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202)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202화 (완결)(202/202)
< 201화 – 할 만큼 했다 (完) >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한 팀이었다.
인간들이 모여 만든 팀들 중에선 말이다.
그러나 잉글랜드엔 신이 있었기에, 브라질은 우승 팀이 될 수 없었다.
<오 마이 로드! 요한 반이 다섯 골째를 집어넣었습니다! 혼자의 힘으로!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잉글랜드를 구해내는 요한 반!>
<이게 어찌 한 사람의 힘이란 말입니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기적입니다! 신이 행하는 기적!>
<브라질은 선수단 전원이 월드 클래스인 최강의 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엔 신이 있습니다!>
요한이 기어코 역전 골을 터뜨리자.
그라운드 위에 있던 브라질 선수들은 모두 쓰러져 낙담했고, 브라질 관중들 역시 할 말을 잃고 머리를 감싸 쥐거나 믿을 수 없다는 듯 눈물을 흘렸다.
반면, 잉글랜드 선수들은 수백 억의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들이 아니라, 대여섯 살짜리 꼬맹이들처럼 순수하게 환호하며 요한에게 달려갔다.
그라운드 위에 있던 선수들뿐만 아니라, 벤치에 있던 선수들, 그리고 터치 라인 근처에서 몸을 풀고 있던 선수들 전부.
“으아아아아!”
“요하아아안!”
모두가 요한에게 달려들었고, 요한의 모습은 곧 선수들에게 파묻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됐어요··· 요한이가···”
“요한이가··· 역대 최고다···”
로한과 반석호는 더 기뻐하거나 소리를 지를 힘도 없는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힘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월드컵 본선에서 매 경기 말도 안 되는 활약을 보여줬고, 심지어 결승전에선 혼자 다섯 골을 넣으며 역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다니.
게다가, 이 모든 걸 은퇴로 1년의 공백기를 가진 다음에 해내다니.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 선수가, 역대 최고라는 것에 대해.
“삐익, 삐이익, 삐이이이익-!”
이윽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경기 끝났습니다! 5대4! 잉글랜드가 요한의 다섯 골에 힘입어 브라질을 물리치고!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합니다! 잉글랜드가 우승했습니다!>
잉글랜드가 2030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ㆍㆍㆍ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결승전’ 잉글랜드, 5대4로 브라질 꺾고 64년 만에 우승
-브라질엔 월드 클래스 쓰리톱이 있었지만··· 잉글랜드엔 한 명의 신이 있었다
-[Photo] 월드컵 들어 올리는 자랑스러운 선수들!
-’64년 만에 드디어 집으로···’ 조국 잉글랜드 품에 안긴 월드컵
-2030 월드컵 최종 순위··· 우승 잉글랜드, 준우승 브라질, 3위 이탈리아, 4위 아르헨티나
-야신상, 브라질 에두아르도 모라에스··· 결승전서 5실점 했지만 상대가 요한임을 참작
-요한 반, 대회 19골로 골든 부츠 수상··· 역사상 최다 골
-‘베르나베우에 강림한 신’ 요한 반, 한 대회 만에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자 등극···
-[Official] 2030년 월드컵 골든볼, 요한 반
-유로, 리그, 챔스 이어 월드컵까지 석권한 요한 반··· 전 대회 득점왕, MVP 수상 그랜드 슬램
-‘역사상 최고’ 요한 반, 이제 누구도 이견을 낼 수 없다
-제임스 로건 英 총리, 월드컵 우승 다음 날 공휴일 지정
-영국 왕실, 요한 반에게 대영제국 훈장 대십자 기사 수여 약속
ㆍㆍㆍ
월드컵 우승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365일 축구에 미쳐 사는 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했다.
온 나라가 광분의 도가니에 빠져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장님이 미쳤어요! 8월 한 달간 맥주 무제한 공짜!>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 입고 입장 시 감자튀김이 무료!>
<요한 반이 이것만 먹는다는 그 브랜드! 월드컵 우승 기념 헤네시 누텔라 파격 세일!>
온 나라의 사장님들은 다 미친 사장님들 밖에 없었고, 여기저기서 할인과 공짜가 난무했다.
어느 정도냐면, 돈 한 푼 없이 집을 나서도 하루 세끼를 공짜로 다 떼우고 집에 돌아올 수 있을 정도.
사람들이 얼마나 기뻤으면, 온 나라에 인심이 넘쳐 흘렀다.
물론 사고도 많이 났다.
-흥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 거리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 대거 파손··· 심지어 본인 차량 부순 사람도
-리버풀 팬과 에버튼 팬, 길거리 응원하다 시비··· 서로 구역 침범
-‘그건 무료라고 한 적 없는데’ 일부 훌리건들, 단체로 식료품점 털어가···
워낙 사람들이 흥분을 하다 보니 별의별 일이 다 생겼다.
길거리의 차량이나 기물 파손은 예삿일이었고, 상점들이 털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월드컵 기간까지만 해도 어깨 동무를 하고 함께 응원하던 훌리건들이 패싸움을 벌이는 일도 벌어졌고.
