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75)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75화(175/202)
< 174화 – 악당 퇴장 >
“야아아아! 내 동생!”
“아들! 아니, 축구 영웅!”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요한.
“···”
요한은 형과 아빠의 격한 환영에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멋있었어! 첫 골은 개쩔었다니까! 챔피언스 리그 역사에 남을 골이라고!”
“네가 축구의 근본을 지킨거다. 장하다, 장해!”
“호들갑들은···”
시큰둥한 척 하긴 하지만.
사실, 뭐 기대하긴 했다.
이런 가족들의 반응들.
경기 전에 워낙 꼭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난리를 떨었었으니까.
그렇게 원하는 대로 해줬으니.
이 정도 리액션은 나와야지.
“결승 가즈아!”
“챔스 결승이 눈앞이다!”
너무도 기뻐하는 형과 아빠를 보며 풋, 하고 미소를 짓는 요한.
AT 마드리드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만,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했다.
이들이 원하니까.
그리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으니까.
“들어갈게요.”
“그래, 푹 쉬어!”
“고생했다, 아들!”
축구를 하면서 보람 있는 게 딱 하나 있다면, 바로 이런 거였다.
ㆍㆍㆍ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0대3 대패는 큰 화제를 낳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축구 팬 모두가 기다렸던, 악당의 말로였으니까.
-요한 반 해트트릭··· AT 마드리드, 올 시즌 첫 3점 차 패배
└개꿀 ㅋㅋㅋㅋㅋ 꺼억
└안티 풋볼 처형식 잘 봤습니다
└속이 다 시원하더라! 요한 최고!
└발렌시아 팬인데, 라리가 팬들을 대표해서 웨스트 햄과 요한에게 감사합니다.
└나도 웨스트 햄 팬은 아니고, 그냥 한 명의 축구 팬인데 요한에게 감사함. 덕분에 재밌는 결승을 볼 수 있을 것 같음
└물론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AT 마드리드는 이제 가망이 없지.
-프리미어 리그 수준 낮다던 마르코 다린 감독, 경기 후 인터뷰 거부하고 경기장 빠져나가
└PL이 좃으로 보였냐?
└마 이게 프리미어 리그의 무패 팀이다 ㅋㅋㅋㅋ
└자신만만하더니 머가리 깨졌죠?
└어서와 해머스는 처음이지?
└프리미어 리그가 강한 게 아니다. 웨스트 햄이 강한 거다. 타 팀 팬들은 나대지 말도록
└ㅅㅂ 그래도 가오 살더라··· 뭐랄까, 우리 반 1짱이 옆 학교 일진 줘패는 거 보는 기분?
└아 우리 담당 일진이 제일 쎄다고~ ㅋㅋㅋ
-‘마라도나, 메시의 재림’ 요한 반의 50미터 단독 질주··· 인생 골 작렬
└글쎄다. 인생 골이라기엔 멋있는 골들이 워낙 많아서
└지리긴 했지 ㅋㅋㅋ 보고서 벙쪘음
└눈을 의심하긴 함 ㄷㄷ 저게 어떻게 가능한 건가 싶어서
└그 자리에서 쌌음
└가버릴만한 골이었지
-아틀레티코 미드필더 디오고 데 파울, 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
└그러게 왜 까불어 ㅋㅋㅋㅋ
└지가 덤비고 지가 시즌 아웃 당하네
└라리가엔 요한 같은 괴물이 없거든. 거긴 고상한 축구를 하는 곳이니까.
└요한이가 잘 피해서 망정이지, 부상이라도 당했으면 어우
└그랬으면 데 파울은 시즌 아웃이 아니라 인생 아웃 당했겠지. 여기서 살아 돌아가지 못했을 거임
-AT 마드리드, 2차전 희망 있나? 3점 차 뒤집으려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그럼 고유의 색깔 잃어··· 딜레마에 빠진 AT 마드리드
└걍 또 거북이 모드 하다가 혼자 죽어라
└2차전엔 요한 안내보냈으면··· 이판사판으로 달려들까봐 무서움
└데 파울 태클 봤지? 저 새끼들 뭔 짓 할지 모른다. 드러운 놈들
└데 파울 그 새낀 사후 징계까지 받아야 함. 발목 정확히 노리고 들어가는 거 봤지? 요한이 시즌 아웃 당할 뻔 했다
└AT는 걍 끝났음. 홈이고 뭐고 절대 3골 이상 못 넣음
└자승자박이지. 요한을 과소평가한 대가다. 달게 받아들여라.
