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60)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60화(160/202)
< 159화 – 입방정 >
-웨스트 햄 전 앞둔 맨유에 보낸 호날두의 응원··· 근데 듣다 보니 자기 자랑? “내가 뛰던 시절 웨스트 햄에게 지는 건 상상 못해”
└날두형은 이런 말씀 하실 자격 있지 ㅇㅈ
└언제적 말하는 거임? 20년 전?
└팩트) 맨유 시절 호날두는 3회 리그 우승, FA컵 우승, 챔스 우승을 이끌었다
└21/22시즌에는요?
└그땐 맨유가 아니었는데요? 맹구지
└하긴 맨유는 2013년에 해단하고 맹구가 창단됐지 ㅜㅜ
└좆두쉑 열등감 느끼나보네 ㅋㅋ 왜 자꾸 언급하냐
└열등감? ㅋㅋㅋㅋㅋ 1발롱한테 5발롱이 열등감을 느낄 이유가?
└정보) 요한의 리그 최다 득점 기록은 59골로 호날두의 최고 기록을 한참 앞서 있다. 챔스에선 16강까지 16골을 기록하며 호날두의 기록을 깨기 일보 직전이다
└응 5발롱 챔스 5회 우승 ㅋㅋ
└응 좃두 지금 뛰었으면 0발롱 ㅋㅋ 메시까지 있었으면 3인자 ㅋㅋ
└그래서 다시 태어나면 누구?
└요한이요 ㅋㅋㅋㅋ
-17세 요한이 리그 우승한다면 호날두 넘어선다는 시어러 발언에··· 발끈한 호날두, SNS로 저격 “난 이미 리그 7회 우승자··· 그가 우승한다 해도 달라질 것 없어”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애새끼 같네···
└그럼 헛소리 하는데 가만히 참고 있음?
└뭐가 헛소리임? 요한이 호날두 넘은 거 팩트인데
└응 리그 0회 우승 vs 7회 우승 ㅋㅋ
└데뷔한 지 2시즌째인 17살짜리한테 누적을 들이대네 ㅋㅋㅋ 그래서 호날두 데뷔 2년차에 우승 몇 번?
└순수 실력으론 후달리는거 지들도 아는거지 ㅋㅋㅋ
└유로 우승은 왜 빼먹음? 호날두 프로 데뷔 16년만에 겨우 해낸 유로 우승 2년차에 해버림 ㅋㅋ
└심지어 요한은 조별부터 결승까지 전 경기 캐리에 MVP까지 받았지
-심기 불편한 호날두, “그와 나를 비교하지 말라. 나는 역대 최고, 그는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풋내기에 불과.”
└비교는 너가 먼저 시작함;;
└역대 최고인데 왜 같은 시기에 뛰었던 메시보다 발롱이 딸림? 호북공정 ㅅㅂ ㅋㅋ
└역대 최고인데 당대 최고는 아니신 ㅋㅋ 그저 모순 덩어리다, 킹갓두!
└이젠 메시도 모자라서 아들뻘한테도 라이벌 의식 느끼냐··· 추하다
└저런 승부욕이 호날두를 역대 최고로 만든 건데?
└그래서 호날두 vs 요한 둘 중 한 명만 톱에 세워놓으라고 하면 누구 세움?
└이건 호날두 주니어도 요한 고름 ㅇㅇ
└요한 데뷔 2시즌만에 이 정도인데 나중되면 날두 역대 순위 하나 떨어지겠네 ㅜㅜ
맨유와 웨스트 햄의 경기가 다가오자, 호날두의 개인 SNS에 불이 붙었다.
지난 챔스 16강에서 요한이 16골째를 기록하며 시작된 호날두의 견제는,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가려질 수도 있는 이 경기를 앞두고 더욱 거세졌다.
사실 요한을 호날두와 비교하며, 호날두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팬들은 없었다.
호날두가 20년간 걸어온 발자취는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것들이었고, 요한은 이제 막 축구계에 이름을 남기기 시작한 어린 선수였으니까.
요한과 자주 비교당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건 오히려 레알의 페르난도 비에가나 맨시티의 그라나흐 같은, 또래의 라이벌 혹은 같은 포지션 경쟁자들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기록이 깨질 위기에 처한 호날두가 괜히 먼저 나서서 제 발을 저리니, 되려 호날두가 저울대에 선 것이다.
사람들은 요한과 호날두에 대해 비교하기 시작했고, 팬들의 설전은 맨유와 웨스트 햄의 경기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물론, 호날두의 SNS 역시도 말이다.
