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22
미안한 마음도 잠시 캣워크에 올라선 디네스는 재빨리 중력 구역으로 들어선 후 이내 탈의실로 직행해 여러 사람들 속에서 피로함을 말끔히 씻어 버렸다. 파일럿 슈트에서 생명 유지장치만을 떼어 왼손에 든 채로 사무실로 들어서니 그곳에서 티아라도 디네스와 같은 차림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간단히 인사만 한 후 디네스는 자신의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한참 동안 서로 별 다른 말이 없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전열이 정비되고 다시 공격에 나설 모양이야.”
어색한 침묵도 잠시 갑자기 티아라가 입을 열어 앞 뒤 없이 다시 공격에 나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니 디네스는 수긍하는 말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공격에 나선다는 것을 티아라가 어떻게 알아?”
그다지 피곤한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디네스는 굳이 길게 말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을 피하지 않고 의아함을 나타내기 위해 슬쩍 고개를 갸웃거렸다.
디네스가 의아하다며 고개를 갸웃 거리자 티아라는 의자에 앉은 채로 양손을 머리 뒤로 모아 허리를 바짝 뒤로 젖힌 후 궁색하게 대답했다.
“아니 뭐……. 직감으로 .”
티아라에게서 돌아온 대답이 의외라고 생각한 디네스는 아랫입술을 슬쩍 앞으로 내밀며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여자의 직감이라 . 가장 믿기 힘든 거네?”
빈정거리는 것 같은 디네스의 말을 듣고 티아라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내 허리를 곧추 세우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였다.
“여자를 못 믿어? 너는 너를 부정하니?”
어딘지 모르게 티아라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에 마치 시비를 거는 것 같았다. 귀찮게 서로 말싸움만을 할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디네스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려다가 쓴웃음을 지은 후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건 아니야. 하지만 . 직감은 .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것 아닌가?”
그냥 한 걸음만 물러서면 좋을 것이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남에게 밀리거나 지고 싶지 않다는 승부 근성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 때문인지 디네스는 은근히 자신의 말이 옳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너는 전장에서 과학적으로 적의 움직임을 따져 보고 싸우니?”
갑자기 티아라가 피식 웃으며 어이없다는 다른 것을 가져다 대자 디네스는 무엇인가 할 말을 잃어버리고 덩달아 웃어 버렸다. 그리고는 잠시 씁쓸한 웃음과 더불어 자신이 적기를 보면 느끼는 점을 설명해 주었다.
“그냥 . 무엇이라고 해야 하나 . 으음 . 쭈압 . 다른 것이 아니라 그냥 적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아서 말이야. 그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공격을 가하거든.”
이 순간 티아라가 똑바로 상체를 숙여 놀란 눈으로 디네스를 바라보고 있자 그녀는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한참을 디네스를 바라보던 티아라는 갑자기 아랫입술을 한 번 빨더니 더욱 눈을 크게 떴다.
“적이 느리게 보인다고?”
그렇지만 이내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그냥 쓴웃음과 더불어 대단하다고 말을 남겨 주기는 했다.
디네스는 티아라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이 느껴졌다. 이것 때문인지 굳이 화낼 것은 없지만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티아라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후 디네스 같은 사람과 함께 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디네스의 앞으로 다가와 악수를 청하듯 오른 손을 내밀자 그녀는 어리둥절해 졌다.
“디네스 같은 실력 있는 군인과 함께 하게 되어서 영광이야. 이건 진심이거든. 다음 전투가 어떻게 벌어질지는 몰라도 우리 최선을 다해 싸우자! 알겠지?”
티아라가 본래 말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것뿐인가 싶었었다. 하지만 디네스는 티아라가 하는 말을 그냥 그대로 믿기로 하고 갑자기 내민 손을 잡았다.
04시 50분 격렬한 전투가 끝이 나고 어지럽게 전열이 흐트러져 있던 에이센 함대가 체계적으로 재정비되고 있을 때 크라우프는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과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과 직접 만나 전체적인 군사 작전을 결정하기 위해 두산 대장의 기함으로 향하려 몸을 움직였다.
그는 곧 호박의 정령 호에서 셔틀을 이용해 직할 함대의 경비함으로 이동한 후 경비함에 올라 두산 대장의 기함으로 향했다. 경비함에 탑승해 두산 대장의 기함으로 이동하는 2시간 30분 동안의 여유가 있었다.
