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77)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77화(77/202)
< 076화 – 함께 간다 >
-웨스트 햄, 버밍엄 시티 4대0으로 누르고 다음 라운드 진출! 요한 반 해트트릭, 데뷔전 카펠로 3도움!
└요한이 45분만 뛰게 한 게 베스트다 ㅅㅅ
└FA컵 우승 가보자!!!
└초반에 빠르게 몰아친 게 컸어
└확실히 카펠로 잘하더라. 걔 덕분에 요한이한테 기회가 많이 갔음
└물론 요한이 덕분에 3어시 챙긴 거기도 하고 ㅋㅋㅋ
└카펠로도 3어시 할 줄은 몰랐을 듯 ㅋㅋ
-첫 경기부터 폭발한 둘의 케미! 3골을 합작한 요한 반과 카펠로!
└첫 경기부터 ㄷㄷㄷ
└사실 요한이가 다 만들어 준거긴 한데 ㅋㅋ
└야 그런 말 하지마. 카펠로 자기 기사 다 보는 애임
└어쨌든 적극적으로 전진 패스 하는 모습이 좋았음. 요한이한테 가는 찬스가 늘어났으니까
└확실히 성공적인 영입이다
└2부 따리 잡은 거 가지고 성공 ㅇㅈㄹ 설레발 떨지 마라
└닥쳐라 iq 추적 해버리기 전에
└내가 추적해보니 토트넘이라고 뜸
└카펠로 “토트넘 오퍼? 고려도 안했다.”
└엌ㅋㅋㅋㅋㅋㅋ 배알 꼴리쥬?
-[직캠 영상] 3개의 어시스트를 선물해준 바니를 쳐다보는 카펠로
└아니 무슨 짝사랑이냐고 ㅋㅋㅋ
└사랑에 안빠지고 배기겠냐 ㅋㅋ 걍 패스 주니까 어시스트가 3개나 굴러 들어오는데 ㅋㅋ
└마, 이런 공격수는 첨봤제?
└세리에 촌놈 충격받은 거 보소 ㅋㅋ 사실 나도 요한이 첨봤을 때 저런 표정이었으니 이해한다
└이 새끼 뭐 하는 새끼지? 이런 생각하는 중일 듯
└앞으로도 오늘처럼 요한이한테 패스 잘 해라 그것만 잘하면 도움왕 먹는거야
버밍엄 시티와의 FA컵 경기에서 완승을 거둔 뒤.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만큼이나, 웨스트 햄의 훈련장 분위기도 좋았다.
1년 중 가장 바쁜 12월이 지난 뒤의 1월.
보통은 이 시기가 제일 지치는 순간일 수밖에 없다.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보다도 더 말이다.
시즌 말미엔 그래도 끝이 보이니 좀 힘들어도 참을만 하기라도 하지.
리그의 절반을 갓 넘긴 지금은 체력적 부담도 심한데, 아직 갈 길도 멀다는 심리적 압박까지 더해지는 시기라.
여러모로 선수들이 가장 힘들다는 느낌을 받기 좋은 때였다.
“작년 이맘때엔 진짜 팀이 아작나 있었는데 말이죠.”
“으음.”
“부상자도 꽤 있었고, 생각보다 순위가 안나와서 팀 분위기가 침체된 느낌도 있었고. 다음 주가 되면 또 순위가 떨어져 있을까봐 전전긍긍. 스트레스 받았던 기억밖에 없어요.”
지난해 이맘때를 회상하며 말하는 제이미 코치. 그의 말대로, 지난 시즌 1월 웨스트 햄의 분위기는 최악에 가까웠다.
그래도 중위권 스페셜 리스트라는 슈미트 감독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었는데, 성적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고.
겨울 동안 부상자들도 많은데 프론트의 지원은 없다시피해서 스쿼드는 여기 저기 구멍이 생긴 상태였고.
여러 가지로 힘든 일들이 겹치다 보니, 훈련장에서도 웃을 일이 없었다.
다들 죽을 상을 한 채로, 말없이 훈련에만 매진하기 바빴었지.
“1년 만에 이렇게 바뀔 줄은 몰랐죠.”
“난 알았다.”
