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71)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71화(71/202)
< 070화 – 포근한 겨울 >
-첼시, 폼 하락한 니클라스 긴터 대체자 구한다? 도르트문트 훌리오 모타 관심
-맨유, 포르투갈 신성 노린다··· 다비드 디아즈 영입 추진
-맨시티, 겨울 영입 없을 듯··· 여름에 요한 반 영입 다시 노린다
-아스날, 리그앙 득점왕 카디오 뒤뉴에게 접근 중
-토트넘, 이탈리아 신성 다니엘레 카펠로에게 퇴짜? ‘검토조차 하지 않아’
1월이 다가오자 스포츠 뉴스란은 이적 시장에 관한 뉴스들로 가득 채워졌다.
가끔은 이적 시장이 빅 매치보다도 재밌을 때가 있다.
누가 어디로 올 것이다, 누가 어디로 갈 것이다··· 이런 재밌는 얘깃거리들은 팬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다만, 웨스트 햄 팬들은 그동안 그런 이적 시장만의 재미를 많이 느껴보진 못했다.
아무래도, 웨스트 햄이 이적 시장을 활발히 보내는 팀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번엔 어떤 선수가 올까, 설레면서 이적 시장을 기다렸던게.
그나마 올 여름, 4명의 선수를 한 번에 영입했던 게 깜짝 놀랄만한 일일 정도이기까지 했다.
그렇다 보니, 이적 시장은 항상 남의 잔치였던 웨스트 햄 팬들이었다.
누가 시장에 나오든, 어차피 이름이 좀 알려졌다 싶은 선수가 웨스트 햄과 연결되는 일은 없었고, 빅 사이닝은 기대도 하지 않는 게 익숙했다.
그건 이번 겨울도 마찬가지.
웨스트 햄 팬들은 그저 조용히 이적 시장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었다.
어차피 이름 난 선수를 데려오는 건 바라지도 않고, 그저 지금 있는 선수들을 잘 지키기만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으니까.
웨스트 햄의 구단주, 라힘 맥마나만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휴우. 이탈리아는 오랜만에 오네.”
맥마나만은 이탈리아에 와 있었다.
아르테미오 스타디움.
피오렌티나의 홈구장이다.
그가 오늘 이곳을 찾은 건, 피오렌티나의 에이스이자 이탈리아의 신성.
다니엘레 카펠로를 보기 위함이었다.
‘원래 깜짝 선물이란 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다가 받았을 때 제일 기쁜 법이거든.’
다니엘레 카펠로.
올해 스무 살의 그는, 제2의 피를로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미드필더였다.
덕분에, 당연히 빅클럽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몸이었다.
특히, 유벤투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카펠로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탈리아 내부 언론들은 거의 카펠로의 유벤투스 행을 확실시하고 있다고까지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웨스트 햄이 그의 영입 경쟁에 끼어들기란 무리수에 가까워 보였다.
현실이 그렇다.
유벤투스가 어떤 팀인가.
이탈리아 내에선 절대적인 팀이다.
스페인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를 드림 클럽으로 꼽고, 독일 선수들이 바이에른 뮌헨을 드림 클럽으로 꼽는 것처럼.
이탈리아 선수들은 대부분이 유벤투스를 드림 클럽으로 꼽는다.
때문에, 젊은 이탈리아 선수가 유벤투스와 링크가 뜨게 되면, 관심을 보이던 다른 클럽들은 손을 뗄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웬만한 빅클럽이라 해도 말이다.
하물며 그러한데, 웨스트 햄이?
웨스트 햄이 그를 영입하길 원한다는 기사가 뜬다면, 댓글은 비웃음으로 가득할 게 분명했다.
‘나도 알아.’
맥마나만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맥마나만은 반드시 카펠로를 데려오고 싶었다.
앞서 말했듯, 깜짝 선물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그 대상이 팬들뿐만은 아니었다.
팬들도 있지만, 로한을 위해서도 있다.
