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195)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195화(195/202)
< 194화 – 삼사자 군단! >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네덜란드 우루과이의 승자와 8강에서 맞붙게 됩니다.>
<음. 오늘 중계 화면으로도 유난히 두드러지는 양 팀의 차이가 있는데요. 뭔지 눈치 채셨나요?>
<멕시코 선수들이 유난히 작아 보이네요.>
<맞습니다. 양 팀의 평균 신장 차이가 꽤 나는데요. 프로필 상으로, 잉글랜드는 평균 신장이 184센티미터로 큰 편이고요. 멕시코는 178센티미터로 작은 편입니다.>
<평균이 6센티나 차이난다는 건, 꽤 큰 차이네요.>
<특히나, 멕시코의 센터백 라인이 수비수치곤 큰 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요한이 공격수치고 사이즈가 큰 선수라는 점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새롭게 업데이트된 요한의 신장은 191센티미터인데요. 오늘은 거의 2미터처럼 보입니다.>
요한은 은퇴 후에 늘어난 건 몸무게만이 아니었다.
키도 더 컸다.
현역 시절, 요한의 프로필 키는 188센티미터.
해리 케인과 똑같았다.
그러나 이후 3센티가 더 컸고, 요한은 결국 190센티가 넘는 자이언트 베이비가 되었다.
오늘 멕시코 선수들과 나란히 서 있는 요한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요한이 크긴 크다는 게 더 체감이 되었다.
멕시코는 평균 신장이 32강 때 만난 일본 대표팀보다도 작은 팀.
일본은 의도적으로 큰 선수들을 뽑은 경향이 있지만, 멕시코는 키와 상관없이 대표팀을 꾸렸기에 그렇기도 했다.
<오늘 멕시코는 후방에서의 롱 킥, 측면에서의 크로스, 그리고 세트피스를 상당히 조심해야 하겠는데요.>
<요한의 제공권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신장이 가장 큰 세르비아도 압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실제로 지난 유로 때 보여줬죠. 멕시코 수비수들로서는 굉장히 힘들 겁니다.>
<그래도, 오히려 빠른 스피드로 상대할 경우에는 더 이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진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너무 편파 중계는 할 수 없잖습니까. 전 세계인이 즐기는 월드컵인데.>
멕시코도 신장에서의 열세를 분명 의식하고 있었다.
그들이 내놓은 해답은 스피드.
어차피 팀에서 제일 큰 선수들을 세워놓는다 해도 요한과의 제공권 싸움은 되지 않는다는 걸, 멕시코의 로드리게스 감독은 알고 있었다.
때문에 측면과 중앙 모두 빠르고 대인 마크가 좋은 선수들로 배치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원천 차단하는 것.
그리고 요한이 공을 잡고 돌아섰을 때, 최대한 스피드로 따라붙는 것이다.
<잭 프라이스, 왼쪽으로. 레프트백 대니 화이트가 높이 전진해 있습니다. 역시 측면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으로 보이죠?>
<멕시코도 좌우 윙어들을 내려서 윙백처럼 활용하네요.>
치열하게 벌어지는 측면 싸움.
확실히 멕시코도 만만치는 않다.
사이드 자원들의 체력도 좋고, 스피드도 있고, 투지도 넘친다.
이번 대회만큼은 지겹도록 길고 길었던 16강 징크스를 깨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시 뒤로 내줍니다. 쉽게 돌파를 시도하지는 못하는 잉글랜드. 멕시코의 대항이 격렬합니다.>
꽤나 거친 멕시코의 압박에 쉽게 전진하지 못하는 잉글랜드.
멕시코 선수들은 적절한 파울을 섞어가며 사이드만큼은 내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었다.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 보이는데.
당연하게도, 라니스터 감독은 이러한 멕시코의 대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럴 경우의 플랜도 준비해둔 상태.
간단했다.
상대가 사이드 수비를 빡빡하게 세운다면, 요한을 사이드로 옮기면 될 일이었다.
“싹 다 정리해라, 요한!”
라니스터 감독의 지시에 요한이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를 왼쪽으로 옮겼다.
“···”
그러자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하는 멕시코의 오른쪽 라인.
다른 선수들이야 어떻게든 비벼보긴 하겠다만, 요한은 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실제로, 요한이 앞을 가로막고 서자.
멕시코의 라이트백 가브리엘 보네타는 시야가 차단되어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 거대한 등이 마치 절벽처럼 느껴졌다.
“쳇!”
어쩔 수 없이 요한 주변을 빙글 돌아 한 발짝 앞선 위치에 자리를 잡는 보네타.
시야와 자리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음?’
그것은 실수였다.
뻐어어어어엉-!
잭 프라이스의 패스가 왼쪽으로 향했다.
선수들의 머리 위를 살짝 넘기면서, 공간을 향해 뿌리는 로빙 스루 패스.
그 패스에 보네타가 아차하며 몸을 돌렸지만,
“컥!”
