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09)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09화(109/202)
< 108화 – 유로 결승 >
수비 입장에서, 자신들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공간 패스는 언제나 위협적이다.
그러나, 이번엔 경우가 좀 달랐다.
공간으로 떨어지는 패스가 위협적인 건, 공을 놓쳐서 무서운 게 아니라 사람을 놓치는 게 무서운 거다.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
그 공에 상대가 먼저 스타트를 끊을 경우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같은 경우는 위협적인 장면이 애초에 될 수 없었다.
그 패스를 따내야 하는 공격수가 하프라인 아래에 있는데, 하프라인을 넘어가는 패스가 위협적일 게 뭐가 있겠나.
그런데,
저 뒤에서부터 스타트를 끊은 녀석의 속도가 얘기를 다르게 만들고 있었다.
스페인 입장에선 다행히도, 수비수들의 판단이 빨랐다.
“나와!”
이대로라면 위험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스페인의 수비 리더 후안 곤잘레스가 골키퍼에게 외쳤고, 주춤거리던 골키퍼는 퍼뜩 정신을 차리곤 튀어나왔다.
타타탓-!
촤아아아-
뻐어어엉-!
<아아, 카세레스 키퍼가 겨우 걷어냅니다! 터치라인 아웃!>
그랬음에도 아슬했던 건 사실이었다.
스페인의 키퍼 카세레스는 슬라이딩하며 공을 사이드로 걷어냈고, 벌떡 일어나 골대로 뛰어 돌아갔다.
이 일련의 장면들이 순식간에 지나가자, 웸블리는 탄성에 잠겼다.
“미친, 개빠르다.”
“스페인 놈들 똥줄 존나 타겠네. 이래도 라인 올리고 경기할 거냐?”
“한 번만 연결되면 끝이다!”
흥분하기 시작하는 잉글랜드 관중들.
분명 팽팽한 경기였지만, 약간은 답답한 감도 없지 않은 흐름이었다.
스페인이 여러모로 경기를 잘 준비해 온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방금의 장면은 그런 스페인의 수 하나를 지워버리는 듯 했다.
요한이라는 선수 개인의 능력만으로 말이다.
실제로, 잉글랜드의 공격이 한 차례 지나간 뒤.
스페인 수비수들은 이에 대해 논의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라인을··· 내려야 하나?”
“아니. 내리면 안되지.”
“하지만, 위험했어.”
워낙 베테랑 선수들이다 보니, 벤치의 도움 없이 필드 위에서의 논의만으로 전술 회의가 끝나는 경우가 많은 스페인이다.
그런데 그런 선수들조차, 요한의 스피드를 체감하자 머리가 혼잡해질 수밖에 없다.
“하던대로 해야돼. 하던대로.”
결국 곤잘레스가 정리를 내렸다.
확실히, 요한의 속도는 무서웠다.
라인을 내려야 하는 건가 싶을 만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라인을 내리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라인을 내리면, 요한도 하프라인 아래서 기다릴 이유가 없다.
내려간 라인에 맞춰, 녀석은 올라오겠지.
그럼 더 위험해지는 거다.
라인을 유지하는 게, 녀석을 눌러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쩔 수 없는 거다.
요한 정도의 공격수를 완벽하게, 아무런 리스크도 짊어지지 않고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리스크가 아무리 크다 해도, 준비해 온 대로 밀어붙이는 수밖엔 없는 듯 보였다.
<순식간에 전반 30분이 지났습니다. 0대0이긴 하지만, 손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제일 중요해지는 건, 역시나 선취점 여부겠죠. 어느 팀이 먼저 득점을 가져가느냐. 그게 엄청나게 중요해졌습니다.>
결국 간담이 서늘한 장면이 한 차례 지나갔지만, 스페인은 계속해서 라인을 올린 채 물러서지 않았다.
덕분에, 경기는 점점 더 불이 붙기 시작했다.
<퀸테스, 슈우웃-! 파 포스트를 살짝 벗어납니다! 위험했습니다!>
<프라이스, 그대로 때립니다! 크로스바를 비껴갑니다!>
<엔리케! 헤더! 다행입니다! 골키퍼 정면!>
양 팀의 슈팅이 연달아 터지며, 언제 골이 터져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 지는데.
그 과정에서, 불이 붙은 건 경기 내용적으로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의 분위기 역시 과열되기 시작했다.