호박의 정령호 에서부터 두산 대장의 기함으로 이동하는 시간 동안 크라우프는 그간 미루어 두었던 잠을 한꺼번에 자두었기 때문에 06시 40분 두산 대장의 기함에 도착했을 때에는 다소 활기에 차 있었다.
수석 부관 그레이엄 브리거 준장과 차석 부관 길리엄 에스먼 중령 그리고 전속 부관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 이 세 사람 더불어 두산 대장을 찾아간 크라우프는 곧 도착한 로즈위드 중장과 더불어 예비 함대를 해체시켜 피해가 심한 함대를 보충하고 3개 함대에서 발생한 부상병들을 공동으로 후송하는 문제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회의가 다소 길어져 07시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식당에서부터 음식이 날라져왔다. 곧 바로 회의실은 크라우프와 두산 대장 그리고 로즈위드 중장과 이들 세 사람을 수행해온 부관들의 식사 장으로 변해 버렸다.
식사 중에 로즈위드 중장은 크라우프를 보고 감탄의 말인지 질시의 말인지 모를 의미 있는 말을 건넸다.
“그나저나 페트릴 대장님 이번에 5만 척으로 거의 230만 척이 넘는 발바이스 함대를 궤멸 시키셨다면서요?”
순간 모두의 시선이 몰렸지만 로즈위드 중장은 그런 것에 개의할 사람은 아니었다. 크라우프는 씽긋 웃으며 계급은 자신 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지만 군대 선배인 로즈위드 중장에게 예의를 갖추어 대답했다.
“앞장서야 할 때 앞장섰을 뿐입니다.”
크라우프 스스로는 어색해질 때가 아닌데 갑작스럽게 회의장 안에는 못내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 순간 크라우프는 자신이 제대로 대답했는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고 듣고 있던 로즈위드 중장은 악의 섞인 말인지 아니면 칭찬인지 모를 말을 이었다.
“겉보기에는 별로 앞장설 것 같지 않은 사람인데 위기 상황에서 부하들을 이끌기 위해서 스스로 앞장설 생각을 하다니 지휘관으로서 귀감이 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전체적인 뜻은 칭찬이지만 뒤틀린 심기로 듣는 다면 로즈위드 중장의 말이 무척이나 고깝게 들릴 수도 있었다. 크라우프는 모두의 협력이 중요한 지금 이런 자리에서 굳이 자신만을 생각해 화를 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일부러 아슬아슬하게 흐르려는 것 같은 말을 돌렸다.
“칭찬 감사드립니다. 자만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해서 부끄럽지 않은 황제 폐하의 군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지금이 가장 올바른 대답이었다고 자부했다. 사실 다른 말을 했다면 꼬투리를 잡히거나 로즈위드 중장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를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이어지는 크라우프와 로즈위드 중장 사이의 아슬아슬한 대화가 끝을 맺은 것은 그들 두 사람의 알 수 없는 기류를 눈치 챈 두산 대장의 행동이었다. 식사 중이었지만 두산 대장은 갑자기 크라우프에게 발바이스 함대를 상대로 적이 다른 행동을 취하기 전에 에이센 함대가 먼저 재빠르게 공격할 것이 어떤지를 물었다.
“재빠른 공격에 찬성합니다. 각하 제가 보기에 적들은 지금 제대로 된 보급을 받지 못하고 있을 것이고 특히 제가 지난 번 적 함대의 전열을 돌파해 나갈 때 보니 반수 이상은 구식 전투함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초반 적의 주력 함대를 뚫고 나오니 그 뒤쪽으로는 비롯 숫자가 많기는 했지만 생각 외로 돌파가 쉬웠고 제가 적 함대의 중앙을 돌파해 나와 적 함대의 후미 쪽으로 함대를 전개한 후 적극적으로 접근전을 펼쳤을 때 의외로 다수의 적들이 쉽게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두산 대장의 제안에 찬성한 크라우프는 현재 에이센군에게 승산이 있음을 자신했다.
크라우프는 나름대로 공격의 타당성을 부여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나베 행성계 안쪽과 왼쪽에서부터 기습적으로 공격해 나온 64만 척과 현재 아나베 행성계 왼쪽에 몰려 있는 발바이스 함대 약 200만 척 중에서 최신예 전투함은 150만 척 남짓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추정에 대한 자신 나름대로의 근거를 덧붙였다.