-웨스트 햄 결승 진출 확률, 도박사들의 예측은? 90퍼센트 이상으로 크게 상승
└그래도 다행이다. PL 팀 한 팀은 결승 가겠네
└이번 시즌 PL이 망했다고? 어쩔웨스트햄~
└최후의 용사 해머스가 간다!
└이렇게 되면 레알 대 웨스트 햄인가
└레알은 아직 모르지
└비야레알이든 레알 마드리드든 어쨌든 레알이잖음
└아무나 올라와라 머가리 깨준다
웨스트 햄의 승리에 유럽 축구계는 위 아 더 월드였다.
AT 마드리드를 리그와 컵 대회에서 마주쳐야 했던 라리가 팬들은, 어느 라리가 팀들도 하지 못했던 대승을 거둬주어서 고마워했고.
프리미어 리그 팬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리그의 1위 팀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며 내심 뿌듯해 했다.
또한, 외부에 알려지지 않긴 했지만.
UEFA 회장인 안톤 쉬레거는 요한을 유에파의 수호자라며 기뻐했다고 한다.
작년 유로 때도 요한 덕분에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었는데, 이번에도 AT 마드리드를 탈락 위기로 내몰았으니까.
현재 상황에선 누구나 레알 마드리드와 웨스트 햄이 결승에서 맞붙길 기대하고 있다.
그 기대 대로 매치업이 성사된다면,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는 굉장히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게 분명했다.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3대1 승리···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
웨스트 햄이 AT 마드리드를 박살내는 동안, 스페인에선 레알 마드리드가 비야레알을 혼쭐 내줬다.
올 시즌 레알이 자신들의 홈 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패배한 적은 단 한 번.
극강의 홈 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그들이기에, 대이변이 없는 한 2차전도 레알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의 결승전은 독일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이라는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로드 투 베를린.
현재까지는, 레알 마드리드와 웨스트 햄이 베를린에 한 발 더 가까이 있었다.
ㆍㆍㆍ
“근데 레알 애들 되게 웃기네.”
“뭐가?”
“우리가 이긴 걸 기뻐하고 있는데요?”
“버르장머리가 없구만.”
현지 커뮤니티와 기사들을 둘러보던 로한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웨스트 햄의 승리 소식에 많은 축구 팬들이 기뻐한 건 당연한 일이다만.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도 반가워하고 있었다.
결승에서 AT 마드리드를 만나는 것보다 웨스트 햄을 만나는 편이 낫다면서 말이다.
“아무리 올 시즌 AT 마드리드 상대로 전적이 안 좋다지만···”
“안 좋아?”
“리그에서 두 번 만나서 2무, 컵 대회에서 1승. 안 좋다고 하긴 뭐하지만, 만날 때마다 까다로웠나봐요.”
“레알이 1승 2무 했을 정도면 안 좋은 게 맞긴 하네.”
레알은 올 시즌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1승 2무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리그에서 딱 두 번을 비겼는데, 그 두 번이 모두 AT 마드리드.
그 두 경기 모두 0대0 무승부였다.
아무래도 AT 마드리드의 질식 수비에 고전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렇지. 우릴 만나는 게 낫다고?”
“아직 몰라서 그런가 보다.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면 맞아야죠.”
괘씸한 일이다.
레알 팬들의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부디 2차전에서 승부가 뒤집히지 않길 바라는 반응들이 꽤 많았다.
행여나 AT 마드리드가 결승에 올라오는 일이 없길 바란다는 거다.
그들의 근거는 간단했다.
일단 상성 상 AT 마드리드보다 웨스트 햄이 훨씬 낫다는 것.
이 두 팀의 스타일 차이는 극명하다.
AT 마드리드는 밸런스가 수비 쪽에 극단적으로 쏠려 있는 팀이고, 웨스트 햄은 공격 쪽에 쏠려 있는 팀이다.
이런 스타일을 봤을 때, 레알이 상대하기 쉬운 쪽은 웨스트 햄이 맞다.
때문에 이해가 아주 안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4강 1차전을 보고도 그런 소릴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웨스트 햄은 레알이 쩔쩔맸던 AT 마드리드를 무참히 박살냈다.
흥.
요한이가 두렵지도 않나?
“뭐, 원하는 대로 됐으면 좋겠네요.”
“디펜딩 챔피언을 이기고 새로운 챔피언이 되는 것도 멋진 그림이지.”
좋아.
바라는 대로 올라 가주지.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라고, 친구들.
ㆍㆍㆍ
“감독님. 레알이 결승 상대로 웨스트 햄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린 아직 결승 진출을 하지 않았는데요. 레알은 했답니까?”
슈미트 감독의 인터뷰처럼.