보네타는 거대한 벽에 얼굴을 처박고 말았다.
요한의 거대한 등이 이번에도 보네타를 환영해주고 있었다.
자승자박.
타타타탓-!
공을 향해 달리는 요한과 보네타.
그래도 보네타는 작은 만큼 민첩성이 있는 선수고, 끈질긴 투지도 가진 선수였다.
요한의 등에 가로막히긴 했지만, 보네타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 요한에게 달려들었다.
아웃 코스로 앞서 가려는 시도도 해보고, 팔로 유니폼을 끌어 당기기도 했다.
그 모습이 상당히 애처로워 동정이 갈 정도였지만, 요한에겐 귀찮을 뿐.
타타타탓-!
날파리가 앵기는 듯, 성가신 보네타를 떼어놓고자 요한이 스피드를 올렸다.
성큼성큼 달리는 요한.
그러자,
불과 몇 보폭만에 요한과 보네타의 거리가 크게 벌어졌다.
스피드로도 안 된다니.
보네타는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왼쪽을 잘 파고 들었습니다!>
순식간에 박스 왼편까지 치고 들어간 요한.
상대 센터백들이 마중을 나온다.
요한이라면 분명 마무리까지 이어갈 것이라는 걸 아는 듯, 잔뜩 몸을 움츠리는 수비들.
“자리 잡아!”
“왼쪽!”
“중앙!”
세 명의 수비가 요한을 막아섰다.
센터백 둘에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각자의 자리를 비워둔 채 오로지 요한을 막기 위해 세 명이나 동원되었다.
각자가 선택지 하나씩을 맡는 모습이었다.
한 명은 정면.
한 명은 왼쪽, 한 명은 오른쪽.
물론 뒤에서도 보네타가 좀비처럼 뒤따라오고 있다.
완전히 포위된 상황.
하지만, 그 포위된 상황이 요한이라면 수비는 절대 착각해선 안 된다.
자신들이 요한을 완전히 가둬두었다고.
어차피 요한이 한 방향을 정하면, 1대1인 건 똑같으니까.
타타탓-!
요한의 선택은 주저함이 없었다.
정면.
거침없이 정면을 향해 치고 들어가는 요한.
정면을 막고 있던 센터백 무르히요가 다급히 뒷걸음질을 치지만, 소용 없다.
요한의 달려드는 속도가 워낙 빨라, 뒷걸음질로는 자리를 지킬 수 없었다.
결국 좌우를 막고 있던 녀석들까지 뒤늦게 합세해보려 하지만, 요한은 이미 녀석들을 지나친 상태였다.
<엄청난 팬텀 드리블!>
마치 유령처럼 상대를 뚫고 들어간 요한.
그 짧은 사이에 팬텀 드리블을 친 요한은,
뻐어어어어엉-!
파 포스트를 보고 가볍게 감아차기를 시도했고,
슈우우우우웅-
철썩-!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다.
<고오오오올-! 요한 반! 오늘도 연속 득점을 이어갑니다! 이번 대회 8호골!>
아주 간단했다.
요한에게 향하는 공을 막기 위해 사이드 수비를 강화한다?
그럼 요한을 사이드로 보내면 그만이었다.
<지난 일본전 때도 말씀 드렸던 것 같은데요. 누구나 계획은 다 있습니다.>
<일본도 생각이 없어서 그렇게 당한 게 아니었지요.>
*
멕시코는 요한을 막지 못했다.
요한이 왼쪽,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길 때마다 그 쪽에서 균열이 일어났고, 수비 밸런스가 와장창 무너졌다.
심지어, 요한은 그러면서 다양한 패턴을 보여주기도 했다.
<환상적인 패스였습니다! 요한의 기가 막힌 어시스트! 그리고 잭 프라이스의 마무리!>
전반 31분.
오른쪽 사이드를 파고든 요한이 자신에게 모든 수비가 이끌린 걸 확인한 뒤 절묘한 컷백을 내줬고, 그걸 잭 프라이스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그 혼잡한 상황에서 프라이스의 위치를 보고, 수비 다리 사이로 빼내는 패스는 일품.
<이 선수, 정말 똑똑한 선수입니다. 단순히 피지컬로만 축구를 하는 선수가 아니에요.>
<동료들도 활용할 줄 알죠. 요한은 미드필더로 뛰어도 세계 최고일 겁니다.>
정작 요한이 거기서 패스를 내준 건, 시간이 흐를수록 숨이 가빠오고 움직이기가 더 귀찮아졌기 때문일 뿐이었지만.
그게 멕시코의 정신을 나가게 만들었다.
<전반전은 이렇게 잉글랜드가 2대0으로 앞선채 마무리됩니다.>
경기는 후반전으로 이어졌다.
후반전에 들어섰다고 해서, 멕시코가 우위에 설만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는 점점 더 쉬워졌다.
