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86)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86화(186/202)
< 185화 – 가장 화려한 >
<경기 시작됐습니다. 먼저, 양 팀의 선발 라인업부터 빠르게 살펴 드리겠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CF]포메이션 : 4-3-3
GK 루카 카세레스
DF 안토니오 데라로사
DF 후안 곤잘레스 (C)
DF 헤수스 아스파스
DF 헤나투 밍게스
MF 디에고 카사스
MF 토마스 스테인
MF 페르난도 비에가
FW 파브리시우 Jr
FW 킬리안 음바페
FW 알바로 요렌테
<감독 : 델라 마르퀴뇨스>
───────요렌테───────
음바페─────────파브리시우
─────────────────
───────비에가───────
────스테인───카사스────
데라로사──────────밍게스
───곤잘레스───아스파스───
─────────────────
───────카세레스──────
<다음은 웨스트 햄의 선발 라인업 입니다!>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FC]포메이션 : 4-4-2
GK 제프 휴리첼
DF 셰이 벨라미
DF 다니 기마랑이스
DF 마틴 페트로비치
DF 미카엘 옌킨슨
MF 팀 고든 (C)
MF 조너선 네이슨
MF 제이콥 버클리
MF 다니엘레 카펠로
FW 조슈아 베일리
FW 요한 반
<감독 : 미하엘 슈미트>
──────────요한─────
────베일리──────────
네이슨───────────버클리
──────────카펠로────
──────고든─────────
페트로비치─────────옌킨슨
────벨라미──기마랑이스───
─────────────────
───────휴리첼───────
요한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
레알은 4-3-3의 전형으로 나서고, 웨스트 햄은 4-4-2의 전형으로 나선다.
양 팀 모두 최상의 전력으로 임한다.
허를 찌르는 선수 기용이나 변칙적인 포메이션 변형은 없다.
둘 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자신들의 베스트 일레븐이 그대로 나왔다.
즉,
양 팀 모두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우리 팀이 더 강하다고.
우리의 축구를 100퍼센트 할 수만 있다면, 지지 않을 것이라고.
<천천히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웨스트 햄. 레알은 전방 압박을 하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결승이라는 무대의 공기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것일 겁니다.>
<특히 웨스트 햄이 말이죠.>
<맞습니다. 레알이나 웨스트 햄이나 이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겠습니다만, 결승 특유의 분위기는 결국 같죠. 레알은 이 공기를 느껴봤고, 승리해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반면 웨스트 햄은 처음이구요.>
<그렇다는 건, 웨스트 햄이 초반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이겠군요.>
해설자의 말대로, 초반이 중요하다는 건 양 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
웨스트 햄은 비교적 조용히 초반을 넘기고 싶어하고, 레알은 초반에 사고를 터뜨리고 싶어한다.
그게 초반 양상에서 드러난다.
천천히 공을 돌리며 호흡을 안정시키고 싶은 웨스트 햄, 놔두지 않겠다는 듯 강하게 전방 압박을 시작하는 레알 마드리드.
파아앙-
파아앙-!
좌우 풀백들이 양 옆으로 넓게 벌려 서고, 골키퍼와 센터백들을 꼭짓점으로 삼각 대형을 그리며 패스를 주고 받는다.
레알의 쓰리톱은 모두 스피드가 발군인 선수들.
그들의 실제 수비 능력과는 별개로, 그 스피드 하나만으로 수비수들에겐 부담인 존재들이다.
수비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지금처럼 압박을 풀어 나와야 하는 때에도 똑같다.
그들이 마치 위협하듯 전력으로 압박을 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굉장히 급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여기!”
어딘가 불안해 보였는지, 카펠로가 깊게 내려와 콜을 했다.
파아앙-!
카펠로에게 공을 전달하는 휴리첼.
곧바로 압박이 조여드는데,
‘까불지 마.’
타타탓-!
카펠로가 유려하게 돌아선다.
턴 동작 하나로 상대 공격수들의 압박을 풀어내고 전진하기 시작하는 카펠로.
“우와아아아-!”
카펠로의 좋은 탈압박에 웨스트 햄 관중석 쪽에서 탄성이 일었다.
사실 선수들만큼이나 해머스들도 초긴장 상태다.
이런 무대에 응원을 오는 게 처음이니까.
때문에 평소라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도 큰 탄성이 일었다.
그리고,
그것은 카펠로에게 큰 자신감이 되었다.
“헤이-!”
뻐어어어엉-!
과감하게 전진 패스를 찔러 넣는 카펠로.
요한에게 향하는 패스다.
하지만,
촤아아아아-
미리 읽고 있었다는 듯, 디에고 카사스가 슬라이딩 태클로 패스를 끊어냈다.