“단순 계산으로 본다면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은 전쟁이 시작되고 약 900만 척에서 1,000만 척 그냥 1,000만 척으로 따져 본다면 이 정도의 병력을 동원해 에르바 행성계를 함락시켰을 때 500만 척 남짓한 전력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이 병력에서 단기적으로 500만 척을 끌어 모아 놓은 상태입니다.”
바로 이 순간 갑작스레 로즈위드 중장이 끼어 들어 크라우프의 계산법을 이어 나갔다.
“페트릴 대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다시 1,000만 척 중에서 200만 척이 에르바 행성계와 브랜다 조슬리 행성계 사이에서 궤멸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중에서 400만 척이 빠져 나오고 다시 100만 척이 떨어져 나와 현재 300만 척 정도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발바이스 함대에서 최신예 전투함은 150만 척 수준일 것입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지금 눈앞에 있는 발바이스 함대의 나머지 150만 척은 숫자만 채워 넣은 잡병들일 것이니 충분하게 저희가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갑자기 말을 하는 도중에 사전 양해 없이 끼어 든 로즈위드 중장을 보고 크라우프는 자신이 상급자인데 저렇게 발언권도 없이 끼어 든다는 생각이 들자 화가 났다.
은근히 화가 나기는 했지만 속마음과는 달리 겉으로는 로즈위드 중장을 바라보고 있다가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키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해 한소리 하려다가 소태 씹은 얼굴로 그대로 말을 멈추었다.
로즈위드 중장이 말을 멈추자 곧 크라우프는 두산 대장에게 추정해 보면 발바이스군의 주력 함대 150만 척 중에서 64만 척이 발바이스군의 주력 함대에서 분리되었고 이 분리된 함대가 지금 서로 합류하지 못하고 있으니 현재 아나베 행성계의 왼쪽 지역에 포진해 있는 발바이스 함대의 반수는 단순히 숫자만 채워 놓은 잡병들이 분명하다고 단정 지었다.
수뇌부가 충분한 정보 없이 너무 사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던 두산 대장은 만전을 기하기 위해 갑자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두산 대장은 자신들이 보유한 병력으로는 단기적으로 발바이스 함대를 전체적으로 포위할 수 없으니 아나베 행성계에서 패배해 일시적으로 전선에서 물러난 타머란 대장을 전장으로 불러 들여 합류시키는 것이 어떻겠는지를 물었다.
“아군이 많으면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타머란 대장을 불러들이자는 두산 대장의 의견을 듣고 크라우프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받아 넘겼다. 그러자 갑자기 로즈위드 중장이 타머란 대장이 합류할 때까지 공격을 늦추는 일에 대해 반대했다.
“지금 와서 합류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늦는 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대부분이 구축함과 경비함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니 이곳에 도착한다면 전장 정리 정도 밖에는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로즈위드 중장은 지금 현재 타머란 대장이 위치한 곳에서 자신들 쪽으로 합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2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게 됨을 걱정했다. 이런 정도의 시간이라고 한다면 발바이스 함대가 그 사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 전에 공격해야 한다고 나섰다.
“발바이스 함대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리거나 아니면 이 상태로 네슬런 행성계 쪽으로 도주해 버린다면 지금 당장은 에이센이 전투를 회피할 수는 있지만 향후 적의 근거지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다시 대규모 함대를 편성해 발바이스를 원정해야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자칫 적들은 근거지로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돌아가 단단히 에이센 함대를 맞설 준비를 할 것이고 승세를 장담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발바이스는 영원히 에이센의 골칫거리로 남아 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기회에 완전히 적을 소멸시켜야 합니다.”
서로 생각하고 있는 시간이 다른 크라우프는 로즈위드 중장이 현재를 매우 다급하게 생각하자 갑자기 씁쓸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가만히 공격 작전에 대해서 판단해 보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로즈위드 중장이 제안한 의견에 대해서 의외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일단 두산 대장은 잠시 고심을 해 보더니 이내 몇 가지를 덧붙여 보았다.
