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94
●’러딘’님..고심 끝에…디네스와 코프 넘의 떡질이 1,000회의 이벤트랍니다…징징…ㅠ0ㅠ; 비축분 없는 게으른 작가넘의 비애가 큽니다…ㅠ0~;
●’아틀라스’님…이제 1,000회가 꿈이 아닙니다…ㅠ0ㅠ; 그리고 축하…감사합니다…ㅠ-^;; 아틀라스 님도 아시죠? 주말 잘 보내시구요…화팅!!
●’나늑대야’님…네…저 작가넘 스스로 느끼기에…요즘에 너무 많이 나약해 졌는데 크라우프를 보며 저 작가넘의 의지를 다져 봅니다…저 작가넘 스스로 화팅!!
●’한뫼’님…으음…~ㅁ~;; 좋습니다…디나 빼고는 하렘이지요…자~건배~…s(^0^)ㅜ ㅜt(-.ㅡ); 글쿠…엘레비아는 이제 티아라 랍니다…^_^;;
●’라이네케’님…관절에 쓰이는 고냥이는 하얀 고냥이가 특효랍니다…^_^; 울 짜장이는 턱시도로…검은 색이 훨씬 많답니다…^_^; 그리고 참…라이네케님…고냥이 드시면 어떤 약빨도 듣지 않는 다는 것 아시죠?
●’사랑기도문’님…뭐…전투는 bsh2345 작전에서 더욱 신나게 버닝한답니다…므흐흐흐흐…계속된 전투와 1,000회 화팅!! 사랑기도문님도 만쉐이!!
●’키트릿지’님…으음…~ㅁ~; 그렇지 않습니다…코프 넘으로서도 자신이 개통하고 확장 공사(>_<); 해 놓은 것을 다시 본래대로 할 생각은 없겠지요…시에나를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랍니다…^_^;;
●'B612'님…흐음…이제 B612 작전은 종결입니다…뭐…^_^; 그리고 열매당이라니요…이제 열매당은 끝났습니다…B612 님도 하렘당으로 전향하시길 바랍니다…^0^;;
●'slimeball'님…^_^; 순결당 만쉐이! 그리고 1,000회도 만쉐이랍니다…므흐흐흐흐…어쨌든 간에 순결당의 정의가 살아 있는 크라우프를 느끼며…이제 막판까지 열심히 하가겠습니다…
●'사막의고양이'님…^_^; 고냥이를 먹으면 약 빨이 듣지 않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아서요…그렇기 때문에 고냥이는 되도록 먹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글쿠…이제 1,000회 입니다…마지막 불꽃으로 타오를 사막의 고양이 부대원들과…전쟁을 위해…화팅!!
1,000회 만쉐이! 저 작가넘 스스로도 너무 기쁩니다…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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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나는 지금 디네스의 체온을 느낄 수 있어 너무나도 행복해 .”
너무나도 흔한 말이기는 했지만 이것 때문에 나름대로 감격한 것인지 디네스는 크라우프 쪽으로 바짝 등을 대고 누웠고 크라우프는 손가락 끝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머릿결을 쓸어 만져 주었다.
가슴속에 와 닿는 따뜻한 느낌과 함께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디네스의 머리카락 냄새는 크라우프를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도록 이끌어 주었고 그대로 포근하게 빠져들었다.
23시 10분 그냥 혼자 있고 싶었기 때문에 크라우프가 자신을 먼저 청했지만 디네스를 붙잡고 싶으면 오늘은 디네스와 함께 밤을 보내라는 말로 크라우프를 거절한 티아라는 자신이 잘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잘못한 것인지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자신의 방에서 취침 등을 켜 놓고 묵묵히 침대에 걸터앉아 와인이 절반 정도 들어 있는 유리컵에 손에 들고 P . X에서 파는 비스킷을 절반 정도 유리컵에 담긴 와인에 적셔 한 개 두 개 입에 넣고 가만히 있으려니 어딘지 모르게 처연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지금 간절하게 느껴지는 것은 고향집의 모습이다.
