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62)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62화(162/202)
< 161화 – 미래 준비 >
PL 28라운드 전 경기 종료 기준 순위표
1위 웨스트 햄 26승 2무 0패 승점 80점
2위 맨체스터 Utd 23승 2무 3패 승점 71점
3위 맨체스터 시티 21승 4무 3패 승점 67점
4위 리버풀 FC 19승 5무 4패 승점 62점
5위 아스날 FC 16승 7무 5패 승점 55점
6위 첼시 FC 15승 5무 8패 승점 50점
7위 토트넘 핫스퍼 14승 7무 7패 승점 4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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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햄이 맨유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양팀의 승점 차는 9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이제 웨스트 햄은 맨유의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3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승리를 거둘 경우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맨유와의 승점 차가 9점이기 때문에, 3경기를 패배하게 되면 승점이 동률이 되겠지만.
양팀의 골득실에서 역시 웨스트 햄이 앞서 있기 때문에 그래도 웨스트 햄이 우승할 수 있다.
승점이 동률일 경우 골득실을 따져 우승 팀을 가리기 때문이다.
반면 맨유는 2위 자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8라운드에서 승점을 1점도 따내지 못하면서 맨시티와의 격차가 고작 승점 4점.
심지어 아직 두 팀간의 맞대결이 남아 있는 상태다.
게다가 맨시티는 웨스트 햄과의 맞대결 역시 남겨두고 있으니.
아직 맨시티에게도 우승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위의 두 팀과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다른 경기들에서도 승점을 절대 잃어선 안된다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기는 해도 말이다.
어쨌든 맨시티처럼 리그 우승을 많이 해본 팀의 저력은 후반기로 접어들수록 나타나는 법.
실제로 지난 시즌에 그것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지난 시즌엔 올 시즌처럼 승점 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었으나, 어쨌든 웨스트 햄이 시즌 초부터 쭉 1위 자리를 지켰으나 후반기에 들어 맨시티에게 자리를 내주며 우승 역시 내줬었다.
축구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다.
참 특이한 게, 토너먼트는 토너먼트라 변수가 가득하고.
리그는 리그라서 변수가 가득하다.
토너먼트는 단기전이기에 객관적 전력이 약한 팀이 강팀을 잡아내는 이변이 나오기 쉽다.
반면, 리그는 경기 수가 많기에 이변이 반드시 한 번은 나오게 되어 있다.
강팀이라고 해도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순 없는 법이니까.
아무튼, 아직까진 이렇게 삼파전이다.
웨스트 햄, 맨유, 맨시티.
좀 아량을 베풀면 리버풀까지도 끼워줄 수 있겠지만, 리버풀은 상위 3팀과의 맞대결에서 패배가 많아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
여기서 앞으로의 일정만 놓고 본다면, 가장 유리한 건 맨유일 수도 있었다.
웨스트 햄과 맨시티는 모두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해 있다.
또한 그 상대들도 각각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로, 8강에서 가장 어려운 대진을 코앞에 두고 있다.
반면 맨유는 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
현재 웨스트 햄이 진행 중인 대회는 총 세 개다.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스 리그, 그리고 FA컵.
슈미트 감독을 비롯한 내부 관계자들은, 이 3개 대회의 중요도를 순서 그대로로 생각하고 있었다.
리그 다음이 챔스, 챔스 다음이 FA컵.
FA컵은 64강 경기에서도 유스 선수들을 기용했었기에 사실상 버리는 대회라 봐도 무방하고.
챔스는 최선을 다하긴 하겠지만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난이도가 너무 높다.
반면 리그는 현재로서 트로피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대회다.
가장 높은 가능성을 가장 중요히 생각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
뭐, 리그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꼭 현재 순위가 1위라서 그런 건 아니다.
요한이 때문이지.
요한이가 리그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니 말이다.
이번엔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요한이 있으니, 리그 우승이 가장 유력할 뿐이다.
아무튼, 리그는 3분의 2지점을 넘어 이제 10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남은 10경기가 어쩌면 요한의 마지막 리그 10경기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변한 건 없다.
모든 경기를 이긴다.
그뿐이었다.
ㆍㆍㆍ
“오랜만에 보네. 우리 아카데미의 최고 자랑.”
“예. 오랜만이네요. 여기.”
맨유와의 경기가 끝난 뒤.
웨스트 햄의 다음 일정은 FA컵 32강 전.
이 경기엔 후보 선수들과 유스 선수들이 명단을 이루어 출전하게 된다.