<어어! 아스파스의 깊은 태클! 프라이스가 쓰러집니다! 상당히 고통스러워 하는데요!>
<이거는 경고가 나와 줘야죠?>
<네, 경고가 나옵니다. 스페인 선수들, 거세게 항의하는데요. 항의할 게 아니죠. 경고인 게 다행인 태클이었는데요.>
<어어, 왜 저럽니까. 프라이스에게 화를 내는 아스파스인데요.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입니다!>
전반 35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스페인 수비수 아스파스의 거친 태클이 나왔다.
이 태클에 발목을 걷어 차인 프라이스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아스파스에겐 경고가 주어 졌는데.
정작 아스파스는 적반하장식으로 거세게 항의하다, 받아 들여지지 않자 쓰러져 있던 프라이스에게 뭐라뭐라 고성을 질렀다.
뭐, 대충 엄살 피우지마라 따위의 말이었을 터.
“어이!”
“저리 꺼져, 개놈아!”
그걸 본 잉글랜드 선수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뭐, 이 새끼들아.”
“뭐?”
“지저분한 것들.”
“말 다했냐?”
결국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모여 격하게 맞붙었고, 주심은 제지를 위해 경기를 잠시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
<자, 잉글랜드 선수들은 불필요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맞습니다. 분명 스페인의 플레이가 거칠어지기 시작한 건, 본인들이 더 급하다는 이야기거든요.>
이 장면은, 확실히 스페인이 겉으로 보기엔 몰라도, 속으론 급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다.
어찌됐든 주도권도 자신들이 잡았고, 경기의 흐름도 만들어내고 있던 전반전이었다.
이쯤 되면 득점이 터졌어야 마땅한 흐름.
그게 스페인의 승리 공식이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감정적인 대응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잉글랜드도 그걸 모를 리 없었다.
“어이, 어이. 이쯤 하고 다들 돌아가. 뒤는 나한테 맡기고.”
잉글랜드 선수들을 물러 세우는 셰이 벨라미.
그런 벨라미의 제지에, 격분했던 잉글랜드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뒤는 자기에게 맡기라는 벨라미의 말 뜻이 무엇인지 말이다.
리그에서 만나는 첼시의 벨라미는, 정말 후드려 패주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는 선수다.
하지만,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지금 만큼은, 벨라미처럼 믿음직한 선수가 없다.
<다시 경기가 재개 됩니다.>
<선수들은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겠어요. 반대로, 흥분한 스페인 선수들을 이용할 필요도 있겠죠.>
경기가 재개되고, 역시나 거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셰이 벨라미.
벨라미의 주특기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얼굴을 감싸쥐고 쓰러지는 벨라미! 지금은 강하게 부딪힌 것 같은데요! 파블로 엔리케에게 경고가 주어집니다!>
<지금도 스페인의 파울이죠. 벨라미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어어, 왜 밀치나요. 공을 가져가던 벨라미를 밀쳐 버리는 밍게스! 네! 경고가 주어집니다! 스페인, 벌써 경고 3개째!>
스페인에게 파울이 주어지면, 그곳엔 꼭 벨라미가 있었다.
스페인 선수들은 아마 벨라미를 죽이고 싶었을 거다.
살짝 닿기만 하면 아기 울음소리를 내며 쓰러지질 않나, 얼굴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얼굴을 감싸쥐질 않나.
스페인의 스로인이 선언됐는데 모르는 척 자기가 스로인하려고 하질 않나, 빠르게 프리킥을 처리하려는데 앞에서 얼쩡거리거나, 공을 뒤로 휙 던져 버리질 않나.
안 그래도 감정이 올라와 있는 상태인데, 벨라미가 그런 식으로 더 열 받게 하고.
그럴 때마다 잉글랜드 관중이라 쓰고 홈 팬들이라 읽는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지고.
미칠 노릇이었다.
아마, 오늘이 결승전이 아니라 평범한 경기였다면 누구 하나가 퇴장을 감수하고 벨라미를 담궜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너무 중요한 경기고, 아직 전반전이라 어떻게든 참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잘 참았다 해도 어쨌든 옐로카드는 쌓이고 있었고.
경기 흐름은 요상해지고 있었다.