“거짓말도 잘하시네요.”
“뭐야?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이.”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모르셨잖아요. 그건 진짜 거짓말이다.”
“흐흠.”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제이미 코치의 말대로 훈련장의 분위기는 180도로 바뀌어 있었다.
일단 성적이 너무 좋다.
23라운드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18승 2무 3패.
1위 맨시티와 간발의 차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FA컵에서도 16강에 진출해 있고, 16강 상대가 2부 리그의 미들즈브러로 대진도 수월한 편이라 8강 진출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모든 컵 대회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고, 리그에서도 유로파 리그마저 언감생심이었던 지난 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성적.
성적이 이렇다 보니, 분위기가 나쁠래야 나쁠 수가 없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건 선수단 내부의 분위기였다.
“확실히 좋은 녀석들을 데려오셨단 말이죠.”
“네가 날 평가하는 거냐, 지금?”
“왜 또 까칠하게 그러십니까. 감독님은 솔직하시질 못해요.”
“뭐? 내가 뭘?”
“칭찬을 들으면 괜히 쑥스러워서 화부터 내시잖아요. 그냥, 고맙다 한마디 하시면 되는 겁니다. 누가 무뚝뚝한 독일 할아버지 아니랄까봐.”
“이 자식이.”
본 훈련에 앞서, 둥글게 빙 둘러서서 론도로 몸풀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었다.
“네가 술래야. 네 패스 미스잖아.”
“무슨 소리야. 난 제대로 줬어. 네가 못 받은 거니까 네가 술래지.”
“옌킨슨 말이 맞아. 네가 술래야.”
“와, 서럽다. 같은 풀백이라고 편들어주네.”
“둘이 전생에 부부였잖아.”
“이번 생에도 부부 해라.”
“나쁘지 않다는 그 표정들은 뭔데?”
마틴 페트로비치와 미카엘 옌킨슨은 전생에 부부였을 거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둘이 붙어 다닌다.
옌킨슨의 겨울 이적설이 돌면서 페트로비치의 표정도 좋지 않았었는데, 얼마 전 옌킨슨이 재계약을 하면서 둘은 항상 웃는 얼굴로 훈련에 임했다.
“아니, 마! 왜 다 내만 공격하는데!”
“하하! 뭔 소리야? 다 한 번씩 터치했다고, 버클리.”
“버클리, 고맙다! 네가 있어서 술래 걱정은 없어!”
“너한테 패스주는 게 제일 재밌어. 쟤 공 받았을 때 허둥대는 얼굴이 진짜 웃기거든.”
“다 뒤졌다! 훈련이고 뭐고 안봐준대이! 발목 다 뿐질러삘기다!”
“뭐라는 거냐? 넌 런던온지 벌써 반년이 되가는데 아직도 사투리를 못 고치냐.”
“응? 머선 소리에요? 나, 표준어하고 있으요.”
“있으요가 아니라, 있어요.”
“있, 으요.”
제이콥 버클리는 확실히 분위기 메이커다.
덩치에 안 맞게 놀려먹기 딱 좋은 스타일.
아니, 오히려 그 덩치 때문에 더 웃긴 걸지도 모르겠다.
힘든 훈련을 버클리 놀리는 재미로 버틴다는 녀석들도 많을 정도다.
“야, 얘들아. 이번 타켓은 카펠로다.”
“뭐? 왜 이 몸이지?”
“왜, 쫄려? 넌 천재라서 우리가 아무리 공격해도 걸리지 않을 자신 있잖아?”
“그, 그건 그렇다. 이 몸은 너희들과는 태생부터 다르니까.”
“들었지? 공격!”
“우하하! 바로 걸렸다!”
“그, 그렇게 세게 주는 게 어딨냐!”
“천재면 이 정돈 받아야지. 설마, 너 천재가 아닌 건 아니지?”
“흥. 나도 술래 체험을 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재능 없는 버클리의 기분이 어떤건지 알고 싶었을 뿐.”
“뭐라꼬? 이 건방진 후임 녀석이 진짜! 니 슨배가 우습나!”
“우습다.”
카펠로도, 의외로 버클리만큼이나 놀리는 재미가 있는 녀석이었다.
