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14)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14화(114/202)
< 113화 – New West Ham United >
2028/29시즌 개막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무렵.
많은 팬들이 깜짝 놀랄만한 소식 하나가 발표 되었다.
그것은 셰이 벨라미가 첼시를 떠나, 웨스트 햄에 입단했다는 소식이었다.
-[Official] 셰이 벨라미, 웨스트 햄 입단··· 계약 기간 4년, 요한과 한솥밥
└ㄹㅇ임? 개뜬금포인데?
└링크 하나 없다가 갑자기 오피셜? 뭔 일이 있었던 거냐?
└벨라미 떠날 거라는 이야기는 작년부터 돌긴 했어. 근데 갑분웨스트햄은 예상 못했네
└챔스 뛸 수 있는 팀으로 가는거네
└챔스는 맨시나 리버풀도 나가잖아 벨라미 정도면 다 주전 먹을 수 있을거고
└딱보니 요한이 때문에 간거네 ㅋㅋㅋ 요한이 상대하기 무서워서 간거잖음 ㅋㅋ
└아 ㅋㅋ
-셰이 벨라미, 본인이 밝힌 웨스트 햄 이적 이유는? “요한과 적으로 만나는 게 두려웠다.”
└이왜진?
└진짜 요한이 때문이었네 ㄷㄷㄷ
└벨라미 쟤 작년에 요한이 때문에 부상 당했었잖어 ㅋㅋㅋ
└벨라미한테 안말려드는 유일한 선수 ㅋㅋ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해라
└요한이 덕분에 유로 우승도 맛봤잖아
└벨라미 너, 챔스 우승이 해보고 싶구나?
벨라미의 입단 소식에, 웨스트 햄 팬들은 깜짝 선물을 받은 것처럼 놀라면서도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적절한 영입이었다.
이보다 나은 영입이 있을까 싶을 정도.
안 그래도 클래스 있는 수비수가 필요했던 웨스트 햄이다.
하물며 벨라미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모두가 알고 있듯, 상대 팀이면 정말 죽이고 싶을 정도지만 아군일 땐 가장 든든한 선수가 벨라미 아닌가.
└챔스 나가니까 확실히 팀 위상이 달라지는구나···
└솔직히 나도 해머스지만, 진짜 생소한 광경이네. 웨스트 햄에서 첼시 이적이 아니라, 첼시에서 웨스트 햄 이적이라니···
└다 요한이 덕분이지
└선수 한 명이 클럽의 위상을 이렇게 바꿔 놓을 수도 있네
└발롱도르 발표되면 더 올라갈 거임
벨라미가 입단식 인터뷰에서 스스로 밝혔듯, 이번 이적에 요한의 존재가 매우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팩트.
어떤 팬의 말대로, 웨스트 햄 선수가 빅클럽으로 이적하는 건 많이 봐왔어도, 빅클럽 선수가 웨스트 햄으로 이적한 건 드문 일이었다.
심지어, 전성기의 폼을 유지하고 있는 핵심 선수가 오는 경우는 아마 처음이 아닐까.
팬들은 벨라미의 이적으로 웨스트 햄의 위상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체감했고, 그걸 가능케 해준 요한에게 이쯤에서 다시 한번 감사했다.
어쨌든, 벨라미의 이적이 웨스트 햄에겐 아주 반가운 일이었지만, 첼시에겐 상당히 큰 타격.
안 그래도 챔스 진출에 실패하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첼시인데, 벨라미까지 이탈하며 첼시의 다음 시즌 전망은 적색불이 들어오게 되었다.
하지만, 첼시를 제외한 다른 빅클럽들, 그러니까 웨스트 햄의 우승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팀들은 꽤 성공적인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리버풀, 스포르팅 좌측 날개 마르티네스 로사노 영입··· 카르발류와 쌍포 이룰 듯
-인테르 중원 핵심 페데리코 치에르니, 결국 아스날과 합의
-결국 요한의 마음을 사지 못한 맨시티, 플랜 B로 선회··· 라이프치히 괴물 공격수 품는다
각 팀들은 모두 약점으로 꼽히던 포지션의 보강을 성공적으로 이루며 시즌을 준비했다.
덕분에,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즌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어, 옌킨슨! 오랜만이다!”
“마! 지는 안보입니꺼?”
“어, 그래. 버클리. 너도 반갑다. 사투리 겨우 좀 고쳐지나 했더니, 고향 다녀오니까 원상복귀네.”
“다들 오랜만이네. 시끌벅적하니까 이제야 좀 훈련 분위기가 나는구만.”
“요한이는?”
“요한이 안 본지 얼마 됐다고 벌써 까먹었냐? 걔가 정시에 오겠어?”
“빨리 보고 싶으니까 그러지.”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웨스트 햄 훈련장엔 유로에 차출되었던 선수들이 복귀했다.
또한,
“처음 뵙는 건 아니고, 다들 경기장에서 봤지만. 그래도 인사는 해야죠? 반갑습니다. 셰이 벨라미라고 합니다.”
“우우!”