‘반드시 성공 시켜야 돼. 그래야 점수를 딸 수 있어.’
현재 프론트 쪽에서 전력 분석관으로 일하고 있는 요한의 형, 로한.
로한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을 앞두고, 영입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 영입 리스트 안의 선수들은 몇 가지 레벨로 기준이 나뉘어져 있었다.
마치 대학 원서를 넣을 때 상향, 안정, 하향 따위로 나누는 것처럼.
다니엘레 카펠로는, 상향 중에서도 상향.
안될 확률이 99퍼센트지만, 그래도 찔러는 봤으면 좋겠다는 코멘트가 적혀 있었다.
맥마나만을 자극한 건 그 코멘트였다.
오면 무척 좋겠지만, 안되어도 어쩔 수 없다.
안되는 게 당연하다는 뉘앙스의 그 코멘트.
원래 주변에서 안될 거라고 말하면, 왠지 모르게 더 밀어 붙이고 싶은 법이다.
더군다나,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니 더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얼마나 기뻐 하겠는가.
만약, 이 딜을 성사시킨다면 말이다.
성사만 시킨다면, 로한은 무척이나 기뻐할거고.
형이 기뻐하면 요한도 당연히 기뻐할거다.
요한은 가족들을 소중히 여기는 친구니까.
즉, 카펠로를 데려올 수만 있다면.
만 점 자리 점수를 딸 수 있다는 얘기다.
맥마나만은 가장 사랑하는 보물, 요한을 위해 이 일을 꼭 직접 해내고 싶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유벤투스와 강력히 연결되고 있는 이탈리아 선수.
그를 웨스트 햄 정도의 팀이 뺏어낸다는 건 쉬운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한 가지.
맥마나만도 바보가 아니다.
그가 직접 여기까지 찾아온 건, 그래도 믿을만한 구석이 하나 정도는 있다는 거다.
그 믿을만한 구석이란, 얼마 전 카펠로가 직접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에 있었다.
-프리미어 리그를 원한다? 다니엘레 카펠로, “내 재능을 시험해보고 싶다.”
-다니엘레 카펠로, 함께 뛰고 싶은 선수로 요한 반 언급? “그를 처음 봤을 때, 상당한 인상을 받았다.”
현재 웨스트 햄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요한이다.
그건 협상 테이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요한과 함께 뛰고 싶다는 선수들은 지천에 널려 있는 정도였다.
아닌 게 아니라, 접촉을 취했던 선수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게 모두 똑같았다.
요한이 팀에 남느냐고.
그를 오랫동안 붙잡아 둘 생각이 있느냐고.
그리고,
요한이 팀에 남겠다는 인터뷰를 한 뒤.
선수들은 모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다.
요한이 없다면 갈 이유가 없지만, 요한이 남는다면 가고 싶다는 거다.
맥마나만은 카펠로에게 요한과 함께할 구단의 비전을 어필할 생각이었다.
또한, 필요하다면 그를 자극할 생각이었다.
그가 지금껏 해온 인터뷰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카펠로는 스스로를 천재라고 말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선수였다.
자신이 가진 재능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다고, 자신을 뛰어넘는 재능을 만나보고 싶다던 게 카펠로였으니까.
‘그럼, 웨스트 햄밖에 더 있어?’
그런 카펠로라면, 와야 하지 않겠나.
요한이 있는 웨스트 햄으로.
그럼 단번에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테니까.
자신을 뛰어넘는 재능을 만나보고 싶다던 그의 목표를 말이었다.
*
-요한 반, 잔류에 못 박았다··· “이사 가기 귀찮아.”
└믿고 있었다고!
└다행이다 ㅠㅠㅠㅠ
└이사는 ㅇㅈ이지 ㅋㅋㅋㅋ
└이삿짐 싸고 전기세랑 가스비 정산하고 아 좀 귀찮냐고~~ 그럴 바에 웨스트 햄서 평생 뛰고 말지~~
└아 맨체스터까지 짐 싸들고 언제 가냐고 ㅋㅋㅋ
└요한아 이적하려면 이사 말고도 해야 될 게 엄청 많다! 그니까 꿈도 꾸지 말자
└요한의 잔류는 10명의 영입과도 같다
└든든하다!
