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93)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93화(193/202)
< 192화 – 삼사자 군단! >
마치 일일 용병처럼, 웨스트 햄 선수들과 함께 뛴 요한.
경기는 3대1 승리였고, 웨스트 햄이 득점한 3골 중 2골이 요한의 골이었다.
스스로 느끼기에, 확실히 몸 상태가 예전과 같진 않았다.
좀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고, 지구력도 꽤 떨어졌다는 게 느껴졌다.
다행히 형이 걱정하던 것처럼 10분 뛰고 헉헉 거리는 일은 없었지만, 전반 막판 쯤이 되자 호흡이 가빠오는 게 느껴졌으니.
하지만, 애초에 요한이 체력으로 먹고 살던 선수가 아니었다는 게 중요했다.
있는 체력을 어떻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잘 써야 하는지를 요한은 잘 알고 있는 선수였다.
심지어 은퇴 후 복귀했다지만 여전히 열여덟 살의 나이다.
대부분의 또래 선수들이 유스 팀에 속해 있을 나이.
때문에, 체력 문제가 치명적으로 느껴질 만큼 큰 문제라고 보이진 않았다.
또한,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사실 뭐 3년, 5년 쉰 것도 아니고.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정도였지 않나.
이 정도 기간은 은퇴를 하지 않은 선수들도 겪는 정도의 공백이었다.
시즌 아웃을 당할 정도의 부상을 입으면 이 정도 쉬는 경우가 있지 않나.
물론 그 정도로도 감각이 많이 떨어지기엔 충분하지만, 요한의 감각은 그저 타고난 것이라는 게 중요했다.
어떠한 훈련으로 얻은 게 아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감각.
그게 한순간에 사라질 리가 없다.
요한의 골 감각은 작년 그대로였고, 중요한 찬스에서 해결해주는 해결사의 모습은 달라진 게 없었다.
“요한이는 요한이구나.”
“신을 의심하면 안 되지.”
어디까지나 월드컵을 위한 단기 복귀였기에, 다시 웨스트 햄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는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하지만, 팬들은 매우 기뻐했고, 감동을 받았다.
몇몇 팬들은 눈물을 보이고 있을 정도였다.
요한이 그라운드에 있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족했다.
또한,
요한과 위대한 대업을 이뤄냈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고.
“잠깐이나마 다시 함께 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월드컵 때 보자구.”
“결승에서 보자. 우리가 먼저 기다리고 있으마.”
“헤헤, 불쌍한 놈들. 난 얘랑 같이 간당.”
“부럽다, 벨라미.”
제일 신난 건 뭐 벨라미다.
벨라미는 대표팀에서도 요한과 함께 뛸 수 있게 됐으니까.
다들 그런 벨라미가 부럽기 그지없다.
아무튼, 요한은 요한이었고.
1년의 공백이나 조금 변한 체형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요한을 등에 업은 잉글랜드의 등장에, 월드컵에 참가하는 모든 팀들은 벌벌 떨어야 할 듯 했다.
ㆍㆍㆍ
-크리스 라니스터 감독, 월드컵 대표팀 최종 26인 엔트리 발표··· 요한 반 포함
-이게 어떻게 된 일? 올 시즌 1경기 뛴 요한 반, 발롱도르 배당률 순위에 이름 올려··· 수상 가능성은 낮지만 팬심 확인
-삼사자 군단, 세인트 조지 파크 입소 완료!
-잉글랜드 대표팀, 덴마크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현지 출국 예정
-[평가전] 잉글랜드 3 : 1 덴마크, 요한 반 45분 출전, 2골 폭발
-단번에 해갈된 골 가뭄··· 클래스는 영원하다
-삼사자 군단, 결전의 땅 스페인 입성!
-오는 12일, 세네갈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조별 예선 시작··· 잉글랜드, 조 1위 진출 목표
ㆍㆍㆍ
형 : 우리 결승전 티켓까지 다 예매한 거 알지?
형 : 우린 무조건 결승까지 보고 갈 거니까
형 : 너 혼자 집에 가기 싫으면 무조건 결승까진 가야 됨
형 : 아니다
형 : 무조건 우승!!
형의 문자를 확인한 요한은 어깨를 으쓱였다.
뭐, 대충 한 두 경기 뛰고 말 거였으면 복귀를 하지도 않았을 거다.
애초에 복귀를 최종적으로 결심한 것도, 웃는 시간이 줄어든 가족들의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어서였으니까.
최대한 많이 뛰어야, 가족들이 웃는 시간도 늘어나겠지.
그러려면, 결승까진 당연히 뛰어야 할 거고.
꼬르륵-
“···”
숙소 침대에 누워 있던 요한은 배를 쓰다 듬었다.
쩝.
근데 한 편으론 또 빨리 대회가 끝났으면 싶기도 하다.
