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07)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07화(107/202)
< 106화 – 유로 결승 >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4강전 경기도 꽤 많은 볼거리를 남긴 경기였었다.
그러나,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가 끝난 뒤.
유럽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남은 건 오로지 요한뿐이었다.
-[영상] 벼락처럼 터진 중거리 슈팅! 카예베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요한 반!
└카예베가 멍청한 짓 한 건 맞는데 저걸 저렇게 꽂아 버리네 ㄷㄷ
└슈팅 파워 미쳤다 ㅋㅋㅋ
└요한 앞에선 절대 실수해선 안됨··· 한 번 실수하는 순간 끝임
└제대로 얹혔네
-[영상] 요한과 음바페! 올림픽 100m 달리기를 방불케 하는 두 선수의 질주!
└요한 미쳤냐? 공 달고 음바페랑 똑같이 뛸 수 있다고?
└공 없이 그냥 달리기 시합하면 요한이 더 빠를 듯
└음바페 나이가 아쉽네 쟤도 데뷔 땐 진짜 충격적이었는데
└음바페 올해도 최고 속력 찍었었다 몸 상태 최상이었음 나이 얘기할 건 아님
└와 근데 보는 것만으로 손에 땀이 나네 ㅋㅋ 현장에선 어땠을까
└달리기도 달리긴데 몸빵이 ㅋㅋㅋ 음바페 고꾸라지는 거 안쓰럽네
└이 선수의 소속 팀은! 자랑스러운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입니다! 렛츠 고 해머스!
프랑스와 음바페를 침몰시킨 요한의 활약상은 유럽 전역에 송출되며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역시나 압권은 음바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골까지 만들어냈던 그 역습 장면.
스피드에 있어선 상징적인 선수인 음바페를 압도하는 요한의 모습은, 가히 전율이 일어날만한 장면이었으니.
사람들은 그 장면 자체를 ‘세대 교체’라 불렀다.
-요한 반 2골, 잉글랜드 결승 진출··· 음바페의 프랑스는 여기까지
└발롱 경쟁도 여기까지
└바페야 고생했다 발롱도르는 올해도 앞으로도 힘들 것 같네
└음바페가 다시 발롱 받는 법은 딱 하나. 웨스트 햄이 우승하길 바라는 것 뿐임
└우승하면 요한이 은퇴하니까? ㅋㅋㅋ
└이러니까 궁금해지네. 다음 시즌 웨햄 챔스에서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챔스 우승팀 에이스도 뚜까 패는데
└글쎄다. 잉글랜드니까 팬 거지, 웨햄 멤버론 네임밸류가 너무 딸림 챔스에선
└일단 결승전까지는 봐야지. 어쨌든 레알 본체는 비에가임
-우승까지 남은 경기, 단 한 경기··· 막강 화력 스페인, 경계해야 할 건 페르난도 비에가뿐만이 아니다
└비에가도 비에가인데 퀸테스가 진짜 미쳤음. 대회 전체 드리블 성공 회수 1위에, 어시스트도 1위고.
└골든 보이도 빼앗겼으니 눈에 불을 켜고 덤빌 듯··· ㅇㅇ
└파블로 엔리케도 무섭긴 해. 세비야 소속으로 득점왕을 먹었으니
└대표팀에선 연계 위주로 가는데, 이게 존나 까다로움. 걍 앵커 역할을 존나게 잘함
└이 셋을 동시에 막아야 한다니 어질어질하긴 하다
└쉽지 않겠네
-요한 반과 페르난도 비에가, 2파전으로 좁혀진 발롱도르 경쟁··· 유로 우승하는 쪽이 모든 걸 가져간다?
└스페인이 우승하면 비에가 올해 커리어 말도 안되긴 하네. 라리가, 챔스 더블에 유로 우승임. 활약 보면 대회 MVP 받을 것 같고···
└우승 내주면 진짜 발롱 장담 못함. 무조건 우승 해야 됨
└웨스트 햄 팬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요한이 받았으면 한다. 몇 년 만에 잉글랜드에서 발롱도르냐
└응 ㅈ까 스페인 우승 ㅋㅋ 무적함대 파이팅
└에효 모처럼 단합 됐는데 닭 한 마리가 물 흐리네 ㅋㅋ
└케인도 뺏기고 런던도 뺏기니까 돌아 버린거냐?