멕시코 선수들의 체력은 꽤 뛰어난 편이었지만, 전반전 내내 강하게 압박하고, 한 발 더 뛰느라 체력이 보다 빠르게 고갈된 상태.
특히 요한 같은 거대 괴수와 몸을 섞는다는 건 정말 진이 빠지는 일이었다.
후반에 들어서자마자 멕시코 선수들의 발은 눈에 띄게 느려진 상태였고, 이를 공략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다.
<요한 반! 머리로 한 골을 추가합니다! 이번 대회 9호 골!>
후반 1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요한의 추가 골이 터지며 경기는 3대0이 되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였는데, 그걸 문전에 다이렉트로 붙였고, 요한이 고공 점프로 찍어눌러 버렸다.
그 먼 곳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이런 세트피스를 해버리니, 멕시코로서는 전의상실.
답이 없었다.
<잉글랜드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요한이 그라운드를 빠져나옵니다.>
요한은 후반 19분, 메이슨 매과이어와 바톤을 터치하고 교체되었다.
이후,
경기는 무난하게 흘러갔고.
<지안카를로 로사노! 로사노가 한 점을 만회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합니다, 멕시코!>
<10개 대회 연속 16강이라는 대기록에 1분을 남겨두는 멕시코!>
<경기 끝났습니다! 스코어 3대1! 잉글랜드가 멕시코를 잡고 8강으로 갑니다!>
<대기록이 작성됐습니다! 멕시코는 이번에도 8강에 가지 못합니다!>
멕시코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기뻐할 수가 없었다.
ㆍㆍㆍ
-[16강] 잉글랜드 3 : 1 멕시코
-[16강] 네덜란드 2 : 0 우루과이
-[16강] 스페인 2(1) : 2(0) 세르비아
-[16강] 브라질 3 : 0 덴마크
-[16강] 이탈리아 2 : 1 크로아티아
16강이 끝나고, 두 명의 해머스가 짐을 싸야 했다.
마틴 페트로비치의 세르비아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스페인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연장에서 선수층의 두께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또,
미카엘 옌킨슨의 덴마크는 다니 기마랑이스의 브라질에게 완패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래도, 경기가 끝난 뒤 기마랑이스가 위로하고 옌킨슨이 축하해주는 장면은 퍽 감동적이었다.
아무튼, 이젠 8강 대진이 완성되었다.
◆잉글랜드 vs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vs 스페인
◆브라질 vs 독일
◆프랑스 vs 이탈리아
월드컵 역사에서도 몇 번 없을 듯한 알찬 대진이 짜여졌다.
전통의 강호들이 모두 8강에 진출했고, 이 여덟 개 팀들의 우승 회수만 다 합쳐도 20번이 될 정도.
2030 스페인ㆍ포르투갈 월드컵은 점점 역대급 대회가 되고 있었다.
ㆍㆍㆍ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유럽 지역 예선에서 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네덜란드는, 본선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벨기에, 에콰도르와 함께 ‘죽음의 조’라는 F조에 속했던 네덜란드는, 자기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듯 2승으로 가볍게 32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32강에선 사우디아라비아를 손쉽게 완파.
16강에선 남미 3강 중 하나인 우루과이를 무찌르며 8강에 올라섰다.
이렇게만 봐도 압도적인 전력이라는 걸 알 수 있지만, 본선에서의 경기 스코어를 보면 네덜란드의 전력은 더욱 체감이 된다.
vs 벨기에 3 : 1 승
vs 에콰도르 4 : 0 승
vs 사우디아라비아 5 : 1 승
vs 우루과이 2 : 0 승
4경기에서 14득점, 그리고 2실점.
골득실이 무려 +12다.
이는 8강에 진출한 8개 팀 중에서도 최상의 수치.
네덜란드의 공수 밸런스는 완벽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평가받고 있는 상태다.
이엔 예룬 하우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게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
하우어 감독은 맨유와 계약을 해지하고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 네덜란드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황금세대를 구축했다.
특히, 수비의 핵심인 리버풀의 데릭 데 클라잉은 모든 경기에서 8점 이상의 평점을 받으며 완벽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데 클라잉은 이번 8강을 앞두고 이를 갈고 있는 상태였다.
웨스트 햄을 만날 때마다 자신에게 무력감과 굴욕감을 줬던 요한.
녀석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다른 선수들은 요한의 은퇴를 모두 환영했었지만, 데 클라잉 만큼은 아니었다.
데 클라잉은 요한을 꼭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 복수의 기회가 사라져 아쉬워하고 있던 찰나.
요한이 복귀했고, 하필 8강이라는 길목에서 마주했다.
데 클라잉에게 이것은 절호의 기회였다.
지난 1년간, 데 클라잉은 더욱 성장했다.
이번 시즌 PL 리그 베스트에 당당히 이름도 올렸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적기였다.
쉼 없이 성장한 자신.
그리고, 은퇴 후 복귀한 요한.
이건 질 수가 없는 싸움.
데 클라잉은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