“···진짜 캐릭터 한 번 특이하네. 잉글랜드 애들이 재밌긴 하다니까.”
핸드폰으로 기사를 읽으며 낄낄대는 한 청년.
다니엘레 카펠로.
카펠로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젓더니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잠시 후,
부우웅-
차 한 대가 카펠로 앞에 섰고, 카펠로는 차에 올라탔다.
에이전트의 차였다.
“크으, 카펠로! 오늘 경기도 좋았다!”
“새삼스럽게.”
“마리오가 널 보는 그 눈빛을 네가 봤어야 하는데. 아마 1월 말까지 시간을 끌면, 그쪽에서 부른 연봉의 1.5배는 받을 수 있을 거야.”
“마리오?”
에이전트가 말한 마리오는 유벤투스 관계자의 이름이다.
몇 달 전부터 연락을 주고 받았던 유벤투스.
그들은 이번 겨울 반드시 자신을 데려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카펠로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말했던 쪽은 연락 안왔어요?”
“응? 아··· 거기? 그게, 오긴 왔지.”
“왔어요? 언제요?”
“사실, 구단주가 직접 왔더라고. 오늘, 경기장에 말야.”
“뭐야. 진짜요? 나한테 반했겠네?”
“뭐, 그야 그렇겠지. 근데, 그쪽이랑은 얘기할 것도 없잖냐?”
에이전트의 말에 카펠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당장 미팅 잡아요.”
“카, 카펠로. 아직 유벤투스랑 얘기가···”
“두 번 얘기하게 할 거예요?”
“아, 알겠다. 카펠로. 바로 연락해보도록 할게.”
에이전트가 땀을 삐질 흘리자 카펠로는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직접 얘기 해볼테니까. 약속 잡고 연락 줘요.”
“알겠다.”
17살에 데뷔한 다니엘레 카펠로는 피오렌티나에서 3년을 뛰었다.
그리고 지금, 카펠로는 세리에에서 뛰는 것이 지겨웠다.
세리에는 따분하다. 카펠로는 좀 더 치열한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자신이 최고의 재능인지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그곳에 가야 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현재 최고의 재능이 있는 그곳으로 말이었다.
ㆍㆍㆍ
17일날 있었던 에버튼 전부터 시작해서.
20일, 23일, 27일.
10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12월의 클라이맥스는 웨스트 햄에겐 상당히 힘든 강행군이었다.
크리스마스는 무슨 크리스마스.
1년 중에 제일 바쁜 때가 이때다.
20일에 펼쳐진 20라운드의 상대는 사우스햄튼.
원정에서 치러진 이 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고전했다.
홈에서도 고전했던 상대가 사우스햄튼이었다.
사우스햄튼은 그 때보다 더 준비를 완벽히 해온 느낌이었고, 원정 경기인데다 주전들의 체력 저하까지 겹쳐 웨스트 햄은 힘든 경기를 펼쳤다.
그런 상황 속에서 팀을 구원한 건 요한.
고군분투 끝에 1골 1도움을 올린 요한이 승점을 지켜냈다.
아쉽게도 승리는 아니었고, 무승부였지만 경기 내용을 생각해 본다면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23일, 21라운드 상대는 맨시티.
역시나 이번에도 원정 경기였고, 맨시티는 강했다.
상성도 통하지 않은 경기였다.
맨시티의 두터운 스쿼드는 확실히 이럴 때 저력을 발휘했다.
웨스트 햄이 시작부터 이미 너덜너덜한 상태였다면, 맨시티는 말끔했다.
요한도 이날은 몸이 조금 무거웠다.
이동일을 생각해보면, 제대로 쉰 건 단 하루.
