나와 그 정도 쯤이야…가능 합니다…에헤헤…
●’사막의고양이’님…뭐…[원빈?] 뭐 이런 것은 아니겠지요…므흐흐…그나저나 짜장 나비는 이제 DC 냥겔에 데뷔시켰답니다…물론 호응은 좀 무지하게 적지만요…징징…
●’산바위’님…매일 연재 까지 또다시 조알이 미치는 바람에 깨져서 저 작가넘이 무척이나…기분이 좋지 않네요…징징…ㅠㅁㅠ;
에궁..모든 독자 분들…좋은 주말 되세요…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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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시어리 준장이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향해야 한다고 확신을 하니 다이레아는 잠시 눈을 내리 깔고는 슬쩍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리고는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가 뮤틸레 족의 손에 함락될 것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자네의 판단과는 달리······내 생각에는 하얀 백작이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를 어떻게든 지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한 다이레아가 씽긋 웃자 시어리 준장은 최저 3백만 척은 동원할 것으로 판단되는 뮤틸레 족이 어떻게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하나에만 의지해 버티고 있는 하얀 백작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는지 의아하다고 물어왔다. 그러자 다이레아는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기 전에 시어리 준장에게 내기를 걸었다.
“그럼 말이야······누구의 판단이 옳았는지 내기할까?”
그녀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물으니 시어리 준장은 살짝 어깨를 들썩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좋습니다. 그럼 한 번 해 보도록 하지요. 크게 내기를 걸기는 조금 그러하니까······그럼 10아이크씩 어떻겠습니까?”
시어리 준장이 흔쾌히 다이레아의 제안에 응하니 그녀는 서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흥미진진해 질 것다고 대답한 뒤, 이내 아나베 행성계에서의 작전을 예상한 시어리 준장의 선견지명을 칭찬해 주었다. 그러자 시어리 준장은 어딘지 모르게 멋적어 했다.
“아군이 승리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저야 상관없습니다.”
그들은 미소를 띈 얼굴로 잠시 서로를 바라보며 잡담을 나눈 후 시어리 준장은 먼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가 재활용 수거통에 음료수 캔을 던져 넣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자 그 자리에 혼자 남게 된 다이레아는 씁쓸한 웃음과 더불어 손안에 들려 있는 음료수 캔을 만지작거렸다.
“······추론능력은 좋은데······사람을 알아보는 기억력은 형편없군······”
그녀는 피식 웃은 후 목에 걸린 인식표를 꺼내 들었다. 인식표와 함께 매달려 있는 크라우프가 자신에게 건네 준 반지가 둥근 웃음으로 다이레아를 반겼다.
5월 25일 10시 판타로드호의 전망대에 올라 가만히 함체의 외부로 흘러내리고 있는 빗방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카레나 스쿠비는 에르바 시티 주변으로 갑자기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제법 그 세기가 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가볍게 인상을 썼다.
“흐음······”
어딘지 모르게 깊은 한숨만이 카레나를 감싸고 있을 때 그녀의 근처에 서 있던 키트릿지가 슬쩍 고개를 돌려 카레나를 바라보았다.
“뭔가 걱정거리라도 있으십니까?”
키트릿지가 약간은 걱정이 담겨있는 목소리와는 달리 별다른 표정을 얼굴에 띄우지 않은 채로 카레나를 바라보니 그녀는 괜찮다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하지만 이내 한숨과 곁들여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 것이 아니고······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는 것 같아서 말이지. 마치······피의 비가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단 말이야.”
슬쩍 머쓱한 기분이 든 키트릿지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나름대로 카레나를 위로해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피가 자양분이 되어······에이센이 보다 크게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겠지요. 적어도 카레나님은 지금의 일을 앞으로도 똑똑히 기억하고 계시지 않겠습니까?”
키트릿지의 뒷말에서 카레나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 가득 멋쩍은 웃음과 더불어 오른손으로 자신의 검은색 머리카락을 긁적였다.
“······맞는 말이다. 잊지 말이야 할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뭐, 당연한 것이겠지.”
씁쓸히 고개를 끄덕였던 카레나는 갑자기 생각난 듯 자신이 지시한 일은 제대로 되었는지를 물었다. 키트릿지는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대답하며 그 사람이 일 하나는 제대로 처리해 주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잘되었군. 잘되었다.”