때문에, 이번 경기는 더욱 더 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웨스트 햄이 맨유를 이기게 된다면, 리그 우승에 한 발이 아니라 두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만약 요한이 웨스트 햄을 이끌고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건 정말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고, 요한의 위상은 하늘 높이 치솟게 될 것이다.
호날두는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팬들과 엄청난 안티 팬들을 동시에 거느린 남자였다.
많은 팬들은 맨유가 웨스트 햄을 저지하고 호날두의 위상을 지켜주길 바라고 있고, 많은 안티 팬들은 요한이 맨유를 부수고 호날두의 자존심을 꺾어 버리길 바라고 있다.
과연 이 대결이 끝난 뒤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이었다.
*
맨유의 감독, 예룬 하우어는 조금 난감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일전, 웨스트 햄과의 맞대결을 앞둔 시점.
상당히 예민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하우어 감독이었다.
그런 하우어 감독에게, 몇몇 외부 인사들이 훈련 참관을 원한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사실 외부 인사라기엔 좀 애매한데, 참관을 하고 싶다는 이들은 구단의 레전드들이었다.
처음엔 거부했었던 하우어 감독이었다.
그들이 훈련에 참관하고 싶어하는 이유가 뻔했으니까.
참관이라기보단, 참견이겠지.
지금의 팀은 오롯이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팀.
누가 와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었다.
그게 이 팀의 레전드들이라 해도 말이다.
그래서 거부했었다.
하지만, 프론트들의 거센 권유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
하우어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일장연설을 하고 있는 레전드란 양반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무엇을 위한 것인가.’
냉소를 머금는 하우어 감독.
이 맨유라는 팀의 사령탑 자리를 많은 감독들이 기피하는 이유가 있다.
이 팀은 인기가 많아도 너무 많고, 덕분에 시어머니 노릇을 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하필 워낙 잘나갔던 시기가 길어서, 레전드라는 사람들만 모아도 스쿼드가 두 개는 나온다.
그 레전드들이 한 마디씩만 해도 머리가 아픈데, 또 허구헌날 나와서 왈가왈부하며 팀을 쥐락펴락하려 든다.
그거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확고한 철학과 강단이 있는 감독을 원한다며 하우어에게 접촉했었던 맨유의 프론트들이다.
그런데, 그랬던 그들이 어려운 일 아니지 않느냐며 저 양반을 훈련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니 웃긴 일 아닌가.
‘그렇게 이 팀에 애정이 있으면, 지가 감독을 할 것이지.’
침을 튀겨가며 웨스트 햄 전을 승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호날두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하우어 감독.
저 양반이 왜 저러고 있는지는 누가 봐도 뻔하다.
정말 맨유의 우승을 원하기 때문일까.
아니.
자신의 위상이 떨어질까봐 무서운 것이겠지.
요한이 그것들을 박살내 버릴까봐 말이다.
‘마음에 안 들어.’
하우어는 요한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니, 어쩌면 공격 능력 쪽에서만큼은 역대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애초에 맨유에 부임했던 이유가, 요한이 더 오래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던 하우어 감독이었으니까.
그래서, 하우어는 호날두가 꼴보기 싫었다.
하지만 어쩔 수 있나.
그걸 원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 경기에선 호날두의 위상이 지켜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웨스트 햄이 우승하도록 놔둬선 안되니까.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요한이 딱 1년만 더 뛴다면, 호날두는 아득히 뛰어넘게 될 것이다.
하우어는 그게 보고 싶었다.
그러니 이겨야 했다.
‘···좀 가라, 이제.’
근데 거, 말 존나게 많으시네.
알아서 지켜줄 테니까, 이제 좀 가시죠.
예?
