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36
11시 55분 상황이 아군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3시간 정도씩 교대로 호박의 정령호에 있는 함교 뒤쪽에 있는 고급 장교 휴게실에서 수뇌부 참모들이 선잠을 자두고 있는 사이, 크라우프는 지금 자신의 옆을 지키고 있는 카르스 에곤 솔티 소장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부상을 당한 자신의 어깨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뭘 그렇게 보세요?”
조금은 장난을 섞어 솔티 소장을 바라보니 그는 갑자기 어깨를 그렇게 다치고도 계속해서 함대를 지휘하고 있는 것이 대단해 보이고 존경스럽다며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꺼내 놓았다. 머쓱해진 크라우프가 무엇인가 말을 꺼내기 전에 솔티 소장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것은 아니고······바렌브룩 준장이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아무런 이유없이 권총을 꺼내더니······그리고 발라트 대위도······그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공중전에 참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갑자기 벌어진 일들 때문에 어지간히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한 솔티 소장을 보고 오히려 크라우프가 위로의 말을 해 주었다.
“뭐······다들 이유가 있겠지. 바렌브룩 준장의 경우는 정말 의외였지만······이번에 전투에 참가하게 된 발라트 대위도 예전부터 파일럿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으니 그리 놀랄만한 것은 아니지. 뭐······다들 이유가 있겠지······다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말이야.”
갑자기 씁쓸한 얼굴이 되어 버린 크라우프를 보고 잠시 말이 없던 솔티 소장은 정기적으로 군의관을 불러 어깨의 상처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상처를 걱정해 주었다. 그런 그의 어깨 너머로 살벌한 얼굴을 하고 있는 헌병대와 경비병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22시 30분이 될 때까지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과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이 지휘하는 에이센 함대는 포위망 속에 몰아 넣은 발바이스군의 구식함 함대를 이제 30만 척 이하로 줄여 놓는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적들이 여전히 투항할 의사를 내보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에이센 함대는 계속해서 병력을 교체하며 발바이스군을 향한 공격의 기세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71년 6월 11일 01시 10분 거의 100만 척 가까웠던 발바이스군의 구식함 함대는 이제 전체 가용 전력의 70%25 가까운 전력을 잃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 상태에서 그들은 더 이상 전투를 수행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확실했다.
어느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은 듯 하자 크라우프가 로즈위드 중장에게 통신을 보내 잠시 공격을 늦추어 준 후 발바이스 함대에게 투항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물었고, 로즈위드 중장은 이내 크라우프의 제안을 승낙하고 일시적으로 공격을 멈추었다.
02시 10분 크라우프가 공식적으로 발바이스군의 구식함 함대에게 두 번째로 투항을 권유했다. 이번에도 항복을 하지 않는다면 힘들더라도 계속해서 공격을 감행해 발바이스군을 완전히 전멸시켜 버리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발바이스군의 구식함 함대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에이센 함대에게 투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발바이스군의 구식함 함대가 투항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자 크라우프는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숨을 내쉬고는 안도했다. 같은 시각 두산 대장이 지휘하는 함대에게 돌파당하고 그 이후 포위되어 저항을 포기하지 않고 있던 발바이스군의 주력 함대 후미에 섰던 10만 척도 투항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음을 전달받았다.
포위된 적들이 투항함으로서 호박의 정령호에 탑승한 승무원들이 일제히 승리의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는 사이 크라우프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남은 것은 발바이스군의 조력 함대와 현재 니멜 행성계와 아나베 행성계 사이로 이동해 있는 적의 주력 함대 뿐인가?”
크라우프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는 여전히 아직 전투가 완전히 끝이 나지 않았음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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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내일부터 추석연휴군요…
뭐…고향에 잘 다녀 오십시오…저는 제사를 집에서 지내는 관계로 편하답니다…므흣~ ^_^)/~
…염장질이라면 염장질입니다만…-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9…
므흐흐흐…이제는 고향에 내려가시는 분들이 제법 많으실 듯…모든 분들 운전 조심 하세요…화팅!!
