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43)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43화(143/202)
< 142화 – 지는 법을 잊다 >
2028/29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 팀
-레알 마드리드 (A조 1위)
-세비야 FC (B조 1위)
-맨체스터 시티 (C조 1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D조 1위)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E조 1위)
-FC 바이에른 뮌헨 (F조 1위)
-SL 벤피카 (G조 1위)
-리버풀 FC (H조 1위)
-유벤투스 FC (A조 2위)
-AFC 아약스 (B조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C조 2위)
-아스날 FC (D조 2위)
-파리 생제르맹 (E조 2위)
-비야레알 CF (F조 2위)
-인테르 (G조 2위)
-스포르팅 CP (H조 2위)
이번 16강 진출 팀을 주욱 놓고 보면, 몇몇 팀들을 제외하곤 이변이 없는 조별리그였다고 평할 수 있을 듯 했다.
1위를 할만한 팀들이 대부분 1위로 올라왔고, 2위를 할만한 팀들이 2위로 올라왔다.
딱, E조만이 예상과 빗나간 결과가 나온 조였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탈락, 파리의 조 2위.
그리고 웨스트 햄의 1위.
팀의 체급만으론 손에 꼽히는 파리가 2위 조로 내려갔으니, 어느 한 팀은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한 보람이 전혀 없게 될 터인데.
다만, 조 1위를 차지한 팀들은 오히려 그 결과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웨스트 햄의 경기들을 보니, 차라리 만나더라도 파리를 만나는 편이 훨씬 수월해 보인다는 거다.
반대로, 조 2위를 차지한 팀들은 웬만하면 웨스트 햄을 피하길 기도하며 조 추첨을 지켜보게 되었다.
물론, 웨스트 햄 외의 어느 팀도 쉬운 상대는 없었지만 말이다.
<16강 첫 번째 대진은, 바이에른 뮌헨과 AFC 아약스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스포르팅과 맞붙게 됩니다!>
<리버풀이 인테르와 8강을 놓고 겨루게 되겠습니다.>
하나씩 완성되는 대진.
조 1위 팀들은, 이왕이면 유벤투스나 파리를 다른 팀이 가져가길, 2위 팀들은 세비야나 벤피카와 자신들이 붙길 희망하며 조 추첨을 지켜봤다.
<아아, 기대되는 대진이 만들어졌습니다. 아마도 16강 최대 빅 매치가 아닐까 싶은데요.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 생제르맹이 16강에서 맞붙습니다!>
먼저 파리를 데려가게 된 건 맨시티였다.
맨시티나 파리나, 서로 한숨을 쉴만한 대진.
8강이나 4강, 아니 결승에서 맞붙어도 될만한 두 팀이 일찍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맨시티가 파리를 처리해주면서, 남은 팀들은 이제 유벤투스의 이름이 빨리 불리길 바라는 마음 뿐인데.
맨시티에 이어, 두 번째 폭탄 처리반이 된 건,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와 유벤투스가 맞붙게 됩니다! 이것 역시 기대되는 매치업인데요!>
유감스럽게도 웨스트 햄이었다.
조 추첨에서 또 한번 한숨을 내쉬게 되는 슈미트 감독.
이거, 참.
웨스트 햄을 이끌고 첫 챔피언스 리그 참가인데, 신고식이 너무 화려한 거 아닌가?
조별예선에선 파리와 바르셀로나를 만나더니, 16강에선 유벤투스라니.
이미 결승급 팀들을 세 팀이나 만나게 되는 웨스트 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한숨을 내쉰 건 유벤투스도 마찬가지였다.
‘하필.’
티비로 조추첨을 지켜보고 있던 유벤투스의 감독, 마리아노 베네타는 이마를 짚었다.
그저 네임밸류로만 따진다면, 웨스트 햄은 그나마 수월한 상대라고 볼 수도 있었다.
조 1위를 차지한, 쟁쟁한 클럽들 가운데서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간판만 봤을 때의 이야기이고.
그 속을 들여다 봤을 때, 웨스트 햄은 오히려 제일 까다로운, 아니 제일 두려운 상대 중 하나였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15연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세를 이어 나가고 있는 웨스트 햄이다.
그 중심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요한이 있고.
지난 해에 있었던 유에파 네이션스 리그의 경기들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베네타 감독의 한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었다.
요한이 이끄는 잉글랜드에게 무참히 깨졌던 이탈리아였고, 이탈리아의 핵심은 유벤투스의 핵심들이었다.
웨스트 햄과 맞붙는 건 처음이지만, 이미 요한에겐 당해본 경험이 있다는 거다.
그러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수밖에.
뭐, 어쨌든 잘 준비해서 이겨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
그래도 웨스트 햄은 챔스 토너먼트가 처음인 팀이고, 토너먼트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무대니까.