└이러니까 니들이 밉상인거다 ㅋㅋ
아무튼, 이제 남은 건 한 경기다.
상대는 스페인.
역시나 결승답게, 가장 강력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장은 웸블리.
└요한아 제발 한 경기만 더 해줘
└해트트릭 ‘해줘’
└잉글랜드 우승하면 진짜 웨스트 햄으로 팀 갈아탄다 요한아!!
└제발!!!
└할 수 있다!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가 축제의 장이 될 것이냐.
아니면 집에서 남의 잔치를 열어주게 될 것이냐.
모든 잉글랜드 팬들이 이번만큼은 하나로 뭉쳐 우승을 염원하는 가운데.
잉글랜드 선수단과 스페인 선수단이 런던으로 모이고 있었다.
ㆍㆍㆍ
“스탑. 여기, 이 장면. 이 장면에서 이 셋의 움직임에 주목해라. 이들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잘 봐.”
잉글랜드 선수단의 미디어 실.
경기를 앞두고, 라니스터 감독이 직접 선수들을 불러 모아 놓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단상 위 큼지막한 스크린엔, 스페인 선수들의 득점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비에가가 오른쪽으로 찔러 준다. 공을 받은 퀸테스는 과감하게 1대1을 해. 그리고 제쳐내면서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후 여유 있게 보면서 크로스. 이 크로스를 엔리케가 떨궈 주고, 다시 비에가가 마무리.”
스페인이 4대0으로 이겼던 스웨덴 전에서 나온 골.
그 일련의 과정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데.
라니스터 감독은 영상을 다음으로 넘겼다.
이번엔 이탈리아 전이다.
“비에가가 퀸테스한테 주고. 퀸테스가 엔리케한테 주고 들어가지. 엔리케가 버티면서 그걸 비에가에게 내주고, 비에가가 퀸테스한테 찔러 준다.”
앞선 골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세 명의 선수가 합작해낸 골.
“각자의 롤이 뭔지 다들 캐치 했을 거다. 퀸테스는 침투와 드리블로 수비에 균열을 일으키고, 엔리케는 버텨주는 플레이를 하며 연계를 돕는다. 비에가는 패스를 통해 이 둘을 자유자재로 이용해 먹는다.”
이후 이어진 여러 영상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조별 예선, 16강, 8강, 4강.
비에가가 득점을 하든, 퀸테스가 득점을 하든, 엔리케가 득점을 하든.
이 셋은 모두가 항상 득점에 관여를 했으며,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확실히, 스페인이 이번 대회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팀인 건 이유가 있다.
문제는, 그럼 어떻게 막아야 할 것이냐는 건데.
“무조건 비에가를 차단해야 한다. 비에가를 차단하면, 엔리케와 퀸테스도 절반 밖에 힘을 발휘하지 못해.”
결국 핵심은 페르난도 비에가다.
퀸테스를 이용하든, 엔리케를 이용하든 모든 공격의 시작은 비에가부터니까.
“물론, 이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스웨덴도, 벨기에도, 이탈리아도 모르고 당한 게 아니겠지.”
비에가가 핵심이라는 걸 몰랐던 팀은 당연히 없었다. 알고도 당했을 뿐.
특히나 이탈리아는 누구보다 수비에 진심인 팀이 아닌가. 그들조차 이 셋에게 3점을 내줬다.
알아도, 막기 쉽지 않다.
“한 명씩 뜯어서 보자고.”
새로운 자료를 화면에 띄우고 분석을 이어 나가는 라니스터 감독.
라니스터는 3명의 선수들이 가진 성향과 특징을 한 명씩 뜯어서 자세히 설명했다.
자세히 볼수록 좋은 선수들이었다.
개개인이 가진 장점이 뚜렷하고, 또한 그 셋이 뭉쳐졌을 때의 합이 이상적이다.
아무리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지만, 계속해서 상대의 장점만을 늘어놓으니 시작 전부터 겁을 주려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라니스터 감독의 뜻은 오히려 반대였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우리가 챔피언이고, 더 우위에 있다는 걸 잊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 셋의 장점, 우리에게도 다 있는 것들이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상위호환이지. 이 셋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물을, 혼자서도 만들어내는 선수가 우리에겐 있으니까 말이다.”