●‘바보아님’님…1타 만쉐이! s(^0^)乃…1타 추천 감사합니다…m(_ _)m…씨익…그리고 순결당도 만쉐이!!! 이지요…베실베실..^0^)乃 어쨌든 간에 순결당이 승리를 해서 기쁘구요…글쿠…이제 추석이네요…몸 조심 하시구요…아시죠? 바보아님 님…화팅인 것 말입니다…추석 잘 보내세요…^0^)乃
●‘룬마스터’님…에궁 안타깝습니다…ㅠ0ㅠ; 1타를 놓치시다니 말입니다…징징…어쨌든…이제 추석입니다…쭈압…지금 어디에 계실지는 몰라도…저 작가넘이 외칩니다…아시죠? 룬마스터님 만쉐이!! (은근슬쩍) 순결당도 만쉐이!!
●‘내멋대로할꼬야’님…핫핫…맞습니다…한국처럼 통과가 좁은 곳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ㅠㅁㅠ; 글쿠…하·지·만 1천 회 이상은…좀…어렵습니다…왜냐면…더 이상 늘여 쓰면 쓸데없이 분량만 늘이기 밖에는 되지 않으니 말이죠…^_^; 글쿠…사쿠라 대전이라…부럽습니다…ㅠ0ㅠ; 하지만 택배가 3박 4일이라…쭈압…좀 열 받으실 듯…ㅠ0~;
●‘스킬팝’님…^0^; 디네스야 일단 부상을 회복하는 것이 급하구요…시어리 준장이야 일단 뭐…쫓겨나야 겠지요…단결에 방해 되는 녀석이니 말이죠…글쿠…스킬팝 님..스킬팝 님의 아뒤를 발바이스군 아펜 매드클라이 데카이드의 예하 함대 지휘관 [빅터 스킬팝 듀페리얼]로 출현시켜도 괜찮을지요? 긁적…^0^;
●‘당근선인’님…카레나는 뭐…(^)_(^); 그나저나 카레나 보다 더 대단한 것은…게르트 황제지요…왜냐면…대단한 카레나를 조종하는 입장에 있으니까요…^0^; 글쿠…가연이…뭐…스탈리온 타고 나가서 이제 다 죽여 버리는 겁니다…베실베실…^0^;
●‘B612’님…맞습니다…열매당이 최고이기는 하지요…하지만 대세는 바로 순결당입니다…글쿠…이제 추석입니다…B612님…좋은 날 되시길 빕니다…화팅!!
●‘판타로드’님…저 작가넘도 오늘 엄니의 뒤를 졸졸 따라 다니면서 짐꾼 노릇을 했답니다…1만 2천 원 짜리 버섯을 500원 깎고 거기에다가 당근 한 개 까지 얹어 사오시는 엄니를 보고…많이 부끄러웠습니다…ㅠ0ㅠ; 글쿠…가연이…디네스 정도는…가뿐하지 않겠습니까 순수하게 바리스타 조종 기술로 보면 말이죠…^0^;
●‘soulschaos’님…말씀대로 가연는 좀…정신 안정도가 낮은 편입니다…전투에만 미친뇬이 되는 클로리사나…상당히 보통 인간에 근접한 시에나와는 많이 다르지요…^0^; 그리고 뭐…티아라 아니 엘레비아의 시신 수습 장면은 저 작가넘이 겨울 전쟁을 너무 재미있게 보았답니다…^0^; 거기에서 따온 것이지요…씨익…글쿠…민족 대이동에 참여 하신다라…부디 편안한 길이 되시길 빕니다…soulschaos님…화팅!!
●‘십이검수’님…레나는…하얀 백작 따라서 현재 나드 렐 프랭클 행성계에 있습니다…@-@; 지금 이곳에 위치해 있지 않답니다…헐헐…;;
●‘bsh2345’님…앞으로 단역으로 남자들이 제법 많이 나올 것입니다…왜냐면…이제 네슬런 행성계에서 단역들이 왕창 나올 것이니 말이죠…씨익…
●‘xianzheng’님…그…그렇군요…ㅠ0ㅠ; 저 작가넘은 컴터 두드리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기능이 없으니…쭈압…~ㅁ~;; 어쨌거나 즐 거운 추석 보내세요…화팅…^0^;
●‘데달루스’님…므흣…그나저나 데달루스님…[데달루스 플루토 알벤] 이라고 아펜 매드클라이 예하의 함대 지휘관으로 캐릭터 명을 사용해도 될지요…베실베실…
●‘아담스미스’님…얼른 오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ㅠ0ㅠ; 가연이…뭐…이제 폭주 기관차랍니다…물론 그 활약이 나오지는 않지만요…^_^; 어쨌거나 순결당 만쉐이!! 한가위 잘 보내세요…화팅!!