어찌 되었든, 아직 결승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매우 여유가 있는 상황인 것은 맞으나, 방심해선 안될 이유도 많다.
4강 2차전이 열리는 곳은 상대의 홈.
또한 처음 경험해보는 스타디움이다.
상대는 절박한 상황이고, 그렇기에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
웨스트 햄은 강한 팀이지만, 한 가지 약점이 있다면 그것은 경험이었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보다 더 당황할 수밖에 없고, 침착함을 유지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2차전 90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이야기고, 그러니 방심해선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1차전 이후 일주일 뒤.
AT 마드리드의 홈 구장인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2차전이 열렸다.
1차전의 복수를 원하는 수만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1차전 퇴장을 당했던 데 파울이 출장하지 못하구요. 3점 차라는 큰 점수 차의 압박도 큽니다. 그럼에도, 일단 경기는 지켜봐야겠죠.>
AT 마드리드의 상황은 확실히 암울하다.
그나마 먼저 홈에서 털렸던 뮌헨보다는 나은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막상 그렇지도 않은 게.
큰 점수 차를 뒤집어야 하는 상황인데 이럼 수비적인 전술을 사용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팀의 장점을 살릴 수가 없다.
본인들이 제일 잘 하는 걸 할 수가 없는 상황.
마르코 다린 감독의 고민이 깊었을 것이다.
공격적으로 나서느냐.
아님 원래대로 하다가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 것이냐.
<역시, 지금은 수비적으로 할 때가 아니라는 거죠.>
아무리 다린 감독이 지독하디 지독한 사람이라지만.
이런 상황에서마저 수비나 하고 있을 순 없었다.
결국 AT 마드리드는 강하게 전방 압박을 하며, 본래 본인들의 스타일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게 AT 마드리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챔피언스 리그 4강은 1, 2차전이 고작 일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치러진다.
2차전을 준비할 시간이 매우 적다는 것.
1차전 패배 이후 AT 마드리드는 다른 방식의 플레이를 준비했지만, 경기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어딘가 엉성했고 완성도가 떨어졌다.
사실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만은 아닐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런 건 다 핑계에 불과하고.
그냥 결승에 갈 만큼의 실력이 부족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쉽사리 득점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AT 마드리드. 그나마 실점도 없다는 게 다행일까요. 벌써 시간은 전반 30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전반 30분까지 0대0의 흐름이 지속 되었고, 홈 팬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하지만,
그 전반 30분까지가 오늘 경기를 통틀어 가장 희망적인 시간이었다는 걸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전반 33분, 요한의 4강 네 번째 골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27호골! 이번 시즌 전 경기 공격 포인트 기록에 성공하는 요한!>
0대3이 0대4가 되자, 모든 희망은 사라지고 없었다.
희망이 사라진 AT 마드리드는, 결국 또 추태를 부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한 건 알겠다만, 그래도 하면 안 될 플레이들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어,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입니다!>
AT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미겔 카사스의 거친 태클로 시작된 양 팀 선수들의 신경전.
AT 마드리드 선수들은 어차피 못 이길 거, 화풀이라도 하겠다는 듯 사납게 달려들며 웨스트 햄 선수들을 위협했다.
그러나,
이 신경전에서도 AT 마드리드는 패배하고 말았다.
싸움이 번질 기미가 보이자, 벨라미가 얼른 요한을 데리고 왔고, 요한이 등장하니 상황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경고가 3장이나 주어집니다. 미겔 카사스, 데올로페우가 경고를 받았고, 요한도 경고를 받았군요.>
그 정리 과정이 좀 많이 과격하긴 했어서, 요한도 경고를 한 장 받긴 했는데.
뭐, 값진 경고였다.
그 이후로, AT 마드리드 선수들이 병실에 누워 있는 데 파울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녀석이 왜 시즌 아웃을 당했는지, 그들은 자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경고 한 장도 받게 됐고.
미친 AT 마드리드 놈들이 뭔 짓을 할 지도 모르기에.
요한은 전반 종료와 동시에 교체되었다.
어차피 4점 차의 격차는 요한이 없어도 충분히 지킬만했다.
실제로, 그러했다.
<좀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한 점을 따라갑니다!>
후반 22분, AT 마드리드가 한 점을 만회하긴 했지만.
<다니엘레 카펠로! 환상적인 프리킥! 아름답습니다!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놓습니다!>
그로부터 5분 뒤.
카펠로의 그림 같은 프리킥이 작렬하며 경기는 사실상 끝이 났다.
<경기 끝났습니다! 웨스트 햄! 웨스트 햄이 사상 첫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합니다!>
웨스트 햄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