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ut the strongest in the dimension RAW novel - Chapter 191
게을러서 차원최강 191화
191 최후의 전투(3)
쾅! 콰르르르릉!
우리들의 전투는 격렬해지고 있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나는 파괴신을 항성계 밖으로 끌어내는데 성공하였다.
우주로 날려 버린 것도 모자라 항성계 밖으로 끌어낸 것은 생각보다 마신과 내가 뿜어내는 파장이 컸기 때문이다.
단 한 방에 카렌 대륙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카렌 대륙만 사라지면 모르겠지만 그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이나 항성의 모체가 되는 태양이 사라져 버리면 그건 더욱 심각한 문제다.
그렇기에 가능하면 멀리까지 그를 끌어냈던 것이다.
파괴신은 정말 즐겁다는 듯이 말했다.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무슨 뜻이냐?”
“지금까지 어떤 절대신도 나를 만족시켜 줄 수 없었다. 그런데 네놈이 나타났지.”
콰르르릉!
팔이 저려 왔다.
모든 힘을 투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놈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큰 타격을 입을 지경이었다.
과연 나는 승리할 수 있을까?
‘마지막 한 수가 있다.’
놈이 말한 영혼의 깨달음.
영혼의 힘을 공명하여 절대신검의 혼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사용해야만 놈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틈이 생기지 않았다.
‘아직은 아니야.’
우리들은 신적인 존재였고, 이런 결렬한 전투 가운데서도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나는 너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본인이 죽을 날을 기다려 온 거냐?”
“죽을 날이라. 그럴지도 모르지. 영원히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료한 일이거든.”
“그래서 이렇게 뒤틀린 거냐?”
“나는 그저 그렇게 태어났다. 파괴를 위해서 말이야. 하지만 그런 파괴도 시간이 흐르니 지겹더군.”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세우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거든.”
“어떤 목표?”
“전 차원을 멸망시키고자 하는 목표.”
“…….”
완전히 미친놈이었다.
삶이 무료하였고 그렇기에 살육과 파괴를 일삼아 온 것뿐이다.
어떤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생겨 먹은 놈이었고, 파괴보다 더 큰 것을 추구하기 위하여 전 차원을 침공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직까지 그의 목표는 진행형이다.
내가 죽어 버리고 나면 언젠가는 목표를 이루지 않을까?
수많은 차원이 존재한다고 해도 무한대는 아니었다. 그러니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놈이라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꿈이었다.
“너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거다. 나를 상대로 승리한다고 해도 말이야.”
“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아니. 어디까지나 기적이 일어난다고 가정하였을 때의 이야기지.”
“흥!”
콰르르르릉!
힘을 짜냈다.
나는 조금씩 밀리는 모양새를 했다.
이렇게라도 해서 방심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결코 놈을 상대로 승리할 수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게 통했던 걸까.
파괴신은 본격적으로 나를 밀어붙이기 시작하였다.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많은 행성들이 우리들의 힘에 밀려 사라졌다.
검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행성이 파괴되어 버리는 모습은 가공할 만했다. 하지만 우리는 신들의 정점에 있는 자들 아니던가.
행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져 나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슬슬 진짜로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걸 느낀 걸까.
“끝이 나가는구나.”
놈은 쉽게 나를 죽이지 않았다.
그도 알고 있는 것이다. 절대신검을 취할 수 있는 자는 이제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말이다. 절대신검은 놈의 손에 들어갈 것이고 파괴될 터였다.
그 후에는?
내 안배가 어떻든 놈을 상대할 수 있는 계기는 사라진다.
빛의 몰락.
빛은 완전히 사라져 어둠이 지배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쯤 되니 묻고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하자.”
“해라. 기꺼이 네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지.”
“전 차원을 멸망시킨 후에는?”
“낸들 아나.”
“…….”
“그저 그렇게 목표를 가졌을 뿐이지. 그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몰라.”
“이햐, 완전히 미친놈이로구나?”
“네 기준에는 그럴지도 모르지.”
팟!
놈은 싸움을 끝장내기 위하여 움직였다.
어마어마한 힘을 모으고 그걸 휘두르려 했다.
그 힘에 직격을 당한다면 나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최후의 순간이라면.
콰과과과과!
어마어마한 마기의 파도가 몰아쳤다.
절대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 영혼과 절대신검의 혼이 공명하였다.
찌르르륵!
상상할 수 없는 힘이 전해졌다.
나는 그대로 마기를 관통하여 파괴신의 심장을 꿰뚫었다.
육체는 그저 거들 뿐이었기에 육체가 사라진다고 해도 놈이 죽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영혼을 노렸다.
영혼은 완전히 꿰뚫렸다.
퍼어어억!