●‘우유동자’님…새롭게 또 많이들 나올 것이고 단기간에 와장창 보내 버릴 것이랍니다…베실베실…죽고 죽이고…또 죽는 시대가 올 것이랍니다…씨이이이익!!
●‘시르피드’님…전군에서 사용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개량하는데 그 정도 걸리죠…^0^; 물론 데이터 불명기 나오고…야전 부대에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한차 뒤에야 알게 되는데 데이터 불명기의 모든 것을 모든 장병들이 알게 되는 것…바로 그것이 2, 3개월 이라는 말이지요…^0^;
●‘가연을이’님…맞습니다…공대….싫습니다…ㅠ0ㅠ; 특히나 여학우들도 없고…공부는 죽어라 해대야 하니…더욱 환장할 따름이지요…~ㅁ~;;
●‘키트릿지’님…므흐흐흐…그나저나 공지 사항에 야설은 안된다고 나왔을 때 저 작가넘 무척이나 뜨끔 거렸답니다…ㅠ0ㅠ;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 같은 것도 해서는 안된다고 하니 더욱…오싹해 집니다…ㅠ0ㅠ;
●‘호박의정령’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도 스스로 화팅을 외칩니다…베실베실…왜·냐·면…이제 스스로 포기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지 모르니까요…하지만 늘 호박의 정령님께서 저 작가넘에게 힘이 되어 주십십니다…만쉐이!!
●‘underworld’님…^0^; 뭐…가연이는 원래 전투에 들어가면 미친뇬이니 말이죠…글쿠…코프 승리의 시간입니다…나머지는 뭐…이제 정리만 하면 땡이니 말입니다…씨익…^0^)乃 전투 만쉐이! 순결당도 만쉐이!!
●‘빨강보석’님…대항해시대 온라인…어제 TV 게임 채널에서 보여 주는 화면 보고 저 작가넘이 놀랐습니다…세상에나…@_@; 빨강보석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화팅!!
●‘bean’님…므흣…(부비부비)…즐거운 명절날 저 작가넘은 돈을 벌러 나가야지요…씨익…일단…남들 놀때가 바로 저 작가넘이 돈벌 때니 말이죠…^0^; 순결당 만쉐이!!
●‘크림슨페더(위풍당당)’님…슈퍼에이스니 뭐니 다 소용 없지요…이들로 전쟁을 바꿀 수 없습니다…하지만 전세를 바꿀 계기는 만들 수 있지요…^_^; 글쿠…맞는 말씀입니다…쓸모 있는 부품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요…씨익…
아참! 오늘은 찾아오시지 않았지만 사막의 고양이 님께…미리 말씀 드립니다…아뒤를 [사막의 고양이 부대] 라는 식으로 차용해도 될지요…^0^; 왜냐면 저 작가넘이 고양이를 미칠 듯이 좋아 하기도 하니 딱 알맞을 것 같아서 말이죠…^0^;
에궁…일단 모든 독자분들 화팅! 이제 추석 날…즐거움이 가득차시구요…좋은 날만 되세요…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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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6월 11일 13시 45분 잠시 여유가 있게 되어 이번에는 의무대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어깨의 상처를 치료받기 시작한 크라우프는 보고를 위해 의무대로 내려온 시어리 준장으로부터 1차로 집계된 전투 피해 상황 보고를 받았다.
처음 아나베 행성계 외각에서부터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발바이스 함대는 약 3,000,000척을 조금 상회하는 전력으로 구성된 전투함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발바이스 함대의 장병 수는 단순 통계 수치로 추정해 보면 3,000,000,000명에서 3,500,000,000명이었다.