파아앙-
공을 따낸 카사스는 곧바로 비에가에게 공을 연결했고,
뻐어어어엉-!
비에가는 오른쪽 측면으로 긴 전환 패스를 연결했다.
파아앙-!
레알의 우측 윙어, 파브리시우 주니오르에게 정확히 연결되는 공.
자연히 형성되는 파브리시우와 페트로비치의 1대1 구도.
파브리시우는 상당히 자신감 있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벗겨냅니다, 파브리시우!>
브라질 대표팀의 신성, 파브리시우는 브라질의 다음 세대 최고의 재능이자, 최고의 드리블러라 불리는 선수.
그의 유연하고도 저돌적인 움직임에, 페트로비치가 녹아내렸다.
순식간에 뚫려 버리는 오른쪽.
박스 오른편까지 도달한 파브리시우는 과감히 슈팅을 때렸다.
뻐어어어어어엉-!
촤아아아아아-
파 포스트를 향해 낮게 깔아차는 슈팅.
다행히,
파아아아앙-!
각을 좁히며 나왔던 휴리첼이 뻗은 발에 공이 튕겼고,
슈우우우웅-
굴절된 공은 위로 높게 떠서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벗어납니다! 휴리첼의 슈퍼 세이브! 그러나 아주 위협적인 첫 슈팅을 만들어내는 파브리시우! 전반 4분 만에 좋은 찬스를 만들어낸 레알입니다!>
웨스트 햄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레알 팬들은 아쉬워하다 박수를 보냈다.
“쏘리, 쏘리.”
“괜찮아. 집중하자!”
페트로비치는 진땀을 흘리며 손을 들어보였다.
자신의 실수로 시작부터 게임이 터질 뻔했다.
젠장.
역시 만만치 않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옌킨슨과 함께 집중적으로 훈련했던 페트로비치였다.
레알의 양 날개는 개인 능력만으로 사이드를 녹일 수 있는 자원들이었으니까.
음바페와 파브리시우, 이 둘은 월드 클래스 풀백들도 상대하기 벅차하는 공격수들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자신이 이 게임을 망칠 수도 있다.
페트로비치는 자신의 두 뺨을 때리며 정신을 집중했다.
<레알의 코너킥. 비에가가 준비합니다.>
이어지는 레알의 코너킥.
뻐어어어엉-!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낸 비에가의 코너킥이 날카롭게 문전으로 향한다.
슈우우우웅-
파아앙-!
다행히 공을 낚아챈 건 휴리첼.
“올라가!”
휴리첼은 곧바로 전방을 향해 공을 던졌다.
그러나, 카펠로가 카사스에게 몸싸움을 밀리며 공을 잡지 못한다.
공의 소유권은 다시 레알에게로.
“흠···”
경기를 지켜보던 슈미트 감독은 턱을 쓰다 듬었다.
*
“급해! 급하다고! 젠장, 옌킨슨! 옆으로 전달 해! 천천히 하라고!”
제이미 코치는 일찌감치 목이 쉬었다.
원래도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목소리를 온전히 전달하는 건 쉽지 않다.
그라운드는 넓고, 경기장은 시끄러우니까.
오늘은 더욱 그랬다.
양 팀의 응원 열기가 뜨거울수록 제이미 코치의 목소리를 묻힐 수밖에 없었고, 제이미 코치는 더 악을 써야 했다.
“흥분하면 안 되는데.”
“으음.”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벤치에 털썩 주저앉는 제이미 코치.
다들 흥분감이 고조된 게 보인다.
당연하겠지.
처음 느껴보는 결승전의 분위기, 그리고 시작부터 몰아치는 상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닐 거다.
카펠로나 휴리첼이 저지른 실수가 거기서 기인했다.
아까, 카펠로가 좋은 턴으로 압박을 벗겨냈을 때. 조금은 천천히 하며 템포를 조절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카펠로는 오로지 전방만을 바라보며 패스를 했고, 당연히 쉽게 읽혀 패스가 끊기고 말았다.
그 덕분에 상대에게 역습을 내줬고, 위험한 장면이 노출 되었다.
휴리첼도 마찬가지다.
상대 코너킥을 캐칭한 뒤, 동료들이 각자 제 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시간을 끌어줘야 했다.
근데,
빠르게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는지 급하게 공을 처리했고, 역시나 공격권을 다시 내주고 말았다.
이 모든 게 선수들이 평소보다 훨씬 고양되어 있다는 증거다.
그래도 차분해져야만 한다.
문제는, 레알의 템포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거다.
그 템포에 맞춰가다 보면, 천천히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는 거고.
<카사스, 토마스 스테인에게. 스테인, 왼쪽으로 전달합니다. 내려와서 공을 잡는 음바페.>
레알은 역시나 좌우 공격을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일단 사이드로 공을 보내고, 윙어들에게 풀백과 적극적으로 1대1을 하도록 한다.