‘집에 가고 싶다 .’
어느 새 비스킷을 모두 먹고 몇 모금 그냥 마시기는 했어도 와인은 아직까지 1/3 정도는 컵에 남아 찰랑이며 웃고 있었다.
문득 티아라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컵을 취침 등 쪽으로 들어보았다. 취침등에 비추어져 더욱 붉게 보이는 와인이 담긴 유리컵의 겉면에 자신의 모습이 비추어 졌다.
붉은 와인 속에 흐릿하게 비추어 지고 있는 티아라의 모습은 마치 피 속에서 익사하기 전 씁쓸히 웃고 있는 것 같은 모습처럼 보여졌다.
어느 순간부터 느끼게 된 것은 이미 자신의 손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의 피가 묻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자신이 어째서 파일럿을 지망했는지 지금은 생각나지도 않는다. 스스로가 믿고 있는 것은 단지 파일럿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아마도 파일럿을 동경하게 된 것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단 1기로 전황을 바꾼다던지 그렇지 않으면 1기로 거대 전함을 격파해 내는 것이 가능한 작으면서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압도적인 강함에 매료되었을지 모른다.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강함에 매료된 어째서 전쟁에 참가해야 한다는 확신 없이 당연하게 전쟁터에 파일럿으로서 몸을 던졌고 지금 여기에 와 있다.
그 동안 쌓아 올려 왔던 자신의 인생도 모두 뒤바뀌어 버리고 이제는 어느 순간부터 티아라 고메스라는 이름이 더욱 익숙하게 느껴진다.
‘티아라 .’
이 이름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몰라도 어느 덧 이 이름은 정식으로 자신의 것이 되어 버렸고 아무도 티아라 고메스라고 불리 우는 이름의 주인이 티아라 자신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우습게도 이제는 꿈속에서도 자신을 티아라라고 부르고 있다. 처음의 티아라가 쓰는 말에는 아이크 지역의 억양이 많이 들어가 있어 가끔 고향을 물어 보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티아라에게 억양만을 가지고 아무도 그녀의 출신지가 아이크 지역 쪽이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도 내가 누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자기 자신은 사라져 버리고 단순히 남에 의해 남의 인생을 마치 자기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느껴 질 때가 많았다.
그녀는 한 번만이라도 예전의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솔직히 그때는 지금과는 달리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엘레비아가 아닌 티아라 다.
엘레비아가 바로 티아라 이기는 하지만 티아라는 티아라 일 뿐 이제 다시는 엘레비아가 될 수 없다. 아무도 티아라가 엘레비아로 돌아가는 원하지 않고 있고 티아라 스스로도 다시는 엘레비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이 우습게도 자신이 원할 수 없고 얻을 수 없으면 오히려 더욱 간절하게 바라는 법이다.
너무나도 간절하게 원하기 때문에 이렇게 죽음의 길에서 멀리 되돌아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르지만 와인에 비스킷을 찍어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면 자신이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 손에 넣고 싶었다.
갑자기 더 이상 붉은 와인이 든 유리컵을 손에 들고 있으면 자신의 손도 시뻘겋게 변해 버릴 것 같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쯧~”
순간 자신도 모르게 짧게 혀를 찼던 티아라는 와인의 맛을 음미할 것도 없이 그냥 단숨에 컵을 기울여 와인을 단숨에 마셔 버렸다.
리하르트 황제력 271년 11월 21일 목요일 04시 30분 디네스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침대 속에서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지만 자신을 뒤쪽에서부터 감싼 채로 잠들어 있는 크라우프의 억센 팔이 너무 불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것 보다 소변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슬며시 크라우프의 팔을 뒤로 밀어 낸 후 살며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디네스는 이내 사뿐히 내려선 후 맨발로 화장실로 들어섰다.
깨끗하게 정리된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소변을 본 후 처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면대에 앉아 얼굴을 씻으니 세면대 앞에 있는 작은 거울에 비추어진 얼굴은 씽긋 웃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게 즐거운 일인가?’