에이센 함대는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을 비롯해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과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이 지휘하는 함대 그리고 예비 함대까지 포함해 3,000,000척의 함대와 더불어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이 지휘하는 2,000,000척의 함대까지 더해진다면 전체 병력 동원수가 5,000,000척에 달했다. 전체 병력 동원수 5,000,000척에 에이센 쪽에서 동원된 병력수는 약 6,745,670,000명이다.
전투 초반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이 발바이스 함대의 기습을 받아 예하 함대 2,000,000척 중에서 무려 500,000척 가까이 손실을 입고 일시적으로 전선에서 물러섰다. 이후 본격적으로 크라우프가 소속된 3,000,000척과 발바이스군의 주력 함대 3,000,000척이 정면으로 맞부딪치면서 전투가 시작되었다.
지금 현재 일시적으로 전투가 종결되어 있는 이때 에이센 함대는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이 지휘하는 병력까지 포함해 총 5,000,000척의 함대 중에서 약 900,000척을 손실했다.
물론 손실된 900,000척의 전투함 중에서 완전히 격침되었거나 대파된 전투함은 150,000척 수준으로 나머지 750,000척의 전투함들은 향후 대대적인 수리를 거친다면 충분히 재사용이 가능한 정도이기는 했다. 하지만 당장 전력으로 사용 가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손실에 산입 되었다.
에이센군이 약 900,000척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파악되고 발바이스 함대의 손실분을 추정해야 했다. 일단 전투 손실률을 파악하기 전 발바이스 함대는 우선 전체 3,000,000척 중에서 현재 약 400,000척이 에이센군에게 투항했음을 고려한 상태로 전투 결과를 따져 보아야 한다.
우선 에이센 함대에게 투항한 400,000척을 제외한 나머지 2,600,000척 중 조력함대로 나섰던 640,000척의 함대는 현재 대략 4,000,000척 남짓한 수준으로 예하 전력이 줄어들어 더 이상 전투를 수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네슬런 행성계로 향하는 항로상에 위치해 구형 진형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나머지 함대 즉 현재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이 지휘하는 함대에게 완전히 포위된 채로 아나베 행성계와 니멜 행성계 사이의 주역 안쪽에서 구형 진형을 유지하고 있는 발바이스 함대는 대충 600,000척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현재 에이센군에게 투항한 400,000척의 나머지 2,600,000척의 함대 중 1,600,000척의 발바이스군 전투함이 이번 전투에서 격침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전사자를 집계해 보면 에이센군의 전사자는 어림잡아 약 557,500,000명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고, 발바이스군 전사자는 1,600,000척이 격침된 것으로 추정해 본다면 최저 1,600,000,000명에서 최대 2,000,000,000명은 전사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독하게도 많이 죽었군.”
시어리 준장이 보고를 마쳤을 때 갑자기 크라우프가 내 뱉은 말이었다.
갑작스러운 크라우프의 탄식 때문인지 마주 서 있던 작전 부 참모 가 무슨 말인지 몰라 눈을 조금 크게 떴다. 당혹스러움도 잠시 크라우프는 이내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이번에는 조금 잠이라도 좀 자둬야 하겠다는 말과 더불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무리하셔서는 안됩니다. 절대적인 요양이 필요한 때입니다.”
크라우프의 상처를 다시 한 번 돌본 군의관이 군의관으로서의 임무를 다하려 조언하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내가 부상당했다는 것을 함구하도록 해! 부하들이 알게 된다면 쓸데없이 사기가 저하될 수 있을 것이다.”
군의관이 함구할 것을 지시한 크라우프는 시어리 준장을 돌려보내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다가 갑작스러운 바렌브룩 준장의 난동 때문에 부상을 입은 디네스를 보고 싶어 군의관을 재촉했다.
해야 할 일이 많았지만 최고 사령관이 요구한 탓에 군의관은 직접 크라우프를 디네스에게로 안내해 주었다. 크라우프가 디네스는 찾아가 보았을 때 그는 디네스가 깨어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그녀는 수면 가스에 취해 정신없이 잠에 빠져 있는 중이었다.