<자, 이렇게 16강 대진이 모두 완성 되었습니다. 흥미진진한 경기들이 많은데요.>
이어 조추첨이 이어지면서, 완성된 대진표는 다음과 같았다.
2028/29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 대진
◆바이에른 뮌헨 VS AFC 아약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S 스포르팅 CP
◆리버풀 FC VS 인테르
◆맨체스터 시티 VS 파리 생제르맹
◆레알 마드리드 VS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세비야 FC VS 아스날 FC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VS 유벤투스
◆SL 벤피카 VS 비야레알 CF
16강 조추첨은 12월에 이뤄지지만, 실제 경기는 2월 중순에 시작이 된다.
즉, 현재의 상황으로는 아무도 승자 예측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이야기.
지금은 웨스트 햄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지만, 2월이 되면 팀의 분위기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겨우내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팀의 연승이 깨지며 선수단의 분위기가 암울할수도 있다.
그건 정말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유벤투스와의 경기를 잘 준비하기 위해선, 반대로 눈 앞의 경기들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할 테니.
아무튼, 이렇게 웨스트 햄의 챔스 16강 상대는 유벤투스로 결정이 되었다.
ㆍㆍㆍ
“야, 카펠로. 넌 유벤투스랑 붙어 봤지?”
“당연한 걸 왜 묻는 건가.”
“어느 정도냐? 우리가 못 이길 정도는 아니지? 파리나 바르샤보다 강하냐?”
“글쎄. 네 기준에선 강하다고 볼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 몸의 기준에선 수준 미달이다.”
“뭐야. 잘한다는 거야, 못한다는 거야.”
“사과하지. 청자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말했군. 한 마디로, 유벤투스는 이 몸을 16강에서 떨어트릴 순 없다는 거다.”
“재수는 없지만, 마음에 드는 대답이네.”
웨스트 햄 선수들은 억울할 만도 했다.
무슨 첫 챔스부터 이리 빡빡한건지.
파리와 바르셀로나를 넘어왔더니, 이젠 유벤투스를 상대하란다.
이래서야 조 1위를 차지한 의미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비야레알이나 아스날은 조 2위로 올라와서 벤피카와 세비야를 만나게 됐는데, 기껏 조 1위를 해서 만난 게 유벤투스니까.
그것 때문에 아스날 팬들은 간만에 웨스트 햄 팬들을 놀릴 기회를 잡은 모습이었다.
뭐하러 기를 쓰고 1위 하냐고.
자기들처럼 적당히 2위해서 세비야나 만나지, 라면서.
뭐, 그래봤자 전혀 타격이 없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16강 상대가 유벤투스로 결정이 나면서 울상을 지을만도 한데.
이미 파리와 바르셀로나를 꺾은 경험 덕인지 암울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특히, 카펠로는 유독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
카펠로에겐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카펠로가 유벤투스를 거르고 웨스트 햄을 선택했을 때부터, 유벤투스 팬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었던 카펠로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업을 거르고 중소기업에 간 걸 후회하게 될 거다
└커리어 최악의 선택이 될 거야. 감히 유벤투스를 거르고 웨스트 햄 따위에 가?
└이탈리아의 수치지. 또한 세리에의 수치고.
└솔직히 난 잘됐다고 봐. 카펠로는 거기서도 팀 내 1옵션이 아니잖아? 애초에 유벤투스에 올 만한 녀석이 아니었던 거라고
└어이, 아무리 그래도 1옵션이 아니라고 까는 건 좀 그렇지 않아? 거기 1옵션은 지금 지구 1옵션이라고···
└닥쳐, 첩자 놈아. 너 섬 놈이지?
└저 위에 놈은 웨스트 햄 팬인가? 음침하게 염탐하지 말고, 너희 커뮤니티로 꺼져
└아무튼 카펠로는 후회하게 될 거야. 빅이어를 들어 올릴 기회를 스스로 찬 거라고
유벤투스 팬들의 반응을 보며, 카펠로는 콧방귀를 뀌었다.
멍청한 토리노 녀석들.
카펠로는 이번 16강을 통해, 녀석들이 입을 꾹 다물도록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어허. 다들 너무 멀리 보는 거 아니야? 우리의 이번 주 상대는 유벤투스가 아니라고.”
“그래. 유벤투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린 첼시를 상대해야 해.”
어쨌든, 지금으로써 집중해야 할 건 2월에 있을 유벤투스 전이 아니라, 당장 이번 주에 있는 첼시 전이다.
전반기에 상대하는 마지막 빅 6팀, 첼시.
올 시즌의 첼시는, 확실히 지난 시즌의 첼시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우울한 이적 시장을 보낸 첼시는 그 전력이 꽤나 약화 된 상태.
물론 그 전력 약화의 가장 큰 원인은 현재 웨스트 햄에 있고 말이다.