따라서 주전 선수들은 대부분 휴식을 부여 받았고, 요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 요한에게, 슈미트 감독이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원할 때 언제든 훈련 하루를 빼줄 테니, 아카데미에 가서 일일 마스터 클래스를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리그 우승이 가시권 안에 들어온 지금.
요한은 은퇴하면 그만이라지만, 다음 시즌에도 웨스트 햄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들에겐 고민이 많았다.
지금의 웨스트 햄에서 요한이 빠지게 된다면, 팀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현재 팀의 요한 의존도는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애초에 스쿼드부터가 요한을 위해 만들어진 스쿼드라 봐도 무방했고, 그에 따른 전술, 팀내 주급 체계 등등.
팀의 모든 것이 요한을 위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한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야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때문에 미래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결국, 결론은 요한이 있을 때 최대한 빨아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빨아 먹자는 것이었다.
이게 표현이 좀 그렇긴 한데, 말이야 맞는 말이다.
요한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 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
오늘 마스터 클래스는 그 미래 준비의 일환이었다.
현존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직접 해주는 교습.
유스 선수들에게 이런 특권이 어디 있겠나.
어떠한 경험보다도 더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뭐부터 하면 될까요?”
“일단은, 몸도 좀 풀 겸 애들이랑 같이 미니 게임 몇 번만 뛰어줘. 그냥 설렁설렁.”
“예.”
“좋아. 삐익-! 모두 집합!”
유스 아카데미의 감독, 브라이언 맥웰이 선수들을 불러모으자 선수들이 빠르게 헤쳐 모인다.
인원이 상당히 많다.
원래부터 명성이 자자해 웨스트 햄의 유스 아카데미는 항상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최근 1년 동안은 유례없는 호황기였다.
과거, 황금 세대들을 배출한 직후보다도 더 말이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여기 출신인 요한이 성인 무대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으니까.
이젠 잉글랜드 안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서도 많은 유망주들이 축구를 배우러 온다고 한다.
이 중 몇몇은, 바르셀로나나 바이에른 뮌헨 같은 좋은 유스 팀을 가진 곳에서 눈독을 들였던 유망주들도 있다고.
아무튼, 그런 아이들은 모두 초롱초롱한 눈빛을 빛내며 요한을 바라봤다.
사실 나이는 다들 엇비슷하다.
요한과 말이다.
요한보다 눈에 띄게 어린 아이들도 많지만, 요한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문제일까.
발롱도르 위너인데.
“요한과 함께 미니 게임을 할 거다. 다들 어때. 기대가 되나?”
“예-!””오우, 쉿-!”
폭발적인 아이들의 반응에 맥웰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은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각자 짜여진 팀에 맞춰 조끼를 입었고, 맥웰은 요한에게 초록색 조끼를 건넸다.
아이들 중 절반은 빨간 조끼를 입었고, 절반은 파란 조끼를 입었다.
초록색 조끼의 요한은 어느 팀에도 속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두 팀 모두에게 속한다.
이른바 ‘코모딘’ 역할.
코모딘은 영어로 번역하면 ‘조커’다.
미니 게임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공격을 진행하는 팀에 속해 플레이하면 된다.
당연히 이 역할은 에이스가 맡게 된다.
그래야 이쪽이나 저쪽이나 효과적으로 훈련이 될 테니까.
아이들은 초록 조끼를 입은 요한을 보며, 설렘 가득한 얼굴로 훈련을 준비했다.
“적당히만 놀아줘. 혹시라도 다치면 큰일 나니까.”
“네.”
맥웰은 요한의 어깨를 두드려주었고, 요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님이 적당히 하라니, 적당히 해야지.
애들 다치면 안되니까.
아, 물론 맥웰이 다치면 안된다고 지칭한 건 요한이었지만.
*
“허억, 허억···!”
“후우-”
미니 게임의 인원은 7대7.
여러 개의 조들이 로테이션을 하며 게임을 뛰었다.
그러는 동안, 요한은 계속해서 게임에 참여했다.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요한의 체력이 괴물이어서냐, 하면 그건 아니다. 요한의 능력치 중 유일하게 평범한 게 체력이다.
다만, 애초에 지칠 일이 없었다.
요한은 그저 가운데에 서서, 도사 놀음하듯 힘을 빼고 툭툭 뛰고 있었다.
그렇다고 대충 했다는 거냐, 하면 그것도 또 아니다.
대충 했다기보단, 말 그대로 가볍게 했다.
그리고, 그걸로도 유스 선수들의 입에서 감탄, 혹은 욕설이 나오게 만들기 충분했다.
“내가 첫 빠따다. 다들 잘 지켜보라고. 내가 발롱도르 위너의 공을 빼앗는걸.”