키트릿지가 확인시켜 주자 카레나는 몇 번 고개를 끄덕인 후 팔장을 낀채로 전망대의 외부로 시선을 돌렸다. 문득 크라우프가 처음 사관학교에 들어갔을 때와 그 애가 시에나와 함께 출정했을 때도 이렇게 비가 내린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안전하게 잘 있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지만 그래도 함께 곁에서 지켜볼 수 없으니 마치 자식과도 같은 녀석이 걱정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5월 26일 09시 20분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전력을 다해 이동중에 있던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 쪽으로 탈영한 하얀 백작이 네슬런 행성계에 있는 피로넬리우스 황제로부터 오히려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를 굳건히 수비해 발바이스의 한쪽을 막아줄 것을 명령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어이가 없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거······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하얀 백작이 무단으로 총사령관인 자신의 명령을 이탈했다는 보고를 확실히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앞뒤없이 하얀 백작은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에서부터 적을 저지하고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아나베 행성계에서 에이센 함대를 막아 발바이스를 편안케 하라는 황명이 내려오자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엄연한 황명은 황명이었다. 에네르 자드는 여러 가지 생각해 본 끝에 결론은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황제 폐하께서 이런 명령을 내리셨을리 없다······이것은 분명히 네슬런의 대신들이 이 나를 견제하고 있다는 증거겠구나······”
자드 하페텐은 이러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소수라고 판단했다. 분명 이번에 고스틸이 된 다크 크라이드나 네슬런 행성계 방어 사령관인 아펜 매드클라이 데카이드와 같은 작자들이 입을 맞추어 해 놓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얼굴이 구겨졌다.
다크 크라이드야 본래부터 하얀 백작과 오랜 시간 생사를 함께 했으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하얀 백작을 편들어 주는 것은 당연했지만, 아펜 매드클라이 데카이드 같은 녀석은 분명 자기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자신을 깎아 내리려 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분명 나베 카투라 하페텐······이 녀석도 한 몫 거들었을 꺼야!”
하얀 백작의 근거지인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와 나베 카투라 하페텐의 근거지인 나우베 행성계는 지척이었기 때문에, 현재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나우베 행성계의 방어를 전제로 나베 카투라 하페텐이 하얀 백작의 탈영을 묵인하고 오히려 황명을 빗대어 그의 탈영을 정당화시켰다는 그의 가정은 상당한 신%26#63372;%26#63567;%26#63704;성을 가지고있었다. 아니, 사실에 가가울 것이라고 자드 하페텐은 확신하고 있었다.
“이들 세 녀석의 농간이 아니라면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될리 없다!”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그런 쓰레기 같은 녀석들 때문에 옛날 바르디아가 에르바 행성계를 빼앗기고 이렇게 변방으로 밀려나 버렸다고 한탄했다.
“······크윽!”
지금 전쟁터에 나와 고생하는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자신의 노고를 모두 하얀 백작 이하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 그리고 나베 카투라 같은 자신의 영달만을 꾀하는 쓰레기 같은 놈들에게 빼앗겨 버릴 것이 분명하다고 탄식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하얀 백작이 다크 크라이드를 고스틸로 제수하도록 하는데 그렇게 애쓴 것은 분명히 지금의 이런 상황을 고려해 두었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드 하페텐은 채상을 힘껏 내리쳐 그대로 부숴버렸다.
“쾅! 파수수······”
갑작스런 소음에 자드 하페텐의 부관들이 놀라 뛰어들어 왔지만 그가 가볍게 손을 내저어 별일이 아니라는 뜻이 비추자 말없이 돌아나갔다. 하지만 총사령관인 자드 하페텐이 왜 화를 내는 것인지를 모르는 그들은 물러나면서 그의 눈치를 조심스레 살폈다. 그들의 불안한 시선을 눈치챈 자드 하페텐은 자신이 너무 흥분했음을 깨닫고는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여전히 그의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하얀 백작 이 개새끼······처음부터 이런 것을 노린 것이겠군. 역시 근본이 천한 것들은 지위가 높아져도 그 근본적인 것은 변함이 없군······어째 하는 행동이나 생각마저도 천해 보이니 말이야. 크윽!”
또다시 가만히 치밀어 오르는 화를 제대로 억누르지 못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자기가 이미 부쉈는지도 모르고 앞에 놓여 있던 데스크를 힘껏 후려치려 주먹을 쥐었다가 이내 자신이 부숴버린 데스크의 처참한 몰골이 눈에 들어오자 들어 올렸던 주먹을 슬그머니 내렸다. 갑자기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지금 자신이 이렇게 화를 낸다고 해도 발바이스가 에이센의 손에 멸망당해 버린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겨우 발바이스를 위해 지금은 마음속의 분기를 억눌러 버려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자드는 일단은 에이센을 물리치고 난 후에 지금의 모욕감을 씻어 버려야겠다고 확신하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좋아! 좋아! 대 귀족의 명예를 걸고 지금은 참자! 그래······잠시 참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폐하의 혜안을 어지럽히는 난신적자(亂臣賊子)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제놈들의 세상인 줄 알고 어디 한 번 잘 해 보도록 해!”