어딘지 모르게 후회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선택이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피곤에 지칠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 얼굴을 한 번 씻으니 정신이 말끔해진 디네스는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세면대를 뒤져 포장도 뜯지 않은 칫솔 대 여섯 개가 있는 것을 보고 그 중에서 하나를 집어 포장을 뜯은 후 칫솔로 이를 닦았다.
입안에 상큼하다는 느낌과 함께 자신이 사용한 칫솔은 자신이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그것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을 때 그녀는 자신의 앞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찍 일어났네?”
크라우프가 조금 피곤한 듯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디네스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제대로 정신을 차릴 것도 없이 디네스의 입술은 곧 크라우프의 입술로 포개 얹어 졌다.
11시 30분 에이센군이 네우드 요새선 쪽으로 철수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 지금 다크 크라이드는 섣부르게 공격을 주장했던 성급한 지휘관들을 불러 놓은 후 크게 호통 쳤다.
“자네들 때문에 아까운 병력과 라쉬드 사카 같은 뛰어난 지휘관도 잃게 되었다. 다시는 섣부르게 출격해 나가겠다는 말을 자가 있다면 그 목을 어깨 위에 남겨 두지 않겠다.”
다크 크라이드가 크게 호통치자 여러 지휘관들도 자신들이 쓸데없이 추격에 나서자고 주장했다가 병력만 잃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다크 크라이드의 앞에서 물러섰다.
지휘관들을 모두 돌려보낸 다크 크라이드는 라쉬드 사카 같은 유능하면서도 고지식한 함대 지휘관을 잃어버린 사실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제길 . 이번은 대가가 너무 컸다.’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좌우로 저은 후 네슬런 행성계에서 굳건하게 수비하고 에이센군이 흐트러질 때를 노린다면 발바이스에게도 충분하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여겼다.
문득 그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당장은 그것을 걱정해야 할 때가 아니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71년 11월 22일 금요일 20시 30분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은 작전 참모인 다이레아 마티스 소장과 군수 참모 카르스 에곤 솔티 소장 그리고 정보 참모 죠니 나잘리 준장과 함께 판타로드 호로 찾아와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에게 B612 작전의 결과를 보고했다.
표면적으로는 B612 작전의 보고와 함께 전체적인 함대의 재편성을 실시하고 보급 문제를 협의한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B612 작전의 종결 후 곧 바로 이어지게 될 bsh2345 작전에 관한 세부 사항을 협의하기 위함이다.
이미 크라우프가 B612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겔마이어 원수가 이끄는 수뇌부 참모들은 bsh2345 작전의 실시에 앞서 이미 많은 토론이 거친 뒤였다.
크라우프가 B612 작전의 보고를 마치고 bsh2345 작전에 관한 보고를 시작했을 때 전체적으로 지겔마이어 원수의 수뇌부 참모진들은 네우드 요새에 관한 직접 적인 공격 작전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 단계가 거의 끝이 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블루나무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작전 단계인 bsh2345 작전을 실시하기 위해 크라우프는 네슬런 행성계에 도착 직후 두 차례의 군사 작전을 실시했다.
두 차례의 군사 작전 모두 크라우프가 주도한 것으로 이것들 모두 bsh2345 작전을 시행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다. 그리고 이제는 확실히 처음 의도했던 대로 발바이스군을 네슬런 행성계에 붙잡아 두게 되었다는 확신을 가졌다. .
선행 공격 작전의 성공과 아울러 이번에 실시한 B612 작전의 전략적인 목적 달성으로 인해 현재 bsh2345 작전이 개시되기에 충분한 환경 조성이 이루어 졌다는 사실은 bsh2345 작전의 조기 실시에 아무런 걸림돌도 없다는 것이 에이센 수뇌부의 판단이다.
