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9
“마티스중위는?”
크라우프의 물음에 다이레아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가
“적이 생각외로 너무 약했습니다. 더욱이 병력이 너무 적었고요······”
그녀의 말에 크라우프는 맞는 말이라고 했다.
“아마도 엠더광산쪽으로는 견제 병력만 보내온 것 같습니다.”
다이레아의 다소 차분해진 목소리였다. 피곤한 것 같았지만 그래도 목소리 만큼은 매우 또렷했다.
“같은 생각입니다. 적의 병력은 우리와 같은 1개 대대정도였습니다.”
다른 중대장들도 같은 의견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크라우프는 중대장들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셰어필드쪽으로 전진해 나가야할 것 같다.”
크라우프의 말에 표정의 변화가 없는 다이레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모두 깜짝 놀란 얼굴들이었다. 대대장의 앞이라서 크게 내색을 하지는 못했지만 당황한 것 같았다.
“겨우 1개 대대 병력으로 셰어필드기지를 점령하지는 못합니다.”
파츠 베이스군도 막강한 병력을 상륙시켰을 것이기 때문에 1개 대대 병력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쉐프턴중위는 당장에 너무 위험하다고 반대했다. 크라우프는 그의 말도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의견은?”
다이레아는 입고리를 살짝 올리면서 고개를 조금 앞으로 숙였다. 그런 다이레아를 보고 있던 크라우프는 꽤나 쓸만한 여자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자신과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넥스중위가 다시 말했을 때 크라우프는 다이레아로부터 시선을 떼고 잠시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내쉬면서
“문제는 파츠 베이스군이 엠더광산쪽으로 1개 대대 병력 밖에는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야!”
그렇게 서두를 떼면서 잠시 말을 끊은 후 목이 말랐었는지 처음으로 내뱉은 소리가 꽤나 쉰소리였다. 얼른 다이레아가 가지고 있던 생수병을 내밀었다. 그녀의 배려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크라우프는 얼른 한모금 마시고 나서
“적들은 아마 셰어필드이와 남부고원지대 사이에 투입되어 있는 1만기에 가까운 아군 전력을 분쇄하는데 전병력을 투입하려 들 것이네! 적들이 이쪽에 1개 대대 병력만 보내왔고, 더욱이 대부분이 신병들로 구성된 전투력이 미비한 부대를 내보냈다는 것은 엠더광산에서의 병력의 지원과 보급을 차단하고, 부수적으로 아군의 행동을 감시하려 한 것으로 보이네!”
그의 말에 다이레아는 왼손으로 조금 앞으로 흘러 내린 자신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겼다. 그것을 흘끔 바라본 크라우프는 하얀 얼굴에 파란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 정말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구가 그리 큰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연약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잠시 다이레아를 지켜보고 있던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적의 견제 병력을 분쇄했고 아군이 셰어필드기지로 진출하려는 시도를 드러내 보이는 것만으로도 파츠 베이스군의 병력이 분산될 것이네······”
다이레아는 이때 알아차렸다는 듯이 눈을 반짝이며 소리쳤다.
“아! 그렇게 되면 남부고원지대의 아군을 포위할 병력이 줄어들게 되는 군요!”
손뼉을 치면서 대단하다는 말을 했다. 현위치를 고수하자는 다른 중대장들은 그제서야 알아차린 듯 했다. 다이레아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일부러 이렇게 해준 것 같았다.
“그렇게 된다면 적의 병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적은 병력인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파츠 베이스의 한쪽 면을 위협함으로서 적 병력의 분산을 노리는 것이다.
굳이 적과 싸울 필요 없이 파츠 베이스군의 한쪽 면을 위협해서 적의 병력분산을 노리게 되고, 자신들은 렘셰이드의 도리안준장이 병력을 끌어모을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의견인 것 같습니다.”
다른 중대장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4시간정도 휴식을 취하고 부대를 출발시킨다.”
크라우의 말에 다들 알겠다고 대답했다.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크라우프에게 경례를 해준 다음 각자의 바리스타에 올랐다. 다이레아는 잠시 크라우프에게 한쪽 눈을 찡긋해 준 다음 돌아섰다. 크라우프도 엷은 웃음으로 답해 주었다. 중대장들이 모두 시야에서 벗어나자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의 바리스타에 올랐다. 많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쉴 기분이 들지 않았다. 기온이 차츰 낮아지고 있었지만 무척이나 덥게 느껴졌다.
‘제기랄······’
갑자기 어깨가 조금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라우프는 조용히 주변에서 경계에 임하고 있는 아군기들을 돌아보았다. 다들 묵묵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었다.