아무튼, 나라 전체가 들썩였다.
그럴 수밖에.
다른 나라도 아니고, 잉글랜드가 월드컵 우승을 했으니 말이다.
“자, 순서 지키세요. 밀지 마시구요.”
“저 뉴캐슬에서 왔습니다! 저부터 좀 찍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예끼, 이 사람아. 난 베를린에서 왔어!”
그런 가운데, 런던엔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했다.
런던 스타디움 입구에 세워진 요한의 동상.
그 동상 앞에, 마치 숭배하는 듯 엎드려 사진을 찍는 게 온라인 상에서 유행처럼 번졌고.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 거주하던 잉글랜드 사람들까지 너도나도 몰려들었다.
덕분에 요한의 동상 주변은 언제나 인산인해였고,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만들어진 줄은 스트랫포드 역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오, 신이시여! 인사 오지게 박겠습니다!”
“어허, 불경한 말은 삼가주세요!”
요한은 정말 신처럼 받들어지고 있었다.
ㆍㆍㆍ
2030년 8월 5일.
런던 버킹엄 궁전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월드컵 트로피를 전리품으로 들고 돌아온 잉글랜드의 전사들을 위한, 특별 훈장 수여식이 열린 것이다.
“이상, 대영제국 사령관 기사 훈장의 수여가 거행되었습니다. 이어서, 대영제국 대십자 기사 훈장의 수여가 거행되겠습니다.”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 그리고 크리스 라니스터 감독은 모두 2등급에 해당하는 사령관 훈장을 수여 받았다.
그리고,
“위 단원은 지난달 개최된 월드컵에 선수로서 참가해,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 선수를 석권하였고, 중요한 순간마다 큰 활약을 펼치며 잉글랜드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음으로, 왕실에서는 위 단원에게 대영제국 대십자 기사 훈장을 수여하는 바이다.”
요한은 1등급, 즉 최고의 영예에 해당하는 대십자 기사 훈장을 수여 받았다.
요한이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깜짝 복귀를 선언한 건 왕실의 역할도 있었기에.
왕실은 최대한의 감사를 표한 것이었고, 요한은 기꺼이 그 감사를 받았다.
“고생하셨소. 요한 경.”
“감사합니다.”
요한의 가슴에 직접 훈장을 달아준 왕세자는, 요한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요한은 그 인사를 마주 받으며, 문득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뜬금없이 떠올랐다.
“공 좀 잘 찬다고 남들 평생 일해도 못 모으는 돈을 주에 벌어들일 수 있단 말이다. 그깟 공 좀 잘 찬다고.”
그러게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말대로 그깟 공 좀 잘 찼다고 평생 반도 못 쓸 만큼의 돈을 벌었고, 왕실 사람들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족들 모두를 행복하게 해줬어요.
짝짝짝짝-
요한은 갤러리들 사이에서, 활짝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는 가족들을 보며 살짝 웃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집에 가고 싶다.’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ㆍㆍㆍ
“뭐가 이렇게 많이···”
오랜만에 핸드폰 메시지 함을 열어본 요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메시지가 수백 개가 넘게 와 있다.
이걸 언제 다 확인한담.
“휴우.”
그래도, 엄마가 꼭 응원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라고 했으니.
빠르게 확인하고 고맙다는 이모티콘 하나씩만 답장으로 보내자.
고든 : 사랑한다
고든 : 너같은 녀석과 함께 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고든 : 너가 웨스트 햄에서 뛰던 시절, 내가 그 팀의 주장이었다는 건 내 평생의 자랑이 될 거다.
고든 : 잉글랜드에 월드컵을 안겨줘서 고맙다!
주장 고든.
참 많이도 메시지를 보냈다.
버클리 : 스코틀랜드 대표팀을 선택할 순 없었나?
버클리 : 정말 멋있었어.
버클리 : 너를 위해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버클리 : 내가 줬던 편지 기억하나?
버클리 : 넌 나의 영원한 영웅이야
버클리의 메시지는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된다.
문자로는 사투리를 쓰지 않으니 말이다.
형 말론, 이제 말할 때도 거의 고쳤다고 하긴 하는데.
이외에도,
휴리첼 : 넌 내 꿈을 이뤄준 선수였어
옌킨슨 : 내 엉망인 크로스를 찰떡처럼 받아주던 네가 그립다
네이슨 : 고마웠다.
페트로비치 : 기마랑이스에겐 비밀이지만, 결승전 때 널 응원했어. 축하해.
전 동료들에게서 많은 메시지들이 와 있었고, 요한은 하나씩 답장을 보냈다.
아, 이 사람도 있구나.
카펠로 : 결국 증명하는군
카펠로 : 네가 세계 최고였다
카펠로 : 이젠 너가 없으니 내가 그 자릴 이어 받겠다
카펠로 : 그래. 인정하는 거다. 네가 최고다.
