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06)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06화(106/202)
< 105화 – 계산 밖의 영역 >
<일단, 양 팀의 에이스들이 모두 한 번씩의 슈팅을 가져갔습니다. 그 두 번 모두 굉장히 위협적이었어요.>
<역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로 4강입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강한 팀들이 붙는 경기란 말이죠. 어느 한쪽도 쉽게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있습니다.>
음바페와 요한.
둘 다 한 번씩 경기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누가 먼저 터지느냐의 싸움으로 흘러가는 듯한 경기.
확실히, 요한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리 싸움을 해줌으로써 잉글랜드가 나름의 해법을 찾은 듯해 보이긴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프랑스라는 팀이 고작 역습 원툴로 4강까지 올라온 건 아니라는 거다.
음바페 역시 역습 하나로 먹고 살아온 선수가 아니었고.
고작 스피드 하나가 전부였다면, 음바페가 여전히 발롱도르 컨텐더 일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볼 소유권을 길게 가져가고 있는 프랑스. 프랑스의 역습이 무섭다지만, 지공 상황에서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죠.>
<음바페는 1대1 드리블 돌파에도 능한 선수입니다. 한 명이 막으려고 하면 안 될 거예요.>
왼쪽 사이드에서 공을 잡고 툭툭 치고 들어가기 시작하는 음바페.
애초에 우승을 위해 결승으로 가고픈 욕망이 큰 음바페였지만, 방금 요한의 슈팅을 본 뒤로는 마음이 좀 더 급해진 상태다.
아직 전반이라고 마음을 편하게 먹기엔, 금방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시한폭탄이 저쪽에 있으니.
낭비할 시간 따위는 없다.
타타탓-!
<역시 치고 달립니다!>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음바페의 드리블이죠. 속도를 살리는 음바페!>
음바페의 순간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그를 앞에 둔 수비수들은 몸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
언제든 튀어 나갈 수 있는 속도에 반응을 해야 하기 때문.
즉, 수비가 음바페의 동작 하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에, 음바페는 작은 움직임으로도 쉽게 수비수를 벗겨낼 수 있다.
빠른 스피드가 있다는 건, 단순히 경합 상황에서만 장점이 있는 게 아니다.
그냥 그 자체로 수비를 불편하게 만든다.
뻐어어어어엉-!
<그대로 때립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옆 그물을 때리는 음바페의 슈팅!>
<지금은 각이 너무 없었죠. 중앙에 동료가 있긴 했는데요. 음바페가 슈팅 욕심을 좀 부리는 모습이네요.>
<물론 결승에 진출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겠지만, 아무래도 개인 퍼포먼스를 아예 신경 안 쓸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투표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과연 누가 발롱도르를 수상할지 팬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이 있는데요. 만약 음바페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결승에 진출한다면, 분명히 가능성이 있겠죠.>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직접 누르고 올라가는 거니까요. 음바페는 오늘 승리와 동시에, 자신의 경기력, 그리고 요한의 경기력을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후 이어진 10여분 간.
흐름을 잡은 프랑스는 계속해서 음바페를 통해 잉글랜드의 골문을 노렸지만, 쉽사리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그 과정에서, 음바페는 더 나은 위치에 있는 동료를 활용하기보단 슈팅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우.”
벌써 슈팅 5개째.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갸웃이는 음바페.
뭔가, 한 끗이 아쉽다.
경기가 잘 안풀리고 있는 건 아니었다.
컨디션이 나쁜 것도 아니었고.
몸도 가벼웠고, 드리블도 시도하는 족족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근데, 뭐랄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조금 급했다.
리그 경기였다면, 방금의 슈팅들 중 못해도 두 개는 넣었을 것 같은데.
“···!”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다, 흠칫하는 음바페.
어깨 쪽이 갑자기 찌릿했다.
손으로 만져보니, 딱딱하게 굳어 있는 근육.
어깨 뿐만이 아니다.
목, 허리, 다리까지.
음바페는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
그래. 힘이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 때린 슈팅들 모두, 평소의 상태였다면 최소 유효 슈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슈팅들이었다.
근데, 조금씩 영점이 엇나간 건 역시나 불필요한 힘이 잔뜩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야 당연할 것이다.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목표.
유로 우승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발롱도르에 대한 간절함.
오늘 경기에 이 모든 것들이 달려 있으니, 힘이 안들어가는 게 더 이상한 일일 거다.
다만.