‘나 자신도······’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일이라는 것인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적었다. 아니 적어도 지금 자신의 지휘하에 있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조차 안겨주지 못하고 있었다. 중대장들도 지금으로서는 자신의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으로서는······이라는 건가?’
자신의 무대책과 무능함이 후회되었다. 앞으로는 이런 것을 줄여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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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늦었습니다…m(__)m
굳이 변명을 하자면…겜하다가…퍼버벅~!!!
ㅜ_#) 어흑…왜 때리시는건지…
작가의 ‘절단신공’ 성취가 점점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 형으로서 뿌듯해 집니다…헐헐…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 Next-25.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11월 11일 0시 정각 셰어필드기지에서 전체적인 공격작전을 총괄하여 지휘하고 있던 다니엘 카이저대좌는 며칠간 계속 긴장속에서 시간을 보내서인지 조금 피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가를 손으로 누르면서 기지에 임시로 설치된 지휘통제실에서 파츠 베이스군의 전체적인 전투상황을 조정하고 있었다. 전투는 제법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에이센군이 비록 숫자는 매우 많았지만 현재로서는 보급이 차단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들의 몇번의 공격만 제대로 격퇴해 낸다면 자신에게 반격을 가할 능력도 부족해질 것이 분명했다.
지휘통제실의 지휘데스크에서 잠시 피로한 다리를 기대 앉아있던 카이저대좌는 주위에서 각 참모들이 적절하게 지시를 내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중 그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전문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온 통신장교를 꽤나 불쾌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지금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는데 또다른 일거리를 가져오는 것일테니 그의 시선이 곱지못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키가 다소 작은 금발머리카락의 장교는 그런 대좌의 시선에 잠깐 움츠려 드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카이저 대좌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인가?”
카이저 대좌는 다소 퉁명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통신장교는 움찔하더니 약식으로 경례를 올리면서
“정찰부대에 의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엠더광산지대로 견제차 진출했던 바리스타 1개 대대가 전멸한 것 같습니다.”
그 통신장교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전문을 읽어 내렸다. 침이 마르는지 끝의 목소리가 갈라져 나와 그것이 대좌의 기분을 꽤 상하게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소한 것에 화를 낼 사람은 아니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주위에 있던 참모들이 섬칫할 정도로 차분하게 말을 받았다.
“1개 대대가 전멸이라고? 생각보다 빠르군······적의 대병력이 남하했다는 건가?”
너무나 뻔한 일이었다는 대답을 하는 대좌의 물음에 통신장교는 뭐라고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얼굴만 붉어 졌다. 대좌는 나가보라고 하면서 정보참모에게 정확히 파악하고 지시하고는 짧게 혀를 찼다.
“에이센군의 행동이 재빠르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정보가 부족하다······여러가지 정보가 많이 모아져야 하지만······”
짧게 혀를 차면서 주위에서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참모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다······”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짓던 대좌는 즉시 기지에 대기중에 있던 예비병력을 엠더광산쪽으로 투입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즉각 시행에 들어가라고 하면서 중얼거렸다.
“제기랄······에이센놈들을 모두 쓸어 버릴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러면서 대좌는 무척이나 안타까워 했다. 참모들이 무슨 말인가 몰라 의아해 하고 있었다. 이런 참모들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카이저대좌는 짐짓 호탕하게 하핫 웃으면서
“작전계획에 현재와 같은 상황이 명시되어 있네! 어차피 다 예상되어진 일이니 당황하지 말도록 해!”
겉으로는 다 잘될 것이라는 듯 말하고 있었지만, 카이저대좌는 재빨리 결판을 내버렸어야 할 것이 썩 좋지못한 쪽으로 상황이 흘러간다는 것을 느꼈다. 비록 예상되어진 일이기는 했지만, 그 예상된 시나리오로 흘러가게 되면 에이센군을 쉽게 무너 뜨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11일 04시 20분 최전선에 나와 있던 엘레비아는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자신의 주변에서 이동중인 엘윈들을 한번 돌아 보았다. 다들 묵묵히 이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처음에 기지에서 출격했을 때처럼 긴장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셰어필드기지에서 출발한 이후 남부고원지대를 공격중에 있던 에이센군의 배후를 차단하기 위해 계속 서북진하고 있었다. 진격하는 도중 전투다운 전투가 한번도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긴장이 풀어져 있었다. 에이센군의 전력은 대략 5천기의 바리스타와 각종 전차와 차량들을 포함하면 1만기정도라 했다. 그렇지만 에이센군은 그정도의 전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별다른 전투를 벌이지 않고 전투를 회피하는 듯한 양상을 보여왔다.
“이놈들이 다 달아나 버리려는 건가?”
파일럿들은 에이센군이 전투를 회피하고 있자 무슨 일인가 싶어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예전에 그들이 보여줬던 것처럼 한꺼번에 바리스타를 버리고 달아나 버리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기대를 걸고 있었다.