“얌마. 이제 같은 팀이야. 야유를 하면 어떡해.”
“와와!”
“같은 팀 됐으니까, 이제 옛날 일은 다 잊어주시죠. 하하!”
벨라미 역시 훈련에 합류했다.
“요한이는··· 역시 아직이죠?”
“올. 대표팀 같이 뛰었다고 잘 아시네. 좀 이따 오겠죠.”
벨라미 역시 동료가 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요한부터 찾았는데.
“근데, 걔 좀 이상해졌다며?”
“이상해지다니?”
“카펠로처럼 변했다던데?”
카펠로처럼 변했다는 이야기에, 카펠로가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이 몸?”
“순수한 꼬맹이한테 뭔 짓을 한 거냐, 카펠로?”
“···아무 짓도 안했는데.”
“근데, 카펠로처럼 변했다는 게 무슨 말인데?”
“몰라, 나도.”
새 시즌에 들어가는만큼, 요한이도 뭔가 바뀐건가?
선수들은 더욱더 요한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
“···형이 왜 여기에 있어요?”
“그때 말한 것처럼, 확 이적해버렸지. 너도 반갑지?”
“예, 뭐···”
“뭐야. 표정이 별로 안 좋다?”
“너 때문은 아닐 거야, 벨라미. 얘 입장에선 오늘이 개학이나 마찬가지니까.”
오랜만에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요한의 표정은, 역시나 밝지 못했다.
말 그대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나온 학생의 표정.
유로가 끝난 뒤 꿀맛 같은 휴식을 즐겼던 요한이다.
하루 종일 잠도 자고, 집사님 덕분에 방 청소도 안 해도 되고.
말 그대로 귀족의 삶을 즐겼고, 시즌이 길었던만큼 치열하게 쉬었다.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말이다.
그렇게 천국 같은 생활을 보내다, 이제 다시 훈련장에 나와야 하니 표정이 뾰루퉁할 수밖에.
보통의 축구 선수들답게, 그만큼 쉬었으면 몸이 근질근질할 법도 하다만.
요한은 훈련장 나가기가 전보다 더 싫었다.
근데, 뭐 어쩔 수 있나.
“야, 꼬맹아. 그래도 얼굴 좀 펴라. 간만에 형들 만나니까 너도 반갑잖아.”
“그래, 꼬맹아. 형들은 너 보고 싶어서 한 달 동안 기다렸다고.”
“마, 니도 내 보고 싶었제?”
“···.”
음.
근데, 그나저나.
이 형들, 말투가 어째 좀 불손하다?
“꼬맹이···라고요?”
“응?”
“전 이제 꼬맹이가 아닙니다만.”
“그럼 뭔데?”
“경을 붙여 주시죠. 이제 귀족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셔야죠.”
“···.”
요한의 대답에 다들 황당과 당황 사이의 표정을 지었다.
근데··· 딱히 틀린 말도 아니긴 하잖아?
요한이가 작위를 받았다는 거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다들 뉴스로 접하고 박수를 쳤었으니.
“그, 그래. 알았다. 그럼 앞으로 꼬맹이 경이라고 부르면 되는 거냐?”
“그건 또 무슨 해괴한 말이냐.”
“그럼? 요한 경이라고 부르라고?”
“경기 때는 제외해 드릴게요.”
“어··· 그래. 고맙다.”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이걸 고마워해야 하는건지 얼떨떨한 선수들.
요한이 뿌듯한 표정과 함께 라커룸으로 향했고, 선수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꼬맹이는 꼬맹이구만.”
“쟤도 어리다, 어려. 카펠로처럼 바뀌었다는 게 뭔 말인지 알겠네.”
“야, 야. 꼬맹이 실망하지 않게 웬만하면 맞춰주자.”
“그래. 솔직히 우린 꼬맹이가 짖으라면 짖어야 되는 놈들이잖아.”
“경 자 붙여주는 게 뭐가 어려워. 난 요한이 형이라고 부를 수도 있어.”
사실 그렇다.
요한이 덕분에 혜택을 본 게 얼만데.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
“···왜? 뭘 봐?”
선수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린다.
카펠로였다.
“너도. 알았지?”
“뭘?”
“요한 경이라고 불러줘.”
“시, 싫다. 이 몸이 왜?”
“스읍. 요한이가 하라면 해야지.”
그러나 곧 죽어도 하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젓는 카펠로.
녀석에게 예의를 갖춰 주라고?
어림도 없는 소리.
자존심이 허락 안 한다.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안 할 거야?”
“당연하지. 절대로.”
“정말? 요한이가 널 도움왕으로 만들어 줘도?”
“흥. 이 몸이 녀석을 득점왕으로 만들어 주는 거지, 녀석이 이 몸을 도움왕으로 만들어 주는 게 아니야.”
“됐다, 뭐. 요한이가 알아서 처리 하겠지.”
글쎄다.
카펠로의 다짐이 깨지지 않을지는,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뭐.
*
“여기에 서 있으라구요?”