많은 아이들의 목표는 하나였다.
요한의 공을 빼앗아 보는 것.
평생의 자랑거리가 될 게 분명했다.
때문에, 아이들은 모두 작정하고 요한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아오! 젠장!”
“응, 누구나 계획은 그럴싸하쥬? 처맞기 전까지는.”
그 야심찬 계획에 성공한 아이는 없었다.
그저 설렁설렁 힘을 빼고 움직이는데도, 요한에게서 공을 빼앗는 건 불가능이었다.
그런 면에서, 공격 포지션의 아이들은 목표를 이루기가 훨씬 쉬웠다.
파아앙-
뻐어어엉-!
철썩-!
“으아아아앗! 해냈다! 요한 경이 나한테 어시스트를 했다고!”
요한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은 아이들은, 마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다.
솔직히 그럴만하지.
발롱도르 위너와 패스를 주고받아 골을 넣는다니.
이건 평생 우려먹어도 될만한 자랑거리니까.
“진짜, 클래스 쩐다···”
“프리미어 리그의 벽은 높구나···”
“야, 저게 그냥 프리미어 리그 레벨로 보이냐.”
“아니 내 말은, 저런 괴물을 상대하는 선수들 말이야. 그동안은 되게 바보 같다고 느꼈는데, 그 사람들도 진짜 괴물이었어. 심지어 경기에선 100퍼센트를 다하는 요한을 막는 거잖아.”
아이들은 쉬면서도 요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모두 요한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담아두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유스 선수들에겐, 지금이 꿈만 같은 순간이었다.
*
미니 게임 훈련이 끝난 뒤엔, 간단한 개인 강습 시간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요한에게 궁금했던 것이나, 배우고 싶었던 걸 물어보기 위해 줄을 섰고.
요한은 한 명씩 아이들-혹은 형들-을 봐줬다.
“제 이름은 테오구요. 어, 제가 궁금한 건요. 팀 훈련 말고, 개인 훈련 시간에 어떤 식으로 슈팅 훈련을 하시는지가 궁금해요.”
“···미안. 따로 훈련은 안 해.”
“무회전 잘 차는 꿀팁 좀 알려줘요!”
“발등으로 여기를 이렇게 차면 돼.”
“···그게 다예요?”
“기다리는 수비를 하는 상대를 돌파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가요?”
“상대가 기다리면, 먼저 돌파하면 돼.”
“넓은 시야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요.”
“운동장을 넓게 보렴.”
솔직히, 그다지 도움이 되는 시간은 아니었다.
한 가지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그저 요한이 좋은 코치가 될 수 있는 재능은 없는 것 같다는 것뿐이었다.
뭐, 흔한 얘기라면 흔한 얘기다.
천재는 가르치는 것에 소질이 없다는 거.
어쩔 수가 없다.
그냥 태어날 때부터 되길래 하는 건데, 어떻게 방법을 가르쳐 주겠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질의응답 시간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뜻깊은 시간이긴 했다.
이렇게 요한과 같은 슈퍼스타와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흔치 않은 것이니.
이후 요한은 아이들과 유로 결승전 때의 기분이 어땠는지, 제일 짜릿했던 골은 무엇이었는지, 챔스 첫 경기 때 느낌은 어땠는지 등등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근데, 우승하면 진짜로 은퇴할 거예요?”
“응.”
“너무 아쉽다. 좀만 더 뛰면 안 돼요? 내가 그 실력이면, 50살까지 뛸 것 같은데.”
“너, 스트라이커라고 하지 않았어?”
“맞아요.”
“그럼, 내가 은퇴해야 너한테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
“헉. 꼭 우승하길 바라겠습니다.”
아무튼, 일일 마스터 클래스는 다 같이 단체 사진을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마지막까지도 아이들의 얼굴에 설렘과 기쁨이 가득했던 걸 보면, 나름 성공적인 클래스가 아니었을까.
“와줘서 고맙고. 그, 어떻게 좀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나?”
“눈에 띄는? 음···”
맥웰의 물음에 요한이 집에 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을 한 번 둘러 보았다.
그러더니, 요한은 한 아이를 가리켰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여기서 제일 어린 녀석이라고 했던 건 기억 난다.
이제 막 열 살이 됐다고 했었나.
“쟨 잘 데리고 있으셔야겠는데요?”
“역시 그렇지? 저 꼬맹이, 바르셀로나에서 넘어왔어. 요한 경의 광팬이라서.”
요한 때문에 미래 걱정을 해야 하는 웨스트 햄이지만.
어쩌면 요한 덕분에, 웨스트 햄은 미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