자기가 세계 최고의 천재라고 굳게 믿고 있는 녀석이다보니, 그걸로 좀 띄워주다가 한 방 먹이면 얼굴이 바로 붉그락푸르락 해진다.
근데 아무리 놀려도 녀석은 그걸 칭찬으로 변환해서 받아 들이는, 엄청난 자기 중심적 프로세스를 탑재한 녀석이라.
아무리 놀려도 상처라곤 받지 않는 녀석이니, 더 마음껏 놀릴 수 있어 동료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었다.
“야, 이 녀석들 조용히 숨어 있는 거 봐라.”
“와, 또 조용히 넘어갈 뻔했네. 얘네도 공격!”
“···””···”
그와 반대여서 놀리기 좋은 녀석들도 있다.
과묵한 제프 휴리첼과 조너선 네이슨은 동료들이 장난을 치면 고장난 기계처럼 삐걱댄다.
특히, 그중에서도 휴리첼은 노르웨이산 전투 병기처럼 생긴 외모와 달리 마음이 여린 친구라.
“야, 휴리첼한테 좀 걸려줘. 쟤 상처 받는다.”
“표정 봐. 시무룩해졌잖아.”
“저게?”
“카펠로, 넌 아직 휴리첼 표정 구분할 줄 모르는구나. 저건 울기 직전의 표정이라고.”
“사람 하나 죽이기 직전이 아니라?”
“어허. 그런 얘기 하지 마. 쟤 그거 담아두고 있다가··· 아, 아니다. 휴리첼, 나 아무 말도 안했어.”
“네가 제일 나쁘다.”
안 어울리게 어딘가 귀여운 구석까지 있는 녀석이다.
반면, 네이슨은 휴리첼조차 수다쟁이로 느껴질만큼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도 없는 녀석이라, 동료들에게 도전 정신이 생기게 만드는 녀석이었다.
누가 먼저 네이슨을 박장대소하게 만들거나, 불 같이 화를 내게 만들 수 있을까 내기까지 하고 있었으니까.
“휴리첼이랑 네이슨이랑 둘이 놀러 가는 모습 궁금하지 않냐?”
“한 7박 8일로 여행가도 둘이 세 마디 정도 할 듯.”
그렇게, 자기들끼리 낄낄대며 몸을 푸는 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제이미 코치와 슈미트 감독.
어딘가 한 가지씩은 모자라거나, 특이한 녀석들만 모아 놔서 그런지, 선수단의 분위기는 왁자지껄하고 어느 때보다 좋다.
작년에 비해 훨씬 전우애가 생겼고, 인간적인 친밀함도 쌓인 모습이다.
한 마디로, 팀이 끈끈해졌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게 한 녀석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한이 그 녀석은 목요일에나 나올 거라고?”
“엉. 세 골이니까 삼 일 쉬는거야. 녀석만의 특권이지.”
“젠장.”
“왜, 꼬맹이가 보고 싶어 죽겠냐? 카펠로?”
“프리킥 대결이 다시 하고 싶어서 그렇다.”
“것보단, 녀석이 떠먹여 준 어시스트가 그리운 거겠지.”
“웃기는 소리. 그게 어떻게 떠먹여준거냐. 너, 축구볼 줄 정말 모르는군.”
“어허. 쑥스러워할 것 없어. 어차피 우리 모두 요한이의 팬클럽이니까. 마음껏 좋아해도 된다고.”
“···좋아하긴 무슨.”
“우리 카펠로가 아직 부끄러워 하는 것 같으니까, 우리가 좀 도와주자. 이번엔, 패스할 때마다 요한이 칭찬 하나씩 하기.”
“오케이, 좋아!”
“나부터 한다. 요한이는 골을 잘 넣어.”
“요한이는 양발을 잘 써. 흣차.”
“요한이는 천재야.”
“요한이는 어디서든 잘 수 있지.”
“요한이는 집에만 있어서 피부가 좋아.”
“···”
“오케이, 카펠로. 당첨.”
“카펠로는 아직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있어 서투르네.”
이기고, 이기고, 또 이기다 보면 팀의 분위기가 나빠질래야 나빠질 수가 없다.