‘에이센놈들이 또 그럴까?’
엘레비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아마도 에이센군의 의도는 셰어필드기지에 상륙한 직후 아군이 미처 정비하지 못해 혼란스러웠던 때를 노리지 못하게 된 이상, 전력을 최대한 보존시키면서 렘셰이드에 추가병력과 물자가 집결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 되겠군!’
그런 이유 때문에 최대한 전투를 회피하려 드는 것이라 싶자 엘레비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들이 증원되어진 많은 수의 바리스타를 가지고 조직적으로 싸우려 든다면 아군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망할!’
엘레비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바리스타를 움직여 나갔다. 주변에서 똑같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바리스타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졌다. 아마도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추측해 보았다.
‘오랜 시간 행군하는 것 같군!’
비록 자신의 다리로 걷는 것은 아니지만 콕핏안에 장시간 타고 있으면 멀미를 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우주공간에서는 급격한 G의 변화 때문에 시트를 되도록 편안하게 조정한다. 하체나 머리로 피가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슈츠도 다른 종류를 사용한다. 슈츠 자체에서 적절하게 압력을 가해 피가 한곳으로 몰려 실신하거나하는 사태를 방지하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G의 증가방향에 따라 슈츠내의 압력을 높이거나 줄이거나 하여 혈액의 유동을 적절하게 제어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지상에서의 경우는 달랐다. 우주용 슈츠와 같은 종류는 전투기 파일럿에나 쓰이고 있었고, 바리스타나의 경우에는 좀 질긴 슈츠정도에 불과했다. 당연하게도 별다른 장치같은 것은 없었다. 물론, 지상에서 바리스타가 걷거나 뛸 때의 좋지 못한 승차감을 없애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장시간 올라타고 다니다 보면 멀미가 나오는 것을 참지 못할 때도 많았다.
“우엑!”
엘레비아는 통신기를 통해서 누군가 구역질을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옆에서 하는 것처럼 또렷이 들려오자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 졌다.
“이거야!”
자신들은 셰어필드기지에서부터 서북쪽 방향으로 이동중에 있었다. 에이센군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면서 진행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는 자신들은 적의 예상 도주로를 막기 위해 배치되는 병력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이 아니야······증원되는 에이센군의 병력과 물자를 차단하라는 것이겠지······’
그렇기 때문에 기지를 출발해 서북쪽으로 향하는 바리스타 부대는 대체적으로 전투력이 강하고 경험이 많은 파일럿들이 소속되어 있는 부대들 이었다.
‘크게 에이센군을 압박하려는 것이겠지······’
현재 파츠 베이스군도 에이센군의 공세에만 대응할뿐 적극적인 공세에는 나서고 있지 않았다. 벌써 상륙한 바리스타를 비롯한 군장비는 에이센군과 필적하든지 아니면 그 이상이 될 것이지만 사령부는 쉽게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대단하기는 하지만······’
엘레비아는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이 작전에 대한 사령부에서의 결정이 어떻게 되었을까 싶었다. 분명히 이 작전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을 것이지만 너무 도박성이 크고 내포되어 있는 위험성 또한 짙었다.
‘하지만······’
자신은 겨우 일개 바리스타파일럿이었고 19살짜리 애송이 중위였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전투부대의 일개 중대장이었다.
‘명령에 따라야지······나는 아무런 것도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목이 좀 마르다는 생각에 수통을 집어 들어 한모금 마셨다. 오랫동안 담아 두어서인지 미지근해진 물에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갈증은 가셨다.
남부고원지대를 공략하다가 기습을 당하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린 다니엘 허버크대령은 지상전함 헬케이저의 지휘통제실에서 짧게 혀를 차며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은 전체적으로 에이센군을 완전히 가두어 놓은 형상을 갖추고 있었다. 셰어필드기지 정면에 대규모의 군장비를 준비시키고 있었고 그러면서 북쪽으로 병력을 계속해서 이동시키고 있었다. 또한 남부고원지대에서도 숨어있던 전차와 바리스타가 출격해 아군의 북쪽으로의 퇴로를 차단하려 하고 있었다.
허버크 대령은 렘셰이드기지에서의 병력 증원을 기다리는 수 밖에는 달리 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적의 포위망이 완성되기 전에 전력으로 탈출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아군의 포진이 상당히 넓게 분산되어 있었고, 적의 병력 또한 자신이 지휘하는 수와 거의 대등하거나 더 많을 것이라고 파악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들의 병력으로 무모하게 탈출을 시도하려다가는 많은 피해가 속출할 것이 뻔했다.