라니스터 감독의 말에,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한쪽을 슬쩍 쳐다봤다.
그러다, 헛웃음을 터뜨리는 선수들.
그곳엔 요한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젠 익숙하디 익숙한 모습이라, 주변에 앉은 선수들도 깨우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녀석이 비디오 분석 시간에 조는 게 한두 번인가, 뭐.
“특히, 몇몇 친구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요한이는 웸블리에서 좋은 기억밖에 없잖아?”
라니스터 감독의 말에, 잭 프라이스를 포함한 맨시티 선수 몇몇은 입을 삐죽 내밀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껄껄 웃었다.
다만, 맨시티 선수들도 고개는 끄덕였다.
이들이 제일 잘 알겠지.
결승전의 요한은 강하다는 거.
녀석이 큰 경기에서 더 강해진다는 건, 이미 수 차례 입증된 바다.
특히나, 웸블리에서 말이다.
“그러니, 우린 자신감을 잃을 필요가 전혀 없어. 쫄리는 건 상대일 거다.”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는 선수들.
이후엔 본격적인 전술 이야기가 이어졌다.
“···”
“···”
라니스터 감독의 열정적인 설명을 듣는 선수들의 표정에선, 자신들이 잉글랜드의 사상 첫 유로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해낸 장본인들이라는 자신감이 벌써부터 엿보이고 있었다.
ㆍㆍㆍ
결승을 앞두고, 요한의 휴대폰은 불이 난 상태였다.
가족들의 문자나 잉글랜드 동료들의 응원 문자는 물론이고,
카펠로 : 대진운 진짜
카펠로 : 이 몸이 프랑스랑 붙었으면
카펠로 : 결승에 간 건 우리였겠지
카펠로 : 넌 4강이었을 거고
카펠로 : 천운을 타고난 놈
카펠로의 시기 어린 문자라든지.
슈 감독님 : 독일 이기고 올라갔으면 양심적으로 우승은 하고 돌아와야겠지?
문자 같은 건 잘 안하시는 슈미트 감독에게서도 문자가 왔다.
확실히, 유로라는 대회가 가지는 의미가 축구계에선 큰 듯 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만 봐도 그렇고, 팀 동료들 사이의 분위기도 그렇다.
훈련을 할 때나, 밥을 먹는 순간에도 다들 상기된 얼굴들이었으니.
뭔가 일상생활 중에도 항상 긴장감이 고조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웨스트 햄 동료들이 FA컵 결승을 앞두고, 첫 결승이라며 떨려 했을 때도 이 정돈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암···”
아닌 게 아니라, 동료들뿐만이 아니라 그냥 온 나라가 난리다.
숙소 침대에 누워 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는 요한.
그러나 돌려봤자 다 축구 얘기뿐이다.
이 나라는 진짜··· 축구에 미친 나라다.
하긴, 뭐 그 덕분에 공만 잘 차도 귀족이 될 수 있는 나라 아니겠어.
“···응?”
그렇게 무심하게 채널을 돌리다, 요한은 뉴스 채널에서 잠시 멈췄다.
이번에도 축구 얘기긴 했지만,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임스 로건 총리는 지난주 특별 서훈에 대한 이야기를 밝힌 바 있는데요. 어제 다시 한번 이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만약 대표팀이 우승을 거머쥘 경우, 라니스터 감독에게는 대영제국 사령관 훈장을, 선수단 주장 셰인 머레이에게는 장교 훈장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힌 건데요. 이례적으로, 여기에 대회 내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요한 반 선수에게도 작위가 주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호라.
뉴스가 흘러나오는 채널 이름을 확인한 요한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BBC다. 설마 공영 방송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진 않겠지.
좋았어.
이젠 진짜 빼박인거다.
“후후···”
요한이 이렇게 빨리 경기 날이 오길 바라는 것도 처음인 듯 했다.
ㆍㆍㆍ
2028년 7월 12일.
웸블리 스타디움.
결승전의 날이 밝았다.
“후우. 워밍업을 너무 열심히 했나. 진정이 안되네.”
경기장에 도착해 워밍업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돌아온 선수들.
모든 선수들의 얼굴이 한껏 상기되어 있다.
리그 우승에, 각종 컵 대회에, 불과 얼마 전 챔스 결승도 뛰고 온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의 라커룸이지만.