배가 고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입이 좀 심심하다.
방금 막 식사를 하긴 했는데, 영 입에 맞지 않았다.
살코기 위주의 고기, 생선, 그리고 채소들.
다시는 쳐다도 보지 않겠다던 그 식단을 또 하고 앉았으니.
복귀를 후회하면서도 일단 배가 고프니 왕창 밀어넣긴 했던 요한이었다.
“그래도 효과가···”
웃통을 벗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 요한.
거울 앞에 서서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며 눈 바디를 체크한다.
복귀를 마음 먹은지 3주 정도 됐나.
그 사이에 살이 꽤 많이 빠졌다.
사실 따로 한 건 없었다.
그저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걸어 다니고, 대충 좀 뛰고, 군것질을 줄인 게 전부.
근데 그것만으로도 체중이 5킬로그램 이상 줄었다.
꼬르륵-
하긴.
방금 먹은 밥도 이미 다 소화시켜 버리는 몸뚱이인데, 군것질만 줄여도 알아서 살이 빠지겠지.
“좀 가볍긴 하네.”
입이 심심한 이 느낌이 달갑진 않지만, 그래도 몸이 가벼운 느낌은 나쁘지 않다.
“읏차.”
요한은 다시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흐음···.”
월드컵.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대회라.
요한은 마라도나라는 옛날 선수의 영상에서 봤던 장면들을 떠올렸다.
화면 너머로도 느껴지던 열기.
축구가 아니라 마치 전쟁 같던 그 모습들.
축구로는 모든 정상을 찍어 봤기에, 아무련 미련도 없는 요한이었다.
하지만, 과연 월드컵은 다를까.
묘한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요한은 스스로에게 이런 기분이 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ㆍㆍㆍ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를 하여, 이베리아 월드컵이라고도 불리는 2030 월드컵.
FIFA 월드컵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이 참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기존 A조부터 H조까지 있던 조 편성이 A조부터 P조까지로 대폭 늘어났다.
한 조에 속하는 팀은 세 팀.
이 세 팀 중 1, 2위 두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3위 팀은 탈락이 된다.
잉글랜드는 세네갈,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C조에 속했다.
어차피 이 조에서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거야 문제가 없고, 목표는 무조건 1위로 진출해 D조 2위와 32강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D조엔 브라질, 일본,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속해 있다.
이변이 없다면 브라질이 1위를 차지한다 생각해봤을 때, 1위로 진출하느냐 2위로 진출하느냐에 따른 온도 차가 상당히 크다.
브라질을 만나느냐, 일본 혹은 남아공을 만나느냐니까.
아무튼, 조 1위를 못 할 걱정은 전혀 없는 잉글랜드였다.
조별 예선은 그저 평가전의 연장 선상으로 여길 뿐.
목표는 최대한 요한의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뿐이었다.
분명 요한이 에버튼 전이나 덴마크와의 평가전에서 클래스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왔다고 볼 순 없었다.
안 그래도 적었던 활동량은 더 적어진 상태였고, 풀타임을 온전히 소화하긴 힘들어 보였다.
결국 체력 문제라는 건데, 경기를 뛰다 보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ㆍㆍㆍ
<안녕하십니까, 전 세계 축구 팬 여러분. 이곳은 에스타디오 발라이도스. 오늘은 C조 조별 예선 첫 경기, 잉글랜드와 세네갈의 경기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별 예선 첫 경기, 세네갈과의 경기는 RCD 에스파뇰의 홈 구장인 에스타디오 발라이도스에서 열렸다.
“It’s coming home!”
“Let’s go! The three lions!”
발라이도스 경기장은 만원 관중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잉글랜드를 응원하는 팬들, 세네갈 팬들, 그리고 오로지 요한을 직접 보기 위해 찾은 팬들로 북새통.
“요한!”
“와, 실제로 보니까 더 크다.”
경기 전 몸을 풀 때부터, 그 수많은 관중들의 시선은 오로지 요한에게로 쏠려 있었다.
심지어 세네갈 팬들마저 요한에게 눈을 떼지 못 할 정도.
그럴 수밖에 없다.
요한은 세계 최고의 스타고, 심지어 은퇴했다 돌아온 스타였으니.
<사실, 월드컵엔 여러 잔혹사들이 있습니다. 그 중, 슈퍼스타들에 관한 잔혹사들도 많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월드컵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던 슈퍼스타들은 의외로 적습니다. 오히려,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최악의 활약을 보여준 경우는 훨씬 많죠.>
<과연 요한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월드컵이란 무대는 굉장히 특수하다.
리그나 챔피언스 리그, 유로 같은 대회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특히, 슈퍼스타들에겐 말이다.
역사가 그렇다.
월드컵 직전 시즌까지 대단한 활약을 보였던 선수들도, 막상 월드컵에선 죽을 쑤는 경우가 다반사.