요한에게 하루의 휴식은 너무나도 모자랐고, 1골을 기록하긴 했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결국 패배.
이 날 경기로 웨스트 햄은 시즌 3패째를 기록하게 됐으며, 맨시티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좀 억울할 수도 있긴 했다.
21라운드까지 16승 2무 3패, 엄청난 승률을 기록했음에도 2위로 내려가야 한다는 게.
하지만 이게 프리미어 리그였다.
괜히 우승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 게 아니었다.
아무튼, 그날의 패배로 요한은 처음으로 위기 의식을 느꼈다.
당연히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던 요한이었다.
허나, 한 번의 패배로 팀이 2위로 밀려나는 걸 보면서.
요한은 처음으로, 어쩌면 1년을 더 뛰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요한을, 로한과 반석호는 그럼 진짜 1년만에 은퇴할 수 있을 줄 알았냐고 놀렸다.
이상하게 형이나 아빠는 오히려 좀 기뻐 보이기까지 하더라.
우승하는 것도 보고 싶지만, 요한이 뛰는 걸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나 뭐라나.
어쨌든, 다행인 건 웨스트 햄이 그 패배로 무너지지 않고, 22라운드엔 다시 승리를 가져가며 저력을 보여줬단 것이었다.
아스톤 빌라를 홈으로 불러들여 2대0으로 잡아내며 2027년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제 2028년.
새해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ㆍㆍㆍ
-유벤투스, 다니엘레 카펠로 막판 협상 결렬? 내부 논의 중
└연봉 올리려고 수작 부리나 보네···
└어린 놈이 벌써부터 이상한 거 배웠네 ㅋㅋ
└까불지 말고 얼른 합류해라
└유벤투스가 부르면 퍼뜩 튀어 와야지
-피오렌티나의 천재 미드필더, 프리미어 리그로? 카펠로, 웨스트 햄 구단주와 만남 가져
└웨스트 햄? 웨스트 햄????
└맨시티, 첼시도 아니고 웨스트 햄? 찌라시도 정도껏 뿌려라
└뭐 같은 식당 들어갔다고 만난 거라고 하는 거 아님?
└그냥 거기가 맛집이었나 보네 ㅋㅋ
└뭔 웨스트 햄이여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유벤투스 행 확실시 카펠로, 웨스트 햄으로 급선회 가능성··· 맥마나만 구단주와 회동
└희망 고문 그만해···
└유벤투스랑 경쟁이면 ㅅㅂ 걍 이용 당하는거네 우린
└왜 가만있는 우리 가지고 노냐?
└얘 요한이랑 같이 뛰어보고 싶다고 했던데? 가능성 있는 거 아님?
└톳) 인터뷰 하나로 희망회로 돌리네 ㅋㅋ 현실적으로 유베 거르고 웨햄을 가겠냐?
└응 닭집 이번에도 0입
└응 어쨌든 카펠로가 웨스트 햄 갈 일은 없어 ㅋㅋㅋ
└연봉 올리려고 이용 당하는 것도 모르고 망치에 머가리 깨진 것들 신났네 ㅋㅋㅋ
└엌ㅋㅋㅋㅋㅋ
새해가 되자마자 뉴스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웨스트 햄의 맥마나만 구단주가 피렌체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고, 카펠로와 같은 레스토랑에서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이었다.
그 소식에, 기자들은 카펠로가 웨스트 햄과 연결되고 있다며 기사들을 쏟아냈다.
허나, 사람들의 반응은 그저 찌라시 취급이었다.
상식적으로, 다니엘레 카펠로가 웨스트 햄에 간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유벤투스를 놔두고, 웨스트 햄으로 간다?
맨시티도, 첼시도, 맨유도 아닌 웨스트 햄으로?
비현실적인 얘기였다.
때문에, 아무리 기사들이 쏟아져 나와도 그걸 믿는 축구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반응들을 보며.
“···흐흐흐.”
맥마나만 구단주는 설렘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