스페인의 공격 전개는 이전과 달리 어딘가 매우 급해 보였고, 그런 스페인의 공격을 잉글랜드는 보다 쉽게 차단했다.
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감정이 섞이면 급해지고, 몸 동작이 커진다.
상대하는 입장에서 읽기 쉬워진다는 거다.
잉글랜드로서는 지금이 전반전 최대의 기회였다.
<로드리게스, 아! 패스가 끊겼습니다! 잭 프라이스, 전방으로 길게!>
<역습입니다!>
경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전반 막판.
중원에서 스페인의 패스가 끊겼고, 공을 끊어낸 프라이스는 전방으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대지를 가르는 패스.
그 패스를 향해 요한이 뛰었다.
타타타타탓-!
아차하며 그 뒤를 따라 뛰는 스페인 수비진.
전반 중반까지만 해도 날카롭게 서 있던 그들의 집중력은, 지금 흐트러져 있는 상태였다.
감정적으로 올라온 상황에서 차분하게 이성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그들은, 원래보다도 더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있던 상태였고, 뒷공간을 그대로 노출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붙을게!”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프라이스의 패스가 스핀이 걸리면서 약간 사이드 쪽으로 휘어져 갔다는 것이었다.
박스 왼편으로 흐르는 공.
덕분에 잠깐이나마 지연할 수 있는 시간은 벌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요한의 뒤를 따라 허겁지겁 달리는 아스파스도 알고는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요한은 수비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선수가 아니라는 걸.
아니나 다를까,
타타탓-!
요한이 잔발을 밟는 게 아스파스의 눈에 들어왔다.
아크 서클 왼편. 거기서 바로 슈팅을 노리는 선수는 드물 것이다.
그러나 요한은 어느 위치든, 어느 발이든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선수.
때문에, 슈팅을 확신한 아스파스는 몸을 날렸다.
그런데, 요한은 슈팅을 때리지 않았다.
파아앙-!
슈팅을 때릴 듯 하던 왼발로, 공을 오른발 뒤로 접으며 감속과 동시에 방향 전환을 하는 요한.
힐찹, 흔히 말하는 백숏.
촤아아아아-
그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에, 몸을 날린 아스파스는 마치 수영장에 놀러온 사람처럼 요한의 앞을 시원하게 미끄러져 지나갔고,
요한에게는 완벽한 오른발 슈팅 각도가 열렸다.
아스파스가 지연에 실패했으니, 스페인 수비진이 자리 잡을 시간은 없었다.
뻐어어어어어엉-!
파 포스트를 보고 때린 슈팅.
오른발등에 제대로 걸린 슈팅은,
슈우우우우우웅-
골키퍼의 손이 닿을 수 없는 높이로 떠올랐다가, 골대 앞에서 뚝 떨어졌다.
철썩-!
“와아아아아아아악-!!”
요한이 역사상 최초로, 유로 결승에서 득점을 기록한 10대 선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
“어으으으!”
“미치겠다. 아직도 온몸이 떨려요!”
요한의 선취골과 함께, 전반이 종료 되었다.
그러나 그 여운은 휘슬이 울린 뒤에도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하프타임 내내 반석호와 로한은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방금 골로, 이번 대회 전 경기 득점! 게다가 유로 결승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유일한 10대!”
“요즘 애들 무섭다는 게 다 이유가 있다니까!”
요한이의 골이 작렬하는 순간.
정신이 나가는 줄만 알았던 둘이다.
잠시 기억이 끊긴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광분했던 둘.
주변 관중들과 껴안고 난리 부르스를 추느라 머리는 산발이 다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스페인 애들 완전히 고개 숙이고 들어가는 거 보셨죠? 후반엔 더 몰아칠 거예요!”
“무실점으로 막은 것도 정말 컸어. 공격이 막히니까 스페인도 별거 아니더만!”
확실히 요한의 골로 전반을 1대0으로 마친 건 의미가 굉장히 컸다.
일단 스페인을 무득점으로 틀어 막은 것도 좋았는데, 리드까지 잡은 상태로 후반에 돌입하게 됐으니.
경기 운영을 하는데 있어 훨씬 편해진 잉글랜드다.
전반 막판의 분위기만 본다면, 경기가 꽤 유리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했다.
다만,
“이왕이면, 후반 초반에 하나 더 넣어줬으면 좋겠구나.”