ㆍㆍㆍ
<리그 1위, 웨스트 햄과 리그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즌 28라운드 경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 경기는 올 시즌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오늘 경기의 결과에 따라, 우승 팀이 결정될 수도 있거든요.>
<현재 양 팀의 승점 차는 6점 차입니다. 웨스트 햄이 승리한다면, 승점 차를 9점 차로 벌릴 수 있습니다. 반면, 맨유가 이긴다면 3점 차로 줄일 수 있고요.>
<9점 차와 3점 차는 하늘과 땅 차이겠죠. 맨유로서는 어떻게든 오늘 경기에 목숨을 걸어야 할 겁니다.>
<오늘 맨유의 승리를 바라는 건 맨유 선수들 뿐만이 아닐텐데요. 오늘 경기를 앞두고, 호날두 전 맨유 선수의 SNS가 화제가 되기도 했죠?>
<요한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 자신의 업적이 더 위대하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요. 글쎄요.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요한이 웨스트 햄을 이끌고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못 넘어설 것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호날두가 오늘 맨유의 승리를 누구보다 원하고 있는 것 일테죠.>
<그냥 스타와, 슈퍼스타의 차이는 오늘과 같은 중요한 빅 경기에서 나옵니다. 과연 요한이 평소와 같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네, 경기 시작됐습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시작된 경기.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렀던 8라운드 경기를 떠올려보면, 맨유는 젊은 선수들을 위시로 한 강한 압박과 피지컬적인 플레이로 웨스트 햄을 당황케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맨유의 선발 라인업은 동일.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시작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을 올라오며 웨스트 햄의 후방을 괴롭혀 주겠다는 모습이 엿보였으니.
다만 달라진 점은 있다.
오늘은 리그 28라운드 경기.
지난 27라운드 동안, 어린 맨유 선수들에게 경험이라는 것이 쌓였다는 거다.
하우어 감독 체제가 완벽하게 자리 잡은 현재의 맨유는, 지난 8라운드 때와는 전술의 완성도 측면에서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에드우드가 볼을 끊어냅니다. 곧바로 전방으로! 애런 다이슨, 슈웃-! 아쉽게 벗어납니다! 맨유의 오늘 경기 첫 번째 슈팅!>
<지금은 전방 압박이 통했죠? 페르토비치의 백 패스가 끊겨 굉장히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웨스트 햄은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좀 더 신중한 플레이가 필요하겠습니다.>
경기 첫 슈팅을 가져가는 맨유.
그렇게 공격을 슈팅으로 마무리한 뒤, 맨유 선수들은 빠르게 자신들의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때문에 휴리첼 키퍼가 롱 킥 대신 짧은 패스로 재차 빌드업을 시작하려 하자, 돌아갔던 맨유 선수들은 다시 빠르게 올라와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에너지 레벨이 느껴지는 맨유의 프레싱.
웨스트 햄의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
“그렇지! 좀 더 강하게 몰아 붙이라고!”
잉글랜드의 한 최고급 호텔.
호날두가 커다란 티비 화면으로 맨유와 웨스트 햄의 경기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경기 초반, 맨유가 경기를 잘 풀어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요한의 모습은 벌써 10분이 지나고 있는데도 보이지 않고 있었고, 호날두의 기분은 매우 흡족했다.
“좋아. 어딜 감히···”
잠깐 짬을 내 휴대폰을 집는 호날두.
자신의 SNS 계정에 사진 하나를 업로드 한다.
전세를 낸 호텔 수영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찍은 셀피 한 장.
그리고 문구 하나를 적어 넣는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여유로운 주말.
지금인 것처럼 올렸지만, 사실 어제 찍어둔 사진이다.
업로드를 마친 뒤 호날두는 다시 티비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매한 것들.
어딜 감히 저런 애송이와 자신을 비교하려 든단 말인가.
자신은 역대 최고의 선수이거늘.
“리그 우승이 쉬운 줄 알아?”
자신과 비교되고 싶다면, 적어도 리그 우승은 하고 와야지.
하지만, 그건 쉽지 않을 거다.
리그 우승은 하늘이 내려주는 것.
영웅적인 면모가 있어야 한다.
자신처럼 말이다.
“이런 경기에서 활약하지 못한다면, 자격이 없지.”
여전히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요한의 모습에, 득의만만하게 웃는 호날두.
맨유가 아주 잘 하고 있다.
기특한 놈들.
역시 훈련장에 찾아가길 잘한 듯 싶다.
역대 최고의 선수인 자신의 조언이 많은 도움들이 되었겠지.
“아무래도 한 잔 해야겠군.”
기분이 좋아진 호날두는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곤 최고급 위스키 한 잔을 들고 다시 티비 앞으로 왔다.
그런데.
“···”
호날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뭐야. 뭐냐고.
주방에 다녀온 그 잠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왜 중계 화면의 스코어가 바뀌어 있는 거냐고?
15:28
MU 0 – 1 WHU
그리고, 카메라는 왜 저 녀석을 잡고 있는건데?
<요한이 환상적인 골을 터뜨립니다! 말문을 턱 막히게 만드는 원더 골! 중요한 경기에서 더 강해지는 슈퍼스타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여유로운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는 요한의 모습과, 호들갑을 떨어대는 해설자.
“···Foda-se!”
호날두는 리모콘을 집어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