카펠로 : 넌 내게 최고의 파트너였어.
오, 이 사람이 이런 말도 할 줄 아네.
하긴, 뭐.
누군 은퇴했다 복귀도 하는데.
슈 감독님 : 괘씸한 녀석
슈 감독님 : 잉글랜드가 우승이라니.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벌어져 버렸구나
슈 감독님 : 시간나면 한 번 찾아와라
슈 감독님 : 따끔하게 혼내주겠다
허허.
죄송하지만 시간이 잘 안 날 것 같아요.
감독님.
“요한 경, 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아, 네. 나갈게요.”
문자들을 읽던 도중.
제레미 집사가 노크를 하고 들어와 말하자, 요한은 핸드폰을 대충 머리맡에 던져두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오늘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했다.
팀 구단주였던 사람이 호텔 요리사들을 모두 집으로 보내, 특별한 만찬을 준비해주겠다고 아침부터 난리였거든.
“요한아, 어서 와서 앉아.”
“와, 대박이다. 요한아. 맛있겠지?”
“이 할애비가 손주 하나는 잘뒀구먼.”
거실로 나가니 온갖 음식들이 휘황찬란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요한은 자기도 모르게 군침을 꿀꺽 삼켰다.
오늘은 할아버지도 와 계신다.
“자, 먹자!”
아빠, 엄마, 형, 그리고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함께.
요한은 행복한 식사를 즐겼다.
이게 요한에겐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이었다.
ㆍㆍㆍ
로한은 노트북을 펼쳤다.
그리고 해머스닷컴에 접속한 뒤,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빈 화면을 보며 잠시 고민에 잠겼다.
그러다 이내 무언가를 휘리릭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다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며 몇 번의 수정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완성본을 읽어본 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정리해보고 싶었어.”
모르는 사람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해두고 싶었다.
요한이가 짧은 시간 동안, 축구계에 남기고 간 족적을.
로한은 업로드 버튼을 둘렀고,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제목 : 역사상 최고, GOAT
–
??? : 소속 팀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 : 웨스트 햄? 풉! 뛴 기간은?
2시즌 하고 세 달.
??? : 고작? 푸하하! 그럼, 커리어는?
역사상 최고, GOAT.
??? : !!!
–
요한 반.
16살의 나이에, 웨스트 햄 유스 입단 테스트에 아무런 준비 없이 현장에서 참가해 1위로 통과.
유스 팀에 입단한 지 일주일 만에 1군으로 콜업.
콜업 되자마자 경기에 나서, 데뷔전 해트트릭.
16살의 나이로 데뷔와 동시에 주전을 꿰차며 9번의 등번호를 배정받았고.
자신의 첫 풀타임 시즌인 2027/28시즌.
리그 33경기에 나서 59골 17도움을 기록.
프리미어 리그 역대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득점왕, 올해의 선수 석권.
FA컵에 출전해 팀의 사상 첫 우승을 견인.
역사상 가장 센세이션한 데뷔 시즌을 보낸 뒤.
그해 여름.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유로 2028에 출전.
조별예선부터 결승까지 전 경기 득점.
특히 결승전에서, 무적함대라 평가받던 스페인에게 해트트릭을 선사.
잉글랜드의 유로 2028 우승을 이끌었고.
이 모든 활약에 힘입어.
역대 투표 중 가장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발롱도르를 수상.
그리고.
그 다음 시즌.
리그 31경기에 나서 72골 15도움을 기록.
1년 전 자신이 세웠던 기록을 곧바로 갈아치웠고.
첫 출전이었던 그해 챔피언스 리그.
전 경기 공격 포인트 기록.
챔스의 왕,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결승전 해트트릭.
단일 시즌 역대 최다 골인 27골을 기록.
클럽 역사상 최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견인.
이후.
18세의 나이로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
모두의 그리움을 샀던 그는, 2030년 월드컵을 앞두고 복귀.
1년간 전혀 관리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나타나.
월드컵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두었던 현역 선수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19골을 기록해 역사상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으며.
결국, 마침내.
잉글랜드에 64년 만에 우승을 선물.
월드컵을 들어 올리며, 가장 화려한 순간.
1년 전 그랬듯.
다시 홀연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프리미어 리그 통산 67경기 138골 32도움.
챔피언스 리그 통산 11경기 27골 4도움.
FA컵 1회, 프리미어 리그 1회, 챔피언스 리그 1회 우승.
유로 1회 우승.
월드컵 1회 우승.
참가한 모든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
참가한 모든 토너먼트 대회에서 최우수 선수.
참가한 모든 토너먼트 대회에서 득점왕.
유로 결승에서 득점을 올린 유일한 10대.
월드컵 결승에서 5골을 넣은 유일한 10대.
단 한 대회 참가만으로 월드컵 역사상 최다 득점자 등극.
발롱도르 2회 연속 수상.
The Greatest Of All Time.
역사상 최고.
웨스트 햄의 영원한 9번.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
요한 반.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