그것들로도, 뭔가에 쫓기는 듯한 지금의 기분을 설명할 수는 없었다.
많은 것이 걸려 있는 큰 경기?
수도 없이 뛰어 보았고, 승리도 거머쥐어 보았다.
10대의 나이에 월드컵 결승에서 골을 넣었던 게 음바페다.
그런데, 왜 지금은 계속해서 마음이 조급해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일까.
“···.”
요한을 바라보는 음바페.
역시, 저 녀석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저 녀석이 상대 팀에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급해진다.
사실 시작 때부터 그랬다.
마치, 챔스 토너먼트에서 1차전을 0대2 정도로 지고, 2차전을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비기고 있어도 비긴 게 아니고, 만약 1점 차로 앞서고 있었다 해도 리드를 잡았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을 것이다.
이런 조급함은 다 저 녀석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 매 경기 2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저 녀석.
‘나만의 생각이면 좋을 텐데.’
동료들을 쭈욱 둘러보며 생각하는 음바페.
한 가지 바랄 게 있다면, 이 조급함을 자신만 느끼고 있는 것이길 바랄 뿐이다.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공격수로서, 그리고 팀의 에이스로서.
녀석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
동료들에겐 이런 부담감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다들 조급함을 갖지 않길 바라는 마음.
하지만, 그런 음바페의 바람과 달리.
요한과 직접적으로 맞붙어야 하는 동료들 역시 다른 고충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뻐어어어어엉-!
잉글랜드의 골킥.
요한을 타깃으로 한 롱킥이 프랑스 진영으로 깊게 날아간다.
그러나,
슈우우우우웅-
약간은 부정확한 킥.
킥은 너무 길었고, 요한이 따내기엔 위치 상으로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바라보고 있는 바카리 카예베의 입장에선 느낌이 조금 달랐다.
떨어지려면 한참이 걸릴 듯 높게 뜬 공.
그리고, 저 앞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는 요한의 모습.
동료들은 주변으로 퍼지고, 자신이 공을 처리해야 하는 이 상황에서.
카예베가 느끼는 압박감은 멀리서 편하게 지켜보는 제3자의 입장과는 다르다는 이야기였다.
‘빨리 좀 떨어져···!’
물론, 공이 높게 떠봐야 얼마나 높게 뜨겠나.
아무리 높게 떠봐야 떨어지는데 5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요한이 아무리 빠르다 해도, 순간 이동을 하지 않는 이상 붙을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카예베는 심한 압박을 느꼈다.
거기서 실수가 나왔다.
파아아앙-!
그냥 받아도 됐다.
가슴으로 받든, 머리로 받든, 아니면 발로 받든.
트래핑을 해두고, 천천히 공을 처리해도 됐다.
하지만 카예베는 급했다.
트래핑을 하고 패스를 하면 늦는다고 생각한 건지, 원터치 헤더로 빠르게 공을 넘기려 했다.
그러나 그 헤더는 애매한 위치, 동료들 사이로 향했고, 애석하게도 그 공과 가장 가까운 건 요한이었다.
타타탓-!
이게 웬 떡이냐는 듯 득달같이 달려드는 요한.
동시에 프랑스 수비수들 역시 화들짝 놀라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한은 빨랐다.
아크 정면, 튀어 나오는 공을 요한은 그대로 후렸다.
뻐어어어어어엉-!
슈우우우우우웅-
“어엇···!”
폭발음과 함께 빨랫줄처럼 쏘아져 나간 공은,
철썩-!
그대로 골대에 쑤셔 박혔다.
<으아아앗! 들어갔습니다! 꽂혔습니다!>
<고오오올-! 카예베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요한! 저런 찬스가 걸리면 여지없죠! 그대로 꽂아 버립니다!>
<귀중한 선취점! 1대0! 잉글랜드가 흐름을 바꿔 앞서 갑니다! 요한이 오늘도 골을 터뜨렸습니다!>
중거리 슈팅이었지만, 골키퍼는 반응도 할 수 없는 슈팅이었다.
대포알이 골대 상단에 꽂혀 버렸으니.
“···.”
환호하는 잉글랜드를 보며, 쪼그려 앉아 땅에 손을 짚는 카예베.
이런 실수가 나오다니.
너무나 결정적인 실수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카예베의 실수 이후에 이어진 요한의 득점이, 카예베가 왜 그런 실수를 한 건지에 대한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끝.
그 압박감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
발롱도르 3회에 빛나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선수, 미셸 플라티니는 이런 말을 했었다.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라고.