“벨라미. 너 SNS 비공개로 바꿔놨더라?”
“말도 마. 날 죽이겠다는 DM만 수백 개를 받았어.”
“그러게 그런 인터뷰는 왜 해? 불은 네가 지른거야.”
“재밌잖아.”
“미친놈. 여기가 남미였으면, 넌 진짜 길 가다가 객사했을걸.”
“남미가 아니니까 그랬지. 물론, 여기도 안전한 건 아니다만. 내 뒤엔 해머스들이 있다구?”
벨라미는 참 대단한 배짱을 가졌다.
이번 첼시 전을 앞두고, 도발에 가까운 인터뷰를 했던 벨라미다.
사실 기자 놈에게 유도를 당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대답 자체엔 거짓이 없었다.
-친정 팀 상대하는 셰이 벨라미, 배신자라는 첼시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첼시에 악감정은 없다. 다만, 나는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다.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었을 뿐.”
└첼시는 이기는 팀이 아니란 거야?
└말을 좆같이 하는구만?
└떠날 때도 응원해준 팬들이 많았는데,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아니지
└얘 이사 안 갔지?
└뭐하려고 미친놈아 ㄷㄷ
-첼시 전 자신 있냐는 물음에··· “첼시 선수들을 잘 안다. 훈련장에서 날 어렵게 만들었던 선수는 없었다. 반면, 웨스트 햄 훈련장에서 난 아무것도 아니다. 내 훈련 파트너는 요한이니까.”
└반박하고 싶은데 딱히 할 말이 없냐
└반박을 못 하겠으면, 그냥 앞뒤 없이 욕하면 됨. 벨라미 개새끼
└벨라미 내일 길 가다 똥 밟음
└벨라미 앞으로 식당에서 콜라 시키면 펩시 나옴
└벨라미 바지 주머니에 휴지 넣고 빨래 돌림
그 인터뷰에 첼시 팬들이 살벌해진 건 당연한 일.
그게 무섭기도 했는데, 솔직히 재밌기도 했다.
해머스의 호응이 엄청났거든.
물론, 이렇게 입을 털어 놓았으니.
경기에서 지기라도 한다면 고개를 들긴 힘들 거다.
다만 아무 근거 없이 그렇게 입을 턴 것은 당연히 아니다.
“잘 좀 부탁한다.”
“왜 이러세요.”
“네 두 발에 내 목숨이 달려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거든.”
“알았으니까 그만 만지세요.”
요한의 어깨를 주무르는 벨라미.
근거란 바로 이 녀석이다.
인터뷰에선 센 척을 좀 하긴 했지만, 결국 믿을 건 이 녀석뿐.
“이겨줄 거지? 응?”
“형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이기긴 해야죠.”
“그래. 그거면 됐다.”
벨라미의 목숨이 달려 있는 경기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ㆍㆍㆍ
“살만 하냐? 얼굴 많이 폈다, 너?”
“아니라곤 말 못 하겠네.”
“미안하지만, 오늘은 못 봐준다.”
“미안할 게 뭐 있수. 내가 미안하지. 그래도 세레머니는 자제해볼게.”
“확 경기 중에 똥이나 마려워라.”
스탬포드 브릿지.
첼시와 웨스트 햄 선수들이 터널에서 선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첼시의 주장 마티아스 구스타보와 벨라미는 덕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컨디션은?”
“나? 좋지.”
“넌 안 궁금하고, 인마. 저 녀석 어떻냐고.”
“요한이? 최상일걸?”
“시발, 좆됐네.”
“고생 좀 해봐.”
한숨을 내쉬는 구스타보와 낄낄대는 벨라미.
구스타보뿐만 아니라, 다른 첼시 선수들의 표정도 굳는다.
특히 니클라스 긴터는 사색이 됐다.
“그래도 방심은 하지 마라. 나도 널 죽이려고 준비 많이 해왔으니까.”
“뭐, 좋은 거 있어?”
“글쎄. 보면 알겠지.”
“오, 하나도 안 무서운데.”
첼시에 있던 시절, 벨라미는 구스타보와 요한을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 했었다.
어떻게 하면 녀석을 막을 수 있을지.
이렇게 해야 하는지, 저렇게 해야 하는지.
그러나, 팀을 떠날 때까지도 정답은 찾지 못했던 둘인데.
구스타보는 준비해온 답이 있는지, 나름 자신있는 모습이다.
다만, 벨라미는 전혀 쫄리지가 않았다.
구스타보와 함께 연구를 하면서, 항상 했던 말이 있었다.
“답 없는 거 알아.”
“시끄러워.”
답이 없다.
그게 항상 결론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없을 거다.
구스타보의 말은 허세일 뿐.
“선수 입장!”
미안하지만, 요한이가 있는 이상 스탬포드 브릿지도 두려울 게 없다.
벨라미는 득의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그라운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