<음바페, 여의치 않자 뒤로.>
물론 예상한 바이기에, 네이슨과 버클리가 내려와 협력 수비를 붙어주는 것으로 대응책을 세웠다.
이런 지공 상황에서는 그나마 대비가 된다.
다만,
막아야 할 게 사이드 뿐만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비에가, 순간적으로 치고 나갑니다!>
왼쪽의 음바페가 버클리의 관심을 끌고 가자, 중앙의 비에가가 자유롭게 공을 달고 전진한다.
처진 공격수인 조슈아 베일리가 내려와 중앙의 인원을 보충해주고 있었지만, 베일리나 카펠로나.
단단한 수비를 기대하기란 어려움이 있는 선수들.
심지어 비에가는 수비력이 좋은 파이터 형 미드필더들 상대로도 쉽게 전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사이드는 두 명 이상이 붙어주지 않으면 언제든 돌파에 득점까지 가능한 선수들이 배치되어 있고.
중앙에도 전진과 킬러 패스가 가능한 에이스 미드필더가 있다.
네이슨과 버클리가 아무리 활동량이 넓다지만, 몸이 두 개씩은 있어야 할 판이다.
‘이래서···’
어금니를 깨무는 슈미트 감독.
이래서 약간은 변칙적인 선발 기용도 얘기가 나왔던 거다.
요한과 베일리의 투 톱 대신, 베일리를 빼고 수비수인 루카스 시모네를 미드필더로 기용해 중원의 수비력을 보강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런 식의 변화를 준 전술은 시즌 중 시도해 본 적이 없다.
해보지 않은 걸 다른 경기도 아니고, 결승에서 시도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비에가, 오른쪽으로 찔러줍니다! 잘 봤습니다! 아, 그러나 페트로비치의 좋은 태클! 몸을 날려 패스를 라인 바깥으로 걷어냅니다. 레알의 스로인.>
<계속해서 레알의 공격이 이어지네요. 여기서 득점이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가 경기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불안하지만, 일단 실점만 내주지 않는다면 그래도 괜찮아 보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실점 만큼은 내주지 않아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초반의 분위기는 확실히 상대에게 내줬지만, 이런 흐름에서 득점을 가져가지 못하면 상대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거다.
버텨야 한다···!
<밍게스의 스로인. 파브리시우, 중앙으로 내주고, 비에가가 리턴! 파브리시우, 크로스! 지나갑니다! 음바페!>
철썩-!
···씨발, 조졌다.
*
“우와아아아앗-!”
<음바페! 선취골을 터뜨립니다! 파브리시우의 땅볼 크로스를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고, 뒤에서 쇄도하던 음바페가 이걸 마무리합니다! 전반 11분, 1대0! 앞서가는 레알!>
음바페가 선취골을 터뜨렸고, 슈미트 감독은 이마를 짚었다.
이른 실점만 내주지 않는다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하기 무섭게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파브리시우와 비에가가 원 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측면을 부쉈고, 크로스가 워낙 빨라 문전에서 저지가 안 됐다.
그걸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음바페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상대가 잘한 골이었다.
때문에,
“정신 차려! 좀만 더 집중하자고! 귀 열고! 서로 하는 말 들어! 말을 많이 하란 말이야!”
제이미 코치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곤 있지만, 사실 수비의 실책이라고 볼 순 없었다.
아무리 수비가 좋은 팀이라도 방금 상황에선 쉽지 않았을 거다.
다만, 타이밍이 최악인 게 문제다.
“Hala Madrid!”
높아지는 레알 팬들의 목소리.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가 더욱 문제.
아직 결승의 공기에 다 적응하지도 못했는데, 상대의 분위기로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그래, 한 골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여기서 두 골까지 차이가 벌어지게 되면, 이 게임은 걷잡을 수 없어질지도 모른다.
“뒤로 물러서.”
“예?”
“들어가 있어 봐.”
“아, 예.”
결국 벤치에 일어난 슈미트 감독이 직접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왔다.
제이미 코치를 물러 세운 슈미트 감독은, 우렁차게 소리쳤다.
“요한-!”
자길 부르는 소리에 요한이 이쪽을 쳐다보자,
“집어 넣엇-! 1초라도 빨리!”
슈미트 감독은 회심의 전술을 전달했다.
요한아, 해주라.
제발.
사실 슈미트 감독이라고 긴장 상태가 아닌 것은 아니었다.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이것뿐인 게 안타까울 정도로 정신이 없다.
지든 이기든 우리의 축구를 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아닌 것 같다.
이거, 지면 무조건 후회가 남을 거다.
그러니까, 해줘.
“···”
다행히, 요한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