만약 요한이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승점 중 절반은 날아갔을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요한이 한 명의 재능이 이 팀을 캐리하고 있고, 먹여 살리고 있다.
요한이는 분명 이 모든 녀석들의 구심점이었다.
하지만, 그런 요한이도 완벽한 존재는 아니라는 게 중요했다.
슈미트 감독은 지난 여름 선수들을 모아놓고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때,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요한이의 어미 새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었다.
녀석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줘야 한다고 했던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해주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존재가 요한이의 부족함을 메꿔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요한이 같은 어마어마한 천재에게,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함을 주는 것이다.
아마, 요한이가 무결점의 완벽한 인간이었다면 지금처럼 동료들 모두가 좋아하는 선수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같은 끈끈한 팀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고.
슈미트 감독은 벤치에서 꾸벅 꾸벅 졸던 요한의 모습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난, 그 녀석이 갑자기 부지런해진다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왜요?”
“완벽해지면, 뒤치다꺼리하는 맛이 없잖아. 그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얜 나 없었으면 어떡할 뻔했냐, 뭐 이런 건가요? 아들 키우는 재미?”
“음.”
“와, 그럼 감독님은 요한이가 감독님을 만나지 않았으면 지금처럼 활약하진 못했을거라 생각하시나 봐요?”
“뭐, 틀린 말은 아니지 않냐. 나니까 합법적으로 훈련 안나와도 되는 말도 안되는 쿠폰까지 만들어서 부둥부둥 해주고 있지.”
슈미트 감독의 말에 제이미 코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었다.
글쎄다.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사실 누구보다 원칙을 중요시하던 게 감독님 아니었나?
별명이 꼰··· 크흠.
요한이는, 그런 감독님조차 예외를 두게 만들 만큼 이례적인 천재일 뿐이고.
뭐, 아무튼.
요한이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니, 맞는 말이긴 하지.
“근데, 녀석이 알고 있긴 할까요?”
“뭘?”
“다들 녀석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단 걸요.”
“알 필요 있나. 몰라도 돼. 녀석은, 그냥 지금처럼만 해주면 되는 거라고.”
“그럼, 만약에 녀석이 나중에 발롱도르라도 받았을 때. 수상 소감에서 감독님 언급 안해도 안 섭섭해 하시겠네요?”
“뭐?”
제이미 코치의 물음에 슈미트 감독이 어이 없다는 듯 혀를 찼다.
참 나. 무슨 애도 아니고 말야.
이 나이에 그런걸로 섭섭해하게 생겼나.
“···근데, 내 덕이 크긴 하잖아.”
···만약 그런다면 섭섭할 것 같긴 하다.
녀석을 어떻게 키웠는데.
똥오줌 다 받아가며 키워놨더니,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어?
“섭섭한 게 아니라, 괘씸한거지 그건.”
“아니, 왜 역정을 내고 그러세요. 상상일 뿐인데. 설마 요한이가 그러겠어요.”
“넌··· 진짜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아. 닥치고 이제 가서 애들 세션 진행 시켜!”
“예, 예.”
낄낄거리는 제이미 코치를 보며 슈미트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많은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선 웨스트 햄의 기세가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꺾일거라 전망하고 있었다.
갈수록 뒷심이 딸려, 결국 리버풀이나 첼시에게 순위를 내줄거라 전망하고 있었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슈미트 감독은 그들의 말이 틀릴 것이라 장담할 수 있었다.
선수단은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하다.
서로가 끌어주고, 배려하며 보완해주고 있다. 팀으로써, 하나가 되어 있다.
이런 팀은 쉽게 힘이 빠지지 않는다.
개개인의 힘은 쉽게 무너질 수 있어도, 하나의 덩어리가 된 집단의 힘은 쉽게 무너지지 않으니까.
슈미트 감독은 다음 리그 경기, 첼시와의 경기에서 그것이 증명될 거라 굳게 믿었다.
사람들은 웨스트 햄이 첼시보다 높은 순위에 있고, 전반기 때 그들에게 승리했음에도.
여전히 첼시가 더 강팀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그들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보여줄 것이다.
지금의 웨스트 햄은, 단순히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닌, 강팀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말이었다.