22명의 선수 모두가 완벽한 플레이를 한다면 모든 경기의 스코어는 0대0일 것이라던 그의 말이 왜 축구계에서 진리로 통하는지 알 수 있던 첫 골 장면이었다.
‘웬 떡이야.’
요한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동료보다도 더 좋은 패스를 상대가 줬으니.
다만, 프로 레벨, 그것도 월드 클래스 레벨에서 그런 실수가 나왔다는 건 이유가 있는 법.
그 이유가 자신이었다는 걸, 요한만이 모를 뿐이었다.
<전반전이 이렇게 종료됩니다. 오늘 대회 두 번째 선발 출장하는 카예베가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잉글랜드가 1대0으로 앞서간 채 후반전을 맞이하겠습니다.>
<양 팀 모두 실수를 줄여야 하는 후반전이 되겠습니다. 한 점 차는 사실상 0대0이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하죠.>
프랑스 입장에서 다행인 건,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는 것.
크게 흔들리며 경기를 완전히 망쳐버릴 뻔 했지만, 어찌저찌 버티다 보니 휘슬이 살렸다.
다만, 후반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경기를 뒤집기 위해선 자신이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음바페 역시 마음이 더욱더 급해질 수밖에 없었고 말이다.
“삐이익-!”
이어진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프랑스는 총공세에 들어갔다.
<프랑스가 흐름을 만듭니다. 이 흐름에 휘말려선 안되겠어요. 중심을 잘 잡고, 수비해야 합니다. 이제 역습의 기회는 잉글랜드에게 있습니다.>
<역습에 장점이 있는 건 음바페뿐만이 아니거든요. 요한의 스피드도 전혀 밀릴 게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 드릴 말씀은 아닙니다만,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요한과 음바페, 누가 더 빠를까요?>
<일단 이 공격부터 막아내고 얘기해봅시다.>
빠른 패스와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거세게 몰아치는 프랑스.
물론 라인을 올리며 몰아치는 게, 위험 부담이 있다는 걸 프랑스도 알고 있다.
또한 잉글랜드 역시 이걸 막아내기만 한다면, 이후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러나, 확실히 배수의 진을 친 프랑스의 총공세는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한 건을 해낸 건 음바페였다.
<길게 연결되는 크로스! 떨궈 주고! 음바페! 아···! 들어갔습니다···!>
<음바페를 놓쳤네요. 공에 너무 시선이 끌렸습니다.>
후반 10분, 오른쪽에서 길게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프랑스의 원 톱 뫼니에가 가운데로 떨궈 주었고, 그걸 음바페가 차 넣으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Allons-y! Allons-y!”
“Peut faire!”
할 수 있다를 외치며, 공을 되찾아 바쁘게 하프라인으로 돌아가는 프랑스 선수들.
그 모습에, 잉글랜드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쫓기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어수선해지는 분위기.
이 흐름, 끊어야 하는데.
<경기는 이제 한 치 앞도 알 수 없습니다. 프랑스의 동점골이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터졌습니다.>
<이제 오히려 리듬을 타는 쪽은 프랑스에요. 더 거칠게 몰아 붙일 겁니다. 이 불을 끌 수 있는 찬물이 필요한데···>
해설의 말대로, 경기가 재개된 후에도 프랑스는 더욱 흐름을 타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프랑스 역시 여전히 급한 건 마찬가지.
어렵게 만들어낸 지금의 흐름이 경기 끝까지 지속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왔을 때 모든 힘을 다할 뿐.
<몸 맞고 나갑니다. 프랑스의 코너킥. 위험한 흐름입니다, 잉글랜드.>
<세트피스 조심해야 해요. 집중력이 중요합니다. 집중력을 잃어선 안됩니다.>
곧바로 코너킥 찬스를 잡는 프랑스.
세트피스야말로 가장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
박스 안이 양 팀 선수들로 혼잡한 가운데.
뻐어어엉-!
날카로운 코너킥이 문전으로 올라왔다.
파아앙-!
다행히 공을 먼저 처리한 건 잉글랜드.
수비 머리를 맞고 공이 박스 바깥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
그 공이 흘러 들어간 건, 요한의 발밑이었다.
“뛰어엇!”
“해! 네가 해!”
요한이 공을 잡는 순간, 잉글랜드 선수들이 안도감을 느끼며 외쳤다.
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한 방.
그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건 역시나 요한이다.
그 기회가, 아주 알맞은 순간에 찾아온 것.