그들조차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확실히 오늘의 공기는 달랐다.
워밍업을 위해 잠깐 경기장으로 나갔을 때 느껴지던 그 열기.
잉글랜드 관중들과 스페인 관중들이 뿜어내는 분위기는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국가대항전은 다르다.
그것도 그냥 국가대항전이 아니라 유로 결승.
유로 결승을 뛰어 본 선수가 여기엔 아무도 없었으니, 긴장되는 게 당연한 일.
“꼬맹아. 너도 이거 하나 씹어라.”
“예? 아, 네.”
주장인 셰인 머레이도 긴장감과 흥분감이 쉽게 가시지 않는지, 껌을 꺼내 입에 물었고 요한에게도 하나를 건넸다.
“후우, 씨발. 긴장할 거 뭐 있어. 그지?”
“···네.”
“그래. 이건 떨리는 게 아니야. 질까봐 무서운 게 아니라고. 오늘, 우리 손으로 역사를 쓰게 될 거라는 게 기대될 뿐이야. 오늘은 우리의 이름이 역사책에 기록되는 날이다.”
긴장 안된다, 긴장 안된다 하면서 껌을 쫙쫙 씹고 다리를 달달 떠는 머레이.
그런 머레이를 보며 요한은 어깨를 으쓱였다.
“자, 가자! 때가 왔다!”
“챔피언이 될 때!”
“오늘, 우리 손으로 역사를 쓴다!”
“컴 온! 렛츠 고!”
이윽고 경기 시작 시간이 되고, 선수들은 한껏 흥분한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짜 전쟁에 나가는 듯한 전사들의 모습들이다.
유일하게 요한만이, 느긋한 표정으로 껌을 입에 넣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
“내가 다 떨리네.”
“저도요.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목이 뻐근할 정도예요.”
“후우. 어쩌면 역사의 현장에 우리가 와 있는 걸지도 몰라.”
“한 명의 축구 팬으로서, 이 경기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죠.”
“둘이 뭐가 그렇게 비장해? 누가 보면 경기 뛰는 선수들인 줄 알겠어.”
“당신은 엄마가 돼서 긴장되지도 않아?”
“긴장되긴 뭐가 긴장돼. 어차피 잘할 건데. 요한이도 별 생각 없을 걸?”
관중석 한켠.
반석호와 로한, 김라희는 경기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로한과 반석호는 한껏 긴장한 얼굴들이었다.
그냥 한 명의 축구팬으로서도 긴장되는 순간인데, 집안의 막내둥이가 뛰기까지 한다.
가족으로서 무척이나 긴장될 수밖에 없다.
유로가 그렇게 대단한 대회인지 모르는 김라희만이 유일하게 이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듯 했다.
“그래. 요한이도 우리처럼 떨고 있진 않을 거야. 그치?”
“그러길 바라야죠. 하지만, 경기장의 분위기 자체가 워낙 압도적이라···”
“긴장하지 마, 요한아. 별 거 없어. 그냥 평소대로만 하자고.”
“당신이나 좀 긴장하지 마. 다리 좀 그만 떨고. 복 나가니까.”
심호흡을 하며 선수 입장을 기다리는 반석호와 로한.
이윽고, 선수들이 입장을 시작했다.
“컴 온! 잉글랜드!”
“이베리코를 삶아 먹어라!”
“축구가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다!”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들썩이는 웸블리 스타디움.
선수 입장이 끝나자, 이어서 양 팀의 국가가 제창되었다.
~And did those feet in ancient time~
잉글랜드의 국가가 제창되는 동안, 전광판에 비추어지는 선수들의 얼굴.
일렬로 선 선수들의 얼굴이 한 명씩 차례대로 비춰지는데.
“다들 긴장했네.”
“그러게 말이다.”
그 얼굴들을 본 반석호와 로한이 조금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선수들 모두가 한껏 긴장된 얼굴들.
몇몇은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있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안심스러운 점은 있었다.
“···.”
전광판에 마지막으로 비추어진 얼굴.
뒷짐을 지고, 턱을 살짝 든 채 껌을 씹고 있는 요한이의 모습은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걱정할 필요 없겠네요.”
“이겼다.”
그것만으로도, 오늘 경기는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을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