‘기회를 잃었어······’
사전에 정보를 파악했다면 파츠 베이스군이 상륙할 때를 노려 대대적인 반격을 가했어야 했다. 하지만 대령이 눈치챘을 때는 이미 적들은 병력을 상륙시키고 배치를 끝낸 뒤였다. 상륙 직후 가장 적이 약할 때 완전히 섬멸할 기회를 놓치게 되었으니 이제는 렘셰이드기지에서 파츠 베이스군의 약한 부분을 공격해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허버크대령은 각 부대 지휘관들에게 곧 렘셰이드기지에서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에게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것이니 지금은 힘을 비축해 두었다가 이때를 노려 전력으로 치고 올라가자고 하면서 지시했다.
“지금은 적과의 전투를 최대한 회피하라. 쓸데없는 전투를 벌여 전력을 소모하지 마라.”
대령으로서는 이곳에 집결해 있는 바리스타를 비롯한 각종 장비를 모두 합한다면 1만기 정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파츠 베이스군도 쉽게 공세를 취해오지는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최대한 힘을 비축해 두었다가 렘셰이드기지의 반격과 보조를 맞춘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을 확신했다.
“병사들에게 지금은 잠시 고단할 뿐이라고 전달해!”
그는 지금은 포위되어 있지만 곧 렘셰이드기지에서 구원을 보내 줄 것이고, 뿐만아니라 적의 공격에 대한 반격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면서 충분히 이 점을 숙지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허버크대령은 이처럼 렘셰이드기지의 추가적인 병력지원을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
07시 10분 렘셰이드기지에서 도리안 준장은 위기에 빠진 아군을 구원하기 위해 추가 병력증원을 셈넬에 요청했다. 자칫하다가는 만드레일대륙에 집결되어 있는 에이센군 전력의 대부분을 잃게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망할!”
긴급으로 병력지원을 요청하고 있던 도리안준장은 셈넬과의 통신이 끊어지자 한참 동안이나 희뿌옇게 변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가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일이 쉽게 풀리지 않자 불같이 화를 냈다. 주위에 참모들이 있었지만 그는 거리낄 것 없이 욕설을 한참 동안이나 퍼부어 댔다. 그렇지 않고서야 속이 시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저 멍청한 셈넬의 겁쟁이들은 파츠 베이스군이 대기권내로 함선을 이용해 긴급 돌입해 들어온 것에 대해 무척 불안해 하고 있었다. 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셰어필드기지에 직접 병력을 내려 보낸 것 때문에 셈넬 대륙도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망할자식들 같으니! 만드레일대륙이 적에게 넘어가면 다음은 자신들 차례라는 것도 모르는 거야!”
준장은 발로 벽을 그냥 걷어차 버리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한참을 씩씩거리던 그는 주위의 참모들이 목을 움츠리는 것을 보고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진정했다. 지휘관으로서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인것 같아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16일까지 반드시 지원해 주겠다는 병력을 모두 합친다면 1,500대 남짓입니다······”
아군의 주력부대가 적중에 고립되어 있는데도 셈넬에서는 추가적인 병력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병력을 파견하게 되면 셈넬의 방비가 허술해 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면서 쥐꼬리만한 예비전력을 보내 줄테니 도리안준장의 역량을 발휘해 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지금 즉시 허버크대령을 구원해야 할 것이지만 당장에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이 없으니 무척이나 곤란한 일의 연속이었다. 며칠째 한숨도 자지 않은 채로 도리안준장은 아군을 구출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해 있었다. 그의 머리가 짜증으로 점점 가득ㅏ고 있을 때, 엠더에 나가있던 크라우프로부터 적 1개 대대정도의 바리스타를 격파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전부 곤란하다, 어렵다는 내용들 뿐이었는데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으로부터의 승전보고는 렘셰이드기지의 지휘부를 오래간만에 희색이 돌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점을 이용해야 겠군!”
도리안준장이 무엇인가 크라우프의 승리를 이용한 방법을 논의하려 하고 있을 때 또다시 셰어필드기지에서 다수의 병력이 엠더광산쪽으로 출발했다는 정보가 입수 되었다. 크라우프의 승리에 파츠 베이스군이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어느정도 병력을 분산하는 효과를 보일 수 있겠군. 그렇지만······’
도리안 준장이 크라우프의 부대를 적절히 이용하려는 계획을 짜고 있었으나 파츠 베이스군의 대응이 워낙 재빨랐다.
“셰어필드기지에서부터 엠더광산쪽으로 800대 정도의 바리스타가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등으로 분석해본 결과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이 지휘하는 1개 대대 병력에 대응해 셰어필드기지에서 즉시 병력이 증원된 것이다.
‘음······’
도리안준장은 이 자리에서 크라우프의 대대를 미끼로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