“···!”
또한, 요한이 공을 잡고 뛰기 시작하자 음바페 역시 반사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평범한 클럽 경기였다면, 이런 상황에서 음바페가 수비를 하러 갈 생각을 하진 않았을 터.
그러나,
요한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는 걸 음바페도 알고 있기에.
뛰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치고 달리기 시작하는 요한에게 후방에 남아 있던 프랑스 선수들 모두가 제쳐지기 시작했다.
<치고 나갑니다! 역습! 역습!>
<빠릅니다! 어엇, 음바페가 따라 옵니다!>
<요한! 음바페! 속도 경쟁입니다!>
공을 몰고 달리는 요한과, 전력 질주로 따라붙는 음바페.
그 둘이 달리기 시작하자, 경기장의 모든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가 더 빠를까.
매우 원초적이고, 어떻게 보면 유치하게까지 느껴지는 궁금증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제일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했다.
넓은 경기장을 미친 속도로 가로지르는 둘을 보며 손에 땀을 쥐는 관중들.
그 모습이 마치 계주 경기의 마지막 주자들을 보는 듯 한데.
타타타타탓-!
타타타타탓-!
확실히 음바페의 스피드는 대단했다.
음바페였기에, 요한과 나란히 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요한은 공을 달고 달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휘청입니다! 음바페!>
<전혀 문제없는 몸싸움! 중심을 잃은 음바페가 고꾸라집니다!>
따라붙었다 한들, 음바페는 요한을 저지하지 못했다.
어깨 싸움에서 상대가 안됐으니 말이다.
요한은 어깨로 음바페를 막으며 달려나갔고,
“컥···!”
음바페는 요한과 충돌하는 동시에 중심을 잃으며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엎어졌다.
요한과 음바페, 두 발롱도르 컨덴더들의 레이스.
그리고, 요한이 치고 나가며 음바페는 나가떨어지는 이 모습.
무언가, 상징적인 의미까지 느껴지는 장면.
음바페를 떨쳐낸 요한은 골문을 향해 독주를 펼쳤고,
뻐어어어엉-!
촤아아아아-
철썩-!
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가볍게 골문 구석을 찌르는 슈팅으로 역습을 마무리 지었다.
“우와아아아앗-!”
정말 딱 필요한 순간.
타오르던 프랑스의 기세에 찬물, 아니 얼음물을 끼얹는 요한의 두 번째 골이었다.
<요한 바아아아아안-!!>
<요한이 이겼습니다아아!>
음바페를 속도로 잡을 수 있는 선수가 잉글랜드에는 없다.
이 말은, 이쯤에서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듯 했다.
잉글랜드에 없는 게 아니라, 잉글랜드 수비진에 없는 거라고 말이었다.
“···하아.”
실점 순간, 프랑스의 도미니크 감독은 무릎이 꺾이며 땅을 짚었다.
결국, 저 미지수가 식을 완전히 망쳐버리고 말았다.
*
<쫓아가야 하는 프랑스입니다. 점수 차도 크지 않습니다. 단 한 점 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불안하지가 않습니다!>
<뒷심이 따라주지 않는데요. 후반 초반, 그 흐름에서 완벽하게 뒤집었어야 하는 프랑스였습니다. 근데, 역전골이 아니라 오히려 요한의 골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잃었어요.>
<결국엔 요한이었죠!>
요한의 골이 터진 이후.
프랑스는 다시 한번 힘을 응집해 또다시 동점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쉽게 올라오지 못하고 오히려 주도권을 잃는 모습이었다.
1대1을 만들었던 그 골, 쉽게 넣은 골이 전혀 아니었다.
온 힘을 다해 겨우 만들어냈던 골이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희망을 앗아가버리는 실점을 내주고 말았으니.
프랑스의 기세가 허탈하게 꺾인 건 당연지사.
후반 중반 이후 동안 몰아붙인 건 되려 잉글랜드 쪽이었다.
그리고, 기세가 꺾인 프랑스는 계속해서 실수를 연발하며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주드 해리슨의 헤더! 코너킥에서 경기의 마침표를 찍는 잉글랜드!>
<결승으로 갑니다! 잉글랜드가 결승으로 갑니다! 28년만에 유로 우승을 원했던 프랑스! 발롱도르를 원했던 음바페! 모두 여기까지 입니다!>
최종 스코어, 3대1.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가 결승에 진출하는 순간.
요한의 대관식을 위해, 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한 경기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