“그럼 확실히 쐐기죠. 스페인은 분위기를 쇄신하려 할 텐데. 초반에 한 방 더 꽂으면 완전히 흔들릴 거예요. 뭣보다, 요한이는 한 골이 아쉬운 녀석이죠. 이미.”
이대로 만족할 순 없다.
어쨌든 경기는 45분이 더 남았고, 요한이는 이제 한 골을 넣었을 뿐이다.
결승전에서 골을 기록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지만, 그게 요한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지금의 요한이에게 1골은, 평소보다 좀 부진한 수준일 정도니까.
못해도 2골, 아니 3골은 넣어야지.
이왕이면, 그 두 번째 골이 후반 초반에 터졌으면 하는 거다.
그럼, 정말 우승컵을 쉽게 가져올 수 있을 거다.
“후우, 가보자고.”
“가보자아!”
경기는 후반으로 이어졌다.
*
하프타임 동안 스페인에게 필요한 건, 머리와 가슴을 차갑게 식히는 것이었다.
전반 중반까지는 경기를 잘 이끌었던 스페인이었다.
그런데, 중반 이후에 접어들며 뭔가가 꼬이기 시작했고, 머리가 뜨거워지면서 막판은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
“아무 말도 하지 마! 그저, 숨을 쉬어라! 깊게 들이쉬고, 길게 내뱉어라. 후반 시작 전까지 너희들이 해야 하는 건 그것뿐이다!”
스페인 마르티네즈 감독의 불호령 덕분인지, 후반에 나선 스페인은 한결 차분해진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라니스터 감독이 그걸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후반 초반, 라니스터 감독은 상대를 몰아칠 것을 주문했고, 선수들은 그걸 충실히 이행했다.
<전반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 스페인이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원래 잉글랜드의 색깔이죠. 완전히 흐름이 넘어왔습니다. 여기서 마무리를 한 번 더 찍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스페인의 공격이 무서운 건, 가진 장점이 뚜렷한 세 선수가 완벽한 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뛰어난 패싱 센스를 가진 미드필더.
드리블 파괴력이 좋은 행동대장 역할의 드리블러.
전방에서 버텨주며 공을 소유하고, 연계해줄 수 있는 스트라이커.
그런데, 잉글랜드엔 이 세 장점을 모두 가진 선수 하나가 있었다.
그리고,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동료들이 있었다.
파아앙-!
오랜만의 지공 상황.
프라이스의 패스가 요한에게 향한다.
오프사이드 트랩 따위는 사용할 수 없다.
요한은 수비를 등진 채 그 공을 받을 수 있었고, 어렵지 않게 돌아서며 골대를 바라보았다.
타타탓-!
그러자 순식간에 중앙으로 몰려드는 상대 수비.
하지만,
파아아앙-!
그 좁은 공간에서 요한은 패스 길을 봤다.
왼쪽으로 찔러준 스루 패스.
그 공을 향해 어느새 높게 올라온 왼쪽 풀백 대니 화이트가 달려 들었고,
파아아아앙-!
화이트는 원터치로 공을 다시 박스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 땅볼 크로스의 타깃은 역시나 요한.
파아아아앙-!
상당히 빠른 크로스였다.
수비는 물론, 그 공을 받아내야 하는 공격수에게도 부담스러울만큼.
그러나, 요한은 아주 정교히, 가볍게 발을 툭 갖다 댔다.
그 슈팅은,
슈우우우웅-
철썩-!
골문 구석 상단을 가볍게 찔렀다.
<고오오오오올-! 두 번째 골이 터졌습니다! 2대0! 잉글랜드가 한 발 더 앞서 갑니다!>
<의미가 큰 득점입니다! 의미가 상당히 큰 득점이에요! 스페인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버텨주고, 찔러주고, 마무리까지.
모든 걸 혼자 보여준 요한의 두 번째 골은, 치명타였다.
<스페인! 과연 이 두 점 차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을까요!>
<글쎄요! 두 점 차면 다행이죠! 더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스페인은 이런 상황에서의 수비에 강점이 있는 팀이 아니거든요!>
내상은 컸다.
난리가 난 웸블리의 한 가운데서, 무릎에 손을 짚고 멍한 표정을 짓는 스페인 선수들.
이제 잉글랜드에게 남은 건,
역사상 첫 우승을 향한 카운트 다운을 세는 것뿐일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