파아아아앙!
대폭발이 일어났다.
행성이 아니라 항성계라도 해도 완전히 터져 나가 버릴 법한 폭발이었다.
파괴신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깨달았나?”
“진즉에 깨달았지.”
“크크큭.”
놈은 웃었다.
영혼이 너덜너덜해지고 다시는 살아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웃고 있는 것이다.
어쩐지 기뻐 보였다.
“드디어 끝나는구나.”
“기쁜가?”
“당연히 기쁘지. 나를 죽일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났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너는 알지 못할 거야.”
“미친놈.”
“영원히 한 번 살아 봐라. 어떤 일에도 흥미를 잃는 날이 무조건 온다. 그런 날이 온다면 네 인격은 파탄 나겠지.”
스스스슷!
파괴신의 영혼이 흩어지고 있었다.
이제 놈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영혼은 분해되고 존재 자체가 그대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곧 종말.
휘이잉.
분명 진공의 공간일 텐데 바람이 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검을 늘어뜨렸다.
“끝났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
파괴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는 꽤나 힘든 나날이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루었다.
“돌아가야겠어.”
쾅! 콰과과과광!
칼도나와 에르나는 힘겹게 적들을 막아 내고 있었다.
과연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했다. 적들이 침공을 한 이후에는 끊임없이 밀리고 있었으니까.
지금은 결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다.
다행히 항성계 밖으로 파괴신을 유인해 내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나서야 그들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마신은 하나다.
그녀들은 마신에게 달라붙어 싸우고 있었지만, 도저히 승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쿠아아앙!
사정없이 밀려났다.
육체는 물론이고 영혼까지 큰 타격을 받았다.
그들은 마신을 이길 수 없음을 깨달았다.
“에르나, 정말 질기군. 이렇게까지 살아야 했나 모르겠어.”
“나는 살아야 했어.”
“하지만 이제는 너희들의 목숨도 끝이지.”
쿠구구구궁!
그때, 땅이 흔들렸다.
아니, 행성 전체가 흔들렸는데 어떤 파장이 그들을 꿰뚫었다.
마기의 최후였다.
마기의 근원이 파괴되면서 전 항성계를 뒤흔들었던 것이다.
퍼어억!
“허억!”
그때, 빛의 창이 내려와 마신의 영혼을 꿰뚫었다.
지금까지 에르나와 칼도나는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것에 비한다면 어이가 없을 정도의 최후였다.
뿐만이 아니었다.
이 땅 위에서 싸우고 있던 악마들이나 마군들, 마물들까지 모조리 사라졌다.
빛이 흘러나왔고, 그 빛이 모든 악을 소멸시켰던 것이다.
“아아아!”
에르나와 칼도나는 몸을 떨었다.
악이 전멸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순간을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였던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들도 발렌을 쫓아 절대신검을 찾는 여행을 하였지만,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악을 완전히 토벌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모두 끝났다.
순식간에 악이 전소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절대신이 내려오고 있었다.
빛과 함께 내려오는 모습은 가히 눈부셨다.
칼도나와 에르나는 지상으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악을 멸한 자.
그가 아니었다면 결코 이루어 낼 수 없었을 일이다. 역대 절대신들도 이루지 못하였던 일을 발렌이 이루었다.
그는 경외 받을 자격이 있었다.
“절대신을 뵙습니다!”
에르나와 칼도나가 무릎을 꿇자 인간들도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마기가 거두어지고 신성력이 이 세상을 가득 채웠기에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모든 악의 종족들이 쓸려 나갔다.
“지금까지 고생했다.”
“고생이라니요! 당치 않아요!”
“파괴신은 이 자리에서 소멸했다.”
“아아아!”
그녀들은 몸을 떨었다.
물론 그렇게 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본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건 좀 달랐다.
이제야 실감이 되었다.
“후우.”
숨을 한 번 몰아쉬었다.
드디어 끝났다. 나조차도 모든 일이 끝났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파괴신이 사라졌으니 전 차원은 안전해졌다. 마신도 사라졌고 앞으로는 악이 발호할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발호를 한다고 해도 초기에 싹을 찾아 밟아 버리면 된다.
그 일은 천사들이 알아서 할 것이었다.
나는 이제부터 영원한 평화를 누리면 된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에르나와 칼도나까지도 말이다.
이 자리에서 선언을 해야 했다.
“차원의 악은 사라졌다. 영구적인 평화를 선언한다.”
“와아아아!”
“발렌 님 만세!”
“칼도나 제국 만세!”
환호하는 사람들.
그 틈에는 에르나와 칼도나도 끼어 있었다.
지금 내가 세운 업적은 그 누구도 뒤집을 수 없을 만큼이나 고귀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