곧 타머란 대장을 전장으로 합류시키는 하는 통신을 적이 방수할 수 있도록 통신을 내보내자는 말을 꺼냈다. 이것을 두고 모두 의아함을 표현하기 전 두산 대장은 최소한 발바이스 함대가 아군이 공격을 개시할 것임을 확실히 인지시켜 공격 시기를 두고 오판하게 하게 하거나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하기만 하더라도 공세의 주도권을 쥐게 되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내세웠다.
전체적인 결정이 특별한 의견 충돌 없이 논의가 이어지게 되고 두산 대장이 지금 앞에 놓여 있는 음식부터 먹고 난 후 구체적인 상황을 결정하자고 권하니 모두들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앞에 있는 음식을 떠먹기 시작했다.
“좋소 일단 음식부터 먹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두도록 합시다.”
잠시 자신들이 음식을 먹는 중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두산 대장은 피식 웃음을 남긴 후 이내 자신의 앞에 놓인 음식을 수저로 떴다.
10시 10분 호박의 정령 호에서 구드 바렌브룩 준장은 자신에게 배정된 방에 샤워시설이 있기는 해도 일부러 부하들과의 친분 유지를 위해 공용 샤워장에서 샤워를 마친 후 밖으로 나왔다. 잠시 라커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보니 그를 알아본 파일럿들이 쉴 새 없이 경례를 올리는 통에 그것들을 받아 주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서둘러 군복을 입고 밖으로 나온 바렌브룩 준장은 이상하게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는 함내의 분위기를 느끼며 천천히 호박의 정령 호 내 측 통로를 산책하듯 걸었다. 그가 움직일 때 마다 다소 느슨하게 매어져 있는 권총이 딸랑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권총이라는 허리에 꽉 죄어져 오래 차고 있으면 제법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에 이렇게 슬쩍 풀어놓고 다니기는 한다.
권총을 느슨하게 차고 있는 모습을 부사령관인 발타자르 중장이 보면 장군으로서의 품위가 어쩌고저쩌고 잔소리를 해 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바렌브룩 준장에게 중요한 것은 장군으로서의 품위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바렌브룩 준장은 권총을 풀어내려 놓은 후 잠시 자신이 정리해야 할 서류들을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 우습게도 그다지 해야 할 일은 없었다. 워낙 디네스와 티아라가 일 처리를 잘하고 있었고 두 사람이 올린 서류를 훑어보고 사인해 주면 그만이다. 이미 각 함대의 전투 지휘관들이 올린 서류는 소속 함대 사령관의 손을 거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사인만 해서 되돌려 보내면 된다. 그러고 보면 은근히 전투 지휘관이라고 하는 직책은 중요하면서도 할 일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 그런 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리에서 풀어놓은 권총을 책상 위에 올린 바렌브룩 준장은 탄창을 분리한 후 능숙한 솜씨로 권총을 분해했다. 총이라는 물건이 의외로 너무나도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익숙해진다면 금방 분해 결합을 할 수 있다.
다시금 재빠른 솜씨로 권총을 결합한 바렌브룩 준장은 노리쇠를 한 번 당겨 본 후 허공에다 대고 방아쇠를 당겨 보았다.
‘탁!’
둔탁한 노리쇠가 부딪치는 소리와 더불어 바렌브룩 준장은 탄창에서 탄약을 모두 제거해 버린 후 그 탄약을 책상 위에 흩어 놓았다. 마치 동전이 굴러가듯 책상 위에서 또르륵 소리를 내며 굴러가고 있는 권총탄의 소리가 이상하게도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12시 30분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에이센 함대의 방해로 라쉬드 사카와 세바스찬 디랜드가 지휘하는 함대와 합류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재 에이센 함대가 의외로 쉽게 추격을 포기해와 나름대로 어렵지 않게 전열을 재정비 하기는 했지만 다시 전투를 계속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은 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겨우 80만 척의 함대로 240만 척이 전열을 돌파 당한 것이나 80만 척 함대의 선두에 섰던 5만 척을 끝까지 궤멸시키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중앙을 돌파한 이들이 배면 전개한 후 공격을 감행해와 이러저러한 전투를 포함해 총 40만 척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는 것은 에이센 함대의 전투력을 실감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이대로 함대를 후퇴시켜 네슬런 행성계 쪽으로 향할 생각을 했다.