대령이기 때문에 저 정도 부상을 입었으면 재생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겠지만 현재 호박의 정령 호에 있는 의무실과 재생통에는 디네스 보다 휠 씬 사태가 심각한 장병들이 들어가 있는 중이다.
“호리스 대령의 어깨는 괜찮은 건가?”
자신을 감싸주려다가 이렇게 부상을 당한 디네스를 보고 크라우프는 길게 탄식했다. 곧 바로 총사령관의 질문을 받은 군의관은 여러 가지 재생 치료를 받고 여유가 되는대로 재생통 치료를 받는 다면 30일 안쪽으로 완전하게 치유될 수 있을 것이라는 대답을 돌려주었다.
“그런가? 나도 그럼 이번 달 말이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겠지?”
크라우프가 군의관에게 다시 한 번 물어 보니 그는 아무리 늦어도 7월 1일이면 예전의 어깨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물론 100%25 회복을 하려면 최저 30일 정도는 더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겠지만 일상 생활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군의관의 대답이다.
“고맙네. 나도 정기적으로 어깨를 치료받으러 오도록 하겠네.”
군의관과 더불어 곤히 침대에 누워 있는 디네스를 보고 있던 크라우프는 재생통의 여유가 생긴다면 디네스를 가장 먼저 치료받게 해 주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알겠습니다. 각하!”
생각 같아서는 디네스부터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우선해 집중 치료받게 해 주고 싶었지만 지금 상태가 더욱 심각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는 군의관의 말을 듣고 굳이 억지를 부리지는 않은 자신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디네스가 무사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14시 정각 장갑판의 이곳저곳이 피격되어 뜯어지고 녹아 버린 스탈리온을 타고 호박의 정령 호로 복귀한 채가연 상사는 긴 탄식과 더불어 스탈리온의 콕핏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모두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그녀는 말없이 밖으로 나와 캣워크 쪽으로 올라섰다.
“채가연 상사님!”
정비반원들이나 다른 파일럿들이 가연이를 알아보고 무엇인가 말을 건네려 했지만 그녀는 모든 사람들을 무시해 버린 채 그냥 발걸음을 옮겨 쓸쓸히 호박의 정령 호 안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가연이의 친언니인 채미유 중위의 전사 소식이 모두에게 알려져 있던 탓에 아무도 가연이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은 없었다. 우연찮게 쓸쓸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가연이를 보게 된 민유화 소위도 무엇인가 가연이에게 말을 건네려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가연이가 쓸쓸히 사라져 버리고 갑자기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뜻밖에도 자카운에 탑승해 파일럿 슈트 조차도 걸치지 않은 채로 출격해 채가연 상사와 비슷한 솜씨를 보이며 전장을 누빈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 였다.
“아니? 어떻게 그런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 감쪽같이 모두를 속였다니 말이야.”
다들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클로리사는 전에 보이던 자애로운 모습 대신 굉장히 귀찮다는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피곤하다는 말과 더불어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벌써부터 클로리사 발라트 대위는 이번 전투에서 격추시킨 발바이스군의 바리스타가 거의 100기가 넘고 격침시킨 전투함만 10척이 넘으며 격침시킨 10척 중 8척이 거대한 성채와 같은 중순양함 이다.
대충 격추시킨 발바이스군의 바리스타가 100기 정도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전투함 격침에서 채가연 상사와의 공동 격침 수까지 기록한다면 무려 30척이 넘는 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중이다.
민유화 소위는 역시나 말없이 함내로 사라져 버리는 클로리사를 보고 잠시 샐쭉한 표정이 되었다. 이내 크리스틴 제스 하버마스 대위와 마티아스 드웰러 대위가 서로의 무사함을 확인하며 얼싸 안고 서로를 향해 공개적으로 키스를 퍼부어 대고 있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자신도 피곤한 몸을 달래기 위해 되돌아섰다.
그러고 보면 채미유 중위와 라자루스 대위가 서로 죽고 못 살 정도라고 했는데 라자루스 대위가 04시쯤 전사했고 채미유 중위가 05시 경 전사해 버렸다.