“응. 왜, 그럴 때 있잖아. 가운데 서 있기 답답한 느낌이 들 때. 형들의 패스가 계속 앞에서 차단 당하는 느낌이 들 때.”
“음.”
“그럴 때, 이렇게 사이드로 빠져 나와. 여기서 중요한 건, 동료들의 반대편으로 나와야 한다는 거야. 선수들이 오른쪽에 몰려 있으면 왼쪽으로, 왼쪽에 몰려 있으면 오른쪽으로.”
개막을 일주일 남겨두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완전체 훈련.
요한에게 부여된 훈련은, 기본적으로 양적인 면에선 지난 시즌과 다를 게 없었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술적인 부분이었다.
그동안 요한에게 내려진 지시라고는 딱 하나 뿐이었다.
골을 넣어라.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요한은 그 지시를 100퍼센트 이상 이행 했었으니까.
물론 새 시즌에도 다르진 않다.
다만 디테일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한 가이드가 추가된 것이다.
그건, 바로 동료들과 반대편 사이드로 빠지는 움직임.
아이솔레이션.
즉,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움직임이었다.
“이해되나?”
“음, 네.”
“사실, 이거 너희 형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거야.”
“저희 형이요?”
“응. 나, 조만간 너희 형 때문에 일자리 잃게 생겼어.”
낄낄 웃으며 말하는 제이미 코치.
농담이 아니라, 프리 시즌 동안 고민에 잠겨 있던 슈미트 감독의 구세주가 되어준 건 로한이었다.
로한은 코치들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아이디어들을 제시했고, 그 중 하나가 이 자발적인 고립 전술이었다.
“말로만 하지 말고, 일단 직접 해보자고.”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이쪽에서 공을 받아서, 골을 넣으면 돼.”
“알겠습니다.”
긴말할 것 없이, 일단 진행되는 훈련.
공격 상황.
요한은 원래 주로 위치해 있던 박스 안이 아니라, 오른쪽 사이드 쪽으로 나와 대기한다.
한편, 동료들은 왼쪽으로 볼 전개를 시킨다.
자연히 그쪽으로 몰리는 수비.
물론 지금이 훈련 상황이긴 한데, 실전에서도 다르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요한이 오른쪽에 있다고 해도, 공이 왼쪽에 있으면 수비는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되면.
“받아!”
뻐어어어어어엉-!
요한을 향한 큰 전환 패스가 올라온다.
그 패스를 해주는 역할은 카펠로.
정확한 킥력을 가진 카펠로가 있기에,
파아앙-!
요한은 수비가 재정비 되기 전에 공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간단하다.
요한이 알아서 골을 넣으면 된다.
이미 상대 풀백과의 1대1 구도가 만들어진 시점에서, 요한에게 그건 너무나 간단한 일이었다.
타타탓-!
몇 번 상체를 흔들어주는 것만으로 수비를 제쳐낸 요한은,
뻐어어어어엉-!
가볍게 슈팅을 때렸고,
철썩-!
골문은 쉽게 열렸다.
“나이스. 어때. 너도 편하지?”
“뭐, 조금은···”
제이미 코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요한.
사실 요한이야 어디에 있든 골을 욱여 넣을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어렵게 넣을 필요는 없지 않나.
쉬운 방법이 있다면, 쉬운 길로 가는 게 베스트다.
요한에게도, 당연히 그 편이 좋았다.
“한 골 넣었으니 이제 아홉 번만 더! 그럼 즉시 퇴근!”
“빠르게 가시죠.”
이어지는 훈련.
요한은 오른쪽과 왼쪽을 오가며 한 번의 실수 없이 깔끔하게 훈련을 마쳤다.
“오케이. 고생했다.”
“고생하셨습니다.”
“내일 보자구, 요한아.”
“···훈련 끝났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아 참. 내일 보세, 요한 경.”
“내일 뵙겠습니다.”
물론 요한이 일찌감치 퇴근한 뒤에도, 훈련은 이어진다.
사실, 이런 아이솔레이션 전술도 노골적으로 계속 사용하다 보면 상대도 그에 맞춘 대처를 할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게, 요한이 빠져 나오는 사이드의 반대쪽 공격.
“베일리!”
“오케이, 나이스!”
반대쪽의 무게추가 되어줄 수 있는 베일리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거다.
요한에게 기회가 갈수록, 반대쪽의 베일리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이고.
베일리가 그 찬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다시 요한에게 좀 더 여유로운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
꽤 단순한 패턴이지만, 아마 알아도 막기 어려운 패턴이 될 것이다.
“다들 고생 좀 할 것 같은데?”
“그러게. 이번 시즌엔 녀석이 몇 골을 넣을지 가늠이 안된다.”
“훈련 첫날에, 이적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은 또 처음 해본다.”
혀를 내두르는 벨라미.
장난이 아니라, 이적하길 잘했다.
올 시즌의 요한이는, 더욱더 무서운 역할을 맡아 버렸으니까.
그리고, 그런 요한이를 필두로 한 웨스트 햄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벨라미는 벌써부터 이적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