나름대로 객관성을 갖추어 전체적인 전력을 파악해 보면 현재 에네르 자드 하페텐이 이끌고 있는 함대 중에서 제대로 된 전투력을 낼 수 있는 함대는 200만 척 뿐이다. 전투 손실이 무려 40만 척이다.
손실된 40만 척 중에서 나름대로 항행 능력이 남아 있어 위장 함대나 총알받이라도 쓰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당장 전투에 투입될 수 있는 함대를 추려 보면 겨우 10만 척도 되지 않았다.
짧은 시간 40만 척이나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은 에네르 자드 하페텐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물론 손실된 전투함들보다도 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바로 보급 물자 부족이었지만 이러한 보급 물자 부족에 에네르 자드 하페텐 자신의 실책이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후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느 순간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게 참모들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다가왔을 때 그는 나직이 탄식하며 이제는 후퇴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눈앞에서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에이센 함대가 쉽게 놓아줄 것 같지 않아 이만 저만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13시 20분 어떻게 해서든지 에이센 함대를 뿌리치고 네슬런 행성계 쪽으로 후퇴할 생각만 하고 있던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게 너무나도 기쁜 소식이 전해 졌다.
네슬런 행성계에 있는 나베 카투라가 에네르 자드 하페텐에게 보급 물자를 지원해 주기 위해 나우베 행성계에서 비밀리에 출발시킨 수송 함대가 아나베 행성계 외각 지역에 도착해 겨우 10시간 거리에 도착해 있다는 암호 통신이 입수되었기 때문이다.
“뭐라고? 허헛! 나베 카투라 하페텐이 이렇게 고마울 수 있나?”
암호 통신문을 듣게 되자 마자 에네르 자드 하페텐은 갑자기 생각지도 않았던 수송 함대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 후퇴할 생각을 버리고 수송 함대의 보급 물자를 가지고 함대를 결집시켜 다시 한 번 공격을 감행해 에이센의 힘을 최대한 소진시키는 쪽으로 향후 공격의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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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67…^0^;;
에궁…
●’오멘’님…도망치는 적을 추격하기 위한 뒤통수치기는 아니랍니다…^ㅁ^; 글쿠…뭐…패전은 늘 상 감수해야 하는 일이랍니다…뭐 크게 패하지만 않은 것이겠지요…글쿠…1타를 하셨네요…@_@;; 축하 드립니다…화팅!!
●’룬마스터’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다니요…정말로 고맙습니다…그런데…탈출이라니요…저 작가넘이 비좁은 실내에서 방귀를 끼려는 것을 그렇게 금방 알아 차리시다니요…ㅠ0ㅠ;
●’kasanova’님…(슥슥)(부비부비)…정말로 감사합니다…다시 찾아 주시는 것만 해도 저 작가넘에게는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 말이죠…ㅠ0ㅠ; 어쨌든 간에 kasanova님…다음 주 부터는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고 하는데 몸 조심하시구요…화팅!!
●’가연을이’님…공부…어렵지요…쭈압…~.)y-~~ 후욱…어쨌든 간에…다음 주에는 태풍 나비가 찾아 온다네요…~_~;; 부디 별 다른 일 없이 무사하시기를 빕니다…^0^;; 가연을이 님 만쉐이!!
●’사비에르’님…^0^; 흐흐흐…주말에는 저 작가넘이 아르방을 한답니다…그래서 일찍 올리지요…씨익…글쿠…저 작가넘에게 화팅이시라…넵…감사합니다…저 작가넘 더욱 힘을 내도록 하겠습니다…사비에르 님도 화팅!