특히 지겔마이어 원수의 작전 주임 참모인 알리시아 데이모스 대장이 나서서 네우드 요새에 관한 직접 공격 작전 즉 bsh2345 작전의 결행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아군은 11월 2일부터 11월 9일까지 진행된 선행 공격 작전으로 발바이스군의 전략적인 시선을 네슬런 행성계로 붙잡아 두었고 11월 15일에서부터 11월 20일까지 계속된 B612 작전으로 bsh2345 작전을 결행하기 위한 모든 사전 준비를 마쳤다고 봅니다. 여기에다가 타파 바자이 싱아 소장이 15만 척을 이끌고 네슬런 행성계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휩쓸어 버린다면 네슬런 행성계는 우주에 떠 있는 고립된 섬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데이모스 대장이 공격을 주장하고 나서자 부사령관인 에단 바그람 대장도 bsh2345 작전을 발동시켜 발바이스군의 최종 방어선인 네우드 요새에 관한 직접 공격을 개시해야 한다는 말로 지겔마이어 원수를 설득했다.
“이제 이 전쟁도 끝으로 다가가려 하는군.”
반대하는 목소리 없이 모두가 bsh2345 작전을 발동시킬 것을 주장하고 나서니 지겔마이어 원수는 잠시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고심 끝에 블루나무 작전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전 단계를 실행할 것을 결정했다.
모든 결정이 내려진 상태에서 크라우프는 B612 작전에 관해 보고를 하기 위해 판타로드 호를 방문했고 지겔마이어 원수는 이때 정식으로 bsh2345 작전을 시행시킬 것을 명령했다.
알리시아 데이모스 대장이 미리 준비된 듯 bsh2345 작전에 관한 실시 과정을 미리 못박듯 다른 사람들을 앞질러 지겔마이어 원수에게 진언했다.
“작전 개시일은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의 함대가 재정비와 재보급을 마치고 충분하게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회복 기간도 필요하고 타파 바자이 싱아 소장이 지휘하는 초토화 함대가 활동한 성과가 확실하게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마 271년 12월 1일 bsh2345 작전을 개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데이모스 대장의 권유를 지겔마이어 원수가 받아들인 후 곧 크라우프 페트릴 대장에게 예하 함대를 11월 30일까지 재정비하고 재편성해 bsh2345 작전에 참가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명령 받들겠습니다.”
B612 작전의 결과 보고와 함께 대폭적인 보충 병력과 물자 지원을 약속 받은 크라우프는 흡족한 결과를 가지고 지겔마이어 원수의 기함 판타로드 호를 빠져 나왔다.
11월 23일 토요일 01시 20분 매번 호박의 정령호에서 부터 총 기함 판타로드 호로 이동하는데에는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매번 다른 전투함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이번에 호박의 정령호로 복귀하는 길에는 구축함 산도르 456호를 사용했다.
차라리 호박의 정령호를 직접 타고 판타로드 호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면 사령관의 부재가 확인되어 병사들이 동요 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사령관은 매번 사령부로 이동할 때 자신의 기함을 부하들이 있는 곳에 그대로 두고 다른 배를 이용한다.
귀찮은 원칙이든 무엇이든 크라우프는 산도르 456 호 안에 배정되어 있는 자신의 방에서 어깨를 무겁게 내리 누르고 있는 대장 군복의 상의를 벗은 모습으로 역시 소장 계급장이 어깨에 달려 있는 군복 상의를 벗고 있는 채 사랑하는 다이레아와 마주 앉았다.
다이레아와 함께 한 시간이 벌써 11년 이제 곧 12년 째로 접어들려 하고 있는 지금 크라우프는 그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헤쳐 나왔다고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고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이레아가 언제나 자신의 곁에 있어 주어 크라우프는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시에나 한 사람에게만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곤 했는데 이제 시에나가 곁에 없게 된 지금 크라우프의 마음은 다이레아에게 쏠려 있었다.