두 사람이 너무나도 우습게도 서로 1시간 정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마치 따라 죽어 버리듯 전사한 일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무엇인가 필연적인 요소가 따라 붙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친언니인 채미유 중위가 전사해 버린 소식을 3시간이나 늦게 알게 된 가연이는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일 것이다.
6월 12일 02시 20분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의 두 번에 걸친 과감한 행동 덕분에 전체적으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을 승리로 이끌게 된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과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은 크라우프를 배제한 가운데 부상자 구호 문제와 자신들에게 넘겨진 투항한 발바이스 함대 약 400,000척 달하는 전투함과 이에 딸린 포로 처리 문제를 의논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두산 대장의 기함 작전 회의실에 마주 앉았다.
명분으로 내세워 진 것은 포로 처리 문제와 부상자 구호 문제였지만 두 사람은 이러한 문제보다는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이 아나베 행성계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너무나도 큰 공적을 세웠음을 걱정했다.
어차피 포로 처리 문제는 포로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후속해 들어오는 함대에게 넘겨주면 그만이었고 부상자 구호 문제는 수송함과 경비함 같은 배들을 병원선으로 개조해 부상자들을 꾸준하게 안전한 지역으로 실어 날라주면 그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두 사람은 마주 앉자 곧 바로 아나베 행성계 벌어진 이번 전투에서 자신들의 실책을 어떻게 해서든지 극복해야 한다는 쪽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서로 자신의 속내를 쉽게 털어놓고 않고 어물거리고 있는 사이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이 잠시 생각을 해 보더니 두산 대장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는 말로 은근하게 목소리를 낮추었다.
“저하고 각하 그리고 타머란 대장님께서는 .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기에는 좀 뭣하지만 이번 전쟁은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에게만 좋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본다면 모든 공적을 페트릴 대장이 독차지하게 될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자칫 우리들은 실책이 크기 때문에 이 실책을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칫 지금 이 상태로 가다가는 토마 슬로브 대장과 루시카 웨슬리 대장처럼 불명예 제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될 수는 없습니다. 각하! 차라리 이렇게 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페트릴 대장의 함대는 두 번의 계속된 아니 결정적인 전투를 수행한 덕분에 더 이상 전투를 수행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페트릴 대장에게 포로 처리와 부상자 구호 문제 같은 전장 정리 작업을 넘겨주시고 각하와 저 그리고 타머란 대장님께서 발바이스 함대 60만 척을 공격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물론 페트릴 대장에게는 후방 정리 작업과 현재 네슬런 행성계 쪽으로 향하는 항로상에 위치해 있는 발바이스군의 조력 함대 약 40만 척을 경계하는 임무를 넘겨주게 된다면 충분하게 공격에 가담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이 설 것으로 보입니다.”
로즈위드 중장은 자신들이 발바이스 주력 함대의 숨통을 끊어 버린다면 최소한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의 공적에 비해 그렇게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전투 공적을 세우게 될 것임을 확신했다.
은근하게 토마 슬로브 대장과 루시카 웨슬리 대장의 일 때문에 혹여 아나베 행성계 외각 전투에서의 실책 때문에 문책 받을 것이 두려웠던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은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이 자신들의 실책을 만회할 수 있는 일을 알려 주자 마음이 쏠렸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에게 다시 전투를 수행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계속된 전투로 지치고 피폐해져 있는 발바이스 함대 60만 척은 좋은 변명 거리가 될 것 같았다.
그러고 보면 어차피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은 이제 충분한 공적을 세웠으니 더 이상의 공적을 세울 필요는 없었고 자신들은 패전의 책임을 면할 방법이 필요하니 굳이 다른 설명 없이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을 남아 있는 완전히 소진된 잔당 소탕에서 배제한다고 해도 쉽게 이해를 해 줄 것으로 믿었다.
10시부터 정각 크라우프는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으로부터 발바이스 함대에 대한 공격에서 자신이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통고 받고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크라우프의 함대뿐만이 아니라 두산 대장과 타머란 대장 그리고 로즈위드 중장이 지휘하는 함대도 전부 공격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