●'[M.I.F]강도헌터’님…@_@;; 그러시군요…그럼…[M.I.F]강도헌터 님이 더욱 더 잘 하실 수 있도록 저 작가넘이 화팅과 만쉐를 외칩니다…[M.I.F]강도헌터님 화팅!! [M.I.F]강도헌터님 만쉐이!!! @0@)乃
●’시르피드’님…뭐 맞습니다…에이센 녀석들은 수많은 돈과 자금…그리고 금괴를 15만 톤이나 그냥 적에게 가져다 줄 정도의 재력가들이지요…쭈압…~-^;; 글쿠 2천 척 쯤이야 뭐…^0^;; 겨우 48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에 40만 척 가까이 깨진 발바이스 군도 있는데 말이죠…^_^;
●’아담스미스’님…정확히는 발바이스군 조력(64만 척-현재는 50만 척 수준으로 줄어듬) Vs 두산과 바이올렛타 대장 %26 예비 함대(230만 척-현재는 가용 가능 전력이 210만 척 수준으로 줄어듬) Vs 에네르 자드 하페텐(약 240만 척-현재는 가용 가능 전력이 200만 척 수준으로 줄어듬) Vs 쥔공(80만 척-격침된 것보다는 손상을 입은 배는 10만 척 수준)입니다…^_^;; 씨익…
●’라이네케’님…뭐…이제까지는 전초전이었답니다…이제 부터는 다시금 열심히…부지런히 본격적으로 싸우는 2차전이지요…^0^; 3차전도 있지만 3차전은 뭐…이미 결정난 상황에서 마무리 하는 것이니…보실만한 것은 2차전이 될 것이랍니다…여럿 골로 간답니다…^0^;
●’acehelp’님…크라우프 녀석이 승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왜냐면 쥔공이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그것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지요…씨익…^0^;;
●’soulschaos’님…맞습니다…크라우프 녀석 이제는 완전한 승리를…^0^; 그나저나 이제 곧 2차전이 벌어진답니다…^0^;; 이때는 보다 더 신경을 써서 2차전에서 죽는 사람들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화팅!!
●’빨강보석’님…(슥슥)(부비부비)…잇힛힛…그냥 보아주시는 것만 해도 저 작가넘에게는 더 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슥슥)…저 작가넘이 빨강보석님께서 실망하시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빨강보석님 만쉐이!!
●’블래스터’님…(슥슥)…곧 이제 라자루스 대위가 전사하고 여럿 맛탱이 갑니다…그리고 그 사이 출현하시는 것이 바로 블래스터 소령님이시지요…씨익…글쿠…블래스터님 화팅!!
●’당근선인’님…맞습니다…가연이…쬐끄만한 계집애가 무지하게 잘 싸우지요…^_^; 그러니 민유화 소위가 질투한답니다…씨익…어쨌든 간에…가연이가 민유화 소위 때려 주면 꽤 아플 것입니다…그럼 안되지요…암 그래도 상사에 소위인데 말입니다…^_^;
●’bsh2345’님…넵…그런데 다음 주에 큰 태풍이 분다고 하니 기분이 영…좋지가 못합니다…쭈압…쭈압…부디 별 큰일이 없어야 할 텐데 말이죠…^0^;
●’호박의정령’님…감사합니다…s(^0~)y-~~ 뭐…짜장 나비 녀석 처럼 편하게 잠만 자고 밥 달라고 에웅 거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지만…늘상 한걸음 물러서려는 저 작가넘 그리고 하루를 반성하지 않는 저 작가넘에게 다시 한 걸음 나설 수 있고 하루를 반성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호박의 정령님 화팅!!
●’이루려는자’님…뭐…동급이면…선임에 연장자가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물론 네슬런 행성계에서는 크라우프 녀석이 주도적인 위치에 있게 될 것입니다…당연히 말이지요…씨익…^0^;; 글쿠…카레나는 단호합니다…둘이 떡질은 하지 않을 것이지요…이제 뭐 디네스와 크세니아 정도면 괜찮지 않습니까? 쭈압…
●’크림슨페더(위풍당당)’님…이잉…하루도 거르시면 안됩니다…저 작가넘도 거의 매일 글을 쓰다 보니 나중에는 조금은 알게 되더라구요…일단은 부족하시더라도 계속해서 써 보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타로드’님…^0^; 일단 데스티니 46화에서 처럼 크라우프 에서도 멋진 죽음을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므흐흐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짱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네요…^-^;; 하지만 열심히 연구를 해서…글쿠…판타로드님…비 많이 온다니까 몸 조심 하시구요…화팅!!
읽어 주시는 모든 독자분들 비 많이 내린다는데 몸 조심들 하세요…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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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Mon, 26 Dec 2005 00:57:01 G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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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dc
data= 15시 30분 호박의 정령호로 돌아온 크라우프는 정보부 부장 죠니 나잘리 준장으로부터 발바이스 함대의 암호 통신문을 잡아내 그것을 해독하는데 성공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가벼운 마음으로 나잘리 준장의 보고서를 받았던 크라우프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썩을······적에게 보급품이 공급된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