특히 가장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은 슈퍼스타는, 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준 사례보다 부담에 짓눌려 제 기량에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는 사례가 훨씬 많다.
과연, 요한은 그런 잔혹사를 겪지 않을 수 있을지.
<세네갈의 선축으로 경기 시작됐습니다!>
시작된 경기.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9개의 아프리카 팀들 중 피파 랭킹이 두 번째로 높은 팀이었다.
아프리카 팀들 특유의 탄력과 피지컬, 스피드로 중무장한 세네갈은 그들의 별칭인 ‘테랑가의 사자들’이 찰떡인 팀.
때문에 잉글랜드로서도 방심은 금물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방심 따위를 할 틈도 없긴 했다.
경기 초반, 세네갈의 공세가 굉장히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케이타, 그대로 슛! 골대를 살짝 비껴갑니다! 무서운 슈팅!>
<상당히 과감하네요. 세네갈 선수들은 먼 거리에서의 슈팅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걸 수비가 인지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세네갈은 굉장히 즉흥적인 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잘 짜여진 전술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와 스피드 등으로 변수를 만들어내고, 그 돌발적인 상황에서 과감한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 팀.
아프리카의 돌풍은 상당히 무섭다.
그 바람이 한 번 불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잉글랜드가 세네갈에게 생각보다 고전하고 싶지 않다면, 절대 세네갈 선수들의 ‘흥’이 올라오게 해선 안 됐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거칠게 달라붙습니다. 피지컬 적인 싸움으로 세네갈의 흐름이 끊기도록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세네갈 선수들이 만만치는 않거든요.>
이에 잉글랜드가 선택한 방법은 피지컬적인 압박.
반칙의 개수를 쌓더라도, 세네갈 선수들을 강하게 눌러 놓으며 흐름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인데.
<마마두 케이타, 뚫고 나옵니다! 힘이 상당합니다!>
이게 쉽게 통하진 않았다.
오히려 세네갈 선수들의 힘에 잉글랜드 선수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거칠게 달려드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반갑다는 듯, 세네갈 선수들은 더욱 거칠게 맞부딪히며 기세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에서, 결국 또 해결사로 나선 건 요한이었다.
<벨라미, 전방으로 길게. 요한, 거친 자리 다툼을 펼칩니다!>
모든 경합 과정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들던 세네갈 선수들이었다.
그것은 요한에게도 마찬가지.
벨라미의 롱 패스가 요한에게 향했을 때도, 세네갈 수비수들은 겁 없이 덤벼들었다.
“흐읏!”
“야하!”
세네갈의 센터백 라인은 나단 에부에와 살리우 사르.
둘 다 리그앙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고, 요한과 한 번도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커억!”
“으헥!?”
요한과 몸을 접촉해보고 난 뒤, 둘의 얼굴은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처음 느껴보는 압도적인 힘.
둘은 모두 공중에서 중심을 잃은 채 나가떨어졌고, 요한은 도도히 공을 따낸 뒤 몸을 돌려 골대를 바라봤다.
센터백 둘이 한 번에 나가떨어졌으니, 그 다음에야 볼 것도 없었다.
<고오오오오올-! 요한 반! 이번 대회 첫 골!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을 신고합니다!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요한!>
<없네요. 이 선수에게 의심이란 없어요. 무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어떤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요. 삼사자 군단의 송곳니이자 가장 날카로운 발톱! 요한 반입니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대 구석을 갈랐고, 그것이 요한의 월드컵 첫 골이 되었다.
요한의 월드컵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C조 1경기] 잉글랜드 3 : 1 세네갈
-요한 반 2골 72분 맹활약··· 공백은 없었다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스 리그, 유로 득점왕 보유한 요한 반, 월드컵 득점왕도 시동··· 한 대회 역대 최다골 기록 수립 가능할까
-[D조 1경기] 브라질 3 : 0 일본
-[E조 1경기] 아르헨티나 2 : 0 뉴질랜드
-[J조 1경기] 프랑스 3 : 0 북마케도니아
-[C조 2경기] 세네갈 2 : 0 우즈베키스탄
-[C조 3경기] 잉글랜드 4 : 0 우즈베키스탄
-잉글랜드, 2승으로 C조 조 1위 32강 진출··· 상대는 D조 2위 일본
-32강 상대 일본, 경계해야 할 점은?
-잉글랜드 만난 일본 네티즌 반응··· “타스케테 구다사이! (살려주세요!)”
-일본과 만나게 된 잉글랜드의 요한 반, 한국 팬들이 난리 난 이유는?
-일본 스즈키 잇페이 감독의 비장한 각오··· “정신력으로 이기지 못할 상대는 없다. 울트라 닛폰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줄 것.”
-잉글랜드 크리스 라니스터 감독, “조별 예선이 한 경기 더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