5월 27일 계속된 정보 수집으로 전체적인 전황이 드러났다. 에르바 행성계에 있는 지겔마이어 원수의 기함 판타로드호에서 내려온 정보 보고서에는 하얀 백작 데오도릭 파쿠스 하페텐이 100만 척의 함대를 이끌고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로 급하게 돌아갔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었다.
또한 그 보고서에는 하얀 백작이 본래 근거지로 갑자기 귀환하게 되자 그의 함대와 떨어지게 된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300만 척의 전력을 이끌고 아나베 행성계로 향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었으며, 크라우프가 속해 있는 두산 대장과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이 지휘하는 함대는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진격해 적을 궤멸시키라는 지시도 포함하고 있었다.
판타로드호에서부터 적을 공격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두산 대장은 곧 크라우프와 로즈위드 중장을 불러 자신들이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진격해 나가야 함을 밝힌 후 어떤 방법으로 진격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물었다.
갑자기 로즈위드 중장이 크라우프와 두산 대장 모두가 대장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있으니 그녀 자신이 직접 선두에 서겠노라고 전제한 후 두산 대장이 총사령관으로서 중간에 서고 크라우프가 뒤따르며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는 것이 어떻겠는지를 청했다.
갑작스러운 로즈위드 중장의 제안을 듣게 된 크라우프는 두산 대장과 로즈위드 중장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동조하려는 자세를 보이자 잠시 생각을 해보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곧 로즈위드 중장의 뜻이 자신과도 같음을 확실히 했다.
“제 짧은 소견도 로즈위드 중장님의 뜻과 같습니다. 하지만 타머란 대장님과도 연계를 생각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타머란 대장님은 독자적인 작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제대로 연계되지 않는 다면 자칫······아군이 곤란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라우프는 자신이 뒤에서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확실히 밝혔고, 오히려 타머란 대장과의 연계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했다. 하지만 두산 대장은 그 점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아 보였다.
“타머란 대장은 지휘하고 있는 함대가 200만 척이나 되고 휘하에는 많은 용맹한 지휘관들을 거느리고 있네. 물론 현재 그가 지휘하고 있는 전투함들이 기동력 위주로 편성되어 있기는 해도 분명 큰 어려움 없이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하네.”
두산 대장이 크라우프의 걱정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는 뜻으로, 적은 이제 형편없이 져서 쫓기고 있으니 방심하지만 않으면 무난하게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크라우프의 걱정을 불식시키려 했다.
“뭐······그렇겠지요.”
크라우프는 조금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가 로즈위드 중장이 선두에 서고 두산 대장이 중간에 서며 자신이 뒤쪽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는 대형에 다시 한 번 동의의 뜻을 밝혔다.
돌아오는 길에 작전 회의에 동행했던 수석 부관 그레이엄 브리거 준장이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는 다른 장성들이 이상하게 크라우프를 전투에서 배제시키려 하는 것 같다고 화를 냈다. 그러자 크라우프는 그의 불평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뭐······공적을 세우려는 것이겠지. 이번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함대 전투가 될 가능성이 크니 공적을 세울 기회로 보고 있을 것이니······뭐,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
그는 씁쓸히 웃으며 잠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갑자기 지금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신이 무엇인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하지만······부디 내가 전선에 나설 일이 없어야 할 텐데 말이야.’
제발 그런 일이 없기를 마음 속으로 기원한 크라우프는 호박의 정령호로 향하는 경비함의 선실로 들어가 피곤한 듯 몸을 뉘었다.
5월 28일 별다른 방해없이 니베 케나 행성계에서부터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안전하게 항해하고 있던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주변에 퍼져있는 정찰 함대로부터 에이센 함대 200만 척과 자신의 뒤를 추격해 오던 300만 척의 에이센 함대가 서서히 아나베 행성계 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격중에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역시나 이 녀석들······이렇게 진격해 오고 있군.”
자드 하페텐은 즉석에서 자신이 믿고 전선을 맡길 수 있는 라쉬드 사카와 세바스찬 디랜드, 그리고 도노반 비터 알벤을 비롯한 예하 지휘관들을 불러들여 에이센군을 막아설 준비를 갖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