두 사람의 손에 들려 있는 얼음을 넣지 않은 브랜디 한 잔과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있는 지금 크라우프는 bsh2345 작전이 개시된다면 아마도 네우드 요새가 무너지게 될 것이고 남은 것은 발바이스와의 함대 결전뿐이라고 단정 지었다.
듣고 있던 다이레아는 발바이스의 황실 아니 발바이스의 황제 피로넬리우스가 그렇게 쉽게 항복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 제 생각에는 리히터 슐로튼과 호드 알그렌에서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인명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 타파 바자이 싱아 소장의 노력이 제대로 결실을 맺는 다면 모든 상황은 에이센에게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겠지요.”
스스로 말을 해 놓고도 어딘지 모르게 말의 앞뒤가 제대로 맞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 것 때문인지 다이레아는 잠시 말없이 브랜디가 찰랑이고 있는 술잔을 물끄러미 내려보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말없이 브랜디 잔을 내려보고 있기만 하자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아참 . 다이레아 이거 알아? 내가 처음 군인이 되고 말이야.”
갑자기 크라우프가 다이레아의 상념을 깨트려 버리자 그녀는 약간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시선을 들었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우아하면서도 더할 수 없이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말없이 몸을 일으켜 다이레아 쪽으로 다가가 키스를 했다.
술 때문에 입술의 감각이 조금 무뎌 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감미로운 키스가 끝이 난 크라우프는 갑자기 씁쓸한 표정이 되더니 이내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왜 그래요?”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보고 다이레아가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자신을 걱정해 주는 다이레아의 마음을 이해했다.
“아니~다른 것이 아니라 말이야. 이거 알아? 내가 왜? 군인이 된 것 말이지.”
베르베라에서 함께 살 때 다이레아도 두 황후 그리고 디나 황녀를 통해 크라우프가 어째서 군인이 되었는지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충 알고 있다며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한 다는 표정으로 다이레아를 바라보았다.
“아참~예전에 다 말했었지?”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 군인이 되었는지 알고 있는 다이레아에게 쓸데없는 설명이었다고 생각한 크라우프는 소탈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곧 이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것이 아니고 말이야 .”
잠시 여기에서 머뭇거린 크라우프는 곧 짧은 헛기침과 손에 들린 브랜디 잔에서 자신의 용기를 찾았다.
애써 자신을 인내심 있게 기다려 주고 있는 다이레에게 미안한 마음도 함께 크라우프는 곧 나직이 이제까지 자신이 머뭇거렸던 씁쓸함을 한 꺼 번에 털어놓았다.
“처음에 말이야 . 내가 군인이 되면서 어떤 상황에 처해서도 말이지. 내 부하들의 얼굴이나 이름 아니 내가 지나쳤던 사람들의 모든 것을 기억해 두고 싶었어 . 그런데 말이야. 이것 알아?”
그러나 끝까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씁쓸하게 한 숨만을 내쉬고 있는 크라우프를 보고 다이레아는 얄궂게도 크라우프의 마음을 정확하게 짚어내 주었다.
“11년이 넘어 가니까 . 나중에 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아 보이는 거죠?”
애써 다이레아가 지금 한 말을 부정하고 싶기는 했다. 하지만 애써 부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단순한 퍼센트나 수치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 . 그 퍼센트나 숫자 모두 . 하나, 하나 내가 처음에 기억하고 싶었던 사람의 모습과 이름 그리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일 텐데 말이야. 참으로 한심스럽지…….”
한숨을 곁들이는 크라우프를 보고 다이레아는 몸을 일으켜 손에 들린 브랜디 잔을 둘 사이를 가로지르는 작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크라우프의 옆에 앉아 그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 후 이마에다가 키스를 해 주었다.
“이제 . 이것으로 끝이에요. 이번이 끝이 나면 .”
다이레아가 좋은 말로 크라우프를 위로해 주려 하자 그는 짧은 한숨과 더불어 씁쓸한 자신의 기분을 그대로 드러냈다.
“언젠가 다시 전쟁을 시작하겠지. 당연하게 전쟁을